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01:01 아브라함의 후손이요, 다윗의 자손인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는 다음과 같다.

마01:02 아브라함은 이사악을 낳았고 이사악은 야곱을, 야곱은 그의 형제를 낳았으며

마01:03 유다는 다말에게서 베레스와 제라를 낳았고 베레스는 헤스론을, 헤스론은 람을,

마01:04 람은 암미나답을, 암미나답은 나흐손을, 나흐손은 살몬을 낳았고 오벳은 이새를,

마01:05 이새는 다윗왕을 낳았다.

마01:06 다윗은 우리야의 아내에게서 솔로몬을 낳았고

마01:07 솔로몬은 르호보암을, 르호보암은 아비야를, 아비야는 아삽을,

마01:08 아삽은 여호사밧을, 여호사밧은 요람을, 요람은 우찌야를,

마01:09 우찌야는 요담을, 요담은 아하즈를, 아하즈는 히즈키야를 낳았고

마01:10 히즈키야는 므나쎄를, 므나쎄는 아모스를, 아모스는 요시아를 낳았고,

마01:11 이스라엘 민족이 바빌론으로 끌려 갈 무렵에 요시야는 여고니아와 그의 동생을 낳았다.

마01:12 바빌론으로 끌려 간 다음 여고니야는 스알디엘을 낳았고 스알디엘은 즈루빠벨을,

마01:13 즈루빠벨을 아비훗을, 아비훗은 엘리아킴을, 엘리아킴은 아졸을,

마01:14 아졸은 사독을, 사독은 아힘을, 아힘은 엘리훗을,

마01:15 엘리훗은 엘르아잘을, 엘르아잘은 마딴을, 마딴은 야곱을 낳았으며

마01:16 야곱은 마리아의 남편 요셉을 낳았고 마리아에게서 예수가 나셨는데 이분을 그리스도라고 부른다.

마01:17 그러므로 아브라함에서 다윗까지가 십 사 대이고, 다윗에서 바빌론으로 끌려 갈 때까지가 십 사 대이며 바빌론으로 끌려 간 다음 그리스도까지가 또한 십 사 대이다.

마01:18 예수 그리스도께서 태어나신 경위는 이러하다.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는 요셉과 약혼은 하고 같이 살기 전에 잉태한 것이 드러났다. 그 잉태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었다.

마01:19 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법대로 사는 사람이었고 또 마리아의 일을 세상에 드러낼 생각도 없었으므로 남모르게 파혼하기로 마음먹었다.

마01:20 요셉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무렵에 주의 천사가 꿈에 나타나서 "다윗의 자손 요셉아,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 들이어라. 그의 태중에 있는 아기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마01:21 마리아가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예수는 자기 백성을 죄에서 구원할 것이다" 하고 일러 주었다.

마01:22 이 모든 일로써 주께서 예언자를 시켜,

마01:23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 하신 말씀이 그대로 이루어졌다. 임마누엘은 "하느님께서 우리와함께 계시다" 는 뜻이다.

마01:24 잠에서 깨어난 요셉은 주의 천사가 일러 준 대로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 들였다.

마01:25 그러나 아들을 낳을 때까지 동침하지 않고 지내다가 마리아가 아들을 낳자 그 아기를 예수라고 불렀다.

마02:01 예수께서 헤로데왕 때에 유다 베들레헴에서 나셨는데 그 때에 동방에서 박사들이 예루살렘에 와서

마02:02 "유다인의 왕으로 나신 분이 어디 계십니까? 우리는 동방에서 그분의 별을 보고 그분에게 경배하러 왔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마02:03 이 말을 듣고 헤로데왕이 당황한 것은 물론, 예루살렘이 온통 술렁거렸다.

마02:04 왕은 백성의 대사제들과 율법학자들을 다 모아 놓고 그리스도께서 나실 곳이 어디냐고 물었다.

마02:05 그들은 이렇게 대답하였다. "유다 베들레헴입니다. 예언서의 기록을 보면,

마02:06 '유다의 땅 베들레헴아, 너는 결코 유다의 땅에서 가장 작은 고을이 아니다. 내 백성의 목자가 될 영도자가 너에게서 나리라' 고 하였습니다."

마02:07 그 때에 헤로데가 동방에서 온 박사들을 몰래 불러 별이 나타난 때를 정확히 알아 보고

마02:08 그들을 베들레헴으로 보내면서 "가서 그 아기를 잘 찾아 보시오. 나도 가서 경배할 터이니 찾거든 알려 주시오" 하고 부탁하였다.

마02:09 왕의 부탁을 듣고 박사들은 길을 떠났다. 그 때 동방에서 본 그 별이 그들을 앞서 가다가 마침내 그 아기가 있는 곳 위에 이르러 멈추었다.

마02:10 이를 보고 그들은 대단히 기뻐하면서

마02:11 그 집에 들어 가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있는 아기를 보고 엎드려 경배하였다. 그리고 보물 상자를 열어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드렸다.

마02:12 박사들은 꿈에 헤로데에게로 돌아 가지 말라는 하느님의 지시를 받고 다른 길로 자기 나라에 돌아 갔다.

마02:13 박사들이 물러 간 뒤에 주의 천사가 요셉의 꿈에 나타나서 "헤로데가 아기를 찾아 죽이려 하니 어서 일어나 아기와 아기 어머니를 데리고 에집트로 피신하여 내가 알려 줄 때까지 거기에 있어라" 하고 일러 주었다.

마02:14 요셉은 일어나 그 밤으로 아기와 아기 어머니를 데리고 에집트로 가서

마02:15 헤로데가 죽을 때까지 거기에서 살았다. 이리하여 주께서 예언자를 시켜 "내가 내 아들을 에집트에서 불러 내었다" 고 하신 말씀이 이루어졌다.

마02:16 헤로데는 박사들에게 속은 것을 알고 몹시 노하였다. 그래서 사람을 보내어 박사들에게 알아 본 때를 대중하여 베들레헴과 그 일대에 사는 두 살 이하의 사내아이를 모조리 죽여 버렸다.

마02:17 이리하여 예언자 예레미야를 시켜,

마02:18 "라마에서 들려 오는 소리, 울부짖고 애통하는 소리, 자식 잃고 우는 라헬, 위로마저 마다는 구나!" 하신 말씀이 이루어졌다.

마02:19 헤로데가 죽은 뒤에 주의 천사가 에집트에 있는 요셉의 꿈에 나타나서

마02:20 "아기의 목숨을 노리던 자들이 이미 죽었으니 일어나 아기와 아기 어머니를 데리고 이스라엘 땅으로 돌아 가라" 하고 일러 주었다.

마02:21 요셉은 일어나서 아기와 아기 어머니를 데리고 이스라엘 땅으로 돌아 왔다.

마02:22 그러나 아르켈라오가 자기 아버지 헤로데를 이어 유다 왕이 되었다는 말을 듣고 그리로 가기를 두려워하였다. 그러다가 그는 다시 꿈에 지시를 받고 갈릴래아 지방으로 가서

마02:23 나자렛이라는 동네에서 살았다. 이리하여 예언자를 시켜 "그를 나자렛 사람이라 부르리라" 고 하신 말씀이 이루어졌다.

마03:01 그 무렵에 세례자 요한이 나타나 유다 광야에서

마03:02 "회개하여라. 하늘 나라가 다가 왔다!" 하고 선포하였다. 이 사람을 두고 예언자 이사야는 이렇게 말하였다.

마03:03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가 들린다. '너희는 주의 길을 닦고 그의 길을 고르게 하여라.'"

마03:04 요한은 낙타 털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띠를 두르고 메뚜기와 들꿀을 먹으며 살았다.

마03:05 그 때에 예루살렘을 비롯하여 유다 각 지방과 요르단강 부근의 사람들이 다 요르단강으로 요한을 찾아 가서

마03:06 자기 죄를 고백하며 세례를 받았다.

마03:07 그러나 많은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사두가이파 사람들이 세례를 받으러 오는 것을 보고 요한은 이렇게 말하였다. "이 독사의 족속들아! 닥쳐 올 그 징벌을 피하라고 누가 일러 주더냐?

마03:08 너희는 회개했다는 증거를 행실로써 보여라.

마03:09 그리고 '아브라함이 우리 조상이다' 하는 말은 아예 할 생각도 말아라. 사실 하느님은 이 돌들로도 아브라함의 자녀를 만드실 수 있다.

마03:10 도끼가 이미 나무 뿌리에 닿았으니 좋은 열매를 맺지 않은 나무는 다 찍혀 불 속에 던져질 것이다.

마03:11 나는 너희를 회개시키려고 물로 세례를 베풀거니와 내 뒤에 오시는 분은 성령과 불로 세례를 베푸실 것이다. 그분은 나보다 훌륭한 분이어서 나는 그분의 신발을 들고 다닐 자격조차 없는 사람이다.

마03:12 그분은 손에 키를 드시고 타작마당의 곡식을 깨끗이 가려 알곡은 모아 곳간에 들이시고 쭉정이는 꺼지지 않는 불에 태우실 것이다."

마03:13 그 즈음에 예수께서 세례를 받으시려고 갈릴래아를 떠나 요르단강으로 요한을 찾아 오셨다.

마03:14 그러나 요한은 "제가 선생님께 세례를 받아야 할 터인데 어떻게 선생님께서 제게 오십니까?" 하며 굳이 사양하였다.

마03:15 예수께서 요한에게 "지금은 내가 하자는 대로 하여라. 우리가 이렇게 해야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 하고 대답하셨다. 그제야 요한은 예수께서 하자시는 대로 하였다.

마03:16 예수께서 세례를 받으시고 물에서 올라 오시자 홀연히 하늘이 열리고 하느님의 성령이 비둘기 모양으로 당신 위에 내려 오시는 것이 보였다.

마03:17 그 때 하늘에서 이런 소리가 들려 왔다.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마04:01 그 뒤에 예수께서 성령의 인도로 광야에 나가 악마에게 유혹을 받으셨다.

마04:02 사십 주야를 단식하시고 나서 몹시 시장하셨을 때에

마04:03 유혹하는 자가 와서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거든 이 돌더러 빵이 되라고 해 보시오" 하고 말하였다.

마04:04 예수께서는 "성서에 '사람이 빵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리라' 고 하지 않았느냐?" 하고 대답하셨다.

마04:05 그러자 악마는 예수를 거룩한 도시로 데리고 가서 성전 꼭대기에 세우고

마04:06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거든 뛰어 내려 보시오. 성서에, '하느님이 천사들을 시켜 너를 시중들게 하시리니 그들이 손으로 너를 받들어 너의 발이 돌에 부딪히지 않게 하시리라' 하지 않았소?" 하고 말하였다.

마04:07 예수께서는 "'주님이신 너의 하느님을 떠보지 말라' 는 말씀도 성서에 있다" 하고 대답하셨다.

마04:08 악마는 다시 아주 높은 산으로 예수를 데리고 가서 세상의 모든 나라와 그 화려한 모습을 보여 주며

마04:09 "당신이 내 앞에 절하면 이 모든 것을 당신에게 주겠소"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예수께서는 "사탄아, 물러 가라! 성서에 '주님이신 너희 하느님을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 고 하시지 않았느냐?" 하고 대답하셨다.

마04:11 마침내 악마는 물러 가고 천사들이 와서 예수께 시중들었다.

마04:12 요한이 잡혔다는 말을 들으시고 예수께서는 다시 갈릴래아로 가셨다.

마04:13 그러나 나자렛에 머물지 않으시고 즈불룬과 납달리 지방 호숫가에 있는 가파르나움으로 가서 사셨다.

마04:14 이리하여 예언자 이사야를 시켜,

마04:15 "즈불룬과 납달리, 호수로 가는 길, 요르단강 건너편, 이방인의 갈릴래아.

마04:16 어둠 속에 앉은 백성이 큰 빛을 보겠고 죽음의 그늘진 땅에 사는 사람들에게 빛이 비치리라" 하신 말씀이 이루어졌다.

마04:17 이 때부터 예수께서는 전도를 시작하시며 "회개하라. 하늘 나라가 다가 왔다" 하고 말씀하셨다.

마04:18 예수께서 갈릴래아 호숫가를 걸어 가시다가 베드로라는 시몬과 안드레아 형제가 그물을 던지고 있는 것을 보셨다. 그들은 어부였다.

마04:19 예수께서 그들에게 "나를 따라 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겠다" 하시자

마04:20 그들은 곧 그물을 버리고 예수를 따라 갔다.

마04:21 예수께서는 거기서 조금 더 가시다가 이번에는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와 요한 형제를 보셨는데 그들은 자기 아버지 제베대오와 함께 배에서 그물을 손질하고 있었다. 예수께서 그들을 부르시자

마04:22 그들은 곧 배를 버리고 아버지를 떠나 예수를 따라 갔다.

마04:23 예수께서 온 갈릴래아를 두루 다니시며 회당에서 가르치고 하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시며 백성 가운데서 병자와 허약한 사람들을 모두 고쳐 주셨다.

마04:24 예수의 소문이 온 시리아에 퍼지자 사람들은 갖가지 병에 걸려 신음하는 환자들과 마귀 들린 사람들과 간질병자들과 중풍병자들을 예수께 데려 왔다. 예수께서는 그들을 모두 고쳐 주셨다.

마04:25 그러자 갈릴래아와 데카폴리스와 예루살렘과 유다와 요르단강 건너편에서 온 많은 무리가 예수를 따랐다.

마05:01 예수께서 무리를 보시고 산에 올라 가 앉으시자 제자들이 곁으로다가 왔다.

마05:02 예수께서는 비로소 입을 열어 이렇게 가르치셨다.

마05:03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마05:04 슬퍼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위로를 받을 것이다.

마05:05 온유한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땅을 차지할 것이다.

마05:06 옳은 일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만족할 것이다.

마05:07 자비를 베푸는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자비를 입을 것이다.

마05:08 마음이 깨끗한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하느님을 뵙게 될 것이다.

마05:09 평화를 위하여 일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하느님의 아들이 될 것이다.

마05:10 옳은 일을 하다가 박해를 받는 사람은 행복하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마05:11 나 때문에 모욕을 당하고 박해를 받으며 터무니 없는 말로 갖은 비난을 다 받게 되면 너희는 행복하다.

마05:12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받을 큰 상이 하늘에 마련되어 있다. 옛 예언자들도 너희에 앞서 같은 박해를 받았다."

마05:13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만일 소금이 짠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다시 짜게 만들겠느냐? 그런 소금은 아무데도 쓸 데 없어 밖에 내버려 사람들에게 짓밟힐 따름이다.

마05:14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산 위에 있는 마을은 드러나게 마련이다.

마05:15 등불을 켜서 됫박으로 덮어 두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등경 위에 얹어 둔다. 그래야 집 안에 있는 사람들을 다 밝게 비출 수 있지 않겠느냐?

마05:16 너희도 이와 같이 너희의 빛을 사람들 앞에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

마05:17 "내가 율법이나 예언서의 말씀을 없애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말아라. 없애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

마05:18 분명히 말해 두는데, 천지가 없어지는 일이 있더라도 율법은 일 점 일 획도 없어지지 않고 다 이루어질 것이다.

마05:19 그러므로 가장 작은 계명 중에 하나라도 스스로 어기거나, 어기도록 남을 가르치는 사람은 누구나 하늘 나라에서 가장 작은 사람 대접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 계명을 지키고, 남에게도 지키도록 가르치는 사람은 누구나 하늘 나라에서 큰 사람 대접을 받을 것이다.

마05:20 잘 들어라. 너희가 율법학자들이나 바리사이파 사람들보다 더 옳게 살지 못한다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 가지 못할 것이다."

마05:21 "'살인하지 말라. 살인하는 자는 누구든지 재판을 받아야 한다' 고 옛 사람들에게 하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마05:22 그러나 나는 이렇게 말한다. 자기 형제에게 성을 내는 사람은 누구나 재판을 받아야 하며 자기 형제를 가리켜 바보라고 욕하는 사람은 중앙법정에 넘겨질 것이다. 또 자기 형제더러 미친놈이라고 하는 사람은 불붙는 지옥에 던져질 것이다.

마05:23 그러므로 제단에 예물을 드리려 할 때에 너에게 원한을 품고 있는 형제가 생각나거든

마05:24 그 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먼저 그를 찾아 가 화해하고 나서 돌아 와 예물을 드려라.

마05:25 누가 너를 고소하여 그와 함께 법정으로 갈 때에는 도중에서 얼른 화해하여라. 그렇지 않으면 고소하는 사람이 너를 재판관에게 넘기고 재판관은 형리에게 내 주어 감옥에 가둘 것이다.

마05:26 분명히 말해 둔다. 네가 마지막 한 푼까지 다 갚기 전에는 결코 거기에서 풀려 나오지 못할 것이다."

마05:27 "'간음하지 말라' 고 하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마05:28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이렇게 말한다. 누구든지 여자를 보고 음란한 생각을 품는 사람은 벌써 마음으로 그 여자를 범했다.

마05:29 오른 눈이 죄를 짓게 하거든 그 눈을 빼어 던져 버려라. 몸의 한 부분을 잃는 것이 온 몸이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낫다.

마05:30 또 오른손이 죄를 짓게 하거든 그 손을 찍어 던져 버려라. 몸의 한 부분을 잃는 것이 온 몸이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낫다."

마05:31 "또한 '누구든지 아내를 버리려면 그에게 이혼장을 써 주어라' 고 하신 말씀이 있다.

마05:32 그러나 나는 이렇게 말한다. 누구든지 음행한 경우를 제외하고 아내를 버리면, 이것은 그 여자를 간음하게 하는 것이다. 또 그 버림받은 여자와 결혼하면 그것도 간음하는 것이다."

마05:33 "또 '거짓 맹세를 하지 말라. 그리고 주님께 맹세한 것은 다 지켜라' 고 옛 사람들에게 하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마05:34 그러나 나는 이렇게 말한다. 아예 맹세를 하지 말라. 하늘을 두고도 맹세하지 말라. 하늘은 하느님의 옥좌이다.

마05:35 땅을 두고도 맹세하지 말라. 땅은 하느님의 발판이다. 예루살렘을 두고도 맹세하지 말라. 예루살렘은 그 크신 임금님의도성이다.

마05:36 네 머리를 두고도 맹세하지 말라. 너는 머리카락 하나도 희게도 검게 할 수 없다.

마05:37 너희는 그저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오' 할 것은 '아니오' 라고만 하여라. 그 이상의 말은 악에서 나오는 것이다."

마05:38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라고 하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마05:39 그러나 나는 이렇게 말한다. 앙갚음하지 말아라.

마05:40 누가 오른뺨을 치거든 왼뺨마저 돌려대고 또 재판에 걸어 속옷을 가지려고 하거든 겉옷까지도 내 주어라.

마05:41 누가 억지로 오 리를 가자고 하거든 십 리를 같이 가 주어라.

마05:42 달라는 사람에게 주고 꾸려는 사람의 청을 물리치지 말아라."

마05:43 "'네 이웃을 사랑하고 원수를 미워하여라' 고 하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마05:44 그러나 나는 이렇게 말한다. 원수를 사랑하고 너희를 박해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마05:45 그래야만 너희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아들이 될 것이다. 아버지께서는 악한 사람에게나 선한 사람에게나 똑같이 햇빛을 주시고 옳은 사람에게나 옳지 못한 사람에게나 똑같이 비를 내려주신다.

마05:46 너희가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들만 사랑한다면 무슨 상을 받겠느냐? 세리들도 그만큼은 하지 않느냐?

마05:47 또 너희가 자기 형제들에게만 인사를 한다면 남보다 나을 것이 무엇이냐? 이방인들도 그만큼은 하지 않느냐?

마05:48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같이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라."

마06:01 "너희는 일부러 남들이 보는 앞에서 선행을 하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그렇지 않으면 하늘에 계신 아버지에게서 아무런 상도 받지 못한다."

마06:02 "자선을 베풀 때에는 위선자들이 칭찬을 받으려고 회당과 거리에서 하듯이 스스로 나팔을 불지 말라. 나는 분명히 말한다. 그들은 이미 받을 상을 다 받았다.

마06:03 자선을 베풀 때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

마06:04 그 자선을 숨겨 두어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아 주실 것이다."

마06:05 "기도할 때에도 위선자들처럼 하지 말아라. 그들은 남에게 보이려고 회당이나 한길 모퉁이에 서서 기도하기를 좋아한다. 나는 분명히 말한다. 그들은 이미 받을 상을 다 받았다.

마06:06 너는 기도할 때에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보이지 않는 네 아버지께 기도하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아버지께서 다 들어 주실 것이다."

마06:07 "너희는 기도할 때에 이방인들처럼 빈말을 되풀이하지 말아라. 그들은 말을 많이 해야만 하느님께서 들어 주시는 줄 안다.

마06:08 그러니 그들을 본받지 말아라. 너희의 아버지께서는 구하기도 전에 벌써 너희에게 필요한 것을 알고 계신다.

마06:09 그러므로 이렇게 기도하여라.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온 세상이 아버지를 하느님으로 받들게 하시며

마06:10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마06:11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양식을 주시고

마06:12 우리가 우리에게 잘못한 이를 용서하듯이 우리의 잘못을 용서하시고

마06:13 우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영원토록 아버지의 것입니다. 아멘. )

마06:14 너희가 남의 잘못을 용서하면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도 너희를 용서하실 것이다.

마06:15 그러나 너희가 남의 잘못을 용서하지 않으면 아버지께서도 너희의 잘못을 용서하지 않으실 것이다."

마06:16 "너희는 단식할 때에 위선자들처럼 침통한 얼굴을 하지 말아라. 그 들은 단식한다는 것을 남에게 보이려고 얼굴에 그 기색을 하고 다닌다. 나는 분명히 말한다. 그들은 이미 받을 상을 다 받았다.

마06:17 단식할 때에는 얼굴을 씻고 머리에 기름을 발라라.

마06:18 그리하여 단식하는 것을 남에게 드러내지 말고 보이지 않는 네 아버지께 보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아버지께서 갚아 주실 것이다."

마06:19 "재물을 땅에 쌓아 두지 말아라. 땅에서는 좀먹거나 녹이 슬어 못쓰게 되며 도둑이 뚫고 들어 와 훔쳐 간다.

마06:20 그러므로 재물을 하늘에 쌓아 두어라. 거기서는 좀먹거나 녹슬어 못쓰게 되는 일도 없고 도둑이 뚫고 들어 와 훔쳐 가지도 못한다.

마06:21 너희의 재물이 있는 곳에 너희의 마음도 있다."

마06:22 "눈은 몸의 등불이다. 그러므로 네 눈이 성하면 온 몸이 밝을 것이며

마06:23 네 눈이 성하지 못하면 온 몸이 어두울 것이다. 그러니 만일 네 마음의 빛이 빛이 아니라 어둠이라면 그 어둠이 얼마나 심하겠느냐?"

마06:24 "아무도 두 주인을 섬길 수는 없다. 한 편을 미워하고 다른 편을 사랑하거나 한 편을 존중하고 다른 편을 업신여기게 된다.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아울러 섬길 수 없다."

마06:25 "그러므로 나는 분명히 말한다. 너희는 무엇을 먹고 마시며 살아갈까, 또 몸에는 무엇을 걸칠까 하고 걱정하지 말아라. 목숨이 음식보다 소중하지 않느냐? 또 몸이 옷보다 소중하지 않느냐?

마06:26 공중의 새들을 보아라. 그것들은 씨를 뿌리거나 거두거나 곳간에 모아 들이지 않아도 하늘에 계신 너희의 아버지께서 먹여 주신다. 너희는 새보다 훨씬 귀하지 않느냐?

마06:27 너희 가운데 누가 걱정한다고 목숨을 한 시간인들 더 늘일 수 있겠느냐?

마06:28 또 너희는 어찌하여 옷 걱정을 하느냐? 들꽃이 어떻게 자라는가 살펴 보아라. 그것들은 수고도 하지 않고 길쌈도 하지 않는다.

마06:29 그러나 온갖 영화를 누린 솔로몬도 이 꽃 한 송이만큼 화려하게 차려 입지 못하였다.

마06:30 너희는 어찌하여 그렇게도 믿음이 약하냐? 오늘 피었다가 내일 아궁이에 던져질 들꽃도 하느님께서 이처럼 입히시거든 하물며 너희야 얼마나 더 잘 입히시겠느냐?

마06:31 그러므로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또 무엇을 입을까 하고 걱정하지 말라.

마06:32 이런 것들은 모두 이방인들이 찾는 것이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는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있어야 할 것을 잘 알고 계신다.

마06:33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하느님께서 의롭게 여기시는 것을 구하여라. 그러면 이 모든 것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

마06:34 그러므로 내일 일은 걱정하지 말아라. 내일 걱정은 내일에 맡겨라. 하루의 괴로움은 그 날에 겪는 것만으로 족하다."

마07:01 "남을 판단하지 말아라. 그러면 너희도 판단 받지 않을 것이다.

마07:02 남을 판단하는 대로 너희도 하느님의 심판을 받을 것이고 남을 저울질 하는 대로 너희도 저울질을 당할 것이다.

마07:03 어찌하여 너는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면서 제 눈 속에 들어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마07:04 제 눈 속에 있는 들보도 보지 못하면서 어떻게 형제에게 '네 눈의 티를 빼내어 주겠다' 고 하겠느냐?

마07:05 이 위선자야! 먼저 네 눈에서 들보를 빼내어라. 그래야 눈이 잘 보여 형제의 눈에서 티를 빼낼 수 있지 않겠느냐?"

마07:06 "거룩한 것을 개에게 주지 말고 진주를 돼지에게 던지지 말라. 그것들이 발로 그것을 짓밟고 돌아 서서 너희를 물어 뜯을지도 모른다."

마07:07 "구하라, 받을 것이다. 찾으라,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리라, 열릴 것이다.

마07:08 누구든지 구하면 받고, 찾으면 얻고, 문을 두드리면 열릴 것이다.

마07:09 너희 중에 아들이 빵을 달라는데 돌을 줄 사람이 어디 있으며

마07:10 생선을 달라는데 뱀을 줄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마07:11 너희는 악하면서도 자기 자녀에게 좋은 것을 줄 줄 알거든 하물며 하늘에 계신 너희의 아버지께서야 구하는 사람에게 더 좋은 것을 주시지 않겠느냐?"

마07:12 "너희는 남에게서 바라는 대로 남에게 해 주어라. 이것이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다."

마07:13 "좁은 문으로 들어 가거라. 멸망에 이르는 문은 크고 또 그 길이 넓어서 그리로 가는 사람이 많지만

마07:14 생명에 이르는 문은 좁고 또 그 길이 험해서 그리로 찾아 드는 사람이 적다."

마07:15 "거짓 예언자들을 조심하여라. 그들은 양의 탈을 쓰고 너희에게 나타나지마는 속에는 사나운 이리가 들어 있다.

마07:16 너희는 행위를 보고 그들을 알게 될 것이다. 가시나무에서 어떻게 포도를 딸 수 있으며 엉겅퀴에서 어떻게 무화과를 딸 수 있겠느냐?

마07:17 이와 같이 좋은 나무는 좋은 열매를 맺고 나쁜 나무는 나쁜 열매를 맺게 마련이다.

마07:18 좋은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을 수 없고 나쁜 나무가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없다.

마07:19 좋은 열매를 맺지 못하는 나무는 모두 찍혀 불에 던져지는 것이다.

마07:20 그러므로 너희는 그 행위를 보아 그들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된다."

마07:21 "나더러 '주님, 주님' 하고 부른다고 다 하늘 나라에 들어 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이라야 들어 간다.

마07:22 그 날에는 많은 사람이 나를 보고 '주님, 주님! 우리가 주님의 이름으로 예언을 하고 주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 내고 또 주님의 이름으로 많은 기적을 행하지 않았습니까?' 하고 말할 것이다.

마07:23 그러나 그 때에 나는 분명히 그들에게 '악한 일을 일삼는 자들아, 나에게서 물러가라. 나는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한다' 고 말할 것이다."

마07:24 "그러므로 지금 내가 한 말을 듣고 그대로 실행하는 사람은 반석위에 집을 짓는 슬기로운 사람과 같다.

마07:25 비가 내려 큰물이 밀려 오고 또 바람이 불어 들이쳐도 그 집은 반석 위에 세워졌기 때문에 무너지지 않는다.

마07:26 그러나 지금 내가 한 말을 듣고도 실행하지 않는 사람은 모래 위에 집을 짓는 어리석은 사람과 같다.

마07:27 비가 내려 큰물이 밀려 오고 또 바람이 불어 들이치면 그 집은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 것이다."

마07:28 예수께서 이 말씀을 마치시자 군중은 그의 가르침을 듣고 놀랐다.

마07:29 그 가르치시는 것이 율법학자들과는 달리 권위가 있기 때문이었다.

마08:01 예수께서 산에서 내려 오시자 많은 군중이 뒤따랐다.

마08:02 그 때에 나병환자 하나가 예수께 와서 절하며 "주님, 주님은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하고 간청하였다.

마08:03 예수께서 그에게 손을 대시며 "그렇게 해 주마. 깨끗하게 되어라" 하고 말씀하시자 대뜸 나병이 깨끗이 나았다.

마08:04 예수께서는 그에게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아라. 다만 사제에게 가서 네 몸을 보이고 모세가 정해 준 대로 예물을 드려 네 몸이 깨끗해진 것을 사람들에게 증명하여라" 하고 말씀하셨다.

마08:05 예수께서 가파르나움에 들어 가셨을 때에 한 백인대장이 예수께 와서

마08:06 "주님, 제 하인이 중풍병으로 집에 누워 몹시 괴로와하고 있습니다." 하고 사정하였다.

마08:07 예수께서 "내가 가서 고쳐 주마" 하시자

마08:08 백인대장은 "주님, 저는 주님을 제 집에 모실 만한 자격이 없습니다. 그저 한 말씀만 하시면 제 하인이 낫겠습니다.

마08:09 저도 남의 밑에 있는 사람입니다만 제 밑에도 부하들이 있어서 제가 이 사람더러 가라 하면 가고 또 저 사람더러 오라 하면 옵니다. 또 제 종더러 이것을 하라 하면 합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마08:10 이 말을 들으시고 예수께서는 감탄하시며 따라 오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정말 어떤 이스라엘 사람에게서도 이런 믿음을 본 일이 없다.

마08:11 잘 들어라. 많은 사람이 사방에서 모여 들어 하늘 나라에서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과 함께 잔치에 참석하겠으나

마08:12 이 나라의 백성들은 바깥 어두운 곳에 쫓겨 나 땅을 치며 통곡할 것이다."

마08:13 그리고 나서 백인대장에게 "가 보아라. 네가 믿는 대로 될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바로 그 시간에 그 하인의 병이 나았다.

마08:14 예수께서 베드로의 집에 들어 가셨을 때에 베드로의 장모가 마침열병으로 앓아 누워 있었다. 그것을 보시고

마08:15 예수께서 부인의 손을 잡으시자 그는 곧 열이 내려 자리에서 일어나 예수께 시중들었다.

마08:16 날이 저물었을 때에 사람들이 예수께 마귀 들린 사람을 많이 데려왔다. 예수께서는 말씀 한 마디로 악령을 쫓아 내시고 다른 병자들도 모두 고쳐 주셨다.

마08:17 이리하여 예언자 이사야가, "그분은 몸소 우리의 허약함을 맡아 주시고 우리의 병고를 짊어지셨다" 하신 말씀이 이루어졌다.

마08:18 예수께서는 둘러 서 있는 군중을 보시고 제자들에게 호수 건너편으로 가라고 하셨다.

마08:19 그런데 한 율법학자가 와서 "선생님, 저는 선생님께서 가시는 곳이면 어디든지 따라 가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마08:20 그러나 예수께서는 "여우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 둘 곳조차 없다" 하고 말씀하셨다.

마08:21 제자 중 한 사람이 와서 "주님, 먼저 집에 가서 아버지 장례를 치르게 해 주십시오" 하고 청하였다.

마08:22 그러나 예수께서는 "죽은 자들의 장례는 죽은 자들에게 맡겨 두고 너는 나를 따라라" 하고 말씀하셨다.

마08:23 예수께서 배에 오르시자 제자들도 따라 올랐다.

마08:24 그 때 마침 바다에 거센 풍랑이 일어나 배가 물결에 뒤덮이게 되었는데 예수께서는 주무시고 계셨다.

마08:25 제자들이 곁에 가서 예수를 깨우며 "주님, 살려 주십시오. 우리가 죽게 되었습니다" 하고 부르짖었다.

마08:26 예수께서 그들에게 "그렇게도 믿음이 없느냐? 왜 그렇게 겁이 많으냐?" 하시며 일어나서 바람과 바다를 꾸짖으시자 사방이 아주 고요해졌다.

마08:27 사람들은 눈이 휘둥그래져서 "도대체 이분이 누구인데 바람과 바다까지 복종하는가?" 하며 수군거렸다.

마08:28 예수께서 호수 건너편 가다라 지방에 이르렀을 때에 마귀들린 사람들이 무덤 사이에서 나오다가 예수를 만났다. 그들은 너무나 사나와서 아무도 그 길로 다닐 수가 없었다.

마08:29 그런데 그들은 갑자기 "하느님의 아들이여, 어찌하여 우리를 간섭하시려는 것입니까? 때가 되기도 전에 우리를 괴롭히려고 여기 오셨습니까?" 하고 소리질렀다.

마08:30 마침 거기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놓아 기르는 돼지떼가 우글거리고 있었는데

마08:31 마귀들은 예수께 "당신이 우리를 쫓아 내시려거든 저 돼지 속으로나 들여 보내 주십시오" 하고 간청하였다.

마08:32 예수께서 "가라" 하고 명령하시자 마귀들은 나와서 돼지들 속으로 들어 갔다. 그러자 돼지때는 온통 비탈을 내리달려 바다에 떨어져 물 속에 빠져 죽었다.

마08:33 돼지 치던 사람들이 이것을 보고 읍내로 달려 가서 이 모든 일과 마귀들렸던 사람들의 일을 알렸다.

마08:34 그러자 온 읍내 사람들이 예수를 만나러 나와서 예수를 보고는 저희 고장에서 떠나 가 달라고 간청하였다.

마09:01 예수께서 배를 타시고 호수를 건너 자기 동네로 돌아 오시자

마09:02 사람들이 중풍병자 한 사람을 침상에 누인 채 예수께 데려 왔다. 예수께서 그들의 믿음을 보시고 중풍병자에게 "안심하여라. 네가 죄를 용서 받았다" 라고 말씀하셨다.

마09:03 그러자 율법학자 몇 사람이 속으로 "이 사람이 하느님을 모독하는구나!" 하며 수군거렸다.

마09:04 예수께서 그들의 생각을 알아 채시고 "어찌하여 너희들은 악한 생각을 품고 있느냐?

마09:05 '네가 죄를 용서받았다' 하고 말하는 것과 '일어나서 걸어 가라' 하고 말하는 것과 어느 편이 더 쉽겠느냐?

마09:06 이제 사람의 아들이 땅에서 죄를 용서하는 권한이 있음을 보여 주마" 하시고는 중풍병자에게 "일어나 네 침상을 들고 집으로 가라" 하고 명령하시자

마09:07 그는 일어나서 집으로 돌아 갔다.

마09:08 이것을 보고 무리는 두려워하는 한편 사람에게 이런 권한을 주신하느님을 찬양하였다.

마09:09 예수께서 그 곳을 떠나 길을 가시다가 마태오라는 사람이 세관에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나를 따라 오라" 하고 부르셨다. 그러자 그는 일어나서 예수를 따라 나섰다.

마09:10 예수께서 마태오의 집에서 음식을 잡수실 때에 세리와 죄인들도 많이 와서 예수와 그 제자들과 함께 음식을 먹게 되었다.

마09:11 이것을 본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예수의 제자들에게 "어찌하여 당신네 선생은 세리와 죄인들과 어울려 음식을 나누는 것이오?" 하고 물었다.

마09:12 예수께서 이 말을 들으시고 "성한 사람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자에게는 필요하다.

마09:13 너희는 가서 '내가 바라는 것은 동물을 잡아 나에게 바치는 제사가 아니라 이웃에게 베푸는 자선이다' 하신 말씀이 무슨 뜻인가를 배워라. 나는 선한 사람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하고 말씀하셨다.

마09:14 그 때에 요한의 제자들이 예수께 와서 "우리와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자주 단식하는데 선생님의 제자들은 왜 단식하지 않습니까?" 하고 묻자

마09:15 예수께서 이렇게 대답하셨다. "잔치에 온 신랑의 친구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야 어떻게 슬퍼할 수 있겠느냐? 그러나 곧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올 터인데 그 때에 가서는 그들도 단식할 것이다.

마09:16 낡은 옷에다 새 천조각을 대고 깁는 사람은 없다. 그렇게 하면 낡은 옷이 새 천조각에 켕기어 더 찢어지게 된다.

마09:17 또 낡은 가죽 부대에 새 포도주를 담는 사람도 없다. 그렇게 하면 부대가 터져서 포도주는 쏟아지고 부대도 버리게 된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둘 다 보존된다."

마09:18 예수께서 이 말씀을 하고 계실 때에 한 회당장이 와서 예수께 절하며 "제 딸이 방금 죽었습니다. 그렇지만 저의 집에 오셔서 그 아이에게 손을 얹어 주시면 살아날 것입니다" 하고 간청하였다.

마09:19 예수께서 제자들과 함께 일어나 그를 따라 가셨다.

마09:20 마침 그 때에 열 두 해 동안이나 하혈병을 앓던 어떤 여자가 뒤로 와서 예수의 옷자락에 손을 대었다.

마09:21 예수의 옷에 손을 대기만 해도 나으리라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마09:22 예수께서 돌아 서서 그 여자를 보시고 "안심하여라, 네 믿음이 너를 낫게 하였다" 하고 말씀하시자 그 여자는 대뜸 병이 나았다.

마09:23 예수께서 회당장의 집에 이르러 피리 부는 사람들과 곡하며 떠든는 무리를 보시고

마09:24 "다들 물러 가라. 그 아이는 죽은 것이 아니라 잠들어 있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사람들은 모두 코웃음만 쳤다.

마09:25 그 사람들이 다 밖으로 나간 뒤에 예수께서 방에 들어 가 소녀의 손을 잡으시자 그 아이는 곧 일어났다.

마09:26 이 소문이 그 지방에 두루 퍼졌다.

마09:27 예수께서 그 곳을 떠나 길을 가시는데 소경 두 사람이 따라 오면서 "다윗의 자손이여,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소리쳤다.

마09:28 예수께서 집 안으로 들어 가시자 그들은 거기까지 따라 들어 왔다. 그래서 예수께서 "내가 너희의 소원을 이루어 줄 수 있다고 믿느냐?" 하고 물으셨다. "예, 믿습니다, 주님" 하고 그들이 대답하자

마09:29 예수께서는 그들의 눈을 만지시며 "너희가 믿는 대로 될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마09:30 그러자 그들의 눈이 뜨이었다. 예수께서 그 일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라고 단단히 일러 두셨지만

마09:31 그들은 나가서 예수의 소문을 그 지방에 두루 퍼뜨렸다.

마09:32 그들이 나간 뒤에 사람들이 마귀들린 벙어리 한 사람을 예수께 데려 왔다.

마09:33 예수께서 마귀를 쫓아 내시자 벙어리는 곧 말을 하게 되었다. 군중을 놀라서 이스라엘에서는 처음 보는 일이라면서 웅성거렸다.

마09:34 그러나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저 사람은 마귀 두목의 힘을 빌어 마귀를 쫓아 낸다" 고 말하였다.

마09:35 예수께서는 모든 도시와 마을을 두루 다니시며 가시는 곳마다 회당에서 가르치시고 하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셨다. 그리고 병자와 허약한 사람들을 모두 고쳐 주셨다.

마09:36 또 목자 없는 양과 같이 시달리며 허덕이는 군중을 보시고 불쌍한 마음이 들어

마09:37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추수할 것은 많은데 일꾼이 적으니

마09:38 그 주인에게 추수할 일꾼들을 보내 달라고 청하여라."

마10:01 예수께서 열 두 제자를 불러 악령들을 제어하는 권능을 주시어 그것들을 쫓아 내고 병자와 허약한 사람들을 모두 고쳐 주게 하셨다.

마10:02 열 두 사도의 이름은 이러하다. 베드로라고 하는 시몬과 그의 동생 안드레아를 비롯하여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와 요한 형제,

마10:03 필립보와 바르톨로메오, 토마와 세리였던 마태오,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와 타대오,

마10:04 가나안 사람 시몬, 그리고 예수를 팔아 넘긴 가리옷 사람 유다이다.

마10:05 예수께서 이 열 두 사람을 파견하시면서 이렇게 분부하셨다. "이방인들이 사는 곳으로도 가지 말고 사마리아 사람들의 도시에도 들어 가지 말라.

마10:06 다만 이스라엘 백성 중의 길 잃은 양들을 찾아 가라.

마10:07 가서 하늘 나라가 다가 왔다고 선포하여라.

마10:08 앓는 사람은 고쳐 주고 죽은 사람은 살려 주어라. 나병환자는 깨끗이 낫게 해 주고 마귀는 쫓아 내어라.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마10:09 "전대에 금이나 은이나 동전을 넣어 가지고 다니지 말 것이며

마10:10 식량자루나 여벌의 옷이나 신이나 지팡이도 가지고 다니지 말아라. 일하는 사람은 자기 먹을 것을 얻을 자격이 있다.

마10:11 어떤 도시나 마을에 들어가든지 먼저 그 고장에서 마땅한 사람을 찾아내어 거기에서 떠날 때까지 그 집에 머물러 있어라.

마10:12 그 집에 들어 갈 때에는 '평화를 빕니다!' 하고 인사하여라.

마10:13 그 집이 평화를 누릴 만하면 너희가 비는 평화가 그 집에 내릴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그 평화는 너희에게 되돌아 올 것이다.

마10:14 어디서든지 너희를 받아 들이지도 않고 말도 듣지 않거든 그 집이나 그 도시를 떠날 때에 발에 묻은 먼지를 털어 버려라.

마10:15 나는 분명히 말한다. 심판 날이 오면 소돔과 고모라 땅이 오히려 그 도시보다 가벼운 벌을 받을 것이다."

마10:16 "이제 내가 너희를 보내는 것은 마치 양을 이리떼 가운데 보내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너희는 뱀같이 슬기롭고 비둘기같이 양순해야 한다.

마10:17 너희를 법정에 넘겨 주고 회당에서 매질할 사람들이 있을 터인데 그들을 조심하여라.

마10:18 또 너희는 나 때문에 총독들과 왕들에게 끌려 가 재판을 받으며 그들과 이방인들 앞에서 나를 증언하게 될 것이다.

마10:19 그러나 잡혀 갔을 때에 '무슨 말을 어떻게 할까?' 하고 미리 걱정하지 말아라. 때가 오면 너희가 해야 할 말을 일러 주실 것이다.

마10:20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안에서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성령이시다.

마10:21 형제끼리 서로 잡아 넘겨 죽게 할 것이며, 아비도 또한 제 자식을 그렇게 하고 자식도 제 부모를 고발하여 죽게 할 것이다.

마10:22 그리고 너희는 나 때문에 모든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참는 사람은 구원을 받을 것이다.

마10:23 이 동네에서 너희를 박해하거든 저 동네로 피하여라. 나는 분명히 말한다. 너희가 이스라엘의 동네들을 다 돌기 전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

마10:24 "제자가 스승보다 더 높을 수 없고 종이 주인보다 더 높을 수 없다.

마10:25 제자가 스승만해지고 종이 주인만해지면 그것으로 넉넉하다. 집 주인을 가리켜 베엘제불이라고 부른 사람들이 그 집 식구들에게야 무슨 욕인들 못하겠느냐?"

마10:26 "그러므로 그런 사람들을 두려워하지 말아라. 감추인 것은 드러나게 마련이고 비밀은 알려지게 마련이다.

마10:27 내가 어두운 데서 말하는 것을 너희는 밝은 데서 말하고, 귀에 대고 속삭이는 말을 지붕 위에서 외쳐라.

마10:28 그리고 육신은 죽여도 영혼은 죽이지 못하는 사람들을 두려워하지 말고 영혼과 육신을 아울러 지옥에 던져 멸망시킬 수 있는 분을 두려워하여라.

마10:29 참새 두 마리가 단돈 한 닢에 팔리지 않느냐? 그러나 그런 참새 한 마리도 너희의 아버지께서 허락하지 않으시면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

마10:30 아버지께서는 너희의 머리카락까지도 낱낱이 다 세어 두셨다.

마10:31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아라. 너희는 수많은 참새보도 훨씬 더 귀하다."

마10:32 "누구든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안다고 증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안다고 증언하겠다.

마10:33 그러나 누구든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모른다고 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모른다고 하겠다."

마10:34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말아라. 평화가 아니라 칼을 주러 왔다.

마10:35 나는 아들은 아버지와 맞서고 딸은 어머니와, 며느리는 시어머니와 서로 맞서게 하려고 왔다.

마10:36 집안 식구가 바로 자기 원수다.

마10:37 아버지나 어머니를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은 내 사람이 될 자격이 없고 아들이나 딸을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도 내 사람이 될 자격이 없다.

마10:38 또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 오지 않는 사람도 내 사람이 될 자격이 없다.

마10:39 자기 목숨을 얻으려는 사람은 잃을 것이며 나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잃는 사람은 얻을 것이다."

마10:40 "너희를 맞아 들이는 사람은 나를 맞아 들이는 사람이며 나를 맞아 들이는 사람은 나를 보내신 분을 맞아 들이는 사람이다.

마10:41 예언자를 예언자로 맞아 들이는 사람은 예언자가 받을 상을 받을 것이며, 옳은 사람을 옳은 사람으로 맞아 들이는 사람은 옳은 사람이 받을 상을 받을 것이다.

마10:42 나는 분명히 말한다. 이 보잘 것 없는 사람 중 하나에게 그가 내 제자라고 하여 냉수 한 그릇이라도 주는 사람은 반드시 그 상을 받을 것이다."

마11:01 예수께서 열 두 제자에게 분부하시고 나서 그 근방 여러 마을에서 가르치시며 전도하시려고 그 곳을 떠나셨다.

마11:02 그런데 요한은 그리스도께서 하신 일을 감옥에서 전해 듣고 제자들을 예수께 보내어

마11:03 "오시기로 되어 있는 분이 바로 선생님이십니까?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다른 분을 기다려야 하겠습니까?" 하고 묻게 하였다.

마11:04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이렇게 대답하셨다. "너희가 듣고 본 대로 요한에게 가서 알려라.

마11:05 소경이 보고 절름발이가 제대로 걸으며 나병 환자가 깨끗해지고 귀머거리가 들으며 죽은 사람이 살아나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복음이 전하여진다.

마11:06 나에게 의심을 품지 않는 사람은 행복하다."

마11:07 요한의 제자들이 물러 간 뒤에 예수께서 군중에게 요한을 두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무엇을 보러 나갔더냐?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냐?

마11:08 아니면 무엇을 보러 나갔더냐? 화려한 옷을 입은 사람이냐? 화려한 옷을 입은 사람은 왕궁에 있다.

마11:09 그렇다면 너희는 무엇을 보러 나갔더냐? 예언자냐? 그렇다! 그런데 사실은 예언자보다 더 훌륭한 사람을 보았다. 성서에,

마11:10 '너보다 앞서 내 사자를 보내니 그가 네 갈 길을 미리 닦아 놓으리라' 하신 말씀은 바로 이 사람을 가리킨 것이다.

마11:11 나는 분명히 말한다. 일찌기 여자의 몸에서 태어난 사람 중에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없었다. 그러나 하늘 나라에서 가장 작은 이라도 그 사람보다는 크다."

마11:12 "세례자 요한 때부터 지금까지 하늘 나라는 폭행을 당해 왔다. 그리고 폭행을 쓰는 사람들이 하늘 나라를 빼앗으려고 한다.

마11:13 그런데 모든 예언서와 율법이 예언하는 일은 요한에게서 끝난다.

마11:14 너희가 그 예언을 받아 들인다면 다시 오기로 된 엘리야가 바로 그 요한임을 알 것이다.

마11:15 들을 귀가 있는 사람은 알아 들어라."

마11:16 "이 세대를 무엇에 비길 수 있으랴?

마11:17 마치 장터에서 아이들이 편갈라 앉아 서로 소리지르며 '우리가 피리를 불어도 너희는 춤추지 않았고 우리가 곡을 하여도 가슴을 치지 않았다' 하며 노는 것과 같구나.

마11:18 요한이 나타나서 먹지도 않고 마시지도 않으니까 '저 사람은 미쳤다' 고 하더니

마11:19 사람의 아들이 와서 먹기도 하고 마시기도 하니까 '보아라, 저 사람은 즐겨 먹고 마시며 세리와 죄인하고만 어울리는구나' 하고 말한다. 그러나 하느님의 지혜가 옳다는 것은 이미 나타난 결과로 알 수 있다."

마11:20 예수께서 기적을 가장 많이 행하신 동네에서 회개하지 않으므로 그 동네들을 꾸짖으셨다.

마11:21 "코라진아, 너는 화를 입으리라. 베싸이다야, 너도 화를 입으리라. 너희에게 베푼 기적들을 띠로와 시돈에서 보였더라면 그들은 벌써 베옷을 입고 재를 머리에 들쓰고 회개하였을 것이다.

마11:22 그러니 잘 들어라. 심판 날에 띠로와 시돈이 너희보다 오히려 가벼운 벌을 받을 것이다.

마11:23 너 가파르나움아! 네가 하늘에 오를 성싶으냐?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너에게 베푼 기적들을 소돔에서 보였더라면 그 도시는 오늘까지 남아 있었을 것이다.

마11:24 그러니 잘 들어라. 심판 날에 소돔 땅이 너보다 오히려 더 가벼운 벌을 받을 것이다."

마11:25 그 때에 예수께서 이렇게 기도하셨다. "하늘과 땅의 주인이신 아버지, 안다는 사람들과 똑똑하다는 사람들에게는 이 모든 것을 감추시고 오히려 철부지 어린아이들에게 나타내 보이시니 감사합니다.

마11:26 그렇습니다. 아버지! 이것이 아버지께서 원하신 뜻이었습니다.

마11:27 아버지께서는 모든 것을 저에게 맡겨 주셨습니다. 아버지밖에는 아들을 아는 이가 없고 아들과 또 그가 아버지를 계시하려고 택한 사람들밖에는 아버지를 아는 이가 없습니다."

마11:28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지고 허덕이는 사람은 다 나에게로 오너라. 내가 편히 쉬게 하리라.

마11:29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의 영혼이 안식을 얻을 것이다.

마11:30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

마12:01 그 무렵, 어느 안식일에 예수께서 밀밭 사이를 지나 가시게 되었는데 제자들이 배가 고파서 밀이삭을 잘라 먹었다.

마12:02 이것을 본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예수께 "저것 보십시오. 당신의 제자들이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될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하고 말했다.

마12:03 예수께서 이렇게 대답하셨다. "너희는 다윗의 일행이 굶주렸을 때에 다윗의 한 일을 읽어보지 못하였느냐?

마12:04 그는 하느님의 집에 들어 가서 그 일행과 함께 제단에 차려 놓은 빵을 먹지 않았느냐? 그것은 사제들밖에는 다윗도 그 일행도 먹을 수 없는 빵이었다.

마12:05 또 안식일에 성전 안에서는 사제들이 안식일의 규정을 어겨도 그것이 죄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율법책에서 읽어보지 못하였느냐?

마12:06 잘 들어라. 성전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

마12:07 '내가 바라는 것은 나에게 동물을 잡아 바치는 제사가 아니라 이웃에게 베푸는 자선이다' 라는 말씀이 무슨 뜻인지 알았더라면 너희는 무죄한 사람들을 죄인으로 단정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마12:08 사람의 아들이 바로 안식일의 주인이다."

마12:09 예수께서 다른 데로 가셔서 그 곳 회당에 들어 가셨다.

마12:10 거기에 마침 한쪽 손이 오그라든 사람이 있었는데, 사람들은 예수를 고발할 구실을 찾으려고 "안식일에 병을 고쳐 주어도 법에 어긋나지 않습니까?" 하고 넌지시 물었다.

마12:11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너희 가운데 어떤 사람에게 양 한 마리가 있었는데 그 양이 안식일에 구덩이에 빠졌다고 하자. 그럴 때에 그 양을 끌어내지 않을 사람이 있겠느냐?

마12:12 사람이 양보다 얼마나 더 귀하냐? 그러므로 안식일에라도 착한 일을 하는 것은 법에 어긋나지 않는다."

마12:13 그리고 나서 그 불구자에게 "손을 펴라" 하고 말씀하셨다. 그가 손을 펴자 다른 손과 같이 성해졌다.

마12:14 그러나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물러 가서 어떻게 예수를 없애 버릴까 하고 모의하였다.

마12:15 예수께서는 그 일을 알아 채시고 거기를 떠나셨다. 그런데 또 많은 사람들이 뒤따라 왔으므로 예수께서는 모든 병자를 고쳐 주시고

마12:16 당신을 남에게 알리지 말아 달라고 신신당부하셨다.

마12:17 그리하여 예언자 이사야를 시켜,

마12:18 "보라, 내가 택한 나의 종 내 사랑하는 사람, 내 마음에 드는 사람, 그에게 내 성령을 부어 주리니 그는 이방인들에게 정의를 선포하리라.

마12:19 그는 다투지도 않고 큰 소리도 내지 않으리니 거리에서 그의 소리를 들을 자 없으리라.

마12:20 그는 상한 갈대도 꺾지 않고 꺼져 가는 심지도 끄지 않으리라. 드디어 그는 정의를 승리로 이끌어 가리니

마12:21 이방인들이 그 이름에 희망을 걸리라" 하신 말씀이 이루어졌다.

마12:22 그 때 사람들은 마귀가 들려 눈이 멀고 벙어리가 된 사람 하나를 예수께 데려 왔다. 예수께서는 그를 고쳐 주시자 그는 말도 하고 보게도 되었다.

마12:23 그러자 모든 군중이 깜짝 놀라며 "이 사람이 혹시 다윗의 자손이 아닐까?" 하고 수군거렸다.

마12:24 그러나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그는 마귀의 두목 베엘제불의 힘을 빌어 마귀를 쫓아 내고 있는 것이다' 하고 헐뜯었다.

마12:25 예수께서 그들의 생각을 알아 채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느 나라든지 갈라져서 서로 싸우면 망하고 어느 동네나 집안도 갈라져서 서로 싸우면 지탱하지 못한다.

마12:26 그러므로 사탄이 사탄을 쫓아 낸다면 그 나라는 이미 갈라진 것이다. 그래서야 그 나라가 어떻게 유지되겠느냐?

마12:27 또 내가 너희의 말대로 베엘제불의 힘을 빌어 마귀를 쫓아 낸다고 하면 너희네 사람들은 누구의 힘으로 마귀를 쫓아 낸다는 말이냐? 그러니 바로 그 사람들이 너희의 말이 그르다는 것을 지적할 것이다.

마12:28 그러나 나는 하느님께서 보내신 성령의 힘으로 마귀를 쫓아 내고 있다. 그러니 하느님의 나라는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

마12:29 또 누가 힘센 사람의 집에 들어 가서 그 세간을 빼앗아 가려면 먼저 그 힘센 사람을 묶어 놓아야 하지 않겠느냐? 그래야 그 집을 털어 갈 수 있을 것이다.

마12:30 내 편에 서지 않는 사람은 나를 반대하는 사람이며, 나와 함께 모아 들이지 않는 사람은 헤치는 사람이다.

마12:31 그러므로 잘 들어라. 사람들이 어떤 죄를 짓거나 모독하는 말을 하더라도 그것은 다 용서받을 수 있지만 성령을 거슬러 모독한 죄만은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

마12:32 또 사람의 아들을 거역해서 말하는 사람은 용서받을 수 있어도 성령을 거역해서 말하는 사람은 현세에서도 내세에서도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

마12:33 "좋은 열매를 얻으려거든 좋은 나무를 길러라. 나무가 나쁘면 열매도 나쁘다. 열매를 보아 나무를 알 수 있다.

마12:34 이 독사의 족속들아! 그렇게 악하면서도 어떻게 선한 말을 할 수 있겠느냐? 결국 마음에 가득 찬 것이 입으로 나오는 법이다.

마12:35 선한 사람은 선한 것을 마음에 쌓아 두었다가 선한 것을 내놓고 악한 사람은 악한 것을 마음에 쌓아 두었다가 악한 것을 내놓는 것이 아니겠느냐.

마12:36 잘 들어라. 심판 날이 오면 자기가 지껄인 터무니없는 말을 낱낱이 해명해야 될 것이다.

마12:37 네가 한 말에 따라서 너는 옳은 사람으로 인정받게도 되고 죄인으로 판결 받게도 될 것이다."

마12:38 그 때에 율법학자와 바리사이파 사람 몇이 예수께 "선생님, 우리에게 기적을 보여 주셨으면 합니다" 하고 말하자

마12:39 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악하고 절개 없는 이 세대가 기적을 요구하지만 예언자 요나의 기적밖에는 따로 보여 줄 것이 없다.

마12:40 요나가 큰 바다 괴물의 뱃속에서 삼 주야를 지냈던 것같이 사람의 아들도 땅 속에서 삼 주야를 보낼 것이다.

마12:41 심판 날이 오면 니느웨사람들이 이 세대와 함께 일어나 이 세대를 단죄할 것이다. 그들은 요나의 설교만 듣고도 회개하였던 것이다. 그런데 여기 요나 보다 더 큰 사람이 있다.

마12:42 심판 날이 오면 남쪽 나라의 여왕도 이 세대와 함께 일어나 이 세대를 단죄할 것이다. 그는 솔로몬의 지혜를 들으려고 땅 끝에서 왔던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솔로몬보다 더 큰 사람이 있다."

마12:43 "악령이 어떤 사람 안에 들어 있다가 그에게서 나오면 물 없는 광야에서 쉴 곳을 찾아 헤맨다. 그러다가 찾지 못하면

마12:44 '전에 있던 집으로 되돌아 가야지' 하면서 다시 돌아 간다. 돌아가서 그 집이 비어 있을 뿐만 아니라 말끔히 치워지고 잘 정돈되어 있는 것을 보고 그는 다시 나와

마12:45 자기보다 더 흉악한 악령 일곱을 데리고 들어 가 자리잡고 산다. 그러면 그 사람의 형편은 처음보다 더 비참하게 된다. 이 악한 세대도 그렇게 될 것이다."

마12:46 예수께서 아직 군중에게 말씀하고 계실 때에 예수의 어머니와 형제들이 밖에 와 서서 예수와 말씀을 나눌 기회를 찾고 있었다.

마12:47 그래서 어떤 사람이 예수께 "선생님, 선생님의 어머님과 형제분들이 선생님과 이야기를 하시겠다고 밖에 서서 찾고 계십니다" 하고 알려 드렸다.

마12:48 예수께서는 말을 전해 준 사람에게 "누가 내 어머니이며 내 형제들이냐?" 하고 물으셨다.

마12:49 그리고 제자들을 가리키시며 "바로 이 사람들이 내 어머니이며 내 형제들이다.

마12:50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다 내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마13:01 그 날 예수께서 집에서 나와 호숫가에 앉으셨더니

마13:02 사람들이 또 많이 모여 들었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배에 올라 앉으시고 군중은 그대로 모두 호숫가에 서 있었다.

마13:03 예수께서 그들에게 여러 가지를 비유로 말씀해 주셨다. "씨 뿌리는 사람이 씨를 뿌리러 나갔다.

마13:04 씨를 뿌리는데 어떤 것은 길바닥에 떨어져 새들이 와서 쪼아 먹었다.

마13:05 어떤 것은 흙이 많지 않은 돌밭에 떨어졌다. 싹은 곧 나왔지만 흙이 깊지 않아서

마13:06 해가 뜨자 타 버려 뿌리도 붙이지 못한 채 말랐다.

마13:07 또 어떤 것은 가시덤불 속에 떨어졌다. 가시나무들이 자라자 숨이 막혔다.

마13:08 그러나 어떤 것은 좋은 땅에 떨어져서 맺은 열매가 백 배가 된 것도 있고 육십 배가 된 것도 있고 삼십 배가 된 것도 있었다.

마13:09 들을 귀가 있는 사람은 알아 들어라."

마13:10 제자들이 예수께 가까이 와서 "저 사람들에게는 왜 비유로 말씀하십니까?" 하고 묻자

마13:11 예수께서 이렇게 대답하셨다. "너희는 하늘 나라의 신비를 알 수 있는 특권을 받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받지 못하였다.

마13:12 가진 사람은 더 받아 넉넉하게 되겠지만 못 가진 사람은 그 가진 것 마저 빼앗길 것이다.

마13:13 내가 그들에게 비유로 말하는 이유는 그들이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하고 깨닫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마13:14 이사야가 일찌기, '너희는 듣고 또 들어도 알아 듣지 못하고, 보고 또 보아도 알아 보지 못하리라.

마13:15 이 백성이 마음의 문을 닫고 귀를 막고 눈을 감은 탓이니, 그렇지만 않다면 그들이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깨달아 돌아 서서 마침내 나한테 온전하게 고침을 받으리라' 고 말하지 않았더냐?

마13:16 그러나 너희의 눈은 볼 수 있으니 행복하고 귀는 들을 수 있으니 행복하다.

마13:17 나는 분명히 말한다. 많은 예언자들과 의인들이 너희가 지금 보는 것을 보려고 했으나 보지 못하였고 너희가 지금 듣는 것을 들으려고 했으나 듣지 못하였다."

마13:18 "이제 너희는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가 내포한 뜻을 들어 보아라.

마13:19 누구든지 하늘 나라에 관한 말씀을 듣고도 깨닫지 못할 때에는 악한 자가 와서 그 마음에 뿌려진 말씀을 빼앗아 간다. 길바닥에 떨어졌다는 것은 바로 이런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다.

마13:20 또 돌밭에 떨어졌다는 것은 그 말씀을 듣고 곧 기꺼이 받아 들이기는 하지만

마13:21 그 마음 속에 뿌리가 내리지 않아 오래 가지 못하는 사람을 두고하는 말이다. 그런 사람은 그 말씀 때문에 환난이나 박해가 닥쳐오면 곧 넘어지고 만다.

마13:22 또 가시덤불에 떨어졌다는 것은 말씀을 듣기는 하였지만 세상 걱정과 재물의 유혹이 말씀을 억눌러 열매를 맺지 못하는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다.

마13:23 그러나 좋은 땅에 떨어졌다는 것은 그 말씀을 듣고 잘 깨닫는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 사람은 백 배 혹은 육십 배 혹은 삼십 배의 열매를 맺는다."

마13:24 예수께서 또 다른 비유를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하늘 나라는 어떤 사람이 밭에 좋은 씨를 뿌린 것에 비길 수 있다.

마13:25 사람들이 잠을 자고 있는 동안에 원수가 와서 밀밭에 가라지를 뿌리고 갔다.

마13:26 밀이 자라서 이삭이 팼을 때 가라지도 드러났다.

마13:27 종들이 주인에게 와서 '주인님, 밭에 뿌리신 것은 좋은 씨가 아니었습니까? 그런데 가라지는 어디서 생겼습니까?' 하고 묻자

마13:28 주인의 대답이 '원수가 그랬구나!' 하였다. '그러면 저희가 가서 그것을 뽑아 버릴까요?' 하고 종들이 다시 묻자

마13:29 주인은 '가만 두어라. 가라지를 뽑다가 밀까지 뽑으면 어떻게 하겠느냐?

마13:30 추수 때까지 둘 다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 두어라. 추수 때에 내가 추수꾼에게 일러서 가라지를 먼저 뽑아 단으로 묶어 불에 태워 버리게 하고 밀은 내 곳간에 거두어 들이게 하겠다' 고 대답하였다."

마13:31 예수께서 또 다른 비유를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하늘 나라는 겨자씨에 비길 수 있다. 어떤 사람이 밭에 겨자씨를 뿌렸다.

마13:32 겨자씨는 모든 씨앗 중에서 가장 작은 것이지만 싹이 트고 자라나면 어느 푸성귀보다도 커져서 공중의 새들이 날아 와 그 가지에 깃들일 만큼 큰 나무가 된다."

마13:33 예수께서 또 다른 비유를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여자가 누룩을 밀가루 서 말 속에 집어 넣었더니 온통 부풀어 올랐다. 하늘 나라는 이런 누룩에 비길 수 있다."

마13:34 예수께서는 이 모든 것을 군중에게 비유로 말씀하시고 비유가 아니면 아무것도 말씀하지 않으셨다.

마13:35 그리하여 예언자를 시켜, "내가 말 할 때에는 비유로 말하겠고 천지 창조 때부터 감추인 것을 드러내리라" 하신 말씀이 그대로 이루어졌다.

마13:36 그 뒤에 예수께서 군중을 떠나 집으로 들어 가셨다. 그러자 제자들이 와서 "그 밀밭의 가라지 비유를 자세히 설명해 주십시오" 하고 청했다.

마13:37 예수께서는 이렇게 설명하셨다.

마13:38 "좋은 씨를 뿌리는 이는 사람의 아들이요 밭은 세상이요 좋은 씨는 하늘 나라의 자녀요 가라지는 악한 자의 자녀를 말하는 것이다.

마13:39 가라지를 뿌린 원수는 악마요 추수 때는 세상의 끝나는 날이요 추수꾼은 천사들이다.

마13:40 그러므로 추수 때에 가라지를 뽑아서 묶어 불에 태우듯이 세상 끝날에도 그렇게 할 것이다.

마13:41 그 날이 오면 사람의 아들이 자기 천사들을 보낼 터인데 그들은 남을 죄짓게 하는 자들과 악행은 일삼는 자들을 모조리 자기 나라에서 추려내어

마13:42 불구덩이에 처넣을 것이다. 그러면 거기에서 그들은 가슴을 치며 통곡 할 것이다.

마13:43 그 때에 의인들은 그들의 아버지의 나라에서 해와 같이 빛날 것이다."

마13:44 "하늘 나라는 밭에 묻혀 있는 보물에 비길 수 있다. 그 보물을 찾아낸 사람은 그것을 다시 묻어 두고 기뻐하며 돌아 가서 있는 것을 다 팔아 그 밭을 산다."

마13:45 "또 하늘 나라는 어떤 장사꾼이 좋은 진주를 찾아 다니는 것에 비길 수 있다.

마13:46 그는 값진 진주를 하나 발견하면 돌아 가서 있는 것을 다 팔아 그것을 산다."

마13:47 "또 하늘 나라는 바다에 그물을 쳐서 온갖 것을 끌어 올리는 것에 비길 수 있다.

마13:48 어부들은 그물이 가득차면 해변에 끌어 올려 놓고 앉아서 좋은 것을 추려 그릇에 담고 나쁜 것은 내버린다.

마13:49 세상 끝날에도 이와 같을 것이다. 천사들이 나타나 선한 사람들 사이에 끼어 있는 악한 자들을 가려내어

마13:50 불구덩이에 처넣을 것이다. 그러면 거기서 그들은 가슴을 치며 통곡할 것이다."

마13:51 예수께서 말씀을 마치시고 "지금 한 말을 다 알아 듣겠느냐?" 하고 물으셨다. 제자들은 "예" 하고 대답하였다.

마13:52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을 맺으셨다. "그러므로 하늘 나라의 교육을 받은 율법학자는 마치 자기 곳간에서 새 것도 꺼내고 낡은 것도 꺼내는 집주인과 같다."

마13:53 예수께서는 이 비유들을 다 말씀하시고 나서 그 곳을 떠나

마13:54 고향으로 가셔서 회당에서 가르치셨다. 사람들은 놀라며 "저 사람이 저런 지혜와 능력을 어디서 받았을까?

마13:55 저 사람은 그 목수의 아들이 아닌가? 어머니는 마리아요, 그 형제들은 야고보, 요셉, 시몬, 유다가 아닌가?

마13:56 그리고 그의 누이들은 모두 우리 동네 사람들이 아닌가? 그런데 저런 모든 지혜와 능력이 어디서 생겼을까?" 하면서

마13:57 예수를 도무지 믿으려 하지 않았다.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어디서나 존경을 받는 예언자도 제 고향과 제 집에서만은 존경을 받지 못한다" 하고 말씀하셨다.

마13:58 그리고 그들이 믿지 않으므로 그 곳에서는 별로 기적을 베풀지 않으셨다.

마14:01 그 무렵에 갈릴래아의 영주 헤로데왕이 예수의 소문을 듣고

마14:02 신하들에게 "그 사람이 바로 세례자 요한이다. 죽은 요한이 다시 살아난 것이 틀림없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런 능력이 어디서 솟아나겠느냐?" 하고 말하였다.

마14:03 일찌기 헤로데는 자기 동생 필립보의 아내 헤로디아의 일로 요한을 잡아 결박하여 감옥에 가둔 일이 있었는데

마14:04 그것은 요한이 헤로데에게 그 여자를 데리고 사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라고 거듭거듭 간하였기 때문이었다.

마14:05 그래서 헤로데는 요한을 죽이려고 했으나 요한을 예언자로 여기고 있는 민중이 두려워서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마14:06 그 무렵에 마침 헤로데의 생일이 돌아 와서 잔치가 벌어졌는데 헤로디아의 딸이 잔치 손님들 앞에서 춤을 추어 헤로데를 매우 기쁘게 해 주었다.

마14:07 그래서 헤로데는 소녀에게 무엇이든지 청하는 대로 주겠다고 맹세하며 약속하였다.

마14:08 그러자 소녀는 제 어미가 시키는 대로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쟁반에 담아서 이리 가져다 주십시오" 하고 청하였다.

마14:09 왕은 마음이 몹시 괴로웠지만 이미 맹세한 바도 있고 또 손님들이 보는 앞이어서 소녀의 청대로 해 주라는 명령을 내리고

마14:10 사람을 보내어 감옥에 있는 요한의 목을 베어 오게 하였다.

마14:11 그리고 그 머리를 쟁반에 담아다가 소녀에게 건내자 소녀는 그것을 제 어미에게 갖다 주었다.

마14:12 그 뒤 요한의 제자들이 와서 그 시체를 거두어다가 묻고 예수께 가서 알렸다.

마14:13 예수께서 이 말을 들으시고 거기를 떠나 배를 타고 따로 한적한 곳으로 가셨다. 그러나 여러 동네에서 사람들이 이 소문을 듣고 육로로 따라 왔다.

마14:14 예수께서 배에서 내려 거기 모여든 많은 군중을 보시자 측은한 마음이 들어 그들이 데리고 온 병자들을 고쳐 주셨다.

마14:15 저녁 때가 되자 제자들이 예수께 와서 "여기는 외딴 곳이고 시간도 이미 늦었습니다. 그러니 군중들을 헤쳐 제각기 음식을 사먹도록 마을로 보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마14:16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들을 보낼 것 없이 너희가 먹을 것을 주어라" 하고 이르셨다.

마14:17 제자들이 "우리에게 지금 있는 것이라고는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뿐입니다" 하고 말하자

마14:18 예수께서는 "그것을 이리 가져 오너라" 하시고는

마14:19 군중을 풀 위에 앉게 하셨다. 그리고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손에 들고 하늘을 우러러 감사의 기도를 드리신 다음 빵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셨다. 제자들은 그것을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마14:20 사람들은 모두 배불리 먹었다. 그리고 남은 조각을 주워 모으니 열 두 광주리에 가득 찼다.

마14:21 먹은 사람은 여자와 어린이들 외에 남자만도 오천 명 가량 되었다.

마14:22 예수께서 곧 제자들을 재촉하여 배를 태워 건너편으로 먼저 가게 하시고 그 동안에 군중을 돌려 보내셨다.

마14:23 군중을 보내신 뒤에 조용히 기도하시려고 산으로 올라 가셔서 날이 이미 저물었는데도 거기에 혼자 계셨다.

마14:24 그 동안에 배는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는데 역풍을 만나 풍랑에 시달리고 있었다.

마14:25 새벽 네 시쯤 되어 예수께서 물 위를 걸어서 제자들에게 오셨다.

마14:26 예수께서 물 위를 걸어 오시는 것을 본 제자들은 겁에 질려 엉겁결에 "유령이다!" 하며 소리를 질렀다.

마14:27 예수께서 제자들을 향하여 "나다, 안심하여라. 겁낼 것 없다" 하고 말씀하셨다.

마14:28 베드로가 예수께 "주님이십니까? 그러시다면 저더러 물 위로 걸어 오라고 하십시오" 하고 소리쳤다.

마14:29 예수께서 "오너라" 하시자 베드로는 배에서 내려 물 위를 밟고 그에게로 걸어 갔다.

마14:30 그러다가 거센 바람을 보자 그만 무서운 생각이 들어 물에 빠져 들게 되었다. 그는 "주님, 살려주십시오!" 하고 비명을 질렀다.

마14:31 예수께서 곧 손을 내밀어 그를 붙잡으시며 "왜 의심을 품었느냐? 그렇게도 믿음이 약하냐?" 하고 말씀하셨다.

마14:32 그리고 함께 배에 오르시자 바람이 그쳤다.

마14:33 배 안에 있던 사람들이 그 앞에 엎드려 절하며 "주님은 참으로 하느님의 아들이십니다" 하고 말하였다.

마14:34 그들이 바다를 건너 겐네사렛 땅에 이르렀을 때에

마14:35 그 곳 사람들이 예수를 알아 보고 그 부근 지방에 두루 사람을 보내어 온갖 병자들을 다 데려 왔다.

마14:36 그리고 그들은 병자들이 예수의 옷자락만이라도 만지게 해달라고 청하였다. 만진 사람은 모두 깨끗이 나았다.

마15:01 그 후 예루살렘에서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이 예수께 와서

마15:02 "당신의 제자들은 왜 조상들의 전통을 어기고 있습니까? 그들은 음식을 먹을 때에 손을 씻지 않으니 어찌 된 일입니까" 하고 물었다.

마15:03 예수께서 이렇게 대답하셨다. "너희는 왜 너희의 전통을 핑계삼아 하느님의 계명을 어기고 있느냐?

마15:04 하느님께서는 '부모를 공경하라' 고 하셨고 또 '아버지나 어머니를 욕하는 자는 반드시 사형을 받아야 한다' 고 하셨다.

마15:05 그런데 너희는 사람을 가르칠 때 누구든지 아버지나 어머니에게 해드릴 것을 '하느님께 바쳤다' 고 말만 하면

마15:06 아버지나 어머니를 봉양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한다. 이렇게 너희는 전통을 핑계삼아 하느님의 말씀을 무시하고 있다.

