창세기 1장
(1) 태초에 하느님께서 하늘과 땅을 만드셨다.
(2) 땅은 아직 모양을 갖추지 않고 아무것도 생기지 않았는데 어둠이 깊은 물우에 뒤덮여 있었고 그 물우에 하느님의 기운이 휘돌고 있었다.
(3) 하느님께서 <<빛이 생겨라.>> 하시자 빛이 생겨났다.
(4) 그 빛이 하느님 보시기에 좋았다. 하느님께서는 빛과 어둠을 나누시고
(5) 빛을 낮이라, 어둠을 밤이라 부르셨다. 이렇게 첫날이 밤과 낮 하루가 지났다.
(6) 하느님께서 <<물 한가운데 창공이 생겨 물과 물 사이가 갈라져라.>> 하시자 그대로 되었다.
(7)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창공을 만들어 창공 아래 있는 물과 창공 우에 있는 물을 갈라 놓으셨다.
(8) 하느님께서 그 창공을 하늘이라 부르셨다. 이렇게 이튼날도 밤과 낮 하루가 지났다.
(9) 하느님께서 <<하늘 아래 있는 물이 한 곳으로 모여 마른 땅이 드러나거라.>> 하시자 그대로 되었다.
(10) 하느님께서는 마른 땅을 뭍이라, 물이 모인 곳을 바다라 부르셨다. 하느님께서 보시니 참 좋았다.
(11) 하느님께서 <<땅에서 푸른 움이 돋아나거라. 땅우에 낟알을 내는 풀과 씨 있는 온갖 과일나무가 돋아나거라.>> 하시자 그대로 되었다.
(12) 이리하여 땅에는 푸른 움이 돋아났다. 낟알을 내는 온갖 풀과 씨 있는 온갖 과일나무가 돋아났다. 하느님께서 보시니 참 좋았다.
(13) 이렇게 사흗날도 밤과 낮 하루가 지났다.
(14) 하느님께서 <<하늘 창공에 빛나는 것들이 생겨 밤과 낮을 갈라놓고 절기와 나날과 해를 나타내는 표가 되어라.
(15) 또 하늘 창공에서 땅을 환히 비추어라.>> 하시자 그대로 되었다.
(16)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만드신 두 큰 빛 가운데서 더 큰 빛은 낮을 다스리게 하시고 작은 빛은 밤을 다스리게 하셨다. 또 별들도 만드셨다.
(17) 하느님께서는 이 빛나는 것들을 하늘 창고에 걸어 놓고 땅을 비치게 하셨다.
(18) 이리하여 밝음과 어둠을 갈라 놓으시고 낮과 밤을 다스리게 하셨다. 하느님께서 보시니 참 좋았다.
(19) 이렇게 나흗날도 밤과 낮 하루가 지났다.
(20) 하느님께서 <<바다에는 고기가 생겨 우글거리고 땅우와 하늘 창공 아래에는 새들이 생겨 날아다녀라.>> 하시자 그대로 되었다.
(21) 이리하여 하느님께서는 큰 물고기와 물속에서 우글거리는 온갖 고기와 날아다니는 온갖 새들을 만드셨다. 하느님께서 보시니 참 좋았다.
(22) 하느님께서 이것들에게 복을 내려주시며 말씀하셨다. <<새끼를 많이 낳아 바다 물속에 가득히 번성하여라. 새도 땅우에 번성하여라.>>
(23) 이렇게 닷새날도 밤과 낮 하루가 지났다.
(24) 하느님께서 <<땅은 온갖 짐승을 내어라. 온갖 집짐승과 곤충, 들짐승을 내어라.>>하시자 그대로 되었다.
(25)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온갖 들짐승과 집짐승과 땅우를 기어다니는 곤충을 만드셨다. 하느님께서 보시니 참 좋았다.
(26) 하느님께서는 <<우리 모양을 닮은 사람을 만들자. 그래서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 또 집짐승과 모든 들짐승과 땅우를 기어다니는 모든 곤충을 다스리게 하자.>> 하시고
(27) 자기의 모양대로 사람을 만드셨다. 하느님의 모양대로 사람을 만들되 남자와 녀자로 구별하여 만들고
(28) 하느님께서는 그들에게 복을 내려주시며 말씀하셨다. <<자식을 낳고 번성하여 온 땅에 퍼져서 땅을 정복하여라.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우를 돌아다니는 모든 짐승을 부려라.>>
(29) 하느님께서 다시 <<이제 내가 너희에게 온 땅우에서 낟알을 내는 풀과 씨가 든 과일나무를 준다. 너희는 이것을 량식으로 삼으라.
(30) 모든 들짐승과 공중의 모든 새와 땅 우를 기여다니는 모든 생물에게도 온갖 푸른 풀을 먹이로 준다.>> 하시자 그대로 되었다. 이렇게 만드신 모든 것을 하느님께서 보시니 참 좋았다. 엿새날도 밤과 낮 하루가 지났다.
창세기 2장
(1) 이리하여 하늘과 땅과 그 가운데 있는 모든 것이 다 이루어졌다.
(2) 하느님께서는 엿새 날까지 하시던 일을 다 마치시고 이렛날에는 모든 일에서 손을 떼고 쉬셨다.
(3) 이렇게 하느님께서는 모든 것을 새로 지으시고 이레 날에는 쉬시고 이날을 거룩한 날로 정하시어 복을 주셨다.
(4) 하늘과 땅을 지어내신 순서는 우와 같았다. 여호와 하느님께서 땅과 하늘을 만드시던 때였다.
(5) 땅에는 아직 아무 나무도 없었고 풀도 돋아나지 않았다. 여호와 하느님께서 아직 땅에 비를 내리지 않으셨고 땅을 갈 사람도 아직 없었던 것이다.
(6) 마침 땅에서 물이 솟아 온 땅을 적시자
(7) 여호와 하느님께서 진흙으로 사람을 빚어 만드시고 코에 생기를 불어 넣으시니 사람이 되어 숨을 쉬였다.
(8) 여호와 하느님께서는 동쪽에 있는 에덴이라는 곳에 동산을 마련하시고 자신께서 빚어만드신 사람을 그리로 데려다가 살게 하셨다.
(9) 여호와 하느님께서는 보기 좋고 맛 있는 열매를 맺는 온갖 나무를 그 땅에서 돋아나게 하셨다. 또 그 동산 한 가운데는 생명나무와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도 돋아나게 하셨다.
(10) 에덴에서 하나의 강이 흘러나와 그 동산을 적신 다음 네 줄기로 갈라졌다.
(11) 첫째 강줄기의 이름은 비손이라 하는데 은과 금이 나는 하윌라 땅을 돌아 흐르고 있었다.
(12) 그 땅은 좋은 금뿐 아니라 베델리엄이라는 진주와 홍옥수 같은 보석이 나는 곳이었다.
(13) 둘째 강줄기의 이름은 기혼이라 하는데 구스 온 땅을 돌아 흐르고 있었다.
(14) 셋째 강줄기의 이름은 힛데겔이라 하는데 앗수르 동쪽으로 흐르고 있었고 넷째 강줄기의 이름은 유브라데스라고 하였다.
(15) 여호와 하느님께서 아담을 데려다가 에덴에 있는 이 동산을 돌보게 하시며
(16) 다음과 같이 이르셨다. 《이 동산에 있는 나무열매는 무엇이든지 마음대로 따 먹어라.
(17) 그러나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 열매만은 따먹지 말아라. 그것을 따 먹는 날 너는 반드시 죽는다.》
(18) 여호와 하느님께서는 《아담이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으니 그의 일을 도와줄 짝을 만들어 주리라.》 하시고
(19) 들 짐승과 공중의 새를 하나하나 진흙으로 빚어 만드시고 아담에게 데려다 주시고는 그가 무슨 이름을 붙이는가 보고 계셨다. 아담이 짐승 하나하나에게 붙여준 것이 그대로 그 짐승의 이름이 되었다.
(20) 이렇게 아담은 집짐승과 공중의 새와 들짐승의 이름을 붙여주었지만 그 가운데는 그의 일을 도와줄 짝이 보이지 않았다.
(21) 그래서 여호와 하느님께서 아담을 깊이 잠들게 하신 다음 아담의 갈비대를 하나 뽑고 그 자리를 살로 채우시고는
(22) 그 갈비대로 녀자를 만드신 다음 아담에게 데려오시자
(23) 아담은 다음과 같이 웨쳤다. 《드디여 나타났구나. 내 뼈에서 나온 뼈요, 내 살에서 나온 살이로구나. 지아비에게서 나왔으니 지어미라고 부르리라.》
(24) 이리하여 남자는 어버이를 떠나 안해와 어울려 한몸이 되었다.
(25) 아담 부부는 알몸이면서도 서로 부끄러운 줄을 몰랐다.
창세기 3장
(1) 여호와 하느님께서 만드신 들짐승 가운데 제일 간교한 것이 뱀이었다. 그 뱀이 녀자에게 물었다. 《하느님이 너희더러 이 동산에 있는 나무열매는 하나도 따먹지 말라고 하셨다는데 그것이 정말이냐.》
(2) 녀자가 뱀에게 대답하였다. 《아니다. 하느님께서는 이 동산에 있는 나무열매는 무엇이든지 마음대로 따 먹되
(3) 죽지 않으려거든 이 동산 한 가운데 있는 나무열매만은 따먹지도 말고 만지지도 말라고 하셨다.》
(4) 그러자 뱀이 녀자를 꾀였다. 《절대로 죽지 않는다.
(5) 그 나무열매를 따먹기만 하면 너희의 눈이 밝아져서 하느님처럼 선과 악을 알게 될줄을 하느님이 아시고 그렇게 말하신 것이다.》
(6) 녀자가 그 나무를 쳐다보니 과연 먹음직하고 보기에도 탐스러울뿐더러 사람을 령리하게 해줄 것 같아서 그 열매를 따먹고 같이 사는 남편에게도 따 주었다. 남편도 받아 먹었다.
(7) 그러자 두 사람은 눈이 밝아져 자기들이 알몸인 것을 알고 무화과나무 잎을 엮어 앞을 가리웠다.
(8) 날이 저물어 산들바람이 불 때 여호와 하느님께서 동산을 거니시는 소리를 듣고 아담과 그의 안해는 여호와 하느님의 눈이 뜨이지 않게 동산나무 사이에 숨었다.
(9) 여호와 하느님께서 아담을 부르셨다. 《너 어디 있느냐.》
(10) 아담이 대답하였다. 《당신께서 동산을 거니시는 소리를 듣고 알몸을 드러내기가 두려워 숨었습니다.》
(11) 《네가 알몸이라고 누가 일러주더냐. 내가 따먹지 말라고 일러준 나무열매를 네가 따 먹었구나.》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12) 아담은 핑계를 대였다. 《당신께서 저에게 짝지어주신 녀자가 그 나무에서 열매를 따 주기에 먹었을 따름입니다.
(13) 여호와 하느님께서 녀자에게 물으셨다. 《어쩌다가 이런 일을 했느냐.》 녀자도 핑계를 대였다. 《뱀에게 속아서 따먹었습니다.》
(14) 여호와 하느님께서 뱀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이런 일을 저질렀으니 온갖 집짐승이나 들짐승 가운데서 너는 저주를 받아 죽기까지 배로 기어다니며 흙을 먹어야 하리라.
(15) 나는 너를 녀자와 원쑤가 되게 하리라. 네 후손을 녀자의 후손과 원쑤가 되게 하리라. 너는 그 발꿈치를 물려고 하다가 도리여 녀자의 후손에게 머리를 밟히리라.》
(16) 그리고 녀자에게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너는 아기를 낳을 때 몹시 고생하리라. 고생하지 않고는 아기를 낳지 못하리라. 남편을 마음대로 주므르고 싶겠지만 도리어 남편의 손아귀에 들리라.》
(17) 그리고 아담에게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너는 안해의 말에 넘어가 따먹지 말라고 내가 일찌기 일러둔 나무 열매를 따 먹었으니 땅이 또한 너 때문에 저주를 받으리라. 너는 죽도록 고생해야 먹고 살리라.
(18) 들에서 나는 곡식을 먹어야 할터인데 땅은 가시덤불과 엉겅퀴를 내리라.
(19) 너는, 흙에서 난 몸이니 흙으로 돌아가기까지 이마에 땀을 흘려야 낟알을 얻어 먹으리라. 너는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가리라.》
(20) 아담은 안해를 인류의 어머니라해서 해와라고 이름지어 불렀다.
(21) 여호와 하느님께서는 가죽옷을 만들어 아담과 그의 안해에게 입혀주셨다.
(22) 여호와 하느님께서는 《이제 이 사람이 우리들처럼 선과 악을 알게 되었으니 손을 내밀어 생명나무 열매까지 따먹고 끝없이 살게 되어서는 안되겠다.》 고 생각하시고
(23) 에덴동산에서 내쫓으시었다. 그리고 땅에서 나왔으므로 땅을 갈아 농사를 짓게 하셨다.
(24) 이렇게 아담을 쫓아내신 다음 하느님은 동쪽에 그룹들을 세우시고 돌아가는 불칼을 장치하여 생명나무에 이르는 길목을 지키게 하셨다.
창세기 4장
(1) 아담이 안해 해와와 한 자리에 들었더니 안해가 임신하여 가인을 낳고 다음과 같이 웨쳤다. 《여호와께서 나에게 아들을 주셨구나.》
(2) 해와는 또 가인의 아우 아벨을 낳았는데 아벨은 양을 치는 목자가 되었고 가인은 밭을 가는 농부가 되었다.
(3) 때가 되어 가인은 땅에서 난 곡식을 여호와께 제물로 드렸고
(4) 아벨은 양떼 가운데서 맏배의 기름기로 드렸다. 그런데 여호와께서는 아벨과 그가 바친 제물은 반기시고
(5) 가인과 그가 바친 제물은 반기시지 않으셨다. 가인은 고개를 떨어뜨리고 몹시 화가 나 있었다. 여호와께서 이것을 보시고
(6) 가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왜 그렇게 화가 났느냐. 왜 고개를 떨어뜨리고 있느냐.
(7) 네가 잘했다면 왜 얼굴을 쳐들지 못하느냐. 그러나 네가 만일 마음을 잘못 먹었다면 죄가 네 문앞에 도사리고 앉아 너를 노릴 것이다. 그러므로 너는 그 죄에 굴레를 씌워야 한다.》
(8) 그러나 가인은 아우 아벨을 《들로 가자.》고 꾀여 들에 데리고나가서 달려들어 아우 아벨을 쳐죽였다.
(9) 여호와께서 가인으로 물으셨다. 《네 아우 아벨이 어디 있느냐.》 가인이 《제가 아우를 지키는 사람입니까.》 하고 잡아떼여 모른다고 대답하였다.
(10) 그러나 여호와께서는 《네가 어찌 이런 일을 저질렀느냐.》 고 하시면서 꾸짖으셨다. 《네 아우의 피가 땅에서 나에게 울부짖고 있다.
(11) 땅이 입을 벌려 네 아우의 피를 네 손에서 받았다. 너는 저주를 받은 몸이니 이 땅에서 물러나야 한다.
(12) 네가 아무리 애써 땅을 갈아도 이 땅은 더 이상 소출을 내주지 않을 것이다. 너는 세상을 떠돌아 다니는 신세가 될 것이다.》
(13) 그러자 가인이 여호와께 하소연하였다. 《벌이 너무 무거워서 저로서는 견디지 못하겠습니다.
(14) 오늘 이 땅에서 저를 아주 쫓아내시니 저는 이제 하느님을 뵙지 못하고 세상을 떠돌아 다니게 되었습니다. 저를 만나는 사람마다 저를 죽이려고 할 것입니다.》
(15) 《그렇게 못하도록 하여주마. 가인을 죽이는 사람에게는 내가 일곱 곱절로 벌을 내리리라.》 이렇게 말씀하시고 여호와께서는 누가 가인을 만나더라도 그를 죽이지 못하도록 그에게 표를 찍어주셨다.
(16) 가인은 하느님 앞에서 물러나와 에덴동쪽 놋이라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17) 가인이 안해와 한 자리에 들었으니 안해가 임신하여 에녹을 낳았다. 가인은 제가 세운 고을을 아들의 이름을 따서 에녹이라고 불렀다.
(18) 에녹에게서 이랏이 태어났고 이랏은 므후야엘을, 므후야엘은 므두사엘을, 므두사엘은 레멕을 낳았다.
(19) 레멕은 두 안해를 데리고 살았는데 한 안해의 이름은 아다요 또 한 안해의 이름은 실라였다.
(20) 아다가 낳은 야발은 장막에서 살며 양을 치는 목자들의 조상이 되었고
(21) 그의 아우 유발은 거문고를 타고 퉁소를 부는 악사의 조상이 되었으며
(22) 실라가 낳은 두발가인은 구리와 쇠를 다루는 대장쟁이가 되었다. 두발가인에게는 나아마라는 누이기 있었다.
(23) 레멕이 안해들에게 말하였다. 《아다야. 실라야. 내 말을 들어라. 레멕의 안해들아. 내 말에 귀를 기울여라. 나를 다치지 말라. 죽여 버리리라. 젊었다고 하여 나에게 손찌검을 하지 말라. 죽여 버리리라.
(24) 가인을 해친 사람은 일곱 곱절로 보복을 받는다면 레멕을 해치는 사람은 일흔 일곱 곱절로 보복을 받으리라.》
(25) 아담이 다시 안해와 한 자리에 들었더니 안해가 아들을 낳고는 《하느님께서 가인에게 죽은 아벨 대신 이제 또 다른 아들을 주셨구나.》하며 이름을 셋이라고 지어주었다.
(26) 셋도 아들을 얻고 이름을 에노스라고 지어불렀다. 그 때 에노스가 비로소 여호와의 이름을 불러 례배하였다
창세기 5장
(1) 아담의 족보는 다음과 같다. 하느님께서 사람을 지어내시던 날 자기 모양대로 만드시되
(2) 남자와 녀자로 만드셨다. 그날 하느님께서는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그 이름을 아담이라 지어주셨다.
(3) 아담은 130살에 자기 모양을 닮은 아들을 낳고 이름을 셋이라고 하였다.
(4) 셋을 낳은 다음 아담은 800년동안 살고 죽었다.
(5) 아담은 모두 930년을 살고 죽었다.
(6) 셋은 105살에 에노스를 낳았다.
(7) 셋은 에노스를 낳은 다음 807년동안 살면서 아들 딸을 더 낳았다.
(8) 셋은 모두 912년을 살고 죽었다.
(9) 에노스는 90살에 게난을 낳았다.
(10) 에노스는 게난을 낳은 다음 815년동안 살면서 아들 딸을 더 낳았다.
(11) 에노스는 모두 905년을 살고 죽었다.
(12) 게난은 70살에 마할랄렐을 낳았다.
(13) 게난은 마할랄렐을 낳은 다음 840년동안 살면서 아들 딸을 더 낳았다.
(14) 게난은 모두 910년을 살고 죽었다.
(15) 마할랄렐은 65살에 야렛을 낳았다.
(16) 마할랄렐은 야렛을 낳은 다음 830년동안 살면서 아들 딸을 더 낳았다.
(17) 마할랄렐은 모두 895년을 살고 죽었다.
(18) 야렛은 162살에 에녹을 낳았다.
(19) 야렛은 에녹을 낳은 다음 800년동안 살면서 아들 딸을 더 낳았다.
(20) 야렛은 모두 962년을 살고 죽었다.
(21) 에녹은 65세에 므두셀라를 낳았다.
(22) 에녹은 므두셀라를 낳은 다음 300년동안 하느님과 함께 살면서 아들 딸을 더 낳았다.
(23) 에녹은 모두 365년을 살았다.
(24) 에녹은 하느님과 함께 살다가 사라졌다. 하느님께서 데려가신 것이다.
(25) 므두셀라는 187살에 라멕을 낳았다.
(26) 므두셀라는 라멕을 낳은 다음 782년동안 살면서 아들 딸을 더 낳았다.
(27) 므두셀라는 모두 969년을 살고 죽었다.
(28) 라멕은 182살에 아들을 낳고
(29) 이름을 노아라고 지어주며 《이 아들은 여호와께서 땅을 저주하시여 고생하며 일하던 우리
를 한숨 돌리게 해주리라.》 하고 웨쳤다.
(30) 라멕은 노아를 낳은 다음 595년동안 살면서 아들 딸을 더 낳았다.
(31) 라멕은 모두 777년을 살고 죽었다.
(32) 노아가 셈과 함과 야벳을 낳았을 때의 나이는 500살이었다
창세기 6장
(1) 땅우에 사람이 불어나면서부터 그들의 딸들이 태여났다.
(2) 하느님의 아들들이 그 사람의 딸들을 보고 마음에 드는대로 아름다운 녀자를 골라 안해로 삼았다.
(3) 그래서 여호와께서는 《사람은 동물에 지나지 않으니 나의 입김이 사람들에게 언제까지나 머물러 있을 수는 없다. 사람은 120년밖에 살지 못하리라.》 하셨다.
(4) 그 때 그리고 그 뒤에도 세상에는 느빌림이라는 거인족이 있었는데 그들은 하느님의 아들들과 사람의 딸들 사이에서 태어난 자들로서 옛날부터 이름난 장사들이었다.
(5) 여호와께서는 세상이 사람의 죄악으로 가득차고 사람마다 못된 생각만 하는 것을 보시고
(6) 왜 사람을 만들었든가 하고 한탄하며 마음이 아프셨다.
(7) 여호와께서는 《내가 지어낸 사람이지만 땅우에서 쓸어 버리리라. 공연히 사람을 만들었구나. 사람뿐 아니라 짐승과 땅우를 기는 것과 공중의 새까지 모조리 없애 버리리라. 공연히 만들었구나.》 하고 탄식하였다.
(8) 그러나 노아만은 하느님의 마음에 들었다.
(9) 노아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그 당시에 노아만큼 올바르고 흠없는 사람이 없었다. 그는 하느님을 모시고 사는 사람이었다.
(10) 노아는 셈과 함과 야벳, 이렇게 세 아들을 두었다.
(11) 하느님 보시기에 세상은 너무나 썩어 있었다. 그야말로 무법천지가 되어 있었다.
(12) 하느님 보시기에 세상은 속속들이 썩어 사람들이 하는 일이 땅우에 냄새를 피우고 있었다.
(13)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노아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세상은 이제 막판에 이르렀다. 땅우는 그야말로 무법천지가 되었다. 그래서 나는 저것들을 땅에서 다 쓸어 버리기로 하였다.
(14) 너는 전나무로 배 한척을 만들어라. 배안에 방을 여러간 만들고 안과 밖을 력청으로 칠하여라.
(15) 그 배는 다음과 같이 만들어라. 길이는 300자, 너비는 50자, 높이는 30자로 하고
(16) 또 배에 지붕을 만들어 한자 치켜올려 덮고 옆에는 출입문을 내고 상, 중, 하 3층으로 만들어라.
(17) 내가 이제 땅우에 폭우를 쏟으리라. 홍수를 내여 하늘 아래 숨쉬는 동물은 다 쓸어 버리리라. 땅우에 사는 것은 하나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18) 그러나 나는 너와 계약을 세운다. 너는 네 아들과 네 안해와 며느리들을 데리고 배에 들어가거라.
(19) 그리고 목숨이 있는 온갖 짐승도 암컷과 수컷으로 한쌍씩 배에 데리고 들어가 너와 함께 살아남도록 하여라.
(20) 온갖 새와 집짐승과 땅우를 기여다니는 곤충들이 두 마리씩 너한데로 올터이니 그것들을 살려주어라.
(21) 그리고 너는 먹을 수 있는 온갖 식량을 가져다가 너와 함께 있는 사람과 짐승들이 먹도록 저장해 두어라.》
(22) 노아는 모든 일을 하느님께서 분부하신대로 하였다.
창세기 7장
(1) 여호와께서 노아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네 식구들을 다 데리고 배에 들어가거라. 내가 보기에 지금 이 세상에서 올바른 사람은 너밖에 없다.
(2) 깨끗한 짐승은 종류를 따라 암컷과 수컷으로 일곱쌍씩, 부정한 짐승은 암컷과 수컷으로 두쌍씩,
(3) 공중의 새도 암컷과 수컷으로 일곱쌍씩 배에 데리고 들어가 온 땅우에서 각종 짐승의 씨가 마르지 않도록 하여라.
(4) 이제 7일이 지나면 40일동안 밤낮으로 땅에 비를 쏟아 내가 만든 모든 생물들을 땅우에서 다 없애 버리리라.》
(5) 노아는 여호와께서 분부하신대로 다하였다.
(6) 땅우에 홍수가 난 것은 노아가 600살되던 해였다.
(7) 노아는 아들들과 안해와 며느리들을 데리고 홍수를 피하여 배에 들어갔다.
(8) 또 깨끗한 짐승과 부정한 짐승, 그리고 새와 땅우를 기여다니는 곤충도
(9) 암컷과 수컷 두쌍씩 노아한테로 와서 배에 들어 갔다. 노아는 모든 일을 여호와께서 분부받은 대로 하였다.
(10) 7일이 지나자 폭우가 땅에 쏟아져 홍수가 났다.
(11) 노아가 600살 되던 해 2월17일 바로 그날 땅밑에 있는 큰 물줄기가 모두 터지고 하늘은 구멍이 뚤렸다.
(12) 그래서 40일동안 밤낮으로 땅우에 폭우가 쏟아졌다.
(13) 바로 그날 노아는 자기 안해와 세 아들 셈, 함, 야벳과 세 며느리를 배에 들여 보냈다.
(14) 그리고 그들과 함께 각종 들짐승과 집짐승, 땅우를 기는 각종 파충류와 날개를 가지고 나는 각종 새들을 들여보냈다.
(15) 몸을 가지고 호흡하는 모든 것이 한쌍씩 노아와 함께 배에 올랐다.
(16) 그리하여 하느님께서 노아에게 분부하신대로 모든 짐승이 암컷과 수컷이 짝을 지어 들어갔다. 그리고 노아가 들어가자 여호와께서 문을 닫으셨다.
(17) 땅우에 40일동안이나 폭우가 쏟아져 배를 띄울만큼 물이 불어났다. 그리하여 배는 땅에서 높이 떠올랐다.
(18) 물이 불어나 땅은 온통 물에 잠기고 배는 물우를 떠다녔다.
(19) 물은 점점 불어나 하늘 높이 치솟는 산이다 잠겼다.
(20) 물은 산들을 잠기고도 열 다섯 자나 더 불어났다.
(21) 새나 집짐승이나 땅우를 기던 벌레나 사람 등 땅우에서 움직이던 모든 생물이 숨지고 말았다.
(22) 마른 땅우에서 코로 숨쉬며 살던 것들이 다 죽고 말았다.
(23) 이렇게 여호와께서는 사람을 비롯하여 모든 짐승과, 곤충과 새에 이르기까지 땅우에서 살던 모든 생물을 쓸어 버리셨다. 이렇게 땅에 있던 것이 다 쓸어 버림을 당했지만 노아와 함께배에 있던 사람과 짐승만은 살아남았다.
(24) 물은 150일동안이나 땅우에 괴여 있었다.
창세기 제8장
(1) 하느님께서 노아와 배에 있던 모든 들짐승과 집짐승들의 생각이 나셔서 바람을 일으키시니 물이 빠지기 시작하였다.
(2) 땅밑 큰 물줄기와 하늘구멍이 막혀 하늘에서 내리던 비가 멎었다.
(3) 그리하여 땅에서 물이 줄어들기 시작한지 150일이 되던 날인
(4) 7월17일에 배는 마침내 아라랏산 등마루에 머물렀다.
(5) 물은 10월이 오기전에 계속 줄어서 마침내 10월 1일에 산봉우리가 드러났다.
(6) 40일 후에 노아는 자기가 만든 배의 창문을 열고
(7) 까마귀 한 마리를 내 보내었다. 그 까마귀는 땅에서 물이 다 마를 때까지 이리저리 날아 다녔다.
(8) 노아는 다시 지면에서 물이 얼마나 빠졌는지 알아보려고 비들기 한 마리를 내 보내었다.
(9) 그 비들기는 발을 붙이고 앉을 곳을 찾지 못하고 그냥 돌아왔다.
(10) 노아는 7일을 더 기다리다가 그 비둘기를 다시 배에서 내 보내였다.
(11) 비들기는 저녁때가 되어 되돌아왔는데 부리에 금방 딴 감람나무 잎을 물고 있었다. 그제야 노아는 물이 줄었다는 것을 알았다.
(12) 노아는 다시 7일을 더 기다려 비둘기를 또 다시 내 보냈다. 비들기가 이번에는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13) 노아가 601살이 되던 해 정월 초 하루 물이 다 빠져 땅은 말라 있었다. 노아가 배 뚜껑을 열고 내다보니 과연 지면은 말라 있었다.
(14) 2월 27일 땅이 다 마르자
(15) 하느님께서 노아에게 말씀하셨다.
(16) 《너는 안해와 아들들과 며느리들을 데리고 배에서 나오너라.
(17) 새나 집짐승이나 땅에서 기여다니는 곤충까지 너와 함께 있던 모든 짐승을 데리고 나와 땅우에서 떼를 지어 살며 새끼를 많이 낳아 땅우에 두루 번져나게 하여라.》
(18) 노아는 안해와 아들들과 며느리들을 데리고 배에서 나왔다.
(19) 들짐승과 집짐승, 새와 땅우를 기여다니는 곤충들도 그 종류별로 모두 배에서 따라 나왔다.
(20) 노아는 여호와 앞에 제단을 쌓고 모든 정한 들짐승과 정한 새 가운데 번제물을 골라 그 제단우에 바쳤다.
(21) 여호와께서 그 향긋한 냄새를 맡으시고 속으로 다짐하셨다. 《사람은 어려서부터 악한 마음을 품게 마련 다시는 사람 때문에 땅을 저주하지 않으리라. 다시는 전처럼 모든 짐승을 없애 버리지 않으리라.
(22) 땅이 있는 한 뿌리는 때와 거두는 때, 추위와 더위, 여름과 겨울, 밤과 낮이 쉬지 않고 오리라.》
창세기 9장
(1) 하느님께서 노아와 그의 아들들에게 복을 내리시며 말씀하셨다. 《많이 낳아 온 땅에 가득히 불어나거라.
(2) 들짐승과 공중의 새와 땅우를 기어다니는 곤충과 바다고기가 다 두려워 떨며 너희의 지배를 받으리라.
(3) 살아 움직이는 모든 짐승이 너희의 량식이 되리라. 내가 전에 풀과 곡식을 량식으로 주었듯이 이제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준다.
(4) 그러나 피가 있는 고기를 그대로 먹어서는 안된다. 피는 곧 그 생명이다.
(5) 너희 생명인 피를 흘리게 하는 자에게 나는 앙갚음을 하리라. 어떤 짐승에게도 앙갚음을 하리라. 사람이 같은 사람의 피를 흘리면 그에게도 앙갚음을 하리라.
(6) 사람은 하느님의 모양으로 만들었으니 남의 피를 흘리는 사람은 제 피도 흘리게 되리라.
(7) 너희는 많이 낳고 불어나거라. 땅에 가득히 퍼져 땅을 정복하여라.》
(8) 하느님께서 노아와 그의 아들들에게 또 말씀하셨다.
(9) 《이제 나는 너희와 너희 후손과 계약을 세운다.
(10) 배밖으로 나와 너와 함께 있는 새와 집짐승과 들짐승, 그밖에 땅에 있는 모든 짐승과도 나는 계약을 세운다.
(11) 나는 너희와 계약을 세워 다시는 홍수로 모든 동물을 없애 버리지 않을 것이요, 다시는 홍수로 땅을 멸하지 않으리라.》
(12) 하느님께서 또 말씀하셨다. 《너 뿐 아니라 너와 함께 지내며 숨쉬는 모든 짐승과 나 사이에 대대로 세우는 계약의 표는 이것이니
(13) 내가 구름사이에 무지개를 둘터이니 이것이 나와 땅 사이에 세워진 계약의 표가 될 것이다.
(14) 내가 구름으로 땅을 덮을 때 구름사이에 무지개가 나타나면
(15) 나는 너 뿐 아니라 숨쉬는 모든 짐승과 나 사이에 세워진 내 계약을 기억하고 다시는 물이 홍수가 되어 모든 동물을 쓸어 버리지 못하게 하리라.
(16) 무지개가 구름 사이에 나타나면 나는 그것을 보고 하느님과 땅에 살고 있는 모든 동물사이에 세워진 영원한 계약을 기억할 것이다.》
(17) 하느님께서는 노아에게 《이것이 땅우에 있는 모든 짐승과 나 사이에 세워진 계약의 표이다.》라고 다시 다짐하셨다.