마15:07 이 위선자들아, 이사야는 바로 너희를 두고 이렇게 예언하였다.

마15:08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여도 마음은 나에게서 멀리 떠나 있구나!'

마15:09 그들은 나를 헛되이 예배하며 사람의 계명을 하느님의 것인 양 가르친다."

마15:10 예수께서 군중을 가까이 불러 모으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내 말을 잘 들어라.

마15:11 입으로 들어 가는 것은 사람을 더럽히지 않는다. 더럽히는 것은 오히려 입에서 나오는 것이다."

마15:12 그 때에 제자들이 와서 예수께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지금 하신 말씀을 듣고 비위가 상한 것을 아십니까?" 하고 물었다.

마15:13 예수께서 이렇게 대답하셨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심지 않으신 나무는 모두 뽑힐 것이다.

마15:14 그대로 버려 두어라. 그들은 눈먼 길잡이들이다. 소경이 소경을 인도하면 둘 다 구렁에 빠진다."

마15:15 베드로가 나서서 "그 비유의 뜻을 풀이해 주십시오" 하고 청하자

마15:16 예수께서 이렇게 설명하셨다. "너희도 아직 알아 듣지 못하였느냐?

마15:17 입으로 들어 가는 것은 무엇이나 뱃속에 들어 갔다가 뒤로 나가지 않느냐?

마15:18 그런데 입에서 나오는 것은 마음에서 나오는 것인데 바로 그것이 사람을 더럽힌다.

마15:19 마음에서 나오는 것은 살인, 간음, 음란, 도둑질, 거짓 증언, 모독과 같은 여러 가지 악한 생각들이다.

마15:20 이런 것들이 사람을 더럽히는 것이지 손을 씻지 않고 먹는 것이 사람을 더럽히는 것은 아니다."

마15:21 예수께서 거기를 떠나 띠로와 시돈 지방으로 가셨다.

마15:22 이 때 그 지방에 와 사는 가나안 여자 하나가 나서서 큰 소리로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제 딸이 마귀가 들려 몹시 시달리고 있습니다" 하고 계속 간청하였다.

마15:23 그러나 예수께서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으셨다. 그 때에 제자들이 가까이 와서 "저 여자가 소리를 지르며 따라 오고 있으니 돌려 보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하고 말씀드렸다.

마15:24 예수께서는 "나는 길 잃은 양과 같은 이스라엘 백성만을 찾아 돌보라고 해서 왔다" 하고 말씀하셨다.

마15:25 그러자 그 여자가 예수께 다가와서 꿇어 엎드려 "주님, 저를 도와 주십시오" 하고 애원하였다. 그러나

마15:26 예수께서는 "자녀들이 먹을 빵을 강아지에게 던져 주는 것은 옳지 않다" 하며 거절하셨다.

마15:27 그러자 그 여자는 "주님, 그렇긴 합니다마는 강아지도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는 주워 먹지 않습니까?" 하고 말하였다.

마15:28 그제야 예수께서는 "여인아! 참으로 네 믿음이 장하다. 네 소원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바로 그 순간에 그 여자의 딸이 나았다.

마15:29 예수께서 그 곳을 떠나 갈릴래아 호숫가를 지나서 산에 올라 가 앉으셨다.

마15:30 그러자 많은 군중이 절름발이와 소경과 곰배팔이와 벙어리와 그 밖의 많은 병자를 예수의 발 앞에 데려다 놓았다. 예수께서는 그들을 다 고쳐 주셨다.

마15:31 그리하여 벙어리가 말을 하고 곰배팔이가 성해지고 절름발이가 제대로 걷고 소경이 눈을 뜬 것을 군중이 보고 크게 놀라 이스라엘의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마15:32 그 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을 불러 "이 많은 사람들이 벌써 사흘 동안이나 나와 함께 지내면서 아무것도 먹지 못하였으니 참 보기에 안 되었구나. 가다가 길에서 쓰러질지도 모르니 그들을 굶겨 보내서야 되겠느냐?" 하고 말씀하셨다.

마15:33 제자들이 "이런 외딴 곳에서 이 많은 사람들을 배불리 먹일 만한 빵을 어떻게 구하겠습니까?" 하자

마15:34 예수께서 "빵이 몇 개나 있느냐?" 하고 물으셨다. 그들이 "빵 일곱 개와 작은 물고기 몇 마리뿐입니다" 하니까

마15:35 예수께서는 사람들을 땅에 앉게 하시고

마15:36 빵 일곱 개와 물고기를 손에 들고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신 다음 떼어서 제자들에게 주셨다. 제자들은 그것을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마15:37 사람들은 모두 배불리 먹었다. 그리고 남은 조각을 주워 모으니 일곱 바구니에 가득 찼다.

마15:38 먹은 사람은 여자와 어린이들 외에 남자만도 사천 명이나 되었다.

마15:39 예수께서는 군중을 돌려 보내시고 나서 배를 타고 마가단 지방으로 가셨다.

마16:01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사두가이파 사람들이 와서 예수의 속을 떠 보려고 하느님의 인정을 받았다는 표가 될 만한 기적을 보여 달라고 하자

마16:02 예수께서 이렇게 대답하셨다. "너희는 저녁 때에는 '하늘이 붉은 것을 보니 날씨가 맑겠구나' 하고

마16:03 아침에는 '하늘이 붉고 흐린 것을 보니 오늘은 날씨가 궂겠구나' 한다. 이렇게 하늘을 보고 날씨는 분별할 줄 알면서 왜 시대의 징조는 분별하지 못하느냐?

마16:04 악하고 절개 없는 이 세대가 기적을 요구하나 요나의 기적밖에는 따로 보여 줄 것이 없다." 그리고 나서 예수께서는 그들을 뒤에 두고 떠나 가셨다.

마16:05 제자들이 호수 건너편으로 가면서 잊어 버리고 빵을 가져 가지 못하였다.

마16:06 그런데 예수께서 "너희는 정신을 차리고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사두가이파 사람들의 누룩을 조심하여라" 하고 말씀하시자

마16:07 제자들은 "우리가 빵을 가져 오지 않았구나!" 하며 수군거렸다.

마16:08 예수께서 그 눈치를 알아 채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빵이 없다고 걱정들을 하다니, 너희는 그렇게도 믿음이 약하냐?

마16:09 아직도 모르겠느냐? 빵 다섯 개로 오천 명이나 먹이고도 남아서 거두어 들인 것이 몇 바구니나 되었느냐?

마16:10 그리고 빵 일곱 개로 사천 명을 먹였을 때는 또 몇 바구니나 거두어 들였느냐? 그것을 다 잊었느냐?

마16:11 내가 한 말은 빵 이야기가 아니었는데 그것을 어찌하여 깨닫지 못하느냐?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사두가이파 사람들의 누룩을 조심하여라."

마16:12 그제야 그들은 예수께서 조심하라고 하신 것이 빵의 누룩이 아니라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사두가이파 사람들의 가르침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마16:13 예수께서 필립보의 가이사리아 지방에 이르렀을 때에 제자들에게 "사람의 아들을 누구라고 하더냐?" 하고 물으셨다.

마16:14 "어떤 사람들은 세례자 요한이라고 하고 어떤 사람들은 엘리야라하고 또 예레미야나 예언자 가운데 한 분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제자들이 이렇게 대답하자

마16:15 예수께서 이번에는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하고 물으셨다.

마16:16 "선생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십니다." 시몬 베드로가 이렇게 대답하자

마16:17 예수께서는 "시몬 바르요나, 너에게 그것을 알려 주신 분은 사람이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시니 너는 복이 있다.

마16:18 잘 들어라.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죽음의 힘도 감히 그것을 누르지 못할 것이다.

마16:19 또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도 매여 있을 것이며 땅에서 풀면 하늘에도 풀려 있을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마16:20 그리고 나서 예수께서는 자신이 그리스도라는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단단히 당부하셨다.

마16:21 그 때부터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자신이 반드시 예루살렘에 올라가 원로들과 대사제들과 율법학자들에게 많은 고난을 받고 그들의 손에 죽었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날 것임을 알려 주셨다.

마16:22 베드로는 예수를 붙들고 "주님, 안 됩니다. 결코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하고 말리었다.

마16:23 그러나 예수께서는 베드로를 돌아다 보시고 "사탄아,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장애물이다. 너는 하느님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을 생각하는구나!" 하고 꾸짖으셨다.

마16:24 그리고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

마16:25 제 목숨을 살리려고 하는 사람은 잃을 것이며 나를 위하여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얻을 것이다.

마16:26 사람이 온 세상을 얻는다 해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사람의 목숨을 무엇과 바꾸겠느냐?

마16:27 사람의 아들이 아버지의 영광에 싸여 자기 천사들을 거느리고 올터인데 그 때에 그는 각자에게 그 행한 대로 갚아 줄 것이다.

마16:28 나는 분명히 말한다. 여기 서 있는 사람들 중에는 죽기 전에 사람의 아들이 자기 나라에 임금으로 오는 것을 볼 사람도 있다.

마17:01 엿새 후에 예수께서는 베드로와 야고보와 야고보의 동생 요한만을 데리시고 따로 놓은 산으로 올라 가셨다.

마17:02 그 때 예수의 모습이 그들 앞에서 변하여 얼굴은 해와 같이 빛나고 옷은 빛과 같이 눈부셨다.

마17:03 그리고 난데없이 모세와 엘리야가 나타나서 예수와 함께 이야기하고 있었다.

마17:04 그 때에 베드로가 나서서 예수께 "주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괜찮으시다면 제가 여기에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주님께, 하나는 모세에게, 하나는 엘리야에게 드리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마17:05 베드로의 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빛나는 구름이 그들을 덮더니 구름 속에서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으라" 하는 소리가 들려 왔다.

마17:06 이 소리를 듣고 제자들은 너무도 두려워서 땅에 엎드렸다.

마17:07 예수께서 그들에게 가까이 오셔서 손으로 어루만지시며 "두러워하지 말고 모두 일어나라" 하고 말씀하셨다.

마17:08 그들이 고개를 들고 쳐다 보았을 때는 예수밖에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마17:09 예수께서 제자들과 함께 산에서 내려 오시는 길에 "사람의 아들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날 때까지는 지금 본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아라" 하고 단단히 당부하셨다.

마17:10 그 때에 제자들이 "율법학자들은 엘리야가 먼저 와야 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된 일입니까?" 하고 물었다.

마17:11 예수께서는 "과연 엘리야가 와서 모든 준비를 갖추어 놓을 것이다.

마17:12 그런데 실상 엘리야는 벌써 왔다. 그러나 사람들이 그를 알아 보지 못하고 제 멋대로 다루었다. 사람의 아들도 이와 같이 그들에게 고난을 받을 것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마17:13 그제야 비로소 제자들은 이것이 세례자 요한을 두고 하신 말씀인줄을 깨달았다.

마17:14 그들이 군중에게 돌아 오자 한 사람이 예수께 와서 무릎을 꿇고

마17:15 "주님, 제 아들이 간질병으로 몹시 시달리고 있으니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그 아이는 가끔 불 속에 뛰어 들기도 하고 물 속에 빠지기고 합니다.

마17:16 그래서 주님의 제자들에게 데려 가 보았지만 그들은 고치지 못했습니다" 하고 말씀드렸다.

마17:17 예수께서는 "아, 이 세대가 왜 이다지도 믿으려 하지 않고 삐뚤어졌을까? 내가 언제까지나 너희와 함께 살며 이 성화를 받아야 한단 말이냐? 그 아이를 나에게 데려 오너라" 하시고는

마17:18 마귀에게 호령하시자 마귀는 나가고 아이는 곧 나았다.

마17:19 사람들이 없을 때에 제자들이 예수께 와서 "저희는 왜 마귀를 쫓아내지 못하였습니까?" 하고 물었다.

마17:20 예수께서 이렇게 대답하셨다. "너희의 믿음이 약한 탓이다. 나는 분명히 말한다. 너희에게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이라도 있다면 이 산더러 '여기서 저기로 옮겨져라' 해도 그대로 될 것이다. 너희가 못 할 일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마17:22 그들이 갈릴래아에 모여 있을 때에 예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사람의 아들은 멀지 않아 사람들에게 잡혀

마17:23 그들의 손에 죽었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날 것이다." 이 말씀을 듣고 제자들은 매우 슬퍼하였다.

마17:24 그들이 가파르나움에 이르렀을 때에 성전세를 받으러 다니는 사람들이 베드로에게 와서 "당신네 선생님은 성전세를 바칩니까?" 하고 물었다.

마17:25 "예, 바치십니다." 베드로가 이렇게 대답하고 집에 들어 갔더니 예수께서 먼저 "시몬아,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세상 임금들이 관세나 인두세를 누구한테서 받아내느냐? 자기 자녀들한테서 받느냐? 남한테서 받느냐?" 하고 물으셨다.

마17:26 "남한테서 받아냅니다" 하고 베드로가 대답하자 예수께서 다시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렇다면 자녀들은 세금을 물지 않아도 되지 않겠느냐?

마17:27 그러나 우리가 그들의 비위를 건드릴 것은 없으니 이렇게 하여라. 바다에 가서 낚시를 던져 맨 먼저 낚인 고기를 잡아 입을 열어 보아라. 그 속에 한 스타테르짜리 은전이 들어 있을 터이니 그것을 꺼내서 내 몫으로 갖다 내어라."

마18:01 그 때에 제자들이 예수께 와서 "하늘 나라에서는 누가 가장 위대합니까?" 하고 물었다.

마18:02 예수께서 어린이 하나를 불러 그들 가운데 세우시고

마18:03 "나는 분명히 말한다. 너희가 생각을 바꾸어 어린이와 같이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마18:04 그리고 하늘 나라에서 가장 위대한 사람은 자신을 낮추어 이 어린이와 같이 되는 사람이다.

마18:05 또 누구든지 나를 받아 들이듯이 이런 어린이 하나를 받아 들이는 사람은 곧 나를 받아 들이는 사람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마18:06 "그러나 나를 믿는 이 보잘 것 없는 사람들 가운데 누구 하나라도 죄짓게 하는 사람은 그 목에 연자맷돌을 달고 깊은 바다에 던져져 죽는 편이 오히려 나을 것이다.

마18:07 사람을 죄짓게 하는 이 세상은 참으로 불행하다. 이 세상에 죄악의 유혹은 있게 마련이지만 남을 죄짓게 하는 사람은 참으로 불행하다."

마18:08 "손이나 발이 죄를 짓게 하거든 그것을 찍어 던져 버려라. 두 손과 두 발을 가지고 영원한 불 속에 던져지는 것보다는 차라리 불구의 몸이 되더라도 영원한 생명에 들어 가는 편이 더 낫다.

마18:09 또 눈이 죄를 짓게 하거든 그것을 빼어 던져 버려라. 두 눈을 가지고 불붙는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는 한 눈을 잃더라도 영원한 생명에 들어가는 편이 더 낫다."

마18:10 "너희는 이 보잘 것 없는 사람들 가운데 누구 하나라도 업신여기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여라. 하늘에 있는 그들의 천사들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를 항상 모시고 있다는 것을 알아 두어라."

마18:12 "너희의 생각은 어떠하냐? 어떤 사람에게 양 백 마리가 있었는데 그 중의 한 마리가 길을 잃었다고 하자. 그 사람은 아흔 아홉 마리를 산에 그대로 둔 채 그 길을 잃은 양을 찾아 나서지 않겠느냐?

마18:13 나는 분명히 말한다. 그 양을 찾게 되면 그는 길을 잃지 않은 아흔 아홉 마리 양보다 오히려 그 한 마리 양 때문에 더 기뻐할 것이다.

마18:14 이와 같이 하늘에 계신 너희의 아버지께서는 이 보잘 것 없는 사람들 가운데 하나라도 망하는 것을 원하시지 않는다."

마18:15 "어떤 형제가 너에게 잘못한 일이 있거든 단 둘이 만나서 그의 잘못을 타일러 주어라. 그가 말을 들으면 너는 형제 하나를 얻는 셈이다.

마18:16 그러나 듣지 않거든 한 사람이나 두 사람을 더 데리고 가라. 그리하여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의 증언을 들어 확정하라' 는 말씀대로 모든 사실을 밝혀라.

마18:17 그래도 그들의 말의 듣지 않거든 교회에 알리고 교회의 말조차 듣지 않거든 그를 이방인이나 세리처럼 여겨라."

마18:18 "나는 분명히 말한다. 너희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도 매여 있을 것이며 땅에서 풀면 하늘에도 풀려 있을 것이다."

마18:19 "내가 다시 말한다. 너희 중의 두 사람이 이 세상에서 마음을 모아 구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무슨 일이든 다 들어 주실 것이다.

마18:20 단 두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

마18:21 그 때에 베드로가 예수께 와서 "주님, 제 형제가 저에게 잘못을 저지르면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 일곱 번이면 되겠습니까?" 하고 묻자

마18:22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일곱 번뿐 아니라 일곱 번씩 일흔 번이라도 용서하여라."

마18:23 "하늘 나라는 이렇게 비유할 수 있다. 어떤 왕이 자기 종들과 셈을 밝히려 하였다.

마18:24 셈을 시작하자 일만 달란트나 되는 돈을 빚진 사람이 왕 앞에 끌려 왔다.

마18:25 그에게 빚을 갚을 길이 없었으므로 왕은 '네 몸과 네 처자와 너에게 있는 것을 다 팔아서 빚을 갚아라' 고 하였다.

마18:26 이 말을 듣고 종이 엎드려 왕에게 절하며 '조금만 참아 주십시오. 곧 다 갚아 드리겠습니다' 하고 애걸하였다.

마18:27 왕은 그를 가엾게 여겨 빚을 탕감해 주고 놓아 보냈다.

마18:28 그런데 그 종은 나가서 자기에게 백 데나리온 밖에 안 되는 빚을 진 동료를 만나자 달려들어 멱살을 잡으며 '내 빚을 갚아라' 고 호통을 쳤다.

마18:29 그 동료는 엎드려 '꼭 갚을 터이니 조금만 참아 주게' 하고 애원하였다.

마18:30 그러나 그는 들어 주기는커녕 오히려 그 동료를 끌고 가서 빚진 돈을 다 갚을 때까지 감옥에 가두어 두었다.

마18:31 다른 종들이 이 광경을 보고 매우 분개하여 왕에게 가서 이 일을 낱낱이 일러 바쳤다.

마18:32 그러자 왕은 그 종을 불러 들여 '이 몹쓸 종아, 네가 애걸하기에 나는 그 많은 빚을 탕감해 주지 않았느냐?

마18:33 그렇다면 내가 너에게 자비를 베푼 것처럼 너도 네 동료에게 자비를 베풀었어야 할 것이 아니냐?' 하며

마18:34 몹시 노하여 그 빛을 다 갚을 때까지 그를 형리에게 넘겼다.

마18:35 너희가 진심으로 형제들을 서로 용서하지 않으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도 너희에게 이와 같이 하실 것이다."

마19:01 예수께서는 이 말씀을 마치시고 갈릴래아를 떠나 요르단강 건너편 유다 지방으로 가셨는데

마19:02 사람들이 또 많이 몰려 왔으므로 거기서도 병자들을 고쳐 주셨다.

마19:03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와서 예수의 속을 떠보려고 "무엇이든지 이유가 닿기만 하면 남편이 아내를 버려도 좋습니까?" 하고 물었다.

마19:04 그러자 예수께서는 "처음부터 창조주께서 사람을 남자와 여자로 만드셨다는 것과

마19:05 또 '그러므로 남자는 부모를 떠나 제 아내와 합하여 한 몸을 이루리라' 고 하신 말씀을 아직 읽어 보지 못하였느냐?

마19:06 따라서 그들은 이제 둘이 아니라 한 몸이다. 그러니 하느님께서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 놓아서는 안 된다" 하고 대답하셨다.

마19:07 그들은 다시 "모세는 '아내를 버리려 할 때에는 이혼장을 써 주라' 고 했으니 그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하고 물었다.

마19:08 예수께서는 "모세는 너희의 마음이 굳을 대로 굳어져서 아내와 이혼을 해도 좋다고 하였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마19:09 나는 이렇게 말한다. 음행한 까닭 외에 아내를 버리고 다른 여자와 결혼하면 간음하는 것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마19:10 제자들이 이 말씀을 듣고 예수께 "남편과 아내의 관계가 그런 것이라면 차라리 결혼하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하였더니

마19:11 예수께서 이렇게 대답하셨다. "그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다만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사람만이 할 수 있다.

마19:12 처음부터 결혼하지 못할 몸으로 태어난 사람도 있고 사람의 손으로 그렇게 된 사람도 있고 또 하늘 나라를 위하여 스스로 결혼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이 말을 받아 들일 만한 사람은 받아 들여라."

마19:13 그 때 사람들이 어린이들을 예수께 데리고 와서 머리에 손을 얹어 기도해 주시기를 청하였다. 제자들이 그들을 나무라자

마19:14 예수께서는 "어린이들이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말고 그대로 두어라. 하늘 나라는 이런 어린이와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마19:15 그리고 그들의 머리 위에 손을 얹어 축복해 주시고 나서 그 곳을 떠나셨다.

마19:16 한번은 어떤 사람이 예수께 와서 "선생님, 제가 무슨 선한 일을 해야 영원한 생명을 얻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마19:17 예수께서는 "왜 너는 나에게 와서 선한 일에 대하여 묻느냐? 참으로 선하신 분은 오직 한 분뿐이시다. 네가 생명의 나라로 들어 가려거든 계명을 지켜라" 하고 대답하셨다.

마19:18 그 젊은이가 "어느 계명입니까?" 하고 묻자 예수께서는 "'살인하지 말라. 간음하지 말라. 도둑질하지 말라. 거짓 증언하지 말라.

마19:19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고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 하는 계명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마19:20 그 젊은이가 "저는 그 모든 것을 다 지켰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무엇을 더 해야 되겠습니까?" 하고 다시 묻자

마19:21 예수께서는 "네가 완전한 사람이 되려거든 가서 너의 재산을 다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어라. 그러면 하늘에서 보화를 얻게 될 것이다. 그러니 내가 시키는 대로 하고 나서 나를 따라 오너라" 하셨다.

마19:22 그러나 그 젊은이는 재산이 많았기 때문에 이 말씀을 듣고 풀이 죽어 떠나 갔다.

마19:23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분명히 말한다. 부자는 하늘 나라에 들어 가기가 어렵다.

마19:24 거듭 말하지만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 가는 것보다는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 나가는 것이 더 쉬울 것이다."

마19:25 제자들이 이 말씀을 듣고 깜짝 놀라서 "그러면 구원받을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마19:26 예수께서는 그들을 똑바로 보시며 "그것은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무슨 일이든 하실 수 있다" 하고 말씀하셨다.

마19:27 그 때에 베드로가 나서서 "보시다시피 저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주님을 따랐습니다. 그러니 저희는 무엇을 받게 되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마19:28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나는 분명히 말한다. 너희는 나를 따랐으니 새 세상이 와서 사람의 아들이 영광스러운 옥좌에 앉을 때에 너희도 열 두 옥좌에 앉아 이스라엘 열 두 지파를 심판하게 될 것이다.

마19:29 나를 따르려고 제 집이나 형제나 자매나 부모나 자식이나 토지를 버린 사람은 백 배의 상을 받을 것이며, 또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이다.

마19:30 그러나 첫째였다가 꼴찌가 되고 꼴지였다가 첫째가 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마20:01 "하늘 나라는 이렇게 비유할 수 있다. 어떤 포도원 주인이 포도원에서 일할 일꾼을 얻으려고 이른 아침에 나갔다.

마20:02 그는 일꾼들과 하루 품삯을 돈 한 데나리온으로 정하고 그들을 포도원으로 보냈다.

마20:03 아홉 시쯤에 다시 나가서 장터에 할일 없이 서 있는 사람을 보고

마20:04 '당신들도 내 포도원에 가서 일하시오. 그러면 일한 만큼 품삯을 주겠소'

마20:05 하고 말하니 그들도 일하러 갔다.

마20:06 오후 다섯 시쯤에 다시 나가 보니 할일 없이 서 있는 사람들이 또 있어서 '왜 당신들은 하루 종일 이렇게 빈둥거리며 서 있기만 하오?' 하고 물었다.

마20:07 그들은 '아무도 우리에게 일을 시키지 않아서 이러고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마20:08 날이 저물자 포도원 주인은 자기 관리인에게 '일꾼들을 불러 맨 나중에 온 사람들로부터 시작하여 맨 먼저 온 사람들에게까지 차례로 품삯을 치르시오' 하고 일렀다.

마20:09 오후 다섯 시쯤부터 일한 일꾼들이 와서 한 데나리온씩을 받았다.

마20:10 그런데 맨 처음부터 일한 사람들은 품삯을 더 많이 받으려니 했지만 그들도 한 데나리온씩 밖에 받지 못하였다.

마20:11 그들은 돈을 받아 들고 주인에게 투덜거리며

마20:12 '막판에 와서 한 시간밖에 일하지 않은 저 사람들을 온종일 뙤약볕 밑에서 수고한 우리들과 똑같이 대우하십니까?' 하고 따졌다.

마20:13 그러자 주인은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을 보고 '내가 당신에게 잘못한 것이 무엇이오? 당신은 나와 품삯을 한 데나리온으로 정하지 않았소?

마20:14 당신의 품삯이나 가지고 가시오. 나는 이 마지막 사람에게도 당신에게 준 만큼의 삯을 주기로 한 것이오.

마20:15 내 것을 내 마음대로 처리하는 것이 잘못이란 말이오? 내 후한 처사가 비위에 거슬린단 말이오?' 하고 말하였다.

마20:16 이와 같이 꼴찌가 첫째가 되고 첫째가 꼴찌가 될 것이다."

마20:17 예수께서 예루살렘으로 올라 가시는 도중에 열 두 제자를 가까이 불러 조용히 말씀하셨다.

마20:18 "우리는 지금 예루살렘으로 올라 가고 있다. 거기에서 사람의 아들은 대사제들과 율법학자들의 손에 넘어 가 사형 선고를 받을 것이다.

마20:19 그리고 이방인들의 손에 넘어 가 조롱과 채찍질을 당하며 십자가에 달려 죽었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게 될 것이다."

마20:20 그 때에 제베대오의 두 아들이 어머니와 함께 예수께 왔는데 그 어머니는 무엇인가를 청할 양으로 엎드려 절을 하였다.

마20:21 예수께서 그 부인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 하고 물으시자 그 부인은 "주님의 나라가 서면 저의 이 두 아들을 하나는 주님의 오른편에, 하나는 왼편에 앉게 해 주십시오" 하고 부탁하였다.

마20:22 그래서 예수께서 그 형제들에게 "너희가 청하는 것이 무엇인지나 알고 있느냐? 내가 마시게 될 잔을 너희도 마실 수 있느냐?" 하고 물으셨다. 그들이 "마실 수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자

마20:23 예수께서는 다시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도 내 잔을 마시게 될 것이다. 그러나 내 오른편과 내 왼편 자리에 앉는 특권은 내가 주는 것이 아니다. 그 자리에 앉을 사람들은 내 아버지께서 미리 정해 놓으셨다."

마20:24 이 말을 듣고 있던 다른 열 제자가 그 형제를 보고 화를 냈다.

마20:25 예수께서는 그들을 가까이 불러 놓고 "너희도 알다시피 세상에서는 통치자들이 백성을 강제로 지배하고 높은 사람들이 백성을 권력으로 내리누른다.

마20:26 그러나 너희는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너희 사이에서 높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남을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마20:27 으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종이 되어야 한다.

마20:28 사실은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목숨을 바쳐 몸값을 치르러 온 것이다" 하셨다.

마20:29 그들이 예리고를 떠날 때에 큰 군중이 예수를 따라 왔다.

마20:30 그런데 소경 두 사람이 길가에 앉아 있다가 예수께서 지나가신다는 말을 듣고 큰 소리로, "다윗의 자손이신 주님, 우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외쳤다.

마20:31 사람들이 떠들지 말라고 꾸짖었으나 그들은 더욱 큰 소리로 "다윗의 자손이신 주님, 우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외쳤다.

마20:32 예수께서 걸음을 멈추시고 그들을 부르신 다음, "나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이냐?" 하고 물으셨다.

마20:33 "주님, 눈을 뜨게 해 주십시오." 이 말에

마20:34 예수께서 측은한 마음이 들어 그들의 눈에 손을 대시자 그들은 곧 눈을 뜨게 되었다. 그리고 예수를 따랐다.

마21:01 그들이 예루살렘에 가까이 와서 올리브산 근처 벳파게에 이르렀을 때에 예수께서는 두 제자를 보내시며

마21:02 이렇게 이르셨다. "맞은편 마을로 가 보아라. 그러면 나귀 한 마리가 매여 있을 터인데 그 새끼도 곁에 있을 것이다. 그 나귀를 풀어 나에게로 끌고 오너라.

마21:03 혹시 누가 무어라고 하거든 '주께서 쓰시겠답니다' 하고 말하여라. 그러면 곧 내어 줄 것이다."

마21:04 이리하여 예언자를 시켜,

마21:05 "시온의 딸에게 알려라. 네 임금이 너에게 오신다. 그는 겸손하시어 암나귀를 타시고 멍에 메는 짐승의 새끼, 어린 나귀를 타고 오신다" 고 하신 말씀이 이루어졌다.

마21:06 제자들은 가서 예수께서 일러 주신 대로

마21:07 나귀와 나귀 새끼를 끌고 와서 그 위에 겉옷을 얹어 놓았다. 예수께서 거기에 올라 앉으시자

마21:08 많은 사람들이 겉옷을 벗어 길에 펴 놓는가 하면 어떤 사람들은 나뭇가지를 꺽어다가 길에 깔아 놓기도 하였다.

마21:09 그리고 앞뒤에서 따르는 사람들이 모두 환성을 올렸다. "호산나! 다윗의 자손!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여, 찬미 받으소서. 지극히 높은 하늘에서도 호산나!"

마21:10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들어 가시자 온 시민이 들떠서 "이분이 누구냐?" 고 물었다.

마21:11 사람들은 "이분은 갈릴래아 나자렛에서 오신 예언자 예수요" 하고 대답하였다.

마21:12 예수께서는 성전 뜰 안으로 들어 가 거기에서 팔고 사고 하는 사람들을 다 쫓아 내시고 환금상들의 탁자와 비둘기 장수들의 의자를 둘러엎으셨다.

마21:13 그리고 그들에게 "성서에 '내 집은 기도하는 집이라고 불리리라' 고 했는데 너희는 이 집을 '강도의 소굴' 로 만들었다" 하고 나무라셨다.

마21:14 그 때 예수께서는 성전 뜰 안에 있던 소경들과 절름발이들이 앞으로 나오자 그들을 모두 고쳐 주셨다.

마21:15 대사제들과 율법학자들은 예수께서 행하신 여러 가지 놀라운 일이며 성전 뜰에서 "호산나! 다윗의 자손!" 하고 외치는 아이들을 보고 화가 치밀어서

마21:16 예수께 "이 아이들이 하는 말이 들립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들린다. '주께서 어린이들과 젖먹이들의 입으로 주를 찬양하게 하시리라' 고 하신 말씀을 읽어 본 일이 없느냐?" 하고 대답하셨다.

마21:17 그리고 예수께서는 그들을 떠나 성밖에 있는 베다니아로 가셔서 밤을 지내셨다.

마21:18 이튿날 아침에 예수께서 성안으로 들어 오시다가 마침 시장하시던 참에

마21:19 길가에 무화과나무 한 그루가 서 있는 것을 보시고 그리로 가셨다. 그러나 잎사귀밖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으므로 그 나무를 향하여 "이제부터 너는 영원히 열매를 맺지 못하리라" 하고 말씀하셨다. 그러자 무화과나무는 곧 말라 버렸다.

마21:20 제자들이 이것을 보고 놀라서 "무화과나무가 어찌하여 그렇게 당장 말라 버렸습니까?" 하고 물었다.

마21:21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분명히 말한다. 너희가 의심하지 않고 믿는다면 이 무화과나무에서 본 일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산더러 '번쩍 들려서 바다에 빠져라' 하더라도 그대로 될 것이다.

마21:22 또 너희가 기도할 때에 믿고 구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다 받을 것이다."

마21:23 예수께서 성전에 들어 가서 가르치고 계실 때에 대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이 와서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들을 합니까? 누가 이런 권한을 주었습니까?" 하고 물었다.

마21:24 "나도 한 가지 물어 보겠다. 너희가 대답하면 나도 무슨 권한으로 이 일을 하는지 말하겠다.

마21:25 요한은 누구에게서 권한을 받아 세례를 베풀었느냐? 하늘이 준 것이냐? 사람이 준 것이냐?" 하고 반문하시자 그들은 자기들끼리 "그 권한을 하늘이 주었다고 하면 왜 그를 믿지 않았느냐 할 것이고

마21:26 사람이 주었다고 하면 모두들 요한을 예언자로 여기고 있으니 군중이 가만 있지 않을 테지?" 하고 의논한 끝에

마21:27 "모르겠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예수께서는 "나도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지 말하지 않겠다" 하고 말씀하셨다.

마21:28 "또 이런 것은 어떻게 생각하느냐? 어떤 사람이 두 아들을 두었는데 먼저 맏아들에게 가서 '얘야, 너 오늘 포도원에 가서 일을 하여라' 하고 일렀다.

마21:29 맏아들은 처음에는 싫다고 하였지만 나중에 뉘우치고 일하러 갔다.

마21:30 아버지는 둘째 아들에게 가서도 같은 말을 하였다. 둘째 아들은 가겠다는 대답만 하고 가지는 않았다.

마21:31 이 둘 중에 아버지의 뜻을 받든 아들은 누구이겠느냐?" 하고 예수께서 물으셨다. 그들이 "맏아들입니다" 하고 대답하자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분명히 말한다. 세리와 창녀들이 너희보다 먼저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 가고 있다.

마21:32 사실 요한이 너희를 찾아 와서 올바른 길을 가르쳐 줄 때에 너희는 그의 말을 믿지 않았지만 세리와 창녀들은 믿었다. 너희는 그것을 보고도 끝내 뉘우치지 않고 그를 믿지 않았다."

마21:33 "또 다른 비유를 들겠다. 어떤 지주가 포도원을 하나 만들고 울타리를 둘러 치고는 그 안에 포도즙을 짜는 큰 확을 파고 망대를 세웠다. 그리고는 그것을 소작인들에게 도지로 주고 멀리 떠나 갔다.

마21:34 포도철이 되자 그는 그 도조를 받아 오라고 종들을 보냈다.

마21:35 그런데 소작인들은 그 종들을 붙잡아 하나는 때려 주고 하나는 죽이고 하나는 돌로 쳐 죽였다.

마21:36 지주는 더 많은 종들을 다시 보냈다. 소작인들은 이번에도 그들에게 똑같은 짓을 했다.

마21:37 주인은 마지막으로 '내 아들이야 알아 보겠지' 하며 자기 아들을 보냈다.

마21:38 그러나 소작인들은 그 아들을 보자 '저자는 상속자다. 자, 저자를 죽이고 그가 차지할 이 포도원을 우리가 가로채자' 하면서 서로 짜고는

마21:39 그를 잡아 포도원 밖으로 끌어 내어 죽였다.

마21:40 그렇게 했으니 포도원 주인이 돌아 오면 그 소작인들을 어떻게 하겠느냐?"

마21:41 사람들은 이렇게 대답하였다. "그 악한 자들을 모조리 죽여 버리고 제때에 도조를 바칠 다른 소작인들에게 포도원을 맡길 것입니다."

마21:42 그래서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성서에서, '집 짓는 사람들이 버린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다. 주께서 하시는 일이라 우리에게는 놀랍게만 보인다' 고 한 말을 읽어 본 일이 없느냐?

마21:43 잘 들어라. 너희는 하느님의 나라를 빼앗길 것이며 도조를 잘 내는 백성들이 그 나라를 차지할 것이다.

마21:44 (그리고 그 돌 위에 떨어지는 사람은 산산조각이 날 것이며 그 돌 밑에 깔리는 사람은 가루가 되고 말 것이다.")

마21:45 대사제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이 비유가 자기들을 두고 하신 말씀인 것을 알고

마21:46 예수를 잡으려 하였으나 군중이 두려워서 손을 대지 못하였다. 군중이 예수를 예언자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22:01 예수께서 또 비유를 들어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마22:02 "하늘 나라는 어느 임금이 자기 아들의 혼인 잔치를 베푼 것에 비길 수 있다.

마22:03 임금이 종들을 보내오 잔치에 초청 받은 사람들을 불렀으나 오려 하지 않았다.

마22:04 그래서 다른 종들을 보내면서 '초청을 받은 사람들에게 가서 이제 잔치상도 차려 놓고 소와 살진 짐승도 잡아 모든 준비를 다 갖추었으니 어서 잔치에 오라고 하여라' 하고 일렀다.

마22:05 그러나 초청받은 사람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어떤 사람은 밭으로 가고 어떤 사람은 장사하러 가고

마22:06 또 어떤 사람들은 그 종들을 붙잡아 때려 주기도 하고 죽이기도 했다.

마22:07 그래서 임금은 몹시 노하여 군대를 풀어서 그 살인자들을 잡아 죽이고 그들의 동네를 불살라 버렸다.

마22:08 그리고 나서 종들에게 '혼인 잔치는 준비되었지만 전에 초청받은 자들은 그만한 자격이 없는 자들이었다.

마22:09 그러니 너희는 거리에 나가서 아무나 만나는 대로 잔치에 청해 오너라' 하고 말하였다.

마22:10 그래서 종들은 거리에 나가 나쁜 사람 좋은 사람 할 것 없이 만나는 대로 다 데려 왔다. 그리하여 잔치집은 손님으로 가득찼다.

마22:11 임금이 손님들을 보러 들어 갔더니 예복을 입지 않은 사람이 하나 있었다. 그를 보고

마22:12 '예복도 입지 않고 어떻게 여기 들어 왔소?' 하고 물었다. 그는 할 말이 없었다.

마22:13 그러자 임금이 하인들에게 '이 사람의 손발을 묶어 바깥 어두운 데 내어 쫓아라. 거기서 가슴을 치며 통곡할 것이다' 하고 말하였다.

마22:14 부르심을 받은 사람은 많지만 뽑히는 사람은 적다."

마22:15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물러가서 어떻게 하면 예수의 말씀을 트집잡아 올가미를 씌울까 하고 궁리한 끝에

마22:16 자기네 제자들을 헤로데 당원 몇 사람과 함께 예수께 보내어 이렇게 묻게 하였다. "선생님, 우리는 선생님이 진실하신 분으로서 사람을 겉모양으로 판단하지 않기 때문에 아무도 꺼리지 않고 하느님의 진리를 참되게 가르치시는 줄을 압니다.

마22:17 그래서 선생님의 의견을 듣고자 합니다. 카이사르에게 세금을 바치는 것이 옳습니까? 옳지 않습니까?"

마22:18 예수께서 그들의 간악한 속셈을 아시고 "이 위선자들아, 어찌하여 나의 속을 떠보느냐?

마22:19 세금으로 바치는 돈을 나에게 보여라" 하셨다. 그들이 데나리온 한 닢을 가져 오자.

마22:20 "이 초상과 글자는 누구의 것이냐?" 하고 물으셨다.

마22:21 "카이사르의 것입니다." 그들이 이렇게 대답하자 "그러면 카이사르의 것은 카이사르에게 돌리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라" 하고 말씀하셨다.

마22:22 그들은 이 말씀을 듣고 경탄하면서 예수를 떠나 갔다.

마22:23 그 날 부활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두가이파 사람들이 예수께 와서 물었다.

마22:24 "선생님, 모세가 정해 준 법에는 '어떤 사람이 자녀가 없이 죽으면 그 동생이 형수와 결혼하여 자식을 낳아 형의 대를 이어야 한다' 고 하였습니다.

마22:25 그런데 우리 이웃에 칠 형제가 살고 있었습니다. 첫째가 결혼을 하고 살다가 자식 없이 죽어서 그 동생이 형수와 살게 되었는데

마22:26 둘째도, 셋째도 그렇게 하여 일곱째까지 다 그렇게 하였습니다.

마22:27 그들이 다 죽은 뒤에 그 여자도 죽었습니다.

마22:28 칠 형제가 모두 그 여자와 살았으니 부활 때에 그 여자는 누구의아내가 되겠습니까?"

마22:29 예수께서 이렇게 대답하셨다. "너희는 성서도 모르고 하느님의 권능도 모르니까 그런 잘못된 생각을 하는 것이다.

마22:30 부활한 다음에는 장가드는 일도, 시집가는 일도 없이 하늘에 있는 천사들처럼 된다.

마22:31 죽은 사람의 부활에 관하여 하느님께서 너희에게 하신 말씀을 아직 읽어 본 일이 없느냐?

마22:32 '나는 아브라함의 하느님이요, 이사악의 하느님이요, 야곱의 하느님이다' 라고 하시지 않았느냐? 이 말씀은 하느님께서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살아 있는 이들의 하느님이라는 뜻이다."

마22:33 이 말씀을 들은 군중은 예수의 가르치심에 탄복하여 마지 않았다.

마22:34 예수께서 사두가이파 사람들의 말문을 막아 버리셨다는 소문을 듣고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몰려 왔다.

마22:35 그들 중 한 율법교사가 예수의 속을 떠보려고

마22:36 "선생님, 율법서에서 어느 계명이 가장 큰 계명입니까?" 하고 물었다.

마22:37 예수께서 이렇게 대답하셨다.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님이신 너희 하느님을 사랑하라.'

마22:38 이것은 가장 크고 첫째가는 계명이고,

마22:39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 는 둘째 계명도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

마22:40 이 두 계명이 모든 율법과 예언서의 골자이다."

마22:41 예수께서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을 보시고

마22:42 "너희는 그리스도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는 누구의 자손이겠느냐?" 하고 물으셨다. 그들이 "다윗의 자손입니다" 하고 대답하자

마22:43 예수께서 다시 물으셨다. "그러면 다윗이 성령의 감화를 받아 그를 주님이라고 부른 것은 어떻게 된 일이냐?

마22:44 '주 하느님께서 내 주님께 이르신 말씀, 내가 네 원수를 네 발 아래 굴복시킬 때까지 너는 내 오른편에 앉아 있으라' 하고 다윗이 읊지 않았느냐?

마22:45 다윗이 그리스도를 주님이라고 불렀는데 그리스도가 어떻게 다윗의 자손이 되겠느냐?"

마22:46 그들은 한 마디도 대답하지 못하였다. 그리고 그 날부터는 감히 예수께 질문하는 사람이 없었다.

마23:01 그 때에 예수께서 군중과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마23:02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모세의 자리를 이어 율법을 가르치고 있다.

마23:03 그러니 그들이 말하는 것은 다 실행하고 지켜라. 그러나 그들의 행실은 본받지 말아라. 그들은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는다.

마23:04 그들은 무거운 짐을 꾸려 남의 어깨에 메워 주고 자기들은 손가락 하나 까딱하려 하지 않는다.

마23:05 그들이 하는 일은 모두 남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이마나 팔에 성구 넣는 갑을 크게 만들어 매달고 다니며 옷단에는 기다란 술을 달고 다닌다.

마23:06 그리고 잔치에 가면 맨 윗자리에 앉으려 하고 회당에서는 제일 높은 자리를 찾으며

마23:07 길에 나서면 인사 받기를 좋아하고 사람들이 스승이라 불러 주기를 바란다.

마23:08 그러나 너희는 스승 소리를 듣지 말아라. 너희의 스승은 오직 한 분 뿐이고 너희는 모두 형제들이다.

마23:09 또 이 세상 누구를 보고도 아버지라 부르지 말아라. 너희의 아버지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 한 분뿐이시다.

마23:10 또 너희는 지도자라는 말도 듣지 말아라. 너희의 지도자는 그리스도 한 분뿐이시다.

마23:11 너희 중에 으뜸가는 사람은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마23:12 누구든지 자기를 높이는 사람은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사람은 높아진다."

마23:13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아, 너희 같은 위선자들은 화를 입을 것이다. 너희는 하늘 나라의 문을 닫아 놓고는 사람들을 가로 막아 서서 자기도 들어 가지 않으면서 들어 가려는 사람마저 못 들어 가게 한다."

마23:15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아, 너희 같은 위선자들은 화를 입을 것이다. 너희는 겨우 한 사람을 개종시키려고 바다와 육지를 두루 다니다가 개종시킨 다음에는 그 사람을 너희보다 갑절이나 더 악한 지옥의 자식으로 만들고 있다."

마23:16 "너희 같은 눈먼 인도자들은 화를 입을 것이다. 너희는 '성전을 두고 한 맹세는 지키지 않아도 무방하지만 성전의 황금을 두고 한 맹세는 꼭 지켜야 한다' 고 하니

마23:17 이 어리석고 눈먼 자들아, 어느 것이 더 중하냐? 황금이냐? 아니면 그 황금을 거룩하게 만드는 성전이냐?

마23:18 또 너희는 '제단을 두고 한 맹세는 지키지 않아도 무방하지만 그 제단 위에 있는 제물을 두고 한 맹세는 꼭 지켜야 한다' 고 하니

마23:19 이 눈먼 자들아, 어느 것이 더 중하냐? 제물이냐? 아니면 그 제물을 거룩하게 만드는 제단이냐?

마23:20 사실 제단을 두고 한 맹세는 제단과 그 위에 있는 모든 것을 두고 한 맹세이고

마23:21 성전을 두고 한 맹세는 성전과 그 안에 계신 분을 두고 한 맹세이며

마23:22 또 하늘을 두고 한 맹세는 하느님의 옥좌와 그 위에 앉으신 분을 두고 한 맹세이다."

마23:23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아, 너희 같은 위선자들은 화를 입을 것이다. 너희는 박하와 회향과 근채에 대해서는 십분의 일을 바치라는 율법을 지키면서 정의와 자비와 신의 같은 아주 중요한 율법은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십분의 일세를 바치는 일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되겠지만 정의와 자비와 신의도 실천해야하지 않겠느냐?

마23:24 이 눈먼 인도자들아, 하루살이는 걸러내면서 낙타는 그대로 삼키는 것이 바로 너희들이다."

마23:25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아, 너희 같은 위선자들은 화를 입을 것이다. 너희는 잔과 접시의 겉만은 깨끗이 닦아 놓지만 그 속에는 착취와 탐욕이 가득 차 있다.

마23:26 이 눈먼 바리사이파 사람들아, 먼저 잔 속을 깨끗이 닦아라. 그래야 겉도 깨끗해질 것이다."

마23:27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아, 너희 같은 위선자들은 화를 입을 것이다. 너희는 겉은 그럴싸해 보이지만 그 속에는 죽은 사람의 뼈와 썩은 것이 가득 차 있는 회칠한 무덤 같다.

마23:28 이와 같이 너희도 겉으로는 옳은 사람처럼 보이지만 속은 위선과 불법으로 가득 차 있다."

마23:29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아, 너희 같은 위선자들은 화를 입을 것이다. 너희는 예언자들의 무덤을 단장하고 성자들의 기념비를 장식해 놓고는

마23:30 '우리가 조상들 시대에 살았더라면 조상들이 예언자들을 죽이는 데 가담하지 않았을 것이다' 고 떠들어 댄다.

마23:31 이것은 너희가 예언자를 죽인 사람들의 후손이라는 것을 스스로 실토하는 것이다.

마23:32 그러니 너희 조상들이 시작한 일을 마저 하여라.

마23:33 이 뱀 같은 자들아, 독사의 족속들아! 너희가 지옥의 형벌을 어떻게 피하랴?

마23:34 나는 예언자들과 현인들과 학자들을 너희에게 보내겠다. 그러나 너희는 그들을 더러는 죽이고 더러는 십자가에 매달고 또 더러는 회당에서 채찍질하며 이 동네 저 동네로 잡으러 다닐 것이다.

마23:35 그래서 마침내 무죄한 아벨의 피로부터 성소와 제단 사이에서 살해된 바라키야의 아들 즈가리야의 피에 이르기까지 땅에서 흘린 모든 무죄한 피값이 너희에게 돌아 갈 것이다.

마23:36 분명히 말해 둔다. 이 모든 죄에 대한 형벌이 이 세대에 내리고야 말 것이다."

마23:37 "예루살렘아! 예루살렘아! 너는 예언자들을 죽이고 너에게 보낸 이들을 돌로 치는구나. 암탉이 병아리를 날개 아래 모으듯이 내가 몇 번이나 네 자녀를 모으려 했던가. 그러나 너는 응하지 않았다.

마23:38 너희 성전은 하느님께 버림을 받아 황폐해지리라.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여, 찬미받으소서' 하고 너희 입으로 찬양할 때까지 너희는 정녕 나를 다시 보지 못하리라."

마24:01 예수께서 성전을 나와 얼마쯤 걸어 가셨을 때 제자들이 곁으로 다가 와서 성전 건물들을 가리키며 보시라고 하였다.

마24:02 그러자 예수께서는 "저 모든 건물을 잘 보아 두어라. 나는 분명히 말한다. 저 돌들이 어느 하나도 제 자리에 그대로 얹혀 있지 못하고 다 무너지고 말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마24:03 그리고 예수께서 올리브산에 올라 가 앉으셨을 때에 제자들이 따로 와서 "그런 일이 언제 일어나겠습니까? 그리고 주님께서 오실 때와 세상이 끝날 때에 어떤 징조가 나타나겠습니까? 저희에게 알려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마24:04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아무에게도 속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마24:05 장차 많은 사람이 내 이름을 내세우며 나타나서 '내가 그리스도다!' 하고 떠들어 대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속일 것이다.

마24:06 또 여러 번 난리가 일어나고 전쟁 소문도 듣게 될 것이다. 그러나 정신을 차리고 당황하지 말아라. 그런 일이 꼭 일어나고야 말 터이지만 그것으로 그치는 것은 아니다.

마24:07 한 민족이 일어나 딴 민족을 치고, 한 나라가 일어나 딴 나라를 칠 것이며, 또 곳곳에서 기근과 지진이 일어날 터인데

마24:08 이런 일들은 다만 고통의 시작일 뿐이다."

마24:09 "그 때에는 사람들이 너희를 잡아 법정에 넘겨 갖은 고통을 겪게 하고 마침내는 사형에 처하게 할 것이다. 또 너희는 나 때문에 온 세상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마24:10 그리고 많은 사람이 떨어져 나가 서로 배반하고 서로 미워할 것이며

마24:11 거짓 예언자가 여기 저기 나타나서 많은 사람들을 속일 것이다.

마24:12 또 세상은 무법 천지가 되어 사람들의 마음 속에서 따뜻한 사랑을 찾아 볼 수 없게 될 것이다.

마24:13 그러나 끝까지 참는 사람은 구원을 받을 것이다.

마24:14 이 하늘 나라의 복음이 온 세상에 전파되어 모든 백성에게 밝히 알려질 것이다. 그리고 나서야 끝이 올 것이다."

마24:15 "그러므로 너희는 예언자 다니엘이 말한 대로 황폐의 상징인 흉측한 우상이 거룩한 곳에 선 것을 보게 될 것이다. (독자는 알아 들으라.)

마24:16 그 때에는 유다에 있는 사람들은 산으로 도망가라.

마24:17 지붕에 있는 사람은 집 안에 있는 세간을 꺼내러 내려 오지 말며

마24:18 밭에 있는 사람은 겉옷을 가지러 집으로 돌아 가지 말아라.

마24:19 이런 때에 임신한 여자들과 젖먹이가 딸린 여자들은 불행하다.

마24:20 겨울이나 안식일에 피난가는 일이 없도록 기도하여라.

마24:21 그 때가 오면 무서운 재난을 겪을 터인데, 이런 재난은 세상 처음부터 지금까지 없었고 앞으로도 다시 없을 것이다.

마24:22 하느님께서 그 고생의 기간을 줄여 주시지 않는다면 살아 남을 사람은 하나도 없다. 그러나 뽑힌 사람들을 위하여 그 기간을 줄여 주실 것이다."

마24:23 "그 때에 어떤 사람이 '자 보라, 그리스도가 여기 있다, 저기 있다' 하더라도 그 말을 믿지 말라.

마24:24 거짓 그리스도와 거짓 예언자들이 나타나서 어떻게 해서라도 뽑힌 사람들마저 속이려고 큰 기적과 이상한 일들을 보여 줄 것이다.

마24:25 이것은 내가 미리 말해 두는 것이다.

마24:26 그러므로 사람들이 '그리스도가 광야에 나타났다' 해도 나가지 말고 '그리스도가 골방에 있다' 해도 믿지 말아라.

마24:27 동쪽에서 번개가 치면 서쪽까지 번쩍이듯이 사람의 아들도 그렇게 나타날 것이다.

마24:28 시체가 있는 곳에는 독수리가 모여 드는 법이다."

마24:29 "그런 재난의 기간이 지나면 곧 해가 어두워지고 달은 빛을 잃을 것이며 별들은 하늘에서 떨어지고 모든 천체가 흔들릴 것이다.

마24:30 그러면 하늘에는 사람의 아들의 표징이 나타날 것이고 땅에서는 모든 민족이 가슴을 치며 울부짖을 것이다. 그 때에 사람들은 사람의 아들이 하늘에서 구름을 타고 권능을 떨치며 영광에 싸여오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마24:31 그리고 사람의 아들은 울려 퍼지는 나팔 소리와 함께 천사들을 보내어 그가 뽑은 사람들을 하늘 이 끝에서 저 끝까지 사방에서 불러 모을 것이다."

마24:32 "무화과나무를 보고 배워라. 가지가 연해지고 잎이 돋으면 여름이 가까와진 것을 알게 된다.

마24:33 이와 같이 너희도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거든 사람의 아들이 문 앞에 다가 온 줄을 알아라.

마24:34 나는 분명히 말한다. 이 세대가 지나가기 전에 이 모든 일들이 일어나고야 말 것이다.

마24:35 하늘과 땅은 사라질지라도 내 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마24:36 "그러나 그 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 하늘의 천사들도 모르고 아들도 모르고 오직 아버지만이 아신다.

마24:37 노아 때의 일을 생각해 보아라. 사람의 아들이 올 때에도 바로 그럴 것이다.

마24:38 홍수 이전의 사람들은 노아가 방주에 들어 가던 날까지도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가고 하다가

마24:39 홍수를 만났는데, 사람의 아들이 올 때에도 그러할 것이다.

마24:40 그 때에 두 사람이 밭에 있다면 하나는 데려 가고 하나는 버려 둘 것이다.

마24:41 또 두 여자가 맷돌을 갈고 있다면 하나는 데려 가고 하나는 버려 둘 것이다.

마24:42 이렇게 너희의 주인이 언제 올지 모르니 깨어 있어라.

마24:43 만일 도둑이 밤 몇 시에 올지는 집 주인이 알고 있다면 그는 깨어 있으면서 도둑이 뚫고 들어 오지 못하게 할 것이다.

마24:44 사람의 아들도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올 것이다. 그러니 너희는 늘 준비하고 있어라."

마24:45 "어떤 주인이 한 종에게 다른 종들을 다스리며 제때에 양식을 공급할 책임을 맡기고 떠났다면 어떻게 하여야 그 종이 과연 충성스럽고 슬기로운 종이겠느냐?

마24:46 주인이 돌아 올 때에 자기 책임을 다하고 있다가 주인을 맞이하는 종이 아니겠느냐? 그런 종은 행복하다.

마24:47 나는 분명히 말한다. 주인은 모든 재산을 그에게 맡길 것이다.

마24:48 그러나 그가 만일 악한 종이어서 속으로 주인이 더디 오려니 생각하고

마24:49 다른 종들을 때리고 술친구들과 함께 먹고 마시기만 한다면

마24:50 생각지도 않은 날, 짐작도 못한 시간에 주인이 돌아 와서 그 꼴을 보게 될 것이다.

마24:51 주인은 그 종을 자르고 위선자들이 벌받는 곳으로 보낼 것이다. 거기에서 그는 가슴을 치며 통곡할 것이다."

마25:01 "하늘 나라는 열 처녀가 저마다 등불을 가지고 신랑을 맞으러 나간 것에 비길 수 있다.

마25:02 그 가운데 다섯은 미련하고 다섯은 슬기로 왔다.

마25:03 미련한 처녀들은 등잔은 가지고 있었으나 기름은 준비하지 않았다.

마25:04 한편 슬기로운 처녀들은 등잔과 함께 기름도 그릇에 담아 가지고있었다.

마25:05 신랑이 늦도록 오지 않아 처녀들은 모두 졸다가 잠이 들었다.

마25:06 그런데 한밤중에 '저기 신랑이 온다. 어서들 마중 나가라!' 하는 소리가 크게 들렸다.

마25:07 이 소리에 처녀들은 모두 일어나 제각기 등불을 챙기었다.

마25:08 미련한 처녀들은 그제야 슬기로운 처녀들에게 '우리 등불이 꺼져가니 기름을 좀 나누어 다오' 하고 청하였다.

마25:09 그러나 슬기로운 처녀들은 '우리 것을 나누어 주면 우리에게도, 너희에게도 다 모자랄 터이니 너희 쓸 것은 차라리 가게에 가서 사다 쓰는 것이 좋겠다' 고 하였다.

마25:10 미련한 처녀들이 기름을 사러 간 사이에 신랑이 왔다.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던 처녀들은 신랑과 함께 혼인 잔치에 들어 갔고 문은 잠겨졌다.

마25:11 그 뒤에 미련한 처녀들이 와서 '주님, 주님, 문 좀 열어 주세요' 하고 간청하였으나

마25:12 신랑은 '분명히 들으시오. 나는 당신들이 누구인지 모릅니다' 하며 외면하였다.

마25:13 그 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 그러니 항상 깨어 있어라."

마25:14 "하늘 나라는 또 이렇게 비유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이 먼 길을 떠나면서 자기 종들을 불러 재산을 맡기었다.

마25:15 그는 각자의 능력에 따라 한 사람에게는 돈 다섯 달란트를 주고 한 사람에게는 두 달란트를 주고 또 한 사람에게는 한 달란트를 주고 떠났다.

마25:16 다섯 달란트를 받은 사람은 곧 가서 그 돈을 활용하여 다섯 달란트를 더 벌었다.

마25:17 두 달란트를 받은 사람도 그와 같이 하여 두 달란트를 더 벌었다.

마25:18 그러나 한 달란트를 받은 사람은 가서 그 돈을 땅에 묻어 두었다.

마25:19 얼마 뒤에 주인이 와서 그 종들과 셈을 하게 되었다.

마25:20 다섯 달란트를 받은 사람은 다섯 달란트를 더 가지고 와서 '주인님, 주인께서 저에게 다섯 달란트를 맡기셨는데 보십시오. 다섯 달란트를 더 벌었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마25:21 그러자 주인이 그에게 잘하였다. 너는 과연 착하고 충성스러운 종이다. 네가 작은 일에 충성을 다하였으니 이제 내가 큰 일을 너에게 맡기겠다. 자,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 하고 말하였다.

마25:22 그 다음 두 달란트를 받은 사람도 와서 '주인님, 두 달란트를 저에게 맡기셨는데, 보십시오 두 달란트를 더 벌었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마25:23 그래서 주인은 그에게도 '잘하였다. 너는 과연 착하고 충성스러운 종이다. 네가 작은 일에 충성을 다하였으니 이제 내가 큰 일을 너에게 맡기겠다. 자,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 하고 말하였다.

마25:24 그런데 한 달란트를 받은 사람은 와서 '주인님, 저는 주인께서 심지 않은 데서 거두시고 뿌리지 않은 데서 모으시는 무서운 분이신 줄을 알고 있었습니다.

마25:25 그래서 두려운 나머지 저는 주인님의 돈을 가지고 가서 땅에 묻어 두었었습니다. 보십시오, 여기 그 돈이 그대로 있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마25:26 그러자 주인은 그 종에게 호통을 쳤다. '너야말로 악하고 게으른 종이다. 내가 심지 않은 데서 거두고 뿌리지 않은 데서 모으는 사람인 줄을 알고 있었다면

마25:27 내 돈을 돈 쓸 사람에게 꾸어 주었다가 내가 돌아 올 때에 그 돈에 이자를 붙여서 돌려 주어야 할 것이 아니냐?

마25:28 여봐라, 저 자에게서 한 달란트마저 빼앗아 열 달란트 가진 사람에게 주어라.

마25:29 누구든지 있는 사람은 더 받아 넉넉해지고 없는 사람은 있는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마25:30 이 쓸모 없는 종을 바깥 어두운 곳에 내어 쫓아라. 거기에서 가슴을 치며 통곡할 것이다.'"

마25:31 "사람의 아들이 영광을 떨치며 모든 천사들을 거느리고 와서 영광스러운 왕좌에 앉게 되면

마25:32 모든 민족들을 앞에 불러 놓고 마치 목자가 양과 염소를 갈라 놓듯이 그들을 갈라

마25:33 양은 오른편에, 염소는 왼편에 자리잡게 할 것이다.

마25:34 그 때에 그 임금은 자기 오른편에 있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너희는 내 아버지의 축복을 받은 사람들이니 와서 세상 창조 때부터 너희를 위하여 준비한 이 나라를 차지하여라.

마25:35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에 따뜻하게 맞이하였다.

마25:36 또 헐벗었을 때에 입을 것을 주었으며 병들었을 때에 돌보아 주었고 감옥에 갇혔을 때에 찾아 주었다.'

마25:37 이 말을 듣고 의인들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주님, 저희가 언제주님께서 주리신 것을 보고 잡수실 것을 드렸으며 목마르신 것을 보고 마실 것을 드렸습니까?

마25:38 또 언제 주님께서 나그네 되신 것을 보고 따뜻이 맞아 들였으며 헐벗으신 것을 보고 입을 것을 드렸으며,

마25:39 언제 주님께서 병드셨거나 감옥에 갇히신 것을 보고 저희가 찾아가 뵈었습니까?'

마25:40 그러면 임금은 '분명히 말한다. 너희가 여기 있는 형제 중에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하고 말할 것이다."

마25:41 "그리고 왼편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이 저주받은 자들아, 나에게서 떠나 악마와 그의 졸도들을 가두려고 준비한 영원한 불 속에 들어 가라.

마25:42 너희는 내가 주렸을 때에 먹을 것을 주지 않았고, 목말랐을 때에 마실 것을 주지 않았으며

마25:43 나그네 되었을 때에 따뜻하게 맞이하지 않았고, 헐벗었을 때에 입을 것을 주지 않았으며, 또 병들었을 때나 감옥에 갇혔을 때에 돌보아 주지 않았다.'

마25:44 이 말을 듣고 그들도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주님, 주님께서 언제 굶주리고 목마르셨으며, 언제 나그네 되시고 헐벗으셨으며, 또 언제 병드시고 감옥에 갇히셨기에 저희가 모른 체하고 돌보아드리지 않았다는 말씀입니까?'

마25:45 그러면 임금은 '똑똑히 들어라. 여기 있는 형제들 중에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 주지 않은 것이 곧 나에게 해 주지 않은 것이다' 하고 말할 것이다.

마25:46 이리하여 그들은 영원히 벌받는 곳으로 쫓겨 날 것이며, 의인들은 영원한 생명의 나라로 들어 갈 것이다."

마26:01 예수께서 이 말씀을 모두 마치시고 제자들에게

마26:02 "너희가 알다시피 이제 이틀만 있으면 과월절이 되는데 그 때에는 사람의 아들이 잡혀 가 십자가형을 받게 될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마26:03 그 무렵 대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이 가야파라는 대사제 관저에 모여

마26:04 흉계를 꾸며 예수를 잡아 죽이려고 모의하였다.

마26:05 그러면서도 "백성이 소동을 일으킬지 모르니 축제 기간만은 피하자" 고 하였다.

마26:06 그 때 예수께서는 베다니아에 있는 나병환자 시몬의 집에 계셨는데

마26:07 어떤 여자가 매우 값진 향유가 든 옥합을 가지고 와서 식탁에 앉으신 예수의 머리에 부었다.

마26:08 이것을 본 제자들은 분개하여 "이렇게 낭비를 하다니!

마26:09 이것을 팔면 많은 돈을 받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줄 수 있을 텐데" 하고 말했다.

마26:10 예수께서는 그것을 아시고 "이 여자는 나에게 갸륵한 일을 했는데 왜 괴롭히느냐?

마26:11 가난한 사람들은 언제나 너희 곁에 있겠지만 나는 너희와 언제까지나 함께 있지는 않을 것이다.

마26:12 이 여자가 내 몸에 향유를 부은 것은 나의 장례를 위하여 한 것이다.

마26:13 나는 분명히 말한다. 온 세상 어디든지 이 복음이 전해지는 곳마다 이 여자가 한 일도 알려져서 사람들이 기억하게 될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마26:14 그 때에 열 두 제자의 하나인 가리옷 사람 유다가 대사제들에게 가서

마26:15 "내가 당신들에게 예수를 넘겨 주면 그 값으로 얼마를 주겠소?" 하자 그들은 은전 서른 닢을 내주었다.

마26:16 그 때부터 유다는 예수를 넘겨 줄 기회만 엿보고 있었다.

마26:17 무교절 첫날에 제자들이 예수께 와서 "선생님께서 드실 과월절 음식을 어디에다 차렸으면 좋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마26:18 예수께서는 이렇게 일러 주셨다. "성 안에 들어 가면 이러 이러한 사람이 있을 터이니 그 사람더러 '우리 선생님께서 자기 때가 가까웠다고 하시며 제자들과 함께 댁에서 과월절을 지내시겠다고 하십니다' 고 말하여라."

마26:19 제자들은 예수께서 시키신 대로 과월절 준비를 하였다.

마26:20 날이 저물었을 때에 예수께서 열 두 제자와 함께 식탁에 앉아

마26:21 같이 음식을 나누시면서 "나는 분명히 말한다. 너희 가운데 한 사람이 나를 배반할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마26:22 이 말씀에 제자들은 몹시 걱정이 되어 저마다 "주님, 저는 아니겠지요?" 하고 물었다.

마26:23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지금 나와 함께 손을 넣은 사람이 바로 나를 배반할 것이다.

마26:24 사람의 아들은 성서에 기록된 대로 죽음의 길로 가겠지만 사람의아들을 배반한 그 사람은 화를 입을 것이다. 그는 차라리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더 좋을 뻔했다."

마26:25 그 때에 예수를 배반한 유다도 나서서 "선생님, 저는 아니지요?" 하고 묻자 예수께서 "그것은 네 말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마26:26 그들이 음식을 먹을 때에 예수께서 빵을 들어 축복하시고 제자들에게 나누어 주시며 "받아 먹어라. 이것은 내 몸이다" 하시고

마26:27 또 잔을 들어 감사의 기도를 올리시고 그들에게 돌리시며 "너희는 모두 이 잔을 받아 마셔라.

마26:28 이것은 나의 피다. 죄를 용서해 주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내가 흘리는 계약의 피다.

마26:29 잘 들어 두어라. 이제부터 나는 아버지의 나라에서 너희와 함께 새 포도주를 마실 그 날까지 결코 포도로 빛은 것을 마시지 않겠다" 하고 말씀하셨다.

마26:30 그들은 찬미의 노래를 부르고 올리브산으로 올라 갔다.

마26:31 그 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내가 칼을 들어 목자를 치리니 양떼가 흩어지리라' 고 기록되어 있는 대로 오늘 밤 너희는 다 나를 버릴 것이다.

마26:32 그러나 나는 다시 살아난 후 너희보다 먼저 갈릴래아로 갈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마26:33 그 때 베드로가 나서서 "비록 모든 사람이 주님을 버릴지라도 저는 결코 주님을 버리지 않겠습니다" 하였다.

마26:34 그러자 예수께서 베드로에게 "내 말을 잘 들어라. 오늘 밤 닭이 울기 전에 너는 세 번이나 나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마26:35 베드로가 다시 "저는 주님과 함께 죽는 한이 있더라도 결코 주님을 모른다고는 하지 않겠습니다" 하고 장담하였다. 다른 제자들도 모두 그렇게 말하였다.

마26:36 예수께서 제자들과 함께 게쎄마니라는 곳에 가셨다. 거기에서 제자들에게 "내가 저기 가서 기도하는 동안 너희는 여기 앉아 있어라" 하시고

마26:37 베드로와 제베대오의 두 아들만을 따로 데리고 가셨다.

마26:38 예수께서 근심과 번민에 싸여 그들에게 "지금 내 마음이 괴로워 죽을 지경이니 너희는 여기 남아서 나와 같이 깨어 있어라" 하시고는

마26:39 조금 더 나아가 땅에 엎드려 기도하셨다. "아버지, 아버지께서는 하시고자만 하시면 무엇이든 다 하실 수 있으시니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 주소서. 그러나 제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소서."

마26:40 기도를 마치시고 세 제자에게 돌아 와 보시니 제자들은 자고 있었다. 그래서 베드로에게 "너희는 나와 함께 단 한 시간도 깨어 있을 수 없단 말이냐?

마26:41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깨어 기도하라. 마음은 간절하나 몸이 말을 듣지 않는구나!" 하시며 한탄하셨다.

마26:42 예수께서 다시 가셔서 "아버지, 이것이 제가 마시지 않고는 치워질 수 없는 잔이라면 아버지의 뜻대로 하소서" 하고 기도하셨다.

마26:43 그리고 제자들에게 돌아 오시니 그들은 여전히 자고 있었다. 그들은 너무나 지쳐서 눈을 뜨고 있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마26:44 하는 수 없이 제자들을 그대로 두시고 세 번째 가셔서 같은 말씀으로 기도하셨다.

마26:45 그리고 제자들에게 돌아 와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직도 자고 있느냐? 자, 때가 왔다. 사람의 아들이 죄인들 손에 넘어 가게 되었다.

마26:46 일어나 가자. 나를 넘겨 줄 자가 가까이 와 있다."

마26:47 예수의 말씀이 채 끝나기도 전에 열 두 제자의 하나인 유다가 다가왔다. 그를 따라 대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이 보낸 무리가 칼과 몽둥이를 들고 몰려 왔다.

마26:48 배반자는 그들과 미리 암호를 짜고 "내가 입맞추는 사람이 바로 그 사람이니 붙잡아라" 고 일러 두었던 것이다.

마26:49 그는 예수께 다가 와서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하고 인사하면서 입을 맞추었다.

마26:50 예수께서 "자 이 사람아, 어서 할 일이나 하라" 하고 말씀하시자 무리가 달려들어 예수를 붙잡았다.

마26:51 그 때 예수와 함께 있던 사람들 중 하나가 칼을 빼어 대사제의 종의 귀를 쳐서 잘라 버렸다.

마26:52 그것을 보시고 예수께서는 그에게 "칼을 도로 칼집에 꽂아라. 칼을 쓰는 사람은 칼로 망하는 법이다.

마26:53 내가 아버지께 청하기만 하면 당장에 열 두 군단도 넘는 천사를 보내 주실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느냐?

마26:54 그러나 그렇게 한다면 이런 일이 반드시 일어나리라고 한 성서의 말씀이 어떻게 이루어지겠느냐?" 하시고는

마26:55 무리를 둘러 보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전에 내가 날마다 성전에 앉아서 가르치고 있을 때에는 나를 잡지 않다가 지금은 칼과 몽둥이를 들고 잡으러 왔으니 내가 강도란 말이냐?

마26:56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예언자들이 기록한 말씀을 이루려고 일어난 것이다." 그 때 제자들은 예수를 버리고 모두 달아났다.

마26:57 사람들은 예수를 붙잡아 대사제 가야파의 집으로 끌고 갔는데 거기에는 율법학자들과 원로들이 모여 있었다.

마26:58 베드로는 멀찍이 떨어져서 예수를 뒤따라 대사제의 관저에까지 가서 일의 결말을 보려고 안으로 들어 가 경비원들 틈에 끼어 앉아 있었다.

마26:59 대사제들과 온 의회는 예수를 사형에 처하려고 그에 대한 거짓 증거를 찾고 있었다.

마26:60 많은 사람이 와서 거짓 증언을 하였지만 이렇다 할 증거를 얻지 못하였다. 그러다가 마침내 두 사람이 나타나서

마26:61 "이 사람이 하느님의 성전을 헐었다가 사흘만에 다시 세울 수 있다고 말하였습니다" 하고 증언하였다.

마26:62 이 말을 듣고 대사제가 일어나 예수께 "이 사람들이 그대에게 이렇게 불리한 증언을 하는데 할 말이 없는가?" 하고 물었다.

마26:63 그러나 예수께서는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다. 대사제는 다시 "내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이름으로 명령하니 분명히 대답하여라. 그대가 과연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인가?" 하고 물었다.

마26:64 예수께서는 그에게 "그것은 너의 말이다" 하시고는 "잘 들어 두어라. 너희는 이제부터 사람의 아들이 전능하신 분의 오른편에 앉아 있는 것과 또 하늘의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볼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마26:65 이 말을 듣고 대사제가 자기 옷을 찢으며 "이 사람이 이렇게 하느님을 모독했으니 이 이상 무슨 증거가 필요하겠소? 여러분은 방금 하느님을 모독하는 말을 듣지 않았소?

마26:66 자, 어떻게 했으면 좋겠소?" 하고 묻자 사람들은 모두 "사형에 처해야 합니다" 하고 아우성쳤다.

마26:67 그리고 그들은 예수의 얼굴에 침을 뱉고 주먹으로 치고 또 어떤 자들은 뺨을 때리면서

마26:68 "그리스도야, 너를 때린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 맞추어 보아라" 하면 조롱하였다.

마26:69 그 동안 베드로는 바깥 뜰에 앉아 있었는데 여종 하나가 그에게 다가 와 "당신도 저 갈릴래아 사람 예수와 함께 다니던 사람이군요" 하고 말하였다.

마26:70 베드로는 여러 사람 앞에서 "무슨 소린지 나는 모르겠소" 하고 부인하였다.

마26:71 그리고 베드로가 대문께로 나가자 다른 여종이 그를 보고는 거기 있는 사람들에게 "이 사람은 나자렛의 예수와 함께 다니던 사람이오" 하고 말하였다.

마26:72 베드로는 맹세까지 하면서 "나는 그 사람을 알지 못하오" 하고 다시 부인하였다.

마26:73 조금 뒤에 거기 섰던 사람들이 베드로에게 다가 오며 "틀림없이 당신도 그들과 한 패요. 당신의 말씨만 들어도 알 수 있소" 하고 말하였다.

마26:74 그러자 베드로는 거짓말이라면 천벌이라도 받겠다고 맹세하면서 "나는 그 사람을 알지 못하오" 하고 잡아떼었다. 바로 그 때에 닭이 울었다.