(18) 배에서 나온 노아의 아들은 셈과 함, 야벳이었다. 함은 가나안의 조상이다.
(19) 이 세 사람이 노아의 아들인데 온 세상사람이 그들에게서 퍼져나갔다.
(20) 한편 노아는 포도원을 가꾸는 첫 농군이 되었는데
(21) 하루는 포도주를 마시고 취하여 벌거벗은채로 천막안에 누워 있었다.
(22) 마침 가나안의 조상 함이 아버지가 벗은 것을 보고밖에 나가 형과 동생에게 그 이야기를 하였다.
(23) 셈과 야벳은 겉옷을 집어 어깨에 걸치고 뒷걸음질로 들어가 아버지의 벗은 몸을 덮어드렸다. 그들은 얼굴을 돌린채 아버지의 벗은 몸을 보지 않았다.
(24) 노아는 술이 깨여 작은 아들이 한 일을 알고
(25)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가나안은 저주를 받아 형제들에게 천대받는 종이 되어라.》
(26) 그는 또 말했다. 《셈의 하나님, 여호와는 찬양받으실 분, 가나안은 셈의 종이 되어라.
(27) 하느님께서 야벳을 흥하게 하시여 셈의 천막에서 살게 하시고 가나안은 그의 종이 되어라.》
(28) 노아는 홍수가 있은 후에도 350년이나 더 살아
(29) 모두 950년을 살고 죽었다.
창세기 제10장
(1) 노아의 아들 셈과 함과 야벳의 족보는 다음과 같다. 홍수가 있은 후에 그들은 자식을 낳았다.
(2) 야벳의 아들은 고멜, 마곡, 마대, 야완, 두발, 메섹, 디라스,
(3) 고멜의 아들은 아스그나스, 리밧, 도갈마,
(4) 야완의 아들은 엘리사아, 달시스, 기띰, 도다님이었다.
(5) 이들에게서 바다를 끼고 사는 백성들이 갈라져 나왔다. 이들이 지방과 언어, 씨족과 부족을 따라 갈라져 나간 야벳의 후손들이다.
(6) 함의 아들은 구스, 애급, 리비아, 가나안,
(7) 구스의 아들은 스바, 하윌라, 삽다, 라아마, 삽드가, 라아마의 아들은 스바와 드단이었다.
(8) 구스에게서 님으롯이 낳는데 그는 세상에 처음 나타난 장사였다.
(9) 그는 여호와께서도 알아주시는 힘센 사냥군이었다. 그래서 《여호와께서도 알아주시는 님으롯 같은 힘센 사냥군》 이라는 속담이 생겼다.
(10) 그의 나라는 시날지방인 바벨과 에렉, 아깟과 갈네에서 시작되었다.
(11) 그는 그 지방을 떠나 앗수르로 나와서 니느웨와 르호봇성과 갈라를 세우고
(12) 니느웨와 갈라 사이에 레센이라는 아주 큰 성을 세웠다.
(13) 미스라엠에게서 루딤족, 아나민, 르하빔, 납두힘,
(14) 바드루심, 가슬루힘, 갑도림이 나왔다. 이 갑도림족에서 블레셋족이 나왔다.
(15) 가나안에게서 태여난 첫 아들은 시돈이었다. 또 그에게서 헷족과
(16) 여부스족, 아모리족, 기르가스족,
(17) 히위족, 알가족, 신족,
(18) 아르왓족, 스말족, 하맛족이 나왔다. 가나안족은 후에 사방으로 흩어져 나갔다.
(19) 가나안지방의 경계선은 시돈에서 시작하여 그랄쪽으로 내려가다가 가사에 이르고 거기서 소돔과 고모라와 아드마와 스보임쪽으로 라사에 이르렀다.
(20) 이것이 씨족과 언어, 지방과 부족을 따라서 갈려나간 함의 후손들이다.
(21) 셈에게서도 아들이 태어났다. 에벨의 모든 후손이 그에게서 나왔는데 그는 또한 야벳의 맏형이기도하다.
(22) 셈에게서는 엘람과 앗수르, 아르박삿, 룻, 아람이 났다.
(23) 아람의 아들들은 우스, 훌, 게델, 마스였다.
(24) 아르박삿은 셀라를 낳았고 셀라는 에벨을 낳았다.
(25) 에벨은 아들들을 낳았는데 그중의 한 아들은 벨렉이라 불리였다. 그의 시대에 인종이 갈라졌다고 해서 그렇게 부른 것이다. 그의 동생은 욕단이라고 불리였다.
(26) 욕단에게서 알모닷, 셀렙, 하살마웻, 예라,
(27) 하도람, 우살, 디클라,
(28) 오발, 아비마엘, 스바
(29) 오빌, 하윌라, 요밥이 났다. 이들은 모두 욕단의 후손들이다.
(30) 그들이 살던 지방은 메사에서 스발에 이르는 동쪽 산악지대였다.
(31) 이상이 씨족과 언어, 지방과 부족을 따라 갈려나간 셈의 후손들이다.
(32) 각 부족의 족보를 따라 나누어진 노아후손들의 씨족은 이상과 같다. 그들에게서 부족들이 세상에 갈라져 나간 것은 홍수가 있은 후의 일이였다.
창세기 11장
(1) 온 세상이 한가지 말을 쓰고 있었다. 물론 낱말도 같았다.
(2) 사람들은 동쪽에서 옮겨오다가 신알지방 한 들판에 이르러 거기에 자리를 잡고는
(3) 토론하였다. 《어서 벽돌을 빚어 불에 단단히 구워내자.》 이리하여 사람들은 돌대신에 벽돌을 쓰고 흙대신에 력청을 쓰게 되었다.
(4) 또 사람들은 토론하였다. 《어서 도시를 세우고 그 가운데 꼭대기가 하늘에 닿게 탑을 쌓아 우리 이름을 널리 사방으로 흩어지지 않도록 하자.》
(5) 여호와께서 땅에 내려오시여 사람들이 이렇게 세운 도시와 탑을 보시고
(6) 생각하셨다. 《사람들이 한동족이라 말이 같아서 안되겠구나. 이것은 사람들이 하려는 일의 시작에 지나지 않겠지. 앞으로 하려고만 하면 못할 일이 없겠구나.
(7) 당장 땅에 내려가서 사람들이 쓰는 말을 뒤섞어 놓아 서로 알아듣지 못하게 해야겠다.》
(8) 여호와께서는 사람들을 거기에서 온 땅으로 흩으셨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도시를 세우던 일을 그만 두었다.
(9) 여호와께서 온 세상의 말을 거기에서 뒤섞어 놓아 사람들을 온 땅에 흩어졌다고 해서 그 도시의 이름을 바벨이라고 불렀다.
(10) 셈의 후손은 다음과 같다. 셈은 홍수가 끝난지 2년 후에 그의 나이 100살이 되어 아르박삿을 낳았다.
(11) 셈은 아르박삿을 낳은 후 500년동안을 더 살면서 아들 딸을 낳았다.
(12) 아르박삿은 35살 되던 해에 셀라를 낳았다.
(13) 아르박삿은 셀라를 낳은 후에 403년동안을 더 살면서 아들 딸을 낳았다.
(14) 셀라는 30살 되던 해에 에벨을 낳았다.
(15) 셀라는 에벨을 낳은 후에 430년동안을 더 살면서 아들 딸을 낳았다.
(16) 에벨은 34살 되던 해에 벨렉을 낳았다.
(17) 에벨은 벨렉을 낳은 후에 209년동안을 더 살면서 아들 딸을 낳았다.
(18) 벨렉은 30살 되던 해에 르우를 낳았다.
(19) 벨렉은 르우를 낳을 후에 209년동안을 더 살면서 아들 딸을 낳았다.
(20) 르우는 32살 되던 해에 스룩을 낳았다.
(21) 르우는 스룩을 낳을 후에 207년동안을 더 살면서 아들 딸을 낳았다.
(22) 스룩은 30살 되던 해에 나홀을 낳았다.
(23) 수룩은 나홀을 낳은 후에 200년동안을 더 살면서 아들 딸을 낳았다.
(24) 나홀은 20살되던 해에 데라를 낳았다.
(25) 나홀은 데라를 낳은 후에 119년동안을 더 살면서 아들 딸을 낳았다.
(26) 데라는 70살이 되기까지 아브람과 나홀, 하란을 낳았다.
(27) 데라의 후손은 다음과 같다. 데라는 아브람과 나홀, 하란을 낳았고 하란은 롯을 낳았다.
(28) 하란은 고향인 갈대아 우르에서 자기의 아버지보다 먼저 죽었다.
(29) 아브람과 나홀이 안해를 맞았는데 아브람의 안해의 이름은 사래요, 나홀의 안해는 밀가였다. 밀가는 하란의 딸로서 이스가와는 동기간이었다.
(30) 사래는 잉태를 하지 못하는 몸이었으므로 자식이 없었다.
(31) 데라는 아들 아브람과 아들 하란에게서 난 손자 롯과 아들 아브람의 안해인 며느리 사래를 데리고 갈대아우르에서 가나안을 향하여 길을 떠나다가 하란에 이르러 거기에 자리잡고 살았다.
(32) 데라는 205년을 살고 하란에서 죽었다.
창세기 12장
(1)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말씀하셨다. 《네 고향과 친척,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장차 보여줄 땅으로 가거라.
(2) 나는 너를 큰 민족이 되게 하리라. 너에게 복을 주어 네 이름을 떨치게 하리라. 네 이름은 남에게 복을 주는 이름이 될 것이다.
(3) 너에게 복을 비는 사람에게는 내가 복을 내릴 것이며 너를 저주하는 사람에게는 저주를 내리리라. 사람들이 다 네 덕을 입을 것이다.》
(4) 아브람은 여호와께서 분부하신대로 길을 떠났다. 롯도 함께 떠났다. 하란을 떠날 때 아브람의 나이는 75살이었다.
(5) 아브람은 안해 사래와 조카 롯과 하란에서 모은 재산과 거기에서 얻은 사람들을 거느리고 가나안땅을 향하여 길을 떠나 마침내 가나안에 이르렀다.
(6) 아브람은 가나안땅을 거쳐 모레의 상수리나무가 있는 세겜성소에 이르게 되였다. 그 때 그 땅에는 가나안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7)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나타나시어 《내가 이 땅을 네 자손에게 주리라.》고 하셨다. 아브람도 여호와께서 자기에게 나타나셨던 그 자리에 제단을 쌓아 여호와께 바쳤다.
(8) 아브람은 그곳을 떠나 벧엘 동쪽에 있는 산악지로 옮겨가서 서쪽으로는 벧엘이 보이고 동쪽으로는 아이가 보이는 곳에 천막을 쳤다. 아브람은 거기에 제단을 쌓아 여호와께 바치고 여호와의 이름을 불러 례배를 드렸다.
(9) 아브람은 다시 길을 떠나 점점 남쪽으로 옮겨갔다.
(10) 마침 그 지방에 흉년이 들었는데 그 흉년이 너무나 심하여 아브람은 애굽에 몸붙여 살려고 옮겨간 일이 있었다.
(11) 애급땅에 발을 들여 놓기전에 아브람이 안해 사래에게 당부하였다. 《나는 당신이 정말 아름다운 녀자라고 생각하오.
(12) 애급 사람들이 당신을 보면 당신의 남편이라고 해서 나를 죽이고 당신은 살려 둘 것이요.
(13) 그러니 나를 오라버니라고 부르시오. 그러면 내가 당신덕으로 죽음을 면하고 대접도 받을 것이요.》
(14) 아브람은 애급에 들어 갔다. 애급 사람들이 보기에 그의 안해는 정말 아름다웠다.
(15) 애급왕의 신하들은 그를 보고 왕 앞에 나아가아름다운 녀인이 나타났다고 아뢰였다. 그리하여 사래는 왕궁으로 불려 들어갔다.
(16) 아브람은 그 덕분에 대접을 받고 남종들과 녀종들, 양떼와 소떼, 암나귀와 수나귀 그리고 락타를 여러 마리 받았다.
(17) 그러나 왕은 아브람의 안해 사래를 불러들인 벌로 온 가족과 함께 여호와께 무서운 재앙을 받았다.
(18) 왕은 아브람을 불러 꾸짖었다. 《네가 어찌하여 나에게 이런 일을 했느냐. 왜 그를 네 안해라고 하지 않았느냐.
(19) 왜 이 녀자를 네 누이라고 속여 내 안해로 삼게 하였느냐. 네 안해가 여기 있으니 데리고 당장 물러가거라.》
(20) 애급왕은 부하들에게 명령하여 아브람을 그의 안해와 그의 모든 소유와 함께 내여 보냈다.
창세기 13장
(1) 아브람은 모든 재물을 거두어 가지고 안해와 함께 애급에서 나와 남쪽으로 올라갔다.
(2) 아브람은 집짐승과 은과 금을 많이 가진 큰 부자가 되었다.
(3) 아브람은 남쪽에서 벧엘쪽으로 옮겨가다가 전에 천막을 쳤던 벧엘과 아이 사이에 이르렀다.
(4) 그곳은 지난날 아브람이 제단을 쌓고 여호와의 이름을 불러 례배하였던 곳이었다.
(5) 아브람을 따라다니는 롯도 양떼와 소떼를 비롯하여 천막도 여러개 가지고 있었다.
(6) 그 지방은 그들이 함께 살 만한 곳이 못되었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재산이 너무 많아서 도저히 함께 살 수가 없었던 것이다
(7) 그래서 아브람의 목자들과 롯의 목자들 사이에 싸움이 잦았다. 그때는 가나안 사람들과 브리스 사람들이 그 땅에 살고 있던 때였다.
(8) 아브람이 롯에게 말하였다. 《너와 나는 한 골육이 아니냐. 네 목자들과 내 목자들이 서로 다투어서야 되겠느냐.
(9) 네 앞에 얼마든지 땅이 있으니 따로 나가서 살림을 차려라. 네가 왼쪽을 차지하면 나는 오른쪽을 가지겠고 네가 오른쪽을 원하면 나는 왼쪽을 택하겠다.》
(10) 롯이 멀리 요단분지를 다 둘러보니 소알에 이르기까지 마치 여호와의 동산같이, 애급의 땅같이 물이 넉넉하였다. 그것은 여호와께서 소돔과 고모라를 멸하시기 전의 모습이었다.
(11) 롯은 요단분지를 다 차지하기로 하고 그리로 옮겨 갔다. 이렇게 하여 그들은 서로 헤여졌다.
(12) 아브람은 가나안 땅에 살았고 롯은 요단분지에 있는 여러 도시에서 살다가 마침내 소돔으로 천막을 옮겼다.
(13) 그런데 소돔사람들은 여호와께 못할 짓만 하는 아주 못된 사람들이었다.
(14) 롯이 떠나간 다음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말씀하셨다. 《고개를 들어 네가 있는 곳에서 동서남북을 둘러보아라.
(15) 네 눈에 비치는 온 땅을 너와 네 자손에게 아주 주겠다.
(16) 나는 네 자손을 땅의 티끌만큼 불어나게 하리라. 땅의 티끌을 셀 수 없듯이 네 자손도 셀 수 없게 될 것이다.
(17) 어서 이 땅을 두루 돌아보아라. 내가 이 땅을 너에게 주리라.》
(18) 아브람은 천막을 거두어 헤브론에 있는 맘으레의 상수리나무 있는 곳으로 가서 자리를 잡고 거기에서 제단을 쌓아 여호와께 바쳤다.
창세기 14장
(1) 신알왕 암으라벨, 엘라살왕 이리옥, 엘람왕 그돌라오멜, 고임왕 디달의 시대였다.
(2) 이 왕들은 소돔왕 베라, 고모라왕 비르사, 아드마왕 시납, 스보임왕 세메벨, 멜라왕 곧 소알왕과 싸움을 벌렸다.
(3) 이들 다섯왕은 동맹을 맺고 시띰골짜기에 집결하였다. 시띰골짜기는 지금 짠물 호수가 있는 곳이다.
(4) 이들은 12년동안 그돌라오멜을 섬기다가 13년 되던 해에 반란을 일으켰던 것이다.
(5) 14년째 되던 해에 그돌라오멜은 동맹을 맺은 왕들과 함께 출동하여 아스드롯, 가르나임에서 르바족을 치고 함에서 수스족을 치고 사웨길야다임에서 엠족을 치고
(6) 세일산에서 호리족을 치고 광야 근처 엘바란까지 쳐내려 왔다.
(7) 그들은 거기에서 발을 돌려 재판샘터가 있는 아모리족도 쳐 무찔렀다.
(8) 그러자 소돔왕, 고모라왕, 아드마왕, 스보임왕, 벨라왕 곧 소알왕이 출동하여 시띰골짜기에 진을 치고 그들과 싸움을 벌렸다.
(9) 그들이 엘람왕 그돌라오멜, 고임왕 디달, 신알왕 암으라벨, 엘라살왕 아리옥과 어울리니 네 왕이 다섯왕과 맞붙은 것이다.
(10) 그런데 시띰골짜기에는 력청수렁이 많았는데 소돔왕과 고모라왕은 도망치다가 거기에 빠졌고 나머지는 산으로 도망쳤다.
(11) 그들은 소돔과 고모라왕들이 가지고 있던 재물과 량식을 모두 빼앗고
(12) 소돔에 살고 있는 아브람의 조카 롯도 끌고 가면서 그의 재물을 빼앗았다.
(13) 한 사람이 도망쳐 나와서 히브리사람 아브람에게 이 일을 알렸다. 아브람은 그때 아모리사람 맘으레의 상수리나무가 무성한 곳에 살고 있었다. 맘으레는 에스골과 아넬과 동기간으로서 이들은 아브람과 계약을 맺은 사이었다.
(14) 아브람은 자기 골육이 끌려 갔다는 소식을 듣고 집에서 길러낸 사병 318명을 소집하여 단까지 쫓아갔다.
(15) 아브람과 그의 부하들은 여러 패로 나뉘여 밤을 틈타 그들을 기습하여 다메섹 북쪽에 있는 호바까지 추격해가면서
(16) 모든 것을 되 찾았다. 조카 롯과 그의 재물과 부녀자들과 그밖의 모든 사람들을 되찾아냈다.
(17) 아브람이 그돌라오멜과 그와 동맹을 맺은 왕들을 쳐부시고 돌아오는데 소돔왕이 왕의 골짜기라고도 불리우는 사웨 골짜기까지 나와 그를 맞았다.
(18) 살렘왕 멜기세덱은 떡과 포도주를 가지고 나왔다. 그는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을 섬기는 제사장이었다.
(19) 그는 아브람에게 복을 빌어 주었다. 《하늘과 땅을 만드시고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이여. 아브람에게 복을 내리소서.
(20) 그대의 원쑤를 그대의 손에 붙이신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께 찬양을 드리여라.》 아브람은 자기가 가진 것 전부에서 십분의 일을 그에게 주었다.
(21) 이때 소돔왕이 아브람에게 물건을 가지되 사람만은 돌려달라고 청하였다.
(22) 아브람은 《내가 하늘과 땅을 만드셨고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 여호와께 손들 들어 맹세하오.》 하면서 대답하였다.
(23) 《아브람이 내 덕에 부자가 되었다고 할 속셈이요? 나는 실오라기 하나, 실끈 한 가닥도 당신의 것은 차지하지 않겠소.
(24)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지만 젊은이들이 먹은 것만은 찾지 마시오. 그리고 함께 갔던 아넬과 에스골, 맘으레만은 저희의 몫을 차지하게 해야 하겠소.》
창세기 15장
(1) 이런 일들이 있은 후에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환상으로 나타나시어 말씀하셨다. 《무서워하지 말라. 아브람아, 나는 방패가 되어 너를 지켜주며 매우 큰 상을 너에게 내리리라.》
(2) 그러자 아브람이 말씀드렸다. 《여호와 나의 주여, 나는 자식이 없는 몸입니다. 가문의 대를 이를 사람이라고는 다메섹 사람 엘리에셀밖에 없는데 나에게 무엇을 주신다는 말씀입니까?
(3) 나를 보십시오. 하느님께서는 나에게 자식 하나도 점지해 주지 않으셨습니다. 내 대를 이을 사람이라고는 내 집의 이 종밖에는 없지 않습니까.》 아브람이 이렇게 여쭙자.
(4) 여호와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네 대를 이을 사람은 그가 아니다. 장차 네 몸에서 날 네 친 아들이 네 대를 이을 것이다.》
(5) 그리고는 그를 밖으로 데리고 나가시여 말씀하셨다. 《하늘을 쳐다보아라. 셀 수 있거든 저 별들을 세어보아라. 네 자손이 저렇게 많이 불어날 것이다.》
(6) 그가 여호와를 믿으니 여호와께서 이를 갸륵하게 여기시여
(7)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 땅을 너에게 주어 차지하게 하려고 너를 갈대아 우르에서 이끌어낸 여호와다.》
(8) 아브람이 《내가 이 땅을 차지하게 되리라는 것을 무엇으로 알 수가 있겠습니까.》 하고 묻자
(9) 여호와께서 말씀하셨다. 《3년된 암소와 3년된 암염소와 3년된 수양과 산비둘기, 집비둘기를 한 마리씩 나에게 바쳐라.》
(10) 그는 이 모든 것을 잡아다가 절반으로 쪼개고 그 쪼개낸 것을 짝을 맞추어 마주 놓았다. 그러나 날짐승만은 쪼개지 않았다.
(11) 수리개들이 잡아 놓은 짐승들 우에 날아오면 아브람은 이를 쫓고 있었다.
(12) 해질무렵 아브람이 신비경에 빠져들어 심한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는데
(13) 여호와께서 그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똑똑히 알아두어라. 네 자손이 남의 나라에 가서 그들의 종이 되어 얹혀 살며 400년동안 압제를 받을 것이다.
(14) 그러나 네 자손을 부리던 민족을 나는 심판하리라. 그런 다음 네 자손에게 많은 재물을 들려 거기에서 나오게 하리라.
(15) 그러나 너는 네 명대로 살다가 고이 세상을 떠나 안장될 것이다.
(16) 네 자손은 아모리족의 죄가 찰만큼 찬 다음 4대만에야 돌아오게 될 것이다.》
(17) 해가 져서 캄캄해지자 연기뿜는 가마가 나타나고 활활 타는 홰불이 쪼개놓은 짐승들 사이로 지나가는 것이었다.
(18) 그날 여호와께서 아브람과 계약을 맺으시며 말씀하셨다. 《나는 애급개울에서 큰 강 유브라데스에 이르는 이 땅을 네 후손에게 준다.
(19) 이곳은 겐족, 그니스족, 갓몬족,
(20) 헷족, 브리스족, 르바족,
(21) 아모리족, 가나안족, 기르가스족, 여브스족이 살고 있는 땅이다.》
창세기 16장
(1) 아브람의 안해 사래는 아직 아이를 낳지 못했는데 마침 사래에게는 하갈이라는 애급사람인 몸종이 있었다.
(2) 사래가 아브람에게 말하였다. 《여호와께서 나에게 자식을 주지 않으시니 내 몸종을 받아주십시오. 그 몸에서라도 아들을 얻어 대를 이었으면 합니다.》 아브람은 사래의 뜻을 받아 들이기로 하였다.
(3) 아브람의 안해 사래는 애급사람인 몸종 하갈을 남편 아브람에게 첩으로 들여보냈다. 이것은 아브람이 가나안 땅에 정착한지 10년이 지난 후의 일이었다.
(4) 아브람이 하갈과 한 자리에 들었더니 하갈의 몸에 태기가 있게 되었다. 하갈은 그것을 알고 안주인을 업수이 여기게 되었다.
(5) 그러자 사래가 아브람에게 호소하였다. 《내가 이렇게 멸시를 받는 것은 당신 탓입니다. 나는 내 몸종을 당신품에 안겨 드렸습니다. 그런데 그가 자기 몸에 태기가 있는 것을 알고는 저를 업수이 여깁니다. 여호와께서 나와 당신사이의 시비를 가려 주시기 바랍니다.》
(6) 아브람이 사래에게 말하였다. 《당신의 몸종인데 당신 마음대로 할 수 있지 않소. 당신 좋을대로 하시오.》 사래가 하갈을 박대하자 하갈은 주인곁을 피하여 도망치는데
(7) 여호와의 천사가 광야에 있어 샘터에서 하갈을 만났다. 그 샘터는 숲길로 가는 샘물 곁에 있었다.
(8) 그 천사가 《사래의 종 하갈아.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길이냐.》 하고 물었다. 《나의 주인 사래를 피하여 도망치는 길입니다.》 하갈이 이렇게 대답하였다.
(9) 여호와의 천사는 주인곁으로 돌아가 고생을 참고 견디라면서
(10) 이렇게 일러주는 것이었다. 《내가 네 자손을 아무도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불어나게 하리라.》
(11) 여호와의 천사는 다시 《너는 아들을 배였으니 낳거든 이름을 이스마엘이라 하여라. 네 울부짖음을 여호와께서 들어주셨다.
(12) 네 아들은 들나귀같은 사람이다. 닥치는대로 치고 받아 모든 골육의 형제와 등지고 살리라.》
(13) 하갈은 자기에게 말씀해 주시는 여호와를 《나를 돌보아 주시는 하느님》이라고 불렀다. 하갈이 《이런데서 나를 돌보시는 하느님을 뵈옵다니.》 라고 한데서 그런 이름이 생긴 것이다.
(14) 그래서 그 샘터를 《브엘라해로이》라고 불렀다. 그 샘터는 가데스와 베렛사이에 있었다.
(15) 하갈은 아브람에게 아들을 낳아 주었다. 아브람은 하갈이 낳아준 아들의 이름을 이스마엘이라 하였다.
(16) 하갈이 아브람에게 아들을 낳아준 것은 아브람의 나이 86세되던 해의 일이었다.
창세기 17장
(1) 아브람이 99살 되던 해에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나타나시여 말씀하셨다. 《나는 전능한 신이다. 너는 내 앞을 떠나지 말고 흠없이 살아라.
(2) 나는 너와 나 사이에 계약을 세워 네 후손을 많이 불어나게 하리라.》
(3) 아브람이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리자 하느님께서 그에게 다시 말씀하셨다.
(4) 《내가 너와 계약을 맺는다. 너는 많은 민족의 조상이 되리라.
(5) 내가 너를 많은 민족의 조상으로 삼으리니 네 이름은 이제 아브람이 아니라 아브라함이라 불리리라.
(6) 나는 너에게서 많은 자손이 태여나 큰 민족을 이루게 하고 왕손도 너에게서 나오게 하리라.
(7) 나는 너와 네 후손의 하느님이 되어 주기로, 너와 대대로 네 뒤를 이을 후손들과 나사이에 나의 계약을 세워 이를 영원한 계약으로 삼으리라.
(8) 네가 몸붙여 살고 있는 가나안 온 땅을 너와 네 후손에게 준다. 나는 그들의 하느님이 되어주리라.》
(9) 하느님께서 또 아브라함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내 계약을 지켜야 한다. 너 뿐 아니라 네 후손 대대로 지켜야 한다.
(10) 너희 남자들은 모두 할례를 받아라. 이것이 너와 네 후손과 나 사이에 세운 내 계약으로서 너희가 지켜야 할 일이다.
(11) 너희는 포경을 베여 할례를 베풀어야 한다. 이것이 나와 너 사이에 세운 계약의 표다.
(12) 대대로 너희 모든 남자는 난지 8일만에 할례를 받아야 한다. 네 후손이 아닌 네 집에서 난 씨종이나 외국사람에게서 돈주고 산 종이라도 할례를 받아야 한다.
(13) 네 집에서 난 씨종이나 돈주고 산 종도 반드시 할례를 받아야 한다. 그러면 내 계약이 영원한 계약으로서 너의 몸에 새겨질 것이다.
(14) 포경을 베여 할례를 받지 않은 남자는 내 계약을 깨뜨린 사람이니 겨레에게서 따돌림을 받게 되리라.》
(15) 하느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분부하셨다. 《네 안해 사래를 사래라는 이름으로 부르지 말아라. 그의 이름은 사라이다.
(16) 내가 그에게 복을 내려 너에게 아들을 낳아주게 하리라. 그에게 복을 내려 많은 민족의 어머니가 되게 하고 그에게서 민족들을 다스릴 왕손이 일어나게 하리라.》
(17) 아브라함은 땅에 얼굴을 대고 엎드려 있으면서도 속으로는 우스워서 《나이 백살에 아들을 보다니, 사라도 아흔살이나 되었는데 어떻게 아기를 낳겠는가.》 하고 중얼거렸다.
(18) 그러면서 하느님께 이스마엘이나 당신의 귀여움을 받으며 살 게 해달라고 청하자,
(19) 하느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네 안해 사라가 너에게 아들을 낳아 줄터이니 그의 이름을 이삭이라고 하여라. 나는 그와 나의 계약을 세우리라. 그와 그의 후손의 하느님이 되어 주기로 영원한 계약을 세워주리라.
(20) 이스마엘을 생각하고 하는 네 말도 들어주리라. 그에게도 복을 내려 자손이 많이 태여나 수없이 불어나게 하겠다. 그에게서 열두 지도자가 나서 큰 민족이 일어나게 하겠다.
(21) 나의 이 계약은 사라가 래년 이맘때 너에게 낳아줄 이삭에게 세워주는 것이다.》
(22) 하느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하실 말씀을 다 하시고 그를 떠나 올라가셨다.
(23) 아브라함은 그날로 아들 이스마엘을 비롯하여 집에서 난 씨종과 돈주고 산 종에 이르기까지 집안에 있는 모든 남자를 다 불러들여 포경을 베여 할례를 베풀었다.
(24) 아브라함도 포경을 베여 할례를 받았는데 그때 나이가 99살이었고
(25) 아들 이스마엘이 포경을 베어 할례를 받은 것은 13살되던 해였다.
(26) 이렇게 아브라함과 그의 아들 이스마엘은 같은 날 할례를 받았다.
(27) 아브라함의 집에 있는 모든 남자들, 집에서 난 씨종이나 외국사람에게서 돈주고 산 종도 모두 아브라함과 함께 할례를 받았다.
창세기 18장
(1) 여호와께서 맘으레의 상수리나무곁에서 아브라함에게 나타나셨다. 아브라함은 한창 더운 대낮에 천막문어귀에 앉아있다가
(2) 고개를 드니 웬사람 셋이 자기를 향해 서있는것을 보았다. 그는 그들을 보자마다 천막문에서 뛰어나가 맞으며 땅에 엎드려
(3) 청을 드렸다. 《손님네들 괜찮으시다면 소인곁을 그냥 지나쳐가지 마십시오.
(4) 물을 길어올터이니 발을 씻으시고 나무밑에서 좀 쉬십시오.
(5) 떡도 가져올터이니 잡수시고 피곤을 푸신 뒤에 길을 떠나십시오. 모처럼 소인한테 오셨는데 어찌 그냥 가시겠습니까.》 그들이 대답하였다. 《아, 그렇게 하여 주겠소.》
(6) 아브라함은 급히 천막으로 들어가 사라에게 고운 밀가루 세 말을 내다가 반죽하여 떡을 만들라고 이르고
(7) 소떼가 있는 곳으로 달려가 살이 연하고 맛있어 보이는 송아지 한 마리를 끌어다가 종에게 맡겨 빨리 잡아서 료리하게 하고는
(8) 그 송아지 료리에다가 엉킨 젖과 우유를 바쳐서 손님들앞에 차려놓고 손님들이 나무 밑에서 먹는동안 그곁에 서서 시중을 들었다.
(9) 그들이 아브라함에게 《부인 사라는 어디에 계시오.》 하고 묻자 아브라함은 사라가 천막에 있다고 대답하였다.
(10) 그러자 하느님께서 말씀하셨다. 《래년 봄 새싹이 돋아날무렵 내가 틀림없이 너를 찾아오리라. 그때 네 안해 사라는 이미 아들을 낳았을 것이다.》 사라는 아브라함이 등지고 서있는 천막문 어귀에서 이 말을 엿듣고있었다.
(11) 아브라함과 사라는 이미 나이 많은 늙은이었고 사라는 달거리가 끊긴지도 오래였다.
(12) 그래서 사라는 속으로 웃으며 《내가 이렇게 늙었고 내 남편도 다 늙었는데 이제 무슨 락을 다시 보랴.》 하고 중얼거렸다.
(13) 그러자 여호와께서 아브라함에게 말씀하셨다. 《사라가 다 늙은 몸으로 어떻게 아기를 낳으라고 하며 웃으니 될 말이냐.
(14) 이 여호와가 무슨 일인들 못하겠느냐. 래년봄 새싹이 돋아날무렵에 내가 다시 찾아오리라. 그 때 사라는 이미 아들을 낳았을것이다.》
(15) 그러자 사라는 겁이 나서 웃지 않았다고 잡아땠으나 여호와께서는 《아니다. 너는 분명히 웃었다.》 고 꾸짖으셨다.
(16) 사람들은 길을 떠나 소돔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이르렀다. 아브라함도 그들을 배웅하느라고 같이 왔다.
(17) 여호와께서는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셨다. 《내가 장차 하려는 일을 어찌 아브라함에게 숨기랴.
(18) 아브라함은 강대한 민족이 되고 세상 민족들은 아브라함의 이름을 부르며 서로 복을 빌 것이 아닌가.
(19) 나는 그로 하여금 그의 자손과 그의 뒤를 이을 가문에서 옳고 바른 일을 지시하여 이 여호와의 가르침을 지키게 하려고 그를 뽑아 세우지 않았던가. 그러니 나는 아브라함에게 약속한 것을 그대로 이루어주어야 하리라.》
(20) 이렇게 생각하시고 여호와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소돔과 고모라에서 들려오는 저 아우성을 나는 차마 들을 수가 없다. 너무 엄청난 죄를 짓고 있다.
(21) 내려가서 그 하는 짓들이 모두 나에게 들려오는 저 아우성과 정말 같은 것인지 알아보아야 하겠다.》
(22) 그 사람들은 걸음을 옮겨 소돔쪽으로 갔다. 그러나 아브라함은 그냥 여호와 앞에 서 있었다.
(23) 아브라함이 다가서서 물었다. 《당신께서는 죄없는 사람을 죄인과 함께 기어이 쓸어 버리시렵니까.
(24) 저 도시 안에 죄없는 사람이 50명을 보시고 용서해 주시지 않으시렵니까.
(25) 죄없는 사람 50명을 보시고 용서해주시지 않으시렵니까. 죄없는 사람을 어찌 죄인과 똑같이 보시고 함께 죽이시려고 하십니까. 온 세상을 다스리는이라면 공정하셔야 할줄 압니다.》
(26) 여호와께서 대답하셨다. 《소돔성에 죄없는 사람이 50명만 있으면 그 죄없는 사람을 보아서라도 다 용서해줄 수 있다.》
(27) 그러자 아브라함이 다시 말했다. 《티끌이나 재만도 못한 주제에 감히 아룁니다.
(28) 죄없는 사람 50명에서 다섯이 모자란다면 그 다섯 때문에 온 성을 멸하시겠습니까.》 여호와께서 대답하셨다. 《저곳에 죄없는 사람이 45명이 있어도 멸하지 않겠다.》
(29) 아브라함이 《40명밖에 없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하고 여쭙자 여호와께서 대답하셨다. 《40명을 보아서라도 멸하지 않겠다.》
(30) 아브라함이 또 여쭈었다. 《주여, 노여워하지 마십시오.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30명밖에 안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가 《30명만 되어도 멸하지 않겠다.》라고 대답하시자
(31) 그가 또 다시 여쭈었다. 《죄송하오나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만일 20명밖에 안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그가 《20명만 되어도 그들을 보아서 멸하지 않겠다.》 라고 대답하셨다.
(32) 아브라함이 다시 《주여. 노여워 마십시오. 한번만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만일 열 사람밖에 안되어도 되겠습니까.》 여호와께서 대답하셨다. 《그 열 사람을 보아서라도 멸하지 않겠다.》
(33) 여호와께서는 아브라함과 말씀을 마치시고 자리를 뜨셨다. 아브라함도 자기 고장으로 되돌아 갔다.
창세기 제19장
(1) 하느님의 천사 둘이 소돔에 다달은것은 저녁때였다. 롯이 때마침 성문께에 앉아있다가 그들을 보고 일어나 맞으며 땅에 얼굴을 대고 엎드려 청하였다.
(2) 《손님네들, 루추하지만 제집에 들려 발을 씻으시고 하루밤 쉬신 다음 아침 일찌기 길을 떠나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그들은 밖에서 밤을 새우겠다고 하면서 사양하였으나
(3) 롯이 하도 간청하는 바람에 롯을 따라 그의 집에 들어갔다. 롯은 그들에게 누룩 안든 빵을 구워주며 대접하였다.
(4) 그들이 아직 잠자리에 들기 전이었다. 소돔시민이 늙은이 젊은이 할 것 없이 온통 몰려와 롯의 집을 둘러싸고
(5) 롯에게 소리치는것이었다. 《오늘밤 네 집에 든자들이 어디 있느냐. 그자들 하고 재미를 좀 보게 끌어내여라.》
(6) 롯이 밖으로 나가 등뒤로 문을 닫고
(7) 사정하였다. 《여보시오. 제발 이런 못된 짓은 하지들 마시오.
(8) 아시다싶이 나에게는 아직 남자를 모르는 딸이 둘 있소. 그 아이들을 당신들에게 내여줄터이니 마음대로 하시오. 그러나 내가 모신분들에게만은 아무 짓도 말아주시오.》
(9) 그러나 그들은 《비켜라. 네가 떠돌이 주제에 재판관 행세를 할참이냐. 그자들보다 너부터 혼내주어야겠다.》고 하면서 롯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문을 부시려 하였다.
(10) 일이 이쯤되자 그 두 사람이 손을 내밀어 롯을 집안으로 끌어들이고 문을 닫았다.
(11) 그리고 문 앞에 몰려든 사람들을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눈이 부셔 문을 찾지 못하게 만들었다.
(12) 그리고나서 롯에게 말하였다. 《네 식구가 이곳에 또 있느냐. 아들 딸 말고도 이 성에 다른 식구가 있거든 데리고 떠나가라.
(13) 이 백성이 아우성치는 소리가 여호와께 사무쳐 올랐다. 그래서 우리는 여호와의 보내심을 받아 이곳을 멸하러 왔다.》
(14) 롯은 곧 딸들과 약혼한 사람들을 찾아가 《여호와께서 이 성을 멸하기로 작정하였으니 어서 이곳을 빠져나가라.》 하고 일렀다. 그러나 사위될 사람들은 실없는 소리를 한다면서 웃어 넘겼다.
(15) 동틀무렵에 하느님의 천사들이 롯을 재촉하였다. 《이 성에 벌이 내릴 때 함께 죽지 않으려거든 네 안해와 시집가지 않은 두 딸을 데리고 어서 떠나거라.》
(16) 그래도 롯이 망설이므로 그들을 보다 못해 롯과 그의 안해와 두 딸의 손을 잡고 성밖으로 끌어내었다. 여호와께서 롯을 그토록 불쌍히 여기셨던 것이다.
(17) 롯의 가족을 데리고 나온 그들은 《살려거든 어서 달아나거라. 뒤를 돌아다 보아서는 안된다. 이 분지 안에서는 아무데도 머물지 말아라. 있는 힘을 다내어 산으로 피해야 한다.》 라고 재촉하였다.
(18) 그러나 롯은 그들에게 간청하였다. 《제발 그러지 마십시오.
(19) 저같이 하잘 것 없는 사람에게 이렇듯 큰 호의를 베풀어 목숨을 건져주시니 고마운 말씀 이루 다 드릴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재앙이 당장 눈앞에 있는데 저 산으로 도망치다가는 죽고 말 것입니다.
(20) 보십시오. 저기 보이는 도시라면 가까워서 도망칠 수 있겠습니다. 아주 작은 도시입니다. 작은 도시지만 거기에라도 가서 목숨을 건지게 해주십시오.》
(21) 그러자 그는 청을 들어주겠다고 하며 롯에게 말하였다. 《저 도시는 멸하지 않을터이니
(22) 빨리 그곳으로 달아나거라. 네가 그곳에 이르기까지 나는 손을 쓸 수 없다.》 그 도시를 소알이라고 한데는 이런 연유가 있다.
(23) 롯이 소알땅을 밟자 해가 솟았다.
(24) 여호와께서 손수 하늘에서 류황불을 소돔과 고모라에 퍼부으시여
(25) 거기에 있는 도시들과 사람과 땅에 돋아난 푸성구까지 모조리 태워 버리셨다.
(26) 그런데 롯의 안해는 뒤를 돌아다보다가 그만 소금기둥이 되어 버렸다.
(27) 아브라함이 아침 일찌기 일어나 전에 여호와와 함께 섰던 자리에 가서
(28) 소돔과 고모라와 그 분지 일대를 굽어 보니 그 땅에서는 연기가 치솟고 있었다. 마치 아궁이에서 뿜어 나오는 연기처럼 피어 오르고 있었다.
(29) 그 분지에 있는 도시들을 멸망시키지 않을 수 없게 되었을 때 하느님께서는 아브라함을 기억하셨다. 그래서 롯이 살고 있던 그 도시를 뒤엎으시면서도 롯을 파멸에서 건져 주셨던 것이다.
(30) 롯은 소알에서 그 고장 사람들과 함께 사는 것이 두려워 두 딸을 데리고 소알에서 나와 산에 들어가 살게 되었다. 그는 두 딸과 함께 굴속에서 살았다.
(31) 하루는 언니가 아우에게 말하였다. 《아버지는 늙어가고 이 땅에는 우리의 세상에 풍속대로 시집갈 남자가 없구나.
(32) 그러니 아버지께 술을 취하도록 대접한 뒤에 우리가 아버지 자리에 들어 아버지의 씨라도 받도록 하자.》
(33) 그날 밤 그들은 아버지께 술을 대접하고는 언니가 어버지 자리에 들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딸이 언제 들어 왔다가 언제 일어나 나갔는지 통 몰랐다.
(34) 그 이튿날 언니가 아우에게 말하였다. 《간 밤에는 내가 아버지 자리에 들었으니 오늘은 네 차례다. 아버지께 술을 대접하고 자리에 들어라. 같이 아버지의 씨를 받자.》
(35) 그들은 그날밤에도 아버지에게 술을 대접하고 이번에는 동생이 아버지자리에 들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딸이 언제 들어 왔다가 언제 일어나 나갔는지 통 몰랐다.
(36) 이리하여 롯의 두 딸은 아버지의 아이를 가지게 되었다.
(37) 큰 딸은 아들을 낳고 이름을 모압이라 하였는데 그의 후손이 오늘날의 모압사람이다.
(38) 둘째 딸도 아기를 낳고는 이름을 벤암미라고 하였는데 그의 후손이 오늘날의 암몬사람이다.
창세기 제20장
(1) 아브라함은 그곳을 떠나 남방으로 자리를 옮겨가다가 가데스와 술 사이에 있는 그랄에 이르러 거기에 정착하여 살게 되었다.
(2) 그때 아브라함은 안해 사라를 누이라고 했다가 사라가 그랄왕 아비멜렉에게 불려 들어가는 변을 당하였다.
(3) 그날 밤 하느님께서 아비멜렉의 꿈에 나타나시여 《네가 맞아들인 녀인으로 하여 너는 죽으리라. 그 녀인은 남편이 있는 몸이다.》 라고 이르셨다.
(4) 아비멜렉은 아직 사라를 가까이 하지 않았으므로 이렇게 말하였다. 《주여. 당신은 죄없는 사람도 죽이십니까
(5) 그들은 분명히 서로 오누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조금도 마음에 걸리는 일은 하지 않았습니다. 제 손은 깨끗합니다.》
(6) 《네가 마음에 걸릴 일을 하지 않은줄은 나도 안다. 그러나 너에게 죄를 짓지 못하게 너를 지켜준 이가 누군지 아느냐. 너로 하여금 그 녀인을 건드리지 못하게 한 것은 바로 나다.
(7) 그러니 그 녀인을 곧 남편에게 돌려보내라. 그 남편은 예언자다. 그가 너를 위하여 기도해주어야 네가 죽지 않으리라. 만일 그 녀인을 돌려보내지 않으면 너는 물론 네 식구들도 다 죽으리라.》
(8) 아비멜렉은 아침 일찌기 일어나 종을 다 불러모으고 이 일을 그들에게 낱낱이 들려주었다.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9) 아비멜렉이 아브라함을 불러들여 꾸짖었다. 《내가 너에게 무슨 못할 일을 했기에 너는 나와 내 나라에 이렇듯이 엄청난 죄를 뒤집어 씌웠느냐. 너는 나에게 차마 못할 짓을 하였다.》
(10) 그리고 아비멜렉은 아브라함에게 다시 물었다. 《어쩌자고 그런 짓을 했느냐.》
(11) 아브라함이 대답하였다. 《이곳에는 하느님 두려운줄 아는 사람이 없는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나는 안해 때문에 맞아죽을 것 같아서 그랬습니다.
(12) 더구나 사라는 정말 내 누이기도 합니다. 같은 아버지의 피를 받은 누이입니다. 어머니가 달라서 내 안해가 된 것입니다.
(13) 집을 떠나라는 하느님의 분부를 받았을 때 나는 사라에게 나를 오빠라고 부를 것을 당부해 두었던 것입니다.》
(14) 아비멜렉은 아브라함에게 양떼와 소떼, 남종과 녀종을 주면서 그의 안해 사라도 돌려주었다.
(15) 그리고 나서 아비멜렉은 말하였다. 《보아라. 내 땅 어디든지 네 마음이 드는 곳에 가서 살아라.》
(16) 그리고 사라를 돌아보며 말하였다. 《네 오빠에게 은전 천잎을 주었다. 그 은전 천잎은 너와 함께 있는 사람들에게 네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을 보증해 주리라. 이로써 너는 모든 사람 앞에 결백하다는 것이 증명되는 것이다.》
(17) 아브라함이 하느님께 기도하니 하느님께서 아비멜렉과 그의 안해와 녀종들의 병을 고쳐 주셨다. 그래서 그들은 다시 아기를 낳을 수 있게 되었다.
(18) 아브라함의 안해 사라때문에 여호와께서는 아비멜렉의 집에 있는 모든 녀자의 태를 닫으셨던 것이다.
창세기 제21장
(1) 여호와께서는 약속대로 사라를 돌보셨다. 사라에게 하신 약속을 이루어주시니
(2) 사라가 임신하여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바로 그 때에 늙은 아브라함에게 아들을 낳아 주었다.
(3) 아브라함은 사라가 낳아준 아들을 이삭이라 이름지어 불렀다.
(4) 하느님의 분부를 따라 아브라함은 아들 이삭이 태여난지 8일만에 할례를 베풀었다.
(5) 아브라함이 아들 이삭을 얻은 것은 백살에 되던 해였다.
(6) 사라가 말하였다. 《하느님께서 나에게 웃음을 주셨구나. 내가 아들을 낳았다고 모두들 나와 함께 기뻐하게 되었구나.
(7) 누가 아브라함에게 사라가 아이에게 젖을 물리리라고 말할 꿈이나 꾸었더냐. 그런데 그 로령에 아들을 얻으셨구나.》
(8) 아기가 자라나 젖을 뗄 때가 되었다. 이삭이 젖을 떼던 날 아브라함은 큰 잔치를 베풀었다.
(9) 그런데 사라는 애굽 녀자 하갈이 아브라함에게 낳아준 아들이 자기 아들 이삭과 함께 노는 것을 보고
(10) 아브라함에게 말하였다. 《그 계집종과 아들을 내쫓아주십시오. 그 계집종의 아들이 내 아들 이삭과 함께 상속자가 될 수는 없습니다.》
(11) 이 말을 듣고 아브라함은 마음이 몹시 괴로웠다. 이스마엘도 자기 혈육이기 때문이다.
(12) 그러자 하느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말씀하셨다. 《그 애와 네 계집종을 걱정하여 마음 아파하지 말아라. 사라가 하는 말을 다 들어주어라. 이삭에게서 난 자식이라야 네 혈통을 이을 것이다.
(13) 그러나 이 계집종의 아들도 네 자식이니 내가 그로 큰 민족을 이루게 하리라.》
(14) 아브라함은 아침 일찍 일어나 량식 얼마와 물 한 부대를 하갈에게 메여 주며 아이를 데리고 나가게 하였다. 하갈은 길을 떠나 얼마쯤 가다가 브엘세바의 빈 들을 헤메게 되었다.
(15) 부대의 물이 떨어지자 하갈은 덤불 한 구석에 아들을 내려놓고
(16) 《자식이 죽는 것을 어찌 눈뜨고 보랴.》고 탄식하며 화살이 날아갈 거리만큼 떨어져서 주저앉아 이스마엘을 바라보았다. 하갈은 이스마엘이 소리내어 우는데도 주저 앉아 그저 바라만 보았다.
(17) 하느님께서 그 아이의 울음소리를 들으시고 천사를 시켜 하늘에서 하갈을 불러 이르셨다. 《하갈아. 어찌된 일이냐. 걱정하지 말아라. 하느님께서 저기서 네 아들의 울부짖는 소리를 들으셨다.
(18) 어서가서 아이를 안아 일으켜 주어라. 내가 그를 큰 민족이 되게 하리라.》
(19) 하느님께서 하갈의 눈을 열어주시니 그의 눈에 샘이 보였다. 하갈은 큰 부대에 물을 채워다가 아이에게 먹였다.
(20) 하느님께서 그와 함께 해 주셨다. 그는 자라서 사막에서 살며 활을 쏘는 사냥군이 되었다.
(21) 그는 바란사막에서 살았는데 그의 어머니는 며느리감을 애급 땅에서 골라 맞아들였다.
(22) 그때 아비멜렉이 군사령관 비골을 데리고 아브라함을 찾아와 제기하였다. 《당신이 무슨 일을 하든지 하느님께서는 함께 해 주십니다.
(23) 그러니 이 자리에서 하느님을 증인으로 삼고 맹세해 주십시오. 나와 내 혈육일족을 배신하지 않겠다고 말이요. 내가 당신에게 신의를 지켰듯이 당신도 당신의 정착해 사는 이곳 사람들과 나에게 신의를 지키겠다고 하여 주십시오.》
(24) 《예, 맹세하지요.》 하고 승낙하고 나서 아브라함은
(25) 아비멜렉에게 종들이 자기의 우물을 빼앗은 일을 따졌다.
(26) 그러자 아비멜렉은 《누가 그런 짓을 했는지 나는 모르오. 당신도 말씀해 주신 적이 없었고 오늘날까지 그런 말을 들어본 일도 없습니다.》 라고 대답하였다.
(27) 아브라함은 양과 소를 끌어다가 아비멜렉에게 주었고 두 사람은 계약을 맺었다.
(28) 그리고 아브라함이 어린 암양 일곱 마리를 가려내자
(29) 아비멜렉이 아브라함에게 물었다. 《어린 암양 일곱 마리를 무엇하려 따로 골라내시오.》
(30) 그는 《이 어린 암양 일곱을 받으시고 이 우물은 내가 팠다는 것을 인정해 달라는 것이요.》 하고 대답하였다.
(31) 이렇게 두 사람이 거기에서 서로 맹세했다고 해서 그곳을 브엘세바라고 하였다.
(32) 브엘세바에서 계약을 맺은 다음 아비멜렉은 군사령관 비골을 데리고 불레셋땅으로 돌아갔다.
(33) 아브라함은 브엘세바에 에셀나무를 심고 그곳에서 영원하신 하느님 여호와의 이름을 불러 례배하였다.
(34) 아브라함은 불레셋 땅에 오랫동안 머물렀다.
창세기 제22장
(1) 이런 일들이 있은 후에 하느님께서 아브라함을 시험해 보시려고 《아브라함아.》 라고 부르셨다. 《어서 말씀하십시오.》 하고 아브라함이 대답하자
(2)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분부하셨다. 《사랑하는 네 외아들 이삭을 데리고 모리아땅으로 가거라. 거기에서 내가 일러주는 산에 올라가 그를 번제물로 나에게 바쳐라.》
(3) 아브라함은 아침 일찍 일어나 나귀에 안장을 얹고 두 종과 아들 이삭을 데리고 제물을 사를 장작을 쪼개 가지고 하느님께서 일러주신 곳으로 서둘러 떠났다.
(4) 집을 떠난지 사흘만에 아브라함은 그 산이 멀리 바라보이는 곳에 다다랐다.
(5) 아브라함은 종들에게 《너희는 나귀와 함께 여기에 머물러 있거라. 나는 이 아이를 데리고 저리로 가서 례배드리고 오겠다.》 하고 나서
(6) 번제물을 사를 장작을 아들 이삭에게 지우고 자기는 불씨와 칼을 챙켜 들었다. 그리고 둘이서 길을 떠나려고 하는데
(7) 이삭이 아버지 아브라함을 불렀다. 《아버지.》 《애야, 내가 듣고 있다.》 《아버지, 불씨도 있고 장작도 있는데 번제물로 드릴 어린 양은 어디 있습니까.》
(8) 《애야. 번제물로 드릴 어린 양은 하느님께서 손수 마련하신단다.》 말을 마치고 두 사람은 함께 길을 떠나
(9) 하느님께서 일러주신 곳에 이르렀다. 아브라함은 거기에 제단을 쌓고 장작을 얹어 놓은 다음 아들 이삭을 묶어 제단 장작더미 우에 올려놓았다.
(10) 아브라함이 손에 칼을 잡고 아들을 막 찌르려고 할 때
(11) 여호와의 천사가 하늘에서 큰 소리로 불렀다. 《아브라함아, 아브라함아.》 《어서 말씀하십시오.》 아브라함이 대답하자 여호와의 천사가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12) 《그 아이에게 손을 대지 말라. 머리털 하나라도 상하게 하지 말라. 나는 네가 얼마나 나를 공경하는지 알았다. 너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마저도 서슴지 않고 나에게 바쳤다.》
(13) 아브라함이 이 말을 듣고 고개를 들어보니 뿔이 덤불에 걸려 허우적거리는 수양 한 마리가 눈에 띄었다. 아브라함은 곧 가서 그 수양을 잡아 아들대신 번제물로 드렸다.
(14) 아브라함은 그곳을 여호와이레라고 이름 붙였다. 그래서 오늘도 사람들은 《여호와께서 이 산에서 마련해 주신다.》고들 한다.
(15) 여호와의 천사가 또 다시 큰 소리로 아브라함에게 말하였다.
(16) 《네가 네 외아들마저 서슴지 않고 바쳐 충성을 다하였으니 나는 나의 이름을 걸고 맹세한다. 이는 내 말이라 어김이 없다.
(17) 나는 너에게 더욱 복을 주어 네 자손이 하늘의 별과 바다가의 모래같이 불어나게 하리라. 네 후손은 원쑤의 성문을 부시고 그 성을 점령할 것이다.
(18) 이렇게 내 말을 들었기 때문에 세상만민이 네 후손의 덕을 입을 것이다.》
(19) 아브라함은 종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와서 그들을 데리고 걸음을 재촉하여 브엘세바로 돌아 갔다. 아브라함은 브엘세바에 눌러 살았다.
(20) 이런 일이 있은지 얼마 후에 동생 나홀의 안해 밀가에게서 자식이 태어났다는 소식을 전해듣게 되었다.
(21) 그들의 이름은 다음과 같다. 맏아들 우스, 그 밑에 부스와 그므엘이 있었는데 그므엘은 아람의 아버지다.
(22) 또 게셋, 하소, 빌다스, 이들랍, 브두엘이 있었는데
(23) 브두엘에게서 리브가가 태여났다. 이렇게 밀가가 아브라함의 동생 나홀에게 낳아준 아들
은 모두 여덟이었다.
(24) 나홀에게는 르우마라는 첩이 있었는데 그에게서 데바, 가함, 다하스, 마아가가 태여 났다.
창세기 제23장
(1) 사라는 127년을 살고
(2) 길얏아바라고도 하는 헤브론땅에서 죽었다. 아브라함은 빈소에 들어가 가슴을 치며 슬피 울었다.
(3) 아브라함은 시체 앞에서 물러나와 헷사람에게 가서 간청하였다.
(4) 《나는 당신들한테 몸붙여사는 나그네에 지나지 않으나 내 안해를 안장하게 무덤으로 쓸 땅을 좀 나누어 주십시오.》
(5) 헷사람들은 아브라함의 청을 받아들이며 이렇게 대답하였다.
(6) 《령감님. 들으십시오. 령감님은 우리 가운데서 세력있는 귀인입니다. 그러니 우리 묘지 가운데서 가장 좋은 곳을 골라 부인을 모십시오. 령감님이 부인의 묘지로 쓰시겠다는데 거절할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7) 아브라함은 일어나 그 땅에 사는 헷사람들에게 절하며
(8) 말하였다. 《내 안해를 안장하도록 허락해주시니 하나 더 청을 올리겠습니다. 소할의 아들 에브론에게 말해
(9) 그의 밭머리에 있는 막벨라동굴을 나에게 양도하도록 해주십시오. 값은 드릴만큼 다 드릴터이니 당신들 앞에서 그것을 나의 묘지로 삼게해 주십시오.》
(10) 마침 에브론은 헷사람들과 함께 앉아 있었다. 헷사람 에브론은 성문께에 나와 있는 헷사람들이 듣는데서 아브라함에게 대답하였다.
(11) 《령감님. 내 말을 들으십시오. 그 밭을 령감님에게 그냥 드립니다. 그 밭에 달린 동굴도 함께 드립니다. 내 겨레가 보는데서 드리는 것이니 어서 부인을 안장하십시오.》
(12) 아브라함은 그곳 백성들에게 절하고
(13) 그곳 백성들이 듣는데서 에브론에게 말하였다. 《그러시다면 내 말도 들어주십시오. 땅값을 드릴터이니 받아주십시오. 그래야 내 안해를 거기에 안장할 수 있겠습니다.》
(14) 에브론이 아브라함에게 대답하였다.
(15) 《령감님. 들으십시오. 땅값으로 말하면 은 400세겔이 되지만 그것이 당신과 나 사이에 무슨 문제가 됩니까. 어서 부인을 안장하십시오.》
(16) 아브라함은 에브론의 말을 받아들여 그가 다른 헷사람들이 듣는데서 말한 은 400세겔을 당시 상인들 사이에 통용되던 무게로 달아치렸다.
(17) 이리하여 맘으레 동쪽 막벨라에 있는 에브론의 밭은 거기에 달린 동굴과 사방 언저리에 있는 모든 나무와 함께
(18) 성문에 모인 헷사람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아브라함의 땅의 되었다.
(19) 그제야 아브라함은 안해 사라를 막벨라에 있는 밭에 달린 동굴에 안장하였다. 그 밭은 가나안 땅으로 맘으레라고도 하는 헤브론 동쪽에 있었다.
(20) 그 밭과 거기에 달린 동굴은 헷사람에게서 아브라함에게로 넘어와 그의 묘지가 되었다.
창세기 24장
(1) 아브라함은 이제 몹시 늙었다. 여호와께서는 매사에 아브라함에게 복을 내려주셨다.
(2) 아브라함은 집안을 도맡아 보는 늙은 심복에게 분부하였다. 《너는 내 환도뼈 아래 손을 넣고
(3) 하늘을 내신 하느님, 땅을 내신 하느님 여호와를 두고 맹세하여라. 내 며느리감은 내가 살고 있는 이곳 가나안 사람 딸 가운데서 고르지 않을 것이며
(4) 내 고향 내 친척들한테 가서 내 아들 이삭의 신부감을 골라오겠다고 하여라.》
(5) 종이 물었다. 《신부될 사람이 저를 따라 이리로 오려고 하지 않으면 아드님을 주인님의 옛고향으로 데려가도 됩니까.》
(6) 아브라함이 대답하였다. 《내 아들을 그곳으로 데려가다니 그건 안될 말이다.
(7) 고향에서 친척들과 함께 사는 나를 그들 가운데서 이끌어 내시고 이 땅을 내 후손에게 주마고 약속하신 하느님, 하늘을 내시고 이 땅을 내 후손에게 주마고 약속하신 하느님. 하늘을 내시고 땅을 내신 하느님 여호와께서 천사를 보내어 거기에서 내 며느리감을 데려오도록 네 앞길을 인도해 주실 것이다.
(8) 신부감이 너를 따라오려고 하지 않으면 너는 나에게 한 맹세와 상관이 없다. 다만 내 아들을 그리로 데려가지만은 말라.》
(9) 그 종은 주인 아브라함의 환도뼈 아래 손을 넣고 시키는대로 하겠다고 맹세하였다.
(10) 그 종은 주인이 보내는 온갖 귀한 선물을 락타 열마리에 싣고 길을 떠나 메소보다미에 이르러 나홀의 성을 찾아 갔다.
(11) 그는 성밖에 있는 샘터에서 락타를 쉬게 하였다. 마침 저녁때여서 녀자들이 물을 길으러 나올 무렵이었다.
(12) 그 종은 이렇게 기도하였다. 《제 주인 아브라함의 하느님 여호와여. 오늘 일이 모두 뜻대로 잘 되게 해주십시오. 하느님의 심복 아브라함에게 신의를 지켜주십시오.
(13) 저는 지금 이 샘터에 서 있습니다. 저 성에 사는 녀자들이 물을 길으러 나오면
(14) 저는 그들에게 항아리를 내려 물을 마시게 해달라고 하겠습니다. 그들 가운데서 저에게 물을 마시게 해줄 뿐 아니라 저 락타에게도 물을 마시게 해주겠다고 나서는 아가씨가 있으면 그가 바로 하느님의 심복 이삭의 안해감으로 정해주신 녀자로 알겠습니다. 이로써 하느님께서 제 주인에게 신의를 지키시는줄 제가 알겠습니다.》
(15) 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리브가가 어깨에 항아리를 메고 나왔다. 리브가는 밀가의 아들 브두엘의 딸이었다. 그런데 밀가로 말하면 나홀의 안해이므로 아브라함에게는 제수벌이었다.
(16) 그 아가씨는 아직 남자를 모르는 아주 예쁜 처녀였다. 그가 샘터에 내려와서 항아리에 물을 채워가지고 올라오는 데
(17) 아브라함의 종이 뛰여나가 그를 반기며 항아리의 물을 조금 마시게 해달라고 청했다.
(18) 리브가는 《할아버지, 어서 물을 마십시오.》 하며 항아리를 내려 손에 받쳐들고 마시게 해주었다.
(19) 이렇게 물을 마시게 해주고나서 락타들에게도 실컷 마시게 물을 길어주겠다고 하였다.
(20) 그리고 병에 남아 있는 물을 얼른 구유에 붓고는 물을 길으러 샘터로 달려가서 락타들도 모두 마시게 물을 길어다 주었다.
(21) 그러는동안 그는 자기가 띠고온 사명을 여호와께서 뜻대로 이루어 주시려는지 알아보려고 리브가를 지켜 보고 있었다.
(22) 이윽고 락타들이 물을 다 마시고나자 그는 반 세겔 가는 금코고리를 아가씨에게 걸어주고 다시 열 세겔가는 금팔찌 두 개를 팔목에 끼워주고는
(23) 리브가에게 물었다. 《아가씨는 뉘댁 따님이시요. 아가씨의 집에는 하룻밤 쉬여갈 만한 방이 없겠소.》
(24) 리브가는 《저는 브두엘이라는 분의 딸입니다. 할아버지는 나홀이고 할머니는 밀가라고 합니다.》 라고 대답하고 나서
(25) 이렇게 말하였다. 《저의 집에는 겨와 여물도 넉넉하고 쉬여가실 만한 방도 있습니다.》
(26) 그는 여호와께 엎드려 경배하고는
(27) 《내 주인의 하느님 여호와, 찬양을 받으실 분이여라. 여호와께서는 내 주인을 버리지 않으
시고 참으로 신의를 지키셨구나. 여호와께서 이렇게 주인의 친척집에까지 인도해 주셨구나.》 하며 찬양하였다.
(28) 아가씨는 뛰어가서 어머니집 식구들에게 이 일을 알렸다.
(29) 그런데 리브가에게는 라반이라는 오빠가 있었다. 라반이 그를 맞으러 우물로 뛰여 나왔다.
(30) 라반은 코고리와 누이동생 팔에 끼여져 있는 팔찌를 보고 또 리브가가 하는 말을 듣고 달려나온 것이다. 나와 보니 그는 아직도 락타와 함께 샘터에 서 있었다.
(31) 라반이 권하였다. 《여호와께 복받은 로인장. 어서 들어가십시다. 왜 이렇게 밖에 서 계십니까. 방도 치워놓았고 락타우리도 마련해 놓았습니다.》
(32) 라반은 그를 집으로 모신 다음 락타등에 실은 짐과 안장을 풀어내리고 락타에게 겨와 여물을 주고 일행의 발씻을 물을 떠왔다.