마26:75 베드로는 "닭이 울기 전에 세 번이나 나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 하신 예수의 말씀이 떠올라 밖으로 나가 몹시 울었다.

마27:01 이른 아침에 모든 대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이 예수를 죽일 계획을 짜고

마27:02 그를 결박하여 총독 빌라도에게 끌고 가서 넘겨 주었다.

마27:03 그 때에 배반자 유다는 예수께서 유죄 판결을 받으신 것을 보자 자기가 저지른 일을 뉘우쳤다. 그래서 은전 서른 닢을 대사제들과 원로들에게 돌려 주며

마27:04 "내가 죄없는 사람을 배반하여 그의 피를 흘리게 하였으니 나는 죄인입니다" 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가 알 바 아니다. 그대가 알아서 처리하라" 하고 말하였다.

마27:05 유다는 그 은전을 성소에 내동댕이치고 물러 가서 스스로 목매달아 죽었다.

마27:06 대사제들은 그 은전을 주워 들고 "이것은 피값이니 헌금궤에 넣어서는 안 되겠소" 하며

마27:07 의논한 끝에 그 돈으로 옹기장이의 밭을 사서 나그네의 묘지로 사용하기로 하였다.

마27:08 그래서 그 밭은 오늘날까지 "피의 밭" 이라고 불린다.

마27:09 이리하여 예언자 예레미야를 시켜 "이스라엘의 자손들이 정한 한사람의 몸값, 은전 서른 닢을 받아서

마27:10 주께서 나에게 명하신 대로 옹기장이의 밭값을 치렀다" 하신 말씀이 이루어졌다.

마27:11 예수께서 총독 앞에 서시자 총독은 "네가 유다인의 왕인가?" 하고 물었다. 예수께서는 "그것은 네 말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마27:12 그러나 대사제들과 원로들이 고발하는 말에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으셨다.

마27:13 그래서 빌라도가 "사람들이 저렇게 여러 가지 죄목을 들어서 고발하고 있는데 그 말이 들리지 않느냐?" 하고 다시 물었지만

마27:14 예수께서는 총독이 매우 이상하게 여길 정도로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으셨다.

마27:15 명절이 되면 총독은 군중이 요구하는 대로 죄수 하나를 놓아 주는 관례가 있었다.

마27:16 마침 그 때에 ( 예수 ) 바라빠라는 이름난 죄수가 있었다.

마27:17 빌라도는 모여든 군중에게 "누구를 놓아 주면 좋겠느냐? 바라빠라는 예수냐? 그리스도라는 예수냐?" 하고 물었다.

마27:18 빌라도는 예수가 군중에게 끌려 온 것이 그들의 시기 때문임을 잘 알고 있었다.

마27:19 빌라도가 재판을 하고 있을 때에 그의 아내가 전갈을 보내어 "당신은 그 무죄한 사람의 일에 관여하지 마십시오. 간밤에 저는 그 사람의 일로 꿈자리가 몹시 사나왔습니다" 하고 당부하였다.

마27:20 그 동안 대사제들과 원로들은 군중을 선동하여 바라빠를 놓아 주고 예수는 죽여 달라고 요구하게 하였다.

마27:21 총독이 "이 두 사람 중에서 누구를 놓아 달라는 말이냐?" 하고 묻자 그들은 "바라빠요" 하고 소리질렀다.

마27:22 그래서 "그리스도라는 예수는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 하자 모두들 "십자가에 못박으시오!" 하고 소리질렀다.

마27:23 빌라도가 "도대체 그 사람의 잘못이 무엇이냐?" 하고 물었으나 사람들은 더 악을 써가며 "십자가에 못박으시오!" 하고 외쳤다.

마27:24 빌라도는 그 이상 더 말해 보아야 아무런 소용도 없다는 것을 알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폭동이 일어나려는 기세가 보였으므로 물을 가져다가 군중 앞에서 손을 씻으며 "너희가 맡아서 처리하여라. 나는 이 사람의 피에 대해서는 책임이 없다" 하고 말하였다.

마27:25 군중은 "그 사람의 피에 대한 책임은 우리와 우리 자손들이 지겠습니다" 하고 소리쳤다.

마27:26 그래서 빌라도는 바라빠를 놓아 주고 예수는 채찍질하게 한 다음십자가형에 처하라고 내어 주었다.

마27:27 총독의 병사들이 예수를 총독 관저로 끌고 들어 가서 전 부대원을 불러 모아 예수를 에워쌌다.

마27:28 그리고 예수의 옷을 벗기고 대신 주홍색 옷을 입힌 뒤

마27:29 가시로 왕관을 엮어 머리에 씌우고 오른손에 갈대를 들린 다음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유다인의 왕 만세!" 하고 떠들며 조롱하였다.

마27:30 그리고 그에게 침을 뱉으며 갈대를 빼앗아 머리를 때렸다.

마27:31 이렇게 희롱하고 나서 그 겉옷을 벗기고 예수의 옷을 도로 입혀 십자가에 못박으러 끌고 나갔다.

마27:32 그들이 나가다가 시몬이라는 키레네 사람을 만나자 그를 붙들어 억지로 예수의 십자가를 지고 가게 하였다.

마27:33 그리고 골고타 곧 해골산이라는 데에 이르렀을 때에

마27:34 그들은 예수께 쓸개를 탄 포도주를 마시라고 주었으나 예수께서는 맛만 보시고 마시려 하지 않으셨다.

마27:35 그들은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고 나서 주사위를 던져 예수의 옷을 나누어 갖고

마27:36 거기 앉아 예수를 지키고 있었다.

마27:37 그리고 예수의 머리 위에 죄목을 적어 붙였는데 거기에는 "유다인의 왕 예수" 라고 적혀 있었다.

마27:38 그 때에 강도 두 사람도 예수와 함께 십자가형을 받았는데 그 하나는 예수의 오른편에, 다른 하나는 왼편에 달렸다.

마27:39 지나가던 사람들이 머리를 흔들며

마27:40 "성전을 헐고 사흘이면 다시 짓는다던 자야, 네 목숨이나 건져라. 네가 정말 하느님의 아들이거든, 어서 십자가에서 내려 와 보아라" 하며 모욕하였다.

마27:41 같은 모양으로 대사제들과 율법학자들과 원로들도

마27:42 "남은 살리면서 자기는 못 살리는구나. 저 사람이 이스라엘의 왕이래. 십자가에서 한번 내려 와 보시지. 그러면 우리가 믿고 말고.

마27:43 저 사람이 하느님을 믿고 또 제가 하느님의 아들입네 했으니 하느님이 원하시면 어디 살려 보시라지" 하며 조롱하였다.

마27:44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 달린 강도들도 예수를 모욕하였다.

마27:45 낮 열 두 시부터 온 땅이 어둠에 덮여 오후 세 시까지 계속되었다.

마27:46 세 시쯤 되어 예수께서 큰 소리로 "엘리 엘리 레마 사박타니?" 하고 부르짖으셨다. 이 말씀은 "나의 하느님, 나의 하느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라는 뜻이다.

마27:47 거기에 서 있던 몇 사람이 이 말을 듣고 "저 사람이 엘리야를 부르고 있다" 고 말하였다.

마27:48 그리고 그 중의 한 사람은 곧 달려 가 해면을 신 포도주에 적시어 갈대 끝에 꽂아 예수께 목을 축이라고 주었다.

마27:49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그만두시오. 엘리야가 와서 그를 구해 주나 봅시다" 하고 말하였다.

마27:50 예수께서 다시 한번 큰 소리를 지르시고 숨을 거두셨다.

마27:51 바로 그 때에 성전 휘장이 위에서 아래까지 두 폭으로 찢어지고 땅이 흔들리며 바위가 갈라지고

마27:52 무덤이 열리면서 잠들었던 많은 옛 성인들이 다시 살아났다.

마27:53 그들은 무덤에서 나와 예수께서 부활하신 뒤에 거룩한 도시에 들어 가서 많은 사람에게 나타났다.

마27:54 백인대장과 또 그와 함께 예수를 지키고 있던 사람들이 지진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 "이 사람이야말로 정말 하느님의 아들이었구나!" 하며 몹시 두려워하였다.

마27:55 또 거기에는 멀리서 이 광경을 바라보고 있던 여자들도 많았는데 그들은 갈릴래아에서부터 예수께 시중들며 따라 온 여자들이었다.

마27:56 그 중에는 막달라 여자 마리아가 있었고 야고보와 요셉의 어머니 마리아와 제베대오의 아들들의 어머니도 있었다.

마27:57 날이 저물었을 때에 아리마태아 사람인 부자 요셉이라는 사람이 왔는데 그도 역시 예수의 제자였다.

마27:58 이 사람이 빌라도에게 가서 예수의 시체를 내어 달라고 청하자 빌라도는 쾌히 승낙하여 내어 주라고 명령했다.

마27:59 그래서 요셉은 예수의 시체를 가져다가 깨끗한 고운 베로 싸서

마27:60 바위를 파서 만든 자기의 새 무덤에 모신 다음 큰 돌을 굴려 무덤 입구를 막아 놓고 갔다.

마27:61 그 때에 무덤 맞은편에는 막달라 여자 마리아와 다른 마리아가 앉아 있었다.

마27:62 그 날은 명절을 준비하는 날이었다. 그 다음 날 대사제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빌라도에게 몰려 와서

마27:63 이렇게 말하였다. "각하, 그 거짓말장이가 살아 있을 때에 사흘 만에 자기는 다시 살아난다고 말한 것을 저희가 기억하고 있습니다.

마27:64 그러니 사흘이 되는 날까지는 그 무덤을 단단히 지키라고 명령하십시오. 혹시 그의 제자들이 와서 시체를 훔쳐다 감추어 놓고 백성들에게는 그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다고 떠들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되면 이번 속임수는 처음 것보다 더 심한 혼란을 일으킬 것입니다."

마27:65 빌라도는 그들에게 "경비병을 내어 줄 터이니 가서 너희 생각대로 잘 지켜 보아라" 하고 말하였다.

마27:66 그들은 물러가서 그돌을 봉인하고 경비병을 세워 무덤을 단단히 지키게 하였다.

마28:01 안식일이 지나고 그 이튿날 동틀 무렵에 막달라 여자 마리아와 다른 마리아가 무덤을 보러 갔다.

마28:02 그런데 갑자기 큰 지진이 일어나면서 하늘에서 주의 천사가 내려와 그 돌을 굴려내고 그 위에 앉았다.

마28:03 그 천사의 모습은 번개처럼 빛났고 옷은 눈같이 희었다.

마28:04 이 광경을 본 경비병들은 겁에 질려 떨다가 까무러쳤다.

마28:05 그 때 천사가 여자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무서워하지 말라. 너희는 십자가에 달리셨던 예수를 찾고 있으나

마28:06 그분은 여기 계시지 않다. 전에 말씀하신 대로 다시 살아나셨다. 그분이 누우셨던 곳을 와서 보아라.

마28:07 그리고 빨리 제자들에게 가서 '예수께서는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셨고 당신들보다 먼저 갈릴래아로 가실 터이니 거기에서 그분을 뵙게 될 것이오' 하고 알려라. 나는 이 말을 전하러 왔다."

마28:08 여자들은 무서우면서도 기쁨에 넘쳐서 제자들에게 이 소식을 전하려고 무덤을 떠나 급히 달려 갔다.

마28:09 그런데 뜻밖에도 예수께서 그 여자들을 향하여 걸어 오셔서 "평안하냐?" 하고 말씀하셨다. 여자들은 가까이 가서 그의 두 발을 붙잡고 엎드려 절하였다.

마28:10 그러자 예수께서는 그 여자들에게 "두려워하지 말라. 가서 내 형제들에게 갈릴래아로 가라고 전하여라. 그들은 거기서 나를 만나게 될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마28:11 여자들이 떠나간 뒤에 경비병 중 몇 사람이 성안으로 들어 가 동안에 일어난 일들을 대사제들에게 낱낱이 보고하였다.

마28:12 대사제들은 원로들과 만나 의논한 끝에 병사들에게 많은 돈을 집어 주며

마28:13 "너희가 잠든 사이에 예수의 제자들이 밤중에 와서 시체를 훔쳐 갔다고 말하여라.

마28:14 이 소문이 총독의 귀에 들어 가게 되더라도 우리가 잘 말해서 너희에게는 아무런 해가 없도록 하여 주겠다" 하고 말하였다.

마28:15 경비병들은 돈을 받고 시키는 대로 하였다. 이 이야기는 오늘날까지 유다인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다.

마28:16 열 한 제자는 예수께서 일러 주신 대로 갈릴래아에 있는 산으로 갔다.

마28:17 그들은 거기에서 예수를 뵙고 엎드려 절하였다. 그러나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마28:18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가까이 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

마28:19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을 내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그들에게 세례를 베풀고

마28:20 내가 너희에게 명한 모든 것을 지키도록 가르쳐라. 내가 세상 끝까지 항상 너희와 함께 있겠다."

막01:01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복음의 시작.

막01:02 예언자 이사야의 글에, "이제 내가 일꾼을 너보다 먼저 보내니 그가 네 갈 길을 미리 닦아 놓으리라" 하였고,

막01:03 또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가 들린다. '너희는 주의 길을 닦고 그의 길을 고르게 하여라'" 고 기록되어 있는 대로

막01:04 세례자 요한이 광야에 나타나 "회개하고 세례를 받아라. 그러면 죄를 용서받을 것이다" 하고 선포하였다.

막01:05 그 때 온 유다 지방과 예루살렘에 사는 모든 사람이 그에게 와서 죄를 고백하며 요르단강에서 세례를 받았다.

막01:06 요한은 낙타 털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띠를 두르고 메뚜기와 들꿀을 먹으며 살았다.

막01:07 그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외쳤다. "나보다 더 훌륭한 분이 내 뒤에 오신다. 나는 몸을 굽혀 그의 신발끈을 풀어 드릴 만한 자격조차 없는 사람이다.

막01:08 나는 너희에게 물로 세례를 베풀었지만 그 분은 성령으로 세례를 베푸실 것이다."

막01:09 그 무렵 예수께서는 갈릴래아 나자렛에서 요르단강으로 요한을 찾아 와 세례를 받으셨다.

막01:10 그리고 물에서 올라 오실 때 하늘이 갈라지며 성령이 비둘기 모양으로 당신에게 내려 오시는 것을 보셨다.

막01:11 그 때 하늘에서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하는 소리가 들려 왔다.

막01:12 그 뒤에 곧 성령이 예수를 광야로 내보내셨다.

막01:13 예수께서는 사십 일 동안 그 곳에 계시면서 사탄에게 유혹을 받으셨다. 그 동안 예수께서는 들짐승들과 함께 지내셨는데 천사들이 그분의 시중을 들었다.

막01:14 요한이 잡힌 뒤에 예수께서 갈릴래아에 오셔서 하느님의 복음을 전파하시며

막01:15 "때가 다 되어 하느님의 나라가 다가 왔다. 회개하고 이 복음을 믿어라" 하셨다.

막01:16 예수께서 갈릴래아 호숫가를 지나 가시다가 호수에서 그물을 던지고 있는 어부 시몬과 그의 동생 안드레아를 보시고

막01:17 "나를 따라 오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겠다" 하고 말씀하셨다.

막01:18 그들은 곧 그물을 버리고 예수를 따라 갔다.

막01:19 예수께서 조금 더 가시다가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와 그의 동생요한이 배에서 그물을 손질하고 있는 것을 보시고

막01:20 부르시자 그들은 아버지 제베대오와 삯꾼들을 배에 남겨 둔 채 예수를 따라 나섰다.

막01:21 예수의 일행은 가파르나움으로 갔다. 안식일에 예수께서는 회당에 들어 가 가르치셨는데

막01:22 사람들은 그 가르치심을 듣고 놀랐다. 그 가르치시는 것이 율법학자들과는 달리 권위가 있었기 때문이다.

막01:23 그 때 더러운 악령들린 사람 하나가 회당에 있다가 큰 소리로

막01:24 "나자렛 예수님, 어찌하여 우리를 간섭하시려는 것입니까? 우리를 없애려고 오셨습니까? 나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당신은 하느님께서 보내신 거룩한 분이십니다" 하고 외쳤다.

막01:25 그래서 예수께서는 "입을 다물고 이 사람에게서 나가거라" 하고 꾸짖으시자

막01:26 더러운 악령은 그 사람에게 발작을 일으켜 놓고 큰 소리를 지르며 떠나 갔다.

막01:27 이것을 보고 모두들 놀라 "이게 어찌 된 일이냐? 이것은 권위 있는 새 교훈이다. 그의 명령에는 더러운 악령들도 굴복하는 구나!" 하며 서로 수군거렸다.

막01:28 예수의 소문은 삽시간에 온 갈릴래아와 그 근방에 두루 퍼졌다.

막01:29 얼마 뒤에 예수께서 회당에서 나와 야고보와 요한과 함께 시몬과 안드레아의 집에 들어 가셨다.

막01:30 때마침 시몬의 장모가 열병으로 누워 있었는데 사람들이 그 사정을 예수께 알렸다.

막01:31 예수께서 그 부인 곁으로 가서 손을 잡아 일으키시자 열이 내리고 부인은 그들의 시중을 들었다.

막01:32 해가 지고 날이 저물었을 때에 사람들이 병자와 마귀들린 사람들을 모두 예수께 데려 왔으며

막01:33 온 동네 사람들이 문 앞에 모여 들었다.

막01:34 예수께서는 온갖 병자들을 고쳐 주시고 많은 마귀를 쫓아내시며 자기 일을 입밖에 내지 말라고 당부하셨다. 마귀들은 예수가 누구신지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막01:35 다음 날 새벽 예수께서는 먼동이 트기 전에 일어나 외딴 곳으로 가시어 기도하고 계셨다.

막01:36 그 때 시몬의 일행이 예수를 찾아 다니다가

막01:37 만나서 "모두들 선생님을 찾고 있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막01:38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이 근방 다음 동네에도 가자. 거기에서도 전도해야 한다. 나는 이 일을 하러 왔다" 하고 말씀하셨다.

막01:39 이렇게 갈릴래아 지방을 두루 찾아 여러 회당에서 전도하시며 마귀를 쫓아내셨다.

막01:40 나병환자 하나가 예수께 와서 무릎을 꿇고 애원하며 "선생님은 하고자만 하시면 저를 깨끗이 고쳐 주실 수 있습니다" 하고 말씀드렸다.

막01:41 예수께서 측은한 마음이 드시어 그에게 손을 갖다 대시며 "그렇게 해 주겠다. 깨끗하게 되어라" 하시자

막01:42 그는 곧 나병 증세가 사라지면서 깨끗이 나았다.

막01:43 예수께서 곧 그를 보내시면서

막01:44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고 다만 사제에게 가서 네 몸을 보이고 모세가 명한 대로 예물을 드려 네가 깨끗해진 것을 그들에게 증명하여라" 하고 엄하게 이르셨다.

막01:45 그러나 그는 물러가서 이 일을 널리 선전하며 퍼뜨렸기 때문에 그 때부터 예수께서는 드러나게 동네로 들어 가지 못하시고 동네에서 떨어진 외딴 곳에 머물러 계셨다. 그래도 사람들은 사방에서 예수께 모여 들었다.

막02:01 며칠 뒤에 예수께서는 다시 가파르나움으로 가셨다. 예수께서 집에 계시다는 말이 퍼지자

막02:02 많은 사람이 모여 들어 마침내 문 앞에까지 빈틈없이 들어 섰다. 그리고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고 계셨다.

막02:03 그 때 어떤 중풍병자를 네 사람이 들고 왔다.

막02:04 그러나 사람들이 너무 많아 예수께 가까이 데려 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예수가 계신 바로 위의 지붕을 벗겨 구멍을 내고 중풍병자를 요에 눕힌 채 예수 앞에 달아 내려 보냈다.

막02:05 예수께서는 그들의 믿음을 보시고 중풍병자에게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하고 말씀하셨다.

막02:06 거기 앉아 있던 율법학자 몇 사람이 속으로

막02:07 "이 사람이 어떻게 감히 이런 말을 하여 하느님을 모독하는가? 하느님 말고 누가 죄를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 하며 중얼거렸다.

막02:08 예수께서 그들의 생각을 알아 채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찌하여 너희는 그런 생각을 품고 있느냐?

막02:09 중풍병자에게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하는 것과 '일어나 네 요를 걷어 가지고 걸어 가거라' 하는 것과 어느 편이 더 쉽겠느냐?

막02:10 이제 땅에서 죄를 용서하는 권한이 사람의 아들에게 있다는 것을 보여 주겠다." 그리고 나서 중풍병자에게

막02:11 "내가 말하는 대로 하여라. 일어나 요를 걷어 가지고 집으로 가거라" 하고 말씀하셨다.

막02:12 중풍병자는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벌떡 일어나 곧 요를 걷어 가지고 나갔다. 그러자 모두들 몹시 놀라서 "이런 일은 정말 처음 보는 일이다" 하며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예수께서 다시 호숫가로 나가셨다.

막02:13 군중도 모두 따라 왔으므로 예수께서는 그들을 가르치셨다.

막02:14 그리고 그 후에 길을 가시다가 알패오의 아들 레위가 세관에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나를 따라 오너라" 하고 부르셨다. 그러자 레위는 일어나서 예수를 따라 나섰다.

막02:15 어느 날 예수께서는 레위의 집에서 음식을 잡수시게 되었다. 예수를 따르던 사람들 중에는 세리와 죄인들도 많았는데 그 중 여럿이 예수와 그의 제자들과 함께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막02:16 바리사이파의 율법학자들은 예수께서 죄인이며 세리들과 한 자리에서 음식을 나누시는 것을 보고 예수의 제자들에게 "저 사람이 세리와 죄인들과 어울려 같이 음식을 나누고 있으니 어찌된 노릇이오?" 하고 물었다.

막02:17 예수께서 이 말을 들으시고 "성한 사람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자에게는 필요하다. 나는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하고 대답하셨다.

막02:18 요한의 제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단식을 하고 있던 어느 날, 사람들이 예수께 와서 "요한의 제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의 제자들은 단식을 하는데 선생님의 제자들은 왜 단식을 하지 않습니까?" 하고 물었다.

막02:19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잔칫집에 온 신랑 친구들이 신랑이 함께 있는 동안에야 단식을 할 수 있겠느냐? 신랑이 함께 있는 동안에는 그럴 수 없다.

막02:20 그러나 이제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온다. 그 때에 가서는 그들도 단식을 하게 될 것이다."

막02:21 "낡은 옷에 새 천조각을 대고 깁는 사람은 없다. 그렇게 하면 낡은 옷이 새 천조각에 켕겨 더 찢어지게 된다.

막02:22 또 낡은 가죽부대에 새 포도주를 넣는 사람도 없다. 그렇게 하면 새 포도주가 부대를 터뜨려 포도주도 부대에 다 버리게 된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막02:23 어느 안식일에 예수께서 밀밭 사이를 지나 가시게 되었다. 그 때함께 가던 제자들이 밀이삭을 자르기 시작하자

막02:24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예수께 "보십시오, 왜 저 사람들이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될 일을 하고 있습니까?" 하고 물었다.

막02:25 예수께서는 이렇게 반문하셨다. "너희는 다윗의 일행이 먹을 것이 없어서 굶주렸을 때에 다윗이 한 일을 읽어 본 적이 없느냐?

막02:26 에비아달 대사제 때에 다윗은 하느님의 집에 들어 가서 제단에 차려 놓은 빵을 먹고 함께 있던 사람들에게도 주었다. 그 빵은 사제들밖에는 아무도 먹을 수 없는 빵이 아니었더냐?"

막02:27 예수께서는 이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있는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있는 것은 아니다.

막02:28 따라서 사람의 아들은 또한 안식일의 주인이다."

막03:01 안식일이 되어 예수께서 다시 회당에 들어 가셨는데 마침 거기에 한 쪽 손이 오그라든 사람이 있었다.

막03:02 그리고 예수께서 안식일에 그 사람을 고쳐 주시기만 하면 고발하려고 지켜 보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막03:03 예수께서 손이 오그라든 사람에게는 "일어나서 이 앞으로 나오너라" 하시고

막03:04 사람들을 향하여는 "안식일에 착한 일을 하는 것이 옳으냐? 악한일을 하는 것이 옳으냐? 사람을 살리는 것이 옳으냐? 죽이는 것이 옳으냐?" 하고 물으셨다. 그들은 말문이 막혔다.

막03:05 예수께서는 그들의 마음이 완고한 것을 탄식하시며 노기 띤 얼굴로 그들을 둘러 보시고 나서 손이 오그라든 사람에게 "손을 펴라" 하고 말씀하셨다. 그가 손을 펴자 그 손은 이전처럼 성하게 되었다.

막03:06 그러나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나가서 즉시 헤로데 당원들과 만나 예수를 없애 버릴 방도를 모의하였다.

막03:07 예수께서 제자들과 함께 호숫가로 물러가셨을 때에 갈릴래아에서 많은 사람들이 따라 왔다. 또 유다와

막03:08 예루살렘과 에돔과 요르단강 건너 편에 사는 사람들이며 띠로와 시돈 근방에 사는 사람들까지도 예수께서 하시는 일을 전해 듣고 많이 몰려 왔다.

막03:09 예수께서는 밀어닥치는 군중을 피하시려고 제자들에게 거룻배 한척을 준비하라고 이르셨다.

막03:10 예수께서 많은 사람을 고쳐 주셨으므로 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앞을 다투어 예수를 만지려고 밀려 들었던 것이다.

막03:11 또 더러운 악령들은 예수를 보기만 하면 그 앞에 엎드려 "당신은 하느님의 아들이십니다!" 하고 소리질렀다.

막03:12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당신을 남에게 알리지 말라고 엄하게 명령하셨다.

막03:13 예수께서 산에 올라 가 마음에 두셨던 사람들을 부르셨다. 그들이 예수께 가까이 왔을 때에

막03:14 예수께서는 열 둘을 뽑아 사도로 삼으시고 당신 곁에 있게 하셨다. 이것은 그들을 보내어 말씀을 전하게 하시고,

막03:15 마귀를 쫓아내는 권한을 주시려는 것이었다.

막03:16 이렇게 뽑으신 열 두 사도는 베드로라는 이름을 붙여 주신 시몬과

막03:17 천둥의 아들이라는 뜻으로 둘 다 보아네르게스라고 이름을 붙여 주신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

막03:18 그리고 안드레아, 필립보, 마르톨로메오, 마태오, 토마,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 타대오, 혁명당원 시몬,

막03:19 그리고 예수를 팔아 넘긴 가리옷 사람 유다이다.

막03:20 예수께서 집에 돌아 오시자 군중이 다시 모여 들어서 예수의 일행은 음식을 먹을 겨를도 없었다.

막03:21 이 소식을 들은 예수의 친척들은 예수를 붙들러 나섰다. 예수가 미쳤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기 때문이다.

막03:22 예루살렘에서 내려 온 율법학자들도 예수가 베엘제불에게 사로잡혔다느니 또는 마귀 두목의 힘을 빌어 마귀를 쫓아낸다느니 하고 떠들었다.

막03:23 그래서 예수께서는 그들을 불러다 놓고 비유로 말씀하셨다. "사탄이 어떻게 사탄을 쫓아낼 수 있겠느냐?

막03:24 한 나라가 갈라져 서로 싸우면 그 나라는 제대로 설 수 없다.

막03:25 또 한 가정이 갈라져 서로 싸우면 그 가정도 버티어 나갈 수 없다.

막03:26 만일 사탄의 나라가 내분으로 갈라진다면 그 나라는 지탱하지 못하고 망하게 될 것이다.

막03:27 또 누가 힘센 사람의 집에 들어가서 그 세간을 털어 가려면 그는 먼저 그 힘센 사람을 묶어 놓아야 하지 않겠느냐? 그래야 그 집을 털 수 있을 것이다.

막03:28 나는 분명히 말한다. 사람들이 어떤 죄를 짓든 입으로 어떤 욕설을 하든 그것은 다 용서받을 수 있으나

막03:29 성령을 모독하는 사람은 영원히 용서받지 못할 것이며 그 죄는 영원히 벗어날 길이 없을 것이다."

막03:30 이 말씀을 하신 것은 사람들이 예수를 더러운 악령에 사로잡혔다고 비방했기 때문이다.

막03:31 그 때 예수의 어머니와 형제들이 밖에 와 서서 예수를 불러 달라고 사람을 들여 보냈다.

막03:32 둘러 앉았던 군중이 예수께 "선생님, 선생님의 어머님과 형제분들이 밖에서 찾으십니다" 하고 말하였다.

막03:33 예수께서는 "누가 내 어머니이며 내 형제들이냐?" 하고 반문하시고

막03:34 둘러 앉은 사람들을 돌아 보시며 말씀하셨다. "바로 이 사람들이 내 어머니이며 내 형제들이다.

막03:35 하느님의 뜻을 행하는 사람이 곧 내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이다."

막04:01 예수께서 다시 호숫가에서 가르치셨다. 군중이 너무나 많이 모여들었기 때문에 예수께서는 배를 타고 그 안에 앉으신 다음 배를 물에 띄웠다. 그리고 군중은 모두 호숫가에 그대로 서 있었다.

막04:02 예수께서는 비유로 여러 가지를 가르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막04:03 "자, 들어 보아라. 씨 뿌리는 사람이 씨를 뿌리러 나갔다. 씨를

막04:04 뿌리는데 어떤 것은 길바닥에 떨어져 새들이 와서 쪼아 먹고

막04:05 어떤 것은 흙이 많지 않은 돌밭에 떨어졌다. 흙이 깊지 않아서 싹은 곧 나왔지만

막04:06 해가 뜨자 뿌리도 내리지 못한 채 말라 버렸다.

막04:07 또 어떤 것은 가시덤불 속에 떨어졌다. 가시나무들이 자라자 숨이 막혀 열매를 맺지 못하였다.

막04:08 그러나 어떤 것은 좋은 땅에 떨어져서 싹이 나고 잘 자라 열매를 맺었는데, 열매가 삼십 배가 된 것도 있고 육십 배가 된 것도 있고 백 배가 된 것도 있었다."

막04:09 예수께서는 이어서 "들을 귀가 있는 사람은 알아 들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막04:10 예수께서 혼자 계실 때에 예수를 따르는 사람들이 열 두 제자와 함께 와서 비유의 뜻을 물었다.

막04:11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너희에게는 하느님 나라의 신비를 알게 해 주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모든 것을 비유로 들려 준다.

막04:12 그것은 그들이 '보고 또 보아도 알아 보지 못하고 듣고 또 들어도 알아 듣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그들이 알아 보고 알아듣기만 한다면 나에게 돌아 와 용서를 받게 될 것이다.'"

막04:13 예수께서는 이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가 이 비유도 알아 듣지 못하면서 어떻게 다른 비유들을 알아 듣겠느냐?

막04:14 씨 뿌리는 사람이 뿌린 씨는 하늘 나라에 관한 말씀이다.

막04:15 길바닥에 떨어졌다는 것은 마음 속에 뿌려지는 그 말씀을 듣기는 하지만 날쌔게 달려드는 사탄에게 그것을 빼앗겨 버리는 사람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막04:16 씨가 돌밭에 떨어졌다는 것은 그 말씀을 듣고 기꺼이 받아 들이기는 하지만

막04:17 그 마음 속에 뿌리가 내리지 않아 오래 가지 못하고 그 후에 말씀 때문에 환난이나 박해를 당하게 되면 곧 넘어지는 사람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막04:18 그리고 씨가 가시덤불 속에 떨어졌다는 것은 그 말씀을 듣기는 하지만

막04:19 세상 걱정과 재물의 유혹과 그 밖의 여러 가지 욕심이 들어 와서 그 말씀을 가로막아 열매를 맺지 못하는 사람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막04:20 그러나 씨가 좋은 땅에 떨어졌다는 것은 그 말씀을 듣고 잘 받아들여 삼십 배, 육십 배, 백 배의 열매를 맺는 사람들을 두고하는 말이다."

막04:21 예수께서는 또 이렇게 말씀하셨다. "등불을 가져다가 됫박 아래나 침상 밑에 두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누구나 등경 위에 얹어 놓지 않느냐?

막04:22 감추어 둔 것은 드러나게 마련이고 비밀은 알려지게 마련이다.

막04:23 들을 귀가 있는 사람은 알아 들어라."

막04:24 또 말씀하셨다. "내 말을 마음에 새겨 들어라. 너희가 남에게 달아 주면 주는 만큼 받을 뿐만 아니라 덤까지 얹어 받을 것이다.

막04:25 누구든지 가진 사람은 더 받을 것이며 가지지 못한 사람은 그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막04:26 예수께서 또 말씀하셨다. "하느님 나라는 이렇게 비유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이 땅에 씨앗을 뿌려 놓았다.

막04:27 하루 하루 자고 일어나고 하는 사이에 씨앗은 싹이 트고 자라나지만 그 사람은 그것이 어떻게 자라나는지 모른다.

막04:28 땅이 저절로 열매를 맺게 하는 것이데 처음에는 싹이 돋고 그 다음에는 이삭이 패고 마침내 이삭에 알찬 낟알이 맺힌다.

막04:29 곡식이 익으면 그 사람은 추수 때가 된 줄을 알고 곧 낫을 댄다."

막04:30 예수께서 또 말씀하셨다. "하느님 나라를 무엇에 견주며 무엇으로 비유할 수 있을까?

막04:31 그것은 겨자씨 한 알과 같다. 땅에 심을 때에는 세상의 어떤 씨앗보다도 더욱 작은 것이지만

막04:32 심어 놓으면 어떤 푸성귀보다도 더 크게 자라고 큰 가지가 뻗어서 공중의 새들이 그 그늘에 깃들일 만큼 된다."

막04:33 예수께서는 그들이 알아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이와 같은 여러 가지 비유로써 말씀을 전하셨다.

막04:34 그들에게는 이렇게 비유로만 말씀하셨지만 제자들에게는 따로 일일이 그 뜻을 풀이해 주셨다.

막04:35 그 날 저녁이 되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호수 저편으로 건너 가자" 고 말씀하셨다.

막04:36 그래서 그들이 군중을 남겨 둔 채 예수께서 타고 계신 배를 저어가자 다른 배들도 함께 따라 갔다.

막04:37 그런데 마침 거센 바람이 일더니 무결이 배 안으로 들이쳐서 물이 배에 거의 가득 차게 되었다.

막04:38 그런데도 예수께서는 뱃고물을 베개삼아 주무시고 계셨다. 제자들이 예수를 깨우며 "선생님, 저희가 죽게 되었는데도 돌보시지 않습니까?" 하고 부르짖었다.

막04:39 예수께서 일어나 바람을 꾸짖으시며 바다를 향하여 "고요하고 잠잠해져라!" 하고 호령하시자 바람은 그치고 바다는 아주 잔잔해졌다.

막04:40 그렇게 하시고 나서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왜 그렇게들 겁이 많으냐?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 하고 책망하셨다.

막04:41 그들은 두려움에 사로잡혀 "도대체 이분이 누구인데 바람과 바다까지 복종할까?" 하며 서로 수군거렸다.

막05:01 그들은 호수 건너편 게라사 지방에 이르렀다.

막05:02 예수께서 배에서 내리셨을 때에 더러운 악령들린 사람 하나가 무덤에서 나오다가 예수를 만나게 되었다.

막05:03 그는 무덤에서 살았는데 이제는 아무도 그를 매어 둘 수가 없었다. 쇠사슬도 소용이 없었다.

막05:04 여러 번 쇠고랑을 채우고 쇠사슬로 묶어 두었지만 그는 번번이 쇠사슬을 끊고 쇠고랑도 부수어 버려 아무도 그를 휘어잡지 못하였다.

막05:05 그리고 그는 밤이나 낮이나 항상 묘지와 산을 돌아 다니면서 소리를 지르고 돌로 제 몸을 짓찧곤 하였다.

막05:06 그는 멀찍이서 예수를 보자 곧 달려 가 그 앞에 엎드려

막05:07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 왜 저를 간섭하십니까? 제발 저를 괴롭히지 마십시오" 하고 큰 소리로 외쳤다.

막05:08 그것은 예수께서 악령을 보시기만 하면 "더러운 악령아, 그 사람에게서 나오너라" 하고 명령하시기 때문이었다.

막05:09 예수께서 "네 이름이 무엇이냐?" 하고 물으시자 그는 "군대하고 합니다. 수효가 많아서 그렇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막05:10 그리고 자기들을 그 지방에서 쫓아내지 말아 달라고 애걸하였다.

막05:11 마침 그 곳 산기슭에는 놓아 기르는 돼지떼가 우글거리고 있었는데

막05:12 악령들은 예수께 "저희를 저 돼지들에게 보내어 그 속에 들어 가게 해 주십시오" 하고 간청하였다.

막05:13 예수께서 허락하시자 더러운 악령들은 그 사람에게서 나와 돼지들 속으로 들어 갔다. 그러자 거의 이천 마리나 되는 돼지떼가 바다를 향하여 비탈을 내리달려 물 속에 빠져 죽고 말았다.

막05:14 돼지 치던 사람들은 읍내와 촌락으로 달려 가서 이 일을 알렸다. 동네 사람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보러 나왔다가

막05:15 예수께서 계신 곳에 이르러 군대라는 마귀가 들렸던 사람이 옷을 바로 입고 멀쩡한 정신으로 앉아 있는 것을 보고는 그만 겁이 났다.

막05:16 이 일을 지켜 본 사람들이 마귀들렸던 사람이 어떻게 해서 나았으며 돼지떼가 어떻게 되었는가를 동네 사람들에게 동네 사람들에게 들려 주자

막05:17 그들은 예수께 그 지방을 떠나 달라고 간청하였다.

막05:18 예수께서 배에 오르실 때에 마귀들렸던 사람이 예수를 따라 다니게 해 달라고 애원하였지만

막05:19 예수께서는 허락하지 않으시고 "주께서 자비를 베풀어 너에게 얼마나 큰 일을 해 주셨는지 집에 가서 가족에게 알려라" 하고 이르셨다.

막05:20 그는 물러 가서 예수께서 자기에게 해 주신 일을 데카폴리스 지방에 두루 알렸다. 이 말을 듣는 사람마다 모두 놀랐다.

막05:21 예수께서 배를 타고 건너편으로 다시 가시자 많은 사람들이 또 모여 들었다. 예수께서 호숫가에 계셨을 때에

막05:22 야이로라 하는 한 회당장이 와서 예수를 뵙고 그 발 앞에 엎드려

막05:23 "제 어린 딸이 다 죽게 되었습니다. 제 집에 오셔서 그 아이에게 손을 얹어 병을 고쳐 살려 주십시오" 하고 애원하였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그를 따라 나서시었다.

막05:24 그 때에 많은 사람들이 예수를 둘러 싸고 밀어 대며 따라 갔다.

막05:25 그런데 군중 속에는 열 두 해 동안이나 하혈증으로 앓고 있던 여자가 있었다.

막05:26 그 여자는 여러 의사에게 보이느라고 고생만 하고 가산마저 탕진했는데도 아무 효험도 없이 오히려 병은 점점 더 심해졌다.

막05:27 그러던 차에 예수의 소문을 듣고 군중 속에 끼어 따라 가다가 뒤에서 예수의 옷에 손을 대었다.

막05:28 그 옷에 손을 대기만 해도 병이 나으리라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막05:29 손을 대자마자 그 여자는 과연 출혈이 그치고 병이 나은 것을 스스로 알 수 있었다.

막05:30 예수께서는 곧 자기에게서 기적의 힘이 나간 것을 아시고 돌아 서서 군중을 둘러 보시며 "누가 내 옷에 손을 대었느냐?" 하고 물으셨다.

막05:31 제자들은 "누가 손을 대다니요? 보시다시피 이렇게 군중이 사방에서 밀어 대고 있지 않습니까?" 하고 반문하였다.

막05:32 그러나 예수께서는 둘러 보시며 옷에 손을 댄 여자를 찾으셨다.

막05:33 그 여자는 자기 몸에 일어나 일을 알았기 때문에 두려워 떨며 예수 앞에 엎드려 사실대로 말씀드렸다.

막05:34 예수께서는 그 여자에게 "여인아, 네 믿음이 너를 살렸다. 병이 완전히 나았으니 안심하고 가거라" 하고 말씀하셨다.

막05:35 예수의 말씀이 채 끝나기도 전에 회당장의 집에서 사람들이 와서 회당장에게 "따님이 죽었습니다. 그러니 저 선생님께 더 폐를 끼쳐 드릴 필요가 있겠습니까?" 하고 말하였다.

막05:36 예수께서는 이 말을 들은 체도 아니하시고 회당장에게 "걱정하지 말고 믿기만 하여라" 하고 말씀하셨다.

막05:37 그리고 베드로와 야고보와 야고보의 동생 요한 외에는 아무도 따라 오지 못하게 하시고

막05:38 회당장의 집으로 가셨다. 예수께서는 거기서 사람들이 울며 불며 떠드는 것을 보시고

막05:39 집 안으로 들어 가셔서 그들에게 "왜 떠들며 울고 있느냐? 그 아이는 죽은 것이 아니라 잠을 자고 있다" 하고 말씀하셨다.

막05:40 그들은 코웃음만 쳤다. 예수께서는 그들을 다 내보내신 다음에 아이의 보모와 세 제자만 데리시고 아이가 누워 있는 방에 들어 가셨다.

막05:41 그리고 아이의 손을 잡고 "탈리다 쿰" 하고 말씀하셨다. 이 말은 "소녀야, 어서 일어나거나" 라는 뜻이다.

막05:42 그러자 소녀는 곧 일어나서 걸어 다녔다. 소녀의 나이는 열 두 살이었다. 이 광경을 본 사람들은 놀라 마지 않았다.

막05:43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이 일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라고 엄하게 이르시고 소녀에게 먹을 것을 주라고 하셨다.

막06:01 예수께서 그 곳을 떠나 제자들과 함께 고향으로 돌아 가셨다.

막06:02 안식일이 되어 회당에서 가르치자 많은 사람이 그 말씀을 듣고 놀라며 "저 사람이 어떤 지혜를 받았기에 저런 기적들을 행하는 것일까? 그런 모든 것이 어디서 생겨났을까?

막06:03 저 사람은 그 목수가 아닌가? 그 어머니는 마리아요, 그 형제들은 야고보, 요셉, 유다, 시몬이 아닌가? 그의 누이들도 다 우리와 같이 여기 살고 있지 않은가?" 하면서 좀처럼 예수를 믿으려 하지 않았다.

막06:04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디서나 존경을 받는 예언자라도 자기 고향과 친척과 집안에서만은 존경을 받지 못한다."

막06:05 예수께서는 거기서 병자 몇 사람에게만 손을 얹어 고쳐 주셨을 뿐, 다른 기적은 행하실 수 없었다.

막06:06 그리고 그들에게 믿음이 없는 것을 보시고 이상하게 여기셨다. 그 뒤에 예수께서는 여러 촌락으로 두루 다니시며 가르치시다가

막06:07 열 두 제자를 불러 더러운 악령을 제어하는 권세를 주시고 둘씩 짝지어 파견하셨다.

막06:08 그리고 여행하는 데 지팡이 외에는 아무것도 지니지 말라고 하시며 먹을 것이나 자루도 가지지 말고 전대에 돈도 지니지 말며

막06:09 신발은 신고 있는 것을 그대로 신고 속옷은 두 벌씩 껴입지 말라고 분부하셨다.

막06:10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디서 누구의 집에 들어 가든지 그 고장을 떠나기까지 그 집에 머물러 있어라.

막06:11 그러나 너희를 환영하지 않거나 너희의 말을 듣지 않는 고장이 있거든 그 곳을 떠나면서 그들을 경고하는 표시로 너희의 발에서 먼지를 털어 버려라."

막06:12 이 말씀을 듣고 열 두 제자는 나가서 사람들에게 회개하라고 가르치며

막06:13 마귀들을 많이 쫓아내고 수많은 병자들에게 기름을 발라 병을 고쳐 주었다.

막06:14 예수의 이름이 널리 알려져 마침내 그 소문이 헤로데왕의 귀에 들어 갔다. 어떤 사람들은 "그에게서 그런 기적의 힘이 나타나는 것을 보면 죽은 세례자 요한이 다시 살아난 것이 틀림없다" 고 말하는가 하면

막06:15 더러는 엘리야라고도 하고, 또 더러는 옛 예언자들과 같은 예언자라고도 하였다.

막06:16 그러나 예수의 소문을 들은 헤로데왕은 "바로 요한이다. 내가 목을 벤 요한이 다시 살아난 것이다" 하고 말하였다.

막06:17 이 헤로데는 일찍이 사람을 시켜 요한을 잡아 결박하여 옥에 가둔 일이 있었다. 그것은 헤로데가 동생 필립보의 아내 헤로디아와 결혼하였다고 해서

막06:18 요한이 헤로데에게 "동생의 아내를 데리고 사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하고 누차 간하였기 때문이었다.

막06:19 그래서 헤로디아는 요한에게 원한을 품고 그를 죽이려고 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막06:20 그것은 헤로데가 요한을 의롭고 거룩한 사람으로 알고 그를 두려워하여 보호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그가 간할 때마다 속으로는 몹시 괴로와하면서도 그것을 기꺼이 들어 왔기 때문이다.

막06:21 그런데 마침 헤로디아에게 좋은 기회가 왔다. 헤로데왕이 생일을 맞아 고관들과 무관들과 갈릴래아의 요인들을 청하여 잔치를 베풀었는데

막06:22 그 자리에 헤로디아의 딸이 나와서 춤을 추어 헤로데와 그의 손님들을 매우 기쁘게 해 주었다. 그러자 왕은 소녀에게 "네 소원을 말해 보아라. 무엇이든지 들어 주마" 하고는

막06:23 "네가 청하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주겠다. 내 왕국의 반이라도 주겠다" 하고 맹세하였던 것이다.

막06:24 소녀가 나가서 제 어미에게 "무엇을 청할까요?" 하고 의논하자 어미는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달라고 하여라" 하고 시켰다.

막06:25 그러자 소녀는 급히 왕에게 돌아 와 "지금 곧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쟁반에 담아서 가져다 주십시오" 하고 청하였다.

막06:26 왕은 마음이 몹시 괴로왔지만 이미 맹세한 바도 있고 또 손님들이 보는 앞이어서 그 청을 거절할 수가 없었다.

막06:27 그래서 왕은 곧 경비병 하나를 보내며 요한의 목을 베어 오라고 명령하였다. 경비병이 감옥으로 가서 요한의 목을 베어

막06:28 쟁반에 담아다가 소녀에게 건네자 소녀는 다시 그것을 제 어미에게 갖다 주었다.

막06:29 그 뒤 소식을 들은 요한의 제자들이 와서 그 시체를 거두어다가 장사를 지냈다.

막06:30 사도들이 돌아 와서 자기들이 한 일과 가르친 것을 예수께 낱낱이 보고하였다.

막06:31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따로 한적한 곳으로 가서 함께 좀 쉬자" 고 말씀하셨다. 찾아 오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들은 음식을 먹을 겨를조차 없었던 것이다.

막06:32 예수의 일행은 배를 타고 따로 한적한 곳을 찾아 떠났다.

막06:33 그런데 사람들은 그 일행이 떠나는 것을 보고 그들이 예수의 일행이라는 것을 알고는 여러 동네에서 모두 달려나와 육로로 해서 그들을 앞질러 그 곳에 갔다.

막06:34 예수께서 배에 내려 군중이 많이 모여 있는 것을 보시고 목자 없는 양과 같은 그들을 측은히 여기시어 여러 가지로 가르쳐 주셨다.

막06:35 저녁 때가 되자 제자들이 예수께 와서 "여기는 외딴 곳이고 시간도 이미 늦었습니다.

막06:36 그러니 군중들을 헤쳐 제각기 음식을 사 먹도록 농가나 근처 마을로 보내는 것이 좋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막06:37 예수께서 "너희가 먹을 것을 주어라" 하고 이르시자 제자들은 "그러면 저희가 가서 빵을 이백 데나리온 어치나 사다가 먹이라는 말씀입니까?" 하고 물었다.

막06:38 그러자 예수께서는 "지금 가지고 있는 빵이 몇 개나 되는가 가서 알아 보아라" 하셨다. 그들이 알아 보고 돌아와서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가 있습니다" 하자

막06:39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군중을 풀밭에 떼지어 앉게 하라고 이르셨다.

막06:40 군중은 백 명씩 또는 오십 명씩 모여 앉았다.

막06:41 예수께서는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손에 드시고 하늘을 우러러 감사의 기도를 드리신 다음 빵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군중들에게 나누어 주라고 하셨다. 그리고 물고기 두 마리도 모든 사람에게 나누어 주셨다.

막06:42 사람들은 모두 배불리 먹었다.

막06:43 그리고 남은 빵조각과 물고기를 주어 모으니 열 두 광주리에 가득 찼으며

막06:44 먹은 사람은 남자만도 오천 명이나 되었다.

막06:45 그 뒤에 곧 예수께서는 제자들을 재촉하여 배를 태워 건너편 베싸이다로 먼저 가게 하시고 그 동안 혼자서 군중을 돌려 보내셨다.

막06:46 그들을 보내시고 나서 기도하시려고 산으로 올라 가셨다.

막06:47 날이 저물었을 때에 배는 바다 한가운데 있었고 예수께서는 혼자육지에 계셨다.

막06:48 제자들은 마침 역풍을 만나 배를 젓느라고 몹시 애를 쓰고 있었다. 이것을 보신 예수께서는 물 위를 걸어서 제자들 쪽으로 오시다가 그들 곁을 지나쳐 가시려고 하였다. 그것은 새벽 네시쯤이었다.

막06:49 제자들은 예수께서 물 위를 걸어 오시는 것을 보고 유령인 줄 알고 비명을 질렀다.

막06:50 그를 보고 모두 겁에 질렸던 것이다. 그러자 예수께서 곧 제자들을 향하여 "나다. 겁내지 말고 안심하여라" 하시며

막06:51 그들이 탄 배에 오르시자 바람이 그쳤다. 제자들은 너무나 놀라 어찌할 바를 몰랐다.

막06:52 그들은 마음이 무디어서 군중에게 빵을 먹이신 기적도 아직 깨닫지 못하였던 것이다.

막06:53 그들은 바다를 건너 겐네사렛 땅에 배를 대었다.

막06:54 그들이 배에서 내리자 사람들은 예수를 알아 보고

막06:55 그 근처 온 지방을 뛰어 다니면서 병자들을 요에 눕혀 가지고 예수가 계시다는 곳을 찾아 그리로 데려 왔다.

막06:56 마을이나 도시나 농촌이나 어디든지 예수께서 가시기만 하면 사람들은 병자들을 장터에 데려다 놓고 그 옷자락만이라도 만지게 해 달라고 간청하였다. 그리고 손을 댄 사람은 모두 나았다.

막07:01 예루살렘에서 온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율법학자 몇 사람이 예수께 모여 왔다가

막07:02 제자 몇 사람이 손을 씻지 않고 부정한 손으로 음식을 먹는 것을 보았다.

막07:03 원래 바리사이파 사람들뿐만 아니라 모든 유다인들은 조상의 전통에 따라 음식을 먹기 전에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었고

막07:04 또 시장에서 돌아 왔을 때에는 반드시 몸을 씻고 나서야 음식을 먹는 관습이 있었다. 그 밖에도 지켜야 할 관습이 많았는데 가령 잔이나 단지나 놋그릇 같은 것을 씻는 일들이 그것이다.

막07:05 그래서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은 예수께 "왜 당신의 제자들은 조상의 전통을 따르지 않고 부정한 손으로 음식을 먹습니까?" 하고 따졌다.

막07:06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이렇게 대답하셨다. "이사야가 무어라고 예언했느냐?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여도 마음은 나에게서 멀리 떠나 있구나.

막07:07 그들은 나를 헛되이 예배하며 사람의 계명을 하느님의 것인 양 가르친다' 고 했는데 이것은 바로 너희와 같은 위선자를 두고 한 말이다.

막07:08 너희는 하느님의 계명은 버리고 사람의 전통을 고집하고 있다."

막07:09 그리고 이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전통을 지킨다는 구실로 교묘하게 하느님의 계명을 어기고 있다.

막07:10 모세가 '부모를 공경하라' 고 하였고 또 '아버지나 어머니를 욕하는 자는 반드시 사형을 받는다' 고 하였는데

막07:11 너희는 누구든지 아버지나 어머니에게 '제가 해 드려야 할 것을 하느님께 바쳤습니다' 라는 뜻으로 '코르반' 이라고 한 마디만 하면 된다고 하면서

막07:12 자기 아버지나 어머니에게 아무것도 해 드리지 못하게 하고 있으니

막07:13 이것이 바로 전해 오는 전통을 핑계삼아 하느님의 말씀을 무시하는 일이 아니고 무엇이냐? 너희는 이 밖에도 그런 일을 많이 저지르고 있다."

막07:14 예수께서 다시 사람들을 불러 모으시고 이렇게 가르치셨다. "너희는 내 말을 새겨 들어라.

막07:15 무엇이든지 밖에서 몸 안으로 들어 가는 것은 사람을 더럽히지 않는다. 더럽히는 것은 도리어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다."

막07:17 예수께서 군중을 떠나 집에 들어 가셨을 때에 제자들이 그 비유의 뜻을 묻자

막07:18 예수께서는 "너희도 이렇게 알아 듣지를 못하느냐? 밖에서 몸 안으로 들어 가는 것은 사람을 더럽히지 못한다는 것을 모르느냐?

막07:19 모두 뱃속에 들어 갔다가 그대로 뒤로 나가 버리지 않느냐? 그것들은 마음 속으로 파고 들지는 못한다" 하시며 모든 음식은 다 깨끗하다고 하셨다.

막07:20 그리고 다시 이렇게 말씀하셨다. "참으로 사람을 더럽히는 것은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다.

막07:21 안에서 나오는 것은 곧 마음에서 나오는 것인데 음행, 도둑질, 살인,

막07:22 간음, 탐욕, 악의, 사기, 방탕, 시기, 중상, 교만, 어리석음 같은 여러 가지 악한 생각들이다.

막07:23 이런 악한 것들은 모두 안에서 나와 사람을 더럽힌다."

막07:24 예수께서 그 곳을 떠나 띠로 지방으로 가셨다. 거기서 어떤 집에 들어가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계시려 했으나 결국 알려지고 말았다.

막07:25 그래서 악령이 들린 어린 딸을 둔 어떤 여자가 곧 소문을 듣고 예수를 찾아 와 그 앞에 엎드렸다.

막07:26 그 여자는 시로페니키아 출생의 이방인이었는데 자기 딸에게서 마귀를 쫓아 달라고 간청하였다.

막07:27 그러나 예수께서는 "자녀들을 먼저 배불리 먹여야 한다. 자녀들이 먹는 빵을 강아지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좋지 않다" 하고 말씀하셨다.

막07:28 그래도 그 여자는 "선생님, 그렇긴 합니다만 상 밑에 있는 강아지도 아이들이 먹다 떨어뜨린 부스러기는 얻어 먹지 않습니까?" 하고 사정하였다.

막07:29 그제야 예수께서는 "옳은 말이다. 어서 돌아 가 보아라. 마귀는 이미 네 딸에게서 떠나 갔다" 하고 말씀하셨다.

막07:30 그 여자가 집에 돌아 가 보니 아이는 자리에 누워 있었고 과연 마귀는 떠나 가고 없었다.

막07:31 그 뒤 예수께서는 띠로 지방을 떠나 시돈에 들르셨다가 데카폴리스 지방을 거쳐 갈릴래아 호수로 돌아 오셨다.

막07:32 그 때에 사람들이 귀먹은 반벙어리를 예수께 데리고 와서 그에게 손을 얹어 주시기를 청하였다.

막07:33 예수께서는 그 사람을 군중 사이에서 따로 불러내어 손가락을 그의 귓 속에 넣으셨다가 침을 발라 그의 혀에 대시고

막07:34 하늘을 우러러 한숨을 내쉰 다음 "에파타" 하고 말씀하셨다. "열려라" 라는 뜻이었다.

막07:35 그러자 그는 귀가 열리고 혀가 풀려서 말을 제대로 하게 되었다.

막07:36 예수께서는 이 일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엄하게 이르셨으나 그럴수록 사람들은 더욱 더 널리 소문을 퍼뜨렸다.

막07:37 사람들은 "귀머거리를 듣게 하시고 벙어리도 말을 하게 하시니 그분이 하시는 일은 놀랍기만 하구나" 하며 경탄하여 마지 않았다.

막08:01 그 무렵 사람들이 또 많이 모여 들었는데 먹을 것이 없어서 예수께서는 제자들을 불러

막08:02 "이 많은 사람들이 벌써 사흘이나 나와 함께 지냈는데 이제 먹을 것이 없으니 참 보기에 안 됐다.

막08:03 그들을 굶겨서 집으로 돌려 보낸다면 길에서 쓰러질 것이다. 더구나 그 중에는 먼데서 온 사람들도 있다" 하고 말씀하셨다.

막08:04 제자들이 "여기는 외딴 곳인데 이 많은 사람들을 배불리 먹일 빵을 어디서 구해 오겠습니까?" 하고 반문하자

막08:05 예수께서 "빵이 몇 개나 있느냐?" 하고 물으셨다. 그들이 "일곱 개가 있습니다" 하니까

막08:06 예수께서는 사람들을 땅에 앉게 하시고 빵 일곱 개를 손에 들고 감사의 기도를 드리신 다음 떼어서 제자들에게 주시며 나누어 주라고 하셨다. 제자들은 시키시는 대로 나누어 주었다.

막08:07 또 작은 물고기도 몇 마리 있었는데 예수께서는 그것도 축복하신 뒤에 나누어 주라고 하셨다.

막08:08 군중은 모두 배불리 먹었다. 그리고 남은 조각을 주워 모으니 일곱 바구니나 되었고

막08:09 먹은 사람은 약 사천 명이었다. 그 뒤 예수께서는 군중을 헤쳐 보내신 다음

막08:10 곧 제자들과 함께 배를 타고 달마누타 지방으로 가셨다.

막08:11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와서 예수의 속을 떠보려고 하느님의 인정을 받는 표가 될 만한 기적을 보여 달라고 하면서 말을 걸어왔다.

막08:12 예수께서는 마음 속으로 깊이 탄식하시며 "어찌하여 이 세대가 기적을 보여 달라고 하는가! 나는 분명히 말한다. 이 세대에 보여 줄 징조는 하나도 없다" 하시고는

막08:13 그들을 떠나 다시 배를 타고 바다 건너편으로 가셨다.

막08:14 제자들이 잊어 버리고 빵을 가져 오지 못하여 배 안에는 빵이 한 덩어리밖에 없었다.

막08:15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바리사이파 사람들의 누룩과 헤로데의 누룩을 조심하여라" 하고 경고하시자

막08:16 제자들은 "빵이 없구나!" 하며 서로 걱정하였다.

막08:17 예수께서 그 눈치를 알아 채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빵이 없다고 걱정들을 하다니, 아직도 알지 못하고 깨닫지 못했느냐? 그렇게도 생각이 둔하냐?

막08:18 너희는 눈이 있으면서도 알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으면서도 알아듣지 못하느냐? 벌써 다 잊어 버렸느냐?

막08:19 빵 다섯 개를 오천 명에게 나누어 먹였을 때에 남아서 거두어 들인 빵조각이 몇 광주리나 되었느냐?" 그들은 "열 두 광주리였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막08:20 또 "빵 일곱 개를 사천 명에게 나누어 먹였을 때에는 남은 조각을 몇 바구니나 거두어 들였느냐?" 하고 물으시자 그들이 "일곱 바구니였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막08:21 예수께서는 "그래도 아직 모르겠느냐?" 하고 말씀하셨다.

막08:22 예수의 일행이 베싸이다에 이르렀을 때에 사람들이 소경 한 사람을 예수께 데리고 와서 손을 대어 고쳐 주시기를 청하였다.

막08:23 예수께서는 소경의 손을 잡고 마을 밖으로 데리고 나가서 그의 두 눈에 침을 바라고 손을 얹으신 다음 "무엇이 좀 보이느냐?" 하고 물으셨다.

막08:24 그러자 그는 눈을 뜨면서 "나무 같은 것이 보이는데 걸어 다니는걸 보니 아마 사람들인가 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막08:25 예수께서 다시 그의 눈에 손을 대시자 눈이 밝아지고 완전히 성해져서 모든 것을 똑똑히 보게 되었다.

막08:26 예수께서는 "저 마을로는 돌아 가지 말아라" 하시며 그를 집으로 보내셨다.

막08:27 예수께서 제자들과 함께 필립보의 가이사리아 지방에 있는 마을들을 향하여 길을 떠나셨다. 가시는 도중에 제자들에게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더냐?" 하고 물으셨다.

막08:28 "세례자 요한이라고들 합니다. 그러나 엘리야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고 예언자 중의 한 분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고 제자들이 대답하였다.

막08:29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하고 예수께서 다시 물으시자 베드로가 나서서 "선생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막08:30 그러자 예수께서는 자기 이야기를 아무에게도 하지 말라고 단단히 당부하셨다.

막08:31 그 때에 비로소 예수께서는 사람의 아들이 반드시 많은 고난을 받고 원로들과 대사제들과 율법학자들에게 버림을 받아 그들의 손에 죽었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시게 될 것임을 제자들에게 가르쳐 주셨다.

막08:32 예수께서는 이 말씀을 명백하게 하셨던 것이다. 이 말씀을 듣고 베드로는 예수를 붙들고 그래서는 안 된다고 펄쩍 뛰었다.

막08:33 그러자 예수께서는 돌아 서서 제자들을 보신 다음 베드로에게 "사탄아, 물러가라.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하시며 꾸짖으셨다.

막08:34 예수께서 군중과 제자들을 한 자리에 불러 놓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

막08:35 제 목숨을 살리려는 사람은 잃을 것이며, 나 때문에 또 복음 때문에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살릴 것이다.

막08:36 사람이 온 세상을 얻는다 해도 제 목숨을 잃는다면 무슨 이익이 있겠느냐?

막08:37 사람이 목숨을 무엇과 바꿀 수 있겠느냐?

막08:38 절개 없고 죄 많은 이 세대에서 누구든지 나와 내 말을 부끄럽게 여기면 사람의 아들도 아버지의 영광에 싸여 거룩한 천사들을 거느리고 올 때에 그를 부끄럽게 여길 것이다."

막09:01 예수께서 또 말씀하셨다. "나는 분명히 말한다. 여기 서 있는 사람들 중에는 죽기 전에 하느님 나라가 권능을 떨치며 오는 것을 볼 사람들도 있다."

막09:02 엿새 후에 예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만을 따로 데리시고 높은 산으로 올라 가셨다. 그 때 예수의 모습이 그들 앞에서 변하고

막09:03 그 옷은 세상의 어떤 마전장이도 그보다 더 희게 할 수 없을 만큼 새하얗고 눈부시게 빛났다.

막09:04 그런데 그 자리에는 엘리야가 모세와 함께 나타나서 예수와 이야기하고 있었다.

막09:05 그 때 베드로가 나서서 "선생님, 저희가 여기서 지내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여기에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선생님을 모시고 하나는 모세를, 하나는 엘리야를 모셨으면 합니다" 하고 예수께 말하였다.

막09:06 베드로는 다른 제자들과 함께 겁에 질려서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몰라 엉겁결에 그렇게 말했던 것이다.

막09:07 바로 그 때에 구름이 일며 그들을 덮더니 구름 속에서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잘 들어라" 하는 소리가 들려 왔다.

막09:08 제자들은 곧 주위를 둘러 보았으나 예수와 자기들밖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막09:09 산에서 내려 오시면서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사람의 아들이 죽었다 다시 살아날 때까지는 지금 본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아라" 하고 단단히 당부하셨다.

막09:10 제자들은 이 말씀을 마음에 새겨 두었다. 그러나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다는 말씀이 무슨 뜻인지 몰라서 서로 물어 보다가

막09:11 예수께 "율법학자들은 엘리야가 먼저 와야 한다고 하는데 어떻게된 일입니까?" 하고 물었다.

막09:12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과연 엘리야가 먼저 와서 모든 것을 바로잡아 놓을 것이다. 그런데 성서에 사람의 아들이 많은 고난을 받고 멸시를 당하리라고 한 것은 무슨 까닭이겠느냐?

막09:13 너희에게 말해 두거니와 사실은 성서에 기록된 대로 엘리야는 벌써 왔었고 사람들은 그를 제멋대로 다루었다."

막09:14 그들이 다른 제자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 와 보니 제자들이 큰 군중에게 둘러 싸여 율법학자들과 말다툼을 하고 있었다.

막09:15 사람들은 예수를 보자 모두 놀라서 달려 와 인사를 하였다.

막09:16 예수께서 그들에게 "무슨 일로 저 사람들과 다투고 있느냐?" 하고 물으시자

막09:17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이 나서서 "선생님, 악령이 들려 말을 못하는 제 아들을 선생님께 보이려고 데려 왔습니다.

막09:18 악령이 한번 발작하면 그 아이는 땅에 딩굴며 거품을 내뿜고 이를 갈다가 몸이 빳빳해지고 맙니다. 그래서 선생님의 제자들에게 악령을 쫓아내 달라고 했더니 쫓아내지 못했습니다" 하였다.

막09:19 예수께서는 "아, 이 세대가 왜 이다지도 믿음이 없을까! 내가 언제까지 너희와 함께 살며 이 성화를 받아야 한단 말이냐? 그 아이를 나에게 데려 오너라" 하셨다.

막09:20 그들이 아이를 예수께 데려 오자 악령이 예수를 보고는 곧 아이에게 심한 발작을 일으키게 했다. 그래서 아이는 땅에 넘어져 입에 거품을 흘리며 딩굴었다.

막09:21 예수께서 그 아버지에게 "아이가 이렇게 된 지 얼마나 되었느냐?" 하고 물으시자 그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어렸을 때부터입니다.

막09:22 악령의 발작으로 그 아이는 불 속에 뛰어 들기도 하고 물 속에 빠지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여러 번 죽을 뻔하였습니다. 선생님께서 하실 수 있다면 자비를 베푸셔서 저희를 도와 주십시오."

막09:23 이 말에 예수께서 "'할 수만 있다면' 이 무슨 말이냐? 믿는 사람에게는 안 되는 일이 없다" 하시자

막09:24 아이 아버지는 큰 소리로 "저는 믿습니다. 그러나 제 믿음이 부족하다면 도와 주십시오" 하고 청하였다.

막09:25 예수께서는 사람들의 몰려 드는 것을 보시고 더러운 악령을 꾸짖으시며 "말 못하고 듣지 못하게 하는 악령아, 들어라. 그 아이에게서 썩 나와 다시는 들어 가지 말아라" 하고 호령하셨다.

막09:26 그러자 악령이 소리를 지르며 그 아이에게 심한 발작을 일으켜 놓고 나가 버렸다. 그 바람에 아이가 죽은 것 같이 되자 사람들은 모두 "아이가 죽었구나!" 하고 웅성거렸다.

막09:27 그러나 예수께서 아이의 손을 잡아 일으키시자 그 아이는 벌떡 일어났다.

막09:28 그 뒤 예수께서 집으로 들어 가셨을 때에 제자들이 "왜 저희는 악령을 쫓아 내지 못하였습니까?" 하고 넌지시 물었다.

막09:29 예수께서는 "기도하지 않고서는 그런 것을 쫓아 낼 수 없다" 하고 대답하셨다.

막09:30 예수의 일행이 그 곳을 떠나 갈릴래아 지방을 지나 가게 되었는데 예수께서는 이 일이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으셨다.

막09:31 그것은 예수께서 제자들을 따로 가르치고 계셨기 때문이다. 그는 제자들에게 "사람의 아들이 잡혀 사람들의 손에 넘어 가 그들에게 죽었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날 것이다" 하고 일러 주셨다.

막09:32 그러나 제자들은 그 말씀을 깨닫지 못했고 묻기조차 두려워하였다.

막09:33 그들은 가파르나움에 이르렀다. 예수께서는 집에 들어 가시자 제자들에게 "길에서 무슨 일로 다투었느냐?" 하고 물으셨다.

막09:34 제자들은 길에서 누가 제일 높은 사람이냐 하는 문제로 서로 다투었기 때문에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하였다.

막09:35 예수께서는 자리에 앉아 열 두 제자를 곁으로 부르셨다. 그리고 "첫째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꼴찌가 되어 모든 사람을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하고 말씀하신 다음

막09:36 어린이 하나를 데려다가 그들 앞에 세우시고 그를 안으시며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막09:37 "누구든지 내 이름으로 이런 어린이 하나를 받아 들이면 곧 나를 받아 들이는 것이고, 또 나를 받아 들이는 사람은 나만을 받아 들이는 것이 아니라 곧 나를 보내신 이를 받아 들이는 것이다.

막09:38 요한이 예수께" 선생님, 어떤 사람이 선생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 내는 것을 보았는데 그는 우리와 함께 다니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일을 못하게 막았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막09:39 예수께서는 "말리지 말아라. 내 이름으로 기적을 행한 사람이 그 자리에서 나를 욕하지는 못할 것이다.

막09:40 우리를 반대하지 않는 사람은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이다.

막09:41 나는 분명히 말한다. 너희가 그리스도의 사람이라고 하여 너희에게 물 한 잔이라도 주는 사람은 반드시 자기의 상을 받을 것이다."

막09:42 "또 나를 믿는 이 보잘 것 없는 사람들 가운데 누구 하나라도 죄짓게 하는 사람은 그 목에 연자맷돌을 달고 바다에 던져지는 편이 오히려 나을 것이다.

막09:43 손이 죄를 짓게 하거든 그 손을 찍어 버려라. 두 손을 가지고 꺼지지 않는 지옥의 불 속에 들어 가는 것보다는 불구의 몸이 되더라도 영원한 생명에 들어 가는 편이 나을 것이다.

막09:45 발이 죄를 짓게 하거든 그 발을 찍어 버려라. 두 발을 가지고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는 절름발이가 되더라도 영원한 생명에 들어 가는 편이 나을 것이다.

막09:47 또 눈이 죄를 짓게 하거든 그 눈을 빼어 버려라. 두 눈을 가지고지옥에 들어 가는 것보다는 애꾸눈이 되더라고 하느님 나라에 들어 가는 편이 나을 것이다.

막09:48 지옥에서는 그들을 파먹는 구더기도 죽지 않고 불도 꺼지지 않는다.

막09:49 누구나 다 불소금에 절여질 것이다.

막09:50 소금은 좋은 것이다. 그러나 소금이 짠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다시 그 소금을 짜게 하겠느냐? 너희는 마음에 소금을 간직하고 서로 화목하게 지내라."

막10:01 예수께서 거기를 떠나 유다 지방과 요르단강 건너편으로 가셨는데 사람들이 또 많이 모여 들었으므로 늘 하시던 대로 그들을 가르치셨다.

막10:02 그 때에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와서 예수의 속을 떠보려고 "남편이 아내를 버려도 좋습니까?" 하고 물었다.

막10:03 예수께서는 "모세는 어떻게 하라고 일렀느냐?" 하고 반문하셨다.

막10:04 "이혼장을 써 주고 아내를 버리는 것은 허락했습니다" 하고 그들이 대답하자

막10:05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모세는 너희의 마음이 굳을 대로 굳어져서 이 법을 제정해 준 것이다.

막10:06 그런데 천지 창조 때부터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남자와 여자로 만드셨다.

막10:07 그러므로 사람은 그 부모를 떠나 자기 아내와 합하여

막10:08 둘이 한 몸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이제 둘이 아니라 한 몸이다.

막10:09 그러므로 하느님께서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 놓아서는 안 된다."

막10:10 집에 돌아 와서 제자들이 이 말씀에 대하여 물으니

막10:11 예수께서는 "누구든지 자기 아내를 버리고 다른 여자와 결혼하면 그 여자와 간음하는 것이며

막10:12 또 아내가 자기 남편을 버리고 다른 남자와 결혼해도 간음하는 것이다" 라고 말씀하셨다.

막10:13 사람들이 어린이들을 예수께 데리고 와서 손을 얹어 축복해 주시기를 청하자 제자들이 그들을 나무랐다.

막10:14 그러나 예수께서는 화를 내시며 "어린이들이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말고 그대로 두어라. 하느님의 나라는 이런 어린이와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

막10:15 나는 분명히 말한다. 누구든지 어린이와 같이 순진한 마음으로 하느님 나라를 받아 들이지 않으면 결코 거기 들어 가지 못할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막10:16 그리고 어린이들을 안으시고 머리 위에 손을 얹어 축복해 주셨다.

막10:17 예수께서 길을 떠나시는데 어떤 사람이 달려 와서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선하신 선생님, 제가 무엇을 해야 영원한 생명을 얻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막10:18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왜 나를 선하다고 하느냐? 선하진 분은 오직 하느님뿐이시다.

막10:19 '살인하지 말라' '간음하지 말라' '도둑질하지 말라' '거짓 증언하지 말라' '부모를 공경하라' 고 한 계명들을 너는 알고 있을 것이다."

막10:20 그 사람이 "선생님, 그 모든 것은 제가 어려서부터 다 지켜 왔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막10:21 예수께서는 그를 유심히 바라보시고 대견해 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에게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다. 가서 가진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어라. 그러면 하늘에서 보화를 얻게 될 것이다. 그러니 내가 시키는 대로 하고 나서 나를 따라 오너라."

막10:22 그러나 그 사람은 재산이 많았기 때문에 이 말씀을 듣고 울상이 되어 근심하며 떠나 갔다.

막10:23 예수께서는 제자들을 둘러 보시며 "재물을 많이 가진 사람이 하느님 나라에 들어 가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모른다" 하고 말씀하셨다.

막10:24 제자들은 이 말씀을 듣고 놀랐다. 그러나 예수께서 다시 이렇게 말씀하셨다. "하느님 나라에 들어 가기는 참으로 어렵다.

막10:25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 가는 것보다는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쉬울 것이다."

막10:26 제자들은 깜짝 놀라 "그러면 구원받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하며 서로 수군거렸다.

막10:27 예수께서는 제자들을 똑바로 보시며 "그것은 사람의 힘으로는 할 수 없으나 하느님은 하실 수 있는 일이다. 하느님께서는 무슨 일이나 다 하실 수 있다" 하고 말씀하셨다.

막10:28 그 때 베드로가 나서서 "보시다시피 저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주님을 따랐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막10:29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분명히 말한다. 누구든지 나를 위하여 또 복음을 위하여 집이나 형제나 자매나 어머니나 아버지나 자녀나 토지를 버린 사람은

막10:30 현세에서 박해도 받겠지만 집과 형제와 자매와 어머니와 자녀와 토지의 축복도 백 배나 받을 것이며 내세에서는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이다.

막10:31 그런데 첫째가 꼴지가 되고 꼴찌가 첫째가 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막10:32 예수의 일행이 예루살렘으로 올라 가는 길이었다. 그 때 예수께서 앞장서서 가셨고 그것을 본 제자들은 어리둥절하였다. 그리고 그 뒤를 따라 가는 사람들은 불안에 싸여 있었다. 예수께서 다시 열 두 제자를 가까이 불러 장차 당하실 일들을 일러 주셨다.

막10:33 "우리는 지금 예루살렘으로 올라 가는 길이다. 거기에서 사람의 아들은 대사제들과 율법학자들의 손에 넘어 가 사형선고를 받고 다시 이방인의 손에 넘어 갈 것이다.

막10:34 그러면 그들은 사람의 아들을 조롱하고 침뱉고 채찍질하고 마침내 죽일 것이다. 그러나 사람의 아들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날 것이다."

막10:35 제베대오의 두 아들 야고보와 요한이 예수께 가까이 와서 "선생님, 소원이 있습니다. 꼭 들어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막10:36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나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이냐?" 하고 물으시자

막10:37 그들은 "선생님께서 영광의 자리에 앉으실 때 저희를 하나는 선생님의 오른편에 하나는 왼편에 앉게 해 주십시오" 하고 부탁하였다.

막10:38 그래서 예수께서는 "너희가 청하는 것이 무엇인지나 알고 있느냐? 내가 마시게 될 잔을 마실 수 있으며 내가 받을 고난의 세례를 받을 수 있단 말이냐?" 하고 물으셨다.

막10:39 그들이 "예, 할 수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자 예수께서 다시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도 내가 마실 잔을 마시고 내가 받을 고난의 세례를 받기는 할 것이다.

막10:40 그러나 내 오른편이나 왼편 자리에 앉는 특권은 내가 주는 것이 아니다. 그 자리에 앉을 사람들은 하느님께서 미리 정해 놓으셨다."

막10:41 이 대화를 듣고 있던 다른 열 제자가 야고보와 요한을 보고 화를 냈다.

막10:42 그래서 예수께서는 그들을 가까이 불러 놓고 "너희도 알다시피 이방인들의 통치자로 자처하는 사람들은 백성을 강제로 지배하고 또 높은 사람들은 백성을 권력으로 내리누른다.

막10:43 그러나 너희는 그래서는 안 된다. 너희 사이에서 누구든지 높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남을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막10:44 으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한다.

막10:45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사람들을 위하여 목숨을 바쳐 몸값을 치르러 온 것이다" 하셨다.

막10:46 예수와 제자들이 예리고에 들렀다가 다시 길을 떠날 때에 많은 사람들이 따라 가고 있었다. 그 때 티매오의 아들 바르티매오라는 앞못보는 거지가 길가에 앉아 있다가

막10:47 나자렛 예수라는 소리를 듣고 "다윗의 자손이신 예수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외쳤다.

막10:48 여러 사람이 조용히 하라고 꾸짖었으나 그는 더욱 큰 소리로 "다윗의 자손이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소리질렀다.

막10:49 예수께서 걸음 을 멈추시고 "그를 불러 오너라" 하셨다. 그들이 소경을 부르며 "용기를 내어 일어서라. 그분이 너를 부르신다" 하고 일러 주자

막10:50 소경은 겉옷을 벗어 버리고 벌떡 일어나 예수께 다가 왔다.

막10:51 예수께서 "나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이냐?" 하고 물으시자 그는 "선생님, 제 눈을 뜨게 해 주십시오" 하였다.

막10:52 "가라. 네 믿음이 너를 살렸다." 예수의 말씀이 떨어지자 곧 소경은 눈을 뜨고 예수를 따라 나섰다.

막11:01 그들이 예루살렘에 가까이 와서 올리브산 근처 벳파게와 베다니아에 이르렀을 때에 예수께서는 두 제자를 보내시며

막11:02 이렇게 이르셨다. "맞은편 마을로 가 보아라. 거기 들어 가면 아직 아무도 타 보지 않은 새끼 나귀 한 마리가 매여 있을 것이다. 그것을 풀어서 끌고 오너라.

막11:03 만일 누가 왜 그러느냐고 묻거든 주님이 쓰신다 하고 곧 돌려 보내실 것이라고 말하여라."

막11:04 그들이 가 보니 과연 어린 나귀가 길가로 난 문 앞에 매여 있었다. 그래서 그것을 푸는데

막11:05 거기 서 있던 사람들이 "왜 나귀를 풀어 가오?" 하고 물었다.

막11:06 제자들이 예수께서 일러 주신 대로 말하자 그들은 막지 않았다.

막11:07 제자들은 새끼 나귀를 끌고 예수께 와서 자기들의 겉옷을 그 위에 얹어 놓았다. 예수께서 거기에 올라 앉으시자

막11:08 수많은 사람들이 겉옷을 벗어 길 위에 펴 놓았다. 또 어떤 사람들은 들에서 나뭇가지를 꺾어다가 길에 깔았다.

막11:09 그리고 앞서 가는 사람들과 뒤따라 오는 사람들이 모두 환성을 올렸다.

막11:10 "호산나!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여, 찬미받으소서! 우리 조상 다윗의 나라가 온다. 만세! 높은 하늘에서도 호산나!"

막11:11 이윽고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이르러 성전에 들어 가셨다. 거기서 이것 저것 모두 둘러 보시고 나니 날이 이미 저물었다. 그래서 열 두 제자와 함께 베다니아로 가셨다.

막11:12 이튿날 그들이 베다니아에서 나올 때에 예수께서는 시장하시던 참에

막11:13 멀리서 잎이 무성한 무화과나무를 보시고 혹시 그 나무에 열매가 있나 하여 가까이 가 보셨으나 잎사귀밖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무화과 철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막11:14 예수께서는 그 나무를 향하여 "이제부터 너는 영원히 열매를 맺지 못하여 아무도 너에게서 열매를 따 먹지 못할 것이다" 하고 저주하셨다. 제자들도 이 말씀을 들었다.

막11:15 그들이 예루살렘에 도착한 뒤, 예수께서는 성전 뜰 안으로 들어 가 거기에서 사고 팔고 하는 사람들을 쫓아내시며 환전상들의 탁자와 비둘기 장수들의 의자를 둘러 엎으셨다.

막11:16 또 물건들을 나르느라고 성전 뜰을 질러 다니는 것도 금하셨다.

막11:17 그리고 그들을 가르치시며 "성서에 '내 집은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라 하리라' 고 기록되어 있지 않느냐? 그런데 너희는 이 집을 '강도의 소굴' 로 만들어 버렸구나!" 하고 나무라셨다.

막11:18 이 말씀을 듣고 대사제들과 율법학자들은 어떻게 해서라도 예수를 없애 버리자고 모의하였다. 그들은 모든 군중이 예수의 가르치심에 감탄하는 것을 보고 예수를 두려워하였던 것이다.

막11:19 저녁 때가 되자 예수와 제자들은 성 밖으로 나갔다.

막11:20 이른 아침, 예수의 일행은 그 무화과나무 곁을 지나다가 그 나무가 뿌리째 말라 있는 것을 보았다.

막11:21 베드로가 문득 생각이 나서 "선생님, 저것 좀 보십시오! 선생님께서 저주하신 무화과나무가 말라 버렸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막11:22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하느님을 믿어라.

막11:23 나는 분명히 말한다. 누구든지 마음에 의심을 품지 않고 자기가 말한 대로 되리라고 믿기만 하면 이 산더러 '번쩍 들려서 저 바다에 빠져라' 하더라도 그대로 될 것이다.

막11:24 그러므로 내 말을 잘 들어 두어라. 너희가 기도하며 구하는 것이 무엇이든 그것을 이미 받았다고 믿기만 하면 그대로 다 될 것이다.

막11:25 너희가 일어서서 기도할 때에 어떤 사람과 서로 등진 일이 생각나거든 그를 용서하여라. 그래야만 하늘에 계신 너희의 아버지께서도 너희의 잘못을 용서해 주실 것이다."

막11:27 그들은 또다시 예루살렘으로 들어 갔다. 예수께서 성전 뜰을 거닐고 계실 때에 대사제들과 율법학자들과 원로들이 와서

막11:28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들을 합니까? 누가 권한을 주어서 이런 일들을 합니까?" 하고 물었다.

막11:29 예수께서도 "나도 한 가지 물어 보겠다. 너희가 대답하면 내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들을 하는지 말하겠다.

막11:30 요한이 세례를 베푼 것은 하늘에서 권한을 받아 한 것이냐? 사람에게서 받아 한 것이냐? 어디 대답해 보아라" 하고 반문하시자

막11:31 그들은 자기들끼리 "하늘에서 받았다고 하면 어째서 요한을 믿지 않았느냐고 할 터이니

막11:32 사람에게서 받았다고 할까?" 하고 의논했으나 군중이 모두 요한을 참 예언자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군중이 무서워서

막11:33 "모르겠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예수께서는 "나도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들을 하는지 말하지 않겠다" 하고 말씀하셨다.

막12:01 예수께서 비유를 들어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이 포도원을 하나 만들어 울타리를 둘러 치고는 포도즙을 짜는 확을 파고 망대를 세웠다. 그리고 소작인들에게 그것을 도지로 주고 멀리 떠나 갔다.

막12:02 포도철이 되자 그는 포도원의 도조를 받아 오라고 종 하나를 소작인들에게 보냈다.

막12:03 그런데 소작인들은 그 종을 붙잡아 때리고는 빈손으로 돌려 보냈다.

막12:04 주인이 다른 종을 또 보냈더니 그들은 그 종도 머리를 쳐서 상처를 입히며 모욕을 주었다.

막12:05 주인이 또 다른 종을 보냈더니 이번에는 그 종을 죽여 버렸다. 그래서 더 많은 종을 보냈으나 그들은 이번에도 종들을 때리고 더러는 죽였다.

막12:06 주인이 보낼 사람이 아직 하나 더 있었는데 그것은 그의 사랑하는 아들이었다. 마지막으로 주인은 '내 아들이야 알아 주겠지' 하며 아들을 보냈다.

막12:07 그러나 소작인들은 '저게 상속자다. 자, 죽여 버리자. 그러면 이 포도원은 우리 차지가 될 것이다' 하며 서로 짜고는

막12:08 그를 잡아 죽이고 포도원 밖으로 내어 던졌다.

막12:09 이렇게 되면 주인은 어떻게 하겠느냐? 그는 돌아 와서 그 소작인들을 죽여 버리고 포도원을 다른 사람에게 맡길 것이다.

막12:10 너희는 성서에서, '집 짓는 사람들이 버린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다.

막12:11 주께서 하시는 일이라 우리에게는 놀랍게만 보인다' 고 한 말을 읽어 본 일이 없느냐?"

막12:12 이 비유를 들은 사람들은 그것이 자기들을 두고 하신 말씀인 것을 알고 예수를 잡으려 하였으나 군중이 무서워서 예수를 그대로 두고 떠나 갔다.

막12:13 그들은 예수의 말씀을 트집잡아 올가미를 씌우려고 바리사이파와 헤로데 당원 몇 사람을 예수께 보냈다.

막12:14 그 사람들은 예수께 와서 이렇게 물었다. "선생님, 선생님은 진실하시며 사람을 겉모양으로 판단하지 않으시기 때문에 아무도 꺼리시지 않고 하느님의 진리를 참되게 가르치시는 줄 압니다. 그런데 카이사르에게 세금을 바치는 것이 옳습니까? 옳지 않습니까? 바쳐야 합니까? 바치지 말아야 합니까?"

막12:15 예수께서 그들의 교활한 속셈을 알아 채시고 "왜 나의 속을 떠보는 거냐? 데나리온 한 닢을 가져다 보여 다오" 하셨다.

막12:16 그들이 돈을 가져 오자 "이 초상과 글자가 누구의 것이냐?" 하고 물으셨다. 그들이 "카이사르의 것입니다" 하고 대답하자

막12:17 "그러면 카이사르의 것은 카이사르에게 돌리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라" 하고 말씀하셨다. 그들은 예수의 말씀을 듣고 경탄해 마지 않았다.

막12:18 부활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두가이파 사람들이 예수께 와서 물었다.

막12:19 "선생님, 모세가 우리에게 정해 준 법에는 '형이 자녀가 없이' 아내를 두고 '죽으면 그 동생이 자기 형수와 결혼하여 자식을 낳아 형의 대를 이어야 한다' 고 하였습니다.

막12:20 그런데 전에 칠 형제가 있었습니다. 첫째가 아내를 얻었다가 자식 없이 죽어서

막12:21 둘째가 형수를 자기 아내로 맞았지만 그도 또한 자식 없이 죽고 마침내 그 여자도 주었습니다.

막12:22 이렇게 하여 그 일곱 형제가 다 자식 없이 죽고 마침내 그 여자도 죽었습니다.

막12:23 칠 형제가 다 그 여자를 아내로 삼았으니 부활 때에 그들이 다시 살아나면 그 여자는 누구의 아내가 되겠습니까"

막12:24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너희는 성서도 모르고 하느님의 권능도 모르니 그런 잘못된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막12:25 사람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다음에는 장가드는 일도 없고 시집가는 일도 없이 하늘에 있는 천사들처럼 된다.

막12:26 너희는 모세의 책에 있는 가시덤불 대목에서 죽은 이들의 부활에 관한 글을 읽어 보지 못하였느냐? 거기서 하느님께서는 모세에게 '나는 아브라함의 하느님이요, 이사악의 하느님이요, 야곱의 하느님이다' 라고 하셨다.

막12:27 이 말씀은 하느님께서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살아 있는 이들의 하느님이라는 뜻이다. 그러니 너희의 생각은 아주 잘못된 것이다."

막12:28 율법학자 한 사람이 와서 그들이 토론하는 것을 듣고 있다가 예수께서 대답을 잘 하시는 것을 보고 "모든 계명 중에 어느 것이 첫째가는 계명입니까?" 하고 물었다.

막12:29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첫째가는 계명은 이것이다. '이스라엘아 들으라, 우리 하느님은 유일한 주님이시다.

막12:30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생각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님이신 너의 하느님을 사랑하라.'

막12:31 또 둘째가는 계명은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 는 것이다. 이 두 계명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

막12:32 이 말씀을 듣고 율법학자는 "그렇습니다. 선생님, '하느님은 한 분이시며 그 밖에 다른 이가 없다' 하신 말씀은 과연 옳습니다.

막12:33 또 '마음을 다하고 지혜를 다하고 힘을 다하여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 과 '이웃을 제 몸같이 사랑하는 것' 이 모든 번제물과 희생제물을 바치는 것보다 훨씬 더 낫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막12:34 예수께서는 그가 슬기롭게 대답하는 것을 보시고 "너는 하느님 나라에 가까이 와 있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런 일이 있은 뒤에는 감히 예수께 질문하는 사람이 없었다.

막12:35 예수께서는 성전에서 가르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율법학자들은 그리스도를 다윗의 자손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어떻게 된 일인가?

막12:36 다윗이 성령의 감화를 받아 스스로, '주 하느님께서 내 주님께 이르신 말씀, 내가 네 원수를 네 발 아래 굴복시킬 때까지 너는 내 오른편에 앉아 있어라' 하지 않았더냐?

막12:37 이렇게 다윗 자신이 그리스도를 주님이라고 불렀는데 그리스도가 어떻게 다윗의 자손이 되겠느냐?" 많은 사람들이 이 말씀을 듣고 모두 기뻐하였다.

막12:38 예수께서는 가르치시면서 이런 말씀도 하셨다. "율법학자들을 조심하여라. 그들은 기다란 예복을 걸치고 나다니며 장터에서 인사 받기를 좋아하고 회당에서는 가장 높은 자리를 찾으며

막12:39 잔칫집에 가면 제일 윗자리에 앉으려 한다.

막12:40 또한 과부들의 가산을 등쳐 먹으면서 남에게 보이려고 기도는 오래 한다. 이런 사람이야말로 그만큼 더 엄한 벌을 받을 것이다."

막12:41 예수께서 헌금궤 맞은편에 앉아서 사람들이 헌금궤에 돈을 넣는 것을 바라보고 계셨다. 그 때 부자들은 여럿이 와서 많은 돈을 넣었는데

막12:42 가난한 과부 한 사람은 와서 겨우 렙톤 두 개를 넣었다. 이것은 동전 한 닢 값어치의 돈이었다.

막12:43 그것을 보시고 예수께서는 제자들을 불러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분명히 말한다. 저 가난한 과부가 어느 누구보다도 더 많은 돈을 헌금궤에 넣었다.

막12:44 다른 사람들은 다 넉넉한 데서 얼마씩 넣었지만 저 과부는 구차하면서도 있는 것을 다 털어 넣었으니 생활비를 모두 바친 셈이다."

막13:01 예수께서 성전을 떠나 나오실 때에 제자 한 사람이 "선생님, 저것 보십시오. 저 돌이며 건물이며 얼마나 웅장하고 볼만합니까?" 하고 말하였다.

막13:02 예수께서는 "지금은 저 웅장한 건물들이 보이겠지만 그러나 저 돌들이 어느 하나도 제자리에 그대로 얹혀 있지 못하고 다 무너지고 말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막13:03 예수께서 성전 건너편 올리브산에 앉아 성전을 바라보고 계실 때에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과 안드레아가 따로 찾아 와서

막13:04 "그런 일이 언제 일어나겠습니까? 그리고 그런 일이 다 이루어질 무렵에는 어떤 징조가 나타나겠습니까? 저희에게 말씀해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막13:05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무에게도 속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막13:06 장차 많은 사람이 내 이름을 내세우며 나타나서 '내가 그리스도다!' 하고 떠들어 대면서 많은 사람들을 속일 것이다.

막13:07 또 여러 번 난리도 겪고 전쟁 소문도 듣게 될 것이다. 그러나 당황하지 말아라. 그런 일은 반드시 일어날 터이지만 그것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막13:08 한 민족이 일어나 딴 민족을 치고 한 나라가 일어나 딴 나라를 칠 것이며 또 곳곳에서 지진이 일어나고 흉년이 들 터인데 이런 일들은 다만 고통의 시작일 뿐이다."

막13:09 "정신을 바짝 차려라. 너희는 법정에 끌려 갈 것이며 회당에서 매를 맞고 또 나 때문에 총독들과 임금들 앞에 서서 나를 증언하게 될 것이다.

막13:10 우선 복음이 모든 민족에게 전파되어야 한다.

막13:11 그리고 사람들이 너희를 붙잡아 법정에 끄고 갈 때에 무슨 말을 할까 하고 미리 걱정하지 말아라. 너희가 해야 할 말을 그 시간에 일러 주실 것이니 그대로 말하여라.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성령이시다.

막13:12 형제끼리 서로 잡아 넘겨 죽게 할 것이며 아비도 제 자식을 또한 그렇게 하고 자식들도 제 부모를 고발하여 죽게 할 것이다.

막13:13 그리고 너희는 나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참는 사람은 구원을 받을 것이다."

막13:14 "황폐의 상징인 흉측한 우상이 있어서는 안 될 곳에 선 것을 보거든 ( 독자는 알아 들으라. ) 유다에 있는 사람들은 산으로 도망가라.

막13:15 지붕에 있는 사람은 집 안에 있는 세간을 꺼내려 내려 오지 말며

막13:16 밭에 있는 사람은 겉옷을 가지러 집으로 들어 가지 말아라.

막13:17 이런 때에 임신한 여자들과 젖먹이가 딸린 여자들은 불행하다.

막13:18 이런 일이 겨울에 일어나지 않도록 기도하여라.

막13:19 그 때에는 무서운 재난이 닥쳐 올 터인데, 이런 재난은 하느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신 때부터 지금까지 없었고 또 앞으로도 다시 없을 것이다.

막13:20 주께서 그 고생의 기간을 줄여 주시지 않는다면 살아 남을 사람은 하나도 없다. 그러나 주께서는 뽑으신 백성들을 위하여 그 기간을 줄여 주셨다."

막13:21 "그 때에 어떤 사람이 너희에게 '그리스도가 여기 있다!' 혹은 '저기 있다!' 해도 믿지 말아라.

막13:22 거짓 그리스도와 거짓 예언자들이 나타나서 어떻게 해서라도 뽑힌 사람들을 속이려고 여러 가지 기적과 이상한 일들을 할 것이다.

막13:23 이 모든 일에 대하여 내가 이렇게 미리 말해 둔다. 그러니 조심하여라."

막13:24 "그 재난이 다 지나면 해는 어두워지고 달은 빛을 잃고

막13:25 별들은 하늘에서 떨어지며 모든 천체가 흔들릴 것이다.

막13:26 그러면 사람들은 사람의 아들이 구름을 타고 권능을 떨치며 영광에 싸여 오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막13:27 그 때에 사람의 아들은 천사들을 보내어 땅 끝에서 하늘 끝까지 사방으로부터 뽑힌 사람들을 모을 것이다."

막13:28 "무화과나무를 보고 배워라. 가지가 연해지고 잎이 돋으면 여름이 가까와진 것을 알게 된다.

막13:29 이와 같이 너희도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거든 사람의 아들이 문 앞에 다가 온 줄을 알아라.

막13:30 나는 분명히 말한다. 이 세대가 지나기 전에 이 모든 일들이 일어나고야 말 것이다.

막13:31 하늘과 땅은 사라질지라도 내 말을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막13:32 "그러나 그 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 하늘에 있는 천사들도 모르고 아들도 모르고 오직 아버지만이 아신다.

막13:33 그 때가 언제 올는지 모르니 조심해서 항상 깨어 있어라.

막13:34 그것은 마치 먼 길을 떠나는 사람이 종들에게 자기 권한을 주며 각각 일을 맡기고 특히 문지기에게는 깨어 있으라고 분부하는 것과 같다.

막13:35 집 주인이 돌아 올 시간이 저녁일지, 한 밤중일지, 닭이 울 때일지, 혹은 이른 아침일지 알 수 없다. 그러니 깨어 있어라.

막13:36 주인이 갑자기 돌아 와서 너희가 잠자고 있는 것을 보게 되면 큰 일이다.

막13:37 늘 깨어 있어라. 너희에게 하는 이 말은 또한 모든 사람에게 하는 말이다."

막14:01 과월절 이틀 전 곧 무교절 이틀 전이었다. 대사제들과 율법학자들은 어떻게 하면 몰래 예수를 잡아 죽일까 하고 궁리하였다.

막14:02 그러면서도 "백성들이 소동을 일으킬지 모르니 축제 기간만은 피하자" 고 하였다.

막14:03 예수께서 베다니아에 있는 나병환자 시몬의 집에 계실 때의 일이다. 마침 예수께서 음식을 잡수시고 계셨는데 어떤 여자가 매우 값진 순 나르드 향유가 든 옥합을 가지고 와서 그것을 깨뜨리고 향유를 예수의 머리에 부었다.

막14:04 그러자 거기 같이 있던 몇 사람이 매우 분개하여 "왜 향유를 이렇게 낭비하는가?

막14:05 이것을 팔면 삼백 데나리온도 더 받을 것이고 그 돈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줄 수 있을 터인데!" 하고 투덜거리면서 그 여자를 나무랐다.

막14:06 그러자 예수께서는 "참견하지 말아라. 이 여자는 나에게 갸륵한 일을 했는데 왜 괴롭히느냐?

막14:07 가난한 사람들은 언제나 너희 곁에 있으니 도우려고만 하면 언제든지 도울 수가 있다. 그러나 나는 언제까지나 너희와 함께 있지는 않을 것이다.

막14:08 이 여자는 내 장례를 위하여 미리 내 몸에 향유를 부은 것이니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한 것이다.

막14:09 나는 분명히 말한다. 온 세상 어디든지 복음이 전해지는 곳마다 이 여자가 한 일도 알려져서 사람들이 기억하게 될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막14:10 그 때에 열 두 제자의 하나인 가리옷 사람 유다가 대사제들을 찾아 가서 예수를 넘겨 주겠다고 하였다.

막14:11 그들은 유다의 말을 듣고 기뻐하며 그에게 돈을 주겠다고 약속하였다. 그래서 유다는 예수를 넘겨 줄 기회만을 엿보고 있었다.

막14:12 무교절 첫 날에는 과월절 양을 잡는 관습이 있었는데 그 날 제자들이 예수께 "선생님께서 드실 과월절 음식을 저희가 어디 가서 차렸으면 좋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막14:13 예수께서는 제자 두 사람을 보내시며 "성 안에 들어 가면 물동이에 물을 길어 가는 사람을 만날 터이니 그를 따라 가거라.

막14:14 그리고 그 사람이 들어 가는 집의 주인에게 '우리 선생님이 제자들과 함께 과월절 음식을 나눌 방이 어디 있느냐고 하십니다' 하고 말하여라.

막14:15 그러면 그가 이미 자리가 다 마련된 큰 이층방을 보여 줄 터이니 거기에다 준비해 놓아라" 하고 말씀하셨다.

막14:16 제자들이 떠나 성안으로 들어 가 보니 과연 예수께서 말씀하신 대로였다. 그래서 거기에다 과월절 음식을 준비하였다.

막14:17 날이 저물자 예수께서 열 두 제자를 데리고 그 집으로 가셨다.

막14:18 그들이 자리에 앉아 음식을 나누고 있을 때에 예수께서 "나는 분명히 말한다. 너희 가운데 한 사람이 나를 배반할 터인데 그 사람도 지금 나와 함께 먹고 있다" 하고 말씀하셨다.

막14:19 이 말씀에 제자들은 근심하며 저마다 "저는 아니겠지요?" 하고 물었다.

막14:20 예수께서는 "그 사람은 너희 열 둘 중의 하나인데 지금 나와 한 그릇에 빵을 적시는 사람이다.

막14:21 사람의 아들은 성서에 기록된 대로 죽을 터이지만 사람의 아들을 배반한 그 사람은 참으로 불행하구나. 그는 차라리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더 좋을 뻔했다" 하고 말씀하셨다.

막14:22 그들이 음식을 먹고 있을 때에 예수께서 빵을 들어 축복하시고 제자들에게 떼어 나눠 주시며 "받아 먹어라. 이것은 내 몸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막14:23 그리고 잔을 들어 감사의 기도를 올리신 다음 제자들에게 건네시자 그들은 잔을 돌려 가며 마셨다.

막14:24 그 때에 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것은 나의 피다. 많은 사람을 위하여 내가 흘리는 계약의 피다.

막14:25 잘 들어 두어라. 하느님 나라에서 새 포도주를 마실 그 날까지 나는 결코 포도로 빚은 것은 마시지 않겠다."

막14:26 그들은 찬미의 노래를 부르고 올리브산으로 올라 갔다.

막14:27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내가 칼을 들어 목자를 치리니 양떼가 흩어지리라' 고 기록되어 있는 대로 너희는 모두 나를 버릴 것이다.

막14:28 그러나 나는 다시 살아나서 너희보다 먼저 갈릴래아로 갈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막14:29 그러자 베드로가 나서서 "비록 모든 사람이 주님을 버릴지라도 저는 주님을 버리지 않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막14:30 예수께서는 베드로에게 "내 말을 잘 들어라. 오늘 밤 닭이 두 번 울기 전에 너는 세 번이나 나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 하셨다.

막14:31 그러자 베드로는 더욱 힘주어 "주님과 함께 죽는 한이 있더라도 결코 주님을 모른다고는 하지 않겠습니다" 하고 장담하였다. 다른 제자들도 다 같은 말을 하였다.

막14:32 그들은 게쎄마니라는 곳에 이르렀다.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내가 기도하는 동안 여기 앉아 있어라" 하시고

막14:33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만을 따로 데리고 가셨다. 그리고 공포와 번민에 싸여서

막14:34 "내 마음이 괴로와 죽을 지경이니 너희는 여기 남아서 깨어 있어라" 하시고는

막14:35 조금 앞으로 나아가 땅에 엎드려 기도하셨다. 할 수만 있으면 수난의 시간을 겪지 않게 해 달라고 하시며

막14:36 "아버지, 나의 아버지! 아버지께서는 무엇이든 다 하실 수 있으시니 이 잔을 나에게서 거두어 주소서. 그러나 제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소서" 하고 말씀하셨다.

막14:37 이렇게 기도하시고 나서 제자들에게 돌아 와 보시니 그들은 자고 있었다. 그래서 베드로에게 "시몬아, 자고 있느냐? 단 한 시간도 깨어 있을 수 없단 말이냐?

막14:38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깨어 기도하라. 마음은 간절하나 몸이 말을 듣지 않는구나!" 하시고

막14:39 다시 가셔서 같은 말씀으로 기도하셨다.

막14:40 그리고 다시 돌아 와 보시니 그들은 여전히 자고 있었다. 그들은 너무나 졸려 눈을 뜨고 있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들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막14:41 예수께서는 세 번째 다녀 오셔서 "아직도 자고 있느냐? 아직도 쉬고 있느냐? 그만하면 넉넉하다. 자, 때가 왔다. 사람의 아들이 죄인들 손에 넘어 가게 되었다.

막14:42 일어나 가자. 나를 넘겨 줄 자가 가까이 와 있다" 하고 말씀하셨다.

막14:43 예수의 말씀이 채 끝나기도 전에 열 두 제자의 하나인 유다가 나타났다. 그와 함께 대사제들과 율법학자들과 원로들이 보낸 무리가 칼과 몽둥이를 들고 떼지어 왔다.

막14:44 그런데 배반자는 그들과 미리 암호를 짜고 "내가 입맞추는 사람이 바로 그 사람이니 붙잡아서 놓치지 말고 끌고 가라" 고 일러 두었던 것이다.

막14:45 그가 예수께 다가 와서 "선생님!" 하고 인사하면서 입을 맞추자

막14:46 무리가 달려들어 예수를 붙잡았다.

막14:47 그 때 예수와 함께 서 있던 사람 하나가 칼을 빼어 대사제의 종의 귀를 쳐서 잘라 버렸다.

막14:48 그것을 보시고 예수께서는 무리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칼과 몽둥이를 들고 잡으러 왔으니 내가 강도란 말이냐?

막14:49 너희는 내가 전에 날마다 성전에서 같이 있으면서 가르칠 때에는 나를 잡지 않았다. 그러나 오늘 이렇게 된 것은 성서의 말씀이 이루어지기 위한 것이다."

막14:50 그 때에 제자들은 예수를 버리고 모두 달아났다.

막14:51 몸에 고운 삼베만을 두른 젊은이가 예수를 따라 가다가 사람들에게 붙들리게 되었다.

막14:52 그러자 그는 삼베를 버리고 알몸으로 달아났다.

막14:53 그들이 예수를 대사제에게 끌고 갔는데 다른 대사제들과 원로들과 율법학자들도 모두 모여 들었다.

막14:54 베드로는 멀찍이 떨어져서 예수를 뒤따라 대사제의 관저 안뜰까지 들어 가서 경비원들 틈에 끼어 앉아 불을 쬐고 있었다.

막14:55 대사제들과 온 의회는 예수를 사형에 처할 만한 증거를 찾고 있었으나 하나도 얻지 못하였다.

막14:56 많은 사람이 거짓 증언을 하였지만 그들의 증언은 서로 일치하지 않았던 것이다.

막14:57 그러자 몇 사람이 일어서서 이렇게 거짓 증언을 했다.

막14:58 "우리는 이 사람이 '나는 사람의 손으로 지은 이 성전들 헐어 버리고 사람의 손으로 짓지 않은 새 성전을 사흘 안에 세우겠다' 하고 큰소리치는 것을 들은 일이 있습니다."

막14:59 그러나 이 증언을 하는 데도 그들의 말은 서로 일치하지 않았다.

막14:60 그 때에 대사제가 한가운데 나서서 예수께 "이 사람들이 그대에게 이토록 불리한 증언을 하는데 그대는 할 말이 없는가?" 하고 물었다.

막14:61 그러나 예수께서는 입을 다문 채 한 마디도 대답하지 않으셨다. 대사제는 다시 "그대가 과연 찬양을 받으실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인가?" 하고 물었다.

막14:62 예수께서는 "그렇다. 너희는 사람의 아들이 전능하신 분의 오른편에 앉아 있는 것과 하늘의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볼 것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막14:63 이 말을 듣고 대사제는 자기 옷을 찢으며 "이 이상 무슨 증거가 더 필요하겠소?

막14:64 여러분은 방금 이 모독하는 말을 듣지 않았습니까? 자, 어떻게 했으면 좋겠소?" 하고 묻자 사람들은 일제히 예수는 사형감이라고 단정하였다.

막14:65 어떤 자들은 예수께 침을 뱉으며 그의 얼굴을 가리고 주먹으로 치면서 "자, 누가 때렸는지 알아 맞추어 보아라" 하며 조롱하였다. 경비원들도 예수께 손찌검을 하였다.

막14:66 그 동안 베드로는 뜰 아래쪽에 있었는데 대사제의 여종 하나가 오더니

막14:67 베드로가 불을 쬐고 있는 것을 보고 그의 얼굴을 유심히 들여다 보며 "당신도 저 나자렛 사람 예수와 함께 다니던 사람이군요?" 하고 말하였다.

막14:68 그러나 베드로는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요? 나는 도무지 알 수가 없소" 하고 부인하였다. 그리고 베드로가 대문께로 나가자

막14:69 그 여종이 그를 보고 곁에 있던 사람들에게 다시 "저 사람은 예수와 한 패입니다" 하고 말하였다.

막14:70 그러나 베드로는 이 말을 또다시 부인하였다. 얼마 뒤에 옆에 서있던 사람들이 베드로에게 다시 "당신은 갈릴래아 사람이니 틀림없이 예수와 한 패일 거요" 하고 말하였다.

막14:71 이 말을 듣고 베드로는 거짓말이라면 천벌이라도 받겠다고 맹세하면서 "나는 당신들이 말하는 그 사람은 알지도 못하오" 하고 잡아떼었다.

막14:72 바로 그 때에 닭이 두 번째 울었다. 베드로는 예수께서 "닭이 두 번 울기 전에 네가 세 번이나 나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 하신 말씀이 머리에 떠올랐다. 그는 땅에 쓰러져 슬피 울었다.

막15:01 날이 밝자 곧 대사제들은 원로들과 율법학자들을 비롯하여 온 의회를 소집하고 의논한 끝에 예수를 결박하여 빌라도에게 끌고 가 넘기었다.

막15:02 빌라도는 예수께 "네가 유다인의 왕인가?" 하고 물었다. 예수께서는 "그것은 네 말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막15:03 대사제들이 여러 가지로 예수를 고발하자

막15:04 빌라도는 예수께 "보라. 사람들이 저렇게 여러 가지 죄목을 들어 고발하고 있는데 너는 할 말이 하나도 없느냐?" 하고 다시 물었다.

막15:05 그러나 예수께서는 빌라도가 이상하게 여길 정도로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으셨다.

막15:06 명절 때마다 총독은 사람들이 요구하는 죄수 하나를 놓아 주는 관례가 있었다.

막15:07 마침 그 때에 반란을 일으키다가 사람을 죽이고 감옥에 갇혀 있던 폭도들 가운데 바라빠라는 사람이 있었다.

막15:08 군중은 빌라도에게 몰려 가서 전례대로 죄수 하나를 놓아 달라고 요구하였다.

막15:09 빌라도가 그들에게 "유다인의 왕을 놓아 달라는 것이냐?" 하고 물었다.

막15:10 빌라도는 대사제들이 예수를 시기한 나머지 자기에게까지 끌고 왔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막15:11 빌라도의 말을 들은 대사제들은 군중을 선동하여 차라리 바라빠를 놓아 달라고 청하게 하였다.

막15:12 빌라도는 다시 군중에게 "그러면 너희가 유다인의 왕이라고 부르는 이 사람은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 하고 물었다.

막15:13 그러자 군중은 "십자가에 못박으시오!" 하고 소리질렀다.

막15:14 빌라도가 "도대체 이 사람의 잘못이 무엇이냐?" 하고 물었으나 사람들은 더 악을 써 가며 "십자가에 못박으시오!" 하고 외쳤다.

막15:15 그래서 빌라도는 군중을 만족시키려고 바라빠를 놓아 주고 예수를 채찍질하게 한 다음 십자가형에 처하라고 내어 주었다.

막15:16 병사들은 예수를 총독관저 뜰 안으로 끌고 들어 가서 전 부대원을 불러 들였다.

막15:17 그리고 예수께 자주색 옷을 입히고 가시관을 엮어 머리에 씌운 다음

막15:18 "유다인의 왕 만세!" 하고 외치면서 경례하였다.

막15:19 또 갈대로 예수의 머리를 치고 침을 뱉으며 무릎을 꿇고 경배하였다.

막15:20 이렇게 희롱한 뒤에 그 자주색 옷을 벗기고 예수의 옷을 도로 입혀서 십자가에 못박으러 끌고 나갔다.

막15:21 그 때 마침 알렉산더와 루포의 아버지 시몬이라는 키레네 사람이 시골에서 올라 오다가 그 곳을 지나 가게 되었는데 병사들은 그를 붙들어 억지로 예수의 십자가를 지고 가게 하였다.

막15:22 그들은 예수를 끌고 골고타라는 곳으로 갔다. 골고타는 해골산이라는 뜻이다.

막15:23 그들은 포도주에 몰약을 타서 예수께 주었으나 예수께서는 드시지 않았다.

막15:24 마침내 그들은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았다. 그리고 주사위를 던져 각자의 몫을 정하여 예수의 옷을 나누어 가졌다.

막15:25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은 때는 아침 아홉 시였다.

막15:26 예수의 죄목을 적은 명패에는 "유다인의 왕" 이라고 씌어 있었다.

막15:27 예수와 함께 강도 두 사람도 십자가형을 받았는데 하나는 그의 오른편에 다른 하나는 왼편에 달렸다.

막15:29 지나 가던 사람들이 머리를 흔들며 "하하, 너는 성전을 헐고 사흘 안에 다시 짓는다더니

막15:30 십자가에서 내려 와 네 목숨이나 건져 보아라" 하며 모욕하였다.

막15:31 같은 모양으로 대사제들과 율법학자들도 조롱하며 "남을 살리면서 자기는 살리지 못하는구나!

막15:32 어디 이스라엘의 왕 그리스도가 지금 십자가에서 내려 오나 보자. 그렇게만 한다면 우린들 안 믿을 수 있겠느냐?" 하고 서로 지껄였다.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 달린 자들까지도 예수를 모욕하였다.

막15:33 낮 열 두 시가 되자 온 땅이 어둠에 덮여 오후 세 시까지 계속되었다.

막15:34 세 시에 예수께서 큰 소리로 "엘로이, 엘로이, 레마 사박타니?" 하고 부르짖으셨다. 이 말씀은 "나의 하느님, 나의 하느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라는 뜻이다.

막15:35 거기에 서 있던 사람들 몇이 이 말을 듣고 "저것 봐! 이 사람이 엘리야를 부르는구나" 하였다.

막15:36 어떤 사람은 달려 오더니 해면을 신 포도주에 적시어 갈대 끝에 꽂아 예수의 입에 대면서 "어디 엘리야가 와서 그를 내려 주나 봅시다" 하고 말하였다.

막15:37 예수께서는 큰 소리를 지르시고 숨을 거두셨다.

막15:38 그 때 성전 휘장이 위에서 아래까지 두 폭으로 찢어졌다.

막15:39 예수를 지켜 보고 서 있던 백인대장이 예수께서 그렇게 소리를 지르고 숨을 거두시는 광경을 보고 "이 사람이야말로 정말 하느님의 아들이었구나!" 하고 말하였다.

막15:40 또 여자들도 먼 데서 이 광경을 지켜 보고 있었는데 그들 가운데에는 막달라 여자 마리아, 작은 야고보와 요셉의 어머니 마리아, 그리고 살로메가 있었다.

막15:41 그들은 예수께서 갈릴래아에 계실 때에 따라 다니며 예수께 시중들던 여자들이다. 그 밖에도 예수를 따라 예루살렘에 올라 온 여자들이 거기에 많이 있었다.

막15:42 날이 이미 저물었다. 그 날은 준비일, 곧 안식일 전날이었기 때문에

막15:43 아리마태아 사람 요셉이 용기를 내어 빌라도에게 가서 예수의 시체를 내어 달라고 청하였다. 그는 명망있는 의회 의원이었고 하느님 나라를 열심히 대망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막15:44 이 말을 듣고 빌라도는 예수가 벌써 죽었을까 하고 백인대장을 불러 그가 죽은 지 오래 되었는가 물어 보았다.

막15:45 그리고 백인대장에게서 예수가 분명히 죽었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는 시체를 요셉에게 내어 주었다.

막15:46 요셉은 시체를 내려다가 미리 사가지고 온 고운 베로 싸서 바위를 파서 만든 무덤에 모신 다음 큰 돌을 굴려 무덤 입구를 막아 놓았다.

막15:47 막달라 여자 마리아와 요셉의 어머니 마리아가 예수를 모신 곳을 지켜 보고 있었다.

막16:01 안식일이 지나자 막달라 여자 마리아와 야고보의 어머니 마리아와 살로메는 무덤에 가서 예수의 몸에 발라 드리려고 향료를 샀다.

막16:02 그리고 안식일 다음날 이른 아침 해가 뜨자 그들은 무덤으로 가면서

막16:03 "그 무덤 입구를 막은 돌을 굴려 내 줄 사람이 있을까요?" 하고 하고 말을 주고 받았다.

막16:04 가서 보니 그렇게도 커다란 돌이 이미 굴러져 있었다.

막16:05 그들이 무덤 안으로 들어 갔더니 왠 젊은이가 흰 옷을 입고 오른편에 앉아 있었다. 그들이 보고 질겁을 하자

막16:06 젊은이는 그들에게 "겁내지 말라. 너희는 십자가에 달리셨던 나자렛 사람 예수를 찾고 있지만 예수는 다시 살아 나셨고 여기에는 계시지 않다. 보라. 여기가 예수의 시체를 모셨던 곳이다.

막16:07 자, 가서 제자들과 베드로에게 예수께서는 전에 말씀하신 대로 그들보다 먼저 갈릴래아로 가실 것이니 거기서 그분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전하라" 하였다.

막16:08 여자들은 겁에 질려 덜덜 떨면서 무덤 밖으로 나와 도망쳐 버렸다. 그리고 너무도 무서워서 아무에게도 말을 못하였다.

막16:09 일요일 이른 아침, 예수께서는 부활하신 뒤 막달라 여자 마리아에게 처음으로 나타나셨는데 그는 예수께서 일찌기 일곱 마귀를 쫓아 내어 주셨던 여자였다.

막16:10 마리아는 예수를 따르던 사람들이 슬퍼하며 울고 있는 곳으로 찾아 가 이 소식을 전해 주었다.

막16:11 그러나 그들은 예수께서 살아 계시다는 것과 그 여자에게 나타나셨다는 말을 듣고도 믿으려 하지 않았다.

막16:12 그 뒤 제자들 가운데 두 사람이 시골로 가고 있을 때에 예수께서 다른 모습으로 그들에게 나타나셨다.

막16:13 그 두 사람도 돌아 와서 다른 제자들에게 이 소식을 전했으나 그들은 그 말도 믿지 않았다.

막16:14 그 뒤 열 한 제자가 음식을 먹고 있을 때에 예수께서 나타나셔서 마음이 완고하여 도무지 믿으려 하지 않는 그들을 꾸짖으셨다. 그들은 예수께서 살아 나신 것을 분명히 본 사람들의 말도 믿지 않았던 것이다.

막16:15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온 세상을 두루 다니며 모든 사람에게 이 복음을 선포하여라.

막16:16 믿고 세례를 받는 사람은 구원을 받겠지만 믿지 않는 사람은 단죄를 받을 것이다.

막16:17 믿는 사람에게는 기적이 따르게 될 것인데 내 이름으로 마귀도 쫓아 내고 여러 가지 기이한 언어로 말도 하고

막16:18 뱀을 쥐거나 독을 마셔도 아무런 해도 입지 않을 것이며 또 병자에게 손을 얹으면 병이 나을 것이다."

막16:19 주님이신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을 다 하시고 승천하셔서 하느님의 오른편에 앉으셨다.

막16:20 제자들은 사방으로 나가 이 복음을 전하였다. 그리고 주께서는 그들과 함께 일하셨으며 여러 가지 기적을 행하게 하심으로써 그들이 전한 말씀이 참되다는 것을 증명해 주셨다.

막16:21 그 여자들은 베드로와 그의 동료들에게 가서 그들이 들은 모든 것을 간추려서 이야기해 주었다.

막16:22 그 뒤 예수께서는 친히 제자들을 해가 뜨는 곳에서 해가 지는 곳까지 보내시어 영원한 구원을 선포하는 거룩한 불멸의 말씀을 전하게 하셨다. 아멘.

눅01:01 존경하는 데오필로님, 우리들 사이에서 일어난 그 일들을 글로 엮는 데 손을 댄 사람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눅01:02 그들이 쓴 것은 처음부터 직접 눈으로 보고 말씀을 전파한 사람들이 우리에게 전해 준 사실 그대로입니다.

눅01:03 저 역시 이 모든 일들을 처음부터 자세히 조사해 둔 바 있으므로 그것을 순서대로 정리하여 각하께 써 보내 드리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눅01:04 그러하오니 이 글을 보시고 이미 듣고 배우신 것들이 틀림없는 사실이라는 것을 알아 주시기 바랍니다.

눅01:05 헤로데가 유다의 왕이었을 때에 아비야 조에 속하는 사제 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 이름은 즈가리야였고 그의 아내는 사제 아론의 후예로서 이름은 엘리사벳이었다.

눅01:06 이 부부는 다 같이 주님의 모든 계명과 규율을 어김없이 지키며 하느님 앞에서 의롭게 살았다.

눅01:07 그런데 그들에게는 아이가 없었다. 엘리사벳은 원래 아기를 낳지 못하는 여자인데다가 이제는 내외가 다 나이가 많았다.

눅01:08 어느 날 즈가리야는 자기 조의 차례가 되어 하느님 앞에서 사제 직분을 이행하게 되었다.

눅01:09 사제들의 관례에 따라 주님의 성소에 들어 가 분향할 사람을 제비뽑아 정하였는데 즈가리야가 뽑혀 그 일을 맡게 되었다.

눅01:10 안에서 즈가리야가 분향하고 있는 동안 밖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눅01:11 그 때에 주님의 천사가 즈가리야에게 나타나 분향 제단 오른쪽에서 있었다.

눅01:12 이것을 본 즈가리야는 몹시 당황하여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눅01:13 그 때에 천사가 이렇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말라. 즈가리야, 하느님께서 네 간구를 들어 주셨다. 네 아내 엘리사벳이 아들을 낳을 터이니 아기의 이름을 요한이라 하여라.

눅01:14 너도 기뻐하고 즐거워할 터이지만, 많은 사람이 또한 그의 탄생을 기뻐할 것이다.

눅01:15 그는 주님 보시기에 훌륭한 인물이 되겠기 때문이다. 그는 포도주나 그 밖의 어떤 술도 마시지 않겠고 어머니 태중에서부터 성령을 가득히 받을 것이며

눅01:16 많은 이스라엘 백성을 그들의 주 하느님의 품으로 다시 데려 올 것이다.

눅01:17 그가 바로 엘리야의 정신과 능력을 가지고 주님보다 먼저 올 사람이다. 그는 아비와 자식을 화해시키고 거역하는 자들에게 올바른 생각을 하게 하여 주님을 맞아 들일 만한 백성이 되도록 준비할 것이다."

눅01:18 이 말을 들은 즈가리야가 "저는 늙은이입니다. 제 아내도 나이가 많습니다. 무엇을 보고 그런 일을 믿으라는 말씀입니까?" 하고 말하자

눅01:19 천사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나는 하느님을 모시는 시종 가브리엘이다. 이 기쁜 소식을 전하라는 분부를 받들고 너에게 와 일러 주었는데

눅01:20 때가 오면 이루어질 내 말을 믿지 않았으니 이 일이 이루어지는 날까지 너는 벙어리가 되어 말을 못하게 될 것이다."

눅01:21 그러는 동안 사람들은 즈가리야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가 성소 안에 오랫동안 머물고 있으므로 이상하게 여겼다.

눅01:22 드디어 그가 밖으로 나왔으나 말을 못하는 것을 보고 그들은 즈가리야가 성소에서 무슨 신비로운 것을 보았음을 알게 되었다. 벙어리가 된 즈가리야는 말을 못하고 손짓으로 시늉만 할 뿐이었다.

눅01:23 즈가리야는 사제 당번의 기간이 끝나서 집으로 돌아 왔다.

눅01:24 그 뒤에 그의 아내 엘리사벳은 아기를 가지게 되어 다섯 달 동안 들어 앉아 있으면서

눅01:25 "마침내 주님께서 나를 이렇게 도와 주셔서 나도 이제 사람들 앞에 부끄럽지 않게 되었구나" 하고 생각하였다.

눅01:26 엘리사벳이 아기를 가진 지 여섯 달이 되었을 때에 하느님께서는 천사 가브리엘을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이라는 동네로 보내시어

눅01:27 다윗 가문의 요셉이라는 사람과 약혼한 처녀를 찾아 가게 하셨다. 그 처녀의 이름은 마리아였다.

눅01:28 천사는 마리아의 집으로 들어 가 "은총을 가득히 받은 이여, 기뻐하여라. 주께서 너와 함께 계신다" 하고 인사하였다.

눅01:29 마리아는 몹시 당황하여 도대체 그 인사말이 무슨 뜻일까 하고 곰곰이 생각하였다.

눅01:30 그러자 천사는 다시 "두려워하지 말라. 마리아, 너는 하느님의 은총을 받았다.

눅01:31 이제 아기를 가져 아들을 낳을 터이니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눅01:32 그 아기는 위대한 분이 되어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의 아들이라 불릴 것이다. 주 하느님께서 그에게 조상 다윗의 왕위를 주시어

눅01:33 야곱의 후손을 영원히 다스리는 왕이 되겠고 그의 나라는 끝이 없을 것이다" 하고 일러 주었다.

눅01:34 이 말을 듣고 마리아가 "이 몸은 처녀입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하자

눅01:35 천사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성령이 너에게 내려 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감싸 주실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나실 그 거룩한 아기를 하느님의 아들이라 부르게 될 것이다.

눅01:36 네 친척 엘리사벳을 보아라. 아기를 낳지 못하는 여자라고들 하였지만, 그 늙은 나이에도 아기를 가진 지가 벌써 여섯 달이나 되었다.

눅01:37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은 안 되는 것이 없다."

눅01:38 이 말을 들은 마리아는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지금 말씀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천사는 마리아에게서 떠나 갔다.

눅01:39 며칠 뒤에 마리아는 길을 떠나 걸음을 서둘러 유다 산골에 있는 한 동네를 찾아 가서

눅01:40 즈가리야의 집에 들어 가 엘리사벳에게 문안을 드렸다.

눅01:41 엘리사벳이 마리아의 문안을 받았을 때에 그의 뱃속에 든 아기가 뛰놀았다. 엘리사벳은 성령을 가득히 받아

눅01:42 큰 소리로 외쳤다. "모든 여자들 가운데 가장 복되시며 태중의 아드님 또한 복되십니다.

눅01:43 주님의 어머니께서 나를 찾아 주시다니 어찌된 일입니까?

눅01:44 문안의 말씀이 내 귀를 울렸을 때에 내 태중의 아기도 기뻐하며 뛰놀았습니다.

눅01:45 주님께서 약속하신 말씀이 꼭 이루어지리라 믿으셨으니 정녕 복되십니다."

눅01:46 이 말을 듣고 마리아는 이렇게 노래를 불렀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양하며

눅01:47 내 구세주 하느님을 생각하는 기쁨에 이 마음 설레입니다.

눅01:48 주께서 여종의 비천한 신세를 돌보셨습니다. 이제부터는 온 백성이 나를 복되다 하리니

눅01:49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 일을 해 주신 덕분입니다. 주님은 거룩하신 분

눅01:50 주님을 두려워하는 이들에게는 대대로 자비를 베푸십니다.

눅01:51 주님은 전능하신 팔을 펼치시어 마음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습니다.

눅01:52 권세있는 자들을 그 자리에서 내치시고 보잘 것 없는 이들을 높이셨으며

눅01:53 배고픈 사람은 좋은 것으로 배불리시고 부요한 사람은 빈손으로 돌려 보내셨습니다.

눅01:54 주님은 약속하신 자비를 기억하시어 당신의 종 이스라엘을 도우셨습니다.

눅01:55 우리 조상들에게 약속하신 대로 그 자비를 아브라함과 그 후손에게 영원토록 베푸실 것입니다."

눅01:56 마리아는 엘리사벳의 집에서 석 달 가량 함께 지내고 자기 집으로 돌아 갔다.

눅01:57 엘리사벳은 달이 차서 아들을 낳았다.

눅01:58 이웃과 친척들은 주께서 엘리사벳에게 놀라운 자비를 베푸셨다는 소식을 듣고 엘리사벳과 함께 기뻐하였다.

눅01:59 아기가 태어난 지 여드레가 되던 날, 그들은 아기의 할례식에 왔다. 그리고 아버지의 이름을 따서 아기를 즈가리야라고 부르려하였다.

눅01:60 그러나 아기 어머니가 나서서 "안됩니다. 이 아이의 이름은 요한이라고 해야 합니다" 하였다.

눅01:61 사람들은 "당신 집안에는 그런 이름을 가진 사람이 없지 않습니까?" 하며

눅01:62 아기 아버지에게 아기의 이름을 무엇이라 하겠느냐고 손짓으로 물었다.

눅01:63 즈가리야는 작은 서판을 달라 하여 "아기 이름은 요한" 이라고 썼다. 이것을 보고 사람들은 모두 이상하게 생각하였다.

눅01:64 바로 그 순간에 즈가리야는 입이 열리고 혀가 풀려서 말을 하게 되어 하느님을 찬미하였다.

눅01:65 모든 이웃 사람들은 무서운 생각마저 들었다. 이 일은 유다 산골에 두루 퍼져 이야깃거리가 되었고

눅01:66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이것을 마음에 새기고 "이 아기가 장차 어떤 사람이 될까?" 하고 말하였다. 주님의 손길이 그 아기를 보살피고 계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눅01:67 아기 아버지 즈가리야는 성령을 가득히 받아 예언의 노래를 불렀다.

눅01:68 "찬미하여라, 이스라엘의 주 하느님을! 당신의 백성을 찾아 와 해방시키셨으며,

눅01:69 우리를 구원하실 능력있는 구세주를 당신의 종 다윗의 가문에서 일으키셨다.

눅01:70 예로부터 거룩한 예언자들의 입을 빌어 주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눅01:71 원수들의 손아귀에서 또 우리를 미워하시는 모든 사람들의 손에서 우리를 구해 주시려 하심이요,

눅01:72 우리 조상들에게 자비를 베푸시며 당신의 거룩한 계약을 기억하시고

눅01:73 우리 조상 아브라함에게 맹세하신 대로

눅01:74 우리를 원수들의 손아귀에서 구해 내시어

눅01:75 떳떳하게 주님을 섬기며 주님 앞에 한 평생을 거룩하고 올바르게 살게 하심이라.

눅01:76 아가야, 너는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의 예언자 되어 주님보다 앞서 와서 그의 길을 닦으며

눅01:77 죄를 용서받고 구원받는 길을 주의 백성들에게 알리게 되리니

눅01:78 이것은 우리 하느님의 지극한 자비의 덕분이라. 하늘 높은 곳에 구원의 태양을 뜨게 하시어

눅01:79 죽음의 그늘 밑 어둠 속에 사는 우리에게 빛을 비추어 주시고 우리의 발걸음을 평화의 길로 이끌어 주시리라."

눅01:80 아기는 날로 몸과 마음이 굳세게 자라났으며 이스라엘 백성들 앞에 나타날 때까지 광야에서 살았다.

눅02:01 그 무렵에 로마 황제 아우구스토가 온 천하에 호구 조사령을 내렸다.

눅02:02 이 첫번째 호구 조사를 하던 때 시리아에는 퀴리노라는 사람이 총독으로 있었다.

눅02:03 그래서 사람들은 등록을 하러 저마다 본고장을 찾아 길을 떠나게되었다.

눅02:04 요셉도 갈릴래아 지방의 나자렛 동네를 떠나 유다 지방에 있는 베들레헴이라는 곳으로 갔다. 베들레헴은 다윗왕이 난 고을이며 요셉은 다윗의 후손이었기 때문이다.

눅02:05 요셉은 자기와 약혼한 마리아와 함께 등록하러 갔는데 그 때 마리아는 임신 중이었다.

눅02:06 그들이 베들레헴에 가 머물러 있는 동안 마리아는 달이 차서

눅02:07 드디어 첫아들을 낳았다. 여관에는 그들이 머무를 방이 없었기 때문에 아기는 포대기에 싸서 말구유에 눕혔다.

눅02:08 그 근방 들에는 목자들이 밤을 새워가며 양떼를 지키고 있었다.

눅02:09 그런데 주님의 영광의 빛이 그들에게 두루 비치면서 주님의 천사가 나타났다. 목자들이 겁에 질려 떠는 것을 보고

눅02:10 천사는 "두려워하지 말라. 나는 너희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러 왔다. 모든 백성들에게 큰 기쁨이 될 소식이다.

눅02:11 오늘 밤 너희의 구세주께서 다윗의 고을에 나셨다. 그분은 바로 주님이신 그리스도이시다.

눅02:12 너희는 한 갓난 아이가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누워 있는 것을 보게 될 터인데 그것이 바로 그분을 알아 보는 표이다" 하고 말하였다.

눅02:13 이 때에 갑자기 수많은 하늘의 군대가 나타나 그 천사와 함께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눅02:14 "하늘 높은 곳에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가 사랑하시는 사람들에게 평화!"

눅02:15 천사들이 목자들을 떠나 하늘로 돌아 간 뒤에 목자들은 서로 "어서 베들레헴으로 가서 주님께서 우리에게 알려 주신 그 사실을 보자" 하면서

눅02:16 곧 달려 가 보았더니 마리아와 요셉이 있었고 과연 그 아기는 구유에 누워 있었다.

눅02:17 아기를 본 목자들이 사람들에게 아기에 관하여 들은 말을 이야기하였더니

눅02:18 목자들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그 일을 신기하게 생각하였다.

눅02:19 마리아는 이 모든 일을 마음 속 깊이 새겨 오래 간직하였다.

눅02:20 목자들은 자기들이 듣고 보고 한 것이 천사들에게 들은 바와 같았기 때문에 하느님의 영광을 찬양하며 돌아 갔다.

눅02:21 여드레째 되는 날은 아기에게 할례를 베푸는 날이었다. 그 날이 되자 아기가 잉태되기 전에 천사가 일러 준 대로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였다.

눅02:22 그리고 모세가 정한 법대로 정결 예식을 치르는 날이 되자 부모는 아기를 데리고 예루살렘으로 올라 갔다.

눅02:23 그것은 "누구든지 첫아들을 주님께 바쳐야 한다" 는 주님의 율법에 따라 아기를 주님께 봉헌하려는 것이었고

눅02:24 또 주님의 율법대로 산비둘기 한 쌍이나 집비둘기 새끼 두 마리를 정결례의 제물로 바치려는 것이었다.

눅02:25 그런데 예루살렘에는 시므온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이 사람은 의롭고 경건하게 살면서 이스라엘의 구원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에게는 성령이 머물러 계셨는데

눅02:26 성령은 그에게 주님께서 약속하신 그리스도를 죽기 전에 꼭 보게 되리라고 알려 주셨던 것이다.

눅02:27 마침내 시므온이 성령의 인도를 받아 성전에 들어 갔더니 마침 예수의 보모가 첫아들에 대한 율법의 규정을 지키려고 어린 아기예수를 성전에 데리고 왔다.

눅02:28 그래서 시므온은 그 아기를 두 팔에 받아 안고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눅02:29 "주여, 이제는 말씀하신 대로 이 종은 평안히 눈감게 되었습니다.

눅02:30 주님의 구원을 제 눈으로 보았습니다.

눅02:31 만민에게 베푸신 구원을 보았습니다.

눅02:32 그 구원은 이방인들에게는 주의 길을 밝히는 빛이 되고 주의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이 됩니다."

눅02:33 아기의 부모는 아기를 두고 하는 이 말을 듣고 감격하였다.

눅02:34 시므온은 그들을 축복하고 나서 아기 어머니 마리아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이 아기는 많은 사람들의 반대를 받는 표적이 되어

눅02:35 당신의 마음은 예리한 칼에 찔리듯 아플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반대자들의 숨은 생각을 드러나게 할 것입니다."

눅02:36 또한 파누엘의 딸로서 아셀 지파의 혈통을 이어받은 안나라는 나이 많은 여자 예언자가 있었다. 그는 결혼하여 남편과 일곱 해를 같이 살다가

눅02:37 과부가 되어 여든 네 살이 되도록 성전을 떠나지 않고 밤낮없이 단식과 기도로써 하느님을 섬겨 왔다.

눅02:38 이 여자는 예식이 진행되고 있을 때에 바로 그 자리에 왔다가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고 예루살렘이 구원될 날을 기다리던 모든 사람에게 이 아기의 이야기를 하였다.

눅02:39 아기의 부모는 주님의 율법을 따라 모든 일을 다 마치고 자기 고향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으로 돌아 갔다.

눅02:40 아기는 날로 튼튼하게 자라면서 지혜가 풍부해지고 하느님의 은총을 받고 있었다.

눅02:41 해마다 과월절이 되면 예수의 부모는 명절을 지내러 예루살렘으로 가곤 하였는데

눅02:42 예수가 열 두 살이 되던 해에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예루살렘으로 올라 갔다.

눅02:43 그런데 명절의 기간이 다 끝나 집으로 돌아 올 때에 어린 예수는 예루살렘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런 줄도 모르고 그의 부모는

눅02:44 아들이 일행 중에 끼어 있으려니 하고 하룻길을 갔다. 그제야 생각이 나서 친척들과 친지들 가운데서 찾아 보았으나

눅02:45 보이지 않으므로 줄곧 찾아 헤매면서 예루살렘까지 되돌아 갔다.

눅02:46 사흘 만에 성전에서 그를 찾아 냈는데 거기서 예수는 학자들과 한 자리에 앉아 그들의 말을 듣기도 하고 그들에게 묻기도 하는 중이었다.

눅02:47 그리고 듣고 있던 사람들은 모두 그의 지능과 대답하는 품에 경탄하고 있었다.

눅02:48 그의 부모는 그를 보고 깜짝 놀랐다. 어머니는 예수를 보고 "예야, 왜 이렇게 우리를 애태우느냐? 너를 찾느라고 아버지와 내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모른다" 고 말하였다.

눅02:49 그러자 예수는 "왜, 나를 찾으셨습니까? 나는 내 아버지의 집에 있어야 할 줄을 모르셨습니까?" 하고 대답하였다.

눅02:50 그러나 부모는 아들이 한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 듣지 못하였다.

눅02:51 예수는 부모를 따라 나자렛으로 돌아 와 부모에게 순종하며 살았다. 그 어머니는 이 모든 일을 마음 속에 간직하였다.

눅02:52 예수는 몸과 지혜가 날로 자라면서 하느님과 사람의 총애를 더욱 많이 받게 되었다.

눅03:01 로마 황제 티베리오가 다스린 지 십오 년째 되던 해에 본티오 빌라도가 유다 총독으로 있었다. 그리고 갈릴래아 지방의 영주는 헤로데였고 이두래아와 트라코니티스 지방의 영주는 헤로데의 동생 필립보였으며 아빌레네 지방의 영주는 리사니아였다.

눅03:02 그리고 당시의 대사제는 안나스와 가야파였다. 바로 그 무렵에 즈가리야의 아들 요한은 광야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들었다.

눅03:03 그리고는 요르단강 부근의 모든 지방을 두루 다니며 "회개하고 세례를 받아라. 그러면 죄를 용서받을 것이다" 하고 선포하였다.

눅03:04 이것은 예언자 이사야의 책에 기록된 말씀대로였다.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 '너희는 주의 길을 닦고 그의 길을 고르게 하여라.

눅03:05 모든 골짜기는 메워지고 높은 산과 작은 언덕은 눕혀져 굽은 길이 곧아지며 험한 길이 고르게 되는 날

눅03:06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

눅03:07 요한은 자기에게 세례를 받으러 나오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이 독사의 족속들아, 닥쳐 올 징벌을 피하라고 누가 일러 주더냐?

눅03:08 너희는 회개했다는 증거를 행실로 보여라. 그리고 '아브라함이 우리의 조상이다' 하는 말은 아예 하지도 말라. 사실 하느님은 이 돌들로도 아브라함의 자녀를 만드실 수 있다.

눅03:09 도끼가 이미 나무 뿌리에 닿았으니 좋은 열매를 맺지 않는 나무는 다 찍혀 불 속에 던져질 것이다."

눅03:10 군중은 요한에게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눅03:11 요한은 "속옷 두 벌을 가진 사람은 한 벌을 없는 사람에게 주고 먹을 것이 있는 사람도 이와 같이 남과 나누어 먹어야 한다" 하고 대답하였다.

눅03:12 세리들도 와서 세례를 받고 "선생님, 우리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눅03:13 요한은 "정한 대로만 받고 그 이상은 받아 내지 말라" 하였다.

눅03:14 군인들도 "저희도 또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하고 물었다. 요한은 "협박하거나 속임수를 써서 남의 물건을 착취하지 말고 자기가 받는 봉급으로 만족하여라" 하고 일러 주었다.

눅03:15 백성들은 그리스도를 기다리고 있던 터였으므로 요한을 보고 모두들 속으로 그가 혹시 그리스도가 아닐까 하고 생각하였다.

눅03:16 그러나 요한은 모든 사람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너희에게 물로 세례를 베풀지만 이제 멀지 않아 성령과 불로 세례를 베푸실 분이 오신다. 그분은 나보다 더 훌륭한 분이어서 나는 그분의 신발끈을 풀어 드릴 자격조차 없다.

눅03:17 그분은 손에 키를 들고 타작마당의 곡식을 깨끗이 가려 알곡은 모아 곳간에 들이고 쭉정이는 꺼지지 않는 불에 태우실 것이다."

눅03:18 그 밖에도 요한은 사람들에게 여러 가지로 권하면서 복음을 선포하였다.

눅03:19 그런데 영주 헤로데는 자기 동생의 아내 헤로디아를 처로 맞아 들인 일과 그 밖의 온갖 잘못을 들어 자기를 책망했다고 하여

눅03:20 요한을 감옥에 가두었다. 이리하여 헤로데는 악한 일 한 가지를 더하게 되었다.

눅03:21 사람들이 모두 세례를 받고 있을 때 예수께서도 세례를 받으시고 기도를 하고 계셨는데 홀연히 하늘이 열리며

눅03:22 성령이 비둘기 형상으로 그에게 내려 오셨다. 그리고 하늘에서는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하는 소리가 들려 왔다.

눅03:23 예수께서는 서른 살 가량 되어 전도하기 시작하셨는데 사람들이 알기에는 그는 요셉의 아들이요, 요셉은 엘리의 아들이며,

눅03:24 그 위로 거슬러 올라 가면 마땃, 레위, 멜기, 얀나이, 요셉,

눅03:25 마따디아, 아모스, 나훔, 에슬리, 나깨,

눅03:26 마핫, 마따니아, 시므이, 요섹, 요다,

눅03:27 요하난, 레사, 즈루빠벨, 스알디엘, 네리,

눅03:28 멜기, 아띠, 고삼, 엘마담, 에르,

눅03:29 여호수아, 엘리에젤, 요림, 마땃, 레위,

눅03:30 시므온, 유다, 요셉, 요남, 엘리아킴,

눅03:31 멜레아, 멘나, 마따다, 나단, 다윗,

눅03:32 이새, 오벳, 보아즈, 살몬, 나흐손,

눅03:33 암미나답, 아드민, 아르니, 헤스론, 베레스, 유다,

눅03:34 야곱, 이사악, 아브라함, 데라, 나홀,

눅03:35 스룩, 르우, 벨렉, 에벨, 셀라,

눅03:36 케난, 아르박삿, 셈, 노아, 라멕,

눅03:37 므두셀라, 에녹, 야렛, 마할랄렐, 케난,

눅03:38 에노스, 셋, 아담, 그리고 마침내 하느님께 이른다.

눅04:01 예수께서는 요르단강에서 성령을 가득히 받고 돌아 오신 뒤 성령의 인도로 광야에 가셔서

눅04:02 사십 일 동안 악마에게 유혹을 받으셨다. 그 동안 아무것도 잡수시지 않아서 사십 일이 지났을 때에는 몹시 허기지셨다.

눅04:03 그 때에 악마가 예수께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거든 이 돌더러 빵이 되라고 하여 보시오" 하고 꾀었다.

눅04:04 예수께서는 "'사람이 빵으로만 살 것이 아니라' 고 성서에 기록되어 있다" 하고 대답하셨다.

눅04:05 그러자 악마는 예수를 높은 곳으로 데리고 가서 잠깐 사이에 세상의 모든 왕국을 보여 주며

눅04:06 다시 말하였다. "저 모든 권세와 영광을 당신에게 줄 수 있소.

눅04:07 만일 당신이 내 앞에 엎드려 절만 하면 모두가 당신의 것이 될 것이요."

눅04:08 예수께서는 악마에게 "'주님이신 너의 하느님을 예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 고 성서에 기록되어 있다" 하고 대답하셨다.

눅04:09 다시 악마는 예수를 예루살렘으로 데리고 가서 성전 꼭대기에 세우고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거든 여기에서 뛰어 내려 보시오.

눅04:10 성서에 '하느님이 당신의 천사들을 시켜 너를 받들게 하시리라' 고 기록되어 있지 않소?" 하고 말하였다.

눅04:11 또 '너의 발이 돌에 부딪히지 않게 손으로 너를 받들게 하시리라' 고 기록되어 있지 않소?" 하고 말하였다.

눅04:12 예수께서는 "'주님이신 너희 하느님을 떠보지 말라' 는 말씀이 성서에 있다" 하고 대답하셨다.

눅04:13 악마는 이렇게 여러 가지로 유혹해 본 끝에 다음 기회를 노리면서 예수를 떠나 갔다.

눅04:14 예수께서는 성령의 능력을 가득히 받고 갈릴래아로 돌아 가셨다. 예수의 소문은 그 곳 모든 지방에 두루 퍼졌다.

눅04:15 예수께서는 여러 회당에서 가르치시며 모든 사람에게 칭찬을 받으셨다.

눅04:16 예수께서는 자기가 자라난 나자렛에 가셔서 안식일이 되자 늘 하시던 대로 회당에 들어 가셨다. 그리고 성서를 읽으시려고 일어서서

눅04:17 이사야 예언서의 두루마리를 받아 들고 이러한 말씀이 적혀 있는 대목을 펴서 읽으셨다.

눅04:18 "주님의 성령이 나에게 내리셨다. 주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으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셨다. 주께서 나를 보내시어 묶인 사람들에게는 해방을 알려 주고 눈먼 사람들은 보게 하고, 억눌린 사람들에게는 자유를 주며

눅04:19 주님의 은총의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

눅04:20 예수께서 두루마리를 말아서 시중들던 사람들에게 되돌려 주고 자리에 앉으시자 회당에 모였던 사람들의 눈이 모두 예수에게 쏠렸다.

눅04:21 예수께서는 "이 성서의 말씀이 오늘 너희가 들은 이 자리에서 이루어졌다" 하고 말씀하셨다.

눅04:22 사람들은 모두 예수를 칭찬하였고 그가 하시는 은총의 말씀에 탄복하며 "저 사람은 요셉의 아들이 아닌가?" 하고 수군거렸다.

눅04:23 예수께서는 "너희는 필경 '의사여, 네 병이나 고쳐라' 는 속담을 들어 나더러 가파르나움에서 했다는 일을 네 고장인 여기에서도 해 보라고 하고 싶을 것이다" 하시고는

눅04:24 또 이렇게 말씀하셨다. "사실 어떤 예언자도 자기 고향에서는 환영을 받지 못한다.

눅04:25 잘 들어라. 엘리야 시대에 삼 년 반 동안이나 하늘이 닫혀 비가 내리지 않고 온 나라에 심한 기근이 들었을 때 이스라엘에는 과부가 많았지만

눅04:26 하느님께서는 엘리야를 그들 가운데 아무에게도 보내시지 않고 다만 시돈 지방 사렙다 마을에 사는 어떤 과부에게만 보내 주셨다.

눅04:27 또 예언자 엘리사 시대에 이스라엘에는 많은 나병 환자가 살고 있었지만 그들은 단 한 사람도 고쳐 주시지 않고 시리아 사람인 나아만 만을 깨끗하게 고쳐 주셨다."

눅04:28 회당에 모였던 사람들은 이 말씀을 듣고는 모두 화가 나서

눅04:29 들고 일어나 예수를 산 벼랑까지 끌고 가서 밀어 떨어뜨리려 하였다.

눅04:30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들의 한가운데를 지나서 자기의 갈 길을 가셨다.

눅04:31 그 뒤 예수께서는 갈릴래아의 마을 가파르나움으로 내려 가셨다. 거기에서도 안식일에 사람들을 가르치셨는데

눅04:32 그 말씀에 권위가 있었기 때문에 듣는 사람마다 그 가르치심에 경탄하여 마지 않았다.

눅04:33 때마침 그 회당에 더러운 마귀가 들린 한 사람이 와 있다가 큰 소리로

눅04:34 "나자렛 예수님, 왜 우리를 간섭하시려는 것입니까? 우리를 없애려고 오셨습니까? 나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하느님께서 보내신 거룩한 분이십니다" 하고 외쳤다.

눅04:35 예수께서는 "입을 다물고 이 사람에게서 썩 나가거라" 하고 꾸짖으셨다. 그러자 마귀는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그 사람을 쓰러뜨리고 떠나 갔다. 그러나 그 사람은 아무런 상처도 입지 않았다.

눅04:36 이것을 본 사람들은 모두 놀라며 "정말 그 말씀은 신기하구나! 권위와 능력을 가지고 명령하시니 더러운 귀신들이 다 물러 가지 않는가!" 하면서 서로 수군거렸다.

눅04:37 예수의 이야기가 그 지방 방방곡곡에 퍼져 나갔다.

눅04:38 예수께서는 회당을 떠나 시몬의 집으로 가셨다. 그 때 시몬의 장모가 마침 심한 열병으로 앓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그 부인을 고쳐 달라고 간청하였다.