(33) 그리고 밥상을 차려 놓았다. 그러나 아브라함의 종은 자기는 심부름 온 사람이라는 것을 밝히고 그 일을 알리기 전에는 수저를 들 수 없다고 하였다. 라반이 어서 말하라고 하자
(34) 그는 입을 열어 말하였다. 《제 주인은 아브라함이라고 합니다.
(35) 제 주인은 여호와께 복을 많이 받아 굉장한 부자가 되었습니다. 그는 양떼와 소떼, 금과 은, 남종과 녀종, 락타와 나귀를 여호와께서 많이 받았습니다.
(36) 안주인 사라는 늙으막에 주인에게 아들을 낳아드렸는데 주인은 그의 전 재산을 그 아들에게 주었습니다.
(37) 그런데 제 주인은 저에게 맹세하라고 하시면서 이렇게 당부하셨습니다. '나는 내가 살고 있는 이곳 가나안 사람의 딸들 가운데서는 며느리감을 고르지 않겠다.
(38) 그러니 너는 내 아버지의 가문, 내 일가를 찾아가서 며느리감을 골라오너라.'
(39) 제가 주인에게 '만일 신부감이 저를 따라오려고 하지 않으면 어떻게 할까요.》 하고 여쭈었더니
(40) 주인은 저에게 이렇게 일러주셨습니다. '내가 섬겨온 여호와께서 당신의 천사를 따라 보내시여 네가 가서 하려는 일을 뜻대로 이루어 주실 것이다. 너는 내 아버지의 가문, 내 일가 가운데서 며느리감을 골라 올 수 있을 것이다.
(41) 그러니 너는 내 일가들 한테로 가기만 하면 네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내 일가들이 며느리감을 내주지 않아도 너는 책임이 없다.'
(42) 저는 오늘 그 샘터에 이르러 기도했습니다. '제 주인 아브라함의 하느님, 제가 띠고 온 사명을 뜻대로 이루어주시려거든 이렇게 해주십시오.
(43) 지금 제가 샘터에 서 있는데 혼기가 찬 녀자가 물을 길으러 나오면 항아리에서 물을 한 모금 마시게 해달라고 말을 걸어보겠습니다.
(44) 만일 저에게 물을 마시게 해줄 뿐 아니라 제 락타에게도 물을 길어주겠다고 나서는 녀자가 있으면 그 녀자가 바로 제 주인의 며느리감으로 여호와께서 정해주신 녀자인줄 알겠습니다.'
(45) 제가 이렇게 기도를 마치기도 전에 리브가가 항아리를 어깨에 메고 나와 물을 길으러 샘터로 내려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리브가에게 물 한 모금만 달라고 했습니다.
(46) 그랬더니 리브가는 어깨에서 얼른 항아리를 내려 놓으며 마시라고 하면서 나의 락타들에게도 물을 길어주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물을 마셨습니다. 리브가는 락타들에게도 물을 길어 주었습니다.
(47) 저는 리브가에게 뉘댁 따님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브두엘의 딸이요 나홀과 밀가의 손녀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의 코에 코고리를 걸어주고 두 팔목에 팔찌를 끼워주고 나서
(48) 여호와께 엎드려 경배하고 제 주인 아브라함의 하느님을 찬양하였습니다. 그분은 저를 이렇게 바로 인도해 주시여 주인님의 조카딸을 주인댁 아드님의 안해감으로 찾아내게 하셨습니다.
(49) 그러니 이제 제 주인에게 호의를 베풀어 주시려거든 그렇다고 말씀해 주십시오. 아니면 그렇지 않다고 말씀해 주십시오. 그래야 저도 제 갈길을 찾겠습니다.》
(50) 그러자 라반과 브두엘이 《이 일은 여호와께서 하시는 일인데 우리가 어찌 좋다 싫다 하겠습니까.》 하며 승낙하였다.
(51) 《리브가가 여기 있으니 데리고 가십시오. 여호와께서 말씀하신대로 당신 주인의 며느리로 삼으십시오.》
(52) 아브라함의 종은 그 말을 듣고 땅에 엎드려 여호와께 경배하고
(53) 금은제물과 옷가지들을 리브가에게 건네고 그의 오빠와 어머니에게도 선물을 주었다.
(54) 그와 그의 일행은 친절한 대접을 받고 하루밤 편히 쉬었다. 이튿날 아침 모두 일어났을 때 아브라함의 종이 주인에게 돌아가야겠다고 하자
(55) 리브가의 오빠와 어머니가 만류하고 나섰다. 《좀더 집에 두었다가 데려가십시오. 열흘만이라도 두었다가 데려가십시오.》
(56) 그러나 아브라함의 종은 《붙잡지 마십시오. 제가 여기에 찾아온 목적을 여호와께서 이렇게 뜻대로 이루어 주셨으니 주인에게로 돌아가야 하겠습니다. 떠나게 해주십시오.》 하고 듣지 않았다.
(57) 그들이 말하였다. 《그러시다면 그 애를 불러서 물어봅시다.》
(58) 그들은 리브가를 불러서 《이 어른과 같이 갈 마음이 있느냐.》 고 물어 보았다. 리브가가 《예, 가겠습니다.》
(59) 그러자 그들은 누이동생 리브가와 그의 유모를 아브라함의 종과 그의 일행에 달려보내며
(60) 리브가에게 복을 빌어주었다. 《누이야. 너는 억조창생의 어머니가 되어라. 네 후손은 원쑤들의 성문을 부시고 그 성을 빼앗아라.》
(61) 리브가는 몸종들과 함께 락타를 타고 그 사람을 따라 나섰다. 이리하여 그 종은 리브가를 데리고 길을 떠나게 되었다.
(62) 그때 이삭은 브엘라헤로이라는 샘이 있는 사막지방에 와서 살고 있었다. 그곳은 남쪽땅이었다.
(63) 저녁때가 되어 이삭은 들에 바람쐬러 나왔다가 고개를 들어 락타떼가 가까이 오고 있는 것을 보았다.
(64) 리브가도 고개를 들어 이삭을 보고 락타에서 내려
(65) 아브라함의 종에게 물었다. 《들을 가로질러 우리쪽으로오시는 저 분은 누구입니까.》 종이 대답하였다. 《제 주인입니다.》 리브가는 종의 말을 듣고 너울을 꺼내여 얼굴을 가렸다.
(66) 아브라함의 종은 그동안의 경위를 낱낱이 이삭에게 보고하였다.
(67) 이삭은 리브가를 천막으로 맞아들여 안해로 삼았다. 이삭은 안해를 사랑하며 어머니 잃은 슬픔을 달랬다.
창세기 25장
(1) 아브라함이 다시 안해를 맞았는데 이름은 그두라라고 하였다.
(2) 그는 아브라함에게 심으란, 욕산, 므단, 미디안, 이스박, 수아를 낳아주었다.
(3) 욕산은 세바와 드단을 낳았다. 드단의 자식들에게서 앗수르족, 르두시족, 르움미족이 퍼졌다.
(4) 미디안의 아들들은 에바, 에벨, 하녹, 아비다, 엘다아였다. 이들이 모두 그두라의 후손들이다.
(5) 아브라함은 자기 재산을 모두 이삭에게 물려주었다.
(6) 아브라함은 첩들에게서 난 자식들에게도 살림밑천을 골고루 나누어주었다. 그리고 그는 죽기전에 그 자식들을 아들 이삭에게서 떼여 해뜨는 동쪽으로 보내 버렸다.
(7) 아브라함은 175년을 살았다.
(8) 아브라함은 백발이 되도록 천수를 누리다가 세상을 떠났다.
(9) 아들 이삭과 이스마엘이 그를 막벨라 동굴에 안장하였다. 그 동굴은 헷 사람 소할의 아들 에브론의 밭에 있었는데 이 밭은 맘으레 동쪽에 있었다.
(10) 아브라함은 헷 사람들에게서 사들인 이 밭에 안해 사라를 안장했었는데 이제 자신이 그 옆에 눕게 된 것이다.
(11) 아브라함이 죽은 후에 하느님께서는 그의 아들 이삭에게 복을 내리셨다. 이삭은 브엘라해로이 우물이 있는 곳에 머물러 살았다.
(12) 사라의 몸종 애급녀자 하갈이 아브라함에게 낳아준 아들 이스마엘의 후손은 다음과 같다.
(13) 이스마엘의 아들들의 이름을 태여난 차례를 따라 적으면 다음과 같다. 맏아들 느바욧, 그 아래로 게달, 앗브엘, 입삼,
(14) 미스마, 두마, 마싸,
(15) 하닷, 데마, 여둘, 나비스, 게드마,
(16) 이것이 이스마엘의 아들들의 이름이다. 이것은 그들이 모여사는 천막촌의 이름이요, 열두 부족의 대표이름이기도 하다.
(17) 이스마엘은 137년을 살고 세상을 떠났다.
(18) 이스마엘 사람들은 하윌라에서 술에 이르는 지방에 퍼져 살았다. 술은 애급동쪽 앗수르로 가는 도중에 있다. 이렇게 그들은 모든 혈육의 형제들과 맞서 자리를 잡았다.
(19) 아브라함의 아들 이삭의 역사는 다음과 같다. 아브라함의 혈통을 이어 이삭이 태어났는데
(20) 이삭이 리브가를 안해로 맞을 때 그의 나이는 40살이었다. 리브가는 바딴아람에 사는 아람사람 브두엘의 딸로서 아람사람 라반의 누이었다.
(21) 리브가가 아이를 낳지 못하였으므로 이삭은 여호와께 아이를 갖게 해달라고 빌었다. 여호와께서 그의 기도를 들어주시여 안해 리브가가 임신하였는데
(22) 배속에 든 두 아이가 서로 싸우므로 리브가는 《이렇게 괴로워서야 어디 살겠는가.》 하면서 여호와께 까닭을 물으러 나갔다.
(23) 여호와께서 리브가에게 말씀하셨다. 《너의 태에는 두 민족이 들어 있다. 태에서 나오기도 전에 두 부족으로 갈라졌는데 한 부족이 다른 부족을 억누를 것이다. 형이 동생을 섬기게 될 것이다.》
(24) 달이 차서 몸을 풀고보니 쌍둥이었다.
(25) 선동이는 살결이 붉은데다가 온 몸이 털투성이었다. 그래서 이름을 에서라고 하였다.
(26) 후동이는 에서의 발꿈치를 잡고 나왔다. 그래서 그의 이름을 야곱이라 했다. 리브가가 그들을 낳은 것은 이삭이 60살 되던 해였다.
(27) 두 아들이 자라나 에서는 날쌘 사냥군이 되어 들에서 살고, 야곱은 성질이 차분하여 천막에 머물러 살았다.
(28) 이삭은 에서가 사냥해 오는 고기에 맛을 들여 에서를 더 사랑하였고 리브가는 야곱을 더 사랑하였다.
(29) 하루는 에서가 허기져 들에서 돌아와보니 야곱이 죽을 끓이고 있었다.
(30) 에서가 야곱에게 《배고파 죽겠다. 그 붉은 죽을 좀 먹자.》 하였다. 그의 이름을 에돔이라고 부르는데는 이런 사연이 있다.
(31) 야곱이 형에게 당장 상속권을 팔라고 제안하자
(32) 에서는 배고파 죽을지경인데 상속권 따위가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하였다.
(33) 그러나 야곱은 먼저 맹세부터 하라고 다그쳐 요구하였다. 에서는 맹세하고 장자의 상속권을 야곱에게 팔아 넘겼다.
(34) 그리고 에서는 야곱에게서 떡과 붉은 죽을 받아 먹은 후에 일어나 나갔다. 이렇게 에서는 자기의 상속권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창세기 제26장
(1) 그 지방에는 아브라함 당시에도 흉년이 든 일이 있었지만 그런 흉년이 또 들었다. 그래서 이삭은 불레셋왕 아비멜렉이 사는 그랄로 가려는데
(2) 여호와께서 나타나 말씀하셨다. 《애급으로 내려가지 말고 내가 너에게 일러주는 땅에 자리잡고
(3) 그 땅에 몸붙여 살아라. 나는 너를 보살펴주며 너에게 복을 내려 주리라. 네 아버지 아브라함과 맺은 내 맹세를 지켜 이 모든 지방을 너와 네 후손에게 주리라.
(4) 그리고 네 자손을 하늘에 있는 별만큼 불어나게 하여 그들에게 이 모든 지방을 주리라. 땅우의 모든 민족이 네 후손의 덕을 입을 것이다.
(5) 이는 아브라함이 내 말을 따라 내가 지키라고 일러준 나의 계명과 규정과 훈계를 성심껏 지킨덕이다.》
(6) 이리하여 이삭은 그랄에서 살게 되었는데
(7) 그곳 사람들이 이삭의 안해를 보고 그 녀자가 누구냐고 물었다. 이삭은 그가 자기의 누이라고 대답하였다. 리브가가 너무 아름다워서 그곳 사람들이 리브가 때문에 자기를 죽이지나 않을가 걱정이 되어 자기 안해라고 하기를 꺼렸던것이다.
(8) 이삭이 그곳에 자리잡은지 얼마후의 일이다. 불레셋왕 아비멜렉은 창문으로 밖을 내다보다가 이삭이 그의 안해 리브가를 애무하고 있는것을 보고
(9) 이삭을 불러들여 나무랬다. 《그 녀자는 분명히 네 안해다. 그런데 왜 네 누이라고 하였느냐.》 이삭이 안해 때문에 죽게 될 것 같아서 그랬노라고 대답하자
(10) 아비멜렉은 《어찌다가 우리에게 이런 일을 했느냐. 하마터면 내 백성가운데 누가 네 안해를 범할뻔했다. 너 때문에 우리가 죄를 뒤집어쓸뻔하지 않았느냐.》 라고 나무라고 나서
(11) 온 국민에게 경고를 내렸다. 《이 사람이나 그의 안해를 건드리는자는 누구든지 사형을 받을것이다.》
(12) 이삭은 그 땅에 씨를 뿌려 수확을 백배나 올렸다. 여호와께서 이렇듯 복을 내리셔서
(13) 그는 부자가 되었다. 점점 재산이 불어 마침내 큰 부자가 되었다.
(14) 그는 양떼와 소떼와 종들을 거느리게 되어 불레셋사람들의 시기를 사게 되었다.
(15) 불레셋사람들은 전에 이삭의 아버지 아브라함의 종들이 아브라함 생전에 팠던 우물을 모조리 흙으로 메워 버렸다.
(16) 한편 아비멜렉은 이삭에게 《너는 우리보다 훨씬 강해졌으니 여기에서 물러가라.》 고 하였다.
(17) 이삭은 그곳을 떠나 그랄골짜기에 천막을 쳐 자리잡고
(18) 아버지 아브라함이 팠던 우물들을 다시 팠다. 이 우물들은 아브라함이 죽은 후에 불레셋 사람들이 메워 버렸던 우물들이다. 이삭은 그 우물들을 아버지가 부르던 이름 그대로 불렀다.
(19) 이삭의 종들은 그 골짜기에 우물을 파다가 물이 콸콸 솟는 샘줄기를 찾았다.
(20) 그런데 그랄에 사는 목자들이 그 물을 저희 것이라고 하면서 이삭의 목자들에게 싸움을 걸어 왔다. 우물을 두고 싸움이 벌러졌다고 해서 이삭은 그 우물을 에섹이라고 불렀다.
(21) 또 다른 우물을 팠더니 그들은 그 우물도 탐이 나서 또 싸움을 걸어왔다. 그래서 그 이름을 싯나라 하였다.
(22) 그는 자리를 옮겨 우물을 또 하나 팠다. 그러나 이번만은 그 우물을 두고 싸움을 걸어오지 않았다. 그래서 이삭은 그 우물을 르호봇이라 부르며 《마침내 여호와께서 우리 앞을 활짝 열어주셔서 우리도 이 땅에서 번성하게 되였다》고 소리쳤다.
(23) 그는 거기에서 브엘세바로 올라갔는데
(24) 그날 밤 여호와께서 그에게 나타나시여 말씀하셨다. 《나는 네 아버지 아브라함의 하느님이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있다. 나의 심복 아브라함을 보아 너에게 복을 내려 네 자손이 불어나게 하리라.》
(25) 그는 거기에 제단을 쌓아 여호와의 이름을 불러 례배하고 그곳에 천막을 쳤다. 그의 종들은 거기에서도 우물을 팠다.
(26) 어느날 아비멜렉이 친구 아훗삿과 군사령관 비골을 데리고 그랄에서 이삭을 찾아 왔다.
(27) 이삭이 그들에게 《내가 미워서 쫓아낼 때는 언제고 왜 나를 찾아 오셨습니까.》하고 물으니
(28) 그들이 대답하였다. 《여호와께서 그대와 함께 계시는 것을 똑똑히 보고 그대와 우리 사이에 조약을 체결해야겠다고 생각하였다. 우리는 그대와 계약을 맺고 싶다.
(29) 우리는 그대에게 손 하나 대지 않고 잘 대접해주었으며 떠날 때에도 평안히 보내주었다. 그러니 그대도 우리를 해치지 않겠다고 맹세하여라. 그대야말로 정녕 여호와께 복을 받은 사람이다.》
(30) 이삭은 잔치를 베풀고 함께 먹고 마셨다.
(31) 이튿날 아침 그들은 일찍 일어나 서로 서약하여 조약을 맺고 이삭의 환송을 받으며 흐뭇한 마음으로 떠나갔다.
(32) 바로 그날 이삭의 종들이 저희가 팠던 우물에서 샘줄기가 터졌다고 와서 알렸다.
(33) 이삭은 그 우물을 세바라 불렀다. 그래서 그 도시를 오늘날까지 브엘세바라고 부르고 있다.
(34) 에서는 40살되던 해에 헷사람 브에리의 딸 유딧과 헷사람 엘론의 딸 바스맛을 안해로 맞았다.
(35) 그들때문에 이삭과 리브가는 마음이 몹씨 상했다.
창세기 제27장
(1) 이삭은 늙어 눈이 어두워졌다. 어느날 그는 큰 아들 에서를 불렀다. 《애야,》 《예, 어서 말씀하십시오.》
(2) 《너도 보다싶이 내가 늙어 언제 죽을지 모른다.
(3) 그러니 너는 사냥할 때 쓰는 화살통과 활을 메고 들에 나가 사냥을 해다가
(4) 내가 좋아하는 별미를 만들어 오너라. 내가 그것을 먹고 죽기전에 정성을 쏟아 너에게 복을 빌어주리라.》
(5) 리브가는 이삭이 아들 에서에게 하는 이 말을 엿듣고는 에서가 사냥하러 들에 나간 틈을 타서
(6) 아들 야곱에게 귀띔해주었다. 《아버지가 네 형 에서에게
(7) 사냥해다가 별미를 만들어 오라면서 세상을 떠나기 전에 그것을 잡수시고 에서에게 복을 빌어주겠다고 하시더구나.
(8) 그러니 야곱아. 내 말을 잘 듣고 내가 하라는대로 하여라.
(9) 양떼들한테 가서 살진 염소새끼 두마리만 끌어오너라. 내가 그것으로 아버지 구미에 맞게 잘 료리해줄터이니
(10) 그것을 아버지께 갖다드려라. 그러면 아버지가 잡수시고 세상을 뜨시기전에 너에게 복을 빌어 주실 것이다.》
(11) 야곱이 어머니 리브가에게 말하였다. 《보시다싶이 형 에서는 털이 많고 저는 이렇게 털이 없습니다.
(12) 아버님이 저를 만져보시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제가 아버님을 놀리기나 한 것처럼 되어 복은커녕 도리어 저주를 받을 것 아닙니까.》
(13) 그러나 그의 어머니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야곱아. 네가 받을 저주는 내가 받으마. 너는 내가 하라는대로 어서가서 염소새끼나 끌어오너라.》 어머니의 말대로
(14) 야곱은 염소새끼들을 어머니에게 끌고 왔다. 어머니는 남편의 구미에 맞게 별미를 만들었다.
(15) 리브가는 집에 보관해 두었던 에서의 옷 가운데서 가장 좋은 것을 꺼내어 작은 아들 야곱에게 입히고
(16) 염소새끼 가죽을 매끈한 손과 목에 감아준다음
(17) 장만해 놓은 별미와 구운 빵을 아들 야곱의 손에 들려주었다.
(18) 야곱은 아버지한테 들어가 《아버지,》 하고 불렀다. 아버지 이삭이 《오냐, 네가 누구냐.》 하고 묻자
(19) 야곱이 대답하였다. 《저는 아버님의 맏아들 에서옵니다. 아버님 분부대로 료리를 만들어왔습니다. 어서 일어나 앉으셔서 제가 사냥해다가 만든 료리를 잡수시고 복을 빌어주십시오.》
(20) 이삭이 아들에게 물었다. 《에서야, 무슨 수로 이렇게 빨리 잡아 왔느냐.》《아버님의 하느님 여호와께서 짐승을 금방 만나게 해주셨습니다.》
(21) 이 말을 듣고 이삭은 《네가 정말 내 아들 에서인지 만져보아야겠다.》 하면서 가까이 오라고 하였다.
(22) 가까이 온 야곱을 만져보고 이삭은 중얼거렸다. 《말소리는 야곱의 소린데 손은 에서의 손이라.》
(23) 그는 야곱의 손에 형 에서의 손처럼 털이 많았으므로 야곱인줄 모르고 그에게 복을 빌어주기로 하였다.
(24) 《네가 틀림없는 내 아들 에서냐.》 하고 다짐하였다. 《예, 그렇습니다.》 라고 대답하자
(25) 이삭은 《에서야, 사냥한 것을 이리 가져오너라. 내가 먹고 정성을 쏟아 너에게 복을 빌어주리라.》 하였다. 야곱이 가져다 바치는 료리와 술을 먹고 마신 후
(26) 아버지 이삭은 야곱에게 《에서야, 이리 가까이 와서 나에게 입을 맞추어다오.》 하였다.
(27) 그가 가까이 와서 입을 맞추자 이삭은 야곱이 입은 옷에서 풍기는 냄새를 맡고 복을 빌어주었다. 《아, 내 아들에게서 풍기는 냄새, 여호와께 복받은 들 향기로구나.》
(28) 하느님께서 하늘에서 내리신 이슬로 땅이 기름져 오곡이 풍성하고 술이 넘쳐나거라.
(29) 여러 백성은 너를 섬기고 여러 족속들은 네 앞에 엎드리리라. 너는 네 겨레의 통치자가 되어 네 동기들이 네 앞에 엎드리리라. 너를 저주하는 자는 저주를 받고 너에게 복을 빌어주는 사람은 복을 받으리라.》
(30) 야곱이 아버지 이삭이 빌어주는 복을 받고 아버지 앞에서 막 물러나오는 데 형 에서가 사냥에서 돌아 왔다.
(31) 그도 별미를 만들어 아버지에게 들고 들어가 권하였다. 《아버지, 일어나셔서 이 아들이 사냥해다가 만든 료리를 잡수시고 저에게 복을 빌어주십시오.》
(32) 아버지 이삭이 《대체 너는 누구냐》고 물었다. 《저는 아버님 맏아들 에서입니다.》 이 대답을 듣고
(33) 이삭은 그만 기가 막혀 부들부들 떨며 말하였다. 《누군가가 벌써 사냥해다가 만든 료리를 나에게 가져왔었다. 네가 오기 전에 나는 그 료리를 받아 배부르게 먹고 그에게 이미 복을 빌어주었다. 그 복은 어쩔 수 없이 그의 것이다.》
(34) 에서는 아버지의 말을 듣고 소리내여 통곡하면서 아버지에게 애원하였다. 《아버지, 저에게도 복을 빌어주십시오.》
(35) 《네 동생이 와서 속임수로 너에게 돌아갈 복을 가로챘구나.》
(36) 이 말을 들은 에서는 《나를 두 번씩이나 뒤발질하라고 그 녀석의 이름이 야곱이었던가. 전번에는 내 상속권을 빼앗더니 이번에는 내가 받을 복마저 가로채는구나.》 하며 물었다. 《저에게 주실 복은 하나도 남겨두지 않으셨단 말입니까.》
(37) 이삭이 에서에게 대답하였다. 《도리에는 어긋나지마는 나는 야곱을 너의 상전으로 삼고 모든 동기를 그에게 종으로 주었다. 그에게는 곡식과 술도 떨어질 날이 없을 것이다. 에서야. 이제 와서 내가 무엇을 해줄 수 있겠느냐.》
(38) 그러나 에서는 거듭 애원하였다. 《아버지, 아버지께서 빌어주실 복이 하나도 남지 않았다는 말씀입니까. 아버지, 저에게도 복을 빌어주십시오.》 입을 다문채 말이 없던 이삭 앞에서 에서는 목놓아울었다.
(39) 아버지 이삭이 아들에게 대답하였다. 《네가 살 땅은 기름지지 않은 땅, 하늘에서 이슬 한 방울 내리지 않는 땅이다
(40) 칼만이 너의 밥줄이 되리라. 너는 동생을 섬겨야 할 몸, 너 스스로 힘을 길러 그가 씌워준 멍에를 목에서 떨쳐 버려야 하리라.》
(41) 에서는 아버지 야곱에게 복을 빌어준 일로 야곱을 미워하였다. 에서는 속으로 《아버지 상을 입을 날도 멀지 않았으니 그때 동생 야곱을 없애 버리리라.》고 마음먹었다.
(42) 리브가는 큰 아들 에서가 한 말을 전해 듣고는 작은 아들 야곱을 불러 놓고 일렀다. 《큰일 났다. 형 에서가 너를 죽이지 않고는 속이 풀리지 않을 모양이다.
(43) 그러니 야곱아, 내가 시키는대로 하여라. 곧 하란으로 몸을 피해 라반아저씨를 찾아가거라.
(44) 네 형의 분이 풀릴 때까지 잠시 외삼촌댁에 가있거라.
(45) 네 형의 노여움이 풀려 네가 한 일을 잊을 만하면 내가 사람을 보내어 데려오리라. 한꺼번에 너의 두 형제를 잃고서야 내가 어떻게 살겠느냐.》
(46) 리브가가 이삭에게 호소하였다. 《헷녀자들이 보기 싫어 죽겠습니다. 만일 야곱이 이 땅에 사는 저 따위 녀자를 안해로 맞는다면 무슨 살맛이 있겠습니까.》
창세기 제28장
(1) 이삭은 야곱을 불러들여 복을 빌어주며 단단히 일렀다. 《너는 아예 가나안 녀자에게 장가들
지 말아라.
(2) 너는 바딴아람의 브두엘 외할아버지댁으로 가거라. 거기에서 라반 아저씨의 딸 하나를 안해로 삼아라.
(3) 전능하신 하느님께서 너에게 복을 주시여 네 후손이 불어나 아주 번성하게 해 주실 것이다. 그래서 너는 여러 민족의 집단으로 발전할 것이다.
(4) 하느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주셨던 복을 네 후손에게도 주시여 네가 지금 자리잡고 사는 이 땅을 아브라함의 뒤를 이어 차지하게 되기를 바란다.》
(5) 그리고 이삭은 야곱을 떠나보냈다. 야곱은 바딴아람으로 아람 사람 브두엘의 아들 라반을 찾아 길을 떠났다. 라반은 야곱과 에서의 어머니 리브가의 오빠였다.
(6) 에서는 아버지 이삭이 야곱에게 복을 빌어주고 바딴아람으로 보내어 거기에서 장가들게 하였다는 것과 그에게 복을 빌어주면서 가나안 녀자에게는 장가들지 말라고 엄명했다는 것을 알았다.
(7) 또 야곱이 아버지와 어머니가 시키는대로 바딴아람으로 떠났다는 것도 알았다.
(8) 에서는 아버지 이삭이 가나안 녀자를 달갑게 여기지 않는다는 것을 보고
(9) 이미 장가를 갔음에도 불구하고 아브라함의 아들 이스마엘한테 가서 이스마엘의 딸이요 느바욧의 누이인 마할랏에게 또 장가를 들었다.
(10) 야곱은 브엘세바를 떠나 하란을 향하여 가다가
(11) 한 곳에 이르러 밤을 지내게 되었다. 해는 이미 서산으로 넘어간 뒤였다. 그는 그곳에서 돌을 하나 주워 베개 삼고 그 자리에 누워 잠을 자다가
(12) 꿈을 꾸었다. 그는 꿈에 땅에서 하늘에 닿는 층계가 있고 그 층계로 하느님의 천사들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을 보고 있었는데
(13) 여호와께서 그의 옆에 나타나시더니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나는 여호와 네 할아버지 아브라함의 하느님이요, 네 아버지 이삭의 하느님이다. 나는 네가 지금 누워있는 이 땅을 너와 네 후손에게 주리라.
(14) 네 후손은 땅의 티끌만큼 불어나서 동서남북으로 널리 퍼질 것이다. 땅에 사는 모든 종족이 너와 네 후손의 덕을 입을 것이다.
(15)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켜주다가 기어이 이리로 다시 데려오리라. 너에게 약속한 것을 다 이루어줄 때까지 나는 네 곁을 떠나지 않으리라.》
(16) 야곱은 잠에서 깨여나 《참말 여호와께서 여기 계셨는데도 내가 모르고 있었구나.》 하며
(17) 두려움에 사로잡혀 웨쳤다. 《이 얼마나 두려운 곳인가. 여기가 바로 하느님의 집이요. 하늘문이로구나.》
(18) 야곱은 아침 일찍 일어나 베고 자던 돌을 세워 석상을 삼고 그 꼭대기에 기름을 붓고는
(19) 그곳을 벧엘이라 불렀다. 그 마을의 본 이름은 루스였다.
(20) 그리고 야곱은 이렇게 서원하였다. 《만일 제가 이 길을 가는동안 하느님께서 저와 함께하여 주시고 저를 지켜주셔서 먹을 량식과 입을 옷을 마련해 주시고
(21) 무사히 아버지 집으로 돌아가게만 하여 주신다면 저는 여호와님을 제 하느님으로 모시고
(22) 제가 세운 이 석상을 하느님의 집으로 삼겠습니다. 하느님께서 저에게 무엇을 주시든지 그 십분의 일을 반드시 드리겠습니다.》
창세기 제29장
(1) 야곱이 길을 떠나 동방사람들이 사는 땅으로 가서
(2) 보니 들에 우물이 있고 그 곁에는 양들이 세 무리로 엎드려 있었다. 사람들이 우물에서 물을 길어 양떼에게 먹이고 있었는데 그 우물에는 큰 돌뚜껑이 덮여 있었다.
(3) 그 돌뚜껑은 양떼가 다 모이면 우물에서 굴려냈다가 양떼에게 물을 먹이고나서는 다시 제자리에 덮어두는 것이었다.
(4) 야곱이 거기에 있는 사람들에게 물었다. 《여보십시오. 당신들은 어디에서 오신분들입니까.》 그들이 대답하였다. 《우리는 하란에서 왔습니다.》
(5) 그가 물었다. 《그러면 나홀의 아들 라반을 아시겠군요.》 그들이 대답하였다. 《알고 말고요.》
(6) 야곱은 그가 어떻게 지내느냐고 물었다. 그들이 대답하였다. 《예, 잘들 지냅니다. 아, 저기 라반의 딸 라헬이 양떼를 몰고 오는군요.》 이 말을 듣고
(7) 야곱이 말하였다. 《아직 대낮이 아닙니까. 집짐승을 모아들일 시간도 아닌데 왜 양떼에게 물을 먹여가지고 가서 풀을 뜯기지 않습니까.》
(8) 그들이 대답하였다. 《양떼가 다 모여들기 전에는 안됩니다. 다 모인 다음에야 이 우물에서 돌뚜껑을 굴려내고 양들에게 물을 먹이게 되어 있습니다.》
(9) 야곱이 그들과 말을 주고 받고 있을 때 목동 라헬이 아버지의 양떼를 몰고 왔다.
(10) 야곱은 외삼촌 라반의 딸 라헬과 외삼촌의 양떼를 보자 선뜻 나서서 우물에서 돌뚜껑을 굴려내고 외삼촌 라반의 양들에게 물을 먹였다.
(11) 라헬에게 입맞추고 소리내여 울었다.
(12) 그리고 라헬의 아버지가 자기의 외삼촌이며 자기 어머니가 리브가라고 말하자 라헬은 아버지에게 달려가서 이 말을 전하였다.
(13) 라반은 친 누이의 몸에서 난 조카 야곱이 왔다는 소식을 듣고 뛰여가서 만나 그를 껴안고 입을 맞추고는 집으로 데리고 갔다. 야곱이 그동안에 겪은 이야기를 들려주자
(14) 라반은 《너야말로 내 골육임이 틀림없다.》 라고 말하였다. 이리하여 야곱은 그 집에서 한달동안 머물러 있었다.