눅04:39 예수께서 그 부인 곁에 서서 열이 떨어지라고 명령하시자 부인은 열이 내려 곧 일어나서 사람들을 시중들었다.

눅04:40 해질 무렵에 이집 저집에서 온갖 병자들을 다 예수께 데려 왔다. 예수께서는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손을 얹어 모두 고쳐 주셨다.

눅04:41 악마들도 여러 사람에게서 떠나 가며 "당신은 하느님의 아들이십니다!" 하고 외쳤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들을 꾸짖으시며 아무 말도 하지 못하게 하셨다. 악마들은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눅04:42 날이 밝자 예수께서는 그 곳을 떠나 한적한 곳으로 가셨다. 그런데 사람들이 예수를 찾아 돌아 다니다가 예수를 만나자 자기들을 떠나지 말아 달라고 붙들었다.

눅04:43 그러나 예수께서는 "나는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다른 고을에도 전해야 한다. 하느님께서는 이 일을 하도록 나를 보내셨다" 하고 말씀하셨다.

눅04:44 그 뒤 예수께서는 유다의 여러 회당을 다니시며 복음을 전하셨다.

눅05:01 하루는 많은 사람들이 겐네사렛 호숫가에 서 계시는 예수를 에워싸고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있었다.

눅05:02 그 때 예수께서는 호숫가에 대어 둔 배 두 척을 보셨다. 어부들은 배에서 나와 그물을 씻고 있었다.

눅05:03 그 중 하나는 시몬의 배였는데 예수께서는 그 배에 올라 시몬에게 배를 땅에서 조금 떼어 놓게 하신 다음 배에 앉아 군중을 가르치셨다.

눅05:04 예수께서는 말씀을 마치시고 시몬에게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쳐 고기를 잡아라" 하셨다.

눅05:05 시몬은 "선생님,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못 잡았습니다. 그러나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니 그물을 치겠습니다" 하고 대답한 뒤

눅05:06 그대로 하였더니 과연 엄청나게 많은 고기가 걸려 들어 그물이 찢어질 지경이 되었다.

눅05:07 그들은 다른 배에 있는 동료들에게 손짓하여 와서 도와 달라고 하였다. 동료들이 와서 같이 고기를 끌어 올려 배가 가라앉을 정도로 두 배에 가득히 채웠다.

눅05:08 이것을 본 시몬 베드로는 예수의 발 앞에 엎드려 "주님, 저는 죄인입니다.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눅05:09 베드로는 너무나 많은 고기가 잡힌 것을 보고 겁을 집어 먹었던 것이다. 그는 동료들과

눅05:10 제베대오의 두 아들 야고보와 요한도 똑같이 놀랐는데 그들은 다 시몬에게 "두려워하지 말라. 너는 이제부터 사람들을 낚을 것이다" 하고 말씀하시자

눅05:11 그들은 배를 끌어다 호숫가에 대어 놓은 다음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를 따라 갔다.

눅05:12 예수께서 어느 동네에 계실 때에 온 몸이 나병으로 문드러진 사람 하나가 나타났다. 그는 예수를 보자 땅에 엎드려 간청하며 "주님, 주님께서는 하시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이 고쳐 주실 수 있으십니다" 하고 말씀드렸다.

눅05:13 예수께서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시며 "그렇게 해 주마. 깨끗하게되어라" 하시자 곧 그의 나병이 깨끗이 나았다.

눅05:14 예수께서는 "아무에게도 이 일을 말하지 말고 다만 사제에게 가서 몸을 보이고 모세가 명한 대로 예물을 드려 네 몸이 깨끗해진 것을 사람들에게 증명하여라" 하고 이르셨다.

눅05:15 그러나 예수의 소문은 더욱 더 널리 퍼져서 예수의 말씀을 듣거나 병을 고치려고 사람들이 사방에서 떼지어 왔다.

눅05:16 그러나 예수께서는 때때로 한적한 곳으로 물러 거셔서 기도를 드리셨다.

눅05:17 하루는 예수께서 가르치고 계셨는데 거기에 갈릴래아와 유다의 여러 마을과 예루살렘에서 온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이 앉아 있었다. 예수께서는 하느님의 능력으로 병자들을 고쳐 주기도 하셨는데

눅05:18 그 때 사람들이 중풍들린 사람을 침상에 눕혀 가지고 와서 예수 앞에 데리고 가려 하였으나

눅05:19 사람들이 많아서 병자를 안으로 데리고 들어 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지붕으로 올라 가 기와를 벗겨 구명을 내고 병자를 요에 눕힌 채 사람들에게 둘러 싸여 있는 예수 앞에 내려보냈다.

눅05:20 예수께서는 그들의 믿음을 보시고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하고 말씀하셨다.

눅05:21 이 말을 들은 율법학자와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저 사람이 누구인데 저런 말을 하여 하느님을 모독하는가? 하느님 말고 누가 죄를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 하고 수군거리기 시작하였다.

눅05:22 예수께서는 그들의 생각을 알아 채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찌하여 너희는 그런 생각을 품고 있느냐?

눅05:23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하는 것과 '일어나 걸어 가라' 하는 것과 어느 편이 더 쉽겠느냐?

눅05:24 이제 땅에서 죄를 용서하는 권한이 사람의 아들에게 있다는 것을 보여 주겠다." 그리고 나서 중풍병자에게 "내가 말하는 대로 하여라. 일어나 요를 걷어 들고 집으로 돌아 가라" 하셨다.

눅05:25 그러자 병자는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벌떡 일어나 깔고 누웠던 요를 걷어 들고 하느님을 찬양하며 집으로 돌아 갔다.

눅05:26 사람들은 모두 놀라 하느님을 찬양하면서도 마음은 두려움에 싸여 "우리는 오늘 참으로 신기한 일을 보았다" 하고 말하였다.

눅05:27 이 일이 있은 뒤 예수께서 그 곳을 떠나 길을 가시다가 레위라는 세리가 세관에 앉아있는 것을 보시고 "나를 따라 오너라" 하셨다.

눅05:28 그러자 그는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를 따라 나섰다.

눅05:29 레위는 자기 집에서 큰 잔치를 베풀고 예수를 모셨는데 그 자리에는 많은 세리들과 그 밖에 여러 사람이 함께 앉아 있었다.

눅05:30 이것을 본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그들의 율법학자들은 못마땅하게 생각하여 예수의 제자들에게 "어찌하여 당신들은 세리와 죄인들과 어울려 먹고 마시는 것입니까?" 하고 트집을 잡았다.

눅05:31 예수께서 이 말을 들으시고 이렇게 대답하셨다. "건강한 사람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자에게는 필요하다.

눅05:32 나는 의인을 불러 회개시키러 온 것이 아니라 죄인들을 불러 회개시키러 왔다."

눅05:33 이 말씀을 듣고 그들이 "요한의 제자들은 물론이요 바리사이파 사람들의 제자들까지도 자주 단식하며 기도하는데 어찌하여 당신의 제자들은 먹고 마시기만 합니까?" 하며 따지자

눅05:34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너희는 잔칫집에 온 신랑의 친구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도 그들을 단식하게 알 수 있겠느냐?

눅05:35 이제 때가 오면 신랑을 빼앗길 것이니 그 때에는 그들도 단식을 할 것이다."

눅05:36 그리고 예수께서는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다. "새 옷에서 조각을 찢어 내어 헌 옷을 깁는 사람은 없다. 그렇게 하면 새 옷을 못쓰게 만들뿐만 아니라 새 옷 조각이 헌 옷에 어울리지도 않을 것이다.

눅05:37 그리고 새 술을 헌 가죽부대에 담는 사람도 없다. 그렇게 하면 새 포도주가 부대를 터뜨릴 것이니 포도주는 쏟아지고 부대는 못쓰게 된다.

눅05:38 그러므로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넣어야 한다.

눅05:39 또 묵은 포도주를 마셔 본 사람은 '묵은 것이 더 좋다' 고 하면서 새것을 마시려 하지 않는다."

눅06:01 어는 안식일에 예수께서 밀밭 사이를 지나 가시게 되었다. 그 때에 제자들이 밀이삭을 잘라서 손으로 비벼 먹었다.

눅06:02 이것을 본 바리사이파 사람 몇몇이 "당신들은 왜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될 일을 하는 것입니까?" 하고 말하였다.

눅06:03 예수께서는 이렇게 물으셨다. "너희는 다윗의 일행이 굶주렸을 때에 다윗이 한 일을 읽어 보지 못하였느냐?

눅06:04 다윗은 하느님의 집에 들어 가 사제들밖에 먹을 수 없는 제단의 빵을 먹고 함께 있던 사람들에게도 주지 않았느냐?"

눅06:05 그리고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사람의 아들이 바로 안식일의 주인이다."

눅06:06 또 다른 안식일에 예수께서 회당에 들어 가 가르치고 계셨는데 거기에 마침 오른손 오그라든 사람이 있었다.

눅06:07 한편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예수께서 안식일에 병을 고쳐 주시기만 하면 그를 고발하려고 지켜 보고 있었다.

눅06:08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들의 속셈을 아시고 손이 오그라든 사람에게 "일어나 가운데로 나와 서라" 하셨다. 그가 일어나 가운데로 나서자

눅06:09 예수께서 그들에게 "너희에게 한 가지 물어 보겠다. 율법에 어떻게 하라고 하였느냐? 안식일에 착한 일을 하라고 하였느냐? 악한 일을 하라고 하였느냐? 사람을 살리라고 하였느냐? 죽이라고 하였느냐?"

눅06:10 이렇게 물으시며 그들을 모두 둘러 보시고 나서 손이 오그라든 사람에게 "손을 펴라" 하셨다. 그가 손을 펴자 그 손이 이전처럼 성하게 되었다.

눅06:11 그들은 잔뜩 화가 나서 예수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고 서로 의논하였다.

눅06:12 그 무렵에 예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산에 들어 가 밤을 세우시며 하느님께 기도하셨다.

눅06:13 날이 밝자 예수께서 제자들을 불러 그 중에서 열 둘을 뽑아 사도로 삼으셨다.

눅06:14 열 두 사도는 베드로라는 이름을 주신 시몬과 그의 동생 안드레아, 야고보와 요한, 필립보와 바르톨로메오,

눅06:15 마태오와 토마,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와 혁명당원 시몬,

눅06:16 야고보의 아들 유다, 그리고 후에 배반자가 된 가리옷 사람 유다이다.

눅06:17 예수께서 그들과 함께 산에서 내려 와 평지에 이르러 보니 거기에 많은 제자들과 함께 유다 각 지방과 예루살렘과 해안 지방인 띠로와 시돈에서 온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었다.

눅06:18 그들은 예수의 말씀도 듣고 병도 고치려고 온 사람들이었다. 그 중에는 더러운 악령에 걸려 고생하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예수께서는 그들도 고쳐 주셨다.

눅06:19 이렇게 예수에게서 기적의 힘이 나와 누구든지 다 낫는 것을 보고는 모든 사람이 저마다 예수를 만지려고 하였다.

눅06:20 그 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을 바라보시며 말씀하셨다. "가난한 사람들아, 너희는 행복하다. 하느님 나라가 너희의 것이다.

눅06:21 지금 굶주린 사람들아, 너희는 행복하다. 너희가 웃게 될 것이다. 지금 우는 사람들아, 너희는 행복하다. 너희가 웃게 될 것이다.

눅06:22 사람의 아들 때문에 사람들에게 미움을 사고 내어 쫓기고 욕을 먹고 누명을 쓰면 너희는 행복하다.

눅06:23 그럴 때에 너희는 기뻐하고 즐거워하라. 하늘에서 너희가 받을 상이 클 것이다. 그들의 조상들도 예언자들을 그렇게 대하였다.

눅06:24 그러나 부요한 사람들아, 너희는 불행하다. 너희는 이미 받을 위로를 다 받았다.

눅06:25 지금 배불리 먹고 지내는 사람들아, 너희는 불행하다. 너희가 굶주릴 날이 올 것이다. 지금 웃고 지내는 사람들아, 너희는 불행하다. 너희가 슬퍼하며 울 날이 올 것이다.

눅06:26 모든 사람에게 칭찬을 받는 사람들아, 너희는 불행하다. 그들의 조상들도 거짓 예언자들을 그렇게 대하였다."

눅06:27 "그러나 이제 내 말을 듣는 사람들아, 잘 들어라.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너희를 미워하는 사람들에게 잘해 주고

눅06:28 너희를 저주하는 사람들을 축복해 주어라. 그리고 너희를 학대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해 주어라.

눅06:29 누가 뺨을 치거든 다른 뺨마저 돌려 대 주고 누가 겉옷을 빼앗거든 속옷마저 내어 주어라.

눅06:30 달라는 사람에게는 주고 빼앗는 사람에게는 되받으려고 하지 말라.

눅06:31 너희는 남에게서 바라는 대로 남에게 해 주어라.

눅06:32 너희가 만일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만 사랑한다면 칭찬받을 것이 무엇이겠느냐? 죄인들도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한다.

눅06:33 너희가 만일 자기한테 잘해 주는 사람에게만 잘해 준다면 칭찬받을 것이 무엇이겠느냐? 죄인들도 그만큼은 한다.

눅06:34 너희가 만일 되받을 가망이 있는 사람에게만 꾸어 준다면 칭찬받을 것이 무엇이겠느냐? 죄인들도 고스란히 되받을 것을 알면 서로 꾸어 준다.

눅06:35 그러나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고 남에게 좋은 일을 해 주어라. 그리고 되받을 생각을 말고 꾸어 주어라. 그러면 너희가 받을 상이 클 것이며 너희는 지극히 높으신 분의 자녀가 될 것이다. 그분은 은혜를 모르는 자들과 악한 자들에게도 인자하시다.

눅06:36 그러니 너희의 아버지께서 자비로우신 것같이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눅06:37 "남을 비판하지 말라. 그러면 너희도 비판받지 않을 것이다. 남을 단죄하지 말라. 그러면 너희도 단죄받지 않을 것이다. 남을 용서하여라. 그러면 너희도 용서를 받을 것이다.

눅06:38 남에게 주어라. 그러면 너희도 받을 것이다. 말에다 누르고 흔들어 넘치도록 후하게 담아서 너희에게 안겨 주실 것이다. 너희가 남에게 되어 주는 분량만큼 너희도 받을 것이다."

눅06:39 예수께서는 또 이렇게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다. "소경이 어떻게 소경의 길잡이가 될 수 있겠느냐? 그러면 둘 다 구덩이에 빠지지 않겠느냐?

눅06:40 제자가 스승보다 더 높을 수는 없다. 제자는 다 배우고 나도 스승만큼 밖에는 되지 못한다.

눅06:41 너는 형제의 눈 속에 든 티는 보면서도 어째서 제 눈 속에 들어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눅06:42 제 눈 속에 있는 들보도 보지 못하면서 어떻게 형제더러 '네 눈의 티를 빼내 주겠다' 고 하겠느냐? 니 위선자야, 먼저 네 눈에서 들보를 빼내어라. 그래야 눈이 잘 보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를 꺼낼 수 있다."

눅06:43 "좋은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을 수 없고 나쁜 나무가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없다.

눅06:44 어떤 나무든지 열매를 보면 그 나무를 알 수 있다. 가시나무에서 무화과를 딸 수 없고 가시덤불에서 포도를 딸 수 없다.

눅06:45 선한 사람은 선한 마음의 창고에서 선한 것을 내 놓고 악한 사람은 그 악한 창고에서 악한 것을 내 놓는다. 마음 속에 가득 찬 것이 입 밖으로 나오게 마련이다."

눅06:46 "너희는 나에게 주님, 주님, 하면서 어찌하여 내 말을 실행하지 않느냐?

눅06:47 나에게 와서 내 말을 듣고 실행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가르쳐 주겠다.

눅06:48 그 사람은 땅을 깊이 파고 반석 위에 기초를 놓고 집을 짓는 사람과 같다. 홍수가 나서 큰 물이 집으로 들이치더라도 그 집은 튼튼하게 지었기 때문에 조금도 흔들리지 않는다.

눅06:49 그러나 내 말을 듣고도 실행하지 않는 사람은 기초 없이 맨땅에 집을 지은 사람과 같다. 큰 물이 들이치면 그 집은 곧 무너져 여지없이 파괴되고 말 것이다."

눅07:01 예수께서는 이 모든 말씀을 사람들에게 들려 주신 뒤에 가파르나움으로 가셨다.

눅07:02 마침 그 때 어떤 백인대자의 종이 중병으로 거의 죽게 되었는데 그는 주인이 대단히 아끼는 종이었다.

눅07:03 백인대장이 예수의 이야기를 듣고 유다인의 원로 몇 사람을 예수께 보내서, 집에 오셔서 자기 종을 살려 주십사 하고 간청하게 하였다.

눅07:04 그래서 그들은 예수께 와서 간곡히 부탁 드리기를 "그 백인대장은 도와 주실 만한 사람입니다.

눅07:05 그는 우리 민족을 사랑할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회당까지 지어 주었습니다" 하였다.

눅07:06 이 말을 들으시고 예수께서는 그들과 함께 가셨다. 백인대장의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이르렀을 때에 백인대장은 친구들을 시켜 예수께 전갈을 보냈다. "주님, 수고롭게 오실 것까지 없습 니다. 저는 주님을 제 집에 모실 만한 사람이 못 되며

눅07:07 감히 주님을 나가 뵐 생각을 못하고 있습니다. 그저 한 말씀만 하십시오. 그러면 제 종이 낫겠습니다.

눅07:08 저도 남의 밑에 있는 사람입니다만 제 밑에도 부하들이 있어서 제가 이 사람더러 가라 하면 가고 또 저 사람더러 오라 하면 옵니다. 또 제 종에게 이것을 하라 하면 합니다."

눅07:09 예수께서 이 말을 들으시고 감탄하시며 따라 오는 군중을 돌아다보시고 "잘 들어 두어라. 나는 이런 믿음을 이스라엘 사람에게서도 본 일이 없다" 하고 말씀하셨다.

눅07:10 심부름 왔던 사람들이 집에 돌아 가 보니 종은 이미 깨끗이 나아있었다.

눅07:11 얼마 뒤에 예수께서 나인이라는 동네로 가시는데 제자들과 많은 사람들도 함께 따라 갔다.

눅07:12 예수께서 성문 가까이 이르렀을 때에 마침 죽은 사람을 메고 나오는 장례 행렬과 마주치게 되었다. 죽은 사람은 어떤 과부의 외아들이었고 동네 사람들이 큰 떼를 지어 과부와 함께 상여를 따라 오고 있었다.

눅07:13 주께서는 그 과부를 보시고 측은한 마음이 드시어 "울지 말라" 하고 위로하시며

눅07:14 앞으로 다가서서 상여에 손을 대시자 메고 가던 사람들이 걸음을 멈추었다. 그 때에 예수께서 "젊은이여, 일어나라" 하고 명령하셨다.

눅07:15 그랬더니 죽었던 젊은이가 벌떡 일어나 앉으며 말을 하기 시작하였다. 예수께서는 그를 그 어머니에게 돌려 주셨다.

눅07:16 사람들은 모두 두려움에 사로잡혀 하느님을 찬양하며 "우리 가운데 위대한 예언자가 나타나셨다" 고 말하기도 하였고 또 "하느님께서 자기 백성을 찾아 와 주셨다" 고 말하기도 하였다.

눅07:17 예수의 이 이야기가 온 유다와 그 근방에 두루 퍼져 나갔다.

눅07:18 요한의 제자들이 이 모든 일을 요한에게 알렸다. 그래서 요한은 자기 제자 두 사람을 불러서

눅07:19 주님께 보내어 "오시기로 되어 있는 분이 바로 선생님이십니까?" 하고 묻게 하였다.

눅07:20 그 두 사람이 예수께 가서 "세례자 요한이 저희를 선생님께 보내면서 '오시기로 되어 있는 분이 바로 선생님 이십니까?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또 다른 분을 기다려야 하겠습니까?' 하고 물어 보라고 하십니다" 고 말하였다.

눅07:21 바로 그 때 예수께서는 온갖 질병과 고통과 마귀에 시달리는 많은 사람들을 고쳐 주시고 또 많은 소경들의 눈을 뜨게 해 주셨다.

눅07:22 그래서 예수께서는 요한의 제자들에게 이렇게 대답하셨다. "너희가 듣고 본 대로 요한에게 가서 알려라. 소경이 보게 되고 절름발이가 제대로 걸으며 나병환자가 깨끗해지고 귀머거리가 들으며 죽은 사람이 살아나고 가난한 사람이 복음을 듣는다.

눅07:23 나에게 의심을 품지 않는 사람은 참으로 행복하다."

눅07:24 예수께서는 요한의 제자들이 떠나 간 뒤에 요한을 두고 군중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무엇을 구경하러 광야에 나갔었느냐?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냐?

눅07:25 아니면 무엇을 보러 나갔었느냐? 화려한 옷을 입은 사람이냐? 화려한 옷을 입고 사치스럽게 사는 사람들은 왕궁에 있다.

눅07:26 그렇다면 너희는 무엇을 보러 나갔었느냐? 예언자냐? 그렇다. 그러나 사실은 예언자보다 더 훌륭한 사람을 보았다.

눅07:27 성서에, '너를 보내기에 앞서 내 일꾼을 먼저 보낸다. 그가 네 갈 길을 미리 닦아 놓으리라' 고 하신 말씀은 바로 이 사람을 가리킨 것이다.

눅07:28 사실 여자의 몸에서 태어난 사람 중에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없다. 그러나 하느님 나라에서는 가장 작은 이라도 그 사람보다 크다."

눅07:29 모든 백성들은 물론 세리들까지도 요한의 설교를 듣고 그의 세례를 받으며 하느님의 뜻을 받아 들였으나

눅07:30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은 요한의 세례를 받지 않고 자기들에 대한 하느님의 뜻을 받아 들이지 않았던 것이다.

눅07:31 예수께서 또 말씀하셨다. "이 세대 사람들을 무엇에 비길 수 있을까? 도대체 무엇과 같을까?

눅07:32 마치 장터에서 편 갈라 앉아 서로 소리지르며, '우리가 피리를 불어도 너희는 춤추지 않았고 우리가 곡을 하여도 너희는 울지 않았다.' 하는 아이들과도 같다.

눅07:33 너희는 세례자 요한이 와서 빵도 먹지 않고 포도주도 마시지 않으니까 '저 사람은 미쳤다' 고 하더니

눅07:34 사람의 아들이 와서 먹기도 하고 마시기도 하니까 '보아라, 저 사람은 즐겨 먹고 마시며 세리나 죄인들하고만 어울리는구나!' 하고 말한다.

눅07:35 그러나 하느님의 지혜가 옳다는 것은 지혜를 받아 들인 모든 사람들에게서 드러난다."

눅07:36 예수께서 어떤 바리사이파 사람의 초대를 받으시고 그의 집에 들어가 음식을 잡수시게 되었다.

눅07:37 마침 그 동네에는 행실이 나쁜 여자가 하나 살고 있었는데 그 여자는 예수께서 그 바리사이파 사람의 집에서 음식을 잡수신다는 것을 알고 향유가 든 옥합을 가지고 왔다.

눅07:38 그리고 예수 뒤에 와서 발치에 서서 울며 눈물로 그 발을 적시었다. 그리고 자기 머리카락으로 닦고 나서 발에 입맞추며 향유를 부어 드렸다.

눅07:39 예수를 초대한 바리사이파 사람이 이것을 보고 속으로 "저 사람이 정말 예언자라면 자기 발에 손을 대는 저 여자가 어떤 여자며 얼마나 행실이 나쁜 여자인지 알았을 텐데!" 하고 중얼거렸다.

눅07:40 그 때에 예수께서는 "시몬아, 너에게 물어 볼 말이 있다" 하고 말씀하셨다. "예, 선생님 말씀하십시오" 그러자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눅07:41 "어떤 돈놀이꾼에게 빚을 진 사람 둘이 있었다. 한 사람은 오백 데나리온을 빚졌고 또 한 사람은 오십 데나리온을 빚졌다.

눅07:42 이 두 사람이 다 빚을 갚을 힘이 없었기 때문에 돈놀이꾼은 그들의 빚을 다 탕감해 주었다. 그러면 그 두 사람 중에 누가 더 그를 사랑하겠느냐?"

눅07:43 시몬은 "더 많은 빚을 탕감받은 사람이겠지요" 하였다. 예수께서는 "옳은 생각이다" 하시고

눅07:44 그 여자를 돌아 보시며 시몬에게 말씀을 계속하셨다. "이 여자를 보아라. 내가 네 집에 들어 왔을 때 너는 나에게 발 씻을 물도 주지 않았지만 이 여자는 눈물로 내 발을 적시고 머리카락으로 내 발을 닦아 주었다.

눅07:45 너는 내 얼굴에도 입맞추지 않았지만 이 여자는 내가 들어 왔을 때부터 줄곧 내 발에 입맞추고 있다.

눅07:46 너는 내 머리에 기름을 발라 주지 않았지만 이 여자는 내 발에 향유를 발라 주었다.

눅07:47 잘 들어 두어라. 이 여자는 이토록 극진한 사랑을 보였으니 그만큼 많은 죄를 용서받았다. 적게 용서받은 사람은 적게 사랑한다."

눅07:48 그리고 예수께서는 그 여자에게 "네 죄는 용서받았다" 하고 말씀하셨다.

눅07:49 그러자 예수와 한 식탁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속으로 "저 사람이 누구인데 죄까지 용서해 준다고 하는가?" 하고 수군거렸다.

눅07:50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 여자에게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평안히 가라" 하고 말씀하셨다.

눅08:01 그 뒤 예수께서는 여러 도시와 마을을 두루 다니시며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시고 그 복음을 전하셨는데 열 두 제자도 같이 따라 다녔다.

눅08:02 또 악령이나 질병으로 시달리다가 나온 여자들도 따라 다녔는데 그들 중에는 일곱 마귀가 나간 막달라 여자라고 하는 마리아,

눅08:03 헤로데의 신하 쿠자의 아내인 요안나, 그리고 수산나라는 여자를 비롯하여 다른 여자들도 여럿 있었다. 그들은 자기네 재산을 바쳐 예수의 일행을 돕고 있었다.

눅08:04 여러 동네에서 사람들이 모여 들어 마침내 큰 군중을 이루자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다.

눅08:05 "씨 뿌리는 사람이 씨를 뿌리러 나갔다. 씨를 뿌리는데 어떤 것은 길바닥에 떨어져서 발에 밟히기도 하고 하늘의 새가 쪼아 먹기도 하였다.

눅08:06 어떤 것은 바위에 떨어져서 싹이 나기는 하였지만 바닥에 습기가 없어 말라 버렸다.

눅08:07 또 어떤 것은 가시덤불 속에 떨어졌는데 가시나무들이 함께 자라서 숨이 막혀 버렸다.

눅08:08 그러나 어떤 것은 좋은 땅에 떨어져서 잘 자라나 백 배나 되는 열매를 맺었다" 하시고는 "들을 귀가 있는 사람은 알아 들어라" 하고 힘주어 말씀하셨다.

눅08:09 제자들이 이 비유의 뜻을 예수께 묻자

눅08:10 이렇게 대답하셨다. "너희에게는 하느님 나라의 신비를 알게 해 주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보아도 알아 보지 못하고 들어도 깨닫지 못하게 하려고 비유로 말하는 것이다."

눅08:11 "이 비유의 뜻은 이러하다. 씨는 하느님의 말씀이다.

눅08:12 씨가 길바닥에 떨어졌다는 것은 말씀을 듣기는 하였지만 악마가 와서 그 말씀을 마음에서 빼앗아 가기 때문에 믿지도 못하고 구원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눅08:13 씨가 바위에 떨어졌다는 것은 말씀을 듣고 기꺼이 받아 들이기는 하지만 뿌리가 내리지 않아 그 믿음이 오래 가지 못하고 시련의 때가 오면 곧 떨어져 나가는 사람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눅08:14 또 씨가 가시덤불에 떨어졌다는 것은 말씀을 듣기는 하였지만 살아 가는 동안에 세상 걱정과 재물과 현세의 쾌락에 눌려 열매를 제대로 맺지 못하는 사람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눅08:15 그러나 씨가 좋은 땅에 떨어졌다는 것은 바르고 착한 마음으로 말씀을 듣고 간직하여 꾸준히 열매를 맺는 사람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눅08:16 "등불을 켜서 그릇으로 덮어 두거나 침상 밑에 두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누구나 등경 위에 얹어 놓아 방에 들어 오는 사람들이 그 빛을 볼 수 있게 할 것이다.

눅08:17 감추어 둔 것은 나타나게 마련이고 비밀은 알려져서 세상에 드러나게 마련이다.

눅08:18 내 말을 명심하여 들어라. 가진 사람은 더 받을 것이고 가지지 못한 사람은 가진 줄 알고 있는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눅08:19 예수의 어머니와 형제들이 예수께 왔으나 사람들이 많아서 만날 수가 없었다.

눅08:20 그래서 어떤 사람이 예수께 "선생님의 어머님과 형제분들이 선생님을 만나시려고 밖에 서 계십니다" 하고 알려 드렸다.

눅08:21 그러자 예수께서는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그대로 실행하는 사람들이 내 어머니이며 내 형제들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눅08:22 어느 날 예수께서 제자들과 함께 배를 타시게 되었다. 예수께서 "호수 저편으로 건너 가자" 하고 말씀하시자 제자들은 배를 젓기 시작하였다.

눅08:23 일행이 호수를 건너 가고 있을 때에 예수께서는 잠이 드셨다. 그 때 마침 뭍으로부터 호수로 사나운 바람이 내리불어 배에 물이 들기 시작하여 사람들이 위태롭게 되었다.

눅08:24 제자들은 예수께 가서 흔들어 깨우며 "선생님, 선생님, 우리가 죽게 되었습니다!" 하고 소리쳤다. 예수께서 일어나 바람과 사나운 물결을 꾸짖으시자 바람과 물결이 잔잔해지고 바다가 고요해졌다.

눅08:25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너희의 믿음은 다 어떻게 되었느냐?" 하시며 책망하셨다. 그들은 두렵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여 "도대체 이분이 누구신데 바람과 물결까지도 그 명령에 복종하는가?" 하고 서로 수군거렸다.

눅08:26 그들은 갈릴래아 호수 건너편에 있는 게르게사 지방에 다다랐다.

눅08:27 예수께서 뭍에 오르셨을 때에 그 동네에서 나오 마귀들린 사람 하나와 마주치시게 되었다. 그는 오래 전부터 옷을 걸치지 않고 집 없이 무덤을 사이에서 살고 있었다.

눅08:28 그는 예수를 보자 그 앞에 엎드려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의 아들예수님, 왜 저를 간섭하십니까? 제발 저를 괴롭히지 마십시오" 하고 크게 소리질렀다.

눅08:29 그것은 예수께서 이미 그 더러운 악령더러 그 사람에게서 나가라고 명령하셨기 때문이다. 그 사람은 여러 번 악령에게 붙잡혀 발작을 일으키곤 하였기 때문에 쇠사슬과 쇠고랑으로 단단히 묶인 채 감시를 받았으나 번번이 그것을 부수어 버리고 마귀에게 몰려 광야로 뛰쳐 나가곤 하였던 것이다.

눅08:30 예수께서 "네 이름이 무엇이냐?" 하시자 그는 "군대라고 합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에게 많은 마귀가 들어 가 있었기 때문이다.

눅08:31 아귀들은 자기들을 지옥에 처넣지는 말아 달라고 애원하였다.

눅08:32 마침 그 곳 산기슭에는 놓아 기르는 돼지떼가 우글거리고 있었는데 마귀들은 자기들을 그 돼지들 속으로나 들어 가게 해 달라고 간청하였다. 예수께서 허락하시자

눅08:33 마귀들은 그 사람에게서 나와 돼지들 속으로 들어 갔다. 그러자 돼지떼는 비탈을 내리달려 모두 호수에 빠져 죽고 말았다.

눅08:34 돼지 치던 사람들이 이 일을 보고 읍내와 촌락으로 도망쳐 가서 사람들에게 알려 주었다.

눅08:35 사람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하고 보러 나왔다가 예수께서 계신 곳에 이르러 마귀들렸던 사람이 옷을 입고 멀쩡한 정신으로 예수 앞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는 그만 겁이 났다.

눅08:36 이 일을 처음부터 지켜 본 사람들이 마귀들렸던 사람이 낫게 된 경위를 알려 주었다.

눅08:37 게르게사 근방에서 나온 사람들은 모두 몹시 겁을 집어 먹고 예수께 떠나 가 달라고 간청하였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배를 타고 떠나 가셨다.

눅08:38 그 때에 마귀들렸던 사람이 예수를 따라 다니게 해 달라고 애원 하였지만 예수께서는 그를 돌려 보내시며

눅08:39 "집으로 돌아 가서 하느님께서 너에게 베풀어 주신 모든 일을 이야기하라" 하고 이르셨다. 그는 물러가 예수께서 자기에게 해 주신 일을 온 동네에 널리 알렸다.

눅08:40 예수께서 배를 타고 돌아 오시자 기다리고 있던 군중이 모두 반가이 맞았다.

눅08:41 그 때에 야이로라는 회당장이 예수께 와서 그 발 앞에 엎드려 자기 집에 와 주시기를 간청하였다.

눅08:42 그의 열 두 살 쯤 된 외딸이 거의 죽게 되었던 것이다. 예수께서 그 집으로 가실 때 군중이 그를 에워 싸고 떠밀며 쫓아 갔다.

눅08:43 그들 중에는 열 두 해 동안이나 하혈병을 앓고 있는 여자가 있었다. 그 여자는 여러 의사에게 보이느라고 가산마저 탕진하였지만 아무도 그 병을 고쳐 주지 못하였다.

눅08:44 그 여자가 뒤로 와서 예수의 옷자락에 손을 대었다. 그러자 그 순간에 출혈이 그쳤다.

눅08:45 예수께서 "누가 내 옷에 손을 대었느냐?" 하고 물으셨으나 모두 모른다고 하였다. 베드로도 "선생님, 군중이 이렇게 선생님을 에워 싸고 마구 밀어 대고 있지 않습니까?" 하고 대답하였다.

눅08:46 그러나 예수께서는 "분명히 나에게서 기적의 힘이 뻗쳐 나갔다. 누군가가 내 옷에 손을 댄 것이 틀림없다" 하고 말씀하셨다.

눅08:47 그 여자는 더 이상 숨길 수 없게 된 것을 알고 떨면서 앞으로 나아가 엎드리며 예수의 옷에 손을 댄 이유며 병이 곧 낫게 된 경위를 모든 사람 앞에서 말하였다.

눅08:48 그러자 예수께서는 그 여자에게 "여인아, 네 믿음이 너를 낮게 하였다. 평안히 가거라" 하고 말씀하셨다.

눅08:49 예수의 말씀이 채 끝나기 전에 회당장의 집에서 사람이 와서 회당장에게 "따님은 죽었습니다. 저 선생님께 수고를 더 끼쳐 드리지 마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눅08:50 예수께서 이 말을 들으시고 야이로에게 "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라. 그러면 딸이 살아나게 될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눅08:51 그 집에 이르러 예수께서는 베드로와 요한과 야고보의 아이의 부모 외에는 아무도 따라 들어 오지 못하게 하셨다.

눅08:52 사람들은 모두 아이가 죽었다고 가슴을 치며 통곡하고 있었다. 예수께서 "울지 말라. 아이는 죽은 것이 아니라 잠을 자고 있다" 하고 말씀하셨으나

눅08:53 사람들은 아이가 죽은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코웃음만 쳤다.

눅08:54 예수께서 아이의 손을 붙잡으시고 "아이야, 일어나거라!" 하고 말씀하셨다.

눅08:55 그러자 그 아이는 숨을 다시 쉬며 벌떡 일어났다. 예수께서 아이에게 먹을 것을 주라고 하셨다.

눅08:56 그 아이의 부모는 깜짝 놀랐다. 예수께서는 이 일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단단히 일러 두셨다.

눅09:01 예수께서는 열 두 제자를 한 자리에 불러 모든 마귀를 제어하는 권세와 병을 고치는 능력을 주셨다.

눅09:02 그리고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며 병자를 고쳐 주라고 보내시면서

눅09:03 이렇게 분부하셨다. "길을 떠날 때 아무것도 지니지 말라. 지팡이나 식량자루나 빵이나 돈은 물론, 여벌 내의도 가지고 다니지 말라.

눅09:04 어느 집에 들어 가든지 그 곳을 떠날 때까지 그 집에 머물러 있어라.

눅09:05 그러나 누구든지 너희를 환영하지 않거든 그 동네를 떠나라. 떠날 때에는 그들에게 경고하는 표시로 발에 묻은 먼지를 떨어 버려라."

눅09:06 열 두 제자는 길을 떠나 여러 마을을 두루 다니며 이르는 곳마다 복음을 선포하고 병자를 고쳐 주었다.

눅09:07 한편 갈릴래아의 영주 헤로데는 이런 여러 가지 일들이 일어나고있다는 소문을 듣고 어리둥절해졌다. 죽은 세례자 요한이 다시 살아났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눅09:08 엘리야가 나타났다고도 하고 또 옛 예언자 중의 하나가 되살아났다고 하는 말도 들려 왔기 때문이다.

눅09:09 그러나 헤로데는 "요한은 내가 목베어 죽이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소문에 들리는 그 사람은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하면서 예수를 한번 만나 보려고 하였다.

눅09:10 사도들이 돌아 와서 자기들이 한 일을 예수께 낱낱이 보고하였다. 이 말을 들으시고 예수께서는 그들을 따로 데리고 베싸이다라는 마을로 가셨다.

눅09:11 그러나 군중은 그것을 알고 예수를 뒤쫓아 왔다. 예수께서는 그들을 기꺼이 맞아 하느님 나라를 설명해 주시며 치료해야 할 사람들을 고쳐 주셨다.

눅09:12 해가 기울기 시작하자 열 두 제자가 예수께 와서 "여기는 외딴 곳이니 군중을 헤쳐 제각기 근방 마을과 농촌으로 가서 잠자리와 먹을 것을 얻게 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하였다. 그러자

눅09:13 예수께서는 "너희가 먹을 것을 주어라" 하셨다. 제자들은 "지금 저희에게는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밖에 없습니다. 어디 가서 이 모든 사람을 먹일 만한 음식을 사 오라는 말씀이십니까?" 하고 물었다.

눅09:14 거기에 모인 군중은 장정만도 오천 명 가량이나 되었다.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군중을 대충 오십 명씩 떼지어 앉히라고 하셨다.

눅09:15 제자들이 분부하신 대로 사람들을 모두 앉히자

눅09:16 예수께서는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손에 들고 하늘을 우러러 감사의 기도를 드리신 뒤에 그것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군중에게 나누어 주도록 하셨다.

눅09:17 이리하여 사람들이 모두 배불리 먹고 남은 조각을 모아 들였더니 열 두 광주리나 되었다.

눅09:18 어느 날 예수께서 혼자 기도하시다가 곁에 있던 제자들에게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더냐?" 하고 물으셨다.

눅09:19 그들이 "대개는 세례자 요한이라고 합니다마는 엘리야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고 옛 예언자 중의 하나가 다시 살아났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눅09:20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하고 다시 물으시자 베드로가 나서서 "하느님께서 보내신 그리스도이십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눅09:21 예수께서는 이 일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단단히 당부하셨다.

눅09:22 예수께서는 이어서 "사람의 아들은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고 원로들과 대사제들과 율법학자들에게 배척을 받아 죽었다가 사흘만에 다시 살아날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눅09:23 그리고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를 버리고 매일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

눅09:24 제 목숨을 살리려고 하는 사람은 잃을 것이요, 나를 위하여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살 것이다.

눅09:25 사람이 온 세상을 얻는다 해도 제 목숨을 잃거나 망해 버린다면 무슨 이익이 있겠느냐?

눅09:26 누구든지 나와 내 말을 부끄럽게 여기면 사람의 아들도 아버지의 영광에 싸여 거룩한 전사들을 거느리고 영광스럽게 올 때에 그를 부끄럽게 여길 것이다.

눅09:27 나는 분명히 말한다. 여기에 서 있는 사람들 중에는 죽기 전에 하느님 나라를 볼 사람들도 있다."

눅09:28 이 말씀을 하신 뒤 여드레쯤 지나서 예수께서는 베드로와 요한과 야고보를 데리시고 기도하러 산으로 올라 가셨다.

눅09:29 예수께서 기도하시는 동안에 그 모습이 변하고 옷이 눈부시게 빛났다.

눅09:30 그러자 난데없이 두 사람이 나타나 예수와 함께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들은 모세와 엘리야였다.

눅09:31 영광에 싸여 나타난 그들은 예수께서 멀지 않아 예루살렘에서 이루시려고 하시는 일 곧 그의 죽음에 관하여 예수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눅09:32 그 때 베드로와 그의 동료들은 깊이 잠들었다가 깨어나 예수의 영광스러운 모습과 거기 함께 서 있는 두 사람을 보았다.

눅09:33 그 두 사람이 떠나려 할 때 베드로가 나서서 "선생님, 저희가 여기서 지내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저희가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선생님께, 하나는 모세에게, 하나는 엘리야에게 드리겠습니다" 하고 예수께 말하였다. 무슨 소리를 하는지 자기도 모르고 한 말이었다.

눅09:34 베드로가 이런 말을 하고 있는 사이에 구름이 일어 그들을 뒤덮었다. 그들이 구름 속으로 사라져 들어 가자 제자들은 겁에 질려 버렸다.

눅09:35 이 때 구름 속에서 "이는 내 아들, 내가 택한 아들이니 그의 말을 들어라!" 하는 소리가 들려 왔다.

눅09:36 그 소리가 그친 뒤에 보니 예수밖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제자들은 아무 말도 못하고 자기들이 본 것을 얼마 동안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눅09:37 다음 날 예수의 일행은 산에서 내려 와 큰 군중과 마주치게 되었다.

눅09:38 그 때 웬 사람이 군중 속에서 큰 소리로 "선생님, 제 아들을 좀 보아 주십시오. 하나밖에 없는 자식입니다.

눅09:39 그 아이는 악령이 덮치기만 하면 갑자기 소리를 지르면서 입에 거품을 물고 경련을 일으킵니다. 그래서 온 몸에 상처를 입습니다만 악령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습니다.

눅09:40 그래서 선생님의 제자들에게 악령을 쫓아내 달라고 했지만 쫓아내지 못했습니다" 하며 소리쳤다.

눅09:41 예수께서는 "이 세대가 왜 이다지도 믿음이 없고 비뚤어졌을까! 내가 언제까지나 너희와 함께 살며 이 성화를 받아야 한단 말이냐? 그 아이를 나에게 데려 오너라" 하셨다.

눅09:42 그 아이가 예수께 오는 도중에도 악령이 그 아이를 거꾸러뜨리고 발작을 일으켜 놓았다. 예수께서는 더러운 악령을 꾸짖어 아이의병을 고쳐서 그 아버지에게 돌려 주셨다.

눅09:43 사람들은 모두 하느님의 위대한 능력을 보고 놀라 마지 않았다. 사람들이 모두 예수께서 하신 일들을 보고 놀라서 감탄하고 있을 때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눅09:44 "너희는 지금 내가 하는 말을 명심해 두어라. 사람의 아들은 멀지 않아 사람들의 손에 넘어 가게 될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눅09:45 그러나 제자들은 그 말씀을 깨닫지 못하였다. 그 말씀의 뜻이 감추어져 있어서 제자들은 알아 들을 수도 없었고 그렇다고 또 감히 물어 볼 생각도 못하였던 것이다.

눅09:46 제자들 가운데 누가 제일 높으냐 하는 문제로 그들 사이에서 말다툼이 일어났다.

눅09:47 예수께서는 그들의 생각을 아시고 어린이 하나를 데려다가 곁에 세우신 다음

눅09:48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내 이름으로 이런 어린이를 받아 들이면 곧 나를 받아 들이는 것이며 또 나를 받아들이면 나를 보내신 분을 받아 들이는 것이다. 너희 중에서 제일낮은 사람이 제일 높은 사람이다."

눅09:49 요한이 나서서 "선생님, 어떤 사람이 선생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는 것을 보았는데 그는 우리와 함께 다니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일을 못하게 막았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눅09:50 예수께서는 "너희를 반대하지 않는 사람은 너희를 지지하는 사람이니 막지 말라" 하고 말씀하셨다.

눅09:51 예수께서 하늘에 오르실 날이 가까와지자 예루살렘에 가시기로 마음을 정하시고

눅09:52 심부름꾼들을 앞서 보내셨다. 그들은 길을 떠나 사마리아 사람들의 마을로 들어 가 예수를 맞이할 준비를 하려고 하였으나

눅09:53 그 마을 사람들은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가신다는 말을 듣고는 예수를 맞아 들이지 않았다.

눅09:54 이것을 본 제자 야고보와 요한이 "주님, 저희가 하늘에서 불을 내리게 하여 그들을 불살라 버릴까요?" 하고 물었으나

눅09:55 예수께서는 돌아 서서 그들을 꾸짖고 나서

눅09:56 일행과 함께 다른 마을로 가셨다.

눅09:57 예수의 일행이 길을 가고 있을 때 어떤 사람이 예수께 "저는 선생님께서 가시는 곳이면 어디든지 따라 가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눅09:58 그러나 예수께서는 "여우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 둘 곳조차 없다" 하고 말씀하셨다.

눅09:59 다른 사람에게 "나를 따라 오너라" 하고 말씀하시자 그는 "선생님, 먼저 집에 가서 아버지 장례를 치르게 해 주십시오" 하고 청하였다.

눅09:60 예수께서는 "죽은 자들의 장례는 죽은 자들에게 맡겨 두고 너는 가서 하느님 나라의 소식을 전하여라" 하셨다.

눅09:61 또 한 사람은 "선생님, 저는 선생님을 따르겠습니다. 그러나 먼저 집에 가서 식구들과 작별 인사를 나누게 해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눅09:62 예수께서는 "쟁기를 잡고 뒤를 자꾸 돌아다 보는 사람은 하느님 나라에 들어 갈 자격이 없다" 하고 말씀하셨다.

눅10:01 그 뒤 주께서 달리 일흔 두 제자를 뽑아 앞으로 찾아 가실 여러 마을과 고장으로 미리 둘씩 짝지어 보내시며

눅10:02 이렇게 분부하셨다. "추수할 것은 많은데 일꾼이 적으니 주인에게 추수할 일꾼들을 보내 달라고 청하여라.

눅10:03 떠나라. 이제 내가 너희를 보내는 것이 마치 어린 양을 이리떼 가운데 보내는 것과 같구나.

눅10:04 다닐 때 돈주머니도 식량자루도 신도 지니지 말 것이며 누구와 인사 하느라고 가던 길을 멈추지도 말라.

눅10:05 어느 집에 들어 가든지 먼저 '이 댁에 평화를 빕니다!' 하고 인사하여라.

눅10:06 그 집에 평화를 바라는 사람이 살고 있으면 너희가 비는 평화가 그 사람에게 머무를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너희에게 되돌아 올 것이다.

눅10:07 주인이 주는 음식을 먹고 마시면서 그 집에 머물러 있어라. 일꾼이 품삯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집 저집으로 옮겨 다니지 말라.

눅10:08 어떤 동네에 들어 가든지 너희를 환영하거든 주는 음식을 먹고

눅10:09 그 동네 병자들을 고쳐 주며 하느님 나라가 그들에게 다가 왔다고 전하여라.

눅10:10 그러나 어떤 동네에 들어 갔을 때 사람들이 너희를 환영하지 않거든 길거리에 나가서

눅10:11 '당신네 동네에서 묻은 발의 먼지를 당신들한테 털어 놓고 갑니다. 그러나 하느님 나라가 다가 왔다는 것만은 알아 두시오' 하고 일러 주어라.

눅10:12 내 말을 잘 들어라. 그 날이 오면 소돔 땅이 그 동네보다 오히려 가벼운 벌을 받을 것이다."

눅10:13 "코라진아, 너는 화를 입으리라. 베싸이다야, 너도 화를 입으리라. 너희에게 행한 기적들을 띠로와 시돈에게 보였더라면 그들은 벌써 베옷을 입고 앉아서 재를 들쓰고 회개하였을 것이다.

눅10:14 심판 날에 띠로와 시돈이 너희보다 오히려 가벼운 벌을 받을 것이다.

눅10:15 너 가파르나움아, 네가 하늘에 오를 것 같으냐?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눅10:16 이렇게 꾸짖으시고 제자들에게 "너희의 말을 듣는 사람은 나의 말을 듣는 사람이고 너희를 배척하는 사람은 나를 배척하는 사람이며 나를 배척하는 사람은 나를 보내신 분을 배척하는 사람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눅10:17 일흔 두 제자가 기쁨에 넘쳐 돌아 와 "주님, 저희가 주님의 이름으로 마귀들까지도 복종시켰습니다" 하고 아뢰었다.

눅10:18 예수께서 "나는 사탄이 하늘에서 번갯불처럼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눅10:19 내가 너희에게 뱀이나 전갈을 짓밟는 능력과 원수의 모든 힘을 꺾는 권세를 주었으니 이 세상에서 너희를 해칠 자는 하나도 없다.

눅10:20 그러나 악령들이 복종한다고 기뻐하기보다도 너희의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여라" 하고 말씀하셨다.

눅10:21 바로 그 때에 예수께서 성령을 받아 기쁨에 넘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하늘과 땅의 주인이신 아버지, 지혜롭다는 사람들과 똑똑하다는 사람들에게는 이 모든 것을 감추시고 오히려 철부지 어린이들에게 나타내 보이시니 감사합니다. 그렇습니다. 아버지! 이것이 아버지께서 원하신 뜻이었습니다.

눅10:22 아버지께서는 모든 것을 저에게 맡겨 주셨습니다. 아들이 누구인지는 아버지만이 아시고 또 아버지가 누구 신지는 아들과 또 그가 아버지를 계시하려고 택한 사람만이 알 수 있습니다."

눅10:23 그리고 예수께서 돌아 서서 제자들에게 따로 말씀하셨다. "너희가 지금 보는 것을 보는 눈은 행복하다.

눅10:24 사실 많은 예언자들과 제왕들도 너희가 지금 보는 것을 보려고 했으나 보지 못하였고 너희가 듣는 것을 들으려고 했으나 듣지 못하였다."

눅10:25 어떤 율법교사가 일어서서 예수의 속을 떠보려고 "선생님, 제가 무슨 일을 해야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눅10:26 예수께서는 "율법서에 무엇이라고 적혀 있으며 너는 그것을 어떻게 읽었느냐?" 하고 반문하셨다.

눅10:27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힘을 다하고 네 생각을 다하여 주님이신 네 하느님을 사랑하라. 그리고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 고 하였습니다." 이 대답에

눅10:28 예수께서는 "옳은 대답이다. 그대로 실천하여라. 그러면 살 수 있다" 하고 말씀하셨다.

눅10:29 그러나 율법교사는 짐짓 제가 옳다는 것을 드러내려고 "그러면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 하고 물었다.

눅10:30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예리고로 내려 가다가 강도들을 만났다. 강도들은 그 사람이 가진 것을 모조리 빼앗고 마구 두들겨서 반쯤 죽여 놓고 갔다.

눅10:31 마침 한 사제가 바로 그 길로 내려 가다가 그 사람을 보고는 피해서 지나가 버렸다.

눅10:32 또 레위 사람도 거기까지 왔다가 그 사람을 보고 피해서 지나가 버렸다.

눅10:33 그런데 길을 가던 어떤 사마리아 사람은 그의 옆을 지나다가 그를 보고 가엾은 마음이 들어

눅10:34 가까이 가서 상처에 기름과 포도주를 붓고 싸매어 주고는 자기 나귀에 태워 여관으로 데려가서 간호해 주었다.

눅10:35 다음 날 자기 주머니에서 돈 두 데나리온을 꺼내어 여관 주인에게 주면서 '저 사람을 잘 돌보아 주시오. 비용이 더 들면 돌아 오는 길에 갚아 드리겠소' 하며 부탁하고 떠났다.

눅10:36 자, 그러면 이 세 사람 중에서 강도를 만난 사람의 이웃이 되어 준 사람은 누구였다고 생각하느냐?"

눅10:37 율법교사가 "그 사람에게 사랑을 베푼 사람입니다" 하고 대답하자 예수께서는 "너도 가서 그렇게 하여라" 하고 말씀하셨다.

눅10:38 예수의 일행이 여행하다가 어떤 마을에 들렀는데 마르타라는 여자가 자기 집에 예수를 모셔 들였다.

눅10:39 그에게는 마리아라는 동생이 있었는데 마리아는 주님의 발치에 앉아서 말씀을 듣고 있었다.

눅10:40 시중드는 일에 경황이 없던 마르타는 예수께 와서 "주님, 제 동생이 저에게만 일을 떠맡기는데 이것을 보시고도 가만 두십니까? 마리아더러 저를 좀 거들어 주라고 일러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눅10:41 그러나 주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마르타, 마르타, 너는 많은 일에 다 마음을 쓰며 걱정하지만

눅10:42 실상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참 좋은 몫을 택했다. 그것을 빼앗아서는 안 된다."

눅11:01 예수께서 하루는 어떤 곳에서 기도를 하고 계셨다. 기도를 마치셨을 때 제자 하나가 "주님, 요한이 자기 제자들에게 가르쳐준 것같이 저희에게도 기도를 가르쳐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눅11:02 예수께서는 이렇게 가르쳐 주셨다. "너희는 기도할 때 이렇게 하여라. 아버지, 온 세상이 아버지를 하느님으로 받들게 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소서.

눅11:03 날마다 우리에게 필요한 양식을 주시고

눅11:04 우리가 우리에게 잘못한 이를 용서하오니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고 우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

눅11:05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또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 중 한 사람에게 어떤 친구가 있다고 하자. 한밤중에 그 친구를 찾아 가서 '여보게, 빵 세 개만 꾸어 주게.

눅11:06 내 친구 하나가 먼 길을 가다가 우리 집에 들렀는데 내어 놓을 것이 있어야지' 하고 사정을 한다면

눅11:07 그 친구는 안에서 '귀찮게 굴지 말게. 벌써 문을 닫아 걸고 아이들도 나도 다 잠자리에 들었으니 일어나서 줄 수가 없네' 하고 거절할 것이다.

눅11:08 잘 들어라. 이렇게 우정만으로는 일어나서 빵을 내어 주지 않겠지만 귀찮게 졸라대면 마침내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청을 들어 주지 않겠느냐?

눅11:09 그러므로 나는 말한다. 구하여라, 받을 것이다. 찾아라,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열릴 것이다.

눅11:10 누구든지 구하면 받고 찾으면 얻고 문을 두드리면 열릴 것이다.

눅11:11 생선을 달라는 자식에게 뱀을 줄 아비가 어디 있겠으며

눅11:12 달걀을 달라는데 전갈을 줄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눅11:13 너희가 악하면서도 자녀에게 좋은 것을 줄 줄 알거든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야 구하는 사람에게 더 좋은 것 곧 성령을 주시지 않겠느냐?"

눅11:14 예수께서 벙어리마귀 하나를 쫓아내셨는데 마귀가 나가자 벙어리는 곧 말을 하게 되었다. 군중은 이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눅11:15 그러나 더러는 "그는 마귀의 두목 베엘제불의 힘을 빌어 마귀들을 쫓아낸다" 고 말하였으며

눅11:16 또 예수의 속을 떠보려고 하늘에서 오는 기적을 보여 달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

눅11:17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들의 생각을 알아채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느 나라든지 갈라져서 싸우면 쓰러지게 마련이고 한 집안도 갈라져서 서로 싸우면 망하는 법이다.

눅11:18 너희는 내가 베엘제불의 힘을 빌어 마귀를 쫓아낸다고 하는데 만일 사탄이 갈라져서 서로 싸우면 그 나라가 어떻게 유지되겠느냐?

눅11:19 내가 베엘제불의 힘을 빌어 마귀를 쫓아낸다면 너희 사람들은 누구의 힘으로 마귀를 쫓아내는 것이냐? 바로 그 사람들이 너희의 말이 그르다는 것을 지적할 것이다.

눅11:20 그러나 나는 하느님의 능력으로 마귀를 쫓아내고 있다. 그렇다면 하느님의 나라는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

눅11:21 힘센 사람이 빈틈없이 무장하고 자기 집을 지키는 한 그의 재산은 안전하다.

눅11:22 그러나 그보다 더 힘센 사람이 달려들어 그를 무찌르면 그가 의지했던 무기는 모조리 빼앗기고 재산은 약탈당하여 남의 것이 될 것이다.

눅11:23 내 편에 서지 않는 사람은 나를 반대하는 사람이며 나와 함께 모아 들이지 않는 사람은 헤치는 사람이다."

눅11:24 "더러운 악령이 어떤 사람 안에 들어 있다가 거기서 나오면 물 없는 광야에서 쉼터를 찾아 헤맨다. 그러다가 찾지 못하면 '전에 있던 집으로 되돌아 가야지' 하면서

눅11:25 돌아 간다. 그리고 그 집이 말끔히 치워지고 잘 정돈되어 있는 것을 보고는

눅11:26 다시 나와 자기보다 더 흉악한 악령 일곱을 데리고 들어 가 자리잡고 살게 된다. 그러면 그 사람의 형편은 처음보다 더 비참하게 된다."

눅11:27 예수께서 이 말씀을 하고 계실 때 군중 속에서 한 여자가 큰 소리로 "당신을 낳아서 젖을 먹인 여인은 얼마나 행복합니까!" 하고 외치자

눅11:28 예수께서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그 말씀을 지키는 사람들이 오히려 행복하다" 하고 대답하셨다.

눅11:29 군중이 계속 모여 들고 있었다. 그 때 예수께서는 "이 세대가 왜 이렇게도 악할까!" 하고 탄식하시며 "이 세대가 기적을 구하지만 요나의 기적밖에는 따로 보여 줄 것이 없다.

눅11:30 니느웨 사람들에게 요나의 사건이 기적이 된 것처럼 이 세대 사람들에게 사람의 아들도 기적의 표가 될 것이다.

눅11:31 심판 날이 오면 남쪽 나라의 여왕이 이 세대 사람들과 함께 일어나 그들을 단죄할 것이다. 그는 솔로몬의 지혜를 배우려고 땅 끝에서 왔던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솔로몬보다 더 큰 사람이 있다.

눅11:32 심판 날이 오면 니느웨 사람들이 이 세대와 함께 일어나 이 세대를 단죄할 것이다. 그들은 요나의 설교를 듣고 회개했던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요나보다 더 큰 사람이 있다" 하고 말씀하셨다.

눅11:33 "등불을 켜서 숨겨 두거나 됫박으로 덮어 두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등경 위에 얹어 둔다. 그래야 방안에 들어 오는 사람들이 그 빛을 볼 수 있지 않겠느냐?

눅11:34 몸의 등불은 눈이다. 네 눈이 성하면 온 몸이 밝을 것이며 네 눈이 병들었으면 온 몸이 어두울 것이다.

눅11:35 그러니 네 안에 있는 빛이 어둠이 아닌지 잘 살펴 보아라.

눅11:36 너의 온 몸이 어두운 데가 하나 없이 빛으로 가득 차 있다면 마치 등불이 그 빛을 너에게 비출 때와 같이 너의 온 몸이 밝을 것이다."

눅11:37 예수께서는 말씀을 마치시고 어느 바리사이파 사람의 저녁 초대를 받아 그 집에 들어 가 식탁에 앉으셨다.

눅11:38 그런데 예수께서 손씻는 의식을 치르지 않고 음식을 잡수시는 것을 보고 그 바리사이파 사람은 깜짝 놀랐다.

눅11:39 그래서 주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잔과 접시의 겉은 깨끗이 닦아 놓지만 속에는 착취와 사악이 가득 차 있다.

눅11:40 이 어리석은 사람들아, 겉을 만드신 분이 속도 만드신 것을 모르느냐?

눅11:41 그릇 속에 담긴 것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모든 것이 다 깨끗해질 것이다.

눅11:42 너희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화를 입을 것이다. 너희가 박하와 운향과 그 밖의 모든 채소는 십분의 일을 바치면서 정의를 행하는 일과 하느님을 사랑하는 일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구나. 십분의 일을 바치는 일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되지만 이것도 실천해야 하지 않겠느냐?

눅11:43 너희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화를 입을 것이다. 너희는 회당에서는 높은 자리를 즐겨 찾고 장터에서는 인사 받기를 좋아한다.

눅11:44 너희는 화를 입을 것이다. 너희는 드러나지 않는 무덤과 같다. 사람들은 무덤인 줄도 모르고 그 위를 밟고 지나 다닌다."

눅11:45 이 때 율법교사 한 사람이 나서서 "선생님, 그런 말씀은 저희에게도 모욕이 됩니다" 하고 투덜거렸다.

눅11:46 그러자 예수께서는 "너희 율법교사들도 화를 입을 것이다. 너희는 견디기 어려운 짐을 남에게 지워 놓고 자기는 그 짐에 손가락 하나 대지 않는다.

눅11:47 너희는 화를 입을 것이다. 너희는 너희의 조상들이 죽인 예언자들의 무덤을 꾸미고 있다.

눅11:48 그렇게 해서 너희는 너희 조상들의 소행에 대한 증인이 되었고 또 그 소행을 두둔하고 있다. 너희 조상들은 예언자들을 죽였고 너희는 그 무덤을 꾸미고 있으니 말이다.

눅11:49 그래서 하느님의 지혜가 '내가 그들에게 예언자들과 사도들을 보낼 터인데 그들은 더러는 죽이고 더러는 박해할 것이다' 고 하셨던 것이다.

눅11:50 그러므로 이 세대는 창세 이래 모든 예언자가 흘린 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눅11:51 잘 들어라. 아벨의 피를 비롯하여 제단과 성소 사이에서 살해된 즈가리야의 피에 이르기까지 그 일에 대한 책임을 이 세대가 져야 할 것이다.

눅11:52 너희 율법교사들은 화를 입을 것이다. 너희는 지식의 열쇠를 치워 버렸고 자기도 들어 가지 않으면서 들어 가려는 사람마저 들어 가지 못하게 하였다."

눅11:53 예수께서 그 집을 나오셨을 때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몹시 앙심을 품고 여러 가지 질문을 던져

눅11:54 예수의 대답에서 트집을 잡으려고 노리고 있었다.

눅12:01 그러는 동안 사람들이 수없이 몰려 들어 서로 짓밟힐 지경이 되었다. 이 때 예수께서는 먼저 제자들에게 "바리사이파 사람들의 누룩을 조심하여라. 그들의 위선을 조심해야 한다"하 고 말씀하셨다.

눅12:02 "감추인 것은 드러나게 마련이고 비밀은 알려지게 마련이다.

눅12:03 그러므로 너희가 어두운 곳에서 말한 것은 모두 밝은 데서 들릴 것이며 골방에서 귀에 대고 속삭인 것은 지붕 위에서 선포될 것이다."

눅12:04 "나의 친구들아, 잘 들어라. 육신은 죽여도 그 이상은 더 어떻게 하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말라.

눅12:05 너희가 두려워해야 할 분이 누구인가를 알려 주겠다. 그분은 육식을 죽인 뒤에 지옥에 떨어뜨릴 권한까지 가지신 하느님이다. 그렇다. 이분이야말로 참으로 두려워해야 할 분이다.

눅12:06 참새 다섯 마리가 단돈 두 푼에 팔리지 않느냐? 그런데 그런 참새 한 마리까지도 하느님께서는 잊지 않고 계신다.

눅12:07 더구나 하느님께서는 너희의 머리카락까지도 낱낱이 다 세어 두셨다. 그러므로 두려워하지 말라. 너희는 그 흔한 참새보다 훨씬 더 귀하지 않느냐?"

눅12:08 "잘 들어라. 누구든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안다고 증언하면 사람의 아들도 하느님의 천사들 앞에서 그를 안다고 증언하겠다.

눅12:09 그러나 누구든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모른다고 하면 사람의 아들도 하느님의 천사들 앞에서 그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

눅12:10 사람의 아들을 거역하여 말하는 사람은 용서를 받을 수 있어도 성령을 모독하는 사람은 용서를 받지 못한다.

눅12:11 너희는 회당이나 관리나 권력자들 앞에 끌려 갈 때에 무슨 말로 어떻게 항변할까 걱정하지 말라.

눅12:12 성령께서 너희가 해야 할 말을 바로 그 자리에서 일러 주실 것이다."

눅12:13 군중 속에서 어떤 사람이 예수께 "선생님, 제 형더러 저에게 아버지의 유산을 나누어 주라고 일러 주십시오" 하고 부탁하자

눅12:14 예수께서는 "누가 나를 너희의 재판관이나 재산분배자로 세웠단 말이냐?" 하고 대답하셨다.

눅12:15 그리고 사람들에게 "어떤 탐욕에도 빠져 들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사람이 제아무리 부요하다 하더라도 그의 재산이 생명을 보장해 주지는 못한다" 하시고는

눅12:16 비유를 들어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떤 부자가 밭에서 많은 소출을 얻게 되어

눅12:17 '이 곡식을 쌓아 둘 곳이 없으니 어떻게 할까?' 하며 혼자 궁리하다가

눅12:18 '옳지! 좋은 수가 있다. 내 창고를 헐고 더 큰 것을 지어 거기에다 내 모든 곡식과 재산을 넣어 두어야지.

눅12:19 그리고 내 영혼에게 말하리라. 영혼아, 많은 재산을 쌓아 두었으니 너는 이제 몇 년 동안 걱정할 것 없다. 그러니 실컷 쉬고 먹고 마시며 즐겨라' 하고 말했다.

눅12:20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이 어리석은 자야, 바로 오늘 밤 네 영혼이 너에게서 떠나 가리라. 그러니 네가 쌓아 둔 것은 누구의 차지가 되겠느냐?' 고 하셨다.

눅12:21 이렇게 자기를 위해서는 재산을 모으면서도 하느님께 인색한 사람은 바로 이와 같이 될 것이다."

눅12:22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러니 잘 들어라. 너희는 무엇을 먹고 살아 갈까, 또 몸에다 무엇을 걸칠까 하고 걱정하지 말라.

눅12:23 목숨이 음식보다 더 귀하고 몸이 옷보다 더 귀하지 않느냐?

눅12:24 저 까마귀들을 생각해 보아라. 그것들은 씨도 뿌리지 않고 거두어 들이지도 않는다. 그리고 곳간도 창고도 없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그들을 먹여 주신다. 너희는 저 날짐승들보다 훨씬 더 귀하지 않느냐?

눅12:25 도대체 너희 중에 누가 걱정한다고 목숨을 한 시간인들 더 늘일 수 있겠느냐?

눅12:26 이렇게 하찮은 일에도 힘이 미치지 못하면서 왜 다른 일들까지 걱정하는가?

눅12:27 저 꽃들이 어떻게 자라는가 생각해 보아라. 그것들은 수고도 아니하고 길쌈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온갖 영화를 누린 솔로몬도 결코 이 꽃 한송이만큼 화려하게 차려 입지는 못하였다.

눅12:28 너희는 왜 그렇게도 믿음이 적으냐? 오늘 피었다가 내일이면 아궁이에 던져질 들 꽃도 하느님께서 이처럼 입히시거든 하물며 너희에게야 얼마나 더 잘 입혀 주시겠느냐?

눅12:29 그러니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하고 염려하며 애쓰지 말라.

눅12:30 그런 것들은 다 이 세상 사람들이 찾는 것이다. 너희의 아버지께서는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있어야 할 것을 잘 알고 계신다.

눅12:31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를 찾아라. 그러면 이 모든 것도 곁들여 받게 도리 것이다.

눅12:32 내 어린 양떼들아, 조금도 무서워하지 말라. 하느님께서는 하늘 나라를 너희에게 기꺼이 주시기로 하셨다."

눅12:33 "너희는 있는 것을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어라. 해어지지 않는 돈지갑을 만들고 축나지 않는 재물 창고를 하늘에 마련하여라. 거기에는 도둑이 들거나 좀먹는 일이 없다.

눅12:34 너희의 재물이 있는 곳에 너희의 마음도 있다."

눅12:35 "너희는 허리에 띠를 띠고 등불을 켜 놓고 준비하고 있어라.

눅12:36 마치 혼인잔치에서 돌아 오는 주인이 문을 두드리면 곧 열어 주려고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처럼 되어라.

눅12:37 주인이 돌아 왔을 때 깨어 있다가 주인을 맞이하는 종들은 행복하다. 그 주인은 띠를 띠고 그들을 식탁에 앉히고 곁에 와서 시중을 들어 줄 것이다.

눅12:38 주인이 밤중에 오든 새벽녘에 오든 준비하고 있다가 주인을 맞이하는 종들은 얼마나 행복하겠느냐?

눅12:39 생각해 보아라. 도둑이 언제 올지 집주인이 알고 있었다면 자기 집을 뚫고 들어 오지 못하게 하였을 것이다.

눅12:40 사람의 아들도 너희가 생각지도 않은 때에 올 것이니 항상 준비하고 있어라."

눅12:41 이 말씀을 듣고 베드로가 "주님, 지금 이 비유는 저희에게만 말씀하신 것입니까? 저 사람들도 모두 들으라고 하신 것입니까?" 하고 묻자

눅12:42 주께서 이렇게 대답하셨다. "어떤 주인이 한 관리인에게 다른 종들을 다스리며 제때에 양식을 공급할 책임을 맡기고 떠났다면 어떻게 하는 사람이 과연 충성스럽고 슬기로운 관리인이겠느냐?

눅12:43 주인 돌아 올 때 자기 책임을 다하고 있다가 주인을 맞이하는 종이 아니겠느냐? 그 종은 행복하다.

눅12:44 틀림없이 주인은 그에게 모든 재산을 맡길 것이다.

눅12:45 그러나 만일 그 종이 속으로 주인이 더디 오려니 하고 제가 맡은 남녀 종들은 때려 가며 먹고 마시고 술에 취하여 세월을 보낸다면

눅12:46 생각지도 않은 날 짐작도 못한 시간에 주인이 돌아 와서 그 종을 동강내고 불충한 자들이 벌받는 곳으로 처넣을 것이다.

눅12:47 자기 주인의 뜻을 알고도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았거나 주인의 뜻대로 하지 않은 종은 매를 많이 맞을 것이다.

눅12:48 그러나 주인의 뜻을 몰랐다면 매맞을 만한 짓을 하였어도 덜 맞을 것이다. 많이 받은 사람은 많은 것을 돌려 주어야 하며 많이 맡은 사람은 더 많은 것을 내어 놓아야 한다."

눅12:49 "나는 이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이 불이 이미 타올랐다면 얼마나 좋았겠느냐?

눅12:50 내가 받아야 할 세례가 있다. 이 일을 다 겪어 낼 때까지는 내 마음이 얼마나 괴로울지 모른다.

눅12:51 내가 이 세상을 평화롭게 하려고 온 줄로 아느냐? 아니다. 사실은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

눅12:52 한 가정에 다섯 식구가 있다면 이제부터는 세 사람이 두 사람을 반대하고 두 사람이 세 사람을 반대하여 갈라지게 될 것이다.

눅12:53 아버지가 아들을 반대하고 아들이 아버지를 반대할 것이며 어머니가 딸을 반대하고 딸이 어머니를 반대할 것이며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반대하고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반대하여 갈라질 것이다."

눅12:54 예수께서는 군중에게도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구름이 서쪽에서 이는 것을 보면 곧 '비가 오겠다' 고 말한다. 과연 그렇다.

눅12:55 또 바람이 남쪽에서 불어 오면 '날씨가 몹시 덥겠다' 고 말한다. 과연 그렇다.

눅12:56 이 위선자들아, 너희는 하늘과 땅의 징조는 알면서도 이 시대의 뜻은 왜 알지 못하느냐?"

눅12:57 "너희는 무엇이 옳은 일인지 왜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느냐?

눅12:58 너를 고소하는 사람이 있거든 그와 함께 법정으로 가는 길에서 화해하도록 힘써라. 그렇지 않으면 그가 너를 재판관에게 끌고 갈 것이며 재판관은 너희를 형리에게 넘겨 주고 형리는 너를 감옥에 가둘 것이다.

눅12:59 잘 들어라. 너는 마지막 한푼까지 다 갚기 전에는 결코 거기에서 풀려 나오지 못할 것이다."

눅13:01 바로 그 때 어떤 사람들이 예수께 와서 빌라도가 희생물을 드리던 갈릴래아 사람들을 학살하여 그 흘린 피가 제물에 물들었다는 이야기를 일러 드렸다.

눅13:02 예수께서 이 말을 들으시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갈릴래아 사람들이 다른 모든 갈릴래아 사람보다 더 죄가 많아서 그런 변을 당한 줄 아느냐?

눅13:03 아니다. 잘 들어라.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망할 것이다.

눅13:04 또 실로암 탑이 무너질 때 깔려 죽은 열 여덟 사람은 예루살렘에 사는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죄가 많은 사람들인 줄 아느냐?

눅13:05 아니다. 잘 들어라.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망할 것이다."

눅13:06 예수께서 그들에게 다음과 같은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이 포도원에 무화과나무 한 그루를 심어 놓았다. 그 나무에 열매가 열렸나 하고 가 보았지만 열매가 하나도 없었다.

눅13:07 그래서 포도원지기에게 '네가 이 무화과나무에서 열매를 따 볼까하고 벌써 삼 년째나 여기 왔으나 열매가 달린 것을 한번도 본 적이 없으니 아예 잘라 버려라. 쓸데 없이 땅만 썩일 필요가 어디 있겠느냐?' 하였다. 그러자

눅13:08 포도원지기는 '주인님, 이 나무를 금년 한 해만 더 그냥 두십시오. 그 동안에 제가 그 둘레를 파고 거름을 주겠습니다.

눅13:09 그렇게 하면 다음 철에 열매를 맺을지도 모릅니다. 만일 그 때 가서도 열매를 맺지 못하면 베어 버리십시오' 하고 대답하였다."

눅13:10 예수께서 안식일에 어떤 회당에서 가르치고 계셨는데

눅13:11 마침 거기에 십 팔 년 동안이나 병마에 사로잡혀 허리가 굽어져서 몸을 제대로 펴지 못하는 여자가 하나 있었다.

눅13:12 예수께서는 그 여자를 보시고 가까이 불러 "여인아, 네 병이 이미 너에게서 떨어졌다" 하시고

눅13:13 그 여자에게 손을 얹어 주셨다. 그러자 그 여자는 즉시 허리를 펴고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눅13:14 그런데 회당장은 예수께서 안식일에 병을 고치시는 것을 보고 분개하여 모였던 사람들에게 "일할 날이 일주일에 엿새나 있습니다. 그러니 그 엿새 동안에 와서 병을 고쳐 달라 하시오. 안식일에는 안 됩니다" 하고 말하였다.