(15) 하루는 라반이 야곱에게 물었다. 《네가 내 골육이라고 해서 내 일을 저지해서야 되겠느냐. 품삯을 얼마나 주면 좋겠는지 말해보아라.》
(16) 그런데 라반에게는 딸이 둘 있었다. 큰 딸은 레아요, 작은 딸은 라헬이었다.
(17) 레아는 부드러운 눈매를 하고 있었지만 라헬은 몸매는 아름답고 용모도 예뻐서
(18) 야곱은 라헬을 더 좋아하였다. 그래서 그는 7년동안 외삼촌의 일을 해드릴터이니 작은 따님 라헬을 달라고 청하였다.
(19) 라반은 《다른 사람에게 주느니보다 너에게 주는 편이 낫겠다.》 하면서 같이 살자고 하였다.
(20) 그로부터 야곱은 라헬에게 장가들 생각으로 일을 했다. 7년이라는 세월도 며칠밖에 안되듯 지나갔다. 그만큼 그는 라헬을 좋아했던 것이다.
(21) 마침내 야곱은 라반에게 기한이 다 찼으니 라헬을 안해로 맞아 같이 살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22) 그래서 라반은 그 고장에 사는 사람들을 모두 청해놓고 잔치를 베풀었다.
(23) 밤이 되어 라반은 딸 레아를 야곱에게 데려다 주었다. 그것도 모르고 야곱은 그와 한자리에 들었다.
(24) 이 때 라반은 딸 레아에게 계집종 실바를 몸종으로 주어 거느리게 하였다.
(25) 아침이 되어 야곱이 눈을 떠보니 어이없게도 그것은 레아였다. 야곱은 라반에게 항의하였다. 《삼촌이 저에게 이런 실수가 있습니까. 저는 라헬에게 장가들려고 삼촌 일을 해드린 것이 아닙니까. 왜 저를 속이시는 것입니까.》
(26) 라반은 《우리 고장에서는 작은 딸을 큰 딸보다 먼저 시집보내는 법이 없네.》 하며 부탁하였다.
(27) 《초례기간 한 주일만 채워주면 작은 딸도 주지. 그 대신 또 7년동안 내 일을 해주어야 하네.》
(28) 야곱은 그 말대로 한 주일을 채웠다. 그제야 라반은 야곱에게 딸 라헬을 안해로 주었다.
(29) 라반은 딸 라헬에게도 자기 계집종 빌하를 몸종으로 주어 거느리게 하였다.
(30) 야곱은 라헬과도 한 자리에 들었다. 그는 라헬을 레아보다 더 사랑하였다. 그는 또 7년동안을 라반의 집에서 일해야 했다.
(31) 여호와께서는 레아가 남편에게 차별대우를 받는 것을 보시고 그의 태를 열어주셨다. 그러나 라헬은 아이를 잉태하지 못하였다.
(32) 레아는 마침내 임신하여 아이를 낳았다. 그리고는 《여호와께서 나의 억울한 심정을 살펴주셨구나. 이제는 남편이 나를 사랑해주겠지》하면서 아이 이름을 르우벤이라 불렀다.
(33) 레아는 또 임신하여 아이를 낳았다. 그리고는 《내가 차별대우를 받아 하소연하는 소리를 들으시고 여호와께서 나에게 또 아들을 주셨구나.》 하면서 아이 이름을 시므온이라 불렀다.
(34) 그는 또 임신하여 아들을 낳았다. 그리고는 《이렇게 아들 셋이나 낳아드렸으니 이제는 남편이 별 수 없이 나한테 매이겠지》하면서 아이 이름을 레위라고 불렀다.
(35) 그는 또 임신하여 아들을 낳았다. 그리고는 《이제야말로 내가 여호와를 찬양하리라.》 하면서 아이 이름을 유다라 불렀다. 그뒤 얼마동안 레아는 아이를 낳지 못했다.
창세기 제30장
(1) 한편 라헬은 야곱에게 아이를 낳아주지 못하게 되자 언니를 시새우며 야곱에게 투덜거렸다. 《저도 자식을 갖게 해주세요. 그러지 않으면 죽어 버리겠어요.》
(2) 야곱은 화를 내며 야단을 쳤다. 《하느님께서 당신의 태를 닫아 아이를 못낳게 하시는데 나더러 어떻게 하란 말이요.》
(3) 그러자 라헬이 말하였다. 《저에게 몸종 빌하가 있지 않습니까. 그의 방에 드셔요. 빌하가 혹시 아이를 낳아 제 무릎에 안겨줄지 압니까. 빌하의 몸에서라도 아들을 얻어 당신의 혈통을 이어드리고 싶어요.》
(4) 라헬은 몸종 빌하를 야곱의 첩으로 들여보냈다. 야곱이 그와 한 자리에 들었더니
(5) 빌하가 마침 임신하여 야곱의 아들을 낳았다.
(6) 라헬은 《하느님께서 내 사정을 바로 보살펴 내 호소를 들으시고 나에게 아들을 주셨구나.》 하면서 아이의 이름을 단이라 불렀다.
(7) 라헬의 몸종 빌하가 또 임신하여 야곱에게 두 번째로 아들을 낳아주었다.
(8) 라헬은 《내가 언니와 겨루는데 하느님께서 편들어 주셔서 드디어 이겼구나.》 하면서 아이 이름을 납달리라 불렀다.
(9) 레아는 다시 아이를 낳지 못할줄 알고 몸종 실바를 야곱에게 첩으로 들여 보냈다.
(10) 레아의 몸종 실바도 야곱에게 아들을 낳아 주었다.
(11) 레아는 《행운이 돌아 왔구나.》 하면서 아이 이름을 갓이라 불렀다.
(12) 레아의 몸종 실바가 야곱에게 두 번째 아들을 낳아주었다.
(13) 레아는 《참 잘 됐다. 모든 녀자가 나를 행복한 녀자라 부르겠지.》 하면서 아이 이름을 아셀이라 불렀다.
(14) 보리를 거둘 때가 되어 르무벤이 밭에 나갔다가 자귀나무(합환채 -[두다임] 임신촉진제)를 발견하여 어머니 레아에게 갖다 드렸다. 라헬이 이것을 알고 레아에게 졸라댔다. 《언니 아들이 캐여온 자귀나무를 좀 나누어 주구려.》
(15) 그러나 레아는 《네가 나에게서 남편을 빼앗고도 무엇이 부족해서 이제 내 아들이 캐온 자귀나무마저 달라느냐.》 하며 역정을 내였다. 그러저 라헬은 《언니 아들이 캐온 자귀나무를 주면 오늘밤 그분을 언니방에 드시도록 하리다.》 하였다.
(16) 저녁 때가 되어 야곱이 밭에서 돌아오자 레아가 나가서 맞으며 《당신은 오늘 제 집에 드셔야 합니다.》 하며 자기 아들이 캐온 자귀나무로 치를 값을 해달라고 하였다. 야곱은 그날 밤 레아와 한 자리에 들었다.
(17) 하느님은 레아의 호소를 들으시고 레아에게 아이를 점지해 주셨다. 그리하여 레아는 야곱에게 다섯 번재 아들을 낳아주었다.
(18) 레아는 《내가 남편에게 내 몸종을 드린 값을 이제 하느님께서 갚아주셨구나.》 하면서 아이 이름을 이싸갈이라 불렀다.
(19) 레아는 다시 임신해서 여섯 번째로 야곱에게 아들을 낳아 주었다.
(20) 레아는 《하느님께서 이렇듯이 나에게 좋은 선물을 주시다니, 내가 남편에게 아들을 여섯이나 낳아드렸으니 이제는 그분이 나를 위해주시겠지.》 하면서 아이 이름을 스불론이라 불렀다.
(21) 그후 레아는 또 딸을 낳고 이름을 디나라고 불렀다.
(22) 하느님께서는 라헬도 돌보시여 그의 기도를 들으시고 그의 태를 열어주셨다.
(23) 마침내 라헬은 임신하여 아들을 낳고는 《하느님께서 나의 부끄러움을 씻어 주셨다.》 하면서
(24) 아이 이름을 요셉이라 부르고 《여호와께서 나에게 아들을 하나 더 점지해 주셨으면 오죽이나 좋으랴.》 하였다.
(25) 라헬이 요셉을 낳은 다음 야곱이 라반에게 청하였다. 《저를 제 고향, 제 땅으로 보내주십시오.
(26) 제가 장인어른을 도와드린 값으로 얻은 두 안해와 자식들을 내주어 돌아가게 해주십시오. 제가 장인을 어떻게 섬겼는지 장인은 잘 아시지 않습니까.》
(27) 그러자 《내 생각도 좀 해다오.》 하며 라반이 말하였다. 《내가 점을 쳐보니 내가 받은 이 복은 여호와께서 너를 보고 주신 복이더구나.》
(28) 다시 말을 이었다. 《품값은 네가 말하는대로 줄터이다. 말해 보아라.》
(29) 그가 대답하였다. 《제가 장인을 어떻게 섬겼는지 장인은 아십니다. 제가 돌보는 동안에 장인의 집짐승이 얼마나 불었는지도 아실 것입니다.
(30) 제가 여기 왔을 때만해도 장인의 재산은 보잘 것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얼마나 불었습니까. 제 손이 가는 일 하나하나가 모두 장인께 내리는 여호와의 복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언제쯤이나 제 일이라고 해보겠습니까.》
(31) 라반이 물었다. 《그러면 어떻게 해주랴.》 그가 대답하였다. 《아무 것도 안주셔도 됩니다. 다만 이렇게만 해주신다면 장인의 양떼를 다시 먹이며 돌보겠습니다.
(32) 오늘 제가 장인의 양떼를 모두 돌아보고 그 가운데서 검은 양새끼와 얼룩지고 점 있는 염소를 골라 내겠습니다. 그것을 삯으로 주십시오.
(33) 훗날 제가 삯으로 받은 양떼를 와보시면 제가 얼마나 정직한가를 아시게 될 것입니다. 만일 제가 차지한 몫 가운데 얼룩지지도 않고 점도 없는 염소가 있거나 검지 않은 새끼가 있으면 제가 훔친 것이라고 하셔도 아무 말 않겠습니다.》
(34) 라반은 《그게 좋겠다. 네 말대로 하자.》 라고 쾌히 승낙하고
(35) 그날로 희끗희끗한 줄무늬가 있거나 얼룩점이 있는 숫염소와 암염소와 검은 양새끼를 모두 빼돌려 자기 아들들에게 맡겨 돌보게 하였다.
(36) 그리고 라반은 사흘길 갈만큼 야곱을 멀리 떼어 놓고 나머지 양들을 치게 하였다.
(37) 야곱은 미루나무와 감복숭아 나무와 플라타나스 푸른 가지들을 꺾어 흰줄무늬가 나게 껍질을 벗겼다.
(38) 야곱은 껍질을 벗긴 그 가지들을 물먹이는 구유 안에 세워놓아 양떼가 와서 그것을 보면서 물을 먹게 하였다. 양들은 물을 먹으려 와서 거기에서 교미하였다.
(39) 양들은 그 나무 가지들 앞에서 교미하고는 줄무늬가 있거나 얼룩진 새끼를 낳았다.
(40) 야곱은 그런 양새끼들을 갈라 놓았다. 라반의 양떼 가운데서 줄무늬가 있는 것이나 검은 것은 그 양떼에서 골라내였다. 이렇게 자기 양떼를 라반의 양무리와 섞이지 않게 골라 내었다.
(41) 그런데 야곱은 양떼 가운데서도 튼튼한 것들이 교미할 때만 그 나무가지들을 구유안에 세워 놓아 양들이 그것을 보면서 교미하게 하였다.
(42) 그러나 약한 양들이 교미할 때는 그 나무가지들을 세워 놓지 않았다. 그래서 약한 새끼들은 라반의 것이 되고 튼튼한 것들은 야곱의 것이 되었다.
(43) 이렇게 해서 야곱은 아주 큰 부자가 되었다. 양떼 뿐 아니라 남종과 녀종, 락타와 나귀도 많았다.
창세기 제31장
(1) 야곱은 라반의 아들들이 《야곱이 우리 아버지 것을 다 빼냈다. 그 녀석이 우리 아버지 것을 가로채여 저렇게 부자가 되었다.》 고 수군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2) 야곱이 보기에도 라반이 자기를 보는 눈이 전같지 않았다.
(3) 여호와께서 말씀하셨다. 《할아버지 때부터 살던 네 고향친척에게로 돌아가거라, 내가 너와 함께 있으리라.》
(4) 야곱은 사람을 라헬과 레아에게 보내여 그의 양떼가 있는 들로 불러 내여
(5) 의논하였다. 《당신들의 아버지가 나를 보는 눈이 전과 같지 않소. 그러나 내 아버지의 하느님께서는 내곁을 떠나신 적이 없었소.
(6) 내가 얼마나 힘을 다해서 당신들의 아버지를 섬겼는지는 당신들만은 알 것이요.
(7) 그런데 당신들의 아버지는 나를 속여 나에게 주기로 한 삯을 열번이나 바꿔쳤소. 그렇지만 하느님께서는 당신들의 아버지가 나에게 손해를 입히도록 내 버려주시지 않으셨소.
(8) 그래서 장인이 점박이를 삯으로 정해주시면 양들이 모두 점 있는 새끼를 낳았고, 줄무늬 있는 것을 삯으로 정해주면 양들이 모두 줄무늬 있는 새끼를 낳았소.
(9) 하느님께서는 이처럼 당신들 아버지의 집짐승을 거두어 나에게 주셨소.
(10) 양들이 암내를 낼 즈음에 나는 마침 꿈에 줄무늬나 점이 있거나 얼룩얼룩한 숫염소들이 와서 교미하는 것을 보고 있었는데
(11) 하느님의 천사가 <야곱아,> 하고 나를 불렀소. <어서 말씀하십시오.> 했더니
(12) <고개를 들어 보아라. 교미하는 숫염소는 모두 줄무늬 있는 것, 점박이, 얼룩진 것들 뿐이다. 나는 네가 라반에게 당한 일을 다 안다.
(13) 나는 네가 석상에 기름을 붓고 나에게 서원을 했던 벧엘의 하느님이다. 어서 이 땅을 떠나 네 고향으로 돌아가거라.> 하셨소.》
(14) 라헬과 레아가 대답하였다. 《아버지집에서는 우리에게 돌아올 몫을 더 바랄 수 없습니다.
(15) 아버지는 우리를 마치 남처럼 여겼습니다. 아버지는 우리를 팔아먹었을뿐아니라 우리에게 돌려주셔야 할 돈도 혼자 가로채신거예요.
(16) 하느님께서우리 아버지에게서 빼앗아주신 재산은 어디까지나 우리 것이요, 우리 자식들의것입니다. 그러니 하느님께서 분부하신대로 하십시오.》
(17) 그래서 야곱은 서둘러 처자들을 락타에 태우고
(18) 모든 집징승떼를 몰고 아버지 이삭을 찾아 가나안땅으로 길을 떠났다. 이 모든 집짐승떼는그가 바딴아람에서 번것이었다.
(19) 라헬은 마침 라반이 양털을 깎으러 나간 틈을 타서 친정집 수호신들을 훔쳐냈다.
(20) 야곱은 아람사람 라반을 깜쪽같이 속여 도망칠 내색을 조금도 보이지 않고 있다가
(21) 식구들을 거느리고 재산을 모아가지고 도망쳤다. 그는 길을 떠나 강을 건너 길르앗산악지대를 향하여 가고 있었다.
(22) 라반은 야곱이 도망친지 사흘만에야 그 소식을 전해 들었다.
(23) 라반은 일가친척을 이끌고 이렛길을 달려 길르앗 산악지대에서 야곱을 따라 잡았다.
(24) 그날 밤 아람사람 라반의 꿈에 하느님께서 나타나시어 야곱과 시비를 따지지 말라고 이르셨다.
(25) 라반이 야곱을 따라잡았을 때 야곱이 산에 천막을 쳐놓았으므로 라반도 길르앗산에 천막을 쳤다.
(26) 라반이 《어찌 이럴 수가 있느냐》고 하면서 야곱을 나무랐다.《어쩌자고 나를 깜쪽같이 속이고 내 딸을 전쟁포로로 잡아가듯이 하느냐.
(27) 왜 이렇게 나를 속이고 쥐도새도 모르게 도망치는거냐. 나에게 알렸더라면 소고를 치고 수금을 타고 노래를 부르며 즐겁게 떠나보냈을 것이 아니냐.
(28) 내 손자들이며 내 딸들에게 입을 맞추고 떠나보내지도 못하게 하다니 이런 바보짓이 어디 있느냐
(29) 나는 얼마든지 너를 해칠 수 있다. 그러나 어제밤에 네 아버지의 하느님께서 너와 시비를 따지지 말라고 하셨다.
(30) 네가 아버지 집이 너무 그리워 떠나간다는 것은 알고도 남을 일이다. 하지만 내 집 수호신들은 왜 훔쳐가는 거냐.》
(31) 야곱이 라반에게 대답하였다. 《장인께서 제 처들을 빼앗지나 않을까 걱정스러워 그랬습니다.
(32) 그러나 우리들 가운데 장인댁 수호신들을 감추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죽이셔도 좋습니다. 그리고 우리 짐 속에 장인의 물건이 있거든 이 일가친척이 지켜보는데서 찾아가십시오.》 야곱은 라헬이 그 수호신들을 훔쳐 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것이다.
(33) 라반은 야곱의 천막과 레아의 천막, 그리고 두 녀종의 천막을 차례로 들어가 뒤져 보았으나 찾아내지 못했다. 라반은 레아의 천막에서 나와 라헬의 천막으로 들어갔다.
(34) 라헬은 그 수호신들을 락타 안장 속에 집어 넣고 그우에 올라앉아 있었다. 라반은 천막안을 모조리 뒤져 보았으나 역시 찾아내지 못했다.
(35) 이때 라헬이 아버지에게 말하였다. 《아버님. 노여워마십시오. 저는 지금 월경중이어서 아버님께서 오셨는데도 락타에서 내리지 못합니다.》 라반은 샅샅이 뒤져보았으나 수호신들을 끝내 찾지 못했다.
(36) 야곱은 화가나서 라반에게 따지고 들었다. 《저에게 무슨 잘못이 있다고 무슨 못할 짓을 했다고 이토록 숨가쁘게 쫓아 오셨습니까
(37) 제 짐을 다 뒤져보셨는데 그 속에 장인의것이 하나라도 있었습니까. 있거든 우리 집안과 장인 집안의 사람이 지켜보는 이 앞에다 내 놓으십시오. 이 사람들더러 우리 둘 사이에 누구에게 잘못이 있는지 가리게 합시다.
(38) 지금까지 20년이나 저는 장인과 함께 살아 왔습니다. 그동안 장인의 암양과 암염소 가운데 한 마리라도 류산한 일이 있었습니까. 저는 장인의 양떼가운데 수양 한 마리라도 잡아먹은적이 없습니다.
(39) 양이 맹수에게 물려죽어도 그것을 장인께 가져가지 않고 제가 물어냈습니다. 또한 밤에 도적을 맞았든지 낮에 도적을 맞았든지 장인께서는 그것을 저한테 물리셨습니다.
(40) 저로 말하면 낮에는 더위에 허덕였고 밤에는 추위에 떨면서 제대로 눈도 붙이지 못했습니다.
(41) 저는 장인댁에서 20년을 같이 살았습니다. 14년은 장인의 딸들에게 장가를 들려고 장인의 일을 도와드렸고 6년은 장인의 양떼를 돌보았습니다. 그러나 장인은 저에게 주기로 약속한 삯을 열번이나 바꿔치기 하였습니다.
(42) 만일 제 할아버지 아브라함의 하느님, 아버지 이삭을 돌보시던 두려운분이 제편이 아니셨더라면 장인은 저를 빈털터리로 내쫓았을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내가 얼마나 보람없는 고생을 했는지를 살피시고 어제밤에 판결을 내리신 것입니다.》
(43) 라반이 야곱에게 말하였다. 《이 녀자들은 내 딸이요, 이 아이들은 내 손자요, 이 양떼도 다 내것이다. 네 눈앞에 있는 것 어느하나 내것 아닌 것이 있느냐. 그러나 내 딸들과 그 애들이 낳은 아이들을 이제 내가 어떻게 하겠느냐.
(44) 그러니 이리와서 너와 나 사이에 계약을 맺자. 돌무더기를 쌓아 너와 나 사이에 증거로 삼자.》
(45) 야곱은 돌 하나를 세워 그것을 석상으로 삼았다.
(46) 그리고 자기 집안사람들에게 돌을 많이 모아오라고 하였다. 그들은 돌을 가져다가 돌무더기를 만들고 그 돌무더기 옆에서 잔치를 차려 먹었다.
(47) 그 돌무더기를 라반은 여갈사하두다라 불렀으나 야곱은 갈르엣이라고 불렀다.
(48) 라반은 《오늘 이 돌무더기가 너와 나 사이의 증거가 될 것이다.》 라고 말하였다. 그래서 그 이름을 갈르엣이라 부르게 되었다.
(49) 그것을 또 미스바라고도 불렀는데 그것은 그가 이런 말을 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서로 헤여져 있는동안 여호와께서 우리를 감시하실 것이다.
(50) 네가 내 딸들을 구박하거나 내 딸들을 두고 다른 녀자에게 장가를 들면 누가 우리를 보지 않는다 하더라도 하느님께서 너와 나 사이에 증인이 되신다.》
(51) 그리고 라반은 야곱에게 다짐하였다. 《이 돌무더기를 보아라. 너와 나 사이에 세워진 이 석상을 보아라.
(52) 내가 이 돌무더기를 지나 너를 치러가지 못하고 네가 이 돌무더기와 석상을 지나 나를 치러 오지 못한다는 것을 이 돌무더기가 증거하고 석상이 증거한다.
(53) 아브라함의 하느님과 나홀의 하느님께서 우리 사이를 판가름해 주시기를 바란다.》 야곱은 아버지 이삭을 돌보시던 두려운 신을 두고 서약하였다.
(54) 그리고 그 산에서 제물을 드리고 일가친척을 잔치에 초청하였다. 그들은 산에서 그 잔치음식을 먹고 밤을 거기에서 묵었다.
(55) 이튿날 아침 라반은 일찌기 일어나 손자들과 딸들에게 입을 맞추고 복을 빌어준 다음 길을 떠나 제고장으로 돌아갔다.
창세기 제32장
(1) 야곱도 길을 떠났다. 그는 도중에 하느님의 사역군들과 마주쳤다.
(2) 야곱은 그들을 보고 《이곳이 하느님의 진지구나.》 하면서 그곳을 마하나임이라 하였다.
(3) 야곱은 에돔벌 세일지방에 있는 형 에서에게 머슴들을 먼저 보내면서
(4) 형 에서에게 다음과 같이 전하라고 시켰다. 《이 못난 동생 야곱이 문안드립니다. 그간 라반에게 몸붙여살다가 보니 이렇게 늦었습니다.
(5) 지금 저는 황소와 나귀와 양떼가 생겼고 남종과 녀종까지 거느리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형님께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아무쪼록 너그럽게 보아주십시오.》
(6) 머슴들이 다녀와서 야곱에게 고하였다. 《주인님의 형님 에서께 다녀왔습니다. 에서께서는 지금 400명 부하를 거느리고 주인님을 만나러 오십니다.》
(7) 야곱은 덜컥 겁이 나고 걱정이 되어 일행과 양떼와 소떼, 락타떼를 두패로 나누었다.
(8) 에서가 한 패에 달려들어 쳐 죽이면 나머지 한 패라도 피하게해야겠다는 속셈이었다.
(9) 그리고나서 야곱은 기도를 드렸다. 《할아버지 아브라함의 하느님, 저에게 친척에게로 돌아가면 앞길을 열어주마고 약속하신 여호와여,
(10) 당신께서 이 종에게 베푸신 한결같으신 사랑을 저는 받을 자격이 없습니다. 이 강을 건널 때 제가 가진 것이란 지팽이 하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저는 이렇게 두 무리를 이루었습니다.
(11) 저를 형 에서의 손에서 건져주십시오. 에서가 와서 어미들과 자식들까지 우리 모두를 죽여 버리지나 않을가 두렵습니다.
(12) 당신께서는 〈네 앞길을 정녕 열어주고 네 자손이 바다가 모래처럼 셀 수 없이 불어나게 해주마.〉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13) 그날밤 그는 거기에서 묵으며 자기 소유 가운데서 형 에서에게 선물로 보낼 것을 골라 내였다.
(14) 암염소 200마리, 수염소 20마리, 암양 200마리, 수양 20마리,
(15) 젖을 빨리는 락타 30마리와 달린 새끼들, 암소 40마리, 황소 10마리, 암나귀 20마리, 수나귀 10마리,
(16) 야곱은 이것들을 따로 한 떼씩 떼어 종들의 손에 맡기며 앞서가되 떼와 떼사이에 거리를 두라고 일렀다.
(17) 야곱은 앞장설 종에게 이렇게 지시하였다. 《내 형 에서가 너를 만나 〈너는 누구의 종이냐. 어디로 가는중이냐. 네가 몰고 가는 이것들은 누구의 것이냐.〉 라고 묻거든
(18) 이렇게 대답하여라. 〈이것들은 당신의 종 야곱의 것입니다. 형님 에서께 드리는 선물입니다. 야곱은 뒤에 오십니다.〉》
(19) 야곱은 둘째, 셋째, 그리고 나머지 떼를 몰고가는자들에게도 에서를 만나면 꼭같은 말로 하도록 일렀다.
(20) 특히 《당신의 종 야곱은 뒤에 오십니다.》 라는 말을 잊지 말라고 일렀다. 선물을 먼저 보내여 에서의 마음이 풀어진 다음에 만나면 자기를 반겨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21) 그래서 야곱은 선물을 먼저 보냈던 것이다. 그리고 그는 그날밤을 천막에서 묵었다.
(22) 바로 그날밤 그는 일어나 두 안해와 두 녀종과 열 한 아들을 데리고 얍복나루를 건넜다.
(23) 그들을 데리고 개울을 건넌 다음 자기에게 달린 모든 것도 건네 보냈다.
(24) 그리고 야곱은 혼자 뒤떨어져 있었다. 그런데 어떤 분이 나타나 동이 트기까지 그와 씨름을 했다.
(25) 그분은 야곱을 이겨낼 수 없으리라는 것을 알고 야곱의 엉덩이뼈를 쳤다. 야곱은 그와 씨름을 하다가 환도뼈를 다치게 되었다.
(26) 그분은 동이 밝아오니 이제 그만 놓으라고 했지만 야곱은 자기에게 복을 빌어주지 않으면 놓아드릴수 없다고 떼를 썼다.
(27) 일이 이쯤되자 그분이 야곱에게 물었다. 《네 이름이 무엇이냐.》 《제 이름은 야곱입니다.》
(28) 《너는 하느님과 겨루어냈고 사람과도 겨루어 이긴 사람이다. 그러니 다시는 너를 야곱이라 하지 말고 이스라엘이라 하여라.》 이 말을 듣고
(29) 야곱이 말했다. 《당신의 이름이 무엇인지 가르쳐 주십시오.》 그분은 《내 이름은 무엇때문에 물어보느냐.》 하고는 야곱에게 복을 빌어주었다.
(30) 야곱은 《내가 여기서 하느님을 대면하고도 목숨을 건졌구나.》 하면서 그곳 이름을 브니엘이라 불렀다.
(31) 그가 다친 다리를 절뚝거리며 브니엘을 떠날 때에 해가 떠올랐다.
(32) 이스라엘 사람이 오늘날까지 환도뼈 힘줄을 먹지 않는 것은 야곱이 환도뼈를 얻어맞아 그 힘줄이 상했기때문이다.
창세기 제33장
(1) 야곱이 고개를 들어보니 마침 에서가 400명부하를 거느리고 오는 것이었다.
(2) 두 녀종과 그들에게서 난 자녀를 앞에 세우고 레아와 그에게서 난 자녀를 다음에, 그리고 라헬과 요셉을 맨 뒤에서 따라오게 하였다.
(3) 그리고 야곱은 앞장서서 걸어가다가 일곱 번 땅에 엎드려 절하면서 형에게로 나갔다.
(4) 에서는 마주 뛰어나와서 야곱의 목을 끌어안고 입을 맞추며 울음을 터트렸다.
(5) 그리고 녀자들과 아이들을 쳐다보며 물었다. 《이들은 너와 어떻게 되는 사람들이냐.》 야곱이 《이것들은 하느님께서 과분하게도 이 못난 당신의 종에게 주신 자식들입니다.》 하고 대답하는데
(6) 두 녀종과 그들에게서 난 자식들이 앞으로 나와서 엎드려 절했다.
(7) 또 레아와 그의 자식들도 앞으로 나와서 절하고 요셉과 라헬까지 나와서 엎드려 절했다.
(8) 에서가 물었다. 《내가 오다가 만난 집짐승떼들은 웬 것들이냐.》 그가 대답하였다. 《형님께서 저를 너그럽게 보아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드리는 것입니다.》
(9) 에서는 《야곱아. 내 살림도 넉넉하다. 네것은 네가 가져라.》 하고 굳이 사양했지만
(10) 야곱은 야곱대로 받아달라고 사정하였다. 《그런 말씀은 마십시오. 저를 동생으로 여기시거든 제 선물을 받아주십시오. 형님이 저를 이렇듯이 사랑으로 맞아주시니 형님 얼굴을 쳐다보는 것이 마치 하느님을 뵙는것 같습니다.
(11) 하느님께서 저를 잘 돌보아주셔서 제 살림은 이렇게 넉넉하답니다. 그러니 제가 드리는 선물을 받아주셔야 하겠습니다.》 이윽고 에서는 마지 못해 받으며
(12) 말하였다. 《이러고있을것이 아니다. 어서 가자. 내가 앞장서마.》
(13) 그러나 야곱은 《형님도 보시다싶이 저에게는 약한 어린것들이 있습니다.》 하며 말하였다. 《그 뿐입니까. 새끼 달린 양, 새끼 달린 소들도 있습니다. 이것들은 모두 제 손만 쳐다보고 있습니다. 하루만 몰아쳐도 다 죽습니다.
(14) 그러니 형님께서는 먼저 떠나가십시오. 저는 이 집짐승떼와 아장거리는 어린 것들을 앞세우고 천천히 형님이 계시는 세일로 뒤따라가겠습니다.》
(15) 에서가 《그러면 내 부하 몇을 남겨두고 갈까.》 라고 말했으나 야곱은 기어이 사양했다. 《고맙기그지 없지만 그렇게까지 하실 것은 없습니다.》
(16) 그날 에서는 길을 떠나 세일로 돌아갔고
(17) 야곱은 숙곳으로 가 그곳에 집을 짓고 집짐승떼가 쉴 우리도 여러개 세웠다. 그래서 그곳 이름을 숙곳이라 부르게 된것이다.
(18) 야곱은 바딴아람을 떠나 마침내 가나안땅 세겜마을에 무사히 이르러 그 앞에 천막을 쳤다.
(19) 야곱은 자기가 천막친 땅을 세겜의 아버지 하몰의 아들들에게서 은 백량을 주고 샀다.
(20) 그리고 거기에 제단을 쌓고 그제단을 《이스라엘 하느님 엘》이라 불렀다.
창세기 제34장
(1) 레아가 야곱에게 낳아준 딸 디나가 그 고장 녀자들을 보러 나갔다.
(2) 마침 그 지방 군주인 히위사람 하몰의 아들 세겜이 디나를 보고 붙들어다가 겁탈하였다.
(3) 세겜은 야곱의 딸 디나에게 애타게 애정을 호소하였다.
(4) 그리고 세겜은 아버지 하몰에게 디나와 결혼하게 해달라고 졸랐다.
(5) 딸 디나가 욕을 보았다는 소문이 야곱에게 전해졌을 때 그의 아들들은 들에 나가서 집짐승을 돌보고 있었다. 야곱은 그들이 돌아올 때까지 이 일을 입밖에 내지 않았다.
(6) 세겜의 아버지 하몰이 야곱에게 청혼하려 왔다.
(7) 마침 야곱의 아들들은 들에서 돌아와 그 이야기를 듣고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어 있었다. 세겜
이 야곱의 딸을 겁탈하다니, 뻔뻔스럽게 이스라엘을 욕보이다니 화가 안날 수 없었다.
(8) 그런 형편인데 하몰이 그들에게 청혼을 하는 것이었다. 《제 아들녀석이 댁의 따님에게 아주 반해 버렸습니다. 그러니 댁의 따님을 저의 집에 며느리로 보내주십시오.
(9) 우리와 서로 통혼합시다. 당신네 딸을 우리에게 주시고 우리 딸을 당신들이 데려가십시오.
(10) 우리와 어울려 지내면서 이 지방 어디에서나 마음대로 사십시오. 자리를 잡으시고 자유로 돌아다니며 땅을 차지하셔도 좋습니다.》
(11) 세겜도 디나의 아버지 오빠들에게 청을 드렸다. 《너그러이 보아주십시오. 무엇이든지 말씀만 하십시오. 다 드리겠습니다.
(12) 신부 몸값과 선물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댁의 따님을 안해로 맞게 해주시기만 한다면 무엇이든지 말씀하시는대로 드리겠습니다.》
(13) 야곱의 아들들은 자기들의 누이 디나가 욕본 것을 생각하면 화가 치밀었지만 시치미를 떼고 세겜과 그의 아버지 하몰에게 대답하였다.
(14) 《안됩니다. 할례받지 않은 사람에게 우리 누이를 줄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우리에게 부끄러운 일입니다.》 그러면서 야곱의 아들들은 그들에게 이렇게 제기하였다.
(15) 《한 가지 길은 있습니다. 당신네 남자가 모두 우리처럼 할례를 받겠습니까. 그래야만 우리는 당신들의 청혼을 들어줄 수 있습니다.
(16) 그리고나서야 우리 딸을 당신들이 맞아가고 당신들의 딸을 우리가 맞아오며 어울려 살 수 있단 말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한 겨레가 될 것입니다.
(17) 당신들이 이 조건을 받아들일 수가 없어 할례를 받지 않는다면 우리는 누이를 데리고 여기를 떠나겠습니다.》
(18) 하몰과 아들 세겜은 야곱의 아들들이 내놓은 조건이 좋을 것 같았다.
(19) 그래서 그 젊은이는 서둘러 할례를 받았다. 그만큼 그는 야곱의 딸을 좋아했던 것이다. 그런데 그는 온 가문에서도 가장 세도있는 사람이였다.
(20) 하몰과 그의 아들 세겜은 성문에 나가 자기들이 다스리는 주민들에게 이렇게 공포하였다.
(21) 《이분들은 아무하고나 잘 어울리는 분들이다. 이 고장에서 우리와 함께 살며 마음대로 왕래할 것이다. 이 땅은 어느쪽을 보아도 넓어서 그들도 함께 살수 있다. 그들의 딸을 우리의 안해로 맞아오고 그들도 우리의 딸을 안해로 맞아가게 하자.
(22) 그러나 이분들이 우리와 함께 살며 우리와 한겨레가 되는데는 한가지 조건이 있다. 그것은 그들이 할례를 받은 것처럼 우리 모든 남자도 할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23) 결국은 그들의 양떼와 재산과 모든 집짐승이 우리 것이 되지 않겠느냐. 그러니 그들이 내 놓은 조건을 수락하고 그들을 우리와 함께 살게 하자.》
(24) 성문께로 나온 모든 주민이 하몰과 그의 아들 세겜의 말을 받아들였다. 그래서 성문께로 나왔던 남자는 모두 할례를 받았다.
(25) 그 다음날 아직 아파서 신음하고 있을 때 야곱의 아들중 디나의 친오빠인 시므온과 레위가 칼을 빼들고 당당하게 성안으로 들어가 남자는 모조리 죽여 버렸다.
(26) 하몰과 그의 아들 세겜도 칼로 쳐죽이고 세겜의 집에서 디나를 데려내왔다.
(27) 야곱의 다른 아들들은 죽은 사람들에게 달려들어 시체를 털고 그 온 성을 털었다. 이렇게 하여 자기들의 누이가 욕본것을 보복하였다.
(28) 그들은 양떼, 소떼, 나귀떼뿐아니라 그 성안에나 들에 있는것은 모조리 빼앗아 가졌다.
(29) 모든 재산을 빼앗고 자식과 아낙네들을 사로잡고 집이라는 집은 다 털었다.
(30) 그러자 야곱은 시므온과 레위를 불러 나무랬다. 《너희 때문에 나는 이 지방에 사는 가나안사람과 브리스사람들에게 상종할 수 없는 추한 인간이 되고 말았다. 우리는 수가 얼마되지 않는데 그들이 합세하여 나를 치면 나와 내 가족은 몰살당할 수밖에 없다.》
(31) 그러나 그들은 《그자가 우리 누이를 창녀다루듯이 했는데도 가만이 있어야 한단 말입니까.》 하고 대답하였다.
창세기 제35장
(1) 하느님께서 야곱에게 말씀하셨다. 《이러고 있지 말고 벧엘에 올라가 거기에 자리를 잡으라. 네가 형 에서를 피해 갈 때 너에게 나타났던 이 하느님에게 제단을 쌓아바쳐라.》
(2) 야곱은 곧 그의 온 가족과 그가 거느리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 말하였다. 《너희에게 있는 남의 나라 신들을 내 버리라. 깨끗히 몸을 씻고 옷을 갈아 입어라.
(3) 이제 우리는 여기를 떠나 벧엘로 올라간다. 거기에서 나는 내가 어려움을 당할 때 나의 호소를 들어주시고 내가 가는 곳 어디에서나 보살펴주신 하느님께 제단을 쌓아 바치자고 한다.》
(4) 그들은 자기들에게 있는 남의 나라 신들과 귀에 걸고있던 귀걸이를 모두 야곱에게 내여 놓았다. 야곱은 세겜근처 느티나무 밑에 그것들을 모두 묻었다.
(5) 그리고 그들은 그 길로 떠났다. 그러나 신비한 두려움이 주위에 있는 도시들을 휘어잡아서 아무도 야곱의 자손들을 추격하지 못했다.
(6) 야곱은 자기에게 달린 사람들을 데리고 가나안땅 루스에 이르렀다. 이 루스가 곧 벧엘이다.
(7) 야곱은 거기에 제단을 쌓고 그곳 이름을 엘벧엘이라 하였다. 야곱이 형을 피해갈 때 하느님께서 그곳에서 그에게 나타나셨던 것이다.
(8) 벧엘 아래쪽 상수리나무 밑에는 리브가의 유모 드보라가 묻혀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곳을 알론바긋이라는 이름으로 불렀다.
(9) 야곱이 바딴아람에서 돌아오는데 하느님께서 다시 그에게 나타나셔서 복을 주시고
(10) 말씀하셨다. 《네 이름이 야곱이었지. 그러나 이제부터는 야곱이 아니라 이스라엘이라 부를 것이다.》 이리하여 그의 이름을 이스라엘이라 부르게 되었다.
(11) 하느님께서 계속해서 말씀하셨다. 《나는 전능한 하느님이다. 너는 많이 낳아 번성하거라. 너에게서 한 민족이, 아니 여러 민족이 모인 집단이 나리라. 네 후손 가운데서 왕들이 태여나리라.
(12) 아브라함과 이삭에게 주었던 이 땅을 내가 너에게 준다. 또한 너의 뒤를 이을 후손에게 준다.》
(13)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야곱에게 말씀하시고 그를 떠나 올라가셨다.
(14) 야곱은 하느님께서 자기와 말씀을 나누시던 그곳에 다 석상을 세웠다. 그는 그 돌기둥 우에 술을 붓고 또 기름을 부었다.
(15) 야곱은 하느님께서 자기와 말씀을 나누시던 그곳을 벧엘이라 이름지었다.
(16) 그들이 벧엘을 떠나가는 도중 에브랏까지는 아직 얼마 더 가야 하는데서 라헬이 몸을 풀게 되었는데 난산이었다.
(17) 아이를 낳지 못해 고생하는데 산파가 《걱정하지 마셔요. 이번에도 아들입니다.》 하고 위로하는 것이었다.
(18) 마침내 라헬은 죽게되어 숨을 거두면서 아이 이름을 벤오니라고 불렀다. 그러나 아이 아버지는 베냐민이라 불렀다.
(19) 라헬은 에브랏으로 가는 길가에 묻혔다. 에브랏은 곧 베들레헴이다.
(20) 야곱은 라헬의 무덤우에 비석을 세웠다. 그것이 이날까지 라헬의 묘비로 알려져 있다.
(21) 이스라엘은 다시 길을 떠나 에델망대를 지나 천막을 쳤다.
(22) 이스라엘이 그 땅에 살고 있을 때였다. 르우벤이 아버지의 첩 빌하와 간통하였는데 그 이야기가 이스라엘의 귀에도 들어갔다.
(23) 야곱에게는 아들 열 둘이 있었다. 야곱이 레아에게서 얻은 아들은 맏아들 르우벤, 그 아래로 시므온, 레위, 유다, 잇사갈, 스불론이었다.
(24) 요셉과 베냐민은 라헬에게서 얻은 아들이다.
(25) 단과 납달리는 라헬의 몸종 빌하에게서 얻은 아들이요.
(26) 갓과 아셀은 레아의 몸종 실바에게서 얻은 아들이다. 이들은 야곱이 바딴아람에 있을 때에 얻은 아들들이다.
(27) 야곱은 마침내 아버지를 찾아 길앗아르바라고도 불리는 마므레에 이르렀다. 그곳은 아브라함과 이삭이 몸붙여 살던 헤브론이다.
(28) 이삭은 180살이나 살았다.
(29) 이삭이 이렇게 명이 다하여 숨을 거두고 죽어 세상을 떠나 선조들 곁으로 가자 아들 에서와 야곱이 그를 안장하였다
창세기 제36장
(1) 에돔이라고도 불리는 에서의 족보는 다음과 같다.
(2) 에서는 안해를 가나안의 딸들 가운데서 골라 헷족 엘론의 딸 아다와 히위족 시브온의 손녀이며 아나의 딸인 오홀리바마와
(3) 이스마엘의 딸이며 느바욧의 누이인 바스맛을 맞아들였다.
(4) 아다는 에서에게 엘리바스를, 바스맛은 르우엘을,
(5) 오홀리바마는 여우스와 얄람과 고라를 낳아주었다. 이들은 에서가 가나안 땅에 있을 때에 얻은 아들들이다.
(6) 그후 에서는 안해와 아들 딸과 자기 집에 달린 모든 식구들을 거느리고 가나안 땅에서 얻은 모든 집짐승과 재물을 포함한 그의 재산을 싣고 아우 야곱을 떠나 세일땅으로 갔다.
(7) 그들이 모은 재산이 너무 불어나 함께 살기 어렵게 되었던 것이다. 즉 그들의 집짐승이 너무 많아져서 그들이 머물러 사는 땅에서 나는 것으로는 둘이 다 살아갈 수가 없었던 것이다.
(8) 이렇게 해서 에서는 세일 산악지대에 자리를 잡았는데 이 에서를 에돔이라고도 한다.
(9) 세일 산악지대에 사는 에돔의 조상 에서의 족보는 이러하다.
(10) 이것이 그 아들들의 이름이다. 에서가 안해 아다에게서 얻은 아들은 엘리바스이고 안해 바스맛에게서 얻은 아들은 르우엘이다.
(11) 엘리바스는 아들 데만, 오말, 스보, 가아담, 그나스를 두었다.
(12) 에서의 아들 엘리바스에겐 딤나라는 첩이 있었는데 그는 엘리바스에게 아말렉을 낳아주었다. 이들이 에서가 안해 아다에게서 얻은 후손들이다.
(13) 르우엘은 아들 나핫, 세라, 삼마, 미사를 두었다. 이들이 에서가 안해 바스맛에게서 얻은 후손들이다.
(14) 시브온의 손녀이며 아나의 딸인 오홀리바마가 에서에게 낳아준 아들은 여우스, 얄람, 고라이다.
(15) 에서 후손의 추장들은 다음과 같다. 에서의 맏아들 엘리바스 후손의 추장으로서는 데만, 오말, 스보, 그나스
(16) 고라, 가담, 아말렉이 있었다. 이들이 에돔땅에 퍼진 엘리바스의 추장들인데 그들은 아다의 피를 받은 후손들이다.
(17) 에서의 아들 르우엘후손의 추장으로서는 나핫, 세라, 삼마, 미사가 있었다. 이들이 에돔 땅에 퍼진 르우엘파 추장들인데 그들은 에서의 안해 바스맛의 피를 받은 후손들이다.
(18) 에서의 안해 오홀리바마후손의 추장으로서는 여우스, 얄람, 고라가 있었다. 이들이 아나의 딸로서 에서의 안해가 된 오홀리바마의 피를 받은 추장들이다.
(19) 에서의 자손과 그들의 추장들은 우와 같다. 이것이 에돔이다.
(20) 세일은 호리족에 속한 사람인데 그 지방에 자리잡고 있던 그의 아들들은 로단, 소발, 시브
온, 아나,
(21) 디손, 에셀, 디산이다. 이들이 에돔땅에 사는 세일의 아들로서 호리족의 추장을 지낸 사람들이다.
(22) 로단은 아들 호리와 헤맘을 두었다. 그런데 바로 이 로단의 누이가 딤나이다.
(23) 소발은 아들 알완, 마나핫, 에발, 스보, 오남을 두었다.
(24) 시브온에겐 아들 아야와 아나가 있었는데 아나는 아버지의 나귀를 치다가 들판에서 온천을 발견한 바로 그 사람이다.
(25) 아나는 아들 디손과 딸 오홀리바마를 두었다.
(26) 디손은 아들 헴단, 에스반, 이드란, 그란을 두었다.
(27) 에셀에게는 아들 빌한, 사아완, 아간이 있었다.
(28) 디산에게는 아들 아수와 아란이 있었다.
(29) 호리족의 추장은 지낸 사람으로서는 르단, 소발, 시브온, 아나,
(30) 디손, 에셀, 디산이 있었다. 이들이 세일땅에 살던 호리족의 부족별 추장들이다.
(31) 이스라엘 백성을 다스릴 왕이 아직 일어나기 전에 에돔에는 이미 그 땅을 다스리는 왕들이 있었는데 그 이름은 다음과 같다.
(32) 브올의 아들 벨라가 에돔에서 왕노릇하였는데 그의 수도 이름은 딘하바였다.
(33) 벨라가 죽자 보스라출신 세라의 아들 요밥이 뒤를 이어 왕이 되었다.
(34) 요밥이 죽자 데만출신 후삼이 뒤를 이어 왕이 되었다.
(35) 후삼이 죽자 브닷의 아들 하닷이 뒤를 이어 왕이 되었다. 하닷은 미디안을 모압벌에서 무찌른 왕인데 그의 수도는 아윗이었다.
(36) 하닷이 죽자 마스레가출신 삼라가 뒤를 이어 왕이 되었다.
(37) 삼라가 죽자 유브라데스강가 르호봇 출신 사울이 뒤를 이어 왕이 되었다.
(38) 사울이 죽자 악볼의 아들 바알하난이 뒤를 이어 왕이 되었다.
(39) 악볼의 아들 바알하난이 죽자 하달이 뒤를 이어 왕이 되었다. 그의 수도 이름은 바우였고 안해 이름은 므헤다벨이었는데 메사합의 손녀이자 마드헷의 딸이었다.
(40) 에서에게서 퍼져나간 추장들의 씨족별, 지역별 명단은 다음과 같다. 딤나, 알와, 여뎃,
(41) 오홀리바마, 엘라, 비논,
(42) 그나스, 데만, 밉살, 막디엘, 이람, 이들이 에서를 조상으로 하는 에돔사람들의 추장들인데 그들은 각기 상속받은 땅에서 따로따로 자리를 잡고 살았다.
창세기 제37장
(1) 한편 야곱은 자기 선친이 류랑민으로서 머문적이 있던 땅 가나안에 자리를 잡았다.
(2) 야곱의 아들들의 이야기는 여기서 시작된다. 요셉은 열일곱 살이 되여 형들과 함께 양을 치게 되었다. 그는 아버지의 두 첩 빌하와 실바의 아들들을 거들어주고있다가 아버지에게 그들을 좋지 않게 일러 바쳤다.
(3) 이스라엘은 요셉을 늙으막에 얻은 아들이라고 해서 어느 아들보다도 더 사랑하였다. 그래서 장신구를 단 옷을 지어 입히군 하였다.
(4) 이렇게 아버지가 유별나게 그만을 더 사랑하는 것을 보고 형들은 미워서 정다운 말 한마디 건넬 생각이 없었다.
(5) 한번은 요셉이 꿈을 꾸고 그 꿈이야기를 형들에게 했는데 그 때문에 더 미워하게 되었다.
(6) 《내가 꾼 꿈이야기를 들어봐요.》 하며 그는 이야기를 꺼냈다.
(7) 《글세, 밭에서 우리가 곡식단을 묶고 있는데 내가 묶은 단이 우뚝 일어서고 형들이 묶은 단이 둘러서서 내가 묶은 단에게 절을 하지 않겠어요.'
(8) '네가 정말 우리에게 왕노릇할 셈이냐. 네가 정말 우리에게 주인 노릇할 셈이냐.》 형들은 그 꿈이야기를 듣자 그를 더욱 미워하게 되었다.
(9) 그후 그는 또 다른 꿈을 꾸고는 형들에게 그 이야기를 또 했다. 《글세, 꿈을 또 꾸었는데 해와 달, 별 열 하나가 내게 절을 하더군여.》
(10) 그는 아버지와 형들에게 이 이야기를 했다가 아버지에게 꾸지람을 들었다. 《네가 꾼 꿈이 대체 무엇이냐. 그래 나와 네 어머니와 네 형제들이 너에게 나아가 땅에 엎드려 절을 할 것이란 말이냐.》
(11) 형들은 그를 질투했지만 아버지는 그 일을 마음에 두었다.
(12) 그의 형들이 아버지의 양떼에게 풀을 뜯기려 세겜으로 갔을 때
(13) 이스라엘이 요셉에게 일렀다. 《애야. 네 형들이 세겜에서 양을 치고 있지 않느냐. 네가 갔다와야 하겠다.》 그가 대답하였다. 《네, 가지요.》
(14) 《네 형들도 잘 있고 양들도 잘 있는지 알고 싶으니 가서 보고 오너라.》 그는 이렇게 이르고 헤브론 골짜기에서 그를 떠나 보냈다. 요셉은 세겜에 이르러.
(15) 들판을 헤메다가 한 사람을 만났다. 그가 《누굴 찾느냐.》 고 요셉에게 물었다.
(16) 《저의 형들을 찾고 있습니다.》 요셉은 그에게 형들이 어디서 풀을 뜯기고 있는지 알거든 알려달라고 했다.
(17) 그가 대답하였다. 《벌써 여기를 떠났다. 도단으로 가자고 하는 소리를 들었다.》 이 말을 듣고 요셉은 도단으로 찾아가 거기에서 형들을 만나게 되었다.
(18) 형들은 멀리서 알아보고 그가 다다르기 전에 죽이려고 음모를 꾸몄다.
(19) 《야, 꿈쟁이가 오는구나.
(20) 저 녀석을 죽여 아무 구덩이에나 쳐넣고는 들짐승이 잡아 먹었다고 하자. 그리고 그 꿈이 어떻게 되어가는가 보자.》
(21) 그러나 르우벤은 그 말을 듣고 있다가 그들의 손에서 그를 건져낼 속셈으로 목숨만은 해치지 말자고 하였다.
(22) 《피만은 흘리지 말아라. 그 녀석을 이 빈들에 있는 구덩이에 쳐넣고 손만은 대지 말라.》 르우벤은 그들의 손에서 요셉을 살려내여 아버지께로 되돌려보낼 생각이었다.
(23) 이윽고 요셉이 다다르자 그들은 요셉에게서 옷을 벗겼다. 그것은 장신구를 단옷이었다.
(24) 그리고는 그를 잡아 구덩이에 쳐넣었는데 그 구덩이는 물없는 빈구덩이었다.
(25) 그들이 앉아 음식을 먹는데 마침 길르앗으로부터 락타를 몰고오는 이스마엘 상인들이 눈에 띄었다. 그들은 향고무와 유향과 몰약을 락타에 싣고 애급으로 가는 길이었다.
(26) 유다가 형제들에게 말하였다. 《그래도 우리 동기인데 그를 죽이고 그 피를 덮어 버린다고 해서 무슨 리득이 있겠니.
(27) 그러니 그 애를 이스마엘 사람들에게 팔아 버리고 우리는 손을 대지 말자. 아무래도 우리 동기요, 우리 혈육이 아니냐.》 형제들은 그의 말을 듣기도 했다.
(28) 그러는동안 미디안 상인들이 지나가다가 요셉을 구덩이에서 끌어내었다. 그들은 그를 이스마엘 사라들에게 은 20량에 팔아 넘겼다. 이스마엘 사람들은 요셉을 애급으로 데리고 갔다.
(29) 르루벤은 구뎅이로 돌아와 요셉이 그 안에 없는 것을 보고 옷을 찢으며
(30) 형제들에게 돌아가 《그 애가 없어졌다. 난 이제 어디로 가야 하느냐.》하고 부르짖엇다.
(31) 그러자 그들은 염소 한 마리를 죽이고 요셉의 옷을 가져다 그 피를 묻혔다.
(32) 그리고 그 장신구로 꾸민 옷을 아버지께 보내며 말을 전하였다. 《이것을 우리가 주웠습니다. 이것이 아버님의 아들의 옷인지 아닌지 잘 보십시오.》
(33) 그는 그것을 곧 알아보고 웨쳤다. 《내 아들의 옷이다. 들짐승이 잡아 먹었구나. 요셉이 짐승들의 밥이 되다니》
(34) 야곱은 옷을 찢고 베옷을 몸에 걸친채 아들을 생각하며 날이 가고 달이 가도 울기만 했다.
(35) 그의 아들 딸들이 모두 일어나 위로했지만 그는 위로를 받지 않고 다만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아니다. 나는 지하로 내 아들한테 울면서 내려가겠다.》 이렇게 아버지는 요셉을 생각하며 울었다.
(36) 한편 미디안 사람들은 애급으로 가서 바로의 신하인 경호대장 애급사람 보디발에게 그를 팔아 넘겼다.
창세기 제38장
(1) 그무렵 유다는 형제들로부터 떨어져나와 히라라고 불리는 아둘람 사람에게 붙어 살았다.
(2) 거기서 유다는 가나안 사람 수아의 딸을 만나 안해로 삼아 한 자리에 들었다.
(3) 그 녀자는 임신하여 아들을 낳고 이름을 오난이라 지어주었다.
(4) 다시 아들을 낳고 이름을 셀라라 지어주었다. 그가 셀라를 낳은 것은 거십이라는 곳에서였다.
(5) 유다는 맏아들 엘에게 안해를 얻어 주었는데 그의 이름은 다말이었다.
(6) 유다의 맏아들 엘은 여호와의 눈밖에 나서 죽었다.
(7) 유다는 오난에게 이르기를 형수에게 장가들어 시동생으로서 할 일을 하여 형의 후손을 남기라고 하였다.
(8) 그러나 그 씨가 자기 것이 되지 않음을 알고 오난은 형수와 한자리에 들었을 때 정액을 바닥에 흘러 형에게 후손을 남겨주지 않으려 하였다.
(9) 그가 한 이런 짓은 여호와의 눈에 거슬리는 일이었으므로 여호와께서는 그도 죽이셨다.
(10) 그러자 유다는 며느리 다말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 내 아들 셀라가 어른이 될 때까지 친정에 돌아가 홀몸으로 기다려다오.》 그마저 형들처럼 죽을가봐 걱정스러웠던 것이다. 그리하여 다말은 친정에 돌아가 살게 되었다.
(11) 그후 많은 세월이 흘러 유다의 안해, 수아의 딸이 죽었다. 유다는 애도기한을 마친후 친구 아둘람 사람 히라와 함께 양털을 깎으러 딤나로 올라갔다.
(12) 한편 다말은 시아버지가 양털을 깎으러 딤나로 온다는 말을 전해 듣고는
(13) 과부의 옷차림을 벗어 버리고 너울을 써서 몸을 가리우고 딤나로 가는 길가 에나임 성문에 나가 앉았다. 셀라가 이미 어른이 되었는데도 자기를 안해로 데려가 주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14) 유다는 그 녀자가 얼굴을 가린 것을 보고 창녀려니 생각하였다.
(15) 그래서 그는 길가에 있는 녀인에게로 발길을 돌리며 수작을 건넸다. 《너한테 들려가구 싶구나. 어서 가자.》 그 녀인이 바로 자기의 며느리라는 것을 알았을리가 만무하다. 다말은 화대로 무엇을 주겠느냐고 물었다.
(16) 《양떼 가운데서 새끼 염소 한 마리를 보내마.》 하고 그가 대답하였다. 《그걸 보내주실 때까지 담보물을 맡겨주세요.》 하고 그 녀자가 말했다.
(17) 그가 물었다. 《무슨 담보물을 주어야 하나.》 그 녀자가 대답하였다. 《당신의 그 줄달린 인장과 잡고 있는 지팽이면 됩니다《 그래서 그것을 주고 한 자리에 들었는데 마침 그의 아이를 갖게 되었다.
(18) 그는 돌아가 너울을 벗고 과부 옷차림으로 바꾸었다.
(19) 유다는 자기 친구 아둘람 사람을 시켜 새끼염소 한 마리를 주고 그 녀인에게서 담보물을 찾아오게 하였으나 그 녀인은 거기에 없었다.
(20) 그는 그곳 사람들에게 에나임 길가에 있는 창녀가 어디로 갔느냐고 물어 보았으나 거기에는 창녀라고는 하나도 없다는 것이었다.
(21) 그래서 그는 돌아와 《그 녀자를 찾지 못했네. 뿐만 아니라 그곳에는 창녀라고는 하나도 없다고 그곳 사람들이 말하더군.》 하고 보고했다. 그에게
(22) 유다가 말했다. 《그것을 가질테면 가지라지. 우리가 공연히 웃음거리가 될 것은 없지 않나. 글세 보게, 새끼 염소를 보냈는데도 자넨 그 녀자를 찾을 수가 없었으니...》
(23) 석달쯤 지나 유다는 며느리 다말이 창녀짓을 하여 아이까지 가졌다는 말을 전해듣게 되었다. 유다는 그를 끌어내여 화형에 처하라고 명령하였다.
(24) 그리하여 다말은 끌려나오게 되자 시아버지에게 사람을 보냈다. 《이 물건들은 누구의 것입니까. 나는 그의 아이를 배었습니다. 이 줄달린 인장과 지팽이가 누구의 것인지 보아 주십시오.》
(25) 유다는 물건들을 알아보고 《그 애가 나보다 낫구나. 내가 내 아들 셀라에게 그 애를 안해로 맞게하지 않았으니...》 하고 다시는 그를 가까이 하지 않았다.
(26) 몸을 풀 때가 되어 그의 태에 쌍둥이가 들어 있는 것이 나타났다.
(27) 그런데 몸을 막 풀려고 하는데 한 아이가 손 하나를 내밀었다. 《이 아이가 먼저 나온 놈이다.》 산파는 그 손을 잡아 진홍실로 매두었다.
(28) 그러나 그 아이는 손을 안으로 다시 끌어 들었다. 그러는 사이에 그의 아우가 나오자 《이 밀치고 나온 놈.》 하고 산파가 말하였다. 그래서 그의 이름을 베레스라고 지었다.
(29) 뒤따라 손에 진홍실을 맨 형이 나오자 그의 이름을 세라라고 지었다
창세기 제39장
(1) 요셉은 애급으로 끌려 내려갔다. 그를 끌고 내려온 이스마엘 사람에게서 바로의 한 신하인 경호대장 애급사람 보디발이 그를 샀다.
(2) 그러나 요셉은 여호와께서 돌보아주셨으므로 앞길이 열려 애급사람 주인집의 한 식구처럼 되었다.
(3) 주인은 여호와께서 그를 돌보아 주시는 것을 알았다. 그의 손이 닿은 것은 무엇이든지 여호와께서 잘 되게 해주셨던 것이다.
(4) 그는 요셉이 눈에 들어 심복으로 삼고 집안 일의 관리인으로 세워 그에게 모든 것을 맡겼다.
(5) 온갖 일과 모든 소유를 그에게 맡기자 여호와께서는 요셉을 보아 그 애급사람의 집에 복을 내리셨다. 여호와의 축복은 집과 밭뿐 아니라 그에게 있는 모든 것우에 내렸다.
(6) 이렇듯이 그는 자기에게 있는 모든 것을 요셉의 손에 내맡겼다. 그리고 그가 있는 한 자신이 먹는 음식을 빼놓고는 아무것에도 마음을 쓰지 않았다. 그런데 요셉은 아주 깨끗하고 잘 생긴 사나이여서
(7) 얼마쯤 시간이 흐르자 주인의 안해가 눈짓을 하며 자기 침실로 가자고 꾀는 것이었다.
(8) 그는 주인의 안해에게 그럴 수 없다고 사정했다. 《보시다싶이 주인께서는 제가 있는 한 집안 일에 통 마음을 쓰시지 않습니다. 당신께 있는 것을 모두 제 손에 맡겨주셨습니다.
(9) 이 집안에서 제가 그분보다 실권이 더 있습니다. 마님만은 당신의 안해이기 때문에 범접할 수 없지만 그밖의 일은 못할 것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엄청난 짓을 제가 어떻게 저지를 수 있겠습니까. 이것은 하느님께 죄가 됩니다.》
(10) 그러나 그는 날이면 날마다 요셉에게 수작을 걸어 왔다. 요셉은 말을 듣지 않고 그와 함께 침실에 들지도 않았다.
(11) 하루는 그가 일을 보려 집안으로 들어갔는데 마침 집안에 사람이라군 아무도 없었다.
(12) 그 녀자는 요셉의 옷을 붙잡고 침실로 같이 가자고 꾀였다. 그러나 요셉은 옷을 그의 손에 잡힌채 뿌리치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13) 요셉이 옷을 자기 손에 내 버려둔채 밖으로 뛰쳐나가는 것을 보고
(14) 그는 집안사람들을 부르며 고함을 쳤다. 《이것 좀 봐라. 주인께서 우리를 웃음거리로 만들려고 저 히브리녀석을 데려왔구나. 그놈이 나에게 달려들어 강간하려고 했어. 그래서 나는 고함을 질렀지.
(15) 그랬더니 그놈은 내가 고함지르는 소리를 듣고 옷을 버려둔채 뛰쳐 나갔다.》
(16) 그리고는 그 옷을 곁에 챙겨놓고 주인을 기다리다가 그가 집에 돌아오자
(17)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었다. 《당신이 데려온 그 히브리 종녀석말이예요. 글세 그놈이 내 방에 들어와 나를 롱락하려 하지 않겠어요.
(18) 그래서 내가 고함을 질렀더니 이렇게 옷을 버려둔채 밖으로 뛰쳐 나갔답니다.》
(19) 그리고는 《당신의 종녀석이 나에게 이 따위짓을 했단 말이에요.》 하고 말하는 것이었다. 이 말을 듣고 주인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20) 그래서 요셉의 주인은 그를 잡아 감옥에 넣었다. 그곳은 왕의 죄수들을 가두어 두는 곳이었다. 그러나 그가 감옥에 있을 때에도
(21) 여호와께서는 요셉을 돌보시었다. 그에게 한결 같은 사랑을 쏟으시고 은총을 베푸시여 간수장의 눈에 들게 해주셨다.
(22) 그리하여 간수장은 감옥에 있는 모든 죄수들을 요셉의 손에 맡겨 무슨 일이고 마음대로 하게 하였다.
(23) 간수장은 요셉에게 모든 일을 맡겨 놓고는 일절 간섭을 하지 않았다. 여호와께서 그를 돌보시여 그가 하기만 하면 무엇이든지 잘 되게 해주셨던 것이다.
창세기 40장
(1) 이런 일이 있은지 얼마 되지 않아 애급왕에게 술잔을 드리는 시종장과 빵을 구워 올리는 시종장이 상전인 왕에게 무슨 잘못을 저지른 일이 생겼다.
(2) 바로는 술잔을 드리는 시종장과 빵을 구워올리는 시종장 두 사람에게 화가나서
(3) 경호대장 집에 있는 감옥에 집어 넣었다. 그곳은 바로 요셉이 갇혀 있는 곳이었다.
(4) 경호대장은 요셉을 지명하여 그 시종들을 시중을 들게 하였다. 그들이 감옥에 들어온지 여러 달이 지났다.
(5) 애급왕에게 술잔을 드리는 시종장과 빵을 구워올리는 시종장은 어느날 밤 감옥에 갇힌 몸으로 같이 꿈을 꾸었는데 두 꿈은 뜻이 너무나 달랐다.
(6) 아침에 요샙이 그들에게 가보니 그들은 크게 근심하고 있었다.