눅13:15 주께서 이 말을 들으시고 "이 위선자들아, 너희 가운데 누가 안식일이라 하여 자기 소나 나귀를 외양간에서 풀어내어 물을 먹이지 않느냐?

눅13:16 이 여자도 아브라함의 자손인데 십 팔 년 동안이나 사탄에게 매여 있었다. 그런데 안식일이라 하여 이 여자를 사탄의 사슬에서 풀어 주지 말아야 한단 말이냐?" 하셨다.

눅13:17 이 말씀에 예수를 반대하던 자들은 모두 망신을 당하였으나 군중은 예수께서 행하시는 온갖 훌륭한 일을 보고 모두 기뻐하였다.

눅13:18 예수께서 또 말씀하셨다. "하느님의 나라는 무엇과 같으며 또 무엇에 비길 수 있을까?

눅13:19 어떤 사람이 겨자씨 한 알을 밭에 뿌렸다. 겨자씨는 싹이 돋고 자라서 큰 나무가 되어 공중의 새들이 그 가지에 깃들였다. 하느님의 나라는 이 겨자씨와 같다."

눅13:20 예수께서 또 말씀하셨다. "하느님의 나라를 무엇에 비길 수 있을까?

눅13:21 어떤 여자가 누룩을 밀가루 서 말 속에 집어 넣었더니 마침내 온 덩이가 부풀어 올랐다. 하느님의 나라는 이런 누룩과 같다."

눅13:22 예수께서 예루살렘으로 가시는 길에 여러 동네와 마을에 들러서 가르치셨다.

눅13:23 그런데 어떤 사람이 "선생님, 구원받을 사람은 얼마 안 되겠지요?" 하고 물었다. 예수께서 사람들에게 이렇게 대답하셨다.

눅13:24 "사실 많은 사람들이 구원의 문으로 들어 가려고 하겠지만 들어 가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 좁은 문으로 들어 가도록 있는 힘을 다하여라.

눅13:25 집주인이 일어나서 문을 닫아 버린 뒤에는 너희가 밖에 서서 문을 두드리며 '주인님, 문을 열어 주십시오' 하고 아무리 졸라도 주인은 '너희가 어디서 온 사람들인지 나는 모른다' 고 할 것이다.

눅13:26 그래서 너희가 '저희가 먹고 마실 때에 주인님도 같이 계시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우리 동네에서 가르치시지 않았습니까?' 해도

눅13:27 주인은 '너희가 어디서 온 사람들인지 나는 모른다. 악을 일삼는 자들아, 모두 물러 가라' 하고 대답할 것이다.

눅13:28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과 모든 예언자들은 다 하느님 나라에 있는데 너희만 박에 쫓겨나 있는 것을 보게 되면 거기서 가슴을 치며 통곡할 것이다.

눅13:29 그러나 사방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 들어 하느님 나라의 잔치에 참석할 것이다.

눅13:30 지금은 꼴찌지만 첫째가 되고 지금은 첫째지만 꼴찌가 될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눅13:31 바로 그 때에 몇몇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예수께 가까이 와서 "어서 이 곳을 떠나시오. 헤로데가 당신을 죽이려고 합니다" 하고 말하자

눅13:32 예수께서는 "그 여우에게 가서 '오늘과 내일은 내가 마귀를 쫓아내며 병을 고쳐 주고 사흘째 되는 날이면 내 일을 마친다' 고 전하여라.

눅13:33 오늘도 내일도 그 다음날도 계속해서 내 길을 가야 한다. 예언자가 예루살렘 아닌 다른 곳에서야 죽을 수 있겠느냐?" 하고 말씀하셨다.

눅13:34 "예루살렘아! 예루살렘아! 너는 예언자들을 죽이고 하느님께서 보내신 사람들을 돌로 치는구나! 암탉이 병아리를 날개 아래 모으듯이 내가 몇 번이나 네 자녀들을 모으려 했던가! 그러나 너는 응하지 않았다.

눅13:35 너희 성전은 하느님께 버림을 받을 것이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여, 찬미 받으소서!' 하고 너희가 말할 날이 올 때까지 너희는 정녕 나를 다시 보지 못하리라."

눅14:01 어느 안식일에 예수께서 바리사이파의 한 지도자 집에 들어 가 음식을 잡수시게 되었는데 사람들이 예수를 지켜 보고 있었다.

눅14:02 그 때 마침 예수 앞에는 수종병자 한 사람이 있었다.

눅14:03 예수께서는 율법교사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을 향하여 "안식일에 병을 고쳐 주는 일이 법에 어긋나느냐? 어긋나지 않느냐?" 하고 물으셨다.

눅14:04 그들은 입을 다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병자의 손을 붙잡으시고 고쳐서 돌려 보내신 다음

눅14:05 그들에게 다시 물으셨다. "너희는 자기 아들이나 소가 우물에 빠졌다면 안식일이라고 하여 당장 구해내지 않고 내버려 두겠느냐?"

눅14:06 그들은 이 말씀에 아무 대답도 못하였다.

눅14:07 그리고 예수께서는 손님들이 저마다 윗자리를 차지하려는 것을 보시고 그들에게 비유 하나를 들어 말씀하셨다.

눅14:08 "누가 혼인 잔치에 초대하거든 윗자리에 가서 앉지 말라. 혹시 너보다 더 높은 사람이 또 초대를 받았을 경우

눅14:09 너와 그 사람을 초대한 주인이 와서 너에게 '이분에게 자리를 내어 드리게' 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무안하게도 맨 끝자리에 내려 가서 앉아야 할 것이다.

눅14:10 너는 초대를 받거든 오히려 맨 끝자리에 가서 앉아라. 그러면 너를 초대한 사람이 와서 '여보게, 저 윗자리로 올라 앉게' 하고 말할 것이다. 그러면 다른 모든 손님들의 눈에 당신은 영예롭게 보일 것이다.

눅14:11 누구든지 자기를 높이는 사람은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사람은 높아질 것이다."

눅14:12 예수께서 당신을 초대한 사람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점심이나 저녁을 차려 놓고 사람들을 초대할 때에 친구나 형제나 친척이나 잘사는 이웃사람들을 부르지 말라. 그러면 너도 그들의 초대를 받아서 네가 베풀어 준 것을 도로 받게 될 것이다.

눅14:13 그러므로 너는 잔치를 베풀 때에 오히려 가난한 사람, 불구자, 절름발이, 소경 같은 사람들을 불러라.

눅14:14 그러면 너는 행복하다. 그들은 갚지 못할 터이지만 의인들이 부활할 때에 하느님께서 대신 갚아 주실 것이다."

눅14:15 같이 앉았던 사람 중의 한 사람이 이 말씀을 듣고 "하느님 나라에서 잔치 자리에 앉을 사람은 참으로 행복하겠습니다" 하고 말하자

눅14:16 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이 큰 잔치를 준비하고 많은 사람들을 초대하였다.

눅14:17 잔치 시간이 되자 초대받은 사람들에게 자기 종을 보내어 준비가다 되었으니 어서 오라고 전하였다.

눅14:18 그러나 초대받은 사람들을 한결같이 못 간다는 핑계를 대었다. 첫째 사람은 '내가 밭을 샀으니 거기 가 봐야 하겠소. 미안하오' 하였고

눅14:19 둘째 사람은 '나는 겨릿소 다섯 쌍을 샀는데 그것들을 부려 보러 가는 길이오. 미안하오' 하였으며

눅14:20 또 한 사람은 '내가 지금 막 장가들었는데 어떻게 갈 수가 있겠소?' 하고 말하였다.

눅14:21 심부름 갔던 종이 돌아 와서 주인에게 그대로 전하였다. 집주인은 대단히 노하여 그 종더러 '어서 동네로 가서 한길과 골목을 다니며 가난한 사람, 불구자, 소경, 절름발이들을 이리로 데려 오너라' 하고 명령하였다.

눅14:22 얼마 뒤에 종이 돌아 와서 '주인님, 분부하신 대로 다 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자리가 남았습니다' 하고 말하니

눅14:23 주인은 다시 종에게 이렇게 일렀다. '그러며 어서 나가서 길거리나 울타리 곁에 서 있는 사람들을 억지로라도 데려다가 내 집을 채우도록 하여라.

눅14:24 잘 들어라. 처음에 초대받았던 사람들 중에는 내 잔치에 참여할 사람이 하나도 없을 것이다."

눅14:25 예수께서 동행하던 군중을 향하여 돌아 서서 말씀하셨다.

눅14:26 "누구든지 나에게 올 때 자기 부모나 처자나 형제 자매나 심지어 자기 자신마저 미워하지 않으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눅14:27 그리고 누구든지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 오지 않으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눅14:28 "너희 가운데 누가 망대를 지으려 한다면 그는 먼저 앉아서 그것을 완성하는 데 드는 비용을 따져 과연 그만한 돈이 자기에게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지 않겠느냐?

눅14:29 기초를 놓고도 힘이 모자라 완성하지 못한다면 보는 사람마다

눅14:30 '저 사람은 집짓기를 시작해 놓고 끝내지를 못하는구나!' 하고 비웃을 것이다.

눅14:31 또 어떤 임금이 다른 임금과 싸우러 나갈 때 이만 명을 거느리고 오는 적을 만명으로 당해낼 수 있을지 먼저 앉아서 생각해 보지 않겠느냐?

눅14:32 만일 당해낼 수 없다면 적이 아직 멀리 있을 때에 사신을 보내어 화평을 청할 것이다.

눅14:33 너희 가운데 누구든지 나의 제자가 되려면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모두 버려야 한다."

눅14:34 "소금은 좋은 물건이다. 그러나 만일 소금이 짠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다시 짜게 하겠느냐?

눅14:35 땅에도 소용없고 거름으로도 쓸 수 없어 내버릴 수밖에 없다. 들을 귀가 있는 사람은 알아 들어라."

눅15:01 세리들과 죄인들이 모두 예수의 말씀을 들으려고 모여 들었다.

눅15:02 이것을 본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은 "저 사람은 죄인들을 환영하고 그들과 함께 음식까지 나누고 있구나!" 하며 못마땅해 하였다.

눅15:03 그래서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비유로 말씀하셨다.

눅15:04 "너희 가운데 누가 양 백 마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 중에서 한 마리를 잃었다면 어떻게 하겠느냐? 아흔 아홉 마리는 들판에 그대로 둔 채 잃은 양을 찾아 헤매지 않겠느냐?

눅15:05 그러다가 찾게 되면 기뻐서 양을 어깨에 메고

눅15:06 집으로 돌아 와 친구들과 이웃을 불러 모으고 '자, 같이 기뻐해 주십시오. 잃었던 양을 찾았습니다' 하며 좋아할 것이다.

눅15:07 잘 들어 두어라. 이와 같이 회개할 것 없는 의인 아흔 아홉보다 죄인 한 사람이 회개하는 것을 하늘에서는 더 기뻐할 것이다."

눅15:08 "또 어떤 여자에게 은전 열 닢이 있었는데 그 중 한 닢을 잃었다면 어떻게 하겠느냐? 그 여자는 등불을 켜고 집 안을 온통 쓸며 그 돈을 찾기까지 샅샅이 다 뒤져 볼 것이다.

눅15:09 그러다가 돈을 찾게 되면 자기 친구들과 이웃을 불러 모으고 '자, 같이 기뻐해 주십시오. 잃었던 은전을 찾았습니다' 하고 말할 것이다.

눅15:10 잘 들어 두어라. 이와 같이 죄인 하나가 회개하면 하느님의 천사들이 기뻐할 것이다."

눅15:11 예수께서 또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이 두 아들을 두었는데

눅15:12 작은 아들이 아버지에게 제 몫으로 돌아 올 재산을 달라고 청하였다. 그래서 아버지는 재산을 갈라 두 아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눅15:13 며칠 뒤에 작은 아들은 자기 재산을 다 거두어 가지고 먼 고장으로 떠나 갔다. 거기서 재산을 마구 뿌리며 방탕한 생활을 하였다.

눅15:14 그러다가 돈이 떨어졌는데 마침 그 고장에 심한 흉년까지 들어서 그는 알거지가 되고 말았다.

눅15:15 하는 수 없이 그는 그 고장에 사는 어떤 사람의 집에 가서 더부살이를 하게 되었는데 주인은 그를 농장으로 보내어 돼지를 치게 하였다.

눅15:16 그는 하고 배가 고파서 돼지가 먹는 쥐엄나무 열매로라도 배를 채워 보려고 했으나 그에게 먹을 것을 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눅15:17 그제야 제 정신이 든 그는 이렇게 중얼거렸다. '아버지 집에는 양식이 많아서 그 많은 일꾼들이 먹고도 남는데 나는 여기서 굶어 죽게 되었구나!

눅15:18 어서 아버지께 돌아 가, 아버지, 제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습니다.

눅15:19 이제 저는 감히 아버지의 아들이라고 할 자격이 없으니 저를 품꾼으로라도 써 주십시오 하고 사정해 보리라.'

눅15:20 마침내 그는 거기를 떠나 자기 아버지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집으로 돌아 오는 아들을 멀리서 본 아버지는 측은한 생각이 들어 달려 가 아들의 목을 끌어 안고 입을 맞추었다.

눅15:21 그러자 아들은 '아버지, 저는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습니다. 이제 저는 감히 아버지의 아들이라고 할 자격이 없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눅15:22 그렇지만 아버지는 하인들을 불러 '어서 제일 좋은 옷을 꺼내어 입히고 가락지를 끼우고 신을 신겨 주어라.

눅15:23 그리고 살진 송아지를 끌어내다 잡아라. 먹고 즐기자!

눅15:24 죽었던 내 아들이 다시 살아 왔다. 잃었던 아들을 다시 찾았다' 하고 말했다. 그래서 성대한 잔치가 벌어졌다.

눅15:25 밭에 나가 있던 큰아들이 돌아 오다가 집 가까이에서 음악 소리와 춤추며 떠드는 소리를 듣고

눅15:26 하인 하나를 불러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었다.

눅15:27 하인이 '아우님이 돌아 왔습니다. 그분이 무사히 돌아 오셨다고 주인께서 살진 송아지를 잡게 하셨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눅15:28 큰아들은 화가 나서 집에 들어 가려 하지 않았다. 그래서 아버지가 나와서 달랬으나

눅15:29 그는 아버지에게 '아버지, 저는 이렇게 여러 해 동안 아버지를 위해서 종이나 다름없이 일을 하며 아버지의 명령을 어긴 일이 한번도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저에게는 친구들과 즐기라고 염소새끼 한 마리 주지 않으시더니

눅15:30 창녀들한테 빠져서 아버지의 재산을 다 날려 버린 동생이 돌아 오니까 그 아이를 위해서는 살진 송아지까지 잡아 주시다니요'" 하고 투덜거렸다.

눅15:31 이 말을 듣고 아버지는 '얘야, 너는 늘 나와 함께 있고 내 것이 모두 네 것이 아니냐?

눅15:32 그런데 네 동생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 왔으니 잃었던 사람을 되찾은 셈이다. 그러니 이 기쁜 날을 어떻게 즐기지 않겠느냐?' 하고 말하였다."

눅16:01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또 말씀하셨다. "어떤 부자가 청지기 한 사람을 두었는데 자기 재산을 그 청지기가 낭비한다는 말을 듣고

눅16:02 청지기를 불러다가 말했다. '자네 소문을 들었는데 그게 무슨 짓인가? 이제는 자네를 내 청지기로 둘 수 없으니 자네가 맡은 일을 다 청산하게.'

눅16:03 청지기는 속으로 생각했다. '주인이 내 청지기 직분을 빼앗으려 하니 어떻게 하면 좋을까? 땅을 파자니 힘이 없고 빌어먹자니 창피한 노릇이구나.

눅16:04 옳지, 좋은 수가 있다. 내가 청지기 자리에서 물러날 때 나를 자기 집에 맞아 줄 사람들을 미리 만들어 놓아야겠다.'

눅16:05 그래서 그는 자기 주인에게 빚진 사람들을 하나씩 불러다가 첫째사람에게 '당신이 우리 주인에게 진 빛이 얼마요?' 하고 물었다.

눅16:06 '기름 백 말이오' 하고 대답하자 청지기는 '당신의 문서가 여기 있으니 어서 앉아서 오십 말이라고 적으시오' 하고 일러 주었다.

눅16:07 또 다른 사람에게 '당신이 진 빚은 얼마요?' 하고 물었다. 그 사람이 '밀 백 섬이오' 하고 대답하자 청지기는 '당신의 문서가 여기 있으니 팔십 섬이라고 적으시오' 하고 일러 주었다.

눅16:08 그 정직하지 못한 청지기가 일을 약삭빠르게 처리하였기 때문에 주인은 오히려 그를 칭찬하였다. 세속의 자녀들이 자기네들끼리 거래하는 데는 빛의 자녀들보다 더 약다."

눅16:09 예수께서 말씀을 계속하셨다. "그러니 잘 들어라. 세속의 재물로라도 친구를 사귀어라. 그러면 재물이 없어질 때에 너희는 영접을 받으며 영원한 집으로 들어 갈 것이다.

눅16:10 지극히 작은 일에 충실한 사람은 큰 일에도 충실하며 지극히 작은 일에 부정직한 사람은 큰 일에도 부정직할 것이다.

눅16:11 만약 너희가 세속의 재물을 다루는데도 충실하지 못한다면 누가 참된 재물을 너희에게 맡기겠느냐?

눅16:12 또 너희가 남의 것에 충실하지 못하다면 누가 너희의 몫을 내어 주겠느냐?"

눅16:13 "한 종이 두 주인을 섬길 수는 없다. 한 편을 미워하고 다른 편을 사랑하거나 또는 한 편을 존중하고 다른 편을 업신여기게 마련이다.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는 없다."

눅16:14 돈을 좋아하는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이 모든 말씀을 듣고 예수를 비웃었다.

눅16:15 그래서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너희는 사람들 앞에서 옳은 체한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너희의 마음보를 다 아신다. 사실 사람들에게 떠받들리는 것이 하느님께는 가증스럽게 보이는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눅16:16 "요한 때까지는 율법과 예언자의 시대였다. 그 이후로는 하느님 나라의 복음이 선포되고 있는데 누구나 그 나라에 들어 가려고 애쓰고 있다."

눅16:17 "하늘과 땅은 사라져도 율법은 한 획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눅16:18 "아내를 버리고 다른 여자와 결혼하는 사람은 간음을 행하는 것이며 버림받은 여자와 결혼하는 사람도 간음을 행하는 것이다."

눅16:19 "예전에 부자 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화사하고 값진 옷을 입고 날마다 즐겁고 호화로운 생활을 하였다.

눅16:20 그 집 대문간에는 사람들이 들어다 놓은 라자로라는 거지가 종기투성이의 몸으로 앉아

눅16:21 그 부자의 식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로 주린 배를 채우려고 했다. 더구나 개들까지 몰려 와서 그의 종기를 핥았다.

눅16:22 얼마 뒤에 그 거지는 죽어서 천사들의 인도를 받아 아브라함의 품에 안기게 되었고 부자는 죽어서 땅에 묻히게 되었다.

눅16:23 부자가 죽음의 세계에서 고통을 받다가 눈을 들어 보니 멀리 떨어진 곳에서 아브라함이 라자로를 품에 안고 있었다.

눅16:24 그래서 그는 소리를 질러 '아브라함 할아버지, 저를 불쌍히 보시고 라자로를 보내어 그 손가락으로 물을 찍어 제 혀를 축이게 해 주십시오. 저는 이 불꽃 속에서 심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하고 애원하자.

눅16:25 아브라함은 '얘야, 너는 살아 있을 동안에 온갖 복을 다 누렸지만 라자로는 불행이란 불행을 다 겪지 않았느냐? 그래서 지금 그는 여기에서 위안을 받고 너는 거기에서 고통을 받는 것이다.

눅16:26 또한 너희와 우리 사이에는 큰 구렁텅이가 가로놓여 있어서 여기에서 너희에게 건너 가려 해도 가지 못하고 거기에서 우리에게 건너 오지도 못한다' 고 대답하였다.

눅16:27 그래도 부자는 또 애원하였다. '그렇다면 할아버지, 제발 소원입니다. 라자로를 제 아버지 집으로 보내 주십시오.

눅16:28 저에게는 다섯 형제가 있는데 그를 보내어 그들만이라도 이 고통스러운 곳에 오지 않도록 경고해 주십시오.'

눅16:29 그러나 아브라함은 '네 형제들에게는 모세와 예언자들이 있으니 그들의 말을 들으면 될 것이다' 하고 대답하였다.

눅16:30 부자는 다시 '아브라함 할아버지, 그것만으로는 안 됩니다. 그들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사람이 찾아 가야만 회개할 것입니다' 하고 호소하였다.

눅16:31 그러자 아브라함은 '그들이 모세와 예언자들의 말도 듣지 않는다면 어떤 사람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다 해도 믿지 않을 것이다' 라고 대답하였다."

눅17:01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죄악의 유혹이 없을 수 없지만 남을 죄짓게 하는 사람은 참으로 불행하다.

눅17:02 이 보잘 것 없는 사람들 가운데 누구 하나라도 죄짓게 하는 사람은 그 목에 연자맷돌을 달고 바다에 던져져 죽는 편이 오히려 나을 것이다.

눅17:03 조심하여라. 네 형제가 잘못을 저지르거든 꾸짖고 뉘우치거든 용서해 주어라.

눅17:04 그가 너에게 하루 일곱 번이나 잘못을 저지른다 해도 그 때마다 너에게 와서 잘못했다고 하면 용서해 주어야 한다."

눅17:05 사도들이 주님께 "저희에게 믿음을 더하여 주십시오" 하니까

눅17:06 주님께서는 "너희에게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이라도 있다면 이 뽕나무더러 '뿌리째 뽑혀서 바다에 그대로 심어져라' 하더라도 그대로 될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눅17:07 "너희 가운데 누가 농사나 양치는 일을 하는 종을 데리고 있다고 하자. 그 종이 들에서 돌아 오면 '어서 와서 밥부터 먹어라' 고 말할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눅17:08 오히려 '내 저녁부터 준비하여라. 그리고 내가 먹고 마실 동안 허리를 동이고 시중을 들고 나서 음식을 먹어라' 하지 않겠느냐?

눅17:09 그 종이 명령대로 했다 해서 주인이 고마와해야 할 이유가 어디 있겠느냐?

눅17:10 너희도 명령대로 모든 일을 다 하고 나서는 '저희는 보잘 것 없는 종입니다. 그저 해야 할 일을 했을 따름입니다' 하고 말하여라."

눅17:11 예수께서 예루살렘으로 올라 가시는 길에 사마리아와 갈릴래아 사이를 지나 가시게 되었다.

눅17:12 어떤 마을에 들어 가시다가 나병환자 열 사람을 만났다. 그들은 멀찍이 서서

눅17:13 "예수 선생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크게 소리쳤다.

눅17:14 예수께서는 그들을 보시고 "가서 사제들에게 너희의 몸을 보여라" 하셨다. 그들이 사제들에게 가는 동안에 그들의 몸이 깨끗해졌다.

눅17:15 그들 중 한 사람은 자기 병이 나은 것을 보고 큰 소리로 하느님을 찬양하면서 예수께 돌아 와

눅17:16 그 발앞에 엎드려 감사를 드렸다. 그는 사마리아 사람이었다.

눅17:17 이것을 보시고 예수께서는 "몸이 깨끗해진 사람은 열 사람이 아니었느냐? 그런데 아홉은 어디 갔느냐?

눅17:18 하느님께 찬양을 드리러 돌아 온 사람은 이 이방인 한 사람밖에 없단 말이냐!" 하시면서

눅17:19 그에게 "일어나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살렸다" 하고 말씀하셨다.

눅17:20 하느님 나라가 언제 오겠느냐는 바리사이파 사람들의 질문을 받으시고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하느님 나라가 오는 것을 눈으로 볼 수는 없다.

눅17:21 또 '보아라, 여기 있다' 혹은 '저기 있다' 고 말할 수도 없다. 하느님 나라는 바로 너희 가운데 있다."

눅17:22 그리고 나서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가 사람의 아들의 영광스러운 날을 단 하루라도 보고 싶어할 때가 오겠지만 보지 못할 것이다.

눅17:23 사람들이 너희에게 '보아라, 저기 있다' 혹은 '여기 있다' 하더라도 찾아 나서지 말라.

눅17:24 마치 번개가 번쩍하여 하늘 이 끝에서 저 끝까지 환하게 하는 것같이 사람의 아들도 그 날에 그렇게 올 것이다.

눅17:25 그렇지만 사람의 아들은 먼저 많은 고통을 겪고 이 세대 사람들에게 버림을 받아야 한다."

눅17:26 "사람의 아들이 올 때에는 노아 때와 같은 일이 일어날 것이다.

눅17:27 노아가 방주에 들어 간 바로 그 날까지 사람들은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가고 하다가 마침내 홍수에 휩쓸려 모두 멸망하고 말았다.

눅17:28 또한 롯 시대와 같은 일도 일어날 것이다. 사람들은 먹고 마시고 사고 팔고 심고 집짓고 하다가

눅17:29 롯이 소돔을 떠난 바로 그 날 하늘에서 불과 유황이 쏟아져 내리자 그들은 모두 멸망하고 말았다.

눅17:30 사람의 아들이 나타나는 날에도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날 것이다." "

눅17:31 "그 날 지붕에 올라 가 있던 사람은 집 안에 있는 세간을 꺼내려내려 오지 말라. 밭에 있던 사람도 그와 같이 집으로 돌아 가서는 안 된다.

눅17:32 롯의 아내를 생각해 보아라!

눅17:33 누구든지 제 목숨을 살리려는 사람은 잃을 것이며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살릴 것이다.

눅17:34 잘 들어 두어라. 그 날 밤에 두 사람이 한 침상에 누워 있다면 하나는 데려 가고 하나는 버려 둘 것이다.

눅17:35 또 두 여자가 함께 맷돌질을 하고 있다면 하나는 데려 가고 하나는 버려 둘 것이다."

눅17:37 이 말씀을 듣고 제자들이 "주님, 어디서 그런 일이 일어나겠습니까?" 하고 묻자 예수께서는 "주검이 있는 곳에는 독수리가 모여 드는 법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눅18:01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언제나 기도하고 용기를 잃지 말아야 한다고 이렇게 비유를 들어 가르치셨다.

눅18:02 "어떤 도시에 하느님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도 거들떠 보지 않는 재판관이 있었다.

눅18:03 그 도시에는 어떤 과부가 있었는데 그 여자는 늘 그를 찾아 가서 '저에게 억울한 일을 한 사람이 있습니다.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십시오' 하고 졸라댔다.

눅18:04 오랫동안 그 여자의 청을 들어 주지 않던 재판관도 결국 '나는 하느님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도 거들떠 보지 않는 사람이지만

눅18:05 이 과부가 너무도 성가시게 구니 그 소원대로 판결해 주어야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자꾸만 찾아 와서 못 견디게 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눅18:06 주님께서는 계속해서 말씀하셨다. "이 고약한 재판관의 말을 새겨 들어라.

눅18:07 하느님께서 택하신 백성이 밤낮 부르짖는데도 올바르게 판결해 주지 않으시고 오랫동안 그대로 내버려 두실 것 같으냐?

눅18:08 사실 하느님께서는 그들에게 지체없이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실 것이다. 그렇지만 사람의 아들이 올 때에 과연 이 세상에서 믿음을 찾아 볼 수 있겠느냐?"

눅18:09 예수께서는 자기네만 옳은 줄 믿고 남을 업신여기는 사람들에게 이런 비유를 말씀하셨다.

눅18:10 "두 사람이 기도하러 성전에 올라 갔는데 하나는 바리사이파 사람이었고 또 하나는 세리였다.

눅18:11 바리사이파 사람은 보라는 듯이 서서 '오, 하느님! 감사합니다. 저는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욕심이 많거나 부정직하거나 음탕하지 않을 뿐더러 세리와 같은 사람이 아닙니다.

눅18:12 저는 일주일에 두 번이나 단식하고 모든 수입의 십분의 일을 바칩니다' 하고 기도하였다.

눅18:13 한편 세리는 멀찍이 서서 감히 하늘을 우러러 보지도 못하고 가슴을 치며 '오, 하느님! 죄 많은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기도하였다.

눅18:14 잘 들어라. 하느님께 올바른 사람으로 인정받고 집으로 돌아 간 사람은 바리사이파 사람이 아니라 바로 그 세리였다. 누구든지 자기를 높이면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면 높아질 것이다."

눅18:15 사람들이 어린아기들을 예수께 데리고 와서 손을 얹어 축복해 주시기를 청하였다. 이것을 본 제자들이 그들을 나무라자

눅18:16 예수께서는 어린 아기들을 가까이 오게 하시고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린이들이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말고 그대로 두어라. 하느님 나라는 이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

눅18:17 잘 들어라. 누구든지 어린이와 같이 순진한 마음으로 하느님 나라를 맞아들이지 않으면 결코 거기 들어 가지 못할 것이다."

눅18:18 유다의 지도자 한 사람이 "선하신 선생님, 제가 무엇을 해야 영원한 생명을 얻겠습니까?" 하고 예수께 물었다.

눅18:19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왜 나를 선하다고 하느냐? 선하신 분은 하느님 한 분뿐이시다.

눅18:20 '간음하지 말라. 살인하지 말라. 도둑질하지 말라. 거짓 증언하지 말라. 네 부모를 공경하라' 고 한 계명들을 알고 있지 않느냐?"

눅18:21 그 사람은 "어려서부터 저는 이 모든 것을 다 지켜 왔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눅18:22 예수께서는 이 말을 들으시고 "너에게는 아직도 해야 할 일이 하나 더 있다. 있는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어라.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 그러면 하늘에서 보화를 얻게 될 것이다" 하셨다.

눅18:23 그러나 그는 큰 부자였기 때문에 이 말씀을 듣고 무척 마음이 괴로왔다.

눅18:24 예수께서는 그를 보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재물이 많은 사람이 하늘 나라에 들어 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모른다.

눅18:25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 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를 빠져 나가는 것이 더 쉬울 것이다."

눅18:26 사람들이 이 말씀을 듣고 "그러면 구원받을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눅18:27 예수께서는 "사람의 힘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지만 하느님께서는 하실 수 있다" 하고 대답하셨다.

눅18:28 그 때에 베드로가 "보시다시피 저희는 가정을 버리고 주님을 따랐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눅18:29 예수께서 이 말을 들으시고 "나는 분명히 말한다. 하느님 나라를 위하여 집이나 아내나 형제나 부모나 자녀를 버린 사람은

눅18:30 누구나 이 세상에서 여러 갑절의 상을 받을 것이며 오는 세상에서는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눅18:31 예수께서 열 두 제자를 가까이 부르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우리는 지금 예루살렘으로 올라 가고 있다. 거기에서 사람의 아들에 대하여 예언자들이 기록한 모든 일이 이루어질 것이다.

눅18:32 사람의 아들이 이방인들의 손에 넘어가게 될 터인데 그들은 사람의 아들을 희롱하고 모욕하고 침뱉고

눅18:33 채찍질하고 마침내 죽일 것이다. 그러나 사람의 아들은 사흘만에 다시 살아날 것이다."

눅18:34 제자들은 이 말씀을 듣고도 조금도 깨닫지 못하였다. 이 말씀의 뜻이 그들에게는 가리워져 있었기 때문에 그것이 무슨 말씀인지 알아 듣지 못하였던 것이다.

눅18:35 예수께서 예리고에 가까이 가셨을 때의 일이었다. 어떤 소경이 길가에 앉아 구걸하고 있다가

눅18:36 군중이 지나가는 소리를 듣고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눅18:37 사람들이 나자렛 예수께서 지나가신다고 하자

눅18:38 그 소경은 곧 "다윗의 자손이신 예수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소리 질렀다.

눅18:39 앞서 가던 사람들이 그를 꾸짖으며 떠들지 말라고 일렀으나 그는 더욱 큰 소리로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외쳤다.

눅18:40 예수께서는 걸음을 멈추시고 그 소경을 데려 오라고 하셨다. 소경이 가까이 오자

눅18:41 "나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이냐?" 하고 물으셨다. "주님,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하고 그가 대답하자

눅18:42 예수께서는 "자, 눈을 떠라. 네 믿음이 너를 살렸다" 하고 말씀하셨다.

눅18:43 그러자 그 소경은 곧 보게 되어 하느님께 감사하며 예수를 따랐다. 이것을 본 사람들은 모두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눅19:01 예수께서 예리고에 이르러 거리를 지나가고 계셨다.

눅19:02 거기에 자캐오라는 돈 많은 세관장이 있었는데

눅19:03 예수가 어떤 분인지 보려고 애썼으나 키가 작아서 군중에 가리워볼 수가 없었다.

눅19:04 그래서 예수께서 지나가시는 길을 앞질러 달려 가서 길가에 있는 돌무화과나무 위에 올라 갔다.

눅19:05 예수께서 그 곳을 지나시다가 그를 쳐다보시며 "자캐오야, 어서 내려 오너라.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 하고 말씀하셨다.

눅19:06 자캐오는 이 말씀을 듣고 얼른 나무에서 내려 와 기쁜 마음으로 예수를 자기 집에 모셨다.

눅19:07 이것을 보고 사람들은 모두 "저 사람이 죄인의 집에 들어 가 묵는구나!" 하며 못마땅해 하였다.

눅19:08 그러자 자캐오는 일어서서 "주님, 저는 제 재산의 반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렵니다. 그리고 제가 남을 속여 먹은 것이 있다면 그 네 갑절은 갚아 주겠습니다" 하고 말씀드렸다.

눅19:09 예수께서 자캐오를 보시며 "오늘 이 집은 구원을 얻었다. 이 사람도 아브라함의 자손이다.

눅19:10 사람의 아들은 잃은 사람들을 찾아 구원하러 온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눅19:11 이 말씀을 듣고 있던 사람들은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가까이 오신 것을 보고 하느님의 나라가 당장에 나타날 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또 비유 하나를 들려 주셨다.

눅19:12 "한 귀족이 왕위를 받아 오려고 먼 길을 떠나게 되었다.

눅19:13 그래서 그는 종 열 사람을 불러 금화 한 개씩을 나누어 주면서 '내가 돌아 올 때까지 이 돈을 가지고 장사를 해 보아라' 하고 일렀다.

눅19:14 그런데 그의 백성들은 그를 미워하고 있었으므로 그들의 대표를 뒤따라 보내어 '우리는 그자가 우리 왕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하고 진정하게 하였다.

눅19:15 그 귀족은 왕위를 받아 가지고 돌아 오자마자 돈을 맡겼던 종들을 불러서 그 동안에 돈을 얼마씩이나 벌었는지를 따져 보았다.

눅19:16 첫째 종이 와서 '주인님, 주인님이 주신 금화 하나를 열 개로 늘렸습니다' 하고 말하자

눅19:17 주인은 '잘 했다. 너는 착한 종이로구나. 네가 지극히 작은 일에 충성을 다했으니 나는 너에게 열 고을을 다스리게 하겠다' 하며 칭찬하였다.

눅19:18 둘째 종이 와서 '주인님, 주인님이 주신 금화 하나로 금화 다섯을 벌었습니다' 하고 말하자

눅19:19 주인은 '너에게는 다섯 고을을 맡기겠다' 고 하였다.

눅19:20 그런데 그 다음에 온 종의 말은 이러하였다. '주인님, 주인님이 주신 금화가 여기 그대로 있습니다. 저는 이것을 수건에 싸 두었습니다.

눅19:21 주인님은 지독한 분이라 맡기지도 않은 것을 찾아 가고 심지도 않은 데서 거두시기에 저는 무서워서 이렇게 하였습니다.'

눅19:22 이 말을 들은 주인은 '이 몹쓸 종아, 나는 바로 네 입에서 나온 말로 너를 벌주겠다. 내가 맡기지도 않은 것을 찾아 가고 심지도 않은 것을 거두는 지독한 사람으로 알고 있었단 말이지?

눅19:23 그렇다면 너는 왜 내 돈을 돈 쓰는 사람에게 꾸어 주지 않았느냐? 그랬으면 내가 돌아 와서 이자까지 붙여서 원금을 돌려 받을 수 있지 않았겠느냐?' 하며 호통을 친 다음

눅19:24 그 자리에 서 있던 사람들에게 '저자에게서 금화를 빼앗아 금화 열 개를 가진 사람에게 주어라' 하고 일렀다.

눅19:25 사람들이 '주인님, 그 사람은 금화를 열 개나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하고 말하자

눅19:26 주인은 '잘 들어라. 누구든지 있는 사람은 더 받겠고 없는 사람은 있는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눅19:27 그리고 내가 왕이 되는 것을 반대하던 내 원수들은 여기 끌어 내다가 내 앞에서 죽여라' 하고 말하였다."

눅19:28 예수께서 이 말씀을 마치시고 앞장서서 예루살렘을 향하여 길을 떠나셨다.

눅19:29 올리브산 중턱에 있는 벳파게와 베다니아 가까이에 이르렀을 때 예수께서는 두 제자를 앞질러 보내시며

눅19:30 이렇게 말씀하셨다. "맞은편 마을로 가라. 거기에 가 보면 아무도 탄 적이 없는 어린 나귀 한 마리가 매여 있을 터이니 그 나귀를 풀어 오너라.

눅19:31 혹시 누가 왜 남의 나귀를 푸느냐고 묻거든 '주께서 쓰시겠답니다' 하고 대답하여라."

눅19:32 그들이 가 보니 과연 모든 것이 예수께서 말씀하신 대로였다.

눅19:33 그래서 나귀를 풀었더니 나귀 주인이 나타나서 "아니, 왜 나귀를 풀어 가오?" 하고 물었다.

눅19:34 "주께서 쓰시겠답니다." 그들은 이렇게 대답하고

눅19:35 나귀를 끌고 와서 나귀에 자기들의 겉옷을 얹고 예수를 그 위에 모셨다.

눅19:36 예수께서 앞으로 나아가시자 사람들이 겉옷을 벗어 길에 펴 놓았다.

눅19:37 예수께서 올리브산 내리막길에 이르렀을 때 수많은 제자들은 자기들이 본 모든 기적에 대하여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소리 높여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눅19:38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임금이여, 찬미 받으소서. 하늘에는 평화, 하느님께 영광!"

눅19:39 그러자 군중 속에 끼어 있던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선생님, 제자들이 저러는데 왜 꾸짖지 않으십니까?" 하고 말하였다.

눅19:40 그러자 예수께서는 "잘 들어라. 그들이 입을 다물면 돌들이 소리지를 것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눅19:41 예수께서 예루살렘 가까이 이르러 그 도시를 내려다 보시고 눈물을 흘리시며

눅19:42 한탄하셨다. "오늘 네가 평화의 길을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러나 너는 그 길을 보지 못하는구나.

눅19:43 이제 네 원수들이 돌아 가며 진을 쳐서 너를 에워 싸고 사방에서 쳐들어 와

눅19:44 너를 쳐부수고 너의 성안에 사는 백성을 모조리 짓밟아 버릴 것이다. 그리고 네 성안에 있는 돌은 어느 하나도 제자리에 얹혀있지 못할 것이다. 너는 하느님께서 구원하러 오신 때를 알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눅19:45 예수께서 성전 뜰 안으로 들아 가 상인들을 쫓아내시며

눅19:46 "성서에 '내 집은 기도하는 집이다' 라고 기록되어 있지 않느냐? 그런데 너희는 성전을 '강도들의 소굴' 로 만들었다" 하고 나무라셨다.

눅19:47 예수께서는 날마다 성전에서 가르치셨는데 대사제들과 율법학자들과 백성의 지도자들은 예수를 잡아 죽일 궁리를 하고 있었다.

눅19:48 그러나 백성들이 모두 예수의 말씀을 듣느라고 그 곁을 떠나지 않았기 때문에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눅20:01 어느 날 예수께서 성전에서 사람들을 가르치시며 복음을 전하고 계실 때에 대사제들과 율법학자들이 원로들과 함께 와서

눅20:02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그런 일들을 합니까? 누가 그런 권한을 주었습니까? 말해 보시오" 하고 따졌다.

눅20:03 예수께서 "그러면 나도 한 가지 물어 보겠다. 어디 대답해 대답해 보아라.

눅20:04 요한이 세례를 베푼 것은 그 권한이 하느님에게서 난 것이냐? 사람에게서 난 것이냐?" 하고 반문하시자

눅20:05 그들은 자기들끼리 "하느님에게서 났다고 하면 왜 요한을 믿지 않았느냐고 할 것이고

눅20:06 사람에게서 났다고 하면 사람들이 모두 요한을 예언자로 믿고 있으니 우리를 돌로 칠 것이 아니겠소?" 하며 서로 의논한 끝에

눅20:07 "어디서 났는지 모르겠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눅20:08 예수께서는 "나도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들을 하는지 말하지 않겠다" 하고 말씀하셨다.

눅20:09 그 때 예수께서 사람들에게 이 비유를 들려 주셨다. "어떤 사람이 포도원을 만들어서 그것을 소작인들에게 도지로 주고 오랫동안 집을 떠나 있었다.

눅20:10 포도철이 되자 그는 포도원의 도조를 받아 오라고 종 하나를 보냈다. 그런데 소작인들은 그 종을 때려서 빈손으로 되돌려 보냈다.

눅20:11 주인은 다시 다른 종을 보냈는데 그들은 그 종도 때리며 모욕을 준 다음 빈손으로 돌려 보냈다.

눅20:12 그래서 주인은 세 번째로 종을 또 보냈더니 그들은 그 종마저 상처를 입히고 쫓아 보냈다.

눅20:13 포도원 주인은 '이제 어떻게 할까? 그러면 이번에는 내 사랑하는 외아들을 보내야겠다. 설마 내 아들이야 알아 주겠지' 하고 말하였다.

눅20:14 그러나 소작인들은 그 아들을 보자 '저게 상속자다. 죽여 버리자. 그러면 이 포도원은 우리 차지가 될 것이다' 하고 서로 짜고 나서

눅20:15 그를 포도원 밖으로 끌어 내어 죽여 버렸다. 그러니 포도원 주인이 소작인들을 어떻게 하겠느냐?

눅20:16 주인은 돌아 와서 그들을 죽여 버리고 포도원을 다른 사람들에게 맡길 것이다." 사람들은 이 말씀을 듣고 "어디 그럴 수가 있겠습니까?" 하고 말하였다.

눅20:17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들을 똑바로 보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러면 '집 짓는 사람들이 버린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다' 고 하신 성경 말씀은 무슨 뜻이냐?

눅20:18 그 돌 위에 떨어지는 사람은 누구나 산산조각이 날 것이며 그 돌에 깔리는 사람은 가루가 되고 마 것이다."

눅20:19 율법학자들과 대사제들은 예수의 이 비유가 자기들을 두고 하신 말씀인 줄 알고 그 자리에서 예수를 잡으려 하였으나 사람들이 무서워서 손을 대지 못하였다.

눅20:20 그래서 그들은 기회를 엿보다가 밀정들을 선량한 사람처럼 꾸며 예수께 보냈다. 그들은 예수의 말씀을 트집잡아 사법권을 쥔 총독에게 넘겨서 처벌을 받게 하려는 것이었다.

눅20:21 그들은 예수께 이렇게 물었다. "선생님, 우리는 선생님의 말씀과 가르침이 옳다는 것을 압니다. 또 선생님은 사람을 겉모양으로 판단하지 않으실 뿐더러 하느님의 진리를 참되게 가르치신다는 것도 압니다.

눅20:22 그런데 우리가 카이사르에게 세금을 바치는 것이 옳습니까? 옳지 않습니까?"

눅20:23 예수께서는 그들의 간교한 속셈을 아시고

눅20:24 "데나리온 한 닢을 나에게 보여라. 그 돈에 누구의 초상과 글자가 새겨져 있느냐?" 하고 물으셨다. "카이사르의 것입니다" 하고 그들이 대답하자

눅20:25 "그러면 카이사르의 것은 카이사르에게 돌리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라" 하고 말씀하셨다.

눅20:26 그들은 사람들 앞에서 예수의 말씀을 트집잡지 못하였을 뿐 아니라 그의 답변에 놀라 입을 다물고 말았다.

눅20:27 부활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두가이파 사람들 몇이 예수께 와서 물었다.

눅20:28 "선생님, 모세가 우리에게 정해 준 법에는 형이 결혼했다가 자녀없이 죽으면 그 동생이 형수와 결혼하여 자식을 낳아 형의 대를 이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눅20:29 그런데 칠 형제가 살고 있었습니다. 첫째가 아내를 얻어 자식 없이 죽어서

눅20:30 둘째가 형수와 살고

눅20:31 다음에 세째가 또 형수와 살고 이렇게 하여 일곱 형제가 다 형수를 데리고 살았는데 모두 자식 없이 죽었습니다.

눅20:32 나중에 그 여자도 죽었습니다.

눅20:33 이렇게 칠 형제가 다 그 여자를 아내로 삼았었으니 부활 때 그 여자는 누구의 아내가 되겠습니까?"

눅20:34 예수께서 이렇게 대답하셨다. "이 세상 사람들은 장가도 들고 시집도 가지만

눅20:35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 저 세상에서 살 자격을 얻은 사람들은 장가드는 일도 없고 시집가는 일도 없다.

눅20:36 그들은 천사들과 같아서 죽는 일도 없다. 또한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사람들이기 때문에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것이다.

눅20:37 모세도 가시덤불 이야기에서 주님을 가리켜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 이라고 불렀다. 이것으로 모세는 죽은 자들이 다시 살아난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 주었다.

눅20:38 이 말씀은 하느님께서 죽은 자의 하느님이 아니라 살아 있는 자의 하느님이시라는 뜻이다. 하느님 앞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살아 있는 것이다."

눅20:39 이 말씀을 듣고 있던 율법학자 몇 사람은 "선생님, 옳은 말씀입니다" 하였고

눅20:40 감히 그 이상 더 묻는 사람이 없었다.

눅20:41 예수께서 또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사람들이 그리스도를 다윗의자손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어떻게 된 일이냐?

눅20:42 다윗 자신이 시편에서 이렇게 읊지 않았느냐? '주 하느님께서 내 주님께 이르신 말씀,

눅20:43 내가 네 원수를 네 발 아래 굴복시킬 때까지 너는 내 오른편에 앉아 있으라.'

눅20:44 다윗이 이와 같이 그리스도를 주님이라고 불렀는데 그리스도가 어떻게 다윗의 자손이 되겠느냐?"

눅20:45 예수께서는 모든 사람이 듣고 있는 데서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눅20:46 "율법학자들을 조심하여라. 그들은 길다안 예복을 걸치고 다니기를 좋아하고 장터에서 인사받는 것을 즐기며 회당에서는 높은 자리를 찾고 잔치에 가면 윗자리에 앉으려 한다.

눅20:47 그리고 과부들의 가산을 등쳐 먹으면서도 기도만은 남에게 보이려고 오래 한다. 이런 사람들이야 말로 그만큼 더 엄한 벌을 받을 것이다."

눅21:01 어느 날 예수께서는 부자들이 와서 헌금궤에 돈을 넣는 것을 보시고 계셨는데

눅21:02 마침 가난한 과부 한 사람이 작은 동전 두 닢을 넣는 것을 보시고

눅21:03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분명히 말한다. 이 가난한 과부는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많은 돈을 넣었다.

눅21:04 저 사람들은 모두 넉넉한 데서 얼마씩을 예물로 바쳤지만 이 과부는 구차하면서도 가진 것을 전부 바친 것이다."

눅21:05 사람들이 아름다운 돌과 예물로 화려하게 꾸며진 성전을 보며 감탄하고 있었다. 그 때에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눅21:06 "지금 너희가 성전을 바라보고 있지만 저 돌들이 어느 하나도 자리에 그대로 얹혀 있지 못하고 다 무너지고 말 날이 올 것이다."

눅21:07 그들이 "선생님, 그런 일이 언제 일어나겠습니까? 그리고 그런 일이 일어날 즈음해서 어떤 징조가 나타나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눅21:08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앞으로 많은 사람이 내 이름을 내세우며 나타나서 '내가 바로 그리스도다!' 혹은 '때가 왔다!' 하고 떠들더라도 속지 않도록 조심하고 그들을 따라 가지 말라.

눅21:09 또 전쟁과 반란의 소문을 듣더라도 두려워하지 말라. 그런 일이 반드시 먼저 일어나고 말 것이다. 그렇다고 끝날이 곧 오는 것은 아니다."

눅21:10 예수께서는 계속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한 민족이 일어나 딴 민족을 치고 한 나라가 일어나 딴 나라를 칠 것이며

눅21:11 곳곳에 무서운 지진이 일어나고 또 기근과 전염병도 휩쓸 것이며 하늘에서는 무서운 일들과 굉장한 징조들이 나타날 것이다.

눅21:12 그러나 이 모든 일이 일어나기 전에 너희는 잡혀서 박해를 당하고 회당에 끌려 가 마침내 감옥에 갇히게 될 것이며 나 때문에 임금들과 총독들 앞에 서게 될 것이다.

눅21:13 그 때야말로 너희가 나의 복음을 증언할 때이다.

눅21:14 이 말을 명심하여라. 그 때 어떻게 항변할까 하고 미리 걱정하지 말라.

눅21:15 너희의 적수들이 아무도 맞서거나 반박할 수 없는 언변과 지혜를 내가 주겠다.

눅21:16 너희의 부모와 형제와 친척과 친구들까지도 너희를 잡아 넘겨서 더러는 죽이기까지 할 것이다.

눅21:17 그리고 너희는 나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겠지만

눅21:18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

눅21:19 그리고 참고 견디면 생명을 얻을 것이다."

눅21:20 "예루살렘이 적군에게 포위된 것을 보거든 그 도시가 파멸될 날이 멀지 않은 줄 알아라.

눅21:21 그 때에 유다에 있는 사람들은 산으로 도망가고 성안에 있는 사람들은 그 곳을 빠져 나가라. 그리고 시골에 있는 사람들은 성안으로 들어 가지 말라.

눅21:22 그 때가 바로 성서의 모든 말씀이 이루어지는 징벌의 날이다.

눅21:23 이런 때에 임신한 여자들과 젖먹이가 딸린 여자들은 불행하다. 이 땅에는 무서운 재난이 닥칠 것이고 이 백성에게는 하느님의 분노가 내릴 것이다.

눅21:24 사람들은 칼날에 쓰러질 것이며 포로가 되어 여러 나라에 잡혀 갈 것이다. 이방인의 시대가 끝날 때까지 예루살렘은 그들의 발 아래 짓밟힐 것이다."

눅21:25 "그 때가 되면 해와 달과 별에 징조가 나타날 것이다. 지상에서는 사납게 날뛰는 바다 물결에 놀라 모든 민족이 불안에 떨 것이며

눅21:26 사람들은 세상에 닥쳐 올 무서운 일을 내다보며 공포에 떨다가 기절하고 말 것이다. 모든 천체가 흔들릴 것이기 때문이다.

눅21:27 그러나 그 때에 사람들은 사람의 아들이 구름을 타고 권능을 떨치며 영광에 싸여 오는 것을 볼 것이다.

눅21:28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하거든 몸을 일으켜 머리를 들어라. 너희가 구원받을 때가 가까이 온 것이다."

눅21:29 그리고 예수께서는 이런 비유를 들려 주셨다. "저 무화과나무와 모든 나무들을 보아라.

눅21:30 나무에 잎이 돋으면 그것을 보아 여름이 벌써 다가 온 것을 알게 된다.

눅21:31 이와 같이 너희도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거든 하느님의 나라가 다가 온 줄 알아라.

눅21:32 나는 분명히 말한다. 이 세대가 없어지기 전에 이 모든 일이 일어나고야 말 것이다.

눅21:33 하늘과 땅은 사라질지라도 내 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눅21:34 "흥청대며 먹고 마시는 일과 쓸 데 없는 세상 걱정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그 날이 갑자기 닥쳐 올지도 모른다. 조심하여라.

눅21:35 그 날이 온 땅 위에 사는 모든 사람에게 덫처럼 들이닥칠 것이다.

눅21:36 그러므로 너희는 앞으로 닥쳐 올 이 모든 일을 피하여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도록 늘 깨어 기도하여라."

눅21:37 예수께서 낮에는 성전에서 가르치시고 저녁이 되면 올리브산에 올라 가셔서 밤을 지내셨다.

눅21:38 그리고 사람들은 모두 이른 아침부터 예수의 말씀을 들으려고 성전에 몰려 들었다.

눅22:01 무교절 곧 과월절이라는 명절이 다가 왔다.

눅22:02 대사제들과 율법학자들은 백성들이 무서워서 예수를 어떻게 죽여야 탈이 없을까 하고 궁리하고 있었다.

눅22:03 그런데 열 두 제자 가운데 하나인 가리옷 사람 유다가 사탄의 유혹에 빠졌다.

눅22:04 그는 대사제들과 성전 수위대장들에게 가서 예수를 잡아 넘겨 줄 방도를 상의하였다.

눅22:05 그들은 기뻐하며 그에게 돈을 주겠다고 약속하였다.

눅22:06 유다는 이에 동의하고 사람들 몰래 예수를 잡아 줄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눅22:07 드디어 무교절의 첫 날이 왔다. 이 날은 과월절에 쓰는 어린 양을 잡는 날이었다.

눅22:08 예수께서는 베드로와 요한을 보내시며 "가서 우리가 먹을 과월절음식을 준비하여라" 하고 이르셨다.

눅22:09 그들이 "어디에다 차리면 좋겠습니까?" 하고 묻자

눅22:10 예수께서 이렇게 지시하였다. "너희가 성안에 들어 가면 물동이를 메고 가는 사람을 만날 것이다. 그 사람이 들어 가는 집으로 따라 들어 가서

눅22:11 그 집 주인을 보고 내가 제자들과 함께 과월절 음식을 먹을 방이 어디 있느냐고 묻더라고 하여라.

눅22:12 그러면 그 집 주인이 이층의 큰 방 하나를 보여 줄 것이다. 그 방에 자리가 다 마련되어 있을 터이니 거기에다가 준비를 하여라."

눅22:13 이 말씀을 듣고 제자들이 가 보니 과연 예수께서 말씀하신 대로였다. 그들은 거기에다 과월절 음식을 차렸다.

눅22:14 만찬 시간이 되자 예수께서 사도들과 함께 자리에 앉아

눅22:15 "내가 고난을 당하기 전에 너희와 이 과월절 음식을 함께 나누려고 얼마나 별러 왔는지 모른다.

눅22:16 잘 들어 두어라. 나는 과월절 음식의 본뜻이 하느님 나라에서 성취되기까지는 이 과월절 음식을 다시는 먹지 않겠다" 하고 말씀하셨다.

눅22:17 그리고 잔을 들어 감사의 기도를 올리신 다음 "자, 이 잔을 받아 나누어 마셔라.

눅22:18 잘 들어라. 이제부터 하느님 나라가 올 때까지는 포도로 빚은 것은 나는 결코 마시지 않겠다" 하시고는

눅22:19 또 빵을 들어 감사 기도를 올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이것은 너희를 위하여 내어 주는 내 몸이다. 나를 기념하여 이 예식을 행하여라" 하고 말씀하셨다.

눅22:20 음식을 나눈 뒤에 또 그와 같이 잔을 들어 "이것은 내 피로 맺는 새로운 계약의 잔이다. 나는 너희를 위하여 이 피를 흘리는 것이다" 하셨다.

눅22:21 "그런데 나를 제 손으로 잡아 넘길 자가 지금 나와 함께 이 식탁에 앉아 있다.

눅22:22 사람의 아들은 하느님께서 정하신 대로 가지만 사람의 아들을 잡아 넘기는 그 사람은 화를 입을 것이다."

눅22:23 이 말씀을 듣고 제자들은 자기들 중에 그런 짓을 하려는 자가 도대체 누구일까 하고 서로 물었다.

눅22:24 제자들 사이에서 누구를 제일 높게 볼 것이냐는 문제로 옥신각신하는 것을 보시고

눅22:25 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 세상의 왕들은 강제로 백성을 다스린다. 그리고 백성들에게 권력을 휘두르는 사람들은 백성의 은인으로 행세한다.

눅22:26 그러나 너희는 그래서는 안 된다. 오히려 너희 중에서 제일 높은 사람은 제일 낮은 사람처럼 처신해야 하고 지배하는 사람은 섬기는 사람처럼 처신해야 한다.

눅22:27 식탁에 앉은 사람과 심부름하는 사람 중에 어느 편이 더 높은 사람이냐? 높은 사람은 식탁에 앉은 사람이 아니냐? 그러나 나는 심부름하는 사람으로 여기에 와 있다."

눅22:28 "너희는 내가 온갖 시련을 겪는 동안 나와 함께 견디어 왔으니

눅22:29 내 아버지께서 나에게 왕권을 주신 것처럼 나도 너희에게 왕권을 주겠다.

눅22:30 너희는 내 나라에서 내 식탁에 앉아 먹고 마시며 옥좌에 앉아 이스라엘의 열 두 지파를 심판하게 될 것이다."

눅22:31 "시몬아, 시몬아, 들어라. 사탄이 이제는 키로 밀을 까부르듯이 너희를 제멋대로 다루게 되었다.

눅22:32 그러나 나는 네가 믿음을 잃지 않도록 기도하였다. 그러니 네가 나에게 다시 돌아 오거든 형제들에게 힘이 되어 다오."

눅22:33 베드로는 이 말씀을 듣고 "주님, 저는 주님과 함께라면 감옥에 가도 좋고 죽어도 좋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눅22:34 그러나 예수께서는 "베드로야, 내 말을 잘 들어라. 오늘 닭이 울기 전에 너는 세 번이나 나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 하셨다.

눅22:35 그리고 사도들에게 "내가 너희를 보낼 때 돈주머니나 식량자루나신을 가지고 가지 말라고 했는데 부족한 것이라도 있었느냐?" 하고 물으셨다.

눅22:36 "아무것도 부족한 것이 없었습니다" 하고 그들이 대답하자 예수께서는 "그러나 지금은 돈주머니가 있는 사람들은 그것을 가지고 가고 식량자루도 가지고 가거라. 또 칼이 없는 사람은 겉옷을 팔아서라도 칼을 사 가지고 가거라.

눅22:37 그래서 '그는 악인들 중의 하나로 몰렸다' 하신 말씀이 나에게서 이루어져야 한다. 과연 나에게 관한 기록은 다 이루어지고 있다" 하셨다.

눅22:38 이 말씀을 듣고 그들이 "주님, 여기에 칼 두 자루가 있습니다" 하였더니 예수께서는 "그만 하면 되었다" 하고 말씀하셨다.

눅22:39 예수께서 늘 하시던 대로 밖으로 나가 올리브산으로 가시자 제자들도 뒤따라 갔다.

눅22:40 예수께서는 그 곳에 이르러 제자들에게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기도하여라" 하시고는

눅22:41 돌을 던지면 닿을 만한 거리에 떨어져서 무릎을 꿇고 기도하셨다.

눅22:42 "아버지, 아버지의 뜻에 어긋나는 일이 아니라면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나 제 뜻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십시오."

눅22:45 기도를 마치시고 일어나 제자들에게 돌아 와 보시니 그들은 슬픔에 지쳐 잠들어 있었다.

눅22:46 이것을 보시고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왜 이렇게들 잠만 자고 있느냐?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일어나 기도하여라" 하고 말씀하셨다.

눅22:47 예수의 말씀이 채 끝나기도 전에 무리가 떼를 지어 열 두 제자 중의 하나인 유다라는 사람을 앞세우고 나타났다. 유다가 예수께 입맞추려고 다가서자

눅22:48 예수께서는 "유다야, 입을 맞추어 사람의 아들을 잡아 넘기려느냐?" 하고 말씀하셨다.

눅22:49 예수와 함께 있던 제자들은 일이 어떻게 벌어질 것인가를 알고 "주님, 저희가 칼로 쳐 버릴까요?" 하고는

눅22:50 그 가운데 한 사람이 대사제의 종의 오른쪽 귀를 내려쳐 떨어뜨렸다.

눅22:51 그러자 예수께서는 "그만해 두어라" 하고 말리시며 그 사람의 귀에 손을 대어 고쳐 주셨다.

눅22:52 그리고 잡으러 온 대사제들과 성전 수위대장들과 원로들을 향하여 "칼과 몽둥이를 들고 나를 잡으러 왔으니 내가 강도란 말이냐?

눅22:53 내가 매일 너희와 함께 성전에 있을 때에는 잡지 않더니 이제는 너희의 때가 되었고 암흑이 판을 치는 때가 왔구나" 하셨다.

눅22:54 그들은 예수를 잡아 대사제의 관저로 끌고 들어 갔다. 그 때에 베드로는 멀찍이 떨어져서 뒤따르다가

눅22:55 마당 가운데에 불을 피우고 둘러 앉아 있는 사람들 틈에 끼어 들어 앉아 있었다.

눅22:56 베드로가 불을 쬐고 앉아 있을 때 어떤 여종이 베드로를 유심히 들여다 보며 "이 사람도 예수와 함께 있었어요" 하고 말하였다.

눅22:57 베드로는 그 말을 부인하면서 "여보시오, 나는 그런 사람을 모르오" 하였다.

눅22:58 얼마 뒤에 또 어떤 사람이 베드로를 보고 "당신도 그들과 한 패요" 하고 말하자 베드로는 "여보시오,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오" 하고 잡아 떼었다.

눅22:59 그 뒤 한 시간쯤 지나서 또 다른 사람이 "이 사람은 분명히 예수와 함께 있던 사람이오. 이 사람도 갈릴래아 사람이 아니오?" 하고 몰아 세웠다.

눅22:60 베드로는 "여보시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요?" 하며 끝내 부인하였다. 베드로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닭이 울었다.

눅22:61 그 때에 주께서 몸을 돌려 베드로를 똑바로 바라보셨다. 그제서야 베드로는 "오늘 닭이 울기 전에 나를 세 번 모른다고 할 것이다" 하신 주님의 말씀이 떠올라

눅22:62 밖으로 나가 슬피 울었다.

눅22:63 예수를 지키던 사람들은 예수를 조롱하고 때리며

눅22:64 눈을 가리고 "누가 때렸는지 알아 맞추어 보아라" 고 하면서

눅22:65 계속해서 갖은 욕설을 다 퍼부었다.

눅22:66 날이 밝자 백성의 원로들을 비롯하여 대사제들과 율법학자들이 모여 법정을 열고 예수를 끌어내어

눅22:67 심문을 시작하였다. "자, 말해 보아라. 그대가 그리스도인가?" 예수께서는 "내가 그렇다고 말하여도 너희는 믿지 않을 것이며

눅22:68 내가 물어 보아도 너희는 대답하지 않을 것이다.

눅22:69 사람의 아들은 이제부터 전능하신 하느님의 오른편에 앉게 될 것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눅22:70 이 말씀을 듣고 그들은 모두 "그러면 그대가 하느님의 아들이란 말인가?" 하고 물었다. 예수께서 "내가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것을 너희가 말하였다" 하고 대답하시자

눅22:71 그들은 "이제 무슨 증언이 필요하겠습니까? 제 입으로 말하는 것을 우리가 직접 듣지 않았습니까?" 하고 말하였다.

눅23:01 그리고 나서 온 의회가 일어나 예수를 빌라도 앞에 끌고 가서

눅23:02 "우리는 이 사람이 백성들에게 소란을 일으키도록 선동하며 카이사르에게 세금을 못 바치게 하고 자칭 그리스도요 왕이라고 하기에 붙잡아 왔습니다" 하고 고발하기 시작하였다.

눅23:03 빌라도가 예수께 "네가 유다인의 왕인가?" 하고 물었다. "그것은 네 말이다" 하고 예수께서 대답하시자

눅23:04 빌라도는 대사제들과 군중을 향하여 "나는 이 사람에게서 아무런 잘못도 찾아낼 수 없다" 하고 선언하였다.

눅23:05 그러나 그들은 "이 사람은 갈릴래아에서 이 곳에 이르기까지 온 유다 땅을 돌며 백성들을 가르치면서 선동하고 있습니다" 하고 우겨댔다.

눅23:06 이 말을 들은 빌라도는 이 사람이 갈릴래아 사람이냐고 묻고

눅23:07 예수가 헤로데의 관할 구역에 속한 것을 알고는 마침 그 때 예루살렘에 와 있던 헤로데에게 예수를 넘겨 주었다.

눅23:08 헤로데는 예수를 보고 매우 기뻐하였다. 오래 전부터 예수의 소문을 듣고 한번 보고 싶었던 것이다.

눅23:09 그래서 헤로데는 이것 저것 캐어 물었지만 예수께서는 아무런 대답도 하시지 않았다.

눅23:10 그 때 대사제들과 율법학자들도 거기 있다가 예수를 악랄하게 고발하였다.

눅23:11 헤로데는 자기 경비병들과 함께 예수를 조롱하며 모욕을 준 다음화려한 옷을 입혀 빌라도에게 돌려 보냈다.

눅23:12 헤로데와 빌라도가 전에는 서로 반목하고 지냈지만 바로 그 날 다정한 사이가 되었다.

눅23:13 빌라도는 대사제들과 지도자들과 백성들을 불러 모으고

눅23:14 이렇게 말하였다. "너희는 이 사람이 백성들을 선동한다고 끌고 왔지만 너희가 보는 앞에서 직접 심문을 했는데도 나는 너희의 고발을 뒷받침할 만한 아무런 죄상도 찾지 못하였다.

눅23:15 헤로데가 이 사람을 우리에게 돌려 보낸 것을 보면 그도 아무런 죄를 찾지 못한 것이 아니냐? 보다시피 이 사람은 사형에 해당하는 일은 하나도 하지 않았다.

눅23:16 그래서 나는 이 사람을 매질이나 해서 놓아 줄 생각이다."

눅23:18 그러자 온 무리가 일제히 "그 사람은 죽이고 바라빠를 놓아 주시오!" 하고 소리질렀다.

눅23:19 바라빠는 그 도시에서 폭동을 일으키고 살인까지 하여 감옥에 갇혀 있는 사람이었다.

눅23:20 빌라도는 예수를 놓아 주고 싶어서 그들에게 다시 그 뜻을 밝혔으나

눅23:21 그들은 굽히지 않고 "십자가형이오! 십자가에 못박으시오!" 하고 소리 질렀다.

눅23:22 빌라도는 세 번째로 "도대체 이 사람이 무슨 죄를 지었단 말이냐? 나는 이 사람에게서 사형에 처할 죄를 찾아내지 못하였다. 그러니 이 사람을 매질이나 해서 놓아 줄 생각이다" 하고 말하였으나

눅23:23 무리들은 더욱 악을 써가며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아야 한다고 소리질렀다. 마침내 그들의 고함소리가 걷잡을 수 없게 되자

눅23:24 빌라도는 그들의 요구를 들어 주겠다고 선언한 다음

눅23:25 폭동과 살인죄로 감옥에 갇혀 있던 바라빠는 그들의 요구대로 놓아 주고 예수는 그들 마음대로 하라고 넘겨 주었다.

눅23:26 그들은 예수를 끌고 나가다가 시골에서 성안으로 들어 오고 있던 시몬이라는 키레네 사람을 붙들어 십자가를 지우고 예수의 뒤를 따라 가게 하였다.

눅23:27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를 뒤따랐는데 그 중에는 예수를 보고 가슴을 치며 통곡하는 여자들도 있었다.

눅23:28 예수께서는 그 여자들을 돌아 보시며 "예루살렘의 여인들아, 나를 위하여 울지 말고 너와 네 자녀들을 위하여 울어라.

눅23:29 '아기를 낳지 못하는 여자들과, 아기를 낳아 보지 못하고, 젖을 빨려 보지 못한 여자들이 행복하다' 고 말할 때가 이제 올 것이다.

눅23:30 그 때 사람들은 산을 보고 '우리 위에 무너져 내려라' 할 것이며, 언덕을 보고 '우리를 가리워 달라' 할 것이다.

눅23:31 생나무가 이런 일을 당하거든 마른 나무야 오죽하겠느냐?" 하고 말씀하셨다.

눅23:32 다른 죄수 두 사람도 예수와 함께 사형장으로 끌려 가고 있었다.

눅23:33 해골산이라는 곳에 이르러 사람들은 거기에서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았고 죄수 두 사람도 십자가형에 처하여 좌우편에 한 사람씩 세워 놓았다.

눅23:34 예수께서는 "아버지, 저 사람들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그들은 자기가 하는 일을 모르고 있습니다" 하고 기원하셨다.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은 자들은 주사위를 던져 예수의 옷을 나누어 가졌다.

눅23:35 사람들이 곁에서서 쳐다보고 있는 동안 그들의 지도자들은 예수를 보고 "이 사람이 남들을 살렸으니 정말 하느님께서 택하신 그리스도라면 어디 자기도 살려 보라지!" 하며 조롱하였다.

눅23:36 군인들도 또한 예수를 희롱하면서 가까이 가서 신 포도주를 권하고

눅23:37 "네가 유다인의 왕이라면 자신이나 살려 보아라" 하며 빈정거렸다.

눅23:38 예수의 머리 위에는 '이 사람은 유다인의 왕' 이라는 죄목이 적혀 있었다.

눅23:39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 달린 죄수 중 하나도 예수를 모욕하면서 "당신은 그리스도가 아니오? 당신도 살리고 우리도 살려 보시오!" 하고 말하였다.

눅23:40 그러나 다른 죄수는 "너도 저분과 같은 사형선고를 받은 주제에 하느님이 두렵지도 않으냐?

눅23:41 우리가 한 짓을 보아서 우리는 이런 벌을 받아 마땅하지만 저분이야 무슨 잘못이 있단 말이냐?" 하고 꾸짖고는

눅23:42 "예수님, 예수님께서 왕이 되어 오실 때에 저를 꼭 기억하여 주십시오" 하고 간청하였다.

눅23:43 예수께서는 "오늘 네가 정녕 나와 함께 낙원에 들어 가게 될 것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눅23:44 낮 열 두 시쯤 되자 어둠이 온 땅을 덮어 오후 세 시까지 계속되었다.

눅23:45 태양마저 빛을 잃었던 것이다. 그 때 성전 휘장 한가운데가 찢어지며 두 폭으로 갈라졌다.

눅23:46 예수께서는 큰 소리로 "아버지, 제 영혼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 하시고는 숨을 거두셨다.

눅23:47 이 모든 광경을 보고 있던 백인대장은 하느님을 찬양하며 "이 사람이야말로 죄없는 사람이었구나!" 하고 말하였다.

눅23:48 구경을 하러 나왔던 군중도 이 모든 광경을 보고는 가슴을 치며 집으로 돌아 갔다.

눅23:49 예수의 친지들과 갈릴래아에서부터 예수를 따라 다니던 여자들도 모두 멀리 서서 이 모든 일을 지켜 보고 있었다.

눅23:50 의회 의원 중에 요셉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올바르고 덕망이 높은 사람이었다.

눅23:51 그는 예수를 죽이려던 의회의 결정과 행동에 찬동을 한 일이 없었다. 그는 유다인들의 동네 아리마태아 출신으로 하느님의 나라를 기다리며 살던 사람이었다.

눅23:52 그는 빌라도에게 가서 예수의 시체를 내어 달라고 청하여 승낙을 받고

눅23:53 그 시체를 내려다가 고운 베로 싸서 바위를 파 만든 무덤에 모셨다. 그것은 아직 아무도 장사지낸 일이 없는 무덤이었다.

눅23:54 그 날은 명절 준비일이었고 시간은 이미 안식일에 접어 들고 있었다.

눅23:55 갈릴래아에서부터 예수와 함께 온 여자들도 그 곳까지 따라 가 예수의 시체를 무덤에 어떻게 모시는지 눈여겨 보아 두었다.

눅23:56 그리고 집에 돌아 가 향료와 향유를 마련하였다. 그리고 안식일에는 계명대로 쉬었다.

눅24:01 안식일 다음 날 아직 동이 채 트기도 전에 그 여자들은 준비해 두었던 향료를 가지고 무덤으로 갔다.

눅24:02 그들이 가 보니 무덤을 막았던 돌은 이미 굴러나 있었다.

눅24:03 그래서 그들은 무덤 안으로 들아 가 보았으나 주 예수의 시체는 보이지 않았다.

눅24:04 그들은 어찌 된 영문인지 몰라 어리둥절하고 있었는데 바로 그 때에 눈부신 옷을 입은 두 사람이 그들 곁에 나타났다.

눅24:05 여자들은 그만 겁에 질려 감히 쳐다보지도 못하고 있었는데 그들은 여자들에게 "너희는 어찌하여 살아 계신 분을 죽은 자 가운데서 찾고 있느냐?

눅24:06 그분은 여기 계시지 않고 다시 살아나셨다. 그분이 전에 갈릴래아에 계실 때에 무어라고 말씀하셨느냐?

눅24:07 사람의 아들이 반드시 사람들의 손에 넘어 가 십자가에 처형되었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리라고 하시지 않았느냐?" 하고 말해 주었다.

눅24:08 이 말을 듣고 여자들은 예수의 말씀이 생각나서

눅24:09 무덤에서 발길을 돌려 열 한 제자와 그 밖의 여러 사람들에게 와서 이 모든 일을 알려 주었다.

눅24:10 그 여자들은 막달라 여자 마리아와 요안나와 또 야고보의 어머니 마리아였다. 다른 여자들도 그들과 함께 이 모든 일을 사도들에게 말하였다.

눅24:11 그러나 사도들은 여자들의 이야기가 부질없는 헛소리려니 하고 믿지 않았다.

눅24:12 그러나 베드로는 벌떡 일어나 무덤에 달려 가서 몸을 굽혀 안을 들여다 보았다. 그랬더니 수의밖에는 아무것도 없었으므로 그는 어떻게 된 일인가 하고 이상히 여기면서 집으로 돌아 갔다.

눅24:13 바로 그 날 거기 모였던 사람들 중 두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한 삼십 리쯤 떨어진 곳에 있는 엠마오라는 동네로 걸어 가면서

눅24:14 이 즈음에 일어난 모든 사건에 대하여 말을 주고 받고 있었다.

눅24:15 그들이 이야기를 나누며 토론하고 있을 때에 예수께서 그들에게 다가 가서 나란히 걸어 가셨다.

눅24:16 그러나 그들은 눈이 가리워져서 그분이 누구신지 알아 보지 못하였다.

눅24:17 예수께서 그들에게 "길을 걸으면서 무슨 이야기들을 그렇게 하고 있느냐?" 하고 물으셨다. 그러자 그들은 침통한 표정인 채 걸음을 멈추었다.

눅24:18 그리고 글레오파라는 사람이 "예루살렘에 머물러 있던 사람으로서 요새 며칠 동안에 거기에서 일어난 일을 모르다니, 그런 사람이 당신 말고 어디 또 있겠습니까?" 하고 말하였다.

눅24:19 예수께서 "무슨 일이냐?" 하고 물으시자 그들은 이렇게 설명하였다. "나자렛 사람 예수에 관한 일이오. 그분은 하느님과 모든 백성들 앞에서 그 하신 일과 말씀에 큰 능력을 보이신 예언자였습니다.

눅24:20 그런데 대사제들과 우리 백성의 지도자들이 그분을 관헌에게 넘겨 사형선고를 받아 십자가형을 당하게 하였습니다.

눅24:21 우리는 그분이야말로 이스라엘을 구원해 주실 분이라고 희망을 걸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분은 이미 처형을 당하셨고, 더구나 그 일이 있은 지도 벌써 사흘째나 됩니다.

눅24:22 그런데 우리 가운데 몇몇 여인이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하였습니다. 그들이 새벽에 무덤을 찾아 가 보았더니

눅24:23 그분의 시체가 없어졌더랍니다. 그뿐만 아니라 천사들이 나타나 그분은 살아 계시다고 일러 주더라는 것이었습니다.

눅24:24 그래서 우리 동료 몇 사람이 무덤에 가 보았으나 과연 그 여자들의 말대로였고 그분은 보지 못했습니다."

눅24:25 그 때에 예수께서 "너희는 어리석기도 하다! 예언자들이 말한 모든 것을 그렇게도 믿기가 어려우냐?

눅24:26 그리스도의 영광을 차지하기 전에 그런 고난을 겪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

눅24:27 하시며 모세의 율법서와 모든 예언서를 비롯하여 성서 전체에서 당신에 관한 기사를 들어 설명해 주셨다.

눅24:28 그들이 찾아 가던 동네에 거의 다다랐을 때에 예수께서 더 멀리 가시려는 듯이 보이자

눅24:29 그들은 "이젠 날도 저물어 저녁이 다 되었으니 여기서 우리와 함께 묵어 가십시오" 하고 붙들었다. 그래서 예수께서 그들과 함께 묵으시려고 집으로 들어 가셨다.

눅24:30 예수께서 함께 식탁에 앉아 빵을 들어 감사의 기도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나누어 주셨다.

눅24:31 그제서야 그들은 눈이 열려 예수를 알아 보았는데 예수의 모습은 이미 사라져서 보이지 않았다.

눅24:32 그들은 "길에서 그분이 우리에게 말씀하실 때나 성서를 설명해 주실 때에 우리가 얼마나 뜨거운 감동을 느꼈던가!" 하고 서로 말하였다.

눅24:33 그들은 곧 그 곳을 떠나 예루살렘으로 돌아 갔다. 가 보았더니 거기에 열 한 제자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 모여서

눅24:34 주께서 확실히 다시 살아나셔서 시몬에게 나타나셨다는 말을 하고 있었다.

눅24:35 그 두 사람도 길에서 당한 일과 빵을 떼어 주실 때에야 비로소 그분이 예수시라는 것을 알아 보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눅24:36 그들이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에 예수께서 나타나 그들 가운데 서시며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하고 말씀하셨다.

눅24:37 그들은 너무나 놀랍고 무서워서 유령을 보는 줄 알았다.

눅24:38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왜 그렇게 안절부절 못하고 의심을 품느냐?

눅24:39 내 손과 발을 보아라. 틀림없이 나다! 자, 만져 보아라. 유령은 뼈와 살이 없지만 보다시피 나에게는 있지 않느냐?"

눅24:40 하시며 당신의 손과 발을 보여 주셨다.

눅24:41 그들은 기뻐하면서도 믿어지지가 않아서 어리둥절해 있는데 예수께서는 "여기에 무엇이든 먹을 것이 좀 없느냐?" 하고 물으셨다.

눅24:42 그들이 구운 생선 한 토막을 드리니

눅24:43 예수께서는 그것을 받아 그들이 보는 앞에서 잡수셨다.

눅24:44 그리고 그들에게 "내가 전에 너희와 함께 있을 때에도 말했거니와 모세의 율법과 예언서와 시편에 나를 두고 한 말씀은 반드시 다 이루어져야 한다" 하시고

눅24:45 성서를 깨닫게 하시려고 그들의 마음을 열어 주시며

눅24:46 "성서의 기록을 보면 그리스도는 고난을 받고 죽었다가 사흘만에 다시 살아난다고 하였다.

눅24:47 그리고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회개하면 죄를 용서받는다는 기쁜 소식이 예루살렘에서 비롯하여 모든 민족에게 전파된다고 하였다.

눅24:48 너희는 이 모든 일의 증인이다.

눅24:49 나는 내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것을 너희에게 보내 주겠다. 그러니 너희는 위에서 오는 능력을 받을 때까지 예루살렘에 머물러 있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눅24:50 예수께서 그들을 베다니아 근처로 데리고 나가셔서 두 손을 들어 축복해 주셨다.

눅24:51 이렇게 축복하시면서 그들을 떠나 하늘로 올라 가셨다.

눅24:52 그들은 엎드려 예수께 경배하고 기쁨에 넘쳐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눅24:53 날마다 성전에서 하느님을 찬미하며 지냈다.

요01:01 한 처음, 천지가 창조되기 전부터 말씀이 계셨다. 말씀은 하느님과 함께 계셨고 하느님과 똑같은 분이셨다.

요01:02 말씀은 한 처음 천지가 창조되기 전부터 하느님과 함께 계셨다.

요01:03 모든 것은 말씀을 통하여 생겨났고 이 말씀 없이 생겨난 것은 하나도 없다. 생겨난 모든 것이

요01:04 그에게서 생명을 얻었으며 그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었다.

요01:05 그 빛이 어둠속에서 비치고 있다. 그러나 어둠이 빛을 이겨 본 적이 없다.

요01:06 하느님께서 보내신 사람이 있었는데 그의 이름은 요한이었다.

요01:07 그는 그 빛을 증언하러 왔다. 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자기 증언을 듣고 믿게 하려고 온 것이다.

요01:08 그는 빛이 아니라 다만 그 빛을 증언하러 왔을 따름이다.

요01:09 말씀이 곧 참 빛이었다. 그 빛이 이 세상에 와서 모든 사람을 비추고 있었다.

요01:10 말씀이 세상에 계셨고 세상이 이 말씀을 통하여 생겨났는데도 세상은 그분을 알아 보지 못하였다.

요01:11 그분이 자기 나라에 오셨지만 백성들은 그분을 맞아 주지 않았다.

요01:12 그러나 그분을 맞아 들이고 믿는 사람들에게는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특권을 주셨다.

요01:13 그들은 혈육으로나 육정으로나 사람의 욕망으로 난 것이 아니라 하느님에게서 난 것이다.

요01:14 말씀이 사람이 되셔서 우리와 함께 계셨는데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다. 그것은 외아들이 아버지에게서 받은 영광이었다. 그분에게는 은총과 진리가 충만하였다.

요01:15 요한은 그분을 증언하여 외치기를 "그분은 내 뒤에 오시지만 사실은 내가 나기 전부터 계셨기 때문에, 나보다 앞서신 분이라고 말한 것은 바로 이분을 두고 한 말이다" 라고 하였다.

요01:16 우리는 모두 그분에게서 넘치는 은총을 받고 또 받았다.

요01:17 모세에게서는 율법을 받았지만 예수 그리스도에게서는 은총과 진리를 받았다.

요01:18 일찌기 하느님을 본 사람은 없다. 그런데 아버지의 품안에 계신 외아들로서 하느님과 똑같으신 그분이 하느님을 알려 주셨다.

요01:19 유다인들이 예루살렘에서 대사제들과 레위 지파 사람들을 요한에게 보내어 그가 누구인지 알아 보게 하였다. 이 때 요한은 이렇게 증언하였다.

요01:20 "나는 그리스도가 아니오." 그는 조금도 숨기지 않고 분명히 말해주었다.

요01:21 그들이 "그러면 누구란 말이오? 엘리야요?" 하고 다시 묻자 요한은 또 아니라고 대답하였다. "그러면 우리가 기다리던 그 예언자요?" 그들이 다시 물었을 때 요한은 그도 아니라고 하였다.

요01:22 "우리를 보낸 사람들에게 대답해 줄 말이 있어야 하겠으니 당신이 누군지 좀 알려 주시오. 당신을 자신을 누구라고 생각하고 있소?" 이렇게 다그쳐 묻자

요01:23 요한은 그제야 "나는 예언자 이사야의 말대로 '주님의 길을 곧게 하라' 하며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오" 하고 대답하였다.

요01:24 그들은 바리사이파에서 보낸 사람들이었다.

요01:25 그들은 또 요한에게 "당신이 그리스도도 아니요 엘리야도 아니요 그 예언자도 아니라면 어찌하여 세례를 베푸는 거요?" 하고 물었다.

요01:26 요한은 이렇게 대답하였다. "나는 다만 물로 세례를 베풀 따름이오. 그런데 당신들이 알지 못하는 사람 한 분이 당신들 가운데 서 계십니다.

요01:27 이분은 내 뒤에 오시는 분이지만 나는 이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릴 만한 자격조차 없는 몸이오."

요01:28 이것은 요한이 세례를 베풀던 요르단강 건너편 베다니아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요01:29 다음 날 요한은 예수께서 자기한테 오시는 것을 보고 이렇게 말하였다. "이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 양이 저기 오신다.

요01:30 내가 전에 내 뒤에 오시는 분이 한 분 계신데 그분은 사실은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계셨기 때문에 나보다 앞서신 분이라고 말한 것은 바로 이분을 두고 한 말이었다.

요01:31 나도 이분이 누구신지 몰랐다. 그러나 내가 와서 물로 세례를 베푼 것은 이분을 이스라엘에게 알리려는 것이었다."

요01:32 요한은 또 증언하였다. "나는 성령이 하늘에서 비둘기 모양으로 내려 와 이분 위에 머무르는 것을 보았다.

요01:33 나는 이분이 누구신지 몰랐다. 그러나 물로 세례를 베풀라고 나를 보내신 분이 '성령이 내려 와서 어떤 사람 위에 머무르는 것을 보거든 그가 바로 성령으로 세례를 베푸실 분인 줄 알라' 고 말씀해 주셨다.

요01:34 과연 나는 그 광경을 보았다. 그래서 나는 지금 이분이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라고 증언하는 것이다."

요01:35 다음 날 요한이 자기 제자 두 사람과 함께 다시 그 곳에 서 있다가

요01:36 마침 예수께서 걸어 가시는 것을 보고 "하느님의 어린 양이 저기 가신다." 하고 말하였다.

요01:37 그 두 제자는 요한의 말을 듣고 예수를 따라 갔다.

요01:38 예수께서는 뒤돌아 서서 그들이 따라 오는 것을 보시고 "너희가 바라는 것이 무엇이냐?" 하고 물으셨다. 그들은 "라삐, 묵고 계시는 데가 어딘지 알고 싶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 라삐는 선생님이라는 뜻이다. )

요01:39 예수께서 와서 보라고 하시자 그들은 따라 가서 예수께서 계시는 곳을 보고 그 날은 거기에서 예수와 함께 지냈다. 때는 네 시쯤 이었다.

요01:40 요한의 말을 듣고 예수를 따라 간 두 사람 중의 하나는 시몬 베드로의 동생 안드레아였다..

요01:41 그는 먼저 자기 형 시몬을 찾아 가 "우리가 찾던 메시아를 만났소" 하고 말하였다. ( 메시아는 그리스도라는 뜻이다. )

요01:42 그리고 시몬을 예수께 데리고 가자 예수께서 시몬을 눈여겨 보시며 "너는 요한의 아들 시몬이 아니냐? 앞으로 너를 게파라 부르겠다" 하고 말씀하셨다. (게파는 베드로 곧 바위라는 뜻이다)

요01:43 그 이튿날 예수께서 갈릴래아로 떠나 가시려던 참에 필립보를 만나 "나를 따라 오너라" 하고 부르셨다.

요01:44 필립보는 베싸이다 출신으로 안드레아와 베드로와 한 고향 사람이다.

요01:45 그가 나타나엘을 찾아 가서 "우리는 모세의 율법서와 예언자들의 글에 기록되어 있는 분을 만났소. 그분은 요셉의 아들 예수인데 나자렛 사람이오" 하고 말하였다.

요01:46 그러나 그는 "나자렛에서 무슨 신통한 것이 나올 수 있겠소?" 하고 물었다. 그래서 필립보는 나타나엘에게 와서 보라고 권하였다.

요01:47 예수께서는 나타나엘이 가까이 오는 것을 보시고 "이 사람이야말로 정말 이스라엘 사람이다. 그에게는 거짓이 조금도 없다" 하고 말씀하셨다.

요01:48 나타나엘이 예수께 "어떻게 저를 아십니까?" 하고 물었다. "필립보가 너를 찾아 가기 전에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 있는 것을 보았다." 예수께서 이렇게 대답하시자

요01:49 나타나엘은 "선생님, 선생님은 하느님의 아들이시며 이스라엘의 왕이십니다" 하고 말하였다.

요01:50 예수께서는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 있는 것을 보았다고 해서 나를 믿느냐? 앞으로는 그보다 더 큰 일을 보게 될 것이다" 하시고

요01:51 "정말 잘 들어 두어라. 너희는 하늘이 열려 있는 것과 하느님의 천사들이 하늘과 사람의 아들 사이를 오르내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요02:01 이런 일이 있은 지 사흘 째 되던 날 갈릴래아 지방 가나에 혼인잔치가 있었다. 그 자리에는 예수의 어머니도 계셨고

요02:02 예수도 그의 제자들과 함께 초대를 받고 와 계셨다.

요02:03 그런데 잔치 도중에 포도주가 다 떨어지자 예수의 어머니는 예수께 포도주가 떨어졌다고 알렸다.

요02:04 예수께서는 어머니를 보시고 "어머니, 그것이 저에게 무슨 상관이 있다고 그러십니까? 아직 제 때가 오지 않았습니다" 하고 말씀하셨다.

요02:05 그러자 예수의 어머니는 하인들에게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 하고 일렀다.

요02:06 유다인들에게는 정결 예식을 행하는 관습이 있었는데 거기에는 그 예식에 쓰이는 두세 동이들이 돌항아리 여섯 개가 놓여 있었다.

요02:07 예수께서 하인들에게 "그 항아리마다 모두 물을 가득히 부어라" 하고 이르셨다. 그들이 여섯 항아리에 물을 가득 채우자

요02:08 예수께서 "이제는 퍼서 잔치 맡은 이에게 갖다 주어라" 하셨다. 하인들이 잔치 맡은 이에게 갖다 주었더니

요02:09 물은 어느새 포도주로 변해 있었다. 물을 떠간 그 하인들은 그 술을 어디에서 났는지 알고 있었지만 잔치 맡은 이는 아무것도 모른 채 술맛을 보고 나서 신랑을 불러

요02:10 "누구든지 좋은 포도주는 먼저 내놓고 손님들이 취한 다음에 덜 좋은 것을 내놓는 법인데 이 좋은 포도주가 아직까지 있으니 웬 일이오!" 하고 감탄하였다.

요02:11 이렇게 예수께서는 첫번째 기적을 갈릴래아 지방 가나에서 행하시어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셨다. 그리하여 제자들은 예수를 믿게 되었다.

요02:12 이 일이 있은 뒤에 예수께서는 어머니와 형제들과 제자들과 함께 가파르나움에 내려 가셨으나 거기에 여러 날 머물러 계시지는 않았다.

요02:13 유다인들의 과월절이 가까와지자 예수께서는 예루살렘에 올라 가셨다.

요02:14 그리고 성전 뜰에서 소와 양과 비둘기를 파는 장사꾼들과 환금상들이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요02:15 밧줄로 채찍을 만들어 양과 소를 모두 쫓아내시고 환금상들의 돈을 쏟아 버리며 그 상을 둘러 엎으셨다.

요02:16 그리고 비둘기 장수들에게 "이것들을 거두어 가라. 다시는 내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말라" 하고 꾸짖으셨다.

요02:17 이 광경을 본 제자들의 머리에는 '하느님이시여, 하느님의 집을 아끼는 내 열정이 나를 불사르리이다' 하신 성서의 말씀이 떠올랐다.

요02:18 그 때에 유다인들이 나서서 "당신이 이런 일을 하는데, 당신에게 이럴 권한이 있음을 증명해 보시오. 도대체 무슨 기적을 보여 주겠소?" 하고 예수께 대들었다.

요02:19 예수께서는 "이 성전을 허물어라.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 하고 대답하셨다.

요02:20 그들이 예수께 "이 성전을 짓는 데 사십 육 년이나 걸렸는데, 그래 당신은 그것을 사흘이면 다시 세우겠단 말이오?" 하고 또 대들었다.

요02:21 그런데 예수께서 성전이라 하신 것은 당신의 몸을 두고 하신 말씀이었다.

요02:22 제자들은 예수께서 죽었다가 부활하신 뒤에야 이 말씀을 생각하고 비로소 성서의 말씀과 예수의 말씀을 믿게 되었다.

요02:23 예수께서는 과월절을 맞아 예루살렘에 머무르시는 동안 여러 가지 기적을 행하셨는데,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예수를 믿게 되었다.

요02:24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마음을 주지 않으셨다. 그것은 사람들을 너무나 잘 아실뿐만 아니라

요02:25 누구에 대해서도 사람의 말은 들어 보실 필요가 없으셨기 때문이다. 예수께서는 사람의 마음 속까지 꿰뚫어 보시는 분이었다.

요03:01 바리사이파 사람들 가운데 니고데모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유다인들의 지도자 중 한 사람이었는데

요03:02 어느 날 밤에 예수를 찾아 와서 "선생님, 우리는 선생님을 하느님께서 보내신 분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함께 계시지 않고서야 누가 선생님처럼 그런 기적들을 행할 수 있겠습니까?" 하고 말하였다.

요03:03 그러자 예수께서는 "정말 잘 들어 두어라. 누구든지 새로 나지 아니하면 아무도 하느님의 나라를 볼 수 없다" 하고 말씀하셨다.

요03:04 니고데모는 "다 자란 사람이 어떻게 다시 태어날 수 있겠습니까? 다시 어머니 뱃속에 들어 갔다가 나올 수야 없지 않습니까?" 하고 물었다.

요03:05 "정말 잘 들어 두어라. 물과 성령으로 새로 나지 않으면 아무도 하느님 나라에 들어 갈 수 없다.

요03:06 육에서 나온 것은 육이며 영에서 나온 것은 영이다.

요03:07 새로 나야 된다는 내 말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라.

요03:08 바람은 제가 불고 싶은 대로 분다. 너는 그 소리를 듣고도 어디서 불어 와서 어디로 가는지를 모른다. 성령으로 난 사람은 누구든지 이와 마찬가지다." 예수께서 이렇게 대답하시자

요03:09 니고데모는 다시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가 있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요03:10 예수께서는 다시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스라엘의 이름난 선생이면서 이런 것들을 모르느냐?

요03:11 정말 잘 들어 두어라.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을 말하고, 우리의 눈으로 본 것을 증언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너희는 우리의 증언을 받아 들이지 않는다.

요03:12 너희는 내가 이 세상 일을 말 하는데도 믿지 않으면서 어떻게 하늘의 일을 두고 하는 말을 믿겠느냐?

요03:13 하늘에서 내려 온 사람의 아들 외에는 아무도 하늘에 올라 간 일이 없다.

요03:14 구리뱀이 광야에서 모세의 손에 높이 들렸던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높이 들려야 한다.

요03:15 그것은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려는 것이다.

요03:16 하느님은 이 세상을 극진히 사랑하셔서 외아들을 보내 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든지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여 주셨다.

요03:17 하느님이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단죄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아들을 시켜 구원하시려는 것이다.

요03:18 그를 믿는 사람은 죄인으로 판결받지 않으나 믿지 않는 사람은 이미 죄인으로 판결을 받았다. 하느님의 외아들을 믿지 않았기 때문이다.

요03:19 빛이 세상에 왔지만 사람들은 자기들의 행실이 악하여 빛보다 어둠을 더 사랑했다. 이것이 벌써 죄인으로 판결받았다는 것을 말해 준다.

요03:20 과연 악한 일을 일삼는 자는 누구나 자기 죄상이 드러날까 봐 빛을 미워하고 멀리한다.

요03:21 그러나 진리를 따라 사는 사람은 빛이 있는 데로 나아간다. 그리하여 그가 한 일은 모두 하느님의 뜻을 따라 한 일이라는 것이 드러나게 된다."

요03:22 그 뒤에 예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유다 지방으로 가셔서 그 곳에 머무르시면서 세례를 베푸셨다.

요03:23 한편 살림에서 가까운 애논이라는 곳에 물이 많아서 요한은 거기에서 세례를 베풀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세례를 받았다.

요03:24 이것은 요한이 감옥에 갇히기 전의 일이었다.

요03:25 그런데 요한의 제자들과 어떤 유다인 사이에 정결 예식을 두고 논쟁이 벌어졌다.

요03:26 그 제자들은 요한을 찾아 가 "선생님, 선생님과 함께 요르단강 건너편에서 계시던 분이 세례를 베풀고 있습니다. 선생님께서 증언하신 바로 그분인데 모든 사람이 그분에게 몰려 가고 있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요03:27 요한은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사람은 하늘이 주시지 않으면 아무것도 받을 수 없다.

요03:28 나는 그리스도가 아니라 그분 앞에 사명을 띠고 온 사람이라고 말하였는데 너희는 그것을 직접들은 증인들이다.

요03:29 신부를 맞을 사람은 신랑이다. 신라의 친구도 옆에 서 있다가 신랑의 목소리가 들리면 기쁨에 넘친다. 내 마음도 이런 기쁨으로 가득 차 있다.

요03:30 그분은 더욱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

요03:31 위에서 오신 분은 모든 사람 위에 계신다. 세상에서 나온 사람은 세상에 속하여 세상 일을 말하고 하늘에서 오신 분은 모든 사람 위에 계시며

요03:32 친히 보고 들으신 것을 증언하신다. 그러나 아무도 그분의 증언을 받아 들이지 않는다.

요03:33 그분의 증언을 받아 들이는 사람은 하느님께서 참되시다는 것을 확증하는 사람이다.

요03:34 하느님께서 보내신 분이 하시는 말씀은 곧 하느님의 말씀이다. 하느님께서는 그분에게 성령을 아낌없이 주시기 때문이다.

요03:35 아버지께서는 아들을 사랑하셔서 모든 것을 그의 손에 맡기셨다.

요03:36 그러므로 아들을 믿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이며 아들을 믿지 않는 사람은 생명을 얻기는커녕 오히려 하느님의 영원한 분노를 사게 될 것이다.

요04:01 예수께서 요한보다 더 많은 제자를 얻으시고 세례를 베푸신다는 소문이 바리사이파 사람들의 귀에 들어 갔다.

요04:02 ( 사실은 예수께서 세례를 베푸신 것이 아니라 제자들이 베푼 것이었다. )

요04:03 예수께서는 그것을 아시고 유다를 떠나 다시 갈릴래아로 가기로 하셨는데

요04:04 그 곳으로 가자면 사마리아를 거쳐야만 하였다.

요04:05 예수께서 사마리아 지방의 시카르라는 동네에 이르셨다. 이 동네는 옛 날에 야곱이 아들 요셉에게 준 땅에서 가까운 곳인데

요04:06 거기에는 야곱의 우물이 있었다. 먼 길에 지치신 예수께서는 그 우물가에 가 앉으셨다. 때는 이미 정오에 가까와 있었다.

요04:07 마침 그 때에 한 사마리아 여자가 물을 길으러 나왔다. 예수께서 그를 보시고 물을 좀 달라고 청하셨다.

요04:08 제자들은 먹을 것을 사러 시내에 들어 가고 없었다.

요04:09 사마리아 여자는 예수께 "당신은 유다인이고 저는 사마리아 여자인데 어떻게 저더러 물을 달라고 하십니까?" 하고 말하였다. 유다인들과 사마리아인들은 서로 상종하는 일이 없었던 것이다.

요04:10 예수께서는 그 여자에게 "하느님께서 주시는 선물이 무엇인지, 또 너에게 물을 청하는 내가 누구인지 알았더라면 오히려 네가 나에게 청했을 것이다. 그러면 내가 너에게 샘솟는 물을 주었을 것이다." 하고 대답하시자

요04:12 이 우물물은 우리 조상 야곱이 마셨고 그 자손들과 가축까지도 마셨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이러한 우물을 우리에게 주신 야곱보다 더 훌륭하시다는 말씀입니까? "하고 물었다.

요04:13 예수께서는 "이 우물물을 마시는 사람은 다시 목마르겠지만

요04:14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사람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내가 주는 물은 그 사람 속에서 샘물처럼 솟아 올라 영원히 살게 할 것이다" 하셨다.

요04:15 이 말씀을 듣고 그 여자는 "선생님 그 물을 저에게 좀 주십시오. 그러면 다시는 목마르지도 않고 물을 길으러 여기까지 나오지 않아도 되겠습니다" 하고 청하였다.

요04:16 예수께서 그 여자에게 가서 남편을 불러 오라고 하셨다.

요04:17 그 여자가 남편이 없다고 대답하자 예수께서는 "남편이 없다는 말은 숨김없는 말이다.

요04:18 너에게는 남편이 다섯이나 있었고 지금 함께 살고 있는 남자도 사실은 네 남편이 아니니 너는 바른 대로 말하였다" 하고 말씀하셨다.

요04:19 그랬더니 그 여자는 "과연 선생님은 예언자이십니다.

요04:20 그런데 우리 조상은 저 산에서 하느님께 예배드렸는데 선생님네들은 예배드릴 곳이 예루살렘에 있다고 합니다" 하고 말하였다.

요04:21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 말을 믿어라. 사람들이 아버지께 예배를 드릴 때에 '이 산이다' 또는 '예루살렘이다' 하고 굳이 장소를 가리지 않아도 될 때가 올 것이다.

요04:22 너희는 무엇인지도 모르고 예배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예배 드리는 분을 잘 알고 있다. 구원은 유다인에게서 오기 때문이다.

요04:23 그러나 진실하게 예배하는 사람들이 영적으로 참되게 아버지께 예배를 드릴 때가 올 터인데 바로 지금이 그 때이다. 아버지께서는 이렇게 예배하는 사람들을 찾고 계신다.

요04:24 하느님은 영적인 분이시다. 그러므로 예배하는 사람들은 영적으로 참되게 하느님께 예배드려야 한다."

요04:25 그 여자가 "저는 그리스도라 하는 메시아가 오실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분이 오시면 저희에게 모든 것을 다 알려 주시겠지요" 하자

요04:26 예수께서는 "너와 말하고 있는 내가 바로 그 사람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요04:27 그 때에 예수의 제자들이 돌아 와 예수께서 여자와 이야기하시는 것을 보고 놀랐다. 그러나 예수께서 그 여자에게 무엇을 청하셨는지 또 그 여자와 무슨 이야기를 나누셨는지 물어보는 사람은 없었다.

요04:28 그 여자는 물동이를 버려 두고 동네에 돌아 가 사람들에게

요04:29 "나의 지난 일을 다 알아 맞힌 사람이 있습니다. 같이 가서 봅시다. 그분이 그리스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고 알렸다.

요04:30 그 말을 듣고 그들은 동네에서 나와 예수께 모여 들었다.

요04:31 그러는 동안에 제자들이 예수께 "선생님, 무엇을 좀 잡수십시오" 하고 권하였다.

요04:32 예수께서는 "나에게는 너희가 모르는 양식이 있다" 하고 말씀하셨다.

요04:33 이 말씀을 듣고 제자들은 "누가 선생님께 잡수실 것을 갖다 드렸을까?" 하고 수군거렸다.

요04:34 그러자 예수께서는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을 이루고 그분의 일을 완성하는 것이 내 양식이다.

요04:35 너희는 '아직도 넉 달이 지나야 추수 때가 온다' 고 하지 않느냐? 그러나 내 말을 잘 들어라. 저 밭 들을 보아라. 곡식이 이미 다 익어서 추수하게 되었다.

요04:36 거두는 사람은 이미 삯을 받고 있다. 그는 영원한 생명의 나라로 알곡을 모아 들인다. 그래서 심는 사람도 거두는 사람과 함께 기뻐하게 될 것이다

요04:37 과연 한 사람은 심고 다른 사람은 거둔다는 속담이 맞다.

요04:38 남들이 수고하여 지은 곡식을 거두라고 나는 너희를 보냈다. 수고는 다른 사람들이 하였지만 그 수고의 열매는 너희가 거두는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요04:39 그 동네에 사는 많은 사마리아 사람들은 그 여자가 자기의 지난 일을 예수께서 다 알아 맞히셨다고 한 증언을 듣고 예수를 믿게 되었다.

요04:40 예수께서는 그들이 찾아 와 자기들과 함께 묵으시기를 간청하므로 거기에서 이틀 동안 묵으셨는데

요04:41 더 많은 사람들이 예수의 말씀을 듣고 믿게 되었다.

요04:42 그리고 그 여자에게 "우리는 당신의 말만 듣고 믿었지만 이제는 직접 그분의 말씀을 듣고 그분이야말로 참으로 구세주라는 것을 알게 되었소" 하고 말하였다.

요04:43 이틀 뒤에 예수께서는 그 곳을 떠나 갈릴래아로 가셨다.

요04:44 예수께서는 친히 "예언자는 자기 고향에서 존경을 받지 못한다" 고 말씀하신 일이 있었다.

요04:45 갈릴레아에 도착하시자 그 곳 사람들은 예수를 환영하였다. 그들은 명절에 예루살렘에 갔다가 거기에서 예수께서 하신 일을 모두 보았던 것이다.

요04:46 예수께서는 전에 물로 포도주를 만드신 적이 있는 갈릴레아의 가나에 다시 가셨다. 거기에 고관 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의 아들이 가파르나움에서 앓아 누워 있었다.

요04:47 그는 예수께서 유다를 떠나 갈릴레아에 오셨다는 말을 듣고 예수를 찾아 와 자기 아들이 거의 죽게 되었으니 가파르나움으로 내려 가셔서 아들을 고쳐 달라고 사정하였다.

요04:48 예수께서는 그에게 "너희는 기적이나 신기한 일을 보지 않고서는 믿지 않는다" 하고 말씀하셨다.

요04:49 그래도 그 고관은 "선생님, 제 자식이 죽기 전에 같이 좀 가 주십시오" 하고 애원하였다.

요04:50 예수께서 "집에 돌아 가라. 네 아들은 살 것이다" 하시니 그는 예수의 말씀을 믿고 떠나 갔다.

요04:51 그가 집으로 돌아 가는 도중에 그의 종들이 길에 마중나와 그의 아들이 살아났다고 전해 주었다.

요04:52 그가 종들에게 자기 아이가 낫게 된 시간을 물어보니 오후 한 시에 열이 떨어졌다는 것이었다.

요04:53 그 아버지는 그 때가 바로 예수께서 "네 아들은 살 것이다" 하고 말씀하신 시간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그와 그의 온 집안이 예수를 믿었다.

요04:54 이것은 예수께서 유다를 떠나 갈릴레아에 돌아 오신 뒤에 보여 주신 두 번째 기적이었다.

요05:01 얼마 뒤에 유다인의 명절이 되어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올라 가셨다.

요05:02 예루살렘 양의 문 곁에는 히브리말로 베짜타라는 못이 있었고 그 둘레에는 행각 다섯이 서 있었다.

요05:03 이 행각에는 소경과 절름발이와 중풍병자 등 수많은 병자들이 누워 있었는데 ( 그들은 물이 움직이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요05:04 이따금 주님의 천사가 그 못에 내려와 물을 휘젓곤 하였는데 물이 움직일 때에 맨먼저 못에 들어 가는 사람은 무슨 병이라도 다 나았던 것이다. )

요05:05 그들 중에는 삼십 팔 년이나 앓고 있는 병자도 있었다.

요05:06 예수께서 그 사람이 거기 누워 있는 것을 보시고 또 아주 오래된 병자라는 것을 아시고는 그에게 "낫기를 원하느냐?" 하고 물으셨다.

요05:07 병자는 "선생님, 그렇지만 저에겐 물이 움직여도 물에 넣어 줄 사람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 혼자 가는 동안에 딴 사람이 먼저 못에 들어 갑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요05:08 예수께서 "일어나 요를 걷어 들고 걸어 가거라" 하시자

요05:09 그 사람은 어느새 병이 나아서 요를 걷어 들고 걸어 갔다. 그 날은 마침 안식일이었다.

요05:10 그래서 유다인들은 병이 나은 그 사람에게 "오늘은 안식일 이니까 요를 들고 가서는 안 된다" 하고 나무랐다.

요05:11 "나를 고쳐 주신 분이 나더러 요를 걷어 들고 걸어 가라고 하셨습니다." 그가 이렇게 대꾸하자

요05:12 그들은 "나더러 요를 걷어 들고 걸어 가라고 한 사람이 도대체 누구냐?" 하고 물었다.

요05:13 그러나 병이 나은 그 사람은 자기를 고쳐준 사람이 누군지 알 수 없었다. 예수께서는 이미 자리를 뜨셨고 그 곳에는 많은 사람이 붐볐기 때문이다.

요05:14 얼마 뒤에 예수께서 성전에서 그 사람을 만나 "자, 지금은 네 병이 말끔히 나았다. 다시는 죄를 짓지 말아라. 그렇지 않으면 더욱 흉한 일이 너에게 생길지도 모른다" 하고 일러 주셨다.

요05:15 그 사람은 유다인들에게 가서 자기 병을 고쳐 주신 분이 예수라고 말하였다.

요05:16 이 때부터 유다인들은 예수께서 안식일에 이런 일을 하신다 하여 예수를 박해하기 시작하였다.

요05:17 그러나 예수깨서는 그들에게 "내 아버지께서 언제나 일하고 계시니 나도 일하는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요05:18 이 때문에 유다인들은 예수를 죽이려는 마음을 더욱 굳혔다. 예수께서 안식일법을 어기셨을 뿐만 아니라 하느님을 자기 아버지라고 하시며 자기를 하느님과 같다고 하셨기 때문이다.

요05:19 그래서 예수께서는 유다인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정말 잘 들어 두어라. 아들은 아버지께서 하시는 일을 보고 그대로 할 뿐이지 무슨 일이나 마음대로할 수는 없다. 아버지께서 하시는 일을 아들도 할 따름이다.

요05:20 아버지께서는 아들을 사랑하셔서 친히 하시는 일을 모두 아들에게 보여 주신다. 그뿐만 아니라 아들을 시켜 이보다 더 큰일도 보여 주실 것이다.

요05:21 그것을 보면 너희는 놀랄 것이다. 아버지께서 죽은 이들을 일으켜 다시 살리시듯이 아들도 살리고 싶은 사람들은 살릴 것이다.

요05:22 또한 아버지께서는 친히 아무도 심판하지 않으시고 그 권한을 모두 아들에게 맡기셔서 모든 사람이 아버지를 존경하듯이 아들도 존경하게 하셨다.

요05:23 아들을 존경하지 않는 사람은 아들을 보내신 아버지도 존경하지 않는다."

요05:24 "정말 잘 들어 두어라. 내 말을 듣고 나를 보내신 분을 믿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이다. 그 사람은 심판을 받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미 죽음의 세계에서 벗어나 생명의 세계로 들어 섰다.

요05:25 정말 잘 들어 두어라. 때가 오면 죽은 이들이 하느님의 아들의 음성을 들은 이들은 살아날 터인데 바로 지금이 그 때이다.

요05:26 아버지께서 생명의 근원이신 것처럼 아들도 생명의 근원이 되게

요05:27 아버지께서는 또한 아들에게 심판하는 권한을 주셨다. 그는

요05:28 내 말에 놀라지 말라. 죽은 이들이 모두 그의 음성을 듣고 무덤에서 나올 때가 올 것이다.

요05:29 그 때가 오면 선한 일을 한 사람들은 부활하여 단죄를 받게 될 것이다."

요05:30 "나는 무슨 일이나 내 마음대로 할 수 없고 그저 하느님께서 하라고 하시는 대로 심판할 따름이다. 내가 이루고자 하는 것은 내 뜻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이기 때문에 내 심판은 올바르다."

요05:31 "나 자신의 일을 내 입으로 증언한다면 그것은 참된 증언이 못 된다.

요05:32 그러나 나를 위하여 증언하는 이가 따로 있으니 그의 증언은 분명히 참된 것이다.

요05:33 너희가 요한에게 사람을 보냈을 때에 요한은 진리를 증언하였다.

요05:34 나에게는 사람의 증언이 소용없으나 다만 너희의 구원을 위해서 이 말을 하는 것이다.

요05:35 요한은 환하게 타오르는 등불이었다. 너희는 한때 그 빛을 보고 대단히 좋아했다.

요05:36 그런데 나에게는 요한의 증언보다 훨씬 더 나은 증언이 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은 아버지께서 나에게 성취하라고 맡겨 주신 일인데 그것이 바로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다는 증거가 된다.

요05:37 그리고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도 친히 나를 위하여 증언해 주셨다. 너희는 아버지의 음성을 들은 적도 없고 모습을 본 일도 없다.

요05:38 더구나 아버지께서 보내신 이를 믿지 않으므로 마음 속에 아버지의 말씀이 들어 있지 않다.

요05:39 너희는 성서 속에 영원한 생명이 있는 것을 알고 파고 들거니와 그 성서는 바로 나를 증언하고 있다.

요05:40 그런데도 너희는 나에게 와서 생명을 얻으려 하지 않는다."

요05:41 "나는 사람에게서 찬양을 받으려 하지 않는다.

요05:42 너희에게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요05:43 내가 내 아버지의 이름으로 왔지만 너희는 나를 받아 들이지 않는다. 그러나 아마 딴 사람이 자기 이름을 내세우고 온다면 너희는 그를 맞아 들일 것이다.

요05:44 너희는 서로 영광을 주고 받으면서도 오직 한 분이신 하느님께서 주시는 영광은 바라지 않으니 어떻게 나를 믿을 수가 있겠느냐?

요05:45 그러나 내가 너희를 아버지께 고발하리라고 생각하지는 말라. 너희를 고발할 사람은 오히려 너희가 희망을 걸어 온 모세이다.

요05:46 만일 너희가 모세를 믿는다면 나를 믿을 것이다. 모세가 기록한 것은 바로 나에게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

요05:47 너희가 모세의 글도 믿지 않으니 어떻게 내 말을 믿겠느냐?"

요06:01 그 뒤 예수께서 갈릴래아 호수 곧 티베리아 호수 건너편으로 가셨는데 많은 사람들이 떼를 지어 예수를 따라 갔다.

요06:02 그들은 예수게서 병자들을 고쳐 주신 기적을 보았던 것이다.

요06:03 예수께서는 산등성이에 오르셔서 제자들과 함께 자리잡고 앉으셨다.

요06:04 유다인들의 명절인 과월절이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때였다.

요06:05 예수께서는 큰 군중이 자기에게 몰려 오는 것을 보시고 필립보에게 "이 사람들을 다 먹일 만한 빵을 우리가 어디서 사올 수 있겠느냐?" 하고 물으셨다.

요06:06 이것은 단지 필립보의 속을 떠보려고 하신 말씀이었고 예수께서는 하실 일을 이미 마음 속에 작정하고 계셨던 것이다.

요06:07 필립보는 "이 사람들에게 빵을 조금씩이라도 먹이자면 이백 데나리온어치를 사온다 해도 모자라겠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요06:08 제자 중의 하나이며 시몬 베드로의 동생인 안드레아는

요06:09 "여기 왠 아이가 보리빵 다섯 개와 작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고 있습니다마는 이렇게 많은 사람에게 무슨 소용이 되겠습니까?" 하고 말하였다.

요06:10 예수께서 그들에게 "사람들을 모두 앉혀라" 하고 분부하셨다. 마침 그 곳에는 풀이 많았는데 거기에 앉은 사람은 남자만 약 오천 명이나 되었다.

요06:11 그 때 예수께서는 손에 빵을 드시고 감사의 기도를 올리신 다음 거기에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 달라는 대로 나누어 주시고 다시 물고기도 그와 같이 하여 나누어 주셨다.

요06:12 사람들이 모두 배불리 먹고 난 뒤에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조금도 버리지 말고 남은 조각을 다 모아 들여라" 하고 이르셨다.

요06:13 그래서 보리빵 다섯 개를 먹고 남은 부스러기를 제자들이 모았더니 열 두 광주리에 가득 찼다.

요06:14 예수께서 베푸신 기적을 보고 사람들은 "이분이야말로 세상에 오시기로 된 예언자이시다" 하고 저마다 말하였다.

요06:15 예수께서는 그들이 달려들어 억지로라도 왕으로 모시려는 낌새를 알아채시고 혼자서 다시 산으로 피해 가셨다.

요06:16 그 날 저녁때 제자들은 호숫가로 내려 가서

요06:17 배를 타고 호수 저편에 있는 가파르나움으로 저어 갔다. 예수께서는 어둠이 이미 짙어졌는데도 그들에게 돌아 오지 않으셨다.

요06:18 거센 바람이 불고 바다 물결은 사나와졌다.

요06:19 그런데 그들이 배를 저어 십여 리쯤 갔을 때 예수깨서 물 위를 걸어서 배 있는 쪽으로 다가 오셨다. 이 광경을 본 제자들은 겁에 질렸다.

요06:20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나다 두려워할 것 없다" 하시자

요06:21 제자들은 예수를 배 안에 모셔 들이려고 하였다. 그러나 배는 어느새 그들의 목적지에 가 닿았다.

요06:22 그 이튿날의 일이다. 호수 건너편에 남아 있던 군중은, 거기에 배가 한 척밖에 없었는데 예수께서는 그 배에 타지 않으시고 제자들끼리만 타고 떠난 것을 알고 있었다.

요06:23 한편 티베리아로부터 다른 작은 배 몇 척이 주께서 감사의 기도를 드리시고 방을 나누어 먹이시던 곳으로 가까이와 닿았다.

요06:24 그런데 군중은 거기에서도 예수와 제자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그 배들을 타고 예수를 찾아 가파르나움으로 떠났다.

요06:25 그들은 호수를 건너 가서야 예수를 찾아내고 "선생님, 언제 이쪽으로 오셨습니까?" 하고 물었다.

요06:26 예수께서는 "정말 잘 들어 두어라. 너희가 지금 나를 찾아 온 것은 내 기적의 뜻을 깨달았기 때문이 아니라 빵을 배불리 먹었기 때문이다.

요06:27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영원히 살게 하며 없어지지 않을 양식을 얻도록 힘써라. 이 양식은 사람의 아들이 너희에게 주려는 것이다. 하느님 아버지께서 사람의 아들에게 그 권능을 주셨기 때문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요06:28 사람들은 이 말씀을 듣고 "하느님의 일을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 하고 물었다.

요06:29 예수께서는 "하느님께서 보내신 이를 믿는 것이 곧 하느님의 일을 하는 것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요06:30 그들은 다시 "무슨 기적을 보여 우리로 하여금 믿게 하시겠습니까?

요06:31 '그는 하늘에서 빵을 내려다가 그들을 먹이셨다' 는 성경 말씀대로 우리 조상들은 광야에서 만나를 먹었습니다." 하고 말했다.

요06:32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정말 잘 들어 두어라. 하늘에서 너희에게 진정한 빵을 내려 주시는 분은 내 아버지이시다.

요06:33 하느님께서 주시는 빵은 하늘에서 내려 오는 것이며 세상에 생명을 준다."

요06:34 이 말씀을 듣고 그들이 "선생님, 그 빵을 항상 저희에게 주십시오" 하자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요06:35 "내가 바로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고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요06:36 내가 이미 말하였거니와 너희는 나를 보고도 나를 믿지 않는다.

요06:37 그러나 아버지께서 내게 맡기시는 사람은 누구나 나에게 올 것이며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외면하지 않을 것이다.

요06:38 나는 내 뜻을 이루려고 하늘에서 내려 온 것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을 이루려고 왔다.

요06:39 나를 보내신 분의 듯은 내게 맡기신 사람을 하나도 잃지 않고 마지막 날에 모두 살리는 일이다.

요06:40 그렇다. 아들을 보고 믿는 사람은 누구나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는 것이 내 아버지의 뜻이다. 나는 마지막 날에 그들을 모두 살릴 것이다."

요06:41 이 때 유다인들은 "나는 하늘에서 내려 온 빵이다" 하신 예수의 말씀이 못마땅해서 웅성거리기 시작하였다.

요06:42 "아니, 저 사람은 요셉의 아들 예수가 아닌가? 그의 부모도 우리가 다 알고 있는 터인데 자기가 하늘에서 내려 왔다니 말이 되는가?"

요06:43 그 말을 들으시고 예수깨서는 "무엇이 그렇게 못마땅하냐?

요06:44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이끌어 주시지 않으면 아무도 내게 올 수 없다. 그리고 내게 오는 사람은 마지막 날에 내가 살릴 것이다.

요06:45 예언서에 그들은 모두 하느님의 가르침을 받을 것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누구든지 아버지의 가르침을 듣고 배우는 사람은 나에게로 온다.

요06:46 그렇다고 해서 아버지를 본 사람이 있다는 것은 아니다. 하느님께로부터 온 이밖에는 아버지를 본 사람이 없다.

요06:47 정말 잘 들어 두어라. 믿는 사람은 누구나 영원한 생명을 누린다.

요06:48 나는 생명의 빵이다.

요06:49 너희의 조상들은 광야에서 만나를 먹고도 다 죽었지만

요06:50 하늘에서 내려 온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죽지 않는다.

요06:51 나는 하늘에서 내려 온 살아 있는 빵이다. 이 빵을 먹는 사람은 누구든지 영원한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곧 나의 살이다. 세상은 그것으로 생명을 얻게 될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요06:52 유다인들이 이 말씀을 듣고 "이 사람이 어떻게 자기 살을 우리에게 먹으라고 내어 줄 수 있단 말인가?" 하며 서로 따졌다.

요06:53 예수께서는 다시 이렇게 말씀하셨다. "정말 잘 들어 두어라. 만일 너희가 사람의 아들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시지 않으면 너희 안에 생명을 간직하지 못할 것이다.

요06:54 그러나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누릴 것이며 내가 마지막 날에 그를 살릴 것이다.

요06:55 내 살은 참된 양식이며 내 피는 참된 음료이기 때문이다.

요06:56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서 살고 나도 그 안에서 산다.

요06:57 살아 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고 내가 아버지의 힘으로 사는 것과 같이 나를 먹는 사람도 나의 힘으로 살 것이다.

요06:58 이것이 바로 하늘에서 내려 온 빵이다. 이 빵은 너희의 조상들이 먹고도 결국 죽어 간 그런 빵이 아니다.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영원히 살 것이다."

요06:59 이것은 예수께서 가파르나움 회당에서 가르치실 때 하신 말씀이다.

요06:60 제자들 가운데 여럿이 이 말씀을 듣고 "이렇게 말씀이 어려워서야 누가 알아들을 수 있겠는가?" 하며 수군거렸다.

요06:61 예수께서 제자들이 당신이 말씀을 못마땅해하는 것을 알아 채시고 "내 말이 귀에 거슬리느냐?

요06:62 사람의 아들이 전에 있던 곳으로 올라 가는 것을 보게 되면 어떻게 하겠느냐?

요06:63 육적인 것은 아무 쓸모가 없지만 영적인 것은 생명을 준다. 내가 너희에게 한 말은 영적인 것이며 생명이다.

요06:64 그러나 너희 가운데는 믿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하고 말씀하셨다. 예수께서는 믿지 않는 사람들이 누구며 자기를 배반할 자가 누구인지 처음부터 알고 계셨던 것이다.

요06:65 예수께서는 또 이어서 "그래서 나는 아버지께서 허락하신 사람이 아니면 나에게 올 수 없다고 말했던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요06:66 이 때부터 많은 제자들이 예수를 버리고 물러 갔으며 더 이상 따라 다니지 않았다.

요06:67 그래서 예수께서는 열 두 제자를 보시고 "자, 너희는 어떻게 하겠느냐? 너희도 떠나 가겠느냐?" 하고 물으셨다.

요06:68 그러자 시몬 베드로가 나서서 "주님, 주님께서 영원한 생명을 주는 말씀을 가지셨는데 우리가 주님을 두고 누구를 찾아 가겠습니까?

요06:69 우리는 주님께서 하느님이 보내신 거룩한 분이심을 믿고 또 압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요06:70 그러자 예수께서는 "너희 열 둘은 내가 뽑은 사람들이 아니냐? 그러나 너희 가운데 하나는 악마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요06:71 이것은 가리옷 사람 시몬의 아들 유다를 가리켜 하신 말씀이었다. 유다는 비록 열 두 제자 가운데 하나였지만 나중에 예수를 배반할 자였다.

요07:01 그 뒤에 예수께서는 유다인들이 자기를 죽이려고 했으므로 유다지방으로는 다니고 싶지 않아서 갈릴레아 지방을 찾아 다니셨다.

요07:02 그런데 유다인들의 명절인 초막절이 가까와지자

요07:03 예수의 형제들이 예수께 "이 곳을 떠나 유다로 가서 당신이 행하시는 그 훌륭한 일들을 제자들에게 보이십시오.

요07:04 널리 알려지려면 숨어서 일해서는 안 됩니다. 이런 훌륭한 일들을 할 바에는 자신을 세상에 드러내는 것이 좋겠습니다" 하고 권하였다.

요07:05 이렇듯 예수의 형제들조차도 그분을 믿지 않았던 것이다.

요07:06 그래서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이렇게 대답하셨다. "너희에게는 아무 때나 상관없지만 나의 때는 아직 오지 않았다.

요07:07 세상이 너희는 미워할 수 없지만 나는 미워하고 있다. 세상이 하는 짓이 악해서 내가 그것을 들추어내기 때문이다.

요07:08 너희는 어서 올라 가서 명절을 지내라. 아직 나의 때가 되지 않았으니 나는 이번 명절에는 올라 가지 않겠다."

요07:09 예수께서는 형제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시고 계속하여 갈릴레아에 머무르셨다.

요07:10 형제들이 명절을 지내러 올라 가고 난 뒤에 예수께서도 남의 눈에 띄지 않게 올라 가셨다.

요07:11 명절 동안에 유다인들은 "예수가 어디 있느냐?" 하고 물으며 찾아다녔다.

요07:12 그리고 군중 사이에서는 예수를 두고 이러쿵 저러쿵 말들이 많았다. "그는 좋은 분이오"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니오, 그는 군중을 속이고 있소" 하는 사람도 있었다.

요07:13 그러나 유다인들이 두려워서 예수에 관하여 내놓고 말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요07:14 명절 중간쯤 해서 예수께서는 성전으로 올라 가 가르치기 시작하셨다.

요07:15 유다인들은 "저 사람은 배우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저렇듯 아는 것이 많을까?" 하고 기이하게 여겼다.

요07:16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가 가르치는 것은 내 것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의 가르침이다.

요07:17 하느님이 뜻을 실천하려는 사람이면 이것이 하느님으로부터 나온 가르침인지 또는 내 생각에서 나온 가르침인지를 알것이다.

요07:18 제 생각대로 말하는 사람은 자기 영광을 구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자기를 보내신 분의 영광을 위해서 힘쓰는 사람은 정직하며 그 속에 거짓이 없다.

요07:19 너희에게 율법을 제정해 준 이는 모세가 아니냐? 그런데도 너희 가운데 그 법을 지키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도대체 너희는 어찌하여 나를 죽이려 하느냐?"

요07:20 군중들은 "당신이 미치지 않았소? 누가 당신을 죽이려 한단 말이오?" 하였다.

요07:21 예수께서 이렇게 대답하셨다. "내가 안식일에 일을 한 가지 했다고 하여 너희는 모두 놀라고 있다.

요07:22 모세가 할례법을 명령했다 하여 너희는 안식일에도 사내아이들에게 할례를 베풀고 있다. - 사실 할례법은 모세가 정한 것이 아니라 옛 선조에게서 비롯된 것이다. -

요07:23 너희는 이렇게 모세의 율법을 어기지 않으려고 안식일에도 할례를 베풀면서 내가 안식일에 사람 하나를 온전히 고쳐 주었다고 하여 그렇게 화를 내는 것이냐?

요07:24 겉모양을 보고 판단하지 말고 공정하게 판단하라."

요07:25 한편 예루살렘 사람들 중에서 더러는 "유다인들이 죽이려고 찾는 사람이 바로 이 사람이 아닌가?

요07:26 저렇게 대중 앞에서 거침없이 말하고 있는데도 말 한 마디 못하는 것을 보면 혹시 우리 지도자들이 그를 정말 그리스도로 아는 것이 아닐까?

요07:27 그러나 그리스도가 오실 때에는 어디서 오시는지 아무도 모를 것인데 우리는 이 사람이 어디에서 왔는지 다 알고 있지 않은가?" 하고 말하였다.

요07:28 그 때 예수께서는 성전에서 가르치시면서 큰 소리로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나를 알고 있으며 내가 어디에서 왔는지도 알고 있다. 그러나 나는 내 마음대로 온 것이 아니다. 나를 보내신 분은 정녕 따로 계신다. 너희는 그분을 모르지만

요07:29 나는 알고 있다. 나는 그분에게서 왔고 그분은 나를 보내 주셨다."

요07:30 그러자 그들은 예수를 잡고 싶었으나 그에게 손을 대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예수의 때가 아직 이르지 않았던 것이다.

요07:31 그러나 군중들 가운데는 "그리스도가 정말 온다 해도 이분보다 더 많은 기적을 보여 줄 수 있겠는가?" 하며 예수를 믿는 사람이 많았다.

요07:32 사람들이 예수를 두고 이렇게 수군거리는 소리를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들었다. 그래서 그들과 사제들은 예수를 잡아 오라고 성전 경비병들을 보냈다.

요07:33 그 때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가 아직 얼마 동안은 너희와 같이 있겠지만 결국 나를 보내신 분에게 돌아 가야 한다.

요07:34 너희는 나를 찾아 다녀도 찾지 못할 것이다. 내가 가 있는 곳에는 올 수가 없다."

요07:35 유다인들은 이 말씀을 듣고 "우리가 자기를 찾아 내지 못하리라고 하는데 도대체 어디로 가겠다는 말인가? 이방인들 사이에 흩어져 사는 유다인들에게 가서 이방인들을 가르칠 셈인가?

요07:36 우리가 자기를 찾아도 찾아 내지 못한다느니 또는 자기가 있는 곳에는 올 수 없다느니 하는 말은 대관절 무슨 뜻일까?" 하고 수군거렸다.

요07:37 그 명절의 고비가 되는 마지막 날에 예수께서는 일어서서 이렇게 외치셨다. "목마른 사람은 다 나에게 와서 마셔라.

요07:38 나를 믿는 사람은 성서의 말씀대로 그 속에서 샘솟는 물이 강물처럼 흘러 나올 것이다."

요07:39 이것은 예수께서 당신을 믿는 사람들이 받을 성령을 가리켜 하신 말씀이었다. 그 때는 예수께서 영광을 받지 않으셨기 때문에 성령이 아직 사람들에게 와 계시지 않으셨던 것이다.

요07:40 이 말씀을 들은 사람들 중에는 "저분은 분명히 그 예언자이시다"

요07:41 또는 "저분은 그리스도이시다" 하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들은 "그리스도가 갈릴래아에서 나올 리가 있겠는가?

요07:42 성서에도 그리스도는 다윗의 자손으로 다윗이 살던 동네 베들레헴에서 태어나리라고 하지 않았느냐?" 하고 말했다.

요07:43 이렇게 군중은 예수 때문에 서로 갈라졌다.

요07:44 몇 사람은 예수를 잡아 가고 싶어하였지만 예수께 손을 대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요07:45 성전 경비병들이 그대로 돌아 온 것을 보고 대사제들과 바리사이파사람들은 "어찌하여 그를 잡아 오지 않았느냐?" 하고 물었다.

요07:46 경비병들은 "저희는 이제까지 그분처럼 말하는 사람은 본 적이 없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요07:47 이 말을 들은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너희마저 속아넘어갔느냐?

요07:48 우리 지도자들이나 바리사이파 사람들 중에 단 한 사람이라도 그를 믿는 사람을 보았느냐?

요07:49 도대체 율법도 모르는 이 따위 무리는 저주받을 족속이다" 하고 말하였다.

요07:50 그 자리에는 전에 예수를 찾아 왔던 니고데모도 끼어 있었는데 그는

요07:51 "도대체 우리 율법에 먼저 그 사람의 말을 들어 보거나 그가 한 일을 알아 보지도 않고 죄인으로 단정하는 법이 어디 있소?" 하고 한 마디 하였다.

요07:52 그러자 그들은 "당신도 갈릴레아 사람이란 말이오? 성서를 샅샅이 뒤져 보시오. 갈릴레아에서 예언자가 나온다는 말은 없소" 하고 핀잔을 주었다.

요07:53 그리고 나서 사람들은 모두 집으로 돌아 갔고

요08:01 예수께서는 올리브산으로 가셨다.

요08:02 다음날 이른 아침에 예수께서 또다시 성전에 나타나셨다. 그러자 많은 사람들이 몰려 들었기 때문에 예수께서는 그들 앞에 앉아 가르치기 시작하셨다.

요08:03 그 때에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간음하다 잡힌 여자 한 사람을 데리고 와서 앞에 내세우고

요08:04 "선생님, 이 여자가 간음하다가 현장에서 잡혔습니다.

요08:05 우리의 모세법에는 이런 죄를 범한 여자는 돌로 쳐 죽이라고 하였는데 선생님 생각은 어떻습니까?" 하고 물었다.

요08:06 그들은 예수께 올가미를 씌워 고발할 구실을 찾으려고 이런 말을 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몸을 굽혀 손가락으로 땅바닥에 무엇인가 쓰고 계셨다.

요08:07 그들이 하도 대답을 재촉하므로 예수께서는 고개를 드시고 "너희 중에 누구든지 죄없는 사람이 먼저 저 여자를 돌로 쳐라" 하시고

요08:08 다시 몸을 굽혀 계속해서 땅바닥에 무엇인가 쓰셨다.

요08:09 그들은 이 말씀을 듣자 나이 많은 사람부터 하나 하나 가 버리고 마침내 예수 앞에는 그 한가운데 서 있던 여자만이 남아 있었다.

요08:10 예수께서 고개를 드시고 그 여자에게 "그들은 다 어디 있느냐? 너의 죄를 묻던 사람은 아무도 없느냐?" 하고 물으셨다.

요08:11 "아무도 없습니다. 주님." 그 여자가 이렇게 대답하자 예수께서는 "나도 네 죄를 묻지 않겠다. 어서 돌아 가라. 그리고 이제부터 다시는 죄짓지 죄짓지 말라." 하고 말씀하셨다.

요08:12 예수께서는 사람들에게 또 말씀하셨다. "나는 세상의 빛이다. 나를 따라 오는 사람은 어둠 속을 걷지 않고 생명의 빛을 얻을 것이다."

요08:13 그러자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당신이 당신 자신을 증언하고 있으니 그것은 참된 증언이 못 됩니다" 하며 대들었다.

요08:14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 하셨다. "나는 내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고 있으니 내가 비록 나 자신을 증언한다 해도 내 증언은 참되다. 그러나 너희는 내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를 모른다."

요08:15 "너희는 사람의 기준으로 사람을 판단하지만 나는 결코 아무도 판단하지 않는다.

요08:16 혹시 내가 무슨 판단을 하더라도 내 판단은 공정하다. 그것은 나 혼자서 판단하지 아니하고 나를 보내신 아버지와 함께 판단하기 때문이다.

요08:17 너희의 율법에도 두 사람이 증언하면 그 증언은 참되다고 기록되어 있지 않느냐?

요08:18 내가 바로 나 자신을 증언하고 또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도 증언해 주신다."

요08:19 이 말씀을 듣고 그들은 "당신 아버지가 도대체 어디 있습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께서는 "너희는 나를 알지 못할뿐더러 나의 아버지도 알지 못한다. 너희가 만일 나를 알았더라면 나의 아버지도 알았을 것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요08:20 이것은 예수께서 성전에서 가르치실 때에 헌금궤가 있는 곳에서 하신 말씀이었다. 그러나 아무도 그를 잡지 않았다. 때가 오지 않았던 것이다.

요08:21 예수께서 다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간다. 그러면 너희는 나를 찾다가 자기 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죽을 터이니 내가 가는 곳에는 오지 못할 것이다."

요08:22 이 말씀을 듣고 유다인들은 "이 사람이 자기가 가는 곳에 우리는 가지 못할 것이라고 하니 자살이라도 하겠다는 말인가?" 하고 중얼거렸다.

요08:23 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아래에서 왔지만 나는 위에서 왔다. 너희는 이 세상에 속해 있지만 나는 이 세상에 속해 있지 않다.

요08:24 그래서 나는 너희가 자기 죄에서 헤어나지 못한채 죽으리라고 한 것이다. 만일 너희가 내가 그이라는 것을 믿지 않으면 그와 같이죄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죽고 말 것이다."

요08:25 "그러면 당신은 누구요?" 하고 그들이 묻자 예수께서 이렇게 대답하셨다. "처음부터 내가 누구라는 것을 말하지 않았느냐?

요08:26 나는 너희에 대해서 할 말도 많고 판단할 것도 많지만 나를 보내신 분은 참되시기에 나도 그분에게서 들은 것을 그대로 이 세상에 말할 뿐이다."

요08:27 그러나 그들은 예수께서 아버지를 가리켜 말씀하신 줄을 깨닫지 못하였다.

요08:28 그래서 예수께서는 "너희가 사람의 아들을 높이 들어 올린 뒤에야 내가 누구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또 내가 아무것도 내 마음대로 하지 않고 아버지께서 가르쳐 주신 것만 말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될 것이다.

요08:29 나를 보내신 분은 나와 함께 계시고 나를 혼자 버려 두시지는 않는다. 나는 언제나 아버지께서 기뻐하시는 일을 하기 때문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요08:30 이 말씀을 듣고 많은 사람들이 예수를 믿게 되었다.

요08:31 예수께서는 당신을 믿는 유다인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가 내 말을 마음에 새기고 산다면 너희는 참으로 나의 제자이다.

요08:32 그러면 너희는 진리를 알게 될 것이며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

요08:33 그들은 이 말씀을 듣고 "우리는 아브라함의 후손이고, 아무한데도 종살이를 한 적이 없는데 선생님은 우리더러 자유를 얻을 것이라고 하시니 어떻게 된 일입니까?" 하고 따졌다.

요08:34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정말 잘 들어 두어라. 죄를 짓는 사람은 누구나 다 죄의 노예이다.

요08:35 노예는 자기가 있는 집에서 끝내 살 수 없지만 아들은 영원히 그 집에서 살수 있다.

요08:36 그러므로 아들이 너희에게 자유를 준다면 너희는 참으로 자유로운 사람이 될 것이다.

요08:37 너희는 아브라함의 후손임에 틀림없다. 그런데도 너희는 나를 죽이려고 한다. 너희에게 내 말을 받아 들일 마음이 없기 때문이다.

요08:38 나는 나의 아버지께서 보여 주신 것을 말하고 너희는 너희의 아비가 일러 준 대로 하고 있다."

요08:39 그들은 "우리 조상은 아브라함입니다" 하며 예수께 대들었다. 예수께서 "만일 너희가 아브라함의 자손이라면 아브라함이 한 대로 할 것이다.

요08:40 그런데 너희는 하느님에게서 들은 진리를 전하는 나를 죽이려고 한다. 아브라함은 이런 짓을 하지 않았다.

요08:41 그러니 너희는 너희의 아비가 한 대로 하고 있는 것이다" 하고 말씀하시자 그들은 "우리는 사생아가 아닙니다! 우리 아버지는 오직 하느님 한 분이십니다" 하고 말하였다.

요08:42 예수께서 또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가 하느님에게서 나와 여기 와 있으니 만일 하느님께서 너희의 아버지시라면 너희는 나를 사랑했을 것이다. 나는 내 마음대로 온 것이 아니고 하느님께서 보내셔서 왔다.

요08:43 너희는 왜 내 말을 알아 듣지 못 하느냐? 내 말을 새겨들을 줄 몰라서 그런 것이 아니냐?

요08:44 너희는 악마의 자식들이다. 그래서 너희는 그 아비의 욕망대로 하려고 한다. 그는 처음부터 살인자였고 진리 쪽에 서 본 적이 없다. 그에게는 진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는 거짓말을 할 때마다 제 본성을 드러낸다. 그는 정녕 거짓말장이이며 거짓말의 아비이기 때문이다.

요08:45 그러나 나는 진리를 말한다. 너희가 나를 믿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요08:46 너희 가운데 누가 나에게 죄가 있다고 증명할 수 있느냐? 내가 진리를 말하는데도 왜 나를 믿지 않느냐?

요08:47 하느님에게서 온 사람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다. 너희가 그 말씀을 들으려 하지 않는 것은 너희가 하느님에게서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요08:48 유다인들은 "당신은 사마리아 사람이며 마귀들린 사람이오. 우리 말이 틀렸소?" 하고 내대었다.

요08:49 예수께서는 다음과 같이 대답하셨다. "나는 마귀들린 것이 아니라 내 아버지를 높이고 있다. 그런데도 너희는 나를 헐뜯고 있다.

요08:50 나는 나 자신의 영광을 찾지 않는다. 내 영광을 위해서 애쓰시고 나를 올바로 판단해 주시는 분이 따로 계시다.

요08:51 정말 잘 들어 두어라. 내 말을 잘 지키는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

요08:52 그러자 유다인들은 "이제 우리는 당신이 정녕 마귀들린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소. 아브라함도 죽고 예언자들도 죽었는데 당신은 '내 말을 잘 지키는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는다' 고 하니

요08:53 그래 당신은 이미 죽은 우리 조상 아브라함보다 더 훌륭하다는 말이오? 예언자들도 죽었는데 당신은 도대체 누구란 말이오?"

요08:54 예수께서 이렇게 대답 하셨다. "내가 나 자신을 높인다면 그 영광은 아무것도 아니다. 그러나 나에게 영광을 주시는 분은 너희가 자기 하느님이라고 하는 나의 아버지이시다.

요08:55 너희는 그분을 알지 못하지만 나는 그분을 알고 있다. 내가 만일 그분을 모른다고 말한다면 나도 너희처럼 거짓말장이가 될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분을 알고 있으며 그분의 말씀을 지키고 있다.

요08:56 너희의 조상 아브라함은 내 날을 보리라는 희망에 차 있었고 과연 그 날을 보고 기뻐하였다."

요08:57 유다인들은 이 말씀을 듣고 "당신이 아직 쉰 살도 못되었는데 아브라함을 보았단 말이오?" 하고 따지고 들었다.

요08:58 예수께서는 "정말 잘 들어 두어라. 나는 아브라함이 태어나기 전부터 있었다" 하고 대답하셨다.

요08:59 이 말씀을 듣고 그들은 돌을 집어 예수를 치려고 하였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몸을 피하여 성전을 떠나 가셨다.

요09:01 예수께서 길을 가시다가 태어나면서부터 눈먼 소경을 만나셨는데

요09:02 제자들이 예수께 "선생님, 저 사람이 소경으로 태어난 것은 누구의 죄입니까? 자기 죄입니까? 그 부모의 죄입니까?" 하고 물었다.

요09:03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자기 죄 탓도 아니고 부모의 죄 탓도 아니다. 다만 저 사람에게서 하느님의 놀라운 일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다.

요09:04 우리는 해가 있는 동안에 나를 보내신 분의 일을 해야 한다. 이제 밤이 올 터인데 그 때는 아무도 일을 할 수가 없다.

요09:05 내가 이 세상에 있는 동안은 내가 세상의 빛이다."

요09:06 이 말씀을 하시고 예수께서는 땅에 침을 뱉아 흙을 개어서 소경의 눈에 바르신 다음

요09:07 "실로암 연못으로 가서 씻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 실로암은 "파견된 자" 라는 뜻이다. ) 소경은 가서 얼굴을 씻고 눈이 밝아져서 돌아 왔다.

요09:08 그의 이웃들과 그가 전에 거지 노릇을 하고 있던 것을 보아 온 사람들은 "저 사람은 앉아서 구걸하던 사람이 아닌가?" 하고 말하였다.

요09:09 어떤 이들은 바로 그 사람이라고 하였고, 또 어떤 이들은 그 사람을 닮기는 했지만 그 사람은 아니라고도 하였다. 그 때 눈을 뜨게 된 사람이 "내가 바로 그 사람이오" 하고 말하였다.

요09:10 사람들이 "그러면 당신은 어떻게 눈을 뜨게 되었소?" 하고 묻자

요09:11 그는 "예수라는 분이 진흙을 개어 내 눈에 바르시고 나더러 실로암에 가서 씻으라고 하시기에 가서 씻었더니 눈이 띄었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요09:12 그들이 "그 사람이 어디 있소?" 하고 물었으나 그는 모른다고 대답하였다.

요09:13 사람들은 소경이었던 그 사람을 바리사이파 사람들에게 데리고 갔다.

요09:14 그런데 예수께서 진흙을 개어 그의 눈을 뜨게 하신 날은 바로 안식일이었다.

요09:15 그래서 이번에는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또 그에게 눈을 뜨게 된 경위를 물었다. 그는 "그분이 내 눈에 진흙을 발라 주신 뒤에 얼굴을 씻었더니 이렇게 보게 되었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요09:16 바리사이파 사람들 중에는 "그가 안식일을 지키지 않는 것으로 보면 하느님에게서 온 사람이 아니오" 하는 사람도 있었고 "죄인이 어떻게 이와 같은 기적을 보일 수 있겠소?" 하고 맞서는 사람도 있어서 서로 의견이 엇갈렸다.

요09:17 그들이 눈멀었던 사람에게 "그가 당신의 눈을 뜨게 해 주었다니 당신은 그를 어떻게 생각하오?" 하고 다시 묻자 그는 "그분은 예언자이십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요09:18 유다인들은 그 사람이 본래는 소경이었는데 지금은 눈을 뜨게 되었다는 사실을 믿으려 하지 않고 마침내 그 사람의 부모를 불러

요09:19 "이 사람이 틀림없이 나면서부터 눈이 멀었다는 당신네 아들이오? 그런데 지금 어떻게 눈을 뜨게 되었소?" 하고 물었다.

요09:20 그의 부모는 "예, 틀림없이 날 때부터 눈이 멀었던 저희 아들입니다.

요09:21 그러나 그가 어떻게 지금 보게 되었는지, 또 누가 눈을 뜨게 하여 주었는지는 모릅니다. 다 자란 사람이니 그에게 물어 보십시오. 제 일은 제가 대답하겠지요" 하였다.

요09:22 그의 부모는 유다인들이 무서워서 이렇게 말한 것이다. 유다인들은 예수를 그리스도라고 고백하는 사람은 누구나 다 회당에서 쫓아내기로 작정하였던 것이다.

요09:23 그의 부모가 "다 자란 사람이니 그에게 물어 보십시오" 라고 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요09:24 유다인들은 소경이었던 사람을 다시 불러 놓고 "사실대로 말하시오. 우리가 알기로는 그 사람은 죄인이오" 하고 말하였다.

요09:25 그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그분이 죄인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내가 아는 것은 내가 앞못보는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잘 보게 되었다는 것뿐입니다."

요09:26 "그러면 그 사람이 당신에게 무슨 일을 했소? 어떻게 해서 당신의 눈을 뜨게 했단 말이오?" 하고 그들이 다시 묻자

요09:27 그는 "그 이야기를 벌써 해드렸는데 그 때에는 듣지도 않더니 왜 다시 묻습니까? 당신들도 그분의 제자가 되고 싶습니까?" 하고 반문하였다.

요09:28 이 말을 듣고 그들은 마구 욕설을 퍼부으며 "너는 그자의 제자이지만 우리는 모세의 제자이다.

요09:29 우리가 아는 대로 모세는 직접 하느님의 말씀을 들은 사람이지만 그자는 어디에서 왔는지도 모른다" 하고 말하였다.

요09:30 그는 이렇게 대꾸하였다. "분명히 내 눈을 뜨게 하여 주셨는데 그분이 어디에서 오셨는지도 모른다니 이상한 일입니다.

요09:31 하느님께서는 죄인의 청은 안 들어 주시지만 하느님을 공경하고 그 뜻을 실행하는 사람의 청은 들어 주신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요09:32 소경으로 태어난 사람의 눈을 뜨게 하여 준 이가 있다는 말을 일찌기 들어 본 적이 있습니까?

요09:33 그분이 만일 하느님께서 보내신 분이 아니라면 이런 일은 도저히 하실 수가 없을 것입니다."

요09:34 유다인들은 이 말을 듣고 "너는 죄를 뒤집어 쓰고 태어난 주제에 우리를 훈계하려 드느냐?" 하며 그를 회당 밖으로 내쫓아 버렸다.

요09:35 눈멀었던 사람이 유다인들의 회당에서 쫓겨났다는 말을 들으시고 예수께서 그를 만났을 때에 "너는 사람의 아들을 믿느냐?" 하고 물으셨다.

요09:36 "선생님, 믿겠습니다. 어느 분이십니까?" 하고 대답하자

요09:37 예수께서 "너는 이미 그를 보았다. 지금 너와 말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그 사람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요09:38 "주님 믿습니다" 하며 그는 예수 앞에 꿇어 엎드렸다.

요09:39 예수께서는 "내가 이 세상에 온 것은 보는 사람과 못 보는 사람을 가려, 못 보는 사람은 보게 하고 보는 사람은 눈멀게 하려는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요09:40 예수와 함께 있던 바리사이파 사람 몇이 이 말씀을 듣고 "그러면 우리들도 눈이 멀었단 말이오?" 하고 대들었다.

요09:41 예수께서는 "너희가 차라리 눈먼 사람이라면 오히려 죄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지금 눈이 잘 보인다고 하니 너희의 죄는 그대로 남아 있다" 하고 대답하셨다.

요10:01 예수께서 또 말씀하셨다. "정말 잘 들어 두어라. 양우리에 들어갈 때에 문으로 들어 가지 않고 딴 데로 넘어 들어 가는 사람은 도둑이며 강도이다.

요10:02 양치는 목자는 문으로 버젓이 들어 간다.