(7) 요셉은 자기 주인집 감옥에 갇혀 있는 그들 바로의 관리들에게 물었다. 《오늘은 안색이 좋지들 못하시군요. 왜 그러십니까.》
(8) 그들이 대답하였다. 《우리가 꿈을 꾸었는데 아무도 풀어줄 사람이 없소.》 요셉은 《꿈을 푸는 것은 하느님만이 하실 수 있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라고 말하면서 자기에게 이야기해 달라고 청하였다.
(9) 술잔을 드리는 시종장이 요셉에게 자기의 꿈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내가 꿈에 보니까 내 앞에 포도나무 한 그루가 있었소.
(10) 그 포도나무에는 가지가 셋이 뻗어 있었는데 싹이 나자마자 꽃들이 피고 포도송이가 익더군.
(11) 내 손에는 바로의 잔이 들려 있었소. 나는 포도를 따서 그 잔에다 짜 낳고는 그 잔을 바로에게 받쳐 드렸다오.》
(12) 《그 풀이는 이렇습니다.》 하며 요셉은 그에게 말해주었다. 《가지 셋은 사흘을 말하는 것입니다.
(13) 앞으로 사흘이 되면 바로께서는 당신을 불러내여 복직시킬 것입니다. 당신은 전날 술잔을 받들어 올리던 관습대로 바로의 손에 그의 잔을 올리게 될 것입니다.
(14) 그러니 제발 당신이 잘되는 날 나를 생각해 주십시오. 나에게 친절을 좀 베풀어 주셔야 하겠습니다. 바로에게 내 이야기를 하여 이 집에서 벗어나게 해주십시오.
(15) 나는 억울하게 히브리 사람들의 땅에서 잡혀온 사람입니다. 나는 여기서도 이런 구덩이에 들어올 만한 일을 한 일이 없습니다.》
(16) 그 풀이가 좋은 것을 보고 빵을 구워올리는 시종장도 요셉에게 이야기를 했다. 《나도 꿈을 꾸었는데 흰 과자를 담은 바구니 셋을 내가 머리에 얹고 있었소.
(17) 제일 웃바구니엔 바로에게 드릴 온갖 구운 음식들이 담겨져 있었소. 그런데 새들이 내 머리에 이고 있는 그 바구니 속에서 그것들을 먹고 있더군.》
(18) 《그 풀이는 이렇습니다.》 하며 요셉이 말해주었다. 《바구니 셋은 사흘을 말하는 것입니다.
(19) 앞으로 사흘이 되면 바로는 당신을 불러내어 나무에 매달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당신의 고기를 새들이 쪼아먹게 될 것입니다.》
(20) 그리고 사흘째되는 날 그날은 바로의 생일이여서 왕은 신하들을 다 모아놓고 잔치를 베풀었다. 술잔을 드리는 시종장과 빵을 구워올리는 시종장은 신하들이 모인 자리에 불려나왔다.
(21) 그런데 술잔을 드리는 시종장은 술잔을 드리는 자리에 복직되여 바로의 손에 잔을 올리게 되었으나
(22) 빵을 구워올리는 시종장은 목매여 달려 죽었다. 이렇게 그들은 요셉이 해몽해준대로 되었다.
(23) 그러나 술잔을 드리는 시종장은 요셉을 까마득하게 잊어버렸다.
창세기 제41장
(1) 그로부터 세월이 2년이나 흐른후 바로가 꿈을 꾸었다. 그는 나일강가에 서있었다.
(2) 난데없이 살이 찌고 잘 생긴 암소 일곱 마리가 강가에 나와 갈대풀을 뜯고 있었다.
(3) 그런데 곧 이어 여위고 볼품없는 암소 일곱 마리가 뒤따라 나오는 것이었다. 그 여위고 볼품없는 소들은 강가에 먼저 나와 있는 소들 곁으로 가는가 했더니
(4) 이어 그 살이 찌고 잘 생긴 소들을 잡아 먹었다. 그러는데 바로는 꿈에서 깨여 났다.
(5) 그러나 그는 다시 잠이 들어 꿈을 꾸었다. 이번에는 줄기 하나에서 일곱 이삭이 나와 토실토실 여물어 가는 것이 보였다.
(6) 그런데 뒤이어 돋아난 일곱 이삭은 샛바람에 말라 여물지 못하는 것이었다.
(7) 더욱이 그 마른 이삭이 토실토실하게 잘 여문 일곱이삭을 삼켜 버리는 것이었다. 그러는데 바로는 잠에서 깨여나 그것이 꿈인줄 알게 되었다.
(8) 바로는 아침부터 마음이 뒤숭숭하여 사람을 보내여 애급의 마술사와 지혜 있는 자들을 다 불러들이고는 꿈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러나 아무도 바로의 꿈을 풀지 못했다.
(9) 그때 술잔을 드리는 시종장이 바로에게 아뢰였다. 《오늘에야 제 잘못이 생각납니다.
(10) 언젠가 폐하께서 소신과 빵구워올리는 시종장에게 노하셔서 경호대장댁 감옥에 집어넣으신 일이 있으셨습니다.
(11) 소신과 그는 같은 날 밤에 꿈을 꾸었는데 두 꿈의 내용이 너무나 달랐습니다.
(12) 그때 거기에는 우리와 함께 젊은 히브리사람 하나가 있었는데 그는 경호대장의 종이었습니다. 저희들이 꿈이야기를 들려주었더니 그는 그 꿈을 하나하나 풀이해주었습니다.
(13) 그리고 그가 우리에게 해몽해준대로 소신은 복직이 되었고 나머지 한 사람은 목매달려 죽었습니다.》
(14) 바로는 곧 사람들을 보내여 요셉을 불러오라고 명령을 내렸다. 그들은 서둘러서 그를 구덩이에서 끌어내었다. 그가 면도하고 옷을 갈아입고 바로 앞에 나서자
(15) 바로는 요셉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내가 꿈을 하나 꾸었는데 아무도 풀 사람이 없다. 그러던 중 내가 들으니 너는 꿈이야기를 듣기만 하면 푼다면서?》
(16) 요셉이 바로에게 대답하여다. 《저에게 무슨 그런 힘이 있겠습니까. 폐하께 복된 말씀을 일러주실 이는 하느님뿐이십니다.》
(17) 바로는 요셉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하였다. 《나는 꿈에 나일강가에 서 있었다.
(18) 난데없이 살이 찌고 잘 생긴 암소 일곱 마리가 강에서 나와 갈대풀을 뜯는 것이었다.
(19) 이어 암소 일곱 마리가 뒤따라 나왔는데 나는 애급 온 땅에서 그렇게도 볼품없고 여윈 소는 처음보았다.
(20) 그런데 여위고 볼품없는 그 소들이 먼저 나온 살진 일곱 마리 소를 잡아먹는 것이었다.
(21) 그러나 이렇게 잡아먹고도 여전히 볼품없어서 그것들이 다른 소를 잡아 먹었으려니 짐작할 수도 없었다. 그 때 마침 나는 깨여 났다가
(22) 다시 꿈을 꾸었는데 이번에는 줄기 하나에서 이삭 일곱이 돋아 토실토실 여물어 갔다.
(23) 그러나 곧 뒤이어 돋아난 일곱 이삭은 샛바람에 말라 여물지 못하는 것었다.
(24) 그런데 그 마른 이삭이 잘 여문 일곱 이삭을 삼켜 버렸다. 내가 이 이야기를 마술사들에게 했으나 그 뜻을 일러주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25) 《폐하의 꿈은 결국 같은 내용입니다.》 하고 요셉이 바로에게 말하였다. 《앞으로 될 일을 하느님께서 폐하에게 미리 알려주신것입니다.
(26) 잘 생긴 염소 일곱 마리는 일곱해를 말합니다. 잘 여문 일곱 이삭도 일곱해를 말합니다.그러므로 그 꿈은 결국 같은 내용입니다.
(27) 뒤따라 나타난 마르고 볼품없는 일곱 암소나 샛바람에 말라 비틀어진 일곱 이삭도 일곱해를 말합니다. 이것은 흉년이 일곱해 계속될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28) 폐하께 미리 말씀드린 것같이 폐하께서 하실 일을 하느님께서 미리 보여주신 것입니다.
(29) 앞으로 올 일곱해동안 애급 온 땅에는 대풍이 들겠습니다.
(30) 그러나 곧 뒤이어 흉년이 일곱해 계속될 것입니다. 애급땅에서 언제 배불리 먹은 일이 있었더냐는 듯이 옛일을 까마득히 잊어버리게 될 것입니다. 이런 흉년을 하도 심해서 배부르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조차 아는 사람이 없게 될 것입니다.
(31) 이렇듯 뒤따라오는 흉년은 하도 심해서 배부르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조차 아는 사람이 없게 될 것입니다.
(32) 폐하께서 같은 꿈을 두 번씩이나 꾸신 것은 하느님께서 이런 일을 어김없이 하시기로 정하셨고 또 지체없이 그대로 하시리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33) 그러니 폐하께서는 슬기롭고 지혜로운 사람을 뽑아세워 애급 온 땅을 다스리게 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34) 이 나라 일을 감독할 자를 세우시여 풍작이 계속되는 일곱해동안 애급땅에서 나는 것을 오분의 일씩 받아들이도록 조처하십시오.
(35) 앞으로 올 좋은 세월동안 온갖 식량을 거두어 들이셔야 합니다. 폐하의 권한으로 밀을 거두어 들여 도시들에 식량을 저장하도록 하십시오.
(36) 그 식량은 애급 땅에 일곱해 계속될 흉작에 대비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온 나라가 기근으로 망하는 일을 면할 것입니다.
(37) 바로와 그의 모든 신하는 이 제안이 좋아 보였다.
(38) 그리하여 바로는 자기 신하들에게 《우리가 이처럼 신통력을 지닌 사람을 어디서 찾겠느냐.》 하고는
(39) 요셉에게 부탁하였다. 《하느님께서 너에게 이 모든 것을 알려주셨으니 너만큼 슬기롭고 지혜로운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40) 그러니 나의 온 왕궁을 네 수하에 두겠다. 내 백성은 다 네가 시키는대로 따를 것이다. 내가 너보다 높다는 것은 이 자리에 앉았다는 것뿐이다.》
(41) 그리고 바로는 요셉에게 《내가 너를 애급 온 땅의 통치자로 세운다.》 고 하며
(42) 손에서 옥새반지를 빼여 요셉의 손에 끼워주고는 고운 모시옷을 입혀준 다음 목에다 금목걸이를 걸어 주었다.
(43) 그리고는 요셉을 자기의 병거 다음가는 병거에 태우고 행차할 때마다 앞서가며 《물러가라.》 하며 웨치게 하였다. 이렇게 그를 애급 온 땅의 통치자로 세운 다음
(44) 바로는 요셉에게 일렀다. 《내가 왕이지만 너의 승락없이는 애급 전국에서 사람들을 손 하나 발 하나 움직이지 못할 것이다.》
(45) 바로는 요셉에게 사브낫바네아라는 새 이름을 지어주고 온이라는 곳의 제사장 보디베라의 딸 아세낫을 안해로 주었다. 이렇게 하여 요셉은 애급 온 땅의 통치자로 나타났다.
(46) 요셉이 애급왕 바로를 섬기기 시작했을 때 그의 나이는 30살이었다. 요셉은 바로의 앞에서 물러나와 전국을 순찰하였다.
(47) 7년동안 풍년들어 땅에서는 많은 소출이 났다.
(48) 이렇게 애급땅에서 7년동안 생산된 각종 식량을 그는 거두어 들였다. 그리고 그 식량을 여러 도시에 쌓아 두었다. 도시마다 근처의 밭에서 나는 식량을 저장시켰다.
(49) 이렇게 요셉이 쌓아둔 밀은 바다의 모래더미 같았다. 마침내 너무 많아서 계산할 수 없어 기록을 중단할 수밖에 없이 되었다.
(50) 흉년이 오기 전에 요셉은 온이라는 곳의 제사장 보디베라의 딸 아세낫에게서 두 아들을 얻었다.
(51) 《하느님께서 나의 온갖 쓰라림과 아버지의 집생각을 잊게 하셨다.》 하면서 요셉은 맏아들의 이름을 므낫세라 지었다.
(52) 둘째는 《내가 고생하던 이 땅에서 하느님께서는 나를 번성하게 하셨다.》 하면서 이름을 에브라임이라 지었다.
(53) 애급땅에서 7년이나 풍년이 들어 흥청댔지만 그런 세월이 다 지나자
(54) 요셉이 말한 대로 7년동안 흉년이 계속되여 온 세상에 기근이 들지 않은 나라가 없었다. 그러나 애급 온 땅에는 량식이있었다.
(55) 애급 온 땅에 흉년이 들자 백성들은 바로에게 량식을 달라고 호소하였다. 바로는 온 애급백성들에게 《요셉에게로 가서 그가 시키는대로 하여라.》라고 명령하였다.
(56) 기근이 온 땅을 휩쓸고 있는동안 요셉은 모든 창고를 열고 애급사람들에게 곡식을 팔았다. 애급땅에 기근은 날로 심해갔다.
(57) 그 기근은 온 세계를 휩쓸고 있었으므로 세상 사람들이 모두 곡식을 사려고 애급으로 가서 요셉에게 몰려 들었다.
창세기 제42장
(1) 야곱은 애급에 곡식이 있다는 것을 알고 아들들에게 말하였다. 《왜 서로 얼굴들만 쳐다보고 있느냐.
(2) 내가 들으니 애급엔 곡식이 있다더라. 그러니 내려가 곡식을 사오너라. 어떻게든지 살아야지 이러고 있다가 그냥 죽을수야 없지 않느냐.》
(3) 그래서 요셉의 열 형은 애급으로 밀을 사러 떠났다.
(4) 그러나 야곱은 요셉의 동생 베냐민만은 형들과 함께 보내지 않았다. 베냐민이 무슨 변이라도 당하면 어떻게 하나 걱정스러웠던 것이다.
(5) 가나안 땅에도 기근이 들었기 때문에 이스라엘의 아들들도 다른 사람들 틈에 끼여 곡식을 사러 가지 않을 수 없었다.
(6) 그때에 요셉은 이미 그 땅의 통치자가 되어 있었다. 그가 바로 그 땅 온 백성에게 곡식을 파는 책임자였다. 요셉의 형들은 도착하는 길로 얼굴을 땅에 대고 그에게 절을 했다.
(7) 요셉은 형들을 보자 곧 알아보면서도 남을 대하듯이 거칠게 말하였다. 《너희는 어디서 온자들이냐.》 그들이 대답하였다. 《가나안 땅에서 량식을 사러 왔습니다.》
(8) 형들은 요셉을 알아보지 못했으나 요셉은 형들을 알아보고
(9) 형들이 이렇게 되리라 꾸었던 꿈을 생각하면서 을러메였다. 《너희들은 간첩이지, 이 땅의 헛점을 살피려 왔지.》
(10) 그러자 형들은 변명을 늘어놓았다. 《아닙니다. 나리, 소인들은 그저 량식을 사러 왔을 뿐입니다.
(11) 우리는 모두 한 아버지의 자식입니다. 우리는 거짓말할 줄 모르는 사람입니다. 절대로 간첩이 아닙니다.》
(12) 그가 말하였다. 《그럴리가 없다. 너희는 틀림없이 이 땅의 헛점을 살피러 왔다.》
(13) 그들이 대답하였다. 《소인들은 본래 열 두 형제였습니다. 우리는 한 아버지의 아들인데 아버지는 지금 가나안 땅에 계십니다. 막내동생은 지금도 아버지와 함께 있습니다. 동생 하나는 없어졌습니다.》
(14) 《내 말이 틀림없다. 너희는 간첩이야.》하고 요셉은 을러메였다.
(15) 《너희를 시험해 봐야겠다. 너희 막내동생을 이리로 데려오지 않고서는 바로가 살아 있는한 여기에서 절대로 나갈 수 없다.
(16) 너희 가운데서 한 사람을 보내여 동생을 데려오너라. 그동안 너희는 옥에서 기다리고 있어야 한다. 너희 말이 참말인지 시험해봐야겠다. 만일 데려오지 못하면 그때엔 바로의 생명으로 맹세한다. 너희는 간첩이라는 것이 틀림없는 것이다.》
(17) 그리고서 그들을 사흘동안 감옥에 가두어 두었다.
(18) 사흘째 되던 날 요셉은 그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나도 하느님 두려운줄 아는 사람이다. 그러니 너희는 이렇게 하여라. 그래야 살 수 있다.
(19) 만일 너희가 정직한 사람이라면 너희 형제중 한 사람만 감옥에 남겨두고 나머지는 너희 집안식구들이 굶어죽지 않도록 곡식을 가지고 가거라.
(20) 그리고서 너희 막내동생을 나에게로 데려오너라. 그렇게 하면 너희 말이 참말이라는 것이 밝혀지고 너희는 죽음을 면할 것이다.》 그들은 그대로 하기로 하고
(21) 서로 수군거리기 시작하였다. 《사실이지 우리가 동생에게 그 짓을 하고 어떻게 벌을 면하겠니. 그렇게 가슴아프게 애원하는 것을 못들은체 했는데 그 때문에 우리가 이런 곤경에 빠진거야.》
(22) 그러는데 르우벤이 그들에게 한 마디 했다. 《그 애에게 못할 짓을 하지 말자고 내가 너희에게 말하지 않았더냐. 그런데 너희는 내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이제 그의 피가 앙갚음을 하는 것이다.》
(23) 그들은 자기들과 요셉 사이에 통역이 서 있었기 때문에 요셉이 자기들의 말을 듣고 있는줄은 몰랐다.
(24) 요셉은 듣다 말고 물러가서 울었다. 다시 돌아와서 말을 주고 받다가 요셉은 그들 중 시므온을 불러내여 그들이 보는 앞에서 묶었다.
(25) 그리고는 그들의 그릇에 밀을 채우고 그들의 돈을 자루 하나하나에 다시 넣고 그리고 돌아가는 도중에 먹을 량식까지 주라고 지시하였다. 그대로 되였다.
(26) 그들은 곡식을 나귀에 싣고 길을 떠났다.
(27) 밤에 묵을 곳에 이르러 그들 중 하나가 나귀에게 먹이를 먹이려고 자루를 풀다가 그 아귀에 자기의 돈이 그대로 있는 것을 보았다.
(28) 《내 돈이 도로 돌아왔다. 아, 여기 내 자루 속에도 있어.》 이렇게 웨치는 소리를 듣고 형제들은 얼빠진 사람처럼 떨면서 서로 아우성을 쳤다. 《하느님 맙소사. 이게 어찌된 일이냐.》
(29) 그러면서 가나안 땅으로 아버지 야곱에게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로 그동안 겪은 모든 일을 보고하였다.
(30) 《그 나라의 어른이 우리를 보고 자기네 땅을 살피려 온 간첩이라면서 심한 말로 몰아 세웠습니다.
(31) 그래서 우리는 거짓말이라고는 통모르는 사람으로써 간첩질하러 온 것이 아니라고 변명했지요.
(32) 우리는 본래 열 두 형제인데 한 아버지의 자식이고 동생 하나는 이미 없어졌고 막내는 지금도 가나안땅에 아버지와 함께 있다고 했습니다.
(33) 그랬더니 그 나라 어른이 이러이러하게 하면 우리가 정직한 사람인줄 알겠다면서 우리들 중 한 사람만 남기고 나머지는 집안 식구들이 굶어죽지 않도록 곡식을 가지고 길을 떠나라고 하더군요.
(34) 그리고 막내를 데려와야 우리가 간첩이 아니고 거짓말하는 사람이 아닌줄 알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 형제를 도로 내주고 마음대로 그 땅에 드나들게 해주겠다고 하였습니다.》
(35) 그들은 자루를 비우다가 자루마다 돈주머니가 그대로 들어 있는 것을 보았다. 그들은 아버지와 함께 그 돈주머니를 보고는 겁이 덜컥 났다.
(36) 아버지 야곱이 그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는 나에게서 자식을 하나하나 빼앗아 가는구나. 요셉도 없어졌고 시므온도 없어졌는데 이제와서 베냐민마저 데려가겠다는 거냐. 엎친데 덮친격으로.》
(37) 르우벤이 다짐하며 말하였다. 《만일 제가 베냐민을 아버지에게로 다시 데려오지 못한다면 제 두 아들을 죽여도 좋습니다. 저에게 그 애를 맡기십시오. 어떤 일이 있어도 그를 아버지께 다시 데려 오겠습니다.》
(38) 그러나 그는 막무가내였다. 《이 애만은 데리고 가지 못한다. 그 형은 죽었고 이 애 하나 남았는데 가는 길에서 무슨 변이라도 당하면 어떻게 할셈이냐. 너희들은 이 늙은 것이 백발이 성성해가지고 슬퍼하며 지하로 내려가는 꼴을 보고 싶으냐.》
창세기 제43장
(1) 그러나 땅에 기근은 심해만 갔다.
(2) 그들이 애급에서 가져온 곡식은 떨어져 가고 있었다. 하는 수 없이 그들의 아버지는 다시가서 량식을 좀더 사오라고 하였다.
(3) 그러나 유다가 아버지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그 어른이 우리들에게 분명히 경고했습니다. 동생을 데리고 오지 않으면 당신의 얼굴을 볼 수 없으리라고 말입니다.
(4) 만일 아버지께서 동생을 우리와 함께 보내신다면 내려가 량식을 아버지께 사다 드리겠지만
(5) 그 애를 보내지 않는다면 우리는 내려가지도 못합니다. 그 어른 말씀이 동생을 데리고 오지 않으면 당신의 얼굴을 볼 수 없으리라고 했습니다.》
(6) 이스라엘이 《동생이 또 하나 있다는 소리는 왜 해서 나를 이리도 괴롭히느냐.》 고 걱정하자
(7) 그들은 이렇게 변명하였다. 《그 어른이 우리와 우리의 일가에 어떤 사람이 있는지, 아버지가 아직도 살아계시는지, 또 다른 동생은 없는지 낱낱이 캐물었습니다. 그가 묻는대로 대답하다보니 그런 것까지 털어놓게 되었습니다. 그가 우리더러 동생을 데려오라고 할줄이야 어찌 알았겠습니까.》
(8) 유다가 나서서 아버지 이스라엘에게 다짐하였다. 《그 애를 저에게 맡겨 보내주십시오. 그러면 우리가 곧 떠나가겠습니다. 아버지나 우리 자식들이나 우리나 다 살아야지 이대로 죽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9) 제가 그 애를 책임지겠습니다. 그 애를 저에게서 찾으십시오. 만일 그 애를 다시 데려다가 아버지 앞에 세우지 못하는 일이라도 생긴다면 제 평생에 아버지께 죄인이 될 것입니다.
(10) 이렇게 꾸물거리지만 않았더라면 지금쯤 두 번은 갔다 왔겠습니다.》
(11) 《정 그렇다면 이렇게들 하여라.》 하고 아버지 이스라엘이 아들들에게 일렀다. 《이 땅에서 난 가장 좋은 소출을 그릇에 담고 또 그 어른에게 드릴 선물로 유향과 꿀은 얼마쯤. 그리고 향고무, 몰약, 유향나무 열매, 감복숭아를 가지고 내려가라.
(12) 돈은 갑절해서 가지고 가거라. 아마 그것은 잘못된 것이었을 게다.
(13) 너희 동생도 데라고 어서 그 어른에게로 돌아가거라.
(14) 전능하신 하느님께서 그 어른으로 하여금 너희에게 자비를 베풀게 해주시기 바란다. 그래서 남기고 온 그 아이와 베냐민을 돌려보내준다면 오죽이나 좋겠니. 하지만 자식을 잃어야 한다면 잃었지 별 수 있겠느냐.》
(15) 그리하여 그들은 선물을 마련하고 돈을 갑절로 준비하여 베냐민을 데리고 길을 떠나 애급으로 내려가 요셉 앞에 섰다.
(16) 요셉은 베냐민이 그들과 함께 온 것을 보고 자기 집 관리인에게 일렀다. 《이 사람들을 집으로 데려가거라. 짐승을 잡고 상을 차려라. 이 사람들은 나와 함께 점심을 먹을 것이다.》
(17) 관리인은 요셉이 명령하는대로 해놓고 그들을 요셉의 집으로 데리고 갔다.
(18) 그들은 요셉의 집으로 끌려가는줄 알고 떨면서 서로 수군거렸다. 《우리가 이렇게 끌려가는줄 알고 떨면서 서로 수군거렸다. 《우리가 이렇게 끌려가는 것은 틀림없이 전번에 우리 자루 속에 담겨져 돌아왔던 돈 때문일 것이다. 달려들어 나귀를 빼앗고는 우리를 자기 종으로 삼으려는거야.》
(19) 요셉의 집 문간에 이르렀을 때 그들은 요셉의 집 관리인에게 다가서서 변명을 늘어 놓았다.
(20) 《나리, 우리는 지난번에 량식을 사러 내려 왔었습니다.
(21) 그런데 우리가 밤에 묵을 곳에 이르러 자루를 풀어보니 우리의 돈이 자루마다 그 아귀에 고스란히 그대로 들어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 돈을 이렇게 다시 가지고 왔습니다.
(22) 우리 수중에는 량식을 살 돈이 또 있습니다. 누가 우리 자루 속에 그 돈을 넣었는지 우리는 모릅니다.》
(23) 관리인은 《안심하시오, 걱정할 것 없습니다. 당신들의 하느님, 당신들의 아버지의 하느님께서 그 보따리에 보화를 넣어주셨을 겁니다. 나는 당신들의 돈을 이미 받았습니다.》 하고 말하면서 시므온을 데려 왔다.
(24) 그리고는 그들을 모두 요셉의 집안으로 데리고 들어가 씻을 물을 내여 주었다. 또 나귀에게도 먹이를 주었다.
(25) 그리고 그는 그들이 거기에서 식사하게 될 것이란 말도 해주었다. 그래서 그들은 정오에 요셉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면서 선물을 준비하였다.
(26) 요셉이 집안에 들어서자 그들은 가져온 선물을 가지고 집안으로 들어가 그의 앞에 내놓고는 땅에 엎드려 절을 했다.
(27) 그러자 그가 그들에게 인사하며 물었다. 《전번에 늙은 아버지가 계시다고하더니 그분이 잘 계시냐. 아직도 살아계시냐.》
(28) 그들은 《어른의 종인 저희 아버지께선 잘 계십니다. 지금도 살아계십니다.》 하면서 몸을 굽혀 절을 했다.
(29) 요셉은 눈을 돌려 동복동생인 베냐민을 보며 《이애가 바로 너희가 전번에 말하던 막내동생이냐》 고 묻고는 《너 참 귀엽구나. 하느님의 사랑을 받아라.》 라고 말하였다.
(30) 요셉은 동생이 애처로운 생각이 끓어올라 한 바탕 울고 싶어 허둥지둥 자기 방으로 가서 한참 울었다.
(31) 그리고는 얼굴을 씻고 도로 나와서 가슴을 진정시키고 음식을 차리라고 명령하였다.
(32) 그들은 요셉에게 상을 따로 차려올리고 그의 형제들에게도 따로 차려주고 요셉과 함께 먹는 애급사람에게도 따로 차려주었다. 애급사람들은 히브리사람들과 자리를 같이해서 음식을 먹으면 부정을 타게 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33) 그들은 요셉 앞에 맏아들로부터 막내아들에 이르기까지 나이순서를 따라 앉게 되자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어리둥절해하였다.
(34) 한 사람 한 사람 먹는 음식을 요셉의 상에서 날라다 주는데 베냐민에게는 다른 사람들보다 다섯몫이나 더 주었다. 그들은 요셉과 더불어 취하도록 마셨다.
창세기 제44장
(1) 그런 후에 요셉은 자기 집안 관리인에게 시켰다. 《저 사람들 자루에다 량식을 가져갈 수 있을만큼 채워주어라. 그리고 자루마다 그 아귀에 자기들이 가져온 돈을 도로 집어 넣어주는데
(2) 막내의 자루에는 그가 가져왔던 량식값과 함께 내 술잔도 함께 넣어라. 이 은잔말이다.》 그는 요셉의 분부대로 하였다.
(3) 다음날 아침이 되자 그들은 나귀를 이끌고 길을 떠났다.
(4) 그러나 그들이 그 도시에서 나와 멀리 가기 전에 요셉은 자기 집안 관리인에게 명령을 내렸다. 《빨리 그들의 뒤를 쫓아가거라. 그리고 그들을 따라잡거든 이렇게 호통을 쳐라. 〈너희는 왜 배은망덕하느냐.
(5) 어쩌자고 은잔을 훔쳐 왔느냐. 그것은 바로 내 주인께서 따라마시는 잔이요. 점을 치시는 잔이다. 어찌하여 이렇게 사람으로선 못할 짓을 했단 말이냐.〉》
(6) 그가 그들을 따라잡고 그대로 호통을 치자
(7) 그들은 《나리, 어찌 그런 말씀을 다 하십니까. 소인들이 그런 짓을 하다니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하며 이렇게 장담하는 것이었다.
(8) 《전번에 자루아귀에서 나온 돈을 가나안 땅에서 나리께 갔다 드리기까지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어떻게 우리가 나리의 상전댁에서 은이나 금을 훔치겠습니까.
(9) 소인들 중 누구한테서라도 그것이 나오면 그를 죽여도 좋습니다. 그리고 우리까지 나리의 종으로 삼으셔도 좋습니다.》
(10) 《그래. 너의 말대로 하자. 은잔이 나오는 자루 임자는 나의 종이 될 것이다. 그러나 나머지야 무슨 죄가 있겠느냐.》
(11) 그들은 급히 자루를 땅에 내려놓고 저마다 풀었다.
(12) 관리인이 맏아들에게서 시작하여 막내 아들에 이르기까지 뒤지자 그 잔이 베냐민의 자루에서 나왔다.
(13) 그러자 모두 옷을 찢으면서 저마다 나귀에 짐을 다시 싣고 그 도시로 되돌아 갔다.
(14) 유다와 그 형제들이 요셉의 집에 이르러보니 요셉은 아직도 제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들이 그 앞에 엎드리자
(15) 요셉은 《이 따위 짓을 하다니 나같은 사람이 점도 못칠줄 알았느냐.》 하고 호통을 쳤다.
(16) 《우리가 무슨 할 말이 있겠습니까. 어찌 입을 놀릴 수 있겠습니까. 변명할 여지도 없습니다》 하면서 유다가 아뢰었다. 《하느님께서 소인들의 죄를 들추어 내셨습니다. 그러니 이제 잔이 나온 이 애나 우리가 할 것 없이 모두 어른의 종이 되는 길밖에는 다른 도리가 없습니다.》
(17) 《그렇게 할수 없다.》 하고 그가 대답하였다. 《잔이 나온 사람만 내 종이 되고 너희 나머지는 아버지에게 편안히 올라가거라.》
(18) 그러자 유다가 그에게 나아가 다시 아뢰었다. 《어른, 소인이 어른께 긴히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너무 노여워마시고 들어주십시오. 어른께서는 바로에 못지 않으십니다.
(19) 어른께서 소인들에게 아버지나 동생이 있느냐고 물으셨을 때
(20) 저희는 늙은 아버지가 있고 늙으막에 얻은 아이가 있다고 아뢰었습니다. 그 애와 한 배에서 난 형은 죽고 그 애만 남았는데 아버지는 그 애를 애지중지한다고 아뢰었습니다.
(21) 어른께서는 그 애를 직접 눈으로 보게 데려오라고 하셨습니다.
(22) 그러니 저희는 그 애가 만일 아버지를 떠나면 아버지는 숨이 넘어 갈 형편이여서 아버지를 떠날 수 없다고 어른께 아뢰지 않았습니까.
(23) 그때 어른께서는 소인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가 막내 동생을 데리고 내려오지 않고서는 내 얼굴을 다시 보지 못할 것이다.〉
(24) 그래서 저희는 어른의 종 우리 아버지에게 올라가서 그 말씀을 전했습니다.
(25) 그 후에 저희 아버지께서는 다시 가서 식량을 사오라 하셨지만
(26) 저희는 내려갈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막내 동생이 함께 간다면 내려갈 수 있지만 함께 가지 않는다면 우리는 어른의 얼굴을 볼 수 없다고 말씀입니다.
(27) 그랬더니 어른의 종 저희 아버지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들은 나에게 아들 둘을 낳아준 안해가 있었던 것을 다 알 것이다.