요10:03 문지기는 목자에게 문을 열어 주고 양들은 목자의 음성을 알아 듣는다. 목자는 자기 양들을 하나 하나 불러 내어 밖으로 데리고 나간다.

요10:04 이렇게 양떼를 불러 낸 다음에 목자는 앞장 서 간다. 양떼는 그의 음성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를 뒤따라 간다.

요10:05 양들은 낯선 사람을 결코 따라 가지 않는다. 그 사람의 음성이 귀에 익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그를 피하여 달아난다."

요10:06 예수께서 그들에게 이 비유를 말씀해 주셨지만 그들은 그 말씀이 무슨 뜻인지 깨닫지 못하였다.

요10:07 예수께서 또 말씀하셨다. "정말 잘 들어 두어라. 나는 양이 드나드는 문이다.

요10:08 나보다 먼저 온 사람은 모두 다 도둑이며 강도이다. 그래서 양들은 그들의 말을 듣지 않았다.

요10:09 나는 문이다. 누구든지 나를 거쳐서 들어 오면 안전할뿐더러 마음대로 드나들며 좋은 풀을 먹을 수 있다.

요10:10 도둑은 다만 양을 훔쳐다가 죽여서 없애려고 오지만 나는 양들이 생명을 얻고 더 얻어 풍성하게 하려고 왔다."

요10:11 "나는 착한 목자이다. 착한 목자는 자기 양을 위하여 목숨을 바친다.

요10:12 목자가 아닌 삯꾼은 양들이 자기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리가 가까이 오는 것을 보면 양을 버리고 도망쳐 버린다. 그러면 이리는 양들을 물어 가고 양떼는 뿔뿔이 흩어져 버린다.

요10:13 그는 삯꾼이어서 양들을 조금도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요10:14 나는 착한 목자이다. 나는 내 양들을 알고 내 양들도 나를 안다.

요10:15 이것은 마치 아버지께서 나를 아시고 내가 아버지를 아는 것과 같다. 나는 내 양들을 위하여 목숨을 바친다.

요10:16 나에게는 이 우리 안에 들어 있지 않은 다른 양들도 있다. 나는 그 양들도 데려 와야 한다. 그러면 그들도 내 음성을 알아 듣고 마침내 한 떼가 되어 한 목자 아래 있게 될 것이다."

요10:17 "아버지께서는 내가 목숨을 바치기 때문에 나를 사랑하신다. 그러나 결국 나는 다시 그 목숨을 얻게 될 것이다.

요10:18 누가 나에게서 목숨을 빼앗아 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바치는 것이다. 나에게 목숨을 바칠 권리도 있고 다시 얻을 권리도 있다. 이것이 바로 내 아버지에게서 내가 받은 명령이다."

요10:19 이 말씀을 들은 유다인들 사이에서는 다시 논란이 일어 났다.

요10:20 많은 사람이 "그는 마귀가 들렸소. 그런 미친 사람의 말을 무엇 때문에 듣는거요?" 하고 말하는가 하면

요10:21 어떤 사람들은 "마귀들린 사람이 어떻게 그런 말을 하겠소? 더구나 마귀가 어떻게 소경의 눈을 뜨게 할 수 있단 말이오?" 하고 말하였다.

요10:22 때는 겨울이었다. 예루살렘에서는 봉헌절 축제가 벌어지고 있었다.

요10:23 예수께서는 성전 구내에 있는 솔로몬 행각을 거닐고 계셨는데

요10:24 유다인들이 예수를 둘러 싸고 "당신은 얼마나 더 오래 우리의 마음을 조이게 할 작정입니까? 당신이 정말 그리스도라면 그렇다고 분명히 말해 주시오" 하고 말하였다.

요10:25 그러자 예수께서는 "내가 이미 말했는데도 너희는 내 말을 믿지 않는구나. 내가 내 아버지의 이름으로 행하는 일들이 바로 나를 증명해 준다.

요10:26 그러나 너희는 내 양이 아니기 때문에 나를 믿지 않는다.

요10:27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 듣는다. 나는 내 양들을 알고 그들은 나를 따라 온다.

요10:28 나는 그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준다. 그래서 그들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고 아무도 그들을 내 손에서 빼앗아 가지 못할 것이다.

요10:29 아버지께서 내게 맡겨 주신 것은 무엇보다도 소중하다. 아무도 그것을 아버지의 손에서 빼앗아 갈 수 없다.

요10:30 아버지와 나는 하나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요10:31 이 때에 유다인들은 다시 돌을 집어 예수께 던지려고 하였다.

요10:32 그래서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내가 아버지께서 맡겨 주신 좋은 일들을 많이 보여 주었는데 그 중에서 어떤 것이 못마땅해서 돌을 들어 치려는 것이냐?" 하고 말씀하셨다.

요10:33 유다인들은 "당신이 좋은 일을 했는데 우리가 왜 돌을 들겠소? 당신이 하느님을 모독했으니까 그러는 것이오. 당신은 한갓 사람이면서 하느님 행세를 하고 있지 않소?" 하고 대들었다.

요10:34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의 율법서를 보면 하느님께서 '내가 너희를 신이라 불렀다' 하신 기록이 있지 않느냐?

요10:35 이렇게 성서에서는 하느님의 말씀을 받은 사람들을 모두 신이라 불렀다. 성경 말씀은 영원히 참되시다.

요10:36 아버지께서는 나에게 거룩한 일을 맡겨 세상에 보내 주셨다. 너희는 내가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한 말 때문에 하느님을 모독한다고 하느냐?

요10:37 내가 아버지의 일을 하지 않고 있다면 나를 믿지 않아도 좋다.

요10:38 그러나 내가 그 일을 하고 있으니 나를 믿지 않더라도 내가 하는 일만은 믿어야 할 것이 아니냐? 그러면 너희는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고 또 내가 아버지 안에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게 될 것이다."

요10:39 그 때에 유다인들이 다시금 예수를 붙잡으려고 했으나 예수께서는 그들의 손에서 벗어나 몸을 피하셨다.

요10:40 예수께서는 다시 요한이 전에 세례를 베풀던 요르단강 건너편으로 가시어 거기에 머무르셨다.

요10:41 그 때 많은 사람들이 예수께 몰려 와서 서로 "요한은 기적을 보여 주지 못했지만 그가 이 사람에 관해서 한 말은 모두 사실이었다" 고 하면서

요10:42 많은 사람이 거기에서 예수를 믿게 되었다.

요11:01 마리아와 마르타 자매가 사는 베다니아 동네에 라자로라는 병자가 있었다.

요11:02 앓고 있는 라자로는 마리아의 오빠였다. 마리아는 주님께 향유를 붓고 머리털로 주님의 발을 닦아 드린 적이 있는 여자였다.

요11:03 마리아와 마르타는 예수께 사람을 보내어 "주님, 주님께서 사랑하시는 이가 앓고 있습니다" 하고 전했다.

요11:04 예수께서는 그 전갈을 받으시고 "그 병은 죽을 병이 아니다. 그것으로 오히려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하느님의 아들도 영광을 받게 될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요11:05 예수께서는 마르타와 그 여동생과 라자로를 사랑하고 계셨다.

요11:06 그러나 나자로가 앓는다는 소식을 들으시고도 계시던 곳에서 더 머무르시다가 이틀이 지난 뒤에야

요11:07 제자들에게 "유다로 돌아 가자" 하고 말씀하셨다.

요11:08 제자들이 "선생님, 얼마 전만 해도 유다인들이 선생님을 돌로 치려고 하였는데 그 곳으로 다시 가시겠습니까?" 하고 걱정하자

요11:09 예수께서는 "낮은 열 두 시간이나 되지 않느냐? 낮에 걸어 다니는 사람은 세상의 빛을 보기 때문에 걸려 넘어지지 않는다.

요11:10 그러나 밤에 걸어 다니면 빛이 없기 때문에 걸려 넘어질 것이다" 하시며

요11:11 이어서 "우리 친구 라자로가 잠들어 있으니 이제 내가 가서 깨워야겠다" 하고 말씀하셨다.

요11:12 그러자 제자들은 "주님 라자로가 잠이 들었다면 곧 살아나지 않겠습니까?" 하고 말하였다.

요11:13 예수께서 하신 말씀은 라자로가 죽었다는 뜻이었는데 제자들은 그저 잠을 자고 있다는 말로 알아 들었던 것이다.

요11:14 그래서 예수께서는 분명히 말씀하셨다. "라자로는 죽었다.

요11:15 이제 그 일로 너희가 믿게 될 터이니 내가 거기 있지 않았던 것이 오히려 잘 된 일이다. 그곳으로 가자."

요11:16 그 때에 쌍동이라고 불리던 토마가 자기 동료인 딴 제자들에게 "우리도 함께 가서 그와 생사를 같이합시다" 하고 말하였다.

요11:17 예수께서는 그 곳에 이르러 보니 라자로가 무덤에 묻힌 지 이미 나흘이나 지난 뒤였다.

요11:18 베다니아는 예루살렘에서 오리밖에 안 되는 곳이어서

요11:19 많은 유다인들이 오빠의 죽음을 슬퍼하고 있는 마르타와 마리아를 위로하러 와 있었다.

요11:20 예수께서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마르타는 마중을 나갔다. 그 동안 마리아는 집 안에 있었다.

요11:21 마르타는 예수께 이렇게 말하였다. "주님, 주님께서 여기에 계셨더라면 제 오빠는 죽지 않았을 것입니다.

요11:22 그러나 지금이라도 주님께서 구하시기만 하면 무엇이든지 하느님께서 다 이루어 주실 줄 압니다."

요11:23 "네 오빠는 다시 살아날 것이다." 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요11:24 마르타는 "마지막 날 부활 때에 다시 살아나리라는 것은 저도 알고 있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요11:25 예수께서는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사람은 죽더라도 살겠고

요11:26 또 살아서 믿는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 너는 이것을 믿느냐?" 하고 물으셨다. 마르타는

요11:27 "예, 주님, 주님께서는 이 세상에 오시기로 약속된 그리스도 이시며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것을 믿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요11:28 이 말을 남기고 마르타는 돌아 가 자기 동생 마리아를 불러 귓속말로 "선생님이 오셔서 너를 부르신다" 하고 일러 주었다.

요11:29 마리아는 이 말을 듣고 벌떡 일어나 예수께 달려 갔다.

요11:30 예수께서는 아직 동네에 들어 가지 않으시고 마르타가 마중 나왔던 곳에 그냥 계셨던 것이다.

요11:31 집에서 마리아를 위로해 주던 유다인들은 마리아가 급히 일어나 나가는 것을 보고 그가 곡하러 무덤에 나가는 줄 알고 뒤따라 나갔다.

요11:32 마리아는 예수께서 계신 곳에 찾아 가 뵙고 그 앞에 엎드려 "주님, 주님께서 여기에 계셨더라면 제 오빠가 죽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고 말하였다.

요11:33 예수께서 마리아뿐만 아니라 같이 따라 온 유다인들까지 우는 것을 보시고 비통한 마음이 북받쳐 올랐다.

요11:34 "그를 어디에 묻었느냐?" 하고 예수께서 물으시자 그들이 "주님, 오셔서 보십시오" 하고 대답하였다.

요11:35 예수께서는 눈물을 흘리셨다.

요11:36 그래서 유다인들은 "저것 보시오. 라자로를 무척 사랑했던가 봅니다" 하고 말하였다.

요11:37 또 그들 가운데에는 "소경의 눈을 뜨게 한 사람이 라자로를 죽지 않게 할 수가 없었단 말인가?" 하는 사람도 있었다.

요11:38 예수께서는 다시 비통한 심정에 잠겨 무덤으로 가셨다. 그 무덤은 동굴로 되어 있었고 입구는 돌로 막혀 있었다.

요11:39 예수께서 "돌을 치워라" 하시자 죽은 사람의 누이 마르타가 "주님, 그가 죽은 지 나흘이나 되어서 벌써 냄새가 납니다" 하고 말씀드렸다.

요11:40 예수께서 마르타에게 "네가 믿기만 하면 하느님의 영광을 보게 되리라고 내가 말하지 않았느냐?" 하시자

요11:41 사람들이 돌을 치웠다. 예수께서는 하늘을 우러러 보시며 이렇게 기도하셨다. "아버지, 제 청을 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요11:42 그리고 언제나 제 청을 들어 주시는 것을 저는 잘 압니다. 그러나 이제 저는 여기 둘러 선 사람들로 하여금 아버지께서 저를 보내 주셨다는 것을 믿게 하려고 이 말을 합니다."

요11:43 말씀을 마치시고 "라자로야, 나오너라" 하고 큰 소리로 외치시자

요11:44 죽었던 사람이 밖으로 나왔는데 손발은 베로 묶여 있었고 얼굴은 수건으로 감겨 있었다. 예수께서 사람들에게 "그를 풀어 주어 가게 하여라" 하고 말씀하셨다.

요11:45 마리아를 찾아 왔다가 예수께서 하신 일을 본 많은 유다인들이 예수를 믿게 되었다.

요11:46 그러나 더러는 바리사이파 사람들에게 가서 예수께서 하신 일을 일러 바치기도 하였다.

요11:47 그래서 대사제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의회를 소집하고 "그 사람이 많은 기적을 나타내고 있으니 어떻게 하면 좋겠소?

요11:48 그대로 내버려 두면 누구나 다 그를 믿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로마인들이 와서 이 거룩한 곳과 우리 백성을 짓밟고 말 것입니다" 하며 의논하였다.

요11:49 그 해의 대사제인 가야파가 그 자리에 와 있다가 이렇게 말하였다. "당신들은 그렇게 아둔합니까?

요11:50 온 민족이 멸망하는 것보다 한 사람이 백성을 대신해서 죽는 편이 더 낫다는 것도 모릅니까?"

요11:51 이 말은 가야파가 자기 생각으로 한 것이 아니라 그 해의 대사제로서 예언을 한 셈이다. 그 예언은 예수께서 유다 민족을 대신해서 죽게 되리라는 것과

요11:52 자기 민족뿐만 아니라 흩어져 있는 하느님의 자녀들을 한데 모으기 위해서 죽는다는 뜻이었다.

요11:53 그 날부터 그들은 예수를 죽일 음모를 꾸미기 시작하였다.

요11:54 그래서 예수께서는 그 이상 더 유다 지방에서 드러나게 나다니지 않으시고 그 곳을 떠나 광야 근처에 있는 지방으로 가시어 제자들과 함께 에브라임이라는 동네에 머물러 계셨다.

요11:55 유다인들의 과월절이 다가 오자 많은 사람들이 명절 전에 몸을 정결하게 하려고 시골에서 예루살렘으로 올라 갔다.

요11:56 그들은 예수를 찾아 다니다가 성전 뜰 안에 모여서 "어떻게들 생각하십니까? 그가 명절에 참례할 것 같지는 않지요?" 하며 서로 수군거렸다.

요11:57 대사제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예수를 붙잡으려고 그 거처를 아는 자는 곧 신고하라는 명령을 내려 두었던 것이다.

요12:01 예수께서는 과월절을 엿새 앞두고 베다니아로 가셨는데 그 곳은 예수께서 죽은 자들 가운데서 살리신 라자로가 사는 고장이었다.

요12:02 거기에서는 예수를 영접하는 만찬회가 베풀어졌는데 라자로는 손님들 사이에 끼어 예수와 함께 식탁에 앉아 있었고 마르타는 시중을 들고 있었다.

요12:03 그 때 마리아가 매우 값진 순 나르드 향유 한 근을 가지고 와서 예수의 발에 붓고 자기 머리털로 그 발을 닦아 드렸다. 그러자 온 집안에 향유 냄새가 가득 찼다.

요12:04 예수의 제자로서 장차 예수를 배반할 가리옷 사람 유다가

요12:05 "이 향유를 팔았더면 삼백 데나리온은 받았을 것이고 그 돈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줄 수 있었을 터인데 이게 무슨 짓인가?" 하고 투덜거렸다.

요12:06 유다는 가난한 사람들을 생각해서가 아니라 그가 도둑이어서 이런 말을 한 것이다. 그는 돈주머니를 맡아 가지고 거기 들어 있는 것을 늘 꺼내 쓰곤 하였다.

요12:07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것은 내 장례일을 위하여 하는 일이니 이 여자 일에 참견하지 말라.

요12:08 가난한 사람들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지만 나는 언제나 함께 있지는 않을 것이다."

요12:09 예수가 베다니아에 계시다는 말을 듣고 많은 유다인들이 떼를 지어 몰려 들었다. 그들은 예수뿐만 아니라 예수께서 죽은 자들 가운데서 살리신 라자로도 보고 싶었던 것이다.

요12:10 이것을 본 대사제들은 라자로도 죽이기로 작정하였다.

요12:11 라자로 때문에 수많은 유다인들이 자기들을 버리고 예수를 믿게 되었기 때문이다.

요12:12 명절을 지내러 와 있던 큰 군중은 그 이튿날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들어 오신다는 말을 듣고

요12:13 종려나무 가지를 들고 예수를 맞으러 나가, "호산나!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여, 이스라엘의 왕 찬미 받으소서!" 하고 외쳤다.

요12:14 예수께서는 새끼 나귀를 보시고 거기에 올라 않으셨다. 이것은 성서에,

요12:15 "시온의 딸아, 두려워하지 말라. 네 임금이 너에게로 오신다. 새끼 나귀를 타고 오신다" 하신 말씀 그대로였다.

요12:16 예수의 제자들도 처음에는 이것을 깨닫지 못하였으나 예수께서 영광을 받으신 다음에야 이것이 모두 예수를 두고 기록된 것이며 또 이런 일들이 그대로 예수께 일어 났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요12:17 예수께서 라자로를 무덤에서 불러내어 죽은 자들 가운데서 살리실 때 그 자리에 같이 있던 사람들이 모두 그 일을 증언 하였다.

요12:18 군중이 예수를 맞으러 나간 것도 예수께서 이렇게 기적을 보여 주셨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요12:19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자, 이제는 다 틀렸습니다. 모든 사람이 다 그를 따라 가고 있지 않습니까?" 하며 서로 걱정하였다.

요12:20 명절 때에 예배를 드리러 올라 왔던 사람들 중에는 그리이스 사람도 몇이 있었다.

요12:21 그들은 갈릴레아 지방 베싸이다에서 온 필립보에게 가서 "선생님, 예수를 뵙게 하여 주십시오" 하고 간청하였다.

요12:22 필립보가 안드레아에게 가서 이 말을 하고 두 사람이 함께 예수께 가서 그 말을 전하였다.

요12:23 그러자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사람의 아들이 큰 영광을 받을 때가 왔다.

요12:24 정말 잘 들어 두어라.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아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요12:25 누구든지 자기 목숨을 아끼는 사람은 잃을 것이며 이 세상에서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목숨을 보존하며 영원히 살게 될 것이다.

요12:26 누구든지 나를 섬기려면 나를 따라 오너라. 내가 있는 곳에는 나를 섬기는 사람도 같이 있게 될 것이다. 누구든지 나를 섬기면 내 아버지께서 그를 높이실 것이다."

요12:27 "내가 지금 이렇게 마음을 걷잡을 수 없으니 무슨 말을 할까? '아버지, 이 시간을 면하게 하여 주소서' 하고 기원할까? 아니다. 나는 바로 이 고난의 시간을 겪으러 온 것이다.

요12:28 아버지, 아버지의 영광을 드러내소서." 그 때에 하늘에서 "내가 이미 내 영광을 드러냈고 앞으로도 드러내리라" 하는 음성이 들려 왔다.

요12:29 거기에 서서 그 소리를 들은 군중 가운데는 천둥이 울렸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천사가 예수께 말하였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요12:30 그러나 예수께서는 "이것은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너희를 위해서들려 온 음성이다.

요12:31 지금은 이 세상이 심판을 받을 때이다. 이제는 이 세상의 통치자가 쫓겨나게 되었다.

요12:32 내가 이 세상을 떠나 높이 들리게 될 때에는 모든 사람을 이끌어 나에게 오게 할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요12:33 이것은 예수께서 당신이 어떻게 돌아 가시리라는 것을 암시하신 말씀이었다.

요12:34 그 때에 군중이 "우리는 율법서에서 그리스도가 영원히 사시리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은 사람의 아들이 높이 들려야 한다고 하시니 도대체 무슨 뜻입니까? 그 사람의 아들이란 누구를 가리키는 것입니까?" 하고 물었다.

요12:35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빛이 너희와 같이 있는 것도 잠시뿐이니 빛이 있는 동안에 걸어 가라. 그리하면 어둠이 너희를 덮치지 못할 것이다. 어둠 속을 걸어 가는 사람은

요12:36 그러니 빛이 있는 동안에 빛을 믿고 빛의 자녀가 되어라." 이 말씀을 마치시고 예수께서는 그들의 눈을 피하여 몸을 숨기셨다.

요12:37 예수께서 그렇게도 많은 기적을 사람들 앞에서 행하셨건만 그들은 예수를 믿으려 하지 않았다.

요12:38 그리하여 예언자 이사야가, "주여, 우리가 전한 말을 누가 믿었으며 주께서 보여 주신 능력을 누가 깨달았습니까?" 한 말이 이루어졌다.

요12:39 그들이 믿을 수가 없었던 이유를 이사야는 또 이렇게 말하였다.

요12:40 "주께서 그들의 눈을 멀게 하시고 그들의 마음을 둔하게 하셨으니 이는 그들이 눈을 가지고도 알아 보지 못하고 마음으로도 깨닫지 못하여 끝내 나에게로 돌아 오지 못하고 나한테 온전히 고쳐지지 못하게 하시려는 것이다."

요12:41 이것은 이사야가 예수의 영광을 보았기 때문에 말한 것이며 또 예수를 가리켜서 한 말이었다.

요12:42 유다 지도자들 중에서도 예수를 믿는 사람들이 많았으나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두려워서 예수를 믿는다는 말을 드러내 놓고 하지는 못하였다. 회당에서 쫓겨날까 겁이 났던 것이다.

요12:43 그들은 하느님께서 주시는 영광보다도 인간이 주는 영광을 더 사랑하는 사람들이었다.

요12:44 예수께서 큰 소리로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를 믿는 사람은 나뿐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까지 믿는 것이고

요12:45 나를 보는 사람은 나를 보내신 분도 보는 것이다.

요12:46 나는 빛으로서 이 세상에 왔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나를 믿는 사람은 어둠 속에서 살지 않을 것이다.

요12:47 어떤 사람이 내 말을 듣고 지키지 않는다 하더라도 나는 그를 단죄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이 세상을 단죄하러 온 것이 아니라 구원하러 왔기 때문이다.

요12:48 그러나 나를 배척하고 내 말을 받아 들이지 않는 사람을 단죄하는 것이 따로 있다. 내가 한 바로 그 말이 세상 끝날에 그를 단죄할 것이다.

요12:49 나는 내 마음대로 말하지 않고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무엇을 어떻게 말하라고 친히 명령하시는 대로 말하였다.

요12:50 나는 그 명령이 영원한 생명을 준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나는 무엇이나 아버지께서 나에게 일러 주신 대로 말하는 것뿐이다."

요13:01 과월절을 하루 앞두고 예수께서는 이제 이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가실 때가 된 것을 아시고 이 세상에서 사랑하시던 제자들을 더욱 극진히 사랑해 주셨다.

요13:02 예수께서 제자들과 같이 저녁을 잡수실 때 악마는 이미 가리옷 사람 시몬의 아들 유다의 마음 속에 예수를 팔아 넘길 생각을 불어 넣었다.

요13:03 한편 예수께서는 아버지께서 모든 것을 당신의 손에 맡겨 주신 것과 당신이 하느님께로부터 왔다가 다시 하느님께 돌아 가게 되었다는 것을 아시고

요13:04 식탁에서 일어나 겉옷을 벗고 수건을 허리에 두르신 뒤

요13:05 대야에 물을 떠서 제자들의 발을 차례로 씻고 허리에 두르셨던 수건으로 닦아 주셨다.

요13:06 시몬 베드로의 차례가 되자 그는 "주께서 제 발을 씻으시렵니까?" 하고 말하였다.

요13:07 예수께서는 "너는 내가 왜 이렇게 하는지 지금은 모르지만 나중에는 알게 될 것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요13:08 베드로가 "안 됩니다. 제 발만은 결코 씻지 못하십니다" 하고 사양하자 예수께서는 "내가 너를 씻어 주지 않으면 너는 이제 나와 아무 상관도 없게 된다" 하셨다.

요13:09 그러자 시몬 베드로는 "주님, 그러면 발뿐 아니라 손과 머리까지도 씻어 주십시오" 하고 간청하였다.

요13:10 예수께서는 "목욕을 한 사람은 온 몸이 깨끗하니 발만 씻으면 그만이다. 너희도 그처럼 깨끗하다. 그러나 모두가 다 깨끗한 것은 아니다" 하고 말씀하셨다.

요13:11 예수께서는 이미 당신을 팔아 넘길 사람이 누군지 알고 계셨으므로 모두가 깨끗한 것은 아니라고 하신 것이다.

요13:12 예수께서는 제자들의 발을 씻고 나서 겉옷을 입고 다시 식탁에 돌아와 앉으신 다음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가 왜 지금 너희의 발을 씻어 주었는지 알겠느냐?

요13:13 너희는 나를 스승 또는 주라고 부른다. 그것은 사실이니 그렇게 부르는 것이 옳다.

요13:14 그런데 스승이며 주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어 주었으니 너희도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

요13:15 내가 너희에게 한 일을 너희도 그대로 하라고 본을 보여 준 것이다.

요13:16 정말 잘 들어 두어라. 종이 주인보다 더 나을 수 없고 파견된 사람이 파견한 사람보다 더 나을 수는 없다.

요13:17 이제 너희는 이것을 알았으니 그대로 실천하면 축복을 받을 것이다.

요13:18 이것은 너희 모두를 두고 하는 말은 아니다. 나는 내가 뽑은 사람들을 알고 있다. 그러나 '나와 함께 빵을 먹는 자가 나를 배반 하였다' 고 한 성경 말씀은 이루어질 것이다.

요13:19 내가 미리 이 일을 일러 주는 것은 그 일이 일어날 때 너희로 하여금 내가 누구라는 것을 믿게 하려는 것이다.

요13:20 정말 잘 들어 두어라. 내가 보내는 사람을 받아 들이는 사람은 나를 보내신 분을 받아 들인다."

요13:21 예수께서 이 말씀을 하시고 나서 몹시 번민하시며 "정말 잘 들어 두어라. 너희 가운데 나를 팔아 넘길 사람이 하나 있다" 하고 내놓고 말씀하셨다.

요13:22 제자들은 누구를 가리켜서 하시는 말씀인지를 몰라 서로 쳐다 보았다.

요13:23 그 때 제자 한 사람이 바로 예수 곁에 앉아 있었는데 그는 예수의 사랑을 받던 제자였다.

요13:24 그래서 시몬 베드로가 그에게 눈짓을 하며 누구를 두고 하시는 말씀인지 여쭈어 보라고 하였다.

요13:25 그 제자가 예수께 바싹 다가 앉으며 "주님, 그게 누굽니까?" 하고 묻자

요13:26 예수께서는 "내가 빵을 적셔서 줄 사람이 바로 그 사람이다" 하셨다. 그리고는 빵을 적셔서 가리옷 사람 시몬의 아들 유다에게 주셨다.

요13:27 유다가 그 빵을 받아 먹자마자 사탄이 그에게 들어 갔다. 그 때 예수께서는 유다에게 "네가 할 일을 어서 하여라" 하고 이르셨다.

요13:28 그러나 그 자리에 앉아 있던 사람들은 예수께서 왜 그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는지 아무도 몰랐다.

요13:29 유다가 돈주머니를 맡아 보고 있었기 때문에 더러는 예수께서 유다에게 명절에 쓸 물건을 사오라고 하셨거나 가난한 사람들에게 무엇을 주라고 하신 줄로만 알았다.

요13:30 유다는 빵을 받은 뒤에 곧 밖으로 나갔다. 때는 밤이었다.

요13:31 유다가 나간 뒤에 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제 사람의 아들이 영광을 받게 되었고 또 사람의 아들로 말미암아 하느님께서도 영광을 받으시게 되었다.

요13:32 하느님께서 사람의 아들로 말미암아 영광을 받으신다면 하느님께서도 몸소 사람의 아들에게 영광을 주실 것이다. 아니, 이제 곧 주실 것이다.

요13:33 나의 사랑하는 제자들아, 내가 너희와 같이 있는 것도 이제 잠시 뿐이다. 내가 가면 너희는 나를 찾아 다닐 것이다. 일찌기 유다인들에게 말한 대로 이제 너희에게도 말하거니와 내가 가는 곳에 너희는 올 수 없다.

요13:34 나는 너희에게 새 계명을 주겠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요13:35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세상 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요13:36 그 때 시몬 베드로가 "주님, 어디로 가시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께서는 "지금은 내가 가는 곳으로 따라 올 수 없다. 그러나 나중에는 따라 오게 될 것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요13:37 "주님, 어찌하여 지금은 따라 갈 수 없습니까? 주님을 위해서라면 목숨이라도 바치겠습니다." 베드로가 이렇게 장담하자

요13:38 예수께서는 "나를 위해서 목숨을 바치겠다고? 정말 잘 들어 두어라. 새벽 닭이 울기 전에 너는 나를 세 번이나 모른다고 할 것이다" 하셨다.

요14:01 "너희는 걱정하지 말라. 하느님을 믿고 또 나를 믿어라.

요14:02 내 아버지 집에는 있을 곳이 많다. 그리고 나는 너희가 있을 곳을 마련하러 간다. 만일 거기에 있을 곳이 없다면 내가 이렇게 말하겠느냐?

요14:03 가서 너희가 있을 곳을 마련하면 다시 와서 너희를 데려다가 내가 있는 곳에 같이 있게 하겠다.

요14:04 너희는 내가 어디로 가는지 그 길을 알고 있다."

요14:05 그러자 토마가 "주님, 저희는 주님이 어디로 가시는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그 길을 알겠습니까?" 하고 말하였다.

요14:06 예수께서는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거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

요14:07 너희가 나를 알았으니 나의 아버지도 알게 될 것이다. 이제부터 너희는 그분을 알게 되었다. 아니 이미 뵈었다" 하고 말씀하셨다.

요14:08 이번에는 필립보가 "주님, 저희에게 아버지를 뵙게 하여 주시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하고 간청하였다.

요14:09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필립보야, 들어라.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같이 지냈는데도 너는 나를 모른다는 말이냐? 나를 보았으면 곧 아버지를 본 것이다. 그런데도 아버지를 뵙게 해 달라니 무슨 말이냐?

요14:10 너는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는 것을 믿지 않느냐? 내가 너희에게 하는 말도 나 스스로 하는 말이 아니라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면서 몸소 하시는 일이다.

요14:11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고 한 말을 믿어라. 못 믿겠거든 내가 하는 이 일들을 보아서라도 믿어라.

요14:12 정말 잘 들어 두어라. 나를 믿는 사람은 내가 하는 일을 할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 큰 일도 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내가 이제 아버지께 가서

요14:13 너희가 내 이름으로 구하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이루어 주겠기 때문이다. 그러면 아들로 말미암아 아버지께서 영광을 받으실 것이다.

요14:14 너희가 내 이름으로 구하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다 내게 이루어 주겠다."

요14:15 "너희가 나를 사랑하면 내 계명을 지키게 될 것이다.

요14:16 내가 아버지께 구하면 다른 협조자를 보내 주셔서 너희와 영원히 함께 계시도록 하실 것이다.

요14:17 그분은 곧 진리의 성령이시다. 세상은 그분을 보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기 때문에 그분을 받아 들일 수 없지만 너희는 그분을 알고 있다. 그분이 너희와 함께 사시며 너희 안에 계시기 때문이다.

요14:18 나는 너희를 고아들처럼 버려 두지 않겠다. 기어이 너희에게로 돌아 오겠다.

요14:19 이제 조금만 지나면 세상은 나를 보지 못하게 되겠지만 내가 살아 있고 너희도 살아 있을 터이니 너희는 나를 보게 될 것이다.

요14:20 그 날이 오면 너희는 내가 아버지 안에 있다는 것과 너희가 내 안에 있고 내가 너희 안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요14:21 내 계명을 받아 들이고 지키는 사람이 바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아버지에게 사랑을 받을 것이다. 나도 또한 그를 사랑하고 그에게 나를 나타내 보이겠다."

요14:22 가리옷 사람이 아닌 다른 유다가 "주님, 주님께서 왜 세상에는 나타내 보이지 않으시고 저희에게만 나타내 보이시려고 하십니까?" 하고 물었다.

요14:23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말을 잘 지킬 것이다. 그러면 나의 아버지께서도 그를 사랑하시겠고 아버지와 나는 그를 찾아 가 그와 함께 살 것이다.

요14:24 그러나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내 말을 지키지 않는다. 내가 너희에게 들려 주는 것은 내 말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아버지의 말씀이다."

요14:25 "나는 너희와 함께 있는 동안에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려 주었거니와

요14:26 이제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 주실 성령 곧 그 협조자는 모든 것을 너희에게 가르쳐 주실뿐만 아니라 내가 너희에게 한 말을 모두 되 새기게 하여 주실 것이다."

요14:27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주고 간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주는 것이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는 다르다. 걱정하거나 두려워하지 말라.

요14:28 내가 떠나 갔다가 너희에게로 다시 오겠다는 말을 너희가 듣지 않았느냐? 아버지께서는 나보다 훌륭하신 분이니 만일 너희가 나를 사랑한다면 내가 아버지께로 가는 것을 기뻐했을 것이다.

요14:29 내가 지금 이 일을 미리 알려 주는 것은 그 일이 일어날 때 너희로 하여금 믿게 하려는 것이다.

요14:30 너희와 이야기를 나눌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이 세상의 권력자가 가까이 오고 있다. 그가 나를 어떻게 할 수는 없지만

요14:31 나는 아버지를 사랑하고 아버지께서 분부하신 대로 실천한다는 것을 세상에 알려야 하겠다. 자, 일어나 가자."

요15:01 "나는 참 포도나무요 나의 아버지는 농부이시다.

요15:02 나에게 붙어 있으면서 열매를 맺지 못하는 가지는 아버지께서 모조리 쳐내시고 열매를 맺는 가지는 더 많은 열매를 맺도록 잘 가꾸신다.

요15:03 너희는 내 교훈을 받아 이미 잘 가꾸어진 가지들이다.

요15:04 너희는 나를 떠나지 말라. 나도 너희를 떠나지 않겠다. 포도나무 에 붙어 있는 않는 가지가 스스로 열매를 맺을 수 없는 것처럼 너희도 나에게 붙어 있지 않으면 열매를 맺지 못할 것이다.

요15:05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누구든지 나에게서 떠나지 않고 내가 그와 함께 있으면 그는 많은 열매를 맺는다.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요15:06 나를 떠난 사람은 잘려 나간 가지 처럼 밖에 버려져 말라 버린다. 그러면 사람들이 이런 가지를 모아다가 불에 던져 태워 버린다.

요15:07 너희가 나를 떠나지 않고 또 내 말을 간직해 둔다면 무슨 소원이든지 구하는 대로 다 이루어질 것이다.

요15:08 너희가 많은 열매를 맺고 참으로 나의 제자가 되면 내 아버지께서 영광을 받으실 것이다.

요15:09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사랑해 왔다. 그러니 너희는 언제나 내 사랑 안에 머물러 있어라.

요15:10 내가 내 아버지의 계명을 지켜 그 사랑 안에 머물러 있듯이 너희도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머물러 있게 될 것이다."

요15:11 "내가 이 말을 한 것은 내 기쁨을 같이 나누어 너희 마음에 기쁨이 넘치게 하려는 것이다.

요15:12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이것이 나의 계명이다.

요15:13 벗을 위하여 제 목숨을 바치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요15:14 내가 명하는 것을 지키면 너희는 나의 벗이 된다.

요15:15 이제 나는 너희를 종이라고 부르지 않고 벗이라고 부르겠다. 종은 주인이 하는 일을 모른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내 아버지에게서 들은 것을 모두 다 알려 주었다.

요15:16 너희가 나를 택한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택하여 내세운 것이다. 그러니 너희는 세상에 나가 언제까지나 썩지 않을 열매를 맺어라. 그러면 아버지께서는 너희가 내 이름으로 구하는 것을 다 들어 주실 것이다.

요15:17 서로 사랑하여라. 이것이 너희에게 주는 나의 계명이다."

요15:18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거든 너희보다도 나를 먼저 미워했다는 것을 알아 두어라.

요15:19 너희가 만일 세상에 속한 사람이라면 세상은 너희를 한 집안 식구로 여겨 사랑할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세상에 속하지 않았을 뿐더러 오히려 내가 세상에서 가려낸 사람들이기 때문에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는 것이다.

요15:20 종이 그 주인보다 더 나을 수가 없다고 한 내 말을 기억하여라. 그들이 나를 박해했으면 너희도 박해할 것이고 내 말을 지켰으면 너희의 말도 지킬 것이다.

요15:21 그들은 너희가 내 제자라 해서 이렇게 대할 것이다. 그들은 나를 보내신 분을 모르고 있다.

요15:22 내가 와서 그들에게 일러 주지 않았던들 그들에게는 죄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그들이 자기 죄를 변명할 길이 없게 되었다.

요15:23 나를 미워하는 자는 나의 아버지까지도 미워한다.

요15:24 내가 일찌기 아무도 하지 못한 일들을 그들 앞에서 하지 않았던들 그들에게는 죄가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한 일을 보고서도 그들은 나와 또 나의 아버지까지 미워한다.

요15:25 이리하여 그들의 율법서에 '그들은 까닭없이 나를 미워하였다' 고 기록되어 있는 말씀이 이루어졌다."

요15:26 "내가 아버지께 청하여 너희에게 보낼 협조자 곧 아버지께로부터 나오시는 진리의 성령이 오시면 그분이 나를 증언할 것이다.

요15:27 그리고 너희도 처음부터 나와 함께 있었기 때문에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

요16:01 "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한 것은 너희의 믿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다.

요16:02 사람들은 너희를 회당에서 쫓아낼 것이다. 그리고 너희를 죽이는 사람들이 그런 짓을 하고도 그것이 오히려 하느님을 섬기는 일이라고 생각할 때가 올 것이다.

요16:03 그들은 아버지도 나도 모르기 때문에 그런 짓들을 하게 되는 것이다.

요16:04 그러한 때가 오면 내가 한 말을 기억하라고 너희에게 이렇게 미리 말해 두는 것이다." "지금까지 내가 이 말을 너희에게 하지 않은 것은 내가 너희와 함께 있었기 때문이다.

요16:05 나는 지금 나를 보내신 분에게 돌아 간다. 그런데도 너희는 어디로 가느냐고 묻기는커녕

요16:06 오히려 내가 한 말 때문에 모두 슬픔에 잠겨 있다.

요16:07 그러나 사실은 내가 떠나 가는 것이 너희에게는 더 유익하다. 내가 떠나 가지 않으면 그 협조자가 너희에게 오시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가면 그분을 보내겠다.

요16:08 그분이 오시면 죄와 정의와 심판에 관한 세상의 그릇된 생각을 꾸짖어 바로잡아 주실 것이다.

요16:09 그분은 나를 믿지 않은 것이 바로 죄라고 지적하실 것이며

요16:10 내가 아버지께 돌아 가고 너희가 나를 보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 하느님의 정의를 나타내시는 것이라고 가르치실 것이고

요16:11 이 세상의 권력자가 이미 심판을 받았다는 사실로써 정말 심판을 받을 자가 누구인지를 보여 주실 것이다."

요16:12 "아직도 나는 할 말이 많지만 지금은 너희가 그 말을 알아 들을 수 없을 것이다.

요16:13 그러나 진리의 성령이 오시면 너희를 이끌어 진리를 온전히 깨닫게 하여 주실 것이다. 그분은 자기 생각대로 말씀하시지 않고 들은 대로 일러 주실 것이며 앞으로 다가 올 일들도 알려 주실 것이다.

요16:14 또 그분은 나에게서 들은 것을 너희에게 전하여 나를 영광스럽게 하실 것이다.

요16:15 아버지께서 가지고 계신 것은 모두 다 나의 것이다. 그래서 성령께서 내게 들은 것을 너희에게 알려 주시리라고 내가 말했던 것이다."

요16:16 "조금 있으면 너희는 나를 보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얼마 안 가서 나를 다시 보게 될 것이다."

요16:17 그러자 몇몇 제자들이 "조금 있으면 나를 보지 못하게 되겠고 또 얼마 안 가서 다시 보게 되리라든가, 나는 아버지께로 간다든가 하는 말씀은 도대체 무슨 뜻일까?" 하고 수군거렸다.

요16:18 그러면서 그들은 "'얼마 안 가서' 라는 말씀이 무슨 뜻인가? 무슨 말씀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군!" 하고 말하였다.

요16:19 예수께서는 제자들이 묻고 싶어하는 낌새를 알아 채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조금 있으면 너희는 나를 보지 못하게 되겠고 얼마 안 가서 다시 만나게 되리라고 한 내 말을 가지고 서로를 논의하고 있는 것이냐?

요16:20 정말 잘 들어 두어라. 너희는 울며 슬퍼하겠지만 세상은 기뻐할 것이다. 너희는 근심에 잠길지라도 그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

요16:21 여자가 해산할 즈음에는 걱정이 태산 같다. 진통을 겪어야 할 때가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를 낳으면 사람 하나가 이 세상에 태어났다는 기쁨에 그 진통을 잊어 버리게 된다.

요16:22 이와 같이 지금은 너희도 근심에 싸여 있지만 내가 다시 너희와 만나게 될 때에는 너희의 마음은 기쁨에 넘칠 것이며 그 기쁨은 아무도 빼앗아 가지 못할 것이다.

요16:23 그 날이 오면 너희가 나에게 물을 것이 하나도 없을 것이다. 정말 잘 들어 두어라.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구하는 것이면 아버지께서 무엇이든지 주실 것이다.

요16:24 지금까지 너희는 내 이름으로 아무것도 구해 본 적이 없다. 구하여라. 받을 것이다. 너희는 기쁨에 넘칠 것이다."

요16:25 "내가 지금까지는 이 모든 것을 비유로 들려 주었지만 이제 아버지에 관하여 비유를 쓰지 않고 명백히 일러 줄 때가 올 것이다.

요16:26 그 날이 오면 너희는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구할 것이다. 따라서 내가 너희를 위하여 따로 아버지께 구하지 않겠다는 말이다.

요16:27 너희는 이미 나를 사랑하고 또 내가 아버지께로부터 왔다는 것을 믿고 있다. 그래서 아버지께서는 친히 너희를 사랑하시는 것이다.

요16:28 나는 아버지께로부터 나와서 세상에 왔다가 이제 세상을 떠나 다시 아버지께 돌아 간다."

요16:29 그제야 제자들은 "지금은 주님께서 조금도 비유를 쓰지 안으시고 정말 명백하게 말씀하시니

요16:30 따로 여쭈어 볼 필요도 없게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주님께서 모든 것을 다 알고 계신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주님께서 하느님께로부터 오신 분이심을 믿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요16:31 그러자 예수께서는 "너희가 이제야 믿느냐?

요16:32 그러나 이제 너희가 나를 혼자 버려 두고 제각기 자기 갈 곳으로 흩어져 갈 때가 올 것이다. 아니 그 때는 이미 왔다. 하지만 아버지께서 나와 함께 계시니 나는 혼자 있는 것이 아니다.

요16:33 나는 너희가 내게서 평화를 얻게 하려고 이 말을 한 것이다.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당하겠지만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 하고 말씀하셨다.

요17:01 이 말씀을 마치시고 예수께서는 하늘을 우러러 보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버지, 때가 왔습니다. 아들의 영광을 드러내 주시어 아들이 아버지의 영광을 드러내게 하여 주십시오.

요17:02 아버지께서는 아들에게 모든 사람을 다스릴 권한을 주셨고 따라서 아들은 아버지께서 맡겨 주신 모든 사람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게 되었습니다.

요17:03 영원한 생명은 곧 참되시고 오직 한 분이신 하느님 아버지를 알고 또 아버지께서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입니다.

요17:04 나는 아버지께서 나에게 맡겨 주신 일을 다 하여 세상에서 아버지의 영광을 드러냈습니다.

요17:05 아버지, 이제는 나의 영광을 드러내 주십시오. 세상이 있기 전에 아버지 곁에서 내가 누리던 그 영광을 아버지와 같이 누리게 하여 주십시오."

요17:06 "나는 아버지께서 세상 사람들 가운데서 뽑아 내게 맡겨 주신 이 사람들에게 아버지를 분명히 알려 주었습니다. 이 사람들은 본래 아버지의 사람들이었지만 내게 맡겨 주셨습니다. 이 사람들은 과연 아버지의 말씀을 잘 지키었습니다.

요17:07 지금 이 사람들은 나에게 주신 모든 것이 아버지께로부터 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요17:08 나는 나에게 주신 말씀을 이 사람들에게 전하였습니다. 이 사람들은 그 말씀을 받아 들였고 내가 아버지께로부터 온 것을 참으로 깨달았으며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믿었습니다.

요17:09 나는 이 사람들을 위하여 간구합니다. 세상을 위하여 간구하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께서 내게 맡기신 이 사람들을 위하여 간구합니다. 이 사람들은 아버지의 사람들입니다.

요17:10 나의 것은 다 아버지의 것이며 아버지의 것은 다 나의 것입니다. 그래서 이 사람들로 말미암아 내 영광이 나타났습니다.

요17:11 나는 이제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 돌아 가지만 이 사람들은 세상에 남아 있을 것입니다. 거룩하신 아버지, 나에게 주신 아버지의 이름으로 이 사람들을 지켜 주십시오. 그리고 아버지와 내가 하나인 것처럼 이 사람들도 하나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

요17:12 내가 이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에는 나에게 주신 아버지의 이름으로 내가 이 사람들을 지켰습니다. 그 동안에 오직 멸망할 운명에 놓인 자를 제외하고는 하나도 잃지 않았습니다. 하나를 잃은 것은 성경 말씀이 이루어지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요17:13 지금 나는 아버지께로 갑니다. 아직 세상에 있으면서 이 말씀을 드리는 것은 이 사람들이 내 기쁨을 마음껏 누리게 하려는 것입니다.

요17:14 나는 이 사람들에게 아버지의 말씀을 전해 주었는데 세상은 이 사람들을 미워했습니다. 그것은 내가 이 세상에 속해 있지 않은 것처럼 이 사람들도 이 세상에 속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요17:15 내가 아버지께 원하는 것은 그들을 이 세상에서 데려 가시는 것이 아니라 악마에게서 지켜 주시는 일입니다.

요17:16 내가 이 세상에 속하지 않은 것처럼 이 사람들도 이 세상에 속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요17:17 이 사람들이 진리를 위하여 몸을 바치는 사람이 되게 하여 주십시오. 아버지의 말씀이 곧 진리입니다.

요17:18 아버지께서 나를 세상에 보내신 것같이 나도 이 사람들을 세상에 보냈습니다.

요17:19 내가 이 사람들을 위하여 이 몸을 아버지께 바치는 것은 이 사람들도 참으로 아버지께 자기 몸을 바치게 하려는 것입니다."

요17:20 "나는 이 사람들만을 위하여 간구하는 것이 아니라 이 사람들의 말을 듣고 나를 믿는 사람들을 위하여 간구합니다.

요17:21 아버지, 이 사람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고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과 같이 이 사람들도 우리들 안에 있게 하여 주십시오. 그러면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다는 것을 세상이 믿게 될 것입니다.

요17:22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영광을 나도 그들에게 주었습니다. 그것은 아버지와 내가 하나인 것처럼 이 사람들도 하나가 되게 하려는 것입니다.

요17:23 내가 이 사람들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신 것은 이 사람들을 완전히 하나가 되게 하려는 것입니다. 이것은 세상으로 하여금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다는 것을 알게 하려는 것이며 또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이 사람들도 사랑하셨다는 것을 알게 하려는 것입니다.

요17:24 아버지, 아버지께서 나에게 맡기신 사람들을 내가 있는 곳에 함께 있게 하여 주시고 아버지께서 천지 창조 이전부터 나를 사랑하셔서 나에게 주신 그 영광을 그들도 볼 수 있게 하여 주십시오.

요17:25 의로우신 아버지, 세상은 아버지를 모르지만 나는 아버지를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사람들도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요17:26 나는 이 사람들에게 아버지를 알게 하였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것은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그 사랑이 그들 안에 있고 나도 그들 안에 있게 하려는 것입니다."

요18:01 이 기도를 마치신 뒤에 예수께서는 제자들을 데리시고 키드론 골짜기 건너편으로 가셔서 거기에 있는 동산에 들어 가셨다.

요18:02 예수와 제자들이 가끔 거기에 모이곤 했었기 때문에 예수를 잡아 줄 유다도 그곳을 잘 알고 있었다.

요18:03 그래서 유다는 대사제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보낸 경비병들과 함께 한 떼의 군인들을 데리고 그리로 갔다. 그들은 무장을 갖추고 등불과 횃불을 들고 있었다.

요18:04 예수께서는 신상에 닥쳐 올 일을 모두 아시고 앞으로 나서시며 "너희는 누구를 찾느냐?" 하고 물으셨다.

요18:05 그들이 "나자렛 사람 예수를 찾소" 하자 "내가 그 사람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예수를 잡아 줄 유다도 그들과 함께 서 있었다.

요18:06 예수께서 "내가 그 사람이다" 라고 말씀하셨을 땡 그들은 뒷걸음치다가 땅에 넘어졌다.

요18:07 예수께서 다시 "너희는 누구를 찾느냐?" 하고 물으시자 그들은 "나자렛 사람 예수를 찾소" 하고 대답하였다.

요18:08 "내가 그 사람이라고 하지 않았느냐? 너희가 나를 찾고 있다면 이 사람들은 가게 내버려 두어라" 하고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요18:09 예수께서는 "나에게 맡겨 주신 사람을 하나도 잃지 않았습니다" 라고 하신 말씀을 이루려고 그렇게 말씀하셨던 것이다.

요18:10 이 때에 시몬 베드로가 차고 있던 칼을 뽑아 대사제의 종을 내리쳐 오른쪽 귀를 잘라 버렸다. 그 종의 이름은 말코스였다.

요18:11 이것을 보신 예수께서 베드로에게 "그 칼을 칼집에 도로 꽂아라. 아버지께서 나에게 주신 이 고난의 잔을 내가 마셔야 하지 않겠느냐?" 하고 말씀하셨다.

요18:12 그 때에 군인들과 그 사령관과 유다인의 경비병들이 예수를 붙잡아 결박하여

요18:13 먼저 안나스에게 끌고 갔다. 안나스는 그 해의 대사제 가야파의 장인이었는데

요18:14 그는 일찌기 유다인들에게 "한 사람이 온 백성을 대신해서 죽는 편이 더 낫다" 는 의견을 냈던 자이다.

요18:15 시몬 베드로와 또 다른 제자 한 사람이 예수를 따라 갔다. 그 제자는 대사제와 잘 아는 사이여서 예수를 따라 대사제의 집 안뜰까지 들어 갔으나

요18:16 베드로는 대문 밖에 서 있었다. 대사제를 잘 아는 그 제자는 다시 나와서 문지기 하녀에게 말하여 베드로를 데리고 들어 갔다.

요18:17 그 젊은 문지기 하녀가 베드로를 보더니 "당신도 저 사람의 제자가 아닙니까?" 하고 물었다. 베드로는 "아니오" 하고 부인하였다.

요18:18 날이 추워서 하인들과 경비병들은 숯불을 피워 놓고 불을 쬐고 있었는데 베드로도 그들 틈에 서서 불을 쬐고 있었다.

요18:19 대사제 안나스는 예수를 심문하며 그의 제자들과 그의 가르침에 관하여 물었다.

요18:20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나는 세상 사람들에게 버젓이 말해 왔다. 나는 언제나 모든 유다인들이 모이는 회당과 성전에서 가르쳤다. 내가 숨어서 말한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다.

요18:21 그런데 왜 나에게 묻느냐?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들은 사람들에게 물어 보아라. 내가 한 말은 그들이 잘 알고 있다."

요18:22 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을 때 곁에 서 있던 경비병 한 사람이 "대사제님께 그게 무슨 대답이냐?" 하며 예수의 뺨을 때렸다.

요18:23 예수께서는 그 사람에게 "내가 한 말이 잘못이 있다면 어디 대 보아라. 그러나 잘못이 없다면 어찌하여 나를 때리느냐?" 하셨다.

요18:24 안나스는 예수를 묶은 채 대사제 가야파에게 보냈다.

요18:25 시몬 베드로는 여전히 거기 서서 불을 쬐고 있었다. 그것을 보고 사람들이 "당신도 저 사람의 제자가 아니오?" 하고 물었다. 그러나 베드로는 아니라고 부인하였다.

요18:26 그 때 대사제의 종으로서 베드로 한테 귀를 잘린 사람의 친척되는 사람이 나서면서 "당신이 동산에서 그와 함께 있는 것을 내가 보았는데 그러시오?" 하고 몰아 세웠다.

요18:27 베드로가 또 아니라고 부인하자 곧 닭이 울었다.

요18:28 사람들이 예수를 가야파의 집에서 총독 관저로 끌고 갔다. 그 때는 이른 아침이었는데 그들은 부정을 타서 과월절 음식을 먹지 못하게 될까봐 총독 관저에는 들어 가지 않았다.

요18:29 결국 빌라도가 밖으로 나와 그들에게 "너희는 이 사람을 무슨 죄로 고발하느냐?" 하고 물었다.

요18:30 그들은 빌라도에게 "이 사람이 죄인이 아니라면 우리가 왜 여기까지 끌고 왔겠습니까?" 하고 대답하였다.

요18:31 그러자 빌라도는 "너희는 데리고 가서 너희의 법대로 처리하라" 하고 말하였다. 유다인들은 "우리에게는 사람을 사형에 처할 권한이 없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요18:32 이렇게 해서 예수께서 당신이 어떻게 돌아 가실 것인가를 암시하여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요18:33 빌라도는 다시 관저 안으로 들어 가서 예수를 불러 놓고 "네가 유다인의 왕인가?" 하고 물었다.

요18:34 예수께서는 "그것은 네 말이냐? 아니면 나에 관해서 다른 사람이 들려 준 말을 듣고 하는 말이냐?" 하고 반문하셨다.

요18:35 빌라도는 "내가 유다인인 줄로 아느냐? 너를 내게 넘겨 준 자들은 너희 동족과 대사제들인데 도대체 너는 무슨 일을 했느냐?" 하고 물었다.

요18:36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내 왕국은 이 세상 것이 아니다. 만일 내 왕국이 이 세상 것이라면 내 부하들이 싸워서 나를 유다인들의 손에 넘어 가지 않게 했을 것이다. 내 왕국은 결코 이 세상 것이 아니다."

요18:37 "아뭏든 네가 왕이냐?" 하고 빌라도가 묻자 예수께서는 "내가 왕이라고 네가 말했다. 나는 오직 진리를 증언하려고 났으며 그 때문에 세상에 왔다. 진리 편에 선 사람은 내 말을 귀담아 듣는다" 하고 대답하셨다.

요18:38 빌라도는 예수께 "진리가 무엇인가?" 하고 물었다. 빌라도는 이 말을 하고 다시 밖으로 나와 유다인들에게 "나는 이 사람에게서 아무런 죄목도 찾지 못하였다.

요18:39 과월절이 되면 나는 너희의 관례에 따라 죄인 하나를 놓아 주곤 했는데 이번에는 이 유다인의 왕을 놓아 주는 것이 어떻겠느냐?" 하고 물었다.

요18:40 그러자 그들은 악을 쓰며 "그자는 안 됩니다. 바라빠를 놓아 주시오" 하고 소리질렀다. 바라빠는 강도였다.

요19:01 빌라도는 안으로 들어 가서 부하들을 시켜 예수를 데려다가 매질하게 하였다.

요19:02 병사들은 가시나무로 왕관을 엮어 예수의 머리에 씌우고 자홍색 용포를 입혔다.

요19:03 그리고 예수 앞에 다가 서서 "유다인의 왕 만세!" 하고 소리치면서 그의 뺨을 때렸다.

요19:04 빌라도는 다시 밖으로 나와서 유다인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를 너희 앞에 끌어 내 오겠다. 내가 그에게서 아무런 혐의도 찾아 내지 못했다는 것을 너희도 이제 보면 알 것이다."

요19:05 예수께서는 가시관을 머리에 쓰시고 자홍색 용포를 걸치시고 밖으로 나오셨다. 빌라도는 사람들에게 예수를 가리켜 보이며 "자, 이 사람이다" 하고 말하였다.

요19:06 대사제들과 경비병들은 예수를 보자마자 "십자가에 못박으시오. 십자가에!" 하며 큰 소리로 외쳤다. 그러자 빌라도는 "그러면 데려다가 너희의 손으로 십자가에 못박아라. 나는 그에게서 아무죄목도 찾아 내지 못하였다" 하고 말하였다.

요19:07 유다인들은 또다시 "우리에게는 율법이 있습니다. 그 율법대로 하면 그 자는 제가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했으니 죽어 마땅합니다" 하고 대꾸하였다.

요19:08 빌라도는 이 말을 듣고 더욱 두려운 마음이 들어

요19:09 예수를 데리고 안으로 들어 가 "도대체 너는 어디에서 온 사람이냐?" 하고 물었다. 예수께서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으셨다.

요19:10 "나에게도 말을 하지 않을 작정인가? 나에게는 너를 놓아 줄 수도 있고 십자가형에 처할 수도 있는 권한이 있는 줄을 모르느냐?" 빌라도의 이 말에

요19:11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네가 하늘에서 권한을 받지 않았다면 나를 어떻게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나를 너에게 넘겨 준 사람의 죄가 더 크다."

요19:12 이 말을 들은 빌라도는 예수를 놓아 줄 기회를 찾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유다인들은 "만일 그자를 놓아 준다면 총독님은 카이사르의 충신이 아닙니다. 누구든지 자기를 왕이라고 하는 자는 카이사르의 적이 아닙니까?" 하고 큰 소리로 외쳤다.

요19:13 빌라도는 이 말을 듣고 예수를 데리고 나와 리토스트로토스라 하는 자리에 올라 가 자기 재판관석에 앉았다. 리토스트로토스라는 말은 히브리말로 가빠타라고 하는데 "돌 깔아 놓은 자리" 라는 뜻이다.

요19:14 그 날은 과월절 준비일이었고 때는 낮 열 두시쯤이었다. 빌라도는 유다인들을 둘러 보며 "자, 여기 너희의 왕이 있다" 하고 말하였다.

요19:15 그들은 "죽이시오. 죽이시오. 십자가에 못박아 죽이시오!" 하고 외쳤다. 빌라도가 "너희의 왕을 나더러 십자가형에 처하란 말이냐?" 하고 말하자 대사제들은 "우리의 왕은 카이사르밖에 없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요19:16 그래서 빌라도는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으라고 그들에게 내어 주었다. 예수께서는 마침내 그들의 손에 넘어 가

요19:17 몸소 십자가를 지시고 성밖을 나가 히브리말로 골고타라는 곳으로 향하셨다. 골고타라는 말은 해골산이라는 뜻이다.

요19:18 여기서 그들은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았다. 그리고 다른 두 사람도 십자가에 달아 예수를 가운데로 하여 그 양쪽에 하나씩 세워 놓았다.

요19:19 빌라도가 명패를 써서 십자가 위에 붙였는데 거기에는 "유다인의 왕 나자렛 예수" 라고 씌어 있었다.

요19:20 그 명패는 히브리말과 라틴밀과 그리이스말로 적혀 있었다. 예수께서 십자가에 달리신 곳이 예루살렘에서 가깝기 때문에 많은 유다인들이 와서 그것을 읽어 보았다.

요19:21 유다인들의 대사제들은 빌라도에게 가서 "'유다인의 왕' 이라 쓰지 말고 '자칭 유다인의 왕' 이라고 써 붙여야 합니다" 하고 말하였으나

요19:22 빌라도는 "한번 썼으면 그만이다" 하고 거절하였다.

요19:23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아 단 병사들은 예수의 옷가지를 가져다가 네 몫으로 나누어서 한 몫씩 차지하였다. 그러나 속옷은 위에서 아래까지 혼솔 없이 통으로 짠 것이었으므로

요19:24 그들의 의논 끝에 "이것은 찢지 말고 누구든 제비를 뽑아 차지하기로 하자" 하여 그대로 하였다. 이리하여 "그들은 내 겉옷을 나누어 가지며 내 속옷을 놓고는 제비를 뽑았다" 하신 성서의 말씀이 이루어졌다.

요19:25 예수의 십자가 밑에는 그 어머니와 이모와 글레오파의 아내 마리아와 막달라 여자 마리아가 서 있었다.

요19:26 예수께서는 당신의 어머니와 그 곁에 서 있는 사랑하시는 제자를 보시고 먼저 어머니에게 "어머니,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하시고

요19:27 그 제자에게는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하고 말씀하셨다. 이 때부터 그 제자는 마리아를 자기 집에 모셨다.

요19:28 예수께서는 모든 것이 끝났음을 아시고 "목마르다" 고 말씀하셨다. 이 말씀으로 성서의 예언이 이루어졌다.

요19:29 마침 거기에는 신 포도주가 가득 담긴 그릇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그 포도주를 해면에 담뿍 적셔서 히솝 풀대에 꿰어 가지고 예수의 입에 대어 드렸다.

요19:30 예수께서는 신 포도주를 맛보신 다음 "이제 다 이루었다" 하시고 고개를 떨어뜨리시며 숨을 거두셨다.

요19:31 그 날은 과월절 준비일이었다. 다음 날 대축제일은 마침 안식일과 겹치게 되었으므로 유다인들은 안식일에 시체를 십자가에 그냥 두지 않으려고 빌라도에게 시체의 다리를 꺾어 치워 달라고 청하였다.

요19:32 그래서 병사들이 와서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 달린 사람들의 다리를 차례로 꺾고

요19:33 예수에게 가서는 이미 숨을 거두신 것을 보고 다리를 꺾는 대신

요19:34 군인 하나가 창으로 옆구리를 찔렀다. 그러자 곧 거기에서 피와 물이 흘러 나왔다.

요19:35 이것은 자기 눈으로 직접 본 사람의 증언이다. 그러므로 이 증언은 참되며, 이 증언을 하는 사람은 자기 말이 틀림없는 사실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여러분도 믿게 하려고 이렇게 증언하는 것이다.

요19:36 이렇게 해서 "그의 뼈는 하나도 부러지지 않을 것이다" 라는 성서의 말씀이 이루어졌다.

요19:37 그리고 성서의 다른 곳에는 "그들은 자기들이 찌른 사람을 보게 될 것이다" 라는 기록도 있다.

요19:38 그 뒤 아리마태아 사람 요셉도 빌라도에게 예수의 시체를 가져 가게 하여 달라고 청하였다. 그도 예수의 제자였지만 유다인들이 무서워서 그 사실을 숨기고 있었다. 빌라도의 허락을 받아 요셉은 가서 예수의 시체를 내렸다.

요19:39 그리고 언젠가 밤에 예수를 찾아 왔던 니고데모도 침향을 섞은 몰약을 백 근쯤 가지고 왔다.

요19:40 이 두 사람은 예수의 시체를 모셔다가 유다인들의 장례 풍속대로향료를 바르고 고운 베로 감았다.

요19:41 예수께서 십자가에 못박히신 곳에는 동산이 있었는데 거기에는 아직 장사 지낸 일이 없는 새 무덤이 하나 있었다.

요19:42 그 날은 유다인들이 명절을 준비하는 날인데다가 그 무덤이 가까이 있었기 때문에 그들은 예수를 거기에 모셨다.

요20:01 안식일 다음 날 이른 새벽의 일이었다. 아직 어두울 때에 막달라 여자 마리아가 무덤에 가 보니 무덤을 막았던 돌이 이미 치워져 있었다.

요20:02 그래서 그 여자는 달음질을 하여 시몬 베드로와 예수께서 사랑하시던 다른 제자에게 가서 "누군가가 주님을 무덤에서 꺼내 갔습니다. 어디에다 모셨는지 모르겠습니다" 하고 알려 주었다.

요20:03 이 말을 듣고 베드로와 다른 제자는 곧 떠나 무덤으로 향하였다.

요20:04 두 사람이 같이 달음질쳐 갔지만 다른 제자가 베드로보다 더 빨리 달려 가 먼저 무덤에 다다랐다.

요20:05 그는 몸을 굽혀 수의가 흩어져 있는 것을 보았으나 안에 들어 가지는 않았다.

요20:06 곧 뒤따라온 시몬 베드로가 무덤 안에 들어 가 그도 역시 수의가 흩어져 있는 것을 보았는데

요20:07 예수의 머리를 싸맸던 수건은 수의와 함께 흩어져 있지 않고 따로 한 곳에 잘 개켜져 있었다.

요20:08 그제야 무덤에 먼저 다다른 다른 제자도 들어 가서 보고 믿었다.

요20:09 그들은 그 때까지도 예수께서 죽었다가 반드시 살아나실 것이라는 성서의 말씀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요20:10 두 제자는 숙소로 다시 돌아 갔다.

요20:11 한편 무덤 밖에 서서 울고 있던 마리아가 몸을 굽혀 무덤 속을 들여다 보니

요20:12 흰 옷을 입은 두 천사가 앉아 있었다. 한 천사는 예수의 시체를 모셨던 자리 머리맡에 있었고 또 한 천사는 발치에 있었다.

요20:13 천사들이 마리아에게 "왜 울고 있느냐?" 하고 물었다. "누군가가 제 주님을 꺼내 갔습니다. 어디에다 모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마리아가 이렇게 대답 하고 나서

요20:14 뒤를 돌아다 보았더니 예수께서 거기에 서 계셨다. 그러나 그분이 예수인 줄은 미처 몰랐다.

요20:15 예수께서 마리아에게 "왜 울고 있느냐? 누구를 찾고 있느냐?" 하고 물으셨다. 마리아는 그분이 동산지기인 줄 알고 "여보셔요. 당신이 그분을 옮겨 갔거든 어디에다 모셨는지 알려 주셔요. 내가 모셔 가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요20:16 예수께서 "마리아야!" 하고 부르시자 마리아는 예수께 돌아 서서 히브리말로 "라뽀니" 하고 불렀다. ( 이 말은 "선생님이여" 라는 뜻이다. )

요20:17 예수께서는 마리아에게 "내가 아직 아버지께 올라 가지 않았으니 나를 붙잡지 말고 어서 내 형제들을 찾아 가거라. 그리고 '나는 내 아버지이며 너희의 아버지 곧 내 하느님이며 너희의 하느님이신 분께 올라 간다' 고 전하여라" 하고 일러 주셨다.

요20:18 막달라 여자 마리아는 제자들에게 가서 자기가 주님을 만나 뵌 일과 주님께서 자기에게 일러 주신 말씀을 전하였다.

요20:19 안식일 다음 날 저녁에 제자들은 유다인들이 무서워서 어떤 집에 모여 문을 닫아 걸고 있었다. 그런데 예수께서 들어 오셔서 그들 한 가운데 서시며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하고 인사 하셨다.

요20:20 그리고 나서 당신의 손과 옆구리를 보여 주셨다. 제자들은 주님을 뵙고 너무 기뻐서 어쩔 줄을 몰랐다.

요20:21 예수께서 다시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내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 주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하고 말씀하셨다.

요20:22 이렇게 말씀하신 다음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숨을 내쉬시며 말씀을 계속하셨다. "성령을 받아라.

요20:23 누구의 죄든지 너희가 용서해 주면 그들의 죄는 용서받을 것이고 용서해 주지 않으면 용서받지 못한 채 남아 있을 것이다."

요20:24 열 두 제자 중 하나로서 쌍동이라고 불리던 토마는 예수께서 오셨을 때에 그들과 함께 있지 않았었다.

요20:25 다른 제자들이 그에게 "우리는 주님을 뵈었소" 하고 말하자 토마는 그들에게 "나는 내 눈으로 그분의 손에 있는 못자국을 보고 내 손가락을 그 못자국에 넣어 보고 또 내 손을 그분의 옆구리에 넣어 보지 않고는 결코 믿지 못하겠소" 하고 말하였다.

요20:26 여드레 뒤에 제자들이 다시 집 안에 모여 있었는데 그 자리에는 토마도 같이 있었다. 문이 다 잠겨 있었는데도 예수께서 들어 오셔서 그들 한가운데 서시며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하고 인사하셨다.

요20:27 그리고 토마에게 "네 손가락으로 내 손을 만져 보아라. 또 네 손을 내 옆구리에 넣어 보아라. 그리고 의심을 버리고 믿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요20:28 토마가 예수께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 하고 대답하자

요20:29 예수께서는 "너는 나를 보고야 믿느냐? 나를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 하고 말씀하셨다.

요20:30 예수께서 제자들 앞에서 이 책에 기록되지 않은 다른 기적들도 수없이 행하셨다.

요20:31 이 책을 쓴 목적은 다만 사람들이 예수는 그리스도이시며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믿고, 또 그렇게 믿어서 주님의 이름으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요21:01 그 뒤 예수께서 티베리아 호숫가에서 제자들에게 다시 나타나셨는데 그 경위는 이러하다.

요21:02 시몬 베드로와 쌍동이라는 토마와 갈릴레아 가나 사람 나타나엘과 제베대오의 아들들과 그 밖의 두 제자가 한 자리에 모여 있었다.

요21:03 그 때 시몬 베드로가 "나는 고기를 잡으러 가겠소" 하자 나머지 사람들도 같이 가겠다고 따라 나섰다. 그들은 배를 타고 고기잡이를 나갔으나 그 날 밤에는 아무것도 잡지 못하였다.

요21:04 이튿날 날이 밝아 올 때 예수께서 호숫가에 서 계셨다. 그러나 제자들은 그분이 예수이신 줄을 미처 몰랐다.

요21:05 예수께서 "얘들아, 무얼 좀 잡았느냐?" 하고 물으시자 그들은 "아무것도 못 잡았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요21:06 "그물을 배 오른편에 던져 보아라. 그러면 고기가 잡힐 것이다." 그들이 예수께서 이르시는 대로 그물을 던졌더니 그물을 끌어 올릴 수 없을 만큼 고기가 많이 걸려 들었다.

요21:07 예수의 사랑을 받던 제자가 베드로에게 "저분은 주님이십니다" 하고 말하였다. 주님이시라는 말을 듣자 옷을 벗고 있던 시몬 베드로는 몸에 겉옷을 두르고 그냥 물 속에 뛰어 들었다.

요21:08 나머지 제자들은 고기가 잔뜩 걸려 든 그물을 끌며 배를 저어 육지로 나왔다. 그들이 들어 갔던 곳은 육지에서 백 미터쯤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다.

요21:09 그들이 육지에 올라 와 보니 숯불이 있고 그 위에 생선이 놓여 있었다. 그리고 빵도 있었다.

요21:10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방금 잡은 고기를 몇 마리 가져 오너라" 하고 말씀하셨다.

요21:11 시몬 베드로는 배에 가서 그물을 육지로 끌어 올렸다. 그물 속에는 백 쉰 세 마리나 되는 큰 고기가 가득히 들어 있었다. 그렇게 많은 고기가 들어 있었는데도 그물은 터지지 않았다.

요21:12 예수께서 그들에게 "와서 아침을 들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제자들 중에는 감히 "당신은 누구십니까?" 하고 묻는 사람이 없었다. 그분이 바로 주님이시라는 것이 분명하였기 때문이다.

요21:13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가까이 오셔서 빵을 집어 주시고 또 생선도 집어 주셨다.

요21:14 예수께서 부활하신 뒤 제자들에게 나타나신 것은 이것이 세 번째였다.

요21:15 모두들 조반을 끝내자 예수께서 시몬 베드로에게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이 사람들이 나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나를 사랑하느냐?" 하고 물으셨다. 베드로가 "예, 주님, 아시는 바와 같이 저는 주님을 사랑합니다" 하고 대답하자 예수께서는 "내 어린 양들을 잘 돌보아라" 하고 이르셨다.

요21:16 예수께서 두 번째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정말 사랑하느냐?" 하고 물으셨다. "예, 주님, 아시는 바와 같이 저는 주님을 사랑합니다." 베드로가 이렇게 대답하자 예수께서는 "내 양들을 잘 돌보아라" 하고 이르셨다.

요21:17 예수께서 세 번째로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하고 물으시자 베드로는 세 번이나 예수께서 "나를 사랑하느냐?" 하고 물으시는 바람에 마음이 슬퍼졌다. 그러나 "주님, 주님께서는 모든 일을 다 알고 계십니다. 그러니 제가 주님을 사랑한다는 것을 모르실 리가 없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예수께서 "내 양들을 잘 돌보아라" 하고 분부하셨다.

요21:18 이어서 "정말 잘 들어 두어라. 네가 젊었을 때에는 제 손으로 띠를 띠고 마음대로 돌아 다닐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나이를 먹으면 그 때는 팔을 벌리고 남이 와서 허리를 묶어 네가 원하지 않는 곳으로 끌고 갈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요21:19 예수의 이 말씀은 베드로가 장차 어떻게 죽어서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게 될 것인가를 암시하신 말씀이었다. 이 말씀을 하신 뒤 예수께서는 베드로에게 "나를 따라라" 하고 말씀하셨다.

요21:20 베드로가 돌아다 보았더니 예수의 사랑을 받던 제자가 뒤따라 오고 있었다. 그 제자는 만찬 때에 예수의 옆자리에 앉아 있다가 "주님, 주님을 팔아 넘길 자가 누굽니까?" 하고 묻던 제자였다.

요21:21 그 제자를 본 베드로가 "주님, 저 사람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하고 예수께 물었다.

요21:22 예수께서는 "내가 돌아 올 때까지 그가 살아 있기를 내가 바란다고 한들 그것이 너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 너는 나를 따라라" 하고 말씀하셨다.

요21:23 그래서 예수를 믿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그 제자는 죽지 않으리라는 소문이 퍼졌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가 죽지 않으리라고 하지는 않으셨고 다만 "설사 내가 돌아 올 때까지 그가 살아 있기를 내가 바란다고 한들 그것이 너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 고 말씀하신 것뿐이다.

요21:24 그 제자는 이 일들을 증언하고 또 글로 기록한 사람이다. 우리는 그의 증언이 참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요21:25 예수께서는 이 밖에도 여러 가지 일을 하셨다. 그 하신 일들을 낱낱이 다 기록하자면 기록된 책은 이 세상을 가득히 채우고도 남을 것이라고 생각된다.