(28) 그런데 한 아이가 없어졌을 때 나는 그 녀석이 틀림없이 짐승에게 잡혔다고 생각했었다. 그 후로 아직 내 눈앞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29) 그런데 너희가 만일 이 아이마저 나에게서 데려갔다가 무슨 변이라도 만난다면 그 때엔 이 늙은 백발이 슬퍼하며 지하로 내려가는 꼴을 보겠느냐.〉
(30) 이제 그 애없이 어른의 종 저희 아버지에게로 돌아간다고 하십시다. 아버지의 목숨은 그 애의 것과 하나로 얽혀 있으므로
(31) 애가 없는 것을 보면 곧 숨이 넘어가실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소인들은 어른의 종 저희 아버지로 하여금 백발로 슬퍼하며 지하로 내려가시게 하는 격이 됩니다.
(32) 만일 그 애를 아버지에게 도로 데려가지 못한다면 소인이 평생 아버지에게 죄인이 되리라 다짐하고는 그 애를 제가 책임지고 나섰습니다.
(33) 그러니 이제 그 애 대신 소인을 남겨두시여 어른의 종으로 삼으십시오. 그러나 그 애만은 형들과 함께 돌아가게 해주십시오.
(34) 그 애없이 제가 어떻게 아버지에게 올라갈 수 있겠습니까. 어버지에게 닥칠 불행을 저는 차마 볼 수가 없습니다.》
창세기 제45장
(1) 요셉은 시종들 앞에서 북받치는 감정을 억제할 길 없어 《모두들 물러가라.》 하고 웨쳤다. 이렇게 요셉은 모든 사람을 물리치고나서 자기가 누구인지를 형제들에게 알렸다.
(2) 그가 우는데 울음소리가 어찌나 컸던지 애급의 모든 사람에게 들렸고 바로의 집에도 들렸다.
(3) 요셉은 형제들에게 털어 놓았다. 《내가 바로 요셉입니다. 아버지께서 아직 살아계시다고요.》 형제들은 그의 앞에서 너무나 어리둥절하여 입이 얼어붙고 말았다.
(4) 요셉이 그들에게 가까이 오라고 하자 그제야 가까이 옆으로 갔다. 요셉은 그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내가 형님들의 동생 요셉입니다. 형님들이 나를 애급으로 팔아넘겼었지요.
(5) 그러나 이제는 나를 이곳으로 팔아넘겼다고 해서 마음으로 괴로워할 것도 얼굴을 붉힐 것도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의 목숨을 살리시려고 나를 형님들보다 앞서 보내신 것입니다.
(6) 이 땅에 기근이 든지 이태가 되었습니다. 아직도 밭을 갈아 곡식을 거두려면 다섯해가 더 지나야 됩니다.
(7) 하느님께서 나를 형님들보다 앞서 보낸 것은 형님들의 종족을 땅우에 살아남게 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
(8) 그러니 나를 이곳으로 보낸 것은 형님들이 아니라 바로 하느님이십니다. 하느님께서는 나를 바로의 어른으로, 그 온 집안의 주인으로 삼으시고 애급 전국을 다스리는 자로 세워주셨습니다.
(9) 지체말고 어서 아버지께로 올라가 아버지의 아들 요셉의 말이라고 이렇게 전해주십시오. 〈하느님께서는 저를 온 애급의 주인으로 삼으셨습니다. 주저하지 말고 저에게로 내려오십시오.
(10) 아버지께서는 여러 아들과 손자들을 거느리고 양과 소와 모든 재산을 가지고 고센 땅에 사시면서 저와 가까이 계실 수 있습니다.
(11) 다섯해 기근이 지나가도록 아버지께서 사실 수 있게 모든 것을 거기에 잘 장만해 놓겠습니다. 아버지께서 거느리시는 식구들과 달린 목숨이 아쉬운 것이 없도록 해드리겠습니다.〉
(12) 이제 형님들께는 동생 베냐민과 함께 이 말을 하는 것이 바로 요셉이라는 것을 눈으로 똑똑히 보셨습니다.
(13) 내가 애급에서 어떤 영화를 누리고 있는지 그밖에 무엇이든지 본대로 다 아버지께 말씀드려 주십시오. 지체말고 어서 가서 아버지를 이리로 모시고 내려오십시오.》
(14) 그리고 나서 요셉은 친동생 베냐민의 목을 부둥켜 안고 울었다. 베냐민도 그의 목에 매달려 울었다.
(15) 다시 요셉은 형들과 일일이 입을 맞추어 인사하고는 붙잡고 울었다. 그제야 형들은 그와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었다.
(16) 요셉의 형제들이 왔다는 소식이 바로의 집안에 전해지자 바로와 그의 신하들은 기뻐하였다.
(17) 바로가 요셉에게 말하였다. 《형제들에게 이르시오. 짐승들에 짐을 싣고 가나안 땅으로 돌아가서
(18) 아버지와 온 식구를 이리로 데려오라고 이르시오. 또한 내가 애급에서도 가장 좋은 땅을 주어 그 땅의 기름진 것을 먹고 살게 하겠다더라고 이르시오.
(19) 또 이렇게 내 말을 전하시오. 〈너희들의 어린 것들과 안해들이 타고 오게 마차들을 가지고 가거라. 그리고 아버지를 모셔오도록 하여라.
(20) 가지고 있던 세간 같은 것은 아까와 말라. 애급 전국에서도 가장 좋은 땅이 그대들의 것이 될 것이다.〉》
(21) 이스라엘의 아들들은 하라는대로 하였다. 요셉은 바로의 명령대로 그들에게 마차를 내어주고 려행길에 먹을 량식도 마련해 주었다.
(22) 그리고 각 개인에게 나들이옷 한벌씩을 주었고 베냐민에게는 은전 삼백 세겔과 나들이옷 다섯벌을 주었다.
(23) 그리고 아버지에게는 애급에서 난 귀한 물건을 수나귀 열 마리에 가득 실어보내였고 야곱이 려행길에 먹을 밀이나 빵같은 음식을 나귀 열 마리에 가득 실어 보내였다.
(24) 형들과 동생을 떠나보내면서 요셉은 도중에 서로 탓하지 말라고 당부하였다.
(25) 이렇게 하여 그들은 애급에서 가나안땅으로 아버지 야곱에게 돌아 왔다.
(26) 돌아온 그들은 《요셉이 지금도 살아 있습니다. 전 애급을 다스리는 자가 되었어요.》 하고 아버지께 아뢰였다. 그는 다만 어리둥절하여 그 말을 곧이 들을 수가 없었다.
(27) 그러나 요셉이 한 말을 다 전해듣고 자기를 데려오라고 보낸 마차를 보고나서 아버지 야곱은 제 정신이 돌아 왔다.
(28) 《이제는 죽어도 한이 없다. 내 아들 요셉이 살아 있다니, 죽기 전에 가서 그 애를 봐야지.》 하고 이스라엘은 중얼거렸다.
창세기 제46장
(1) 마침내 이스라엘은 모든 식구를 거느리고 재물을 싣고 길을 떠났다. 브엘세바에 이르러 아버지 이삭의 하느님께 제사를 올리는데
(2) 그날 밤 하느님께서 환상중에 이스라엘에게 말씀하셨다. 《야곱아. 야곱아.》 《저를 부르셨습니까.》 하고 야곱이 대답하자,
(3)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하느님, 네 아버지를 보살피던 하느님이다. 애급으로 내려가는 것을 꺼리지 말라. 내가 거기에서 너를 강대국으로 만들리라.
(4) 내가 너와 함께 애급까지 내려가리라. 그리고 내가 너를 거기서 반드시 다시 올라오게 하리라. 요셉의 손이 네 눈을 감겨줄 것이다.》
(5) 야곱은 브엘세바를 떠났다. 이스라엘의 아들들은 바로가 아버지 야곱을 모셔오라고 보낸 마차에 아버지와 어린 것들과 안해들을 태우고 떠났다.
(6) 야곱과 그가 거느리는 모든 자손은 가나안 땅에서 모든 집짐승과 재물을 가지고 애급으로 들어갔다.
(7) 그는 아들과 손자, 딸과 손녀 이렇게 그의 모든 자손들을 데리고 애급으로 들어갔다.
(8) 애급으로 들어간 이스라엘 자손의 이름은 아래와 같다. 야곱과 그 자손들의 이름이다. 야곱의 맏아들 르우벤인데
(9) 르우벤의 아들은 하녹, 발루, 헤스론, 갈미요,
(10) 시므온의 아들은 여무엘, 야민, 오핫, 야긴, 소할과 가나안 녀인에게서 난 사울이요,
(11) 레위의 아들은 게르손, 그핫, 므라리요
(12) 유다의 아들은 엘과 오난 셀라, 베레스, 세라였는데 엘과 오난은 가나안 땅에서 죽었다. 베레스의 아들은 헤스론, 하몰이요.
(13) 잇사갈의 아들은 돌라, 부아, 욥, 시므론이요,
(14) 스불론의 아들은 세렛, 엘론, 얄르엘이다.
(15) 이상은 레아가 바딴아람에서 야곱에게 낳아준 아들들이다. 그밖에 딸 디나가 있었다. 그의 편에서 난 자손은 아들 딸 합하여 33명이었다.
(16) 갓의 아들은 십욘, 학기, 수니, 에스본, 에리, 아르디, 알렌리요,
(17) 아셀의 아들은 임나, 이스와, 이스위, 브리아인데 그들에게는 누이 세라가 있었다. 브리아에게는 아들 헤벨과 말기엘이 있었다.
(18) 이상은 라반이 딸 레아에게 준 실바가 낳은 자손들이다. 이렇게 야곱이 실바에게서 낳은 자손은 16명이다.
(19) 야곱의 라헬에게서 난 아들은 요셉과 베냐민이었는데
(20) 요셉은 애급땅에서 므낫세와 에브라임을 얻었다. 이들은 온의 제사장 보디베라의 딸 아세낫이 그에게 낳아준 아들들이다.
(21) 베냐민의 아들은 벨라, 베겔, 아스벨, 게라, 나아만, 에히, 로스, 뭇빔, 흡빔, 아릇이다.
(22) 이상은 야곱이 라헬에게서 낳은 자손들로서 모두 14명이다.
(23) 단의 아들은 후심이요,
(24) 납달리의 아들은 야스엘, 구니, 에셀, 실렘이다.
(25) 이상은 라반의 딸 라헬에게 준 빌하가 낳은 자손들이다. 이렇게 야곱이 빌하에게서 낳은 자
손은 7명이다.
(26) 야곱에게 달린 직계자손으로 애급에 들어간 사람들은 며느리들을 빼고 전부 66명이었는데
(27) 애급에서 요셉에게 생긴 두 아들까지 합쳐 애급에 간 야곱 가문의 식구는 모두 70명이 되었
다.
(28) 이스라엘은 유다를 미리 요셉에게 보내고는 일행과 함께 고센땅에 이르렀다.
(29) 요셉은 병거에 말을 메워타고 고센으로 올라가 아버지 이스라엘을 만나 아버지 앞에 나아가 목을 얼싸 안았다. 목을 얼싸안고 우는데
(30) 이스라엘이 요셉에게 말하였다. 《이제는 죽어도 한이 없다. 마침내 네 얼굴을 이렇게 보다니 네가 살아 있었구나.》
(31) 요셉이 형제와 아버지의 집안 식구들에게 말하였다. 《제가 올라가 바로에게 이렇게 말씀드리겠습니다. 〈가나안 땅에서 살던 형제와 아버지 집안식구들이 왔습니다.
(32) 본래 집짐승을 치던 목자들이여서 소와 양과 모든 재산을 가지고 왔습니다.〉
(33) 이렇게 말씀드려 둘터이니 바로께서 부르시여 생업이 무엇이냐 물으시거든
(34) 이렇게 대답하시오. 〈선조 대대로 저희는 어려서부터 집짐승을 치는 목자들입니다.〉 이렇게 말해야 고센땅에서 사실 수 있습니다. 애급 사람들은 목자라면 꺼려서 가까이 하지도 않습니다.》
창세기 제47장
(1) 요셉이 바로에게 들어가 말하였다. 《제 아버지와 형제들이 소와 양을 몰고 모든 재산을 챙겨가지고 가나안 땅에서 와 지금 고센에 있습니다.》
(2) 그러면서 자기 형들 가운데서 뽑은 다섯 사람을 바로에게 소개하자
(3) 바로가 그들에게 물었다. 《너희들의 생업은 무엇이냐.》 그들이 대답하였다. 《소인들은 양을 치는 목자입니다. 저희 선조들도 마찬가지입니다.》
(4) 그들은 계속하여 바로에게 청을 드렸다. 《저희들은 이 땅에 좀 머물 수 있을까 해서 왔습니다. 가나안 땅에 기근이 심하게 들어 소떼가 풀을 뜯을 초장이 없어졌습니다. 청하건대 소인들은 고센 땅에 머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5) 이 말을 듣고 바로는 요셉에게 말하였다. 《경의 아버지와 형제들이 경을 찾아온 것이 아니요?
(6) 애급땅은 경이 마음대로 할 수 있으니 경의 아버지와 형제들을 가장 좋은 땅에 머물게 하시오. 고센땅에 살게 하면 어떻겠소. 그리고 그들 가운데 유능한 사람이 있거든 경이 잘 알아서 나의 집짐승을 돌보는 책임자로 세우시오.》
(7) 요셉은 아버지 야곱을 바로 앞에 인도하여 만나게 하였다. 야곱이 바로에게 만수무강을 빌자.
(8) 바로가 야곱에게 물었다. 《얼마나 수를 누리셨소.》
(9) 《이 세상을 떠돌기 벌써 130년이 됩니다. 얼마나 되지는 않으나 살아온 나날이 궂은 일뿐이었습니다. 소인의 조상들이 떠돌아다니며 누린 수에 미치려면 아직 멀었습니다.》
(10) 이렇게 야곱은 바로에게 대답하고는 다시 만수무강을 빌고 그 앞에서 물러났다.
(11) 요셉은 아버지와 형제들에게 살자리를 잡아주고 바로의 분부대로 애급땅에서 가장 좋은 곳인 라암세스지방을 그들의 소유지로 떼여주었다.
(12) 그리고 아버지와 형제와 온 가문에 속한 식구의 수대로 량식을 대주었다.
(13) 기근은 점점 심해져서 온 세상에 량식이 떨어지지 않은 곳이 없게 되었다. 애급 뿐 아니라 가나안땅에 사는 모든 사람들도 이 기근으로 더 버틸 수 없게 되었다.
(14) 그리하여 모두들 요셉에게 량식을 사가다보니 애급땅과 가나안 땅에 있는 돈이란 돈은 모두 요셉의 손에 들어오게 되었다. 요셉은 그 돈을 바로의 황실에 넘겼다.
(15) 이렇게 애급땅과 가나안땅에서 돈이 떨어지게 되자 온 애급 사람들이 요셉에게로 와서 청하는 것이었다. 《량식을 대여주셔야 하겠습니다. 돈이 떨어졌다고 해서 어른께서 계시는데 우리가 죽을수야 있겠습니까》
(16) 《돈이 떨어졌거든 집짐승이라도 가져오너라. 그러면 그 집짐승을 받고 량식을 내어주겠다.》 하고 요셉은 대답하였다.
(17) 그리하여 그들은 집짐승을 요셉에게로 가져왔다. 요셉은 말과 소, 양과 나귀를 받고 량식을 내여주었다. 이렇게 그해에는 그들이 가져오는 온갖 집짐승을 받고 량식을 대여주었다.
(18) 그해가 다 지나 이듬해가 되자 그들은 요셉에게 와서 다시 청하였다. 《돈은 다 떨어졌고 집짐승도모두 어른께 갖다 바쳤는데 이제 와서 무엇을 숨기겠습니까. 어른께서 보시는대로 남은 것이라고는 우리 몸뚱이와 땅밖에 없습니다.
(19) 그런데 우리나 우리들의 땅이 어른께서 보시는 앞에서 망할 수야 있겠습니까. 그러니 우리들의 몸과 땅을 받으시고 량식을 주십시오. 우리들은 땅채 바로의 종이 되겠습니다. 씨앗을 주십시오. 그래야 땅은 황폐하게 되지 않고 우리도 죽지 않고 살 것입니다.》
(20) 기근이 심해져서 애급사람들은 더 버틸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모두들 토지를 요셉에게 팔았다. 요셉이 그것을 사서 바로에게 바치고보니 애급 온 땅은 바로의 것이 되었다.
(21) 그리고 온 애급땅에 사는 백성들은 다 그의 종이 되었다.
(22) 그러나 제사장들의 땅만은 사들이지 않았다. 그 땅은 제사장들이 바로에게 하사받은 땅이었다. 그들은 바로에게서 록을 타먹고 살고 있었기 때문에 땅을 팔 필요가 없었다.
(23) 요셉이 백성에게 선포하였다. 《나는 오늘 너희와 너희 밭을 사서 바로께 바쳤다. 여기 씨앗이 있으니 가져다 땅에 뿌려라.
(24) 그리고 추수 때마다 오분의 일을 바로에게 바쳐야 한다. 나머지 오분의 사는 너희 것이다. 그중에 밭에 뿌릴 씨앗을 남기고는 너희와 너희 집안 식구들의 량식으로 삼아라. 또 어린 것들도 먹여살려라.》
(25) 그들이 대답하였다. 《어른께서 우리의 목숨을 살려주셨습니다. 그러니 어른 좋으실대로 하십시오. 우리는 바로의 종이 되겠습니다.》
(26) 이렇게 하여 애급 토지에 관하여 요셉이 만든 법령은 오늘날까지도 살아 있는데 그것은 즉 바로에게 오분의 일을 바쳐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제사장들의 땅만은 바로의 것이 되지 않았다.
(27) 이스라엘은 애급땅 고센지방에 자리를 잡았다. 거기에서 땅을 차지하고 자손을 많이 낳아 크게 불어났다.
(28) 야곱은 애급땅에서 17년을 더 살았다. 그래서 야곱이 산 해수는 모두 147년이 되었다.
(29) 이스라엘은 죽을 날이 가까운줄 알고 아들 요셉을 불러 당부하였다. 《네가 정말 나를 기쁘게 해줄 마음이 있거든 네 신의를 성실하게 지켜 나를 애급에 묻지 않겠다고 네 손을 내 환도뼈 아래 넣고 맹세해다오.
(30) 내가 내 조상과 같이 잠들면 나를 애급에서 내다 그분들이 묻힌 자리에 함께 묻어다오.》 그가 대답하였다. 《아버지께서 말씀하신대로 하겠습니다.》
(31) 《그러면 이제 나에게 맹세하여라.》 요셉이 시키는대로 맹세하자 이스라엘은 침상 머리 맡에 엎드려 하느님께 경배드렸다.
창세기 제48장
(1) 이런 일이 있은후 요셉은 아버지가 아프다는 말을 전해들었다. 그는 두 아들 므낫세와 에브라임을 데리고 갔다.
(2) 아들 요셉이 문병왔다는 말이 야곱에게 전해지자 이스라엘은 기력을 가다듬고 침상에 일어나 앉았다.
(3) 야곱이 요셉에게 일렀다. 《전능하신 하느님께서 가나안땅 루스에서 나에게 나타나 나를 이렇게 축복하셨다.
(4) 〈내가 너에게 많은 자손이 생겨 불어나게 하여 많은 민족이 모인 집단을 이루게 하리라.〉
(5) 그런데 내가 너를 만나러 애급으로 오기전에 네가 얻은 두 아들 에브라임과 므낫세는 이제 르우벤이나 시므온과 같이 내 아들 항렬에 들어야 한다.
(6) 그 아이들 다음으로 난 아들들이 네 자식이 되는 것이다. 그 아이들은 형들이 차지할 유산을 상속받을 것이다.
(7) 내가 바딴을 떠나 가나안땅에 와서 길을 가는 도중에 네 어머니 라헬이 죽었다. 에브랏에 채 못미친 길가에 나는 네 어머니를 묻었다. 그 에브랏이 곧 베들레헴이다.》
(8) 이스라엘이 요셉의 아들들을 보고 물었다. 《애들이 누구냐.》
(9) 《이것들은 하느님께서 이곳에서 저에게 주신 제 아들들입니다.》 라고 요셉은 아버지에게 대답하였다. 《이리로 가까이 오게 하여라. 내가 그 아이들에게 복을 빌어주겠다.》 이렇게 말을 했지만
(10) 이스라엘은 나이가 많아 눈이 어두워 앞을 못보는 처지였다. 요셉이 그들을 가까이 데려오자 야곱은 그들에게 입을 맞추며 끌어 안고
(11) 요셉에게 말하였다. 《나는 네 얼굴을 보리라고도 생각하지 못했는데 이제 하느님께서 네 아이들까지 보게 해주시는구나.》
(12) 요셉은 자기의 아이들을 아버지의 무릎에서 받고는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려 절을 했다.
(13) 그리고 요셉은 두 아이 가운데 에브라임은 오른손으로 이끌어 이스라엘의 왼쪽에 므낫세는 왼손으로 이끌어 이스라엘의 오른쪽에 가까이 가게 하였다.
(14) 그러자 이스라엘은 손을 엇갈리게 내밀어 동생인 에브라임의 머리에 오른손을, 맏아들인 므낫세의 머리에는 왼손을 얹고
(15) 이렇게 복을 빌어주었다. 《나의 조상 아브라함과 이삭이 살아가는 것을 지켜보아주신 하느님, 태여날 때부터 이날까지 나의 목자가 되어주신 하느님,
(16) 온갖 어려움에서 나를 건져내준 하느님의 천사가 이 아이들에게 복을 내려 주시기를 빕니다. 나의 이름과 조상들의 이름 아브라함과 이삭이 이 아이들에게 살아 있기를 이 세상 한 복판에서 왕성하게 불어나기를 빕니다.》
(17) 요셉은 아버지가 오른손을 에브라임의 머리우에 얹은 것을 보고는 못마땅하게 여겨 에브라임의 머리우에 얹은 아버지의 손을 므낫세의 머리에 옮겨 놓으려 했다.
(18) 그러면서 아버지에게 아뢰었다. 《아닙니다. 아버지, 이 아이가 맏아들입니다. 오른손을 이 아이머리에 얹으셔야 합니다.》
(19) 그러나 아버지는 거절하며 대답하였다. 《아들아. 나도 안다. 왜 모르겠느냐. 이 아이도 한 족속을 이룰 것이다. 크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동생이 형보다 더 커져 그의 후손은 숱한 민족을 이룰 것이다.》
(20) 그날 야곱은 이렇게 그들에게 복을 빌어 주었다. 《이스라엘 백성은 너희의 덕을 입고 살며 '하느님께서 너를 에브라임처럼, 므낫세처럼 세워주시기 바란다.' 하리라.》 이렇게 그는 에브라임을 므낫세보다 앞세웠다.
(21) 그리고 나서 그는 요셉에게 다시 말하였다. 《나는 이제 죽겠지만 하느님께서 너희를 보살펴 주시며 조상의 땅으로 다시 돌아가게 해 주실 것이다.
(22) 내 칼과 활로 아모리 사람 손에서 빼앗은 세겜 하나만은 네 형제들에게 주지 않고 너에게 준다.》
창세기 제49장
(1) 그후 야곱은 유언을 남기려고 아들들을 불렀다. 《모두들 모여라. 후날 너희에게 일어날 일을 내가 일러주리라.
(2) 야곱의 아들들아, 모여와 들어라. 너희의 아버지 이스라엘의 말을 들어라.
(3) 르우벤아, 너는 내 맏아들, 내 힘, 내 정력의 첫 열매라, 너무 우쭐하고 세차고나
(4) 터져나오는 물줄기 같아 걷잡을 수 없는 홍수 같아 끝내 맏아들 구실을 하지 못하리라. 제 아버지의 침상에 기여들어 그 첩마저 범한 녀석
(5) 시므온과 레위는 단짝이다. 칼만 잡으면 사나와져
(6) 나는 그들의 모의에 끼여들 생각도 없고 그들이 모이는 자리에 섞일 마음도 없다. 화김에 사람을 쳐죽이고 닥치는대로 소를 박살하는 녀석들
(7) 저주 받으리라. 화가나면 모질게 굴고 골이 나면 잔인해지는 것들 내가 그들을 야곱의 자손 가운데서 분산시키고 이스라엘 백성 가운데서 흩으리라.
(8) 유다, 너는 네 형제들의 찬양을 받으리라. 네 손은 원쑤들의 멱살을 잡겠고 네 아버지의 자식들이 네 앞에 엎드리리라.
(9) 유다는 사자새끼, 아들아. 너야말로 짐승을 덮여 뜯어먹고는 배를 깔고 엎드린 수사자라 할까.
(10) 왕의 지팽이가 유다를 떠나지 않으리라. 지휘봉이 다리 사이에서 떠나지 않으리라. 참으로 그 자리를 차지할 분이 와서 만 백성이 그에게 순종하게 되리라.
(11) 포도나무에 나귀를 례사로 매어놓고 고급 포도나무에 새끼나귀를 례사로 매여 두리라. 포도주로 옷을 빨고 포도의 붉은 즙으로 겉옷까지 빨리라.
(12) 눈은 포도주로 상기되고 이는 우유로 희여지리라.
(13) 스불론은 바다가에 살며 배가 쉬는 항구가 되고 그의 경계는 시돈에 이르리라.
(14) 잇사갈은 힘센 나귀 양우리 사이에 엎드려 있으며
(15) 쉬기 좋아하고 제 고장 아름다운 줄만 알다가 어깨를 디밀고 억지로 짐이나 지는 일군이 되겠구나.
(16) 단은 이스라엘 어느 지파 못지 않게 제 백성을 다스리리라.
(17) 단은 길가에 숨어 있는 뱀 오솔길에서 기다리고 있는 독사다. 말발굽을 물어 말탄 사람을 뒤로 떨어뜨린다.
(18) 여호와여. 나 당신의 구원을 기다립니다.
(19) 갓은 적군의 침입을 당하겠으나 그 침입자의 뒤통수를 치리라.
(20) 아셀은 먹을 것이 넉넉하여 왕에게 진상하리라.
(21) 납달리는 풀어놓은 암사슴 아양떠는 소리 요란하구나.
(22) 요셉은 열매가 주렁주렁한 가지 샘가에 늘어진 열매가 주렁주렁한 가지 담장 넘어 뻳어가는 가지다.
(23) 사람들이 활을 쏘며 무섭게 다그쳐 몰려 왔다가
(24) 활은 꺾어지고 팔마다 힘줄도 끊어졌다. 이것은 야곱의 강하신 이의 팔이 하신 일 이스라엘 목자의 이름으로 이룩된 일이다.
(25) 너를 돕는 네 아버지의 하느님께서 하신 일이다. 그 하느님께서 우로 하늘에서 내리시는 복 땅속에 숨겨두신 지하수의 복, 젖가슴과 태에서 솟아나게 하시는 복
(26) 이삭과 꽃을 피우시는 복, 태고적 산맥에서 흘러내리시는 복, 영원한 언덕에서 쏟아내리시는 풍성한 복, 이런 복을 요셉의 머리에 뭇 형제들 가운데서 뽑힌 요셉의 정수리에 내리시기를 비노라.
(27) 베냐민은 략탈하는 늑대라. 아침에는 그 움킨 것을 삼키고 저녁에는 잡은 것을 나누어 먹는다.》
(28) 이들이 모두 이스라엘의 열 두 지파인데 그들의 아버지는 이렇게 그들 하나하나에게 알맞는 복을 주고는
(29) 분부하였다. 《나는 이제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나를 헷사람 에브론의 밭에 있는 굴, 내 선조들 옆에 묻어다오.
(30) 그 굴은 가나안 땅 맘으레 앞 막벨라 밭에 있다. 그것은 아브라함께서 묘자리로 쓰려고 헷사람 에브론에게서 밭채 사둔 것이다.
(31) 거기에는 아브라함과 사라 두분이 묻혀 있고 이삭과 리브가 두분도 묻혀 있고 나도 레아를 거기에다 묻었다.
(32) 그 밭과 거기에 있는 굴은 헷사람들에게서 산 것이다.》
(33) 야곱은 이렇게 아들들에게 분부하고 나서 침상에 바로 누워 마지막 숨을 거두고 세상을 떠났다.
창세기 제50장
(1) 요셉은 아버지의 얼굴에 엎드려 울며 입을 맞추었다.
(2) 요셉은 자기의 시의들을 시켜 아버지의 몸을 썩지 않게 만들었다.
(3) 이렇게 썩지 않게 만드는데 채워야 하는 날 수 40일이 지났다. 애급사람들은 그를 생각하고 70일동안 곡을 했다.
(4) 곡하는 날이 지나자 요셉은 바로의 궁에 궁내대신을 보내여 다음과 같이 아뢰여 달라고 하였다. 《여러분, 좋으시다면 바로에게 이렇게 한 말씀 전해주시오.
(5) '제 아버지가 운명하시면서 당신께서 가나안땅에 파둔 무덤에 묻어달라고 저에게 맹세를 시키셨습니다. 그러니 제가 올라가 제 아버지를 장사지내고 오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6) 바로가 《그분이 맹세시킨대로 올라가 선친을 장사지내도록 하오.》 라고 윤허를 내리자
(7) 요셉은 아버지를 묻으러 올라 갔다. 바로의 모든 신하와 그 궁에 있는 장로들과 애급전국에 널려 있는 모든 장로와
(8) 요셉의 온 집안과 그 형제들과 아버지의 집안도, 그들에게 달린 아이들과 양과 소들만은 고센땅에 남겨둔채 모두 그를 따라 나섰다.
(9) 또 병거와 기병까지 그를 모셨다. 그것은 굉장한 행렬이었다.
(10) 그들은 요단강 건너편에 있는 아닷의 타작마당에 이르러 성대하고 장중하게 장례식을 올렸는데 요셉은 아버지를 생각하고 7일동안 곡했다.
(11) 그 지방에 사는 가나안 사람들은 아닷의 타작마당에서 그들이 곡하는 것을 보고 《애급사람들이 중대한 상사를 당했나보다.》 하며 그곳을 아벨미스라임이라 부르기 시작하였다. 그곳은 요단강 건너편이다.
(12) 이렇게 야곱의 아들들은 아버지의 명령대로 하였다.
(13) 아들들은 그의 시신을 가나안땅에 모셔다 아브라함이 헷사람 에브론에게서 밭채 사서 묘자리로 삼은 맘으레 앞 막벨라 밭에 있는 굴에 안장하였다.
(14) 요셉은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고 같이 갔던 형제와 모든 사람과 함께 애급으로 돌아왔다.
(15) 요셉의 형들은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어쩌면 요셉은 우리가 미워 우리에게서 당한 온갖 억울함을 앙갚음할지도 모르겠다.》 하면서
(16) 요셉 앞에 나가 빌었다. 《아버지께서는 세상을 떠나시기 전에 당신의 말씀을 요셉에게 전하라시면서 이렇게 분부하셨습니다.
(17) '형들이 악의로 한 일이건 어떻게 마음을 잘못먹고 한 일이건 못할짓한 것을 용서해주라. 네 아버지를 돌보시던 하느님의 종들이 비록 악의에 찬 일을 했지만 용서해주어라.'《 요셉은 이 말을 들으며 울었다.
(18) 형들도 울며 그 앞에 조아렸다. 《이제 우리를 종으로 삼아다오.》
(19) 《두려워 하지들 마십시오. 내가 하느님 대신 벌이라도 내릴 듯 싶습니까.》
(20) 하면서 요셉은 이렇게 말하였다. 《나에게 못할 짓을 꾸민 것은 틀림없이 형들이요. 하지
만 하느님께서는 도리어 그것을 좋게 꾸미시여 오늘날 이렇게 여러 백성을 살리시지 않았습니까.
(21) 그러니 이제 두려워하지들 마십시오. 내가 형들과 형들의 어린 것들을 돌봐 드리리다.》 이렇게 위로하는 요셉의 말을 듣으며 그들은 가슴이 터지는 듯 하였다.
(22) 그후 아버지의 집안과 함께 애급에서 살다보니 요셉의 나이 110살이 되었다.
(23) 그는 에브라임의 후손 삼대를 보았다. 그리고 므낫세의 아들 마길이 낳은 아이들도 자기 무릎에 받아 아들 항렬에 들였다.
(24) 요셉이 일가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나는 이제 죽을터이지만 하느님께서 반드시 너희를 찾아오시여 이 땅에서 이끌어내시고 아브라함과 이삭, 야곱에게 주겠다고 맹세하신 땅으로 올라가게 하실 것이다.》
(25) , 다시 요셉은 이스라엘 자손에게 서약을 시켰다. 《하느님께서 너희를 반드시 찾아오실 것이다. 너희는 그 때 여기에서 내 뼈를 가지고 그리로 올라가거라.》
(26) 요셉이 110살에 죽자 사람들이 그를 썩지 않게 만들어 관에 넣어 애급에 모